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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 _해당되는 글 81건
2009.06.25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2009.06.22   귀농일기--내 얼굴에 침뱉는 얘기지만, 그래도... 
2009.06.20   귀농일기--갈 길은 멀고 , 해는 지고... 
2009.06.16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2009.06.14   귀농일기--울진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을 와주고... 
2009.06.11   귀농일기--올해는 안시키려 했는데... 
2009.06.09   귀농일기--다른 일 재껴두고 
2009.06.03   귀농일기--비오면 우비입고 심자하신다(야콘심는 날) 
2009.05.26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2009.05.24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   [귀농일기]   |  2009. 6. 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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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일

지난번 야콘 모종이 부족하여 야콘을 다 못심었다.

호수밭에...


그나마 고추모종 남은 것을 아래에 심었는데 또 부족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었다.
야콘을 심은 곳이면 아예 야콘을 다 심고, 고추는 고추대로 심는 것이 그늘면에서나 일의 능률면에서나 좋다.

그러나 이제 모종이 부족한 것을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못되니 야콘을 심고 맨 아래에는 고추를 심었는데 모자라 오늘 중간 5골 남은 곳에 야콘을 다시 심는 날이다.


아침부터 물을 주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려고 개울가를 돌로 막고 물을 팠다.
조금씩 고이는 물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지금은 가뭄중이라 물도 귀한데 그나마 집 가까이에 이런 개울이라도 있으니 사용하고 고맙지 않은지...
물론 장마때는 강으로 변해 많은 땅을 휩쓸고 가버리는 무서운 존재지만 말이다.

호스를 연결하려는데 부속 하나가 부러진다.


덥기는 왜그리 더운지..
이럴 때 일이 착착 진행되면 좋으련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차에 있는 연장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집까지 가려니 멀어서 거기에 에너지를 다 소비할 것 같고 말이다.

끙끙거리며 어찌 해보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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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를 개울물 받아 놓은 곳에 담그고 시동을 걸기 전에 아내더러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라고 신호를 보냈다.
아내는 긴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는데 그 높이가 작은 산 정도는 된다.

그래도 우거진 숲을 뚫고 올라간다.


5골 정도 심는데 이렇게 준비를 하기때문에 모종이 모자라면 일이 많아진다.
아내가 밭에 도착했다고 신호를 보냈다.

시동을 걸고 나니 물이 잘 나온다는 소리가 들린다.


5골의 물을 주고 지난번 심었는데 비실비실 하는 놈도 물을 먹였다.
물은 준 다음 난 모종 놓아주는 일을 했고 심는 것은 아내 혼자했다.

 5골 정도는 웃으면서 할수 있다고 아내가 말하는데 이제 아내도 노동이 몸에 익은 모양이다.

물을 주고 모종도 놓고 나니 심는 일만 남았다.


나도 몇 개 심어본다.
아내보다 속도는 나오지 않지만 생명을 심는 일이다보니 긴장되고 가슴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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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덥다보니 심고 나면 야콘모종이 바로 비닐 위에 엎어진다.
축 늘어진 모습을 보면 잘 살수있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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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힘들기로 들면 아내가 더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를 보니 비닐 위에 허리를 편다며 드러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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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일을 해도 허리 먼저 아픈 모양이다.

햇살이 뜨거운지 얼굴을 돌리고 누워있다.


아이들에게 '엄마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테니 너희들도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라"고 늘 말하는 아내다.
오늘도 혼자 야콘을 심느라 애썼을 것이다.

5골의 야콘을 다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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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답운재 야콘밭과 호수밭, 달밭에 심은 야콘이 죽었는지 , 살았는지 보면서 보식을 해야할 일만 남았다.
그래도 오늘 심는 일이 끝나 다행이다.
이제 잘 자랄 일만 남았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내 얼굴에 침뱉는 얘기지만, 그래도...
+   [귀농일기]   |  2009. 6. 22. 00:25  

2007년 5월 30일

오늘의 얘기를 하는 것은 결국에 '내 얼굴에 침뱉기'기때문에 안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날의 일을 얘기함으로써 다른 귀농인도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이왕 얼굴에 침은 뭍은 것 리얼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내 글솜씨가 시원찮아 그 날의 그 웃음을 다 전할 수 있을런지는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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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마당 공사에 이어 오늘도 마당 넗히는 마무리 공사를 하는 날이다.
일단은 잘 알고 믿는 포크레인 사장님이기에 일을 맡기고 난 새점 고구마밭의 골을 짓기 위해 간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오늘따라 평소에 없는 준비정신이 발동하여 기름을 충분히 가지고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집에 기름이 없고 그것을 사러 가려면 12분 정도 소요되므로 이웃의 인혜네로 빌리러 가기 위해 전화를 때렸다.
인혜어머님 말씀이 기름이 한통 가득 있으니 와서 가져가란다.

