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59)
하늘마음농장 소개 (1)
개복숭아효소(발효액) (24)
쇠비름효소(발효액) (23)
산야초효소(발효액) (7)
천연숙성비누 (8)
유기농 야콘, 야콘즙 (12)
산야초, 약초이야기 (5)
산골편지 (132)
귀농일기 (92)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22)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39)
야콘 이야기 (1)
산골풍경 (74)
산골밥상 (8)
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  농사  귀농일기  배동분  산골 다락방  야콘  산골  귀농  초보농사꾼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 Today :
+ Yesterday :
  

 

 

 

산골 _해당되는 글 139건
2008.11.19   산골풍경 -- 혹여 내가 심심할까봐... 
2008.11.03   귀농일기 -- 세월이 약(藥)인지 독(毒)인지... 
2008.10.27   산골편지 --팔 수도 없는 표고버섯 1
2008.10.27   산골풍경-- 또 다른 입주 
2008.10.13   귀농일기-- 산골소년이 존경하는 분 1
2008.10.11   산골에서 쓰는 편지지는요......... 
2008.10.10   산골편지13--철들자 노망이라고... 1
2008.09.19   산골편지12 -- 산골아빠의 비애 2
2008.09.09   산골편지11-- 어디에 눈이 가는가?? 1
2008.09.01   산골풍경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골풍경 -- 혹여 내가 심심할까봐...
+   [산골풍경]   |  2008. 11. 19. 16:27  

산중의 도반들은 내가 심심할까봐 항상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어느 날,
이웃에 평생을 교편생활을 하시다 교장선생님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분이 고향으로 돌아오셨다.

마침 그 분이 태어나신 곳이 초보농사꾼이 반장으로 있는 새밭...
그러니까 같은 새밭에 둥지를 새로 옮기신 분이다.
나야 고향이 아니지만 어쨌거나 도시에서 새밭으로 돌아온 것이니 둘러치나 매치나 마찬가지지 싶다.

그 분께서 비오는 날 손수만드신 선물을 가지고 오셨다.
나무껍질로 화분을 대신하는 센스까지...

내게 선물로 주신다며...
이름은 한라바위솔이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옆으로 옆으로 새끼를 치는 모습이 하도 이뻐 현관입구에 두었다.
그리고 풀과의 전쟁을 한참 벌이다 지친 몸으로 현관을 찾아들면 그 입구에 서있다 노란 웃음을 웃는 거였다.

깜짝 놀라 주저앉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아주 작은 꽃을 피우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네가 이런 모습으로 변신을 했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의 고단함이 풀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도반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노란 웃음을 흘리기에 세월을 같이 보냈다.
그리고 가을이 되었다.

불영계곡 주위가 온통 단풍으로 내 마음을 자지러지게 하는 때에 그도 나에게 또 한번의 선물을 주었다.
이번에는 붉은 마음을 선물하는 '한라바위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 눈물겹다.
혹여 산중으로 들어 앉은 내가 심심할까봐 그들을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
거기서 거기같은 변신이 아니라...
정말 뒤로 자빠질뻔 하는 변신을 한다.

그렇게 180도 다르게 변신하려면 그에게도 꽤나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을까...
'우리 산골가족을 위해 너는 그렇게 온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있는데 난 너에게 해주는 것이 없구나.'

이제 그도 다 스러지고 흔적만 남아 있다.
새봄에 그는 어떤 모습을 나의 겨울잠을 깨우며 일어날지 기대가 된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세월이 약(藥)인지 독(毒)인지...
+   [귀농일기]   |  2008. 11. 3. 22:0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집 뒤 거북바위 앞의 대추나무 가지가 앙상한 걸 보니 가을이 지나감을 실감한다.
웃새밭의 어른도 이제 가을걷이가 끝이 나셨는지 전화를 하셔서 맛있는 두부를
만들어 놨으니 한그릇 먹고 가라고 전화를 하시고 꾀꼴재 할머니의 안부전화도
잦다.

하지만 나는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걱정부터 앞선다.
매년 꼴찌로 갈무리를 하지만 올해는 특히 긴장때문인지 일도 안하면서 새벽에 잠을 깨기가 일쑤다.

이유인즉, 그동안 그렇게 산골아낙에게 자랑을 했던 나의 마지막 자존심인 체력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나 재해로 인하여 병원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올 가을부터는 그렇지 않다.

