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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다락방 _해당되는 글 49건
2008.12.15   귀농풍경-- 손님 중 첨입니다. 
2008.12.15   귀농아낙의 책이야기-- 아름다운 마무리 
2008.12.13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2008.12.10   귀농풍경 -- 자연에서 들이다....... 
2008.12.08   산골풍경 -- 효소 오징어 볶음으로 저녁을... 1
2008.12.08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2
2008.12.08   귀농풍경-- 최연소 여인의 선물 
2008.12.03   책이야기 -- 거울의 법칙 
2008.12.03   귀농풍경-- 이 스카프를 하고... 
2008.12.01   야콘술 1

 

귀농풍경-- 손님 중 첨입니다.
+   [산골풍경]   |  2008. 12. 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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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는 형님과 수녀님이 다녀가셨어요.
나 바쁘다고 자주 못오시던 분인데 오늘 오셔서 같이 다락방에서 기도도 하고, 산책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함께 저녁도 먹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손을 흔들고 들어와 설거지를 하는데 전화가 왔어요.
길을 잘못들어 어디인데 차를 돌리려 하면 미끄러져 위험한 상황이라고...

크...

왜 그 위로 올라가셨댜???

초보농사꾼과 함께 달려가보니 언덕에서 차를 돌리다 자꾸 개울로 떨어질 것같으니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그곳은 우리집과 마찬가지로 핸드폰이 안터지는데 어찌 전화를 하셨을까...
거기로는 가셨을 리가 없고 다른 곳인데 선우엄마가 잘못 전화받은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갔었는데...

그러니까 우리집에서 내려가면 왼쪽으로 내려가야 국도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끊임없이 올라간 것...

우리집을 찾아 올 때 그 위까지 가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잘 와서 돌아갈 때 그 위로 가는 사람은 오늘 그 형님이 최초...

"내가 길치잖아"하며 웃는 형님...
무지 놀라서는 서서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두 분이 그 외진 길에서 얼마나 놀라셨을까...

초보농사꾼이 어찌어찌하여 차를 돌리고 헤어져 들어오면서 초보농사꾼이 영주쪽으로 가실까봐 걱정걱정을 합니다.
중간에 전화를 했더니 형님이 잘 울진읍쪽으로 가고 있다고...

이제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주셨네요.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며 좋아하십니다.
상대방이 그정도로 좋았다면 당연히 저도 그정도로 행복한 것이지요......

함께 둘러앉아
다락방에서 셋이서 기도를 하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그리고 저녁은 형님이 팔 걷어부치고 하셨어요.
프랑스 신부님들 오셨을 때처럼...^^
저는 그 사이 초보농사꾼과 야콘을 씻고...

꽃이 피면서 소리를 내고 빙빙 춤추며 핀다는 왕달맞이꽃처럼 같이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빙금빙글 돌렸습니다.

기쁜 날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 아름다운 마무리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12. 1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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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줄도 몰랐다.
신문에서 이 책이 나온줄 알고 그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슬리퍼짝 끌고 가서 바로 살 수 있는 귀농 전 같았으면 하던 일을 던지고 아마도 사러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산골에서 읍까지 가서 사야하는 이 사정이 참 답답하게 만들었다.
어떤 내용일까, 이번에는 어떤 감흥으로 나의 귀농생활, 산골생활에 윤기를 줄까....등등 상상만으로도 행복하고, 뿌듯하고, 기다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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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법정 스님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은 평가가 양면적일 수 밖에 없으니 내가 그분의 책으로 영혼을 맑힐 수 있고, 희망이 싹트고, 나의 가치관에 수혈을 해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귀농 전에도 법정 스님 책을 좋아했는데 향한 마음은 귀농 후에도 여전하다.
오히려 더 감흥이 깊어지고 있다.
같은 자연 가까이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나서 읍에 갔을 때 다른 볼일로 뛰어다니면서도 서점에 들러 잽싸게 이 책을 사들고 나왔다.
얼마나 좋은지...
가방을 자꾸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산골로 와서 한반에 읽기 시작했다.

이번 책의 제목은 ‘아름다운 마무리’


스님의 연세도 있고 그 제목이 더 읽는 이로 하여금 지금 서있는 자리를 확인하게 해주었다.