바로 인혜네로 갔다.
인혜네는 우리보다 1년 정도 먼저 귀농한 이웃이다.
차를 타고 인혜네로 가니 인혜 어머님 얘기가 자기네 관리기로 가져다가 쓰란다.
물론 인혜네 것이 더 낫지만 그래도 내 기계로 하루라도 손에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양을 하고 기름만 한통 싣고 관리기가 있는 답운재 야콘밭으로 갔다.

기름을 단숨에(이 말이 아주 중요함) 관리기에 퍼붓고 위풍당당하게 시동을 걸었으나 안되었다.
시동이 안걸릴 이유가 없었다.
야콘밭의 골도 이것으로 다 만들었는데 시동이 왜 안걸리는지 ...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시간만 축내고 다시 인혜네로 갔다.
인혜네 관리기를 빌리러....

인혜 아버님 성격이 꼼꼼하셔서 인혜 아버님 허락없이 가능하겠냐는 농담을 했더니 이 집부터 시작해서 모든 재산이 내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 아무 걱정말고 싣고 가란다.
그 대목에서 우리 둘은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하여간 재산의 주인이 빌려가라는데 당당하게 차에 실었다.
인혜 아버님이 새점 밭에서 일을 하신다기에 관리기의 골 폭을 조절해 달라고 하기 위해 관리기를 싣고 새점으로 갔다.
갔더니 인혜네 관리기도 우리 호수밭 골짓다가 굴러서 지금 작동이 어렵다는 말씀이시다.

그래서 우리 것은 인혜네서 기름을 가져다 부었는데 시동이 안걸린다고 했더니
"어?? 우리 집에는 휘발유가 없는데...."

"예???"

그리고 그 다음 물음이 죽음이다.

"내 기계에도 그 기름 넣었어???"

눈이 둥그레지셔서 물으신다.

아니라고요~~~

사실인즉, 인혜네서 가져간 것은 휘발유가 아니고 경유였다.
그래서 시동이 안걸린 것이었다.

"아니?농사꾼이 휘발유인지 , 경유인지도 모르고 기름을 넣었단 말야??"
하며 웃으신다.

나야 관리기에 기름을 넣으려고 하는데 기름이 없다고 했고 인혜 어머님이 우리 집에 한통 까득(!) 있다고 하여 한통 까득 쏟아 부은 죄밖에 없다고 했다.

다시 인혜네 관리기를 싣고 인혜네로 갔다.
새점에서 인혜네까지는 다시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다.
인혜네에 가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인혜어머님이 웃기 시작하는데 그만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나 역시 한참을 웃다가 고민에 빠졌다.

오늘 골을 지어 놓아야 이 인근의 길포장 공사로 길이 막혀 못들어가는 일이 없게 된다.
어쩌나 하다가 친구의 관리기를 빌리러 다시 답운재로 갔다.
답운재에서 관리기를 빌려 다시 새점밭으로 달리고 달려 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아내였다.
비가 오는데 그만 골짓고 집으로 오라고...
자기도 항아리를 볏집으로 소독하다가 비가 쏟아져 그냥 포기하고 들어왔단다.

골을 무슨 골...
지금 새점밭 근처도 못갔는데...
왜 그리 되었느냐고 아내가 의아해 하지만 난 설명하기에 너무 황당하고 긴 소설이라 말로 하기 힘드니 인혜네 전화를 하여 형수님께 들으라고 했다.

날씨까지 나를 조롱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비가 왔다, 햇살이 따가웠다, 다시 비가 쏟아졌다, 다시 햇살이 눈부셨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비를 맞고 골을 다 지었다.
그날 생 쑈를 했기때문에 저녁에 오늘 쑈의 당사자끼리 술을 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서 인혜네와 저녁을 먹었다.

인혜 아버님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인혜 어머님더러 "당신은 무슨 기름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주었냐?"로 시작하여
"준다고 아무 생각없이 다 집어 넣은 사람은 또 뭐야?"
"귀농 8년차에 그러면 망신이지..."

얼굴을 못들지경이지만 처녀가 애들 배도 할말은 있다고 나도 할말이 있었다.
관리기에 넣을 기름이라는 말을 했고 기름있다고 형수님이 당당하게 말을 해서 당연히 넣었다, 죄라면 이웃 아주머님을 의심하지 않은 죄밖에 없다,,,,등등

그날 웃음이 심해서 울다 웃다를 반복하는 두 집 아줌마들...

인혜어머님 말씀이 더 작품이다.

"아니, 우리 집도 땅도 다 내 이름으로 되어 있었는데 관리기만 인혜 아빠 이름으로 되어 있는줄 몰랐네..."선우아빠의 이 귀중한 경험이 없었다면 관리기도 내 명의로 되었는줄 알고 살았을텐데..아쉽따~~~하시며 그렇게 웃으셨다.
목이 쉬도록...나중엔 뱃가죽이 아프단다.
난 속이 씨린데....