보일러실 점검하다가 떨어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로부터
계속 병원이다. 왼쪽 갈비뼈부터 시작해서 좌측 목 주위,좌측 어금니, 좌측 편두통,
이것이 나으려니 오른쪽 어금니 신경치료, 드디어 오늘은 병원을 2차까지 갔다.

원 세상에 소주먹고 입가심한다고 맥주를 마시러 가든 노래방으로 가는 2차는 가 보았
어도 병원을 하루에 2차까지 간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며칠전부터 생전처음으로 어금니 신경치료라는 것 때문에 병원을 다니다가 병원을
나오자 마자 그동안 계속 절며 다니던 왼쪽 무릎을 보러 갔다.

오늘 병원에 가지 않으면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할 야콘수확이 도저히 자신이
없고 산골아낙의 등떠밀림도 있고 해서 갔다.

진찰을 받아보니 초기 퇴행성 관절염이란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가능하면 무릎을 굽혀서 일을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란다.
농사일이 어디 그런가?

그동안 선천적인지 뭔지는 몰라도 무릎 굽히고 하는 일(고추따기, 김매기등)에 특히 자신이 없어서 가능한 핑계를 대고 아내에게 맡기고 했는데 이번가을 고구마 캐면서 사단이 난 것 같다.

그동안 아내로부터 술 좀 그만마시라는 잔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지만 그냥 흘렸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이 없지만....
치과병원 갔다오는 날이면 꼭 물어본다.

“의사가 무슨 말 안해?”

-“응, 아무말 않하고 양치질이나 올바로 하래?”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내가 내일 당신 병원갈 때 쫓아가서 의사한테 물어본다. 왜 술,담배를 많이 해서 이빨이 그렇다는 말 안했냐고?..

산골아낙이  겉으로는 내가 병원다니는게 안쓰러워 어쩔줄 모르는 표정을 짓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저 인간, 내가 몇 년전부터 술,담배 조금씩 줄이고 농사고 가능하면 힘쓰는 일을 조금씩
줄이고 조금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으로 하자고 귀에 닳도록 얘기를 했건만 그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이제 자기 몸 아프니까 조금 정신좀 차리겠지 ㅎㅎ“

솔직히 나 만큼은 환갑되기 전까지는 몸이 고장나서 병원갈 일 없을 거라고 자신했었다.
우발적인 사고나 재해로는 어쩔수 없이 가지만 내가 늙어서 기능이 쇠퇴해서 병원갈 일은
없을거라로 내심 자신했는데 그게 아니다.

아내로써는 이 바쁜 와중에 병원다니는 나를 보면서 그래 세월이 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를 감당하는 나로써는 세월이 毒이다.

산골에서 초보농사꾼(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산골편지 --팔 수도 없는 표고버섯
+   [산골편지]   |  2008. 10. 27. 23:19  

2008년 10월 6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갑자기 어린시절 생각을 생각했다.
코흘리개 때 한양으로 죄다 올라오고도 방학때만 되고 뒤도 안돌아보고 시골로 튀었었다.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우리가 모두 한양으로 올라오기 전 엄마방(우리는 안방을 그렇게 불렀다.)과 연결된 방에는 벽장이 있었다.
벽장...

다른 지방에서도 그런 말을 쓰는지 몰라도 내 고향 충청도 천원군 병천면 병천리 1구 신성동(난 이 주소도 잊지 않고 있다. 지금은 천안시로 바뀌었을 것이다)에서는 그렇게 표현을 했다.

벽장과 다락방은 전혀 다르다.
벽장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다.
그러니까 계단도 없이 작은 의자를 놓고 올라가 양옆으로 미는 아주 작은 문을 열고 물건 등을 넣어두는 공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쁜 머리면서도 고향의 일은 잘도 기억하는데 지금 또 기억으로는 거기에 자주 곶감, 꿀병, 마른 오징어 등을 넣어두었던 것으로 안다.
그 당시 천안에는 바닷 것이 귀한 곳이었지만 할머니는 장날 그런 것들을 사서는 손자와 손녀 구분하지 않고 쬐금씩 나누어 주시곤 했다.

그러나 다락방이란 사람이 드나드는 공간이고 다락방에는 꼭 계단이 있다.
다락방에는 사람이 자거나 다른 용도로 쓰이지만 벽장은 말그대로 벽에 뭔가를 보관하는 장소였다는 사실을 지금 알았다.