스님의 어느 책이든 그렇듯이 이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도 글이 담백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니 자연에서 느끼고, 자연에서 살아가고, 감동받은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정신적 스승’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그러나 그분은 삭막한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영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정신없이 달려가는 우리들에게 잠시 느티나무 아래 서서 그 바람소리를 듣게 하고, 그 이파리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보게 해주는 분임에 틀림없다.


첫장을 넘기면 투명 종이가 나온다.
그것이 더 책의 여운을 미리 읽게 해준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피하려 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바라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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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이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은 책을 읽어야 생각이 깊어진다.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진다.


읽는 책을 통해서 사람이 달라진다.“

책읽는 사람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좀더 세밀히 말하면 빈틈까지 보인다.

현대인들은 빈틈없어 보여야 야무진 삶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진정으로 영혼이 꽉 차 있는 사람이 겉으로 보아서는 빈틈이 보인다.
더 정확히 말하는 여유로워 보인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알 수 없는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디서 오는가...


책향기, 자연향기, 그리고 침묵 향기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책과 자연향기란 다 더듬어 헤아릴 수 있는 이야기라고 알 수 있겠고, 침묵 향기란 그런 사람일수록 침묵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는 것이다.

야콘가공때문에 고단한 몸이지만 영혼을 또릿또릿 맑아지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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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서 나를 보고,
침묵 속에서 남을 비춰보고,
침묵 속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자만이 그런 여유와 넉넉함을 내비칠 수 있다고 본다.


스님의 일상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라 권할만 하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한다.
그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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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묵직하고 무거운 시간에 책 한 권이 그대의 침묵과 마무리를 도울 수 있다면 이 책을 떠올려 보시라....

얼마 전에 읽고도 책상 위에 놓고 만지고 만져 보고 있다.
아직도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흥이 바들바들 떨고 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   [산골풍경]   |  2008. 12.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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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낯선 차가 들어섭니다.
연락없이 손님이 오시나보다 했습니다.
누굴까...

애들이 더 긴장합니다.
주말에 모르는 사람이 느닷없이 오면 좀 그런가 봅니다.
가족끼리 주말에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 마음을 아는지라 ...

그런데 우체국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안타고 오늘은 근무를 안하는 날이라 차로 택배를 배달해 주십니다.

받아보니 미국의 친구 영렬이가 보낸 것입니다.
선우가 먼저 봅니다. 영렬이모라고...

선우에게 주소를 찢지 말고 그대로 오려달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니 울컥합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자 친구를 만난듯 그렇게 울컥한 것입니다.

친구의 필체....
예전의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우리의 우정처럼...

친구는 내가 귀농하고 힘든 일을 하니까 마음을 보통 쓰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미국에서 하늘마음농장 홈을 열어 놓고 나를 걱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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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우리 부부가  아프니까 약이랑 내 썬크림(^^) , 화장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 원두커피... 등을 챙겨 보냈습니다.
안그래도 편지를 보내고 싶어했던 내 마음이 들킨 것같아 마음이 술렁였습니다.

친구의 필체를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 벗이란 이런 것이지요.
진정 친구라고 할 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어떤 때는 '은인'이라고 초보농사꾼 앞에서 , 그리고 남들 앞에서까지 몇 번이고 말하고는
이제는 '너 없이도 이제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 되자 같은 입으로 ....
그런 사람은 친구라고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저 사회에서 만나 자기 궁하면 그랬다가, 처지가 조금 달라지만 이러는 그런 사람은 친구라는 단어를 붙이면 좀 그렇다고 생각해요.

벗이란...........
흐르는 물처럼 ,
하늘의 별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그 빛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물에 걸리는 않는 바람처럼 말입니다.

오늘 내 귀한 벗의 글씨를 보고 난 그를 만난듯 좋아했습니다.

**********************

어제도 그랬습니다.
한 권의 책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막 읍으로 나가려고 시동을 거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주십니다.
일단 급하니까 읍으로 달리다 운전중에 뜯으려니 잘 안됩니다.

불영계곡 국도가에 차를 세우고 뜯어 봅니다.
조심조심, 두근두근...
책인줄을 미리 알았습니다. 알려주어서...