정말이다.
그 댁도 집이랑 땅이 다 인혜 어머님 이름으로 되어 있고 진짜 하필 하고많은 물건중에 단 관리기만 홍선생님 이름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그때 웃은 양은 산골을 떠내려 보낼 정도였다.

그날 쏘주잔을 기울이며 웃다못해 울고 여자들은 난리였다.
내 가슴은 아픈줄도 모르고...

사실 그렇다.
귀농 8년차에 확인사살을 하고 기름을 넣었어야 했다.
그랬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그나저나 관리기에 한가득 들어있는 저 경유를 어떻게 빼는지...
기름이야 빼면 되겠지만 기계 속속들이 들어갔을 저 경유는.... 휴...

그래도 즐거운 하루가 아니었는지..
이렇게 웃을수 있는 날이 어디 흔한감...

내 얼굴에 침뱉는 얘기라도 이정도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저녁을 먹고 헤어지는 마당에 두분께 부탁을 했다.
제발 소문내지 말아달라고.. ㅎㅎ
그랬더니 오늘 먹은 거로는 부족하단다. 크~~~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갈 길은 멀고 , 해는 지고...
+   [귀농일기]   |  2009. 6. 20. 01:00  

2007년 5월 29일

날이 덥다.
아내는 우리 일을 내 일처럼 도와주신 인혜네 마늘밭 김매준다고 가고 난 아침부터 새점 고구마밭 진입로 공사를 시작했다.
내가 일하는 것이 아니고 포크레인이 하는 일이지만 이런 공사가 있는날은 전날부터 잠이 잘 안오다보니 작은 쇼파에서 쭈그리고 자게 된다.

그래서인지 허리가 아침부터 아프다.
사실 새점밭엔 밭으로 가는 길이 없다.
내 밭으로 가려면 남의 길을 이용해야 한다.
그게 아주 힘들다.

옆의 할아버지 벼를 베시고 나면 수확하는 조건으로 트렉터를 쳐드리고 하지만 ...
그래서 예전에 개울가로 포크레인 공사를 해서 길을 만들었지만 며칠 지나 비 한번오니 다 쓸려내려가 거의 돈백만원들인 것이 허사가 되었었다.

이번에도 공사를 하지만 언제 쓸려갈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다.
오전에는  포크레인 공사를 하고 오후는 포크레인이 오두막 앞마당 마무리 공사를 했다.
그러는동안 난 다시 트렉터를 몰고 새점까지 왔다.

그리고 개울을 건너고 건너 새점밭에 가서 인혜어머님과 아내와 함께 퇴비를 뿌렸다.
퇴비정도야 혼자서도 잘하는 과목인데 팔이 이리되고 나서는 도움을 받아야한다.
퇴비를 뿌리는 시간은 10분도 안걸렸는데 오가는 시간은...

그렇게 트렉터로 갈았다.
아내와 인혜어머님은 다시 마늘밭으로 가고...

아무리 트렉터로 잘 갈려고 해도 시원찮은 트렉터가 퍼질까봐 맘껏 하지도 못했다.
이제 트렉터를 몰고 집까지 가야 한다.
그러나 고친지 얼마 되지 않은 트렉터가 시원찮아서 다시 수리점에 가야 한다.
그러려면 속도를 내서도 안된다.
아기를 쫓아가듯 그런 걸음으로 가야 한다.

이 트렉터는 내가 썩은 것을 사서 두집에서 쓰기로 했다.
그러다 왕창 고장이 났고 한집에서 사용포기를 했다.
고치는 값이 더 나왔기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얼마가 들더라도 고치기로 한 것이 백만원이 넘고 있다.
그래도 혼자 기계를 사용하니 신경쓰이는 일이 없어서 참 좋다.
남을 빌려줄수도 있고 말이다.
사실 함께 사용하는 기계라 친한 분의 밭을 갈아주고 싶어도 그것 한번 해주지를 못했다.

이젠 많은 돈을 들여 고치긴 했어도 내 것이니 그래도 된다는 것이 기쁘다.
이번 밭을 다 갈때까지 퍼지지 않아 다행이다.
전번에 고쳐올때도 완벽하지 않으니 조심해서 쓰라는 말때문에 사실 중간에 퍼지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그래도 올해 지을 밭을 다 이 썩은 트렉터로 갈았으니 고마운 놈이다.

이제 멀고 먼 길을 지나 집으로 가야 한다.
속도를 낼때도 트렉터는 트렉터인데 거기에 속도를 못내니 왠만한 사람 뛰는 정도다.
새점에서 집까지 국도를 따라따라, 불영계곡을 따라따라 난 간다.

