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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   [귀농일기]   |  2009. 5.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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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7일

산골로 와서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윗집을 그대로 방치한 거다.
산골에는 집이 두채가 있다.
하나는 지금 사는 오두막이고 다른 하나는 호수밭 중간에 있는 집이다.

이 집은 우리가 이사왔을 때는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렇게 주저 앉아 버린 것이다.
사실 이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보다도 훨씬 늦게 지어졌다는 이야기를 이곳에 사셨던 분들에게 들어 알았다.
그러니까 며느리를 들이면서 새집을 지어 살림을 내주었던 집이 저 위의 집이라는 설명이시다.

그런데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 집보다도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도 모라라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이 집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었다.
우선 아내나 나나 부엌이 아주 맘에 들었다.
전형적인 재래식 부엌이다.

가마솥을 거는 거야 재래식 부엌이면 다 있는 것이지만 그 가마솥을 마주보고 나무광이 있다.
광이라고 해야 문도 없이 나무를 손쉽게 꺼내다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나무를 쌓아 놓는 광 말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찬장처럼 생긴 작은 단스가 있다.

그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음식을 나르는 문과 방을 들여다 볼수있는 아주 작은 그러니까 초등학생들 책받침만한 크기의 유리창이 있다.
그리고 방은 두개고 마루는 밖의 쪽마루로 되어 있다.

부엌 다음으로 맘에 드는 것은 그 앞의 돌담이다.

이 집은 지금 사는 오두막과 달리 골을 관통하도록 서있다.
즉 바람이 불면 직격타를 맞도록 정방향으로 서있다.
지금 사는 오두막은 바람을 피하도록 한쪽으로 약간 비껴나 있어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이곳의 직격타를 면할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윗집 바로 앞에는 직격타를 피하도록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그 역시 돌보지 않아서 거의 다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담...

나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라다 보니 그런 정서에 민감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이 돌담을 참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정이 가고 그랬는데 이젠 보기 틀렸다.

정방향으로 서있다 보니 저 앞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통고산 자락이 아주 시원하게 들어온다.
엊그제 호수밭의 퇴비를 뿌리러 올라가는데 그 옛날집이 더 눈에 들어온다.

왜 내가 이것을 수리하여 두지 않았을까.
그곳은 대지로 되어 있지 않다보니 허물고 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보수는 가능한데 보수를 하지않아 지금 이렇게 흉물스럽게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껏은 이곳에 적응하고 농사일을 배우느라 많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는데 벌써 때를 놓친 것이다.

때라는 것.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기회도 그렇다.
때를 잘 알아야 제대로 사는 삶인데 난 집을 때를 놓친 것이다.
아내에게 허물자고 했더니 아내는 아쉬움이 무척 큰지 내버려 두라고 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나중에 발등찍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텐데....
감은 무디고 세월은 흐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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