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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풍경 _해당되는 글 74건
2008.12.31   귀농풍경--새해에는... 
2008.12.27   귀농가족의 '주부생활' 나들이 
2008.12.25   귀농밥상-- 겨울의 대명사 오뎅 
2008.12.24   귀농풍경-- 이렇게까지 기를 썼던 것을... 
2008.12.21   귀농풍경 -- 산골소녀의 시 
2008.12.18   귀농풍경 -- 별에 못을 박다 
2008.12.18   귀농풍경-- 산골소녀의 책 스타일 
2008.12.16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2008.12.15   귀농풍경-- 손님 중 첨입니다. 
2008.12.14   귀농풍경 -- 솔잎 생선찜 

 

귀농풍경--새해에는...
+   [산골풍경]   |  2008. 12. 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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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커텐을 열어 밖을 봅니다.
어제의 그 세상 그대로인데 마음은 급해집니다.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신은 내일부터 또 한번의 기회를 내게 주시겠지요.
그것이 미안스럽고, 황송해집니다.
이렇게 덥석덥석 받아서 잘 살았는지를 돌아보니 마음이 급합니다.

급하나마나 오늘이 한 해를 갈무리해야 하는 날입니다.
커텐을 다시 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바람은 매섭게 내게 다구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갈무리를 제대로 못하면서도
'새해에는...'이라는 말을 자꾸 떠올립니다.
마무리도 안하고 뭘 시작하겠다는 심산이지요.

그렇습니다.
지난 날은 과거니까 없는 것이고 앞으로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국물 먼저 마실 것없고 지금 , 지금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가족끼리 촛불켜고 한 해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새해에 대한 꿈도 서로 말하고 바램도 나누면서 산골생활에 윤기를 더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시인 빅토르 위고의 <씨 뿌리는 계절>을 읽고 또 읽으며 새해를 다짐해 봅니다.

<씨 뿌리는 계절>


지금은 황혼
나는 문간에 앉아
일하는 마지막 순간을 비추는
하루의 나머지를 찬미합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미래의 수확을 한 줌 가득 뿌리는 것을
밤이슬에 젖은 이 땅에서
마음 흐뭇하게 쳐다 봅니다.

그의 높은 그림자가
이 넓은 밤을 가득 채우니
그가 세월의 소중함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우리는 알겠습니다.

농부는 넓은 들판에
오고 가며 멀리 씨를 뿌리며
별나라에까지 멀리
씨뿌리는 이의
장엄한 그림자를 드리워 줍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가족의 '주부생활' 나들이
+   [산골풍경]   |  2008. 12. 2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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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지난 12월호에 나오기로 한 것인데 계획한 페이지보다 적게 나올 상황이었나봐요.
기자분이 요즘 현실에 도움이 될 내용이라 그렇게 짧은 페이지로는 아깝다고 했답니다.

한 달 뒤로 하여 신년호에 여섯 페이지를 올리게 되었다며 제게 사과 말을 하던 기자님에게서 책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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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생활' 신년호에 나온 산골가족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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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귀농 붐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현실이 그렇게 붐을 일으키게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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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왔던 기자도 불안한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드리고 정보를 드리기 위해 짧게 나갈 기사가 아니라는 말을 했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귀농에 대한 문의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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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귀농이란 남의 말만으로 되는 것인지요.
남의 말을 10%듣는다면, 내 다짐과 가능성, 용기 등은 90%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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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은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늘 말하는 초보농사꾼 생각이 났습니다.
정말 그렇더군요.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삶의 방식, 가치관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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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초보농사꾼에게 귀농 얘기를 들었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 귀농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의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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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아이들까지 있으면 교육까지 생각해야 하니 더 힘들 것입니다.
우리야 교육때문에 귀농한 이유가 크지만 말입니다.
아무쪼록 귀농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선택하든 용기를 잃지 마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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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밥상-- 겨울의 대명사 오뎅
+   [산골풍경]   |  2008. 12. 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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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겨울의 대명사이지 싶다.
오뎅!!!