가다 담배도 피워 물고...
뒤에 오는 차에게 손짓으로 양보해 해가며...
허리가 아프고 팔이 아프니 허리도 옆으로 쉬어가며 난 간다.

삶도 그러려니
지나가는 것은 지나보내고, 닥어오는 것은 그저 맞이하는 것처럼 난 나무를 맞이하고 지나보냈다.
바람을 맞이하고 지나보냈다.
안면없는 차들을 맞이하고 지나보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   [귀농일기]   |  2009. 6. 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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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4일

어제는 인혜네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셔서 달밭의 골을 지어주시고 비닐도 펴주셨다.
처음엔 호수밭, 그리고 다음엔 그 넓은 답운재밭 다시 달밭의 일을 도와주셨다.
어제 늦도록 비닐을 폈는데 다 못폈다.

지칠대로 지쳐서도 다 펴자고 하셨지만 그건 무리였다.
조금 남겨두면 내일 우리끼지 할수 있다고 하고는 일을 끝냈다.
그리고 오늘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차 한잔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낯선 차 한대가 오두막 앞으로 들어온다.
누굴까??

"앗, 요셉 형님이다"

요셉형님이 일을 도와주시려고 소리소문도 없이 오신 것이다.
형님은 늘 그랬다.


성당에서 만나면 늘 못도와줘서 미안한 얼굴로 우리를 대하셨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회사가 쉬기때문에 오신 것이다.
나도 직장다녀봤지만 직장인에게 휴일은 그냥 휴일이 아니다.
금쪽같은 시간인데...


비닐을 펴러 올라가 비닐을 먼저 폈다.
형님이 땀도 많이 흘리셨고 숨소리도 아주 힘든 소리다.
어제 술을 많이 하셨다며 씩 웃으신다.


술을 마시고 푹 쉬셔야 하는데 부랴부랴 이 먼 산골까지 달려오신 것이다.
몸도 소금에 저려 놓은 것처럼 보이던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렇게 비닐을 펴고 그리고 내일 고추와 야콘을 심기 위해 비닐의 구멍을 뚫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일기예보가 맞느냐 안맞느냐이다.
맞으면 아주 좋고, 아니면 비닐이 다 날아갈수 있으니 여간 고민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
구멍을 미리 뚫으면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다 보니 일손을 줄일수 있어서 좋다.
그뿐인가.


저 꼭대기 호수밭은 워낙 경사가 심해 물주는 기계를 설치하고 왔다갔다 몇번 하면 하루의 모든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마는 곳이다.

그러니 비닐을 뚫어놓고 비가 오면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그러나 알수가 있나, 하늘의 일을...
결국 비닐을 뚫기로 결정하고 뚫기 시작하는데 비가 온다.
비를 맞고 했다.
요한도 나중에 와서 도와주고...

호수밭과 달밭의 구멍을 다 뚫었다.
비가 쏟아진다.
주룩주룩!!!


요셉 형님!!


많이 힘드셨지요?
그 피곤한 몸으로 도와주러 늘 오시고 ...

이 빗길에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가셨을텐데 ...고맙습니다.
몇년전의 일 생각나세요?


그때는 관리기도 없어서 아내와 인쟁기로 끌고 밀고 힘겨운 골을 지을 때도 오셨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오셔서 무리를 해서 다리를 절며 돌아가시는 모습을 전 그냥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 달려오셔서 해결해주시고...
올해는 제가 양쪽 팔이 아파 많이 안타까우셨겠지요.


그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골로 오셨을 것입니다.

그냥 바라보면 편안한 모습의 형님...


이제 걱정마세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제가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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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를 맞으며 그 많은 구멍 다 뚫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지금 그려집니다.
빗소리는 더 세게 내리는데 지금쯤은 집에 도착하셨는지...

산골로 와서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힘든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러나 고마운 분들이 더 깊이 가슴이 자리하기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산골살이를 하는 것같아요.

말주변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쏘주 좀 마셨습니다.


일단 호수밭과 달밭의 비닐 작업을 끝내서 기분이 홀가분해서 마셨고, 형님 생각에 마음이 그래서 좀 마셨습니다.

형님,
늘 건강하세요.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울진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을 와주고...
+   [귀농일기]   |  2009. 6. 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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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0일

일전에 답운재밭의 야콘을 심다가 조금 남겨두고 끝이 났다.
모종이 모자라서다.
오늘은 해마다 야콘심을 때 도와주러 오는 울진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을 나와주었다.

모두 여덟분으로 황윤길 실장님도 같이 오셨다.
사실 황실장님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시는데 우리 일이 급히 돌아가면 이렇게 직접 오신다.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같이 일도와주러 오신 아주머니들이 우리 황실장님이 이렇게 힘든 일 하신다며 이 집에 오면 이렇게 일하신다고 걱정을 하신다.