무슨 책일까...

책을 뜯어 보니 내가 좋아하는 달라이라마의 책입니다.
가슴이 잠깐 대어 보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가슴에 대어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해지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와 한 장을 열어 보니 한 장 가득 글도 써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요.
누군가 나를 위해 책을 두 시간이나 서점에서 골랐다면..............
황송했습니다.

벗이란,,,
그리고 만남이란...

오늘의 화두입니다.

복많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자연에서 들이다.......
+   [산골풍경]   |  2008. 12. 1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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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단연 산책이다.
말이 산책이지 어슬렁거리기에 가깝다.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기도 하고, 주위의 찔레 열매 등에 말을 걸기도 하고, 바쁜 아낙의 손을 기다리다 떨어진 모과를 주워 주머니에 넣기도 하고, 된서리 맞고 달려있는 꽃사과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그 어슬렁거림은 어쩌면 한 편의 여행조각이다.
만나는 도반들이 이토록 다양하고, 마음으로 전해지는 향기가 명품 향수 이상으로 코를 기분좋게 만들어 주니 여행조각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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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슬렁거리다 보면 어느새 야속함이나 배신감에 파리해지던 마음도 모닥불 사그러들듯 잦아든다.
걷고 걷고 또 걷고...
그러다 저 호수밭 끝에 보이는 산소가 나타나면 그답 되돌아 내려온다.
난 산소를 무서워한다.

오늘은 그렇게 조각여행을 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내밀고는 자연을 꺾어왔다.
들에 흔한 거지만 그것도 자연에서 건지는 것이라 귀농하고부터는 내가 건진만큼 자연의 균형이 깨지지 않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산에서 내려와 시어머님의 어머님이 쓰셨다는 작은 단지에 그들을 담으니 무궁화 다섯 개 붙인 호텔 로비의 꽃꽂이보다 아름답다.
가만 들여다 보면 어느 것 하나 표정 없는 것이 없다.

아기 천사 아래 두었더니 천사도 추해 눈빛이 흐릿하다.
천사가 그 정도인데 인간이야....

요즘 자연에서 들인 것들을 보며 마음이  호강을 하고 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산골풍경 -- 효소 오징어 볶음으로 저녁을...
+   [산골풍경]   |  2008. 12. 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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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징어는 우리 홈에 오는 황루시아가 죽변항에서 직접 사다 주었다.
오징어랑 고등어랑 그렇게 일일이 손질을 하여 한번에 먹기 좋도록 포장을 하여 내게 건내 주었다.

고등어는 벌써 다 동이 났고, 오징어를 해동시켰다.
싱싱함이 그대도,,,
루시아의 마음도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가공실에서 일하고 늦게 들어오거나 하면 반찬을 어찌 만들어 먹기도 안된다.
냉장고에 재료가 있어도 못해먹고 버릴 때가 많다.

급하니까 있는 것으로 해결하고 간단한 것만 해먹고..
그게 산골가족에게 참 미안하다.

오늘도 만만치 않게 바쁜 날...
그래도 이 오징어 볶음을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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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때같았으면 살짝 오징어를 데쳐서 야채와 양념을 한다.
그렇게 볶으면 야채가 너무 푹 무르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데칠 시간도 없어서 그냥 오징어를 썰어 넣고, 야채를 썰어 넣고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그리고 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볶았다.
그리고 불을 끈 다음 산야초 효소 원액 중에서 항아리 아래에 가라앉은 진한 것을 넣어 단맛을 냈다.

사실 효소 항아리의 경우 아래로 갈수록 진해지고 가라앉는 것이 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제일 영양가는 높은 것인데 뭐가 가라앉는다고 하는 분도 있다.
그렇다고 설명을 해드리면 아주 좋아한다.

그 항아리 아래의 것을 넣어 색이 조금 검어졌다.
그러나 영양면에서야 무엇에 비길까...

루시아가 준 오징어를 볶음을 해서 산골가족들이 모두 잘 먹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   [산골풍경]   |  2008. 12. 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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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면 누구나 김장철이 되면 걱정부터 되지요.
게다가 손님이 많이 오시거나 대가족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진할 것이구요.