오뎅하면 사실 국물이 먼저 생각난다.
뜨거운 국물을 시원하다고 거짓말하면서 마시는 그 맛이 겨울의 오뎅 맛이 아닌가 생각한다.

산골에서는 시장을 슬리퍼짝 끌고 갈 수 없는 처지다 보니 오뎅을 사다놓고 가끔 이렇게 뜨거운 국물을 마신다.
속이 다 시원한 바다를 만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늘도 날이 추우니 오뎅 생각이 났다.
초보농사꾼이 일하다 들어오면 좋아할 상상을 하며 만드는 정성이 절로 들어간다.

오뎅은 국물맛이 결정하니 다 국물을 만드는 일이 신경쓰인다.
일전에 꾀골재 할머님께서 손수 유기농으로 농사지으신 이쁜 무를 주셨다.

작은 것이 얼마나 맛있고 물기가 많아 보이게 생겼는지 하도 이뻐 사진을 다 찍어 두었었다.

무를 큼직 썰기로 썬다.
무는 나중에 푹 무르면 다싯물이 무에 배어 들어가 오뎅보다 맛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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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멸치와 다시마, 굵은 파를 숭숭 썰어 넣고, 청양 통고추를 넣으며 매촘한 맛이 목구멍을 시원하게 해주어 좋다.
그리고 야콘을 넓적 썰기로 썰어 두어 조각 넣었다.
야콘은 잡냄새도 제거해 주기때문에 이런 국물 음식을 할 때 넣으면 좋다. 매운탕에도...

만약 게를 살 수 있으면 게를 한 마리 넣어도 국물맛은 또 다른 맛을 창조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게가 없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센 불에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에 오래 끓이면 무에 다싯물이 적당히 배어들어가 깊은 맛을 더해준다.

초보농사꾼,,,
오뎅을 보더니 저녁도 안먹고 오뎅만 먹는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술 안주로도 좋은 모양이다.

오늘은 쉬운 오뎅으로 생색을 낸 날이다.
산골으니 안은 그런데 밖은 춥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 이렇게까지 기를 썼던 것을...
+   [산골풍경]   |  2008. 12. 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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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커피를 끊으려고 노력중이다.
사실 커피를 끊은 경험을 딱 두 번 있었다.

선우랑 주현이를 가졌을 때,,,
직장다니는 사람이 자판기 커피를 끊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새생명을 위해 그까짓 커피쯤이야' 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두 번에 걸쳐 약 2년 동안 커피를 끊는 일은 참으로 힘들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올 때는  다들 한 손에 자판기 커피를 들고 냄새를 있는대로 풍기며 온다.

그러니 그게 사람 죽인다.

그렇게 커피를 끊었다가 선우, 주현이를 낳자마자 마시던 그 커피맛....

그리고 쭈~~~~~~~욱 마시다가 요즘 서서히 줄이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한 컵 정도로 그 고통(?)을 달랜 것이 전부다.

귀농하고는 커피를 안마실 것같았지만 이제는 초보농사꾼과 같이 행동하다보니 더 마셨다.
같이 차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오늘 일도 분담하기도 하고, 상의하기도 하고 ...
그뿐인가.

하루 농사 일이 끝나면 책읽으며 한 잔 , 그리고 홈의 사랑방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더!!!
그러다 보니 평균 하루에 4잔은 기본이었다.

답운재밭은 차를 타고 가는 밭이다.
그러니까 그 밭에 가려면 준비도 많다.
마실 물부터 시작하여...
거기에 커피를 끓여 넣어다녔는데 그것도 바쁠 때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안마실 수는 없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밭에 갈 때 들고 다니는 바구니에 커피 믹스 몇 개랑 평소에 안쓰는 종이컵을 넣어다닌다.
그런 다음 햇살이 따가운 점심때, 밥을 먹고 나서 저렇게 잔머리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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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물도 그 시간이 되면 뜻뜻해지니까 일단 그 물에 커피를 탄다.
그런 다음 야콘이 자라고 있는 옆에 놓아둔다.
그러면 햇살이 나머지는 해결해준다.

그렇게 해서 마시는 커피 맛이란....