옷이 젖도록 물을 담당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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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답운재밭에 조금 남은 야콘을 다 심고 점심은 먹은 다음 호수밭으로 향했다.
호수밭은 비닐을 깔아놓은지 되다 보니 일부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고 난리가 아니다.
황윤길 실장님이 직접 물을 주고 나는 날아간 비닐을 일일이 삽으로 다시 씌우는 일을 했다.
황실장님이 물주는 일을 맡아 해주시니 여간 마음이 여유로운 것이 아니다.

혼자서 물을 줄때는 물만 안나와도 한참 산을 내려가서 다시 개울가에 있는 기계를 들여다 보고 고치고 다시 산을 올라와서 물을 확인하다가 다시 내려가고를 몇번씩 하고 나면 나중에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힘이 빠져 물주는 일이 무지 힘이 들었었다.
오늘은 황실장님 덕분에 비닐 재점검하고 다시 보강하고, 그리고 물상황 체크하고 교대로 하니 수월했다.

나머지 아주머니와 남자분은 모종을 놓고 심는 일을 했다.
아내도 심는 일을 했다.
황실장님이 계시니 일이 금방금방 진척이 되었다.
부지런히 심다보니 야콘모종이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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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이 있으면 다 심어주고 가면 좋은데 아쉬워하시며 산골을 떠나는 분들.
오늘로 일단 우리 밭의 심는 큰 일은 끝이 났고, 나머지는 아내와 내가 죽으나 사나 심으면 된다.
일단 모종이 더 자라야 뽑아다 심을수 있으니 잠깐 숨을 돌리면 된다.

고마운 울진자활후견기관분들이 돌아가고 아내와 한참을 밭가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일을 끝내고 들녘에서 감사기도를 하는 밀레의 그림처럼 그런 기분으로 하루일을 끝내고 그렇게 앉아 있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올해는 안시키려 했는데...
+   [귀농일기]   |  2009. 6. 1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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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7일

연휴다.
귀농전 같았으면 침을 질질흘렸을 연휴다. 그러나 귀농하고는 그다지 연휴에 침흘리지 않는다.
이유야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 일이라고 생각하여 생략하겠다. 다만 아이들이 연휴에는 진종일 함께 있다는 것이 연휴의 특징일 뿐이다.

올해 비닐펴는 일을 주고 아이들과 하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비닐 펴는 일을 시키지않으려고 했건만 결국 오늘 양이 많지는 않지만 함께 비닐을 펴자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정중히 부탁조로(왜냐하면 워낙 올해 애들 도움을 많이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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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당연하다는듯이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 같은지 등등의 질문을 할 뿐, 싫은 내색도 않는다.
그것이 기특하다.
올해 봄농사 일은 아이들에게 그만 시키려고 했었는데...

아침을 서둘러 먹고 아내가 말하듯 박씨들만 답운재밭으로 갔다.
답운재밭의 야콘은 벌써 다 심었다.
그리고 호수밭과 달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그런데 답운재의 하우스 안을 비워두면 풀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하우스 한 동과 그 옆에 짜투리 땅을 다시 트렉터작업을 해서 야콘을 마저 심기로 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잘 안되면 야콘종자로 삼으면 된다.

아내가 집 일을 급히 마치고 참꺼리와 물을 가지고 왔다.
오늘은 우리 반원 중 한 분의 따님이 결혼을 하기때문에 반장으로서 거기에도 참석하러 읍에 가야 한다.
거기에 잠깐 들린 후 달길님 댁으로 가서 일을 쪼금 도와주기로 했기때문에 서둘러야 하는데 비닐을 다 못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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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이들과 아내에게 맡기고 나는 부랴부랴 집에 가서 옷갈아 입고 다시 읍으로 다시 달길님네로 갔다가 돌아왔다.
저녁에 돌아오니 오늘은 과제를 다 수행하고 아내와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친다.
아내는 피곤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추억꺼리를 만들어 주고, 아이들 운동시킨다는 생각에 지금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치고 있을 것이다.
나도 합류해서 애들에게 기분업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한데다 술을 마셨고 어둔 밤 불빛 아래 치는 거라 어렵다고 하니 아내도 아이들도 아쉬워 한다.

이제 마지막 심기만 남아있다.
내일 바로 심어야겠다.
선우, 주현아 수고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다른 일 재껴두고
+   [귀농일기]   |  2009. 6. 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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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30일

오늘은 덕거리 할머님들 품을 사서 야콘을 심는 날이다.
어제 아내와 함께 모종을 미리 캐다가 준비를 해두었으니 되었고 문제는 다 심느냐 하는 것이다.
금요일이다 보니 아내는 효소 등의 발송을 해야 하고 참도 준비하고 점심도 싸오지 마시고 같이 먹자고 했으니 점심도 준비해야 했다.