저 역시 걱정이 됩니다.
귀농 전에는 친정 엄마랑, 언니들이 와서 다 해결을 해주었기때문에 김장철이 되어도 걱정도 안하고 편하게 살았지요.

그러나 귀농하고는 산골에 오시는 손님이 많고, 우리 가족 역시 김치를 좋아해서(나의 강압에 못이겨 먹다가 지금은 아주 잘 먹고 있지요^^) 왠만한 가정에서 하는 김장보다 배 이상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유심히 늦도록 가을걷이를 했고, 가을 걷이 후 밭정리며 그리고 봄처럼 밭을 다시 갈아서 다른 작업을 하느라 무지 바쁜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걱정을 하는 분이 있었으니...
이웃 동네의 병도 형인데 그 분은 배추를 매해 친환경 인증을 받아 농사를 짓지만 올해도 밭을 갈아 엎게 되었습니다.
그게 농사짓는 분들의 현주소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어서는 늘 우리 가족 배추를 챙겨둡니다.
그렇게 해발이 높은 밭에서 직접 뽑아다 창고에 두고는 언제 할거냐며 걱정까지 해줍니다.

아직도 밭에서 그러고 있다는 소식을 접수하더니 아예 우리 것을 절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하던 일을 두고 달려가 같이 절이고 왔는데 , 그날 우리 반의 꾀골재 할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배추를 절여 놓았으니 빨랑 가져가 오늘 씻어 버무려 넣으라고 신신 당부 하시더랍니다.

초보농사꾼이 달려가 할머니의 절인 배추를 싣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어, 무랑 배추랑 많이 보내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드실 것만 하시기도 힘들텐데 무슨 우리 젊은이 것까지 하시느라고...
내가 못살아...
배추를 씻으며 할머니의 마음을 읽다보니 마음까지 절여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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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친 가식처럼 그렇게 대해주시는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 배추도 씻어 두었습니다.

다음 날, 형네로 가보니 벌써 싹 씻어서 물기를 빼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춧가루와 젓갈만 오기를 기다리며 다른 양념을 다 버무려 놓았습니다.

디딜방아 유기농 고춧가루에 젓갈, 그리고 야콘을 갈아 넣고 버무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져간 할머니 배추까지 김장을 그 댁에서 했습니다.

나 바쁘다고 농사짓느라 관절마다 아파서 약을 먹는 아줌마가 나까지 챙기느라 ...
얼마나 미안하던지...
산골 아줌마는 복도 많습니다.

김치냉장고 통에 일일이 넣고도 남아 큰 스텐 다라이에 담아 차에 싣고 왔습니다.
김치 냉장고도 제일 큰 것인데 다 못들어가고, 결국은 땅을 파달라고 했습니다.

초보농사꾼이 언덕 위 해바라기 심었던 자리에 땅을 파주었습니다.
작은 그릇으로 담아 일일이 그 높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김장김치를 항아리에 담았습니다.

김장 김치 색깔이 먹음직 스러운 만큼, 이번 김장을 도와주신 두 분의 수고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김장담는데 주인으로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그렇던지 항아리에 꼭꼭 눌러 넣고는 이내 몸살이 나서 앓았습니다.

먹을 때마다 그 따뜻한 마음도 함께 먹겠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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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풍경-- 최연소 여인의 선물
+   [산골풍경]   |  2008. 12.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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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우리 홈 사랑방에 등장하는 손님 중에 최연소 공주님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성당에 가면 늘 미사중에 산골가족을 찾아 찾아 옵니다.

그리고 아줌마 가족을 찾으면 환한 웃음으로 왔다가 별 말 없이 가고, 다시 또 와서 있다 다시 엄마가 있는 유아실로 가곤 하는 아가씨입니다.


채영 공주님 엄마가 우리 홈을 자주 열어 놓고 있으면 산골 언니, 오빠 사진이랑 소피아 아줌마, 아저씨 사진이랑 글을 읽어 달라고 하곤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아저씨 , 아줌마가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병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안 공주님이 이 선물을 주었습니다.


일회용 밴드...

이 일회용 밴드를 다리와 허리에 붙이면 낫는다는 생각을 하는 아주 맑은 6살 소녀입니다.