이렇게까지 기를 쓰며 마셨던 커피를 끊고 있는 요즘... 담배 끊는 사람들의 금단현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느끼며 살고 있다.
어제는 하도 힘들어서 주현이가 자빠지게 좋아하는 영국 아줌마가 보내주신 잎차를 마셨다.

참 좋다.
향기도 튀지 않고, 맛도 튀지 않고...
그 차를 마시며 새해에는 내 삶의 향기도 그렇기를 희망해 보았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산골소녀의 시
+   [산골풍경]   |  2008. 12. 2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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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날더러 따라오라는 너의 말에,
네 뒤를 따라 한적한 곳으로 갔지.
그리고 넌,
그 일을 시작했어.

쉴 새 없이 내두르는 너의 혀
그것에 맞춰 휘둘러지는 내 마음
내 상태를 말해줄까?

이젠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
그저 멍하니 춤추는 너의 혀를 보고 있을 뿐
이젠 눈몰도 흐르지 않아
그런데 내 마음에 흐르는 이건 뭘까

넌 너의 혀가 무척 자랑스럽겠지
비수로 변해 마음에 상처를 내는 그런 혀가

혹시, 너 그거 아니?
넌 오늘 사람 한 명을 죽인거야.


산골소녀 주현이가 일전에 상을 탔다는 시인데 이번에 학교신문에 났기에 올려봅니다.
선우는 글을 좀 쓰는 편인데 주현이는 그에 못미치기에 이 아가씨는 글은 아닌가보다 했는데 시를 조금 쓰네요. (자랑입니다. ㅋㅋㅋ)

우리 집안에 운문은 전혀...
초보농사꾼이
"아가야, 시를 더 배고프다..."하며 웃습니다.

선우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초보농사꾼이
"선우야, 배고프다."했었거든요.

그런데 시는 더 배고프다고 하여 산골가족 모두 웃었습니다.
'상처'라는 시를 읽으며 제 스스로를 반성해 봅니다.
나 역시 주현이에게 세 치 혀로 상처준 적이 있었을텐데...하고 말입니다.

"주현아? 혹시.... 혹시,,, 너 ..이거 엄마를 모델로 쓴 것은 아니지???..."했더니 아니라고 안하고 웃네요.
이거 심히 걸리는 부분입니다.^^

주현이는 운문은 관심이 있는 모양인데 중학생들이 읽는 시집을 사주면 관심을 안보이네요.
선우 역시 내가 읽는 시집을 좋아하지 중고등학생이 읽어야할 시 라든가 그런 것은 싫은 모양입니다.

어떤 시집을 사주어야 하는지 이번에 모임차 서울가면 광화문 교보에 들리고 싶은데 시간이 되려는지 ...
무슨 일이 있어도 교보에 가보고 싶네요.
내 책도 구경하고,
애들 책도 적어오고...생각만 해도 뿌듯합니다.

오늘은 주현이 덕분에 저녁기도 중에 내가 상처준 이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자게 생겼습니다.
아이가 스승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사진은 귀농하고 오두막에서 살 때 찍은 사진인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사진이라 내가 좋아합니다)


 
 
        

 

귀농풍경 -- 별에 못을 박다
+   [산골풍경]   |  2008. 12. 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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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에 못을 박다

// 어렸을 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산골에 살면서
별과 달을 볼 때...
제일 많이 해마다 생각이 변한다.

더 오묘해지고
더 친근해지고
더 도반같은 느낌을 느낀다.

귀농 전에는 현실만 바라보던 눈을
귀농하면서 서서히 자연에 눈을 돌려서일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 류시화님의 '별에 못을 박다'라는 시를 읽으며 이곳에서 함께 감흥을 나누려고 올렸다.
오늘 하루...
연말의 바쁜 와중이지만 함께 별을 볼 수 있는 밤이길...
입김을 호호 불며........

(사진은 오두막에 살 때 우리 주현이 몇 년 전 모습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 산골소녀의 책 스타일
+   [산골풍경]   |  2008. 12. 18.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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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전 아니, 애들이 아가 일때부터 책읽어주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었다.
그 후로 계속 책을 읽어주고 읽히고...
귀농하고 나니 더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애들이...
자연에서 놀다 들어오면 바로 책을 읽고 좋아했다.