산골이기 때문에 문제는 시장을 금방 봐올수 없다는 점이 아내가 힘든 점일 것이다. 손님이 갑자기 와도 그점때문에 아내는 당황을 더 한다.
아침에 할머님들을 모시러 마을에 내려갔다 와서 집에서 커피 한잔으로 일을 시작하기는 이곳 할머님들도 마찬가지 코스다.
호수밭의 반도 지난번에 모종이 덜 자라서 못심었으니 호수밭을 오전 점심 먹기 전에 끝내야 내려와서 다시 달밭을 채울수 있는데 심어봐야 아는 일이다.

열심히 내가 물을 주다 모종을 놓아주다 하여도 하여튼 식사전까지 호수밭을 다 못끝냈다.
점심을 먹으러 내려와서 아내에게 발송준비를 빨리 하고 오후에는 거들라고 했더니 오늘이 농수산무역신문 원고 마감일이라 그 약속도 지켜야하고 ...쩔쩔맨다.

결국은 야콘심는 것을 먼저 하기로 하고 점심먹고 할머니들과 휴식을 취했다(이때 휴식이란 잠깐 눈부치는 거다. 거의 난 다음 준비로 못쉬는데 요즘은 힘이 부치니 그냥 잠이 쏟아져 나도 잠깐 잤다) 아내만 발송준비하느라 뛰어다니다 함께 밭으로 갔다.
아내가 모종을 놓는데 손놀림이 나랑은 비교도 안된다. 무지 빠르다.
모종을 놓고 나서는 부지런히 또 심는다.
그러다 모종놓고, 오후 참 내오고...

아내랑 다른 일을 두고 도와줘서  결국은 집 뒤 밭을 다 심었다.
계획했던 일을 다해서 기분이 참 좋았다.크게 심는 일이 끝난 것이다.
이 기분...

일이 끝나고 할머님들을 덕거리로 모셔다 드리며 방앗간에서 막걸리를 사드리며 긴장을 풀었다.
그렇다고 심는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답운재밭 끝에  일부 더 심으려고 한다.

그것이 끝나면 장독대도 정리하고 머위도 채취해서 효소를 담아야 하고 말이다.
또 농사에서 큰 일을 차지하는 풀...풀과의 전쟁을 예고라도 하듯이 지금 밭에는 아주 쪼그만 풀들이 다닥다닥 올라와 농부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아내는 술을 못마시기때문에 늘 집에 남는단다.
그게 아니고 주부들은 또 집안일이 그대로 남아있잖는지...

아내가 원고마감일인데도 마감일을 못지켰다고 걱정이다.
이제 답운재끝에 조그만 야콘을 더 심으면 일단 심는 것은 끝이지만 고추 말목도 박아줘야 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다시 기다리고 있다.
오늘 안내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다 못심을뻔했다.

아내도 그럴까봐 죽으리 심고 모종 놓고 한 모양이다.
이렇게 봄이 지나고 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글은 작년의 글이다))
초보농사꾼 (2008-06-01 04:12:42)
데크 난간에 아내가 사열시킨 것이다

 
 
        

 

귀농일기--비오면 우비입고 심자하신다(야콘심는 날)
+   [귀농일기]   |  2009. 6. 3. 23:58  

2009년 5월 18일

토요일에 야콘을 대대적으로 심으려고 했다.
해마다 늘 도와주었던 울진자활후견기관에 연락을 했더니 20일에나 시간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팀이 있었는데 시간이 맞질 않았고 비가 온다고 하여 일단 포기했다.

대신 비가 온다고 하니 일단 야콘을 심을 밭 비닐 위의 구멍을 뚫기로 했다.
답운재 밭 중 안쪽의 밭 전체의 구멍을 뚫어 놓았다.
어둡도록 다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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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5275.jpg">

내일 비만 와준다면 야콘을 심을 때 물주는 일을 덜수 있으니 그것도 큰 일이다.
물을 줄 때는 혼자서 주지만 그 길고 그다지 부드럽지 않은 호스를 끌어주고 당겨줄 남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차피 두사람 몫이라 할수 있다.

이렇게 뚫어 놓고 마침 고맙게 비가 와준다면 두 남자의 품을 아낄수있어 요긴하다.

토요일 정말 비가 왔다.
아주 많이 진종일 쏟아졌다.
내가 구멍을 뚫은 곳으로 빗물이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지만 오늘 심어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금방 꼬리를 물고 마음을 흔들었다.

다른 마을 형에게 가서 그 형의 동생 병문안도 하고 등등 남회룡으로 가자고 했다.
또 중3인 주현이 혼자 지내게 해야 했기에 일찍 서둘러 형네로 갔다.
형 집에서 얼마 안있자 전 산림과장님이셨던 임과장님이 소광리에서 '울진소나무 세계화' 행사가 있다며 연락을 주셨다.
죽으라 달리고 달려 소광리 행사장에 다녀왔다.