공주 엄마에게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뛰던지요.

귀농하고 여러 인연에게 사랑을 받아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밴드도 그냥 밴드가 아닌 뭐라나, 뽀로로 밴드라고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밴드여야 한다며 한밤중에 사러 가자고 하여 애먹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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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밴드를 가지고 성당에서 저를 찾아 왔네요.

오늘은 늘 앉는 자리에 앉지 않고 정반대 의자에 우리 가족이 앉았는데 선우가 보니 저쪽에서 왔다갔다 하더랍니다.


드디어 찾아와서는 기쁜지 하얀 얼굴에 웃음을 하얗게 웃으며 자기 핑크색 핸드백에서 이 밴드를 꺼내 줍니다.


그것으로도 눈물겨운데 그 밴드에 자기가 쓴 글씨로 ‘프랑고 아저씨’ ‘소피아 이모’라고 죄다 써왔네요.

프랑고는 프란치스코의 약자로 프랑코라고 하는데 아마 그렇게 쓴 것일 거예요.


초보농사꾼 것은 초보농사꾼 손에, 내 것은 내 손에 쥐어 줍니다.

그리고 다시 핸드백에서 편지를 하나 전해주고는 달아납니다.

어제 그림을 그렇게 멋지게 그려서 핸드백에 넣어 온 것입니다.


모두가 추운(?) 이 연말에 따뜻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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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나고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했더니 지난번에 소피아 이모가 선물로 준 헬로 키티 인형을 누가 가져가서 안가져다 준다며 웁니다.

아마 성당에 온 꼬마가 들고 갔는데 안주고 다른 인형을 가져다 주더라네요.

소피아 아줌마가 선물로 준 것이라 아주 소중히 여기며 누구를 만나도 ‘소피아 아줌마’아냐고 묻는다는 채영이...


나는 6살 채영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아줌마의 자격이 있는지 마음에게 묻고 또 물어 물어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책이야기 -- 거울의 법칙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12. 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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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얼마 전에 두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

보내준 분은 내 책을 출판(청림출판)해 준 분인데 2권 원고건으로 원고를 보내면서 함께 책도 넣어 보내주었다.
캐리어 우먼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하는 젊은 여성인데 일도 똑소리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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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얼마 전에 두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

보내준 분은 내 책을 출판(청림출판)해 준 분인데 2권 원고건으로 원고를 보내면서 함께 책도 넣어 보내주었다.
케리어 우먼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하는 젊은 여성인데 일도 똑소리나게 한다.

예전에 책에 낼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기자와 오면서 함께 들렸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함께 할 시간이 있었던 거였다.
일을 하는 여성 ... 자신의 카리스마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었기에 옆에 있는 나까지 예전 직장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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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다.

이 '거울의 법칙'이라는 책은 노구치 요시노리라는 일본 사람이 지은 책을 번역한 것이다.
부제가 '인생의 어떤 문제든 풀어주는 마법의 법칙'이라고 되어 있기때문에 대충은 표지만으로도 무슨 내용을 점칠 수 있었고 그 어설픈 점이 맞아 떨어진 경우이다.

책에는 삽화도 함께 되어 있어서 얼핏 보면 애들 책인가,,하는 생각도 들게 될 정도다.
간결한 글과 요지만을 꺼낸 책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도 작고 페이지도 전철에서 읽기에 좋은 정도다.

주인공의 아들이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엄마에게 전혀 털어놓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해결법을 조언자는 '용서'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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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지나간 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더 이상 상대방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편안함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주인공은 아들과의 관계에서 실마리를 푸는 것이 아니고 주인공이 용서못하는 사람, 즉, 아버지, 남편부터 그 실마리를 찾는다.
물론 조언자의 끌림에 의해...

살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용서라는 말 또한 상처만큼 그 곁을 알짱거리는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주인공이 아이의 엄마지만 내가 보기에는 조언자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주인공이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만 잘 파악하고 내 것으로 만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조언자는 말한다.
'우리 삶에 나타나는 현실은 우리 마음 속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그것이 바로 '거울의 법칙'이라고 했다.
마음속에 불만만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이 스카프를 하고...
+   [산골풍경]   |  2008. 12. 3. 15:22  

어제는 읍에 갔었어요.
이런 저런 일들이 있어서...