산골소녀인 주현이는 책을 읽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구절이나 엄마가 좋아할만한, 아니면 엄마가 알면 좋을만한 구절이 나오면
꼭 읽어준다.

오늘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을 읽으면서 신화 이야기를 읽어준다.
그러다 내가 조금이라도 한눈을 파는 것같으면 내용을 묻는다...(이게 고문 ...ㅎㅎ)

그런가 하면 선우는 다 읽고 내용이나 그 안의 어떤 부분에 대해 말로 설명해 준다.
그러다 나중에는 자기의 감동을 말하고...




두 놈의 책읽는 스타일이 참 다르다.
선우는 역사쪽 등을 아주 좋아하고, 주현이는 싫어한다.
주현이는 아무래도 여자라 그런지 감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선우는 눈물 찔끔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것을 싫어한다.

두 놈의 취향이 이러다 보니 책을 선택할 때 무지 신경쓰인다.
그렇다고 두 취향 따로따로 구입하는 것은 돈이 조금 더 들고...

이제 중2, 고1이니 따로 취향따라 구입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취향에 따라 사주기도 한다.
중간중간 당근의 역할을 하니까....

책값이 비싸서들 책사주는 것이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책값만큼 투자에 좋은 자산은 없다고 본다.

책은 단순히 대학 논술이나를 위함이 아니다.
평생을 자녀들이 스승으로 삼고, 행복을 끌어안고 산다고 생각하면 껌값밖에 안된다.

주현아,,,

오늘 책읽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신화에 나오는 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구나...

(이 사진은 2005년 어두막에서 화롯가에서 책을 읽는 산골소녀 주현 낭자))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   [산골풍경]   |  2008. 12. 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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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살면서도 화초와 꽃화분을 아주 밝힌다.
산중에, 꽃밭에 피어나는 것 따로, 화분에서 앙증맞게 자라는 것 따로다.

그래서 일일이 화분에 꽃을 심고 화초를 옮겨 심고 한다.
그런데 서리가 오기 시작하자 숙제가 생긴 것이다.

밖의 화분을 씻어서 흙을 좀더 보충해준 다음 집 안에 들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을걷이가 늦도록 이어지고 일은 무슨 영어책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으니 볼 때마다 중얼거렸다.

'조금만 기다려, 오늘 야콘만 캐고 집안에 들여줄께....'
겨우 된서리가 오고 나서야 집 안으로 들여 놓았다.
처음에는 쥐죽은듯 있더니 지금은 싹을 내밀고 키를 키우고 제 할일을 신바람 나게 잘 한다.

그런가 하면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그만 시들시들하더니 생을 접은 놈도 있다.
작은 우주공간(화분)을 비워 놓고 가면 한동안 맘이 쓰인다.
생명 붙은 것은 그래서 책임이 따른다.

아무래도 그애의 생태를 잘 파악 못해서 죽인 거니까...
물을 많이 주었던지, 너무 따뜻한 방안에 두어서 그런다던지...

이제 남은 놈들에게 온 신경을 쓴다.
지들끼리 조화롭게 잘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겨울을 잘 나고 봄에 밖의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오늘도 물을 주며 생색이나 내려는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손님 중 첨입니다.
+   [산골풍경]   |  2008. 12. 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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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는 형님과 수녀님이 다녀가셨어요.
나 바쁘다고 자주 못오시던 분인데 오늘 오셔서 같이 다락방에서 기도도 하고, 산책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함께 저녁도 먹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손을 흔들고 들어와 설거지를 하는데 전화가 왔어요.
길을 잘못들어 어디인데 차를 돌리려 하면 미끄러져 위험한 상황이라고...

크...

왜 그 위로 올라가셨댜???

초보농사꾼과 함께 달려가보니 언덕에서 차를 돌리다 자꾸 개울로 떨어질 것같으니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그곳은 우리집과 마찬가지로 핸드폰이 안터지는데 어찌 전화를 하셨을까...
거기로는 가셨을 리가 없고 다른 곳인데 선우엄마가 잘못 전화받은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갔었는데...