다음 날 비가 안오면 꾀골재 할매가 야콘을 심어주신다고 했다.

주일날 아침 비가 왔다.
성당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있는데 할매가 야콘심자며 우비를 안고 오셨다.
비오는데 할매 병난다고 다시 댁으로 모셔다 드리고 성당에 갈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비가 잦아든다.

마음이 헛갈렸다.
결국 성당을 포기하고 꾀골재 할매를 다시 모시러 갔더니 콩을 심고 계신다.
할매는 우리 일이라면 무조건적이시다.
할매가 새벽에 안오셨다면 비오고 나서 땅도 질척이는데 야콘심어달라고 말씀 못드렸을 것이다.
비와도 우비 입고 하면 된다고 새벽에 오셨으니 용기를 내서 심어보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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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5276.jpg">
((아내와 할매랑 둘이서 저 넓은 밭을 다 심었다.))


할매를 모시고 아내랑 답운재밭으로 향했다.
뚫어놓은 구멍으로 비가 훔뻑 들어가 앉아있으니 그냥 심기만 하면 되었다.
아내가 오늘 많이 심어놓아야 내일 조금 수월하다며 할매랑 열심히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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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골재 할매는 정말 일을 하셔도 쉬지도 않으시고 야콘모종도 무겁다며 직접 몇묶음씩 들고 다니신다.
허리는 구부정하셔서...
그러지 말라고 아내가 신신당부를 하고 화를 내도 들은척도 안하시고 빨리 모종 놓기나 하라고 하신다.

그렇게 늦도록 구멍 둟어놓은 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두 사람이 약 4천종을 심었으니 많이 심었다고 할수있다.
나는 모종을 놓기도 바빴다.

그럼 남은 모종은 어쩐다지.
일단 1차로 뽑아온 모종은 빨리 심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쉽게 무른다. 야콘 모종은 연해서 그렇다.
토요일에 심는다고 금요일에 뽑아온 것이라 벌써 축축 늘어지는데 내일 다시 심어야 한다.

상황이 그러자 할매가 내일 다시 오신다며 부지런히 심자고 하신다.
이번에는 아내랑 둘이는 힘들 것같아서 남씨 어르신께 전화를 드렸더니 염려말라시며 내일 할매더러 가보라고 하신단다.
사실 이곳의 할매분들은 정말 일로 잔뼈가 굵으셔서 성실히 그리고 힘차게 일하신다.

<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5278.jpg">

아침에 두 할매를 모시고 아내랑 답운재 밭으로 갔다.
남씨 할매도 꾀골재 할매랑 같은 성격이시다.
품으로 돈을 버시는 할매가 아니고 당신들 농사짓는 분들이시라서 농사짓는 사람의 사정을 너무 잘 아신다.
그래서 쉬시지도 않는다.

쉴새있음 하나라도 더 심자고...

그렇게 해서 답운재밭의 야콘을 이틀만에 다 심었다.
이제 남은 밭은 달밭인데 거기는 20일에 도와주러 온다고 했으니 그때 심으면 된다.

야콘을 다 심고 돌아와 아내와 손뼉을 서로 마주쳤다.
심는 일이 아주 큰 일이다.
농사에서 심고 수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는가.
비때문에 애를 태우고 사람 품을 살수 없어서 애를 태웠는데 해마다 할매들이 급할때마다 도와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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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며 고맙다고 하니까 할매들이 그분들의 고마움을 말씀하신다.
그건 고마운 일이 정말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그렇게 고맙게 생각하고 그러신다고 아내도 당부했다. 제발 그렇게 생각지마시라고 당부를 했지만 할매들은 안그렇다고 하시며 머리를 흔드신다.

아는 할매들이랑 야콘을 심으면 그렇게 맘이 편할수가 없다.
품을 사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참시간을 꼭꼭 맞춰야 하고 땅이 질어도 신경쓰이고 뭐가 어떻고 뭐가 어떻고 ...온 신경을 거기에 서야 한다.
그런데 두 할매들은 그냥 식구다.

김태경 형님이 힘들 때 참하라고 보내주신 '참참참' 쌀국수를 끓여드린다고 해도 못하게 하신다. 하나라도 더 심어야지 참먹을 시간이 어딨냐고 하신다.
국수를 끓여드릴려면 사정을 하고 장갑을 빼앗고 해야 드릴수가 있다.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서로의 마음을 알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것 . 서로 마음을 생각해서 우기는 것..그런 것..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안고 답운재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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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이 키가 커서 축늘어졌다.
저러다가 스스로 일어서기도 하고, 살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제 농부의 한 시름을 놓게 되어 기쁘다.
오늘은 다리뻗고 자야지...