산골에서도 뛰어 다니며 일을 하고,
시간이 늦어 부랴부랴...

그렇게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었네요.
늦게 가서 다 물리치료를 못받고...
물리치료사가 미안하다고 자꾸 그러네요.
내가 늦게 와서 미안하지 뭐가 미안하냐고 하니까 그 맑은 얼굴로 웃기만 하는 젊은 사람들...

서로 미안하다고 말한다는 거...
참 좋은 모습입니다.
그래서 허리는 충분히 치료를 못했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같았습니다.

귀농하고
목에 스카프를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마음이 추웠나 봅니다.
적응하려니...

가을만 되면 벌써 목에 스카프를 하지요.
그런 모습을 보고 더러는 멋을 부리려고 그런다고들 생각도 하지요.
멋보다는 우선 목이 허전하고 왠지 옷 하나 벗은 느낌이 들어서...

집에서는 거의 매일 스카프를 합니다.
스카프나 목도리...

꼭 하지요.

어제는 이 스카프를 하고 갔었습니다.
목이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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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한 사람이 내 어깨를 감싸주는 그런 느낌이라 걸으면서, 바빠서 뛰면서 계속 그 얼굴을 떠올렸어요.

끝에 술이 달려 있어서 내가 바빠 뛰면 그도 뛰었어요.
나를 너무 잘 아는 그 젊은 엄마가 나의 마음을 알고 함께 뛰는듯...

그래서 바빠서 여전히 키작은 여자가 뛰어다니는 읍...공기가 따뜻했습니다.

이제 아점 먹어야지요.............^^만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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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술
+   [야콘 이야기]   |  2008. 12. 1. 10:05  

사실 매일 초보농사꾼에게 잔소리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술과 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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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는 초보농사꾼.
사람들은 초보농사꾼이 술을 좋아하니까 무조건 술이면 되는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

술도 좋은 사람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코드가 잘 안맞거나 일때문에 마시는 술을 마신 날은 집에서 다시 입가심으로라도 한 잔 마신다.

그리고 담배...
담배도 술도 조금 줄이라는 잔소리지 끊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담배야 끊어주면 너무 좋겠지만 ...

술은 조금은 해야 그의 정신 건강에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다.
과음만 안하면...

그렇게 매일 잔소리를 하면 틀어놓는 멘트가 있다.

"선우 엄마, 내가 술마시고 당신에게 누구처럼 밤새 노래를 시키나, 그렇다고 식구들에게 잔소리를 하나 ... 잘 마시고 조용히 자는 사람에게 왜 그리 잔소리야??"
한다.

이제 50줄을 바라보는 나이면 모든 것을 조심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건강 말이다.

그래서 잔소리를 한다.
요즘들어 특히 담배 잔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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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그런다.
소피아가 잔소리를 안해서 담배를 못끊는 거라고...
마누라가 도끼눈을 뜨고 매일 닥달을 하면 끊는다고...

그런가 보다...

하여간 술도 줄이라고 잔소리를 하는 마당에 그를 위해 야콘술을 담았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야콘관아술...
그러니까 야콘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만 따로 따서 술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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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은 당뇨, 변비, 동맥경화, 다이어트, 체질개선 등에 참으로 좋은 먹거리다.
그것에 반해 귀농 초부터 줄기차게 야콘농사를 지었다.

야콘에는 인뉼린, 폴리페놀, 프락토 올리고당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그런 질병에 큰 역할을 한다.

먹거리 주문판에 자세히 이런 약성을 못올리는 것은 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의사가 말하면 되고 일반인이 말하면 안되는 거다.

하여간 이렇게 좋은 야콘,,,그것도 그 눈으로 야콘술을 담았다.
이 눈은 나중에 봄에 심으면 싹이 나온다.
그러니까 야콘의 씨나 다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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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약성은 얼마나 좋겠는지..

그래서 술 잔소리를 하면서 담았다.
칫솔로 구석구석 흙을 닦아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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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이면 꺼내 봄농사에 지친 몸과 영혼에 생기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지금 잘 보관중이다.
이거야 말로 야콘농사짓는 사람으로서 소박한 음식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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