물회나 물회국수하면 울진 죽변항이 떠오르지 않으세요?
울진 죽변항에는 물회국수를 잘 하는 집이 많아요.
가끔 가서 물회를 먹었는데 저에게는 조금 달았어요.
달다보니 국수맛도 밥을 말았을 때도 단맛때문에 본래의 맛을 느끼기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귀농 주동자를 위해 물회국수에 도전했지요.
2000년에 귀농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울진 죽변항 회센터에 있는 18호집 하나네가 단골입니다.
아주머니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산골가족을 맞아주세요.
정이 많은 분이시지요.
아저씨도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 가족에게 잘 하셨고, 제가 낸 책을 보시며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하네요.
우리가 18호집에 가면 아주머니는 꼭 아저씨 이야기를 하시지요.
아주머니는 늘 화장을 하고 계셨어요.
신선한 회를 그 자리에서 선택하면 회를 떠주세요.
거기에 아주머니는 매운탕거리를 늘 챙겨주세요.
혹시 산골로 가다가 상하기라도 할까봐 얼음을 잔뜩 넣어서 봉다리봉다리 싸주십니다.
제가 울진 죽변항 18호집을 그 오랜 세월 다녀도 생얼을 하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머리도 늘 고대기로 단정하게 하시고 화사하게 화장하시고 손님을 맞으셨지요.
우리가 가면 그동안 어찌 지냈는지, 요즘 TV에는 안나오는지 늘 물으세요.
저희가 귀농하고 TV에 정말 많이 나왔어요.
그때마다 알려드리면 자식이 나온 것처럼 기뻐하시고 그 회센터분들에게도 자랑하신다고 하네요.
최근 몇 년은 까먹고 못알려드렸더니 어찌나 서운해하시는지...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가 알려드려야겠어요.
물회국수는 육수에 양념을 하시면 됩니다.
텃밭에서 막 따온 야채를 송송 썰어서 매콤하게 양념을 풀었어요.
그건 가족 취향에 맞게 하시면 되겠네요.
거기에 청양고추, 다진 마늘, 3년 이상 숙성한 개복숭아효소와 쇠비름효소를 각각 넣었어요.
물론 원액을요.
참기름, 통깨, 그리고 호두를 고명으로 썼습니다.
물회에 넣을 국수를 삶아 데크 옆의 미니 장미 한 송이를 꽂았습니다.
젓가락받침은 이번에 포르투갈 여행에서 사온 것인데 너무 이뻐요.
벼룩시장에서의 득템이라 더 기분이 좋아요.
뒤에 자석이 붙어 있어서 평소에는 냉장고에 붙여서 감상하고, 이럴 때는 이렇게 사용합니다.
아래의 찐계란 홀더는 독일 배낭여행 중에 산 거구요.
이런 거 하나하나 볼 때마다 추억이 되더라구요.
귀농 주동자인 남편을 위해...
이 무더운 여름 잘 나라는 무언의 메시지지요.ㅎㅎ
물회국수 맨 위에 고명으로 호두를 올렸어요.
귀농주동자인 남편이 너무 맛있게 먹네요.
물론 저도 맛있구요.
국수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 저도 많이 먹었어요.
국수 아니면 식은 밥을 말아먹어도 좋아요.
귀농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