아직도 초보농사꾼 박찬득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   [귀농일기]   |  2009. 5. 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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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0일

농사라는 것을  봄이면 심는 것만 연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전에 해야 할 작업이 만만치않다.
일단 퇴비를 펴야 하고, 퇴비한다고 호밀씨는 초겨울에 뿌렸는데 그것이 자라서 파란 싹을 내고 있었으니 그것을 트렉터로 갈아야 한다.
물론 땅을 곱게 갈아야 하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파란 호밀도 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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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후 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골이 엉망이다.
그것은 트렉터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땅이 제대로 갈기지를 않았다.
트렉터로 곱고 깊게 갈아야 두둑을 높게 만들수가 있는데 트렉터가 워낙 고물이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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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어제, 오늘은 비닐을 깔았다.
어제는 답운재밭, 그리고 오늘은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백산님과 다락방님이 와서 도와주었다.
황루시아님도 와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시댁에 일이 있어서 못오고 채영이 아빠는 근무가 3교대라서 못온다며 많이 아쉬워 했단다. 아내 말이...

백산님은 울진에서 태어나 농사지으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일을 잘했다.
그런가하면 다락방님은 한번도 안해본 일이지만 삽들고 일일이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흙을 떠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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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백산님은 비닐 펴는 기계로 비닐을 펴면 아내와 다락방님은 삽들고 흙을 군데 군데 떠 넣었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 백산님네 부부와 만나 같이 칼국수를 먹고 산골로 와서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날이 어두워져 안보일 때까지 깔았는데 아주 조금을 남겨두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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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백산님이 가져온 송이술과 안주(돔배기라고 했다)로 하루의 피곤을 풀었다.
이제 비닐을 다 폈으니 날을 잡아 야콘과 고추를 심으면 된다.

백산님과 다락방님, 고생많았습니다.
삽질을 못하는 선우엄마도 수고했우.

귀농하자고 옆구리찌른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   [귀농일기]   |  2009. 5.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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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7일

산골로 와서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윗집을 그대로 방치한 거다.
산골에는 집이 두채가 있다.
하나는 지금 사는 오두막이고 다른 하나는 호수밭 중간에 있는 집이다.

이 집은 우리가 이사왔을 때는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렇게 주저 앉아 버린 것이다.
사실 이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보다도 훨씬 늦게 지어졌다는 이야기를 이곳에 사셨던 분들에게 들어 알았다.
그러니까 며느리를 들이면서 새집을 지어 살림을 내주었던 집이 저 위의 집이라는 설명이시다.

그런데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 집보다도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도 모라라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이 집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었다.
우선 아내나 나나 부엌이 아주 맘에 들었다.
전형적인 재래식 부엌이다.

가마솥을 거는 거야 재래식 부엌이면 다 있는 것이지만 그 가마솥을 마주보고 나무광이 있다.
광이라고 해야 문도 없이 나무를 손쉽게 꺼내다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나무를 쌓아 놓는 광 말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찬장처럼 생긴 작은 단스가 있다.

그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음식을 나르는 문과 방을 들여다 볼수있는 아주 작은 그러니까 초등학생들 책받침만한 크기의 유리창이 있다.
그리고 방은 두개고 마루는 밖의 쪽마루로 되어 있다.

부엌 다음으로 맘에 드는 것은 그 앞의 돌담이다.

이 집은 지금 사는 오두막과 달리 골을 관통하도록 서있다.
즉 바람이 불면 직격타를 맞도록 정방향으로 서있다.
지금 사는 오두막은 바람을 피하도록 한쪽으로 약간 비껴나 있어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이곳의 직격타를 면할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윗집 바로 앞에는 직격타를 피하도록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그 역시 돌보지 않아서 거의 다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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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나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라다 보니 그런 정서에 민감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이 돌담을 참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정이 가고 그랬는데 이젠 보기 틀렸다.

정방향으로 서있다 보니 저 앞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통고산 자락이 아주 시원하게 들어온다.
엊그제 호수밭의 퇴비를 뿌리러 올라가는데 그 옛날집이 더 눈에 들어온다.

왜 내가 이것을 수리하여 두지 않았을까.
그곳은 대지로 되어 있지 않다보니 허물고 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보수는 가능한데 보수를 하지않아 지금 이렇게 흉물스럽게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껏은 이곳에 적응하고 농사일을 배우느라 많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는데 벌써 때를 놓친 것이다.

때라는 것.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기회도 그렇다.
때를 잘 알아야 제대로 사는 삶인데 난 집을 때를 놓친 것이다.
아내에게 허물자고 했더니 아내는 아쉬움이 무척 큰지 내버려 두라고 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나중에 발등찍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텐데....
감은 무디고 세월은 흐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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