그러니까 우리집에서 내려가면 왼쪽으로 내려가야 국도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끊임없이 올라간 것...

우리집을 찾아 올 때 그 위까지 가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잘 와서 돌아갈 때 그 위로 가는 사람은 오늘 그 형님이 최초...

"내가 길치잖아"하며 웃는 형님...
무지 놀라서는 서서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두 분이 그 외진 길에서 얼마나 놀라셨을까...

초보농사꾼이 어찌어찌하여 차를 돌리고 헤어져 들어오면서 초보농사꾼이 영주쪽으로 가실까봐 걱정걱정을 합니다.
중간에 전화를 했더니 형님이 잘 울진읍쪽으로 가고 있다고...

이제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주셨네요.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며 좋아하십니다.
상대방이 그정도로 좋았다면 당연히 저도 그정도로 행복한 것이지요......

함께 둘러앉아
다락방에서 셋이서 기도를 하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그리고 저녁은 형님이 팔 걷어부치고 하셨어요.
프랑스 신부님들 오셨을 때처럼...^^
저는 그 사이 초보농사꾼과 야콘을 씻고...

꽃이 피면서 소리를 내고 빙빙 춤추며 핀다는 왕달맞이꽃처럼 같이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빙금빙글 돌렸습니다.

기쁜 날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 -- 솔잎 생선찜
+   [산골풍경]   |  2008. 12. 1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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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울진 본당 신부님이 다녀가셨다.
선우(아론)가 늘 아버지처럼 따뜻하시고 자상하신 분이라며 무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선우는 아주 열을 내며 신부님의 품성에 대해 토해내곤 한다.


사람은 살면서 길 위에서 누구는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 말이 선우의 모습을 보면 더 생동감있게 느껴진다.
선우는 신부님의 모습을 보며 가치관을 보다 더 세밀하게 따뜻하게 세우고 있을 것이다.

아론이 있을 때 신부님이 오셔서 참 좋았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특별히 음식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정성껏 , 마음으로 준비하면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후다닥 저녁을 준비했다.
저녁 식사를 하시고 차도 한 잔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부님이 가시고 나니 설거지 작업으로 바로 투입이 안된다.
누군가 떠나고 나면 그 향기와 여운이 남는다.


더군다나
사제가 다녀가시고 나면 더더욱 그 향기와 여운이 짙고 짙어서 바로 일을 시작 못한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왔다갔다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그렇게 거실을 돌아다녔다.


귀농하고 나에게 있어 신앙은 내 몸뚱아리의 뿌리요, 내가 기대는 기둥이요, 내 삶을 밝히는 등장불이다.
귀농 전에도 매일 미사를 다니며 힘찬 신앙생활을 했지만 연고도 없는 낯선 곳으로  귀농후의 그것은 또 다른 의미다.

이제 마음을 잡고 설거지를 하는데 냄비가 랜지 위에 많다.


그 중 하나는 뭐지??하고 열었는데...

앗!!~~#^%$*&#@!


신부님 드린다고 그 어둔 언덕으로 올가다 솔가지를 따다가 서울에서 어머님이 공수해 주신 맛난 생선을 쪘다.
솔향도 향기지만 기름을 넣지 않고 이렇게 찌면 아주 담백하고 생선의 고유한 맛을 솔향과 함께 느낄 수 있어 정성껏 쪘건만
까맣게 잊고 식사를 드렸으니...


이거, 이거...


아쉽다.
산골에 오셨으니 솔향기와 담백함을 드리고 싶었는데...
뭔 반찬이 그렇게 많았다고 해놓은 생선도 못드리고 난리인지...

놀라는 나를 보더니 무슨 일이냐고 초보농사꾼이 달려온다.
사실을 말하니...
오늘은 망치 이야기를 안한다.


내가 너무 아쉬워 하니 그 농담은 안하는 것으로 보아 나를 읽은 것같다.

나의 생각을 손이 잘 알아주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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