내가 지금 벽장이 어떤 용도이고 다락방과 무엇이 다른가를 안들 살아가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오늘은 맑디 맑은 하늘을 보다가 어린시절 멱감으러 동무들과 가던 하늘도 이렇게 눈이 시리도록 파랬더랬지 하는 생각이 미치자 그것이 벽장까지 이어진 것이다.

가을은 세월이 한참 흐린 일도 코앞의 일인양 , 코앞의 그림인양 떠벌릴 수 있는 힘이 있다.

********************************************
사람이 말이다.
그 의미라는 것....
더러는 잔잔한 감동과 힘을 주지만 더러는 발목에 묶은 모래 주머니처럼 스스로를 힘겹게 할 때도 있다.

표고버섯을 첫 수확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들어 여러 차례 산 아래 표고목이 서있는 곳으로 혹시..하는 마음으로 뛰어 올라가 그 신기한 물건이 튀어 나와 있는지 확인했었다.
그러나 번번히 실망을 하고 그들에게 뒤통수를 보이고 빈 자루를 휘두르며 내려와야 했다.
곧 죽어도 그릇이 아니라 자루씩이나 가지고 올라간다.
이 대목만 보더라도 귀농 후에도 욕심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몇 번을 헛수고하고 나니 숨을 할딱이며 뛰어 올라가는 횟수가 줄었고 급기야는 내년에나 보자며 다시는 안올라올 것처럼 작별인사를 하고 쌩소리나게 내려왔다.

얼굴이 칼자국처럼 하얗게 갈라진 그 야들야들하고 향긋한 표고버섯을 먹어보는 건 올해는 틀려먹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그 근처에 얼씬도 안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게 얘기하면 내년으로 미루는 여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고,
나쁘게 얘기하면 사람이 매몰차다고 할 수 있다.
바로 뭔가 보이지 않으면 관심을 끊는 것 말이다.
대부분의 인간이 전자인지, 후자인지는 찍어 먹어보지 않아도 대충 감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초보농사꾼이 호수밭 산 아래서 뛰어 내려오면 빨리 올라가 보란다.
난리났다고...
무슨 난리가 산에서 나는지...

아닌게 아니라 올라가보니 내가 그들을 푸대접한 것이 서러웠는지 벌써 표고버섯이 멍석만하게 제 몸을 키우고 있었다.
그것을 처음 따는 순간...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그것은 그저 처음 경험한 것에 대한 감동의 몸밖 증상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 표고나무를 한겨울에 죽으라 해오고, 봄에 일일이 종균을 넣느라 초보농사꾼은 무리를 해서 '테니스 엘보'라는 병명을 얻었다.
팔을 올리지도, 가벼운 물건을 들지도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힘들게 그 병을 끌어안고 농사를 지어야했다.
더러는 팔의 통증으로 들고 있던 삽을 던지기도 하고, 퇴비 봉투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트렉터로 밭을 갈다가도 그 핸들 돌릴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으로 그는 트렉터 안에서 그냥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멍하니...

그렇게 병을 얻어가며 산골로 오게 된 것이 표고목이고 그 표고목에 버섯이 첫 얼굴을 내민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덥석덥석 좋아라 따지 못하고 혹여 흠집이라도 날까봐 신생아다루듯 절절 맸다.
서두에 말한 의미라는 것.
그 의미라는 것이 사람 마음 무겁게도 만든다.

그렇게 첫 수확한 표고버섯,
그 깊은 산 아래서 저 혼자 자란 표고버섯이기에 조금씩이라도 나누어 먹기로 했다.
사람이 아주 의미있는 것은 돈받고 팔기도 아까운 그런 것이 있다.

그것을 서로 나누어 먹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신바람이 났다.
표고버섯 머리 위로 보이는 파리한 하늘도 그런 내게 응원을 보내느라 분주한 눈치다.
구름이 별의 별 모양으로 주위를 넘나드는 것으로 보아도 그도 내 결정에 응원을 보내는 것같다.

일부는 그렇게 나누어 먹고 일부는 눈내리는 겨울에 먹으려고 태양 아래 벗은 몸을 일광욕시키기로 했다.
우선 돛자리를 찾아야 했고, 그것을 깨끗이 물로 닦아서 먼저 태양 아래 세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골에서는 무엇 하나 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돛자리의 물기가 다 마른 것을 확인한 후 막 따온 표고버섯을 줄세워 뉘웠다.
하루가 다르게 태양 아래 여물어가는 표고버섯이 점점 핼쑥해져 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보농사꾼도 첫수확이 뿌듯한지 따가지고 내려오는 발걸음에 힘이 바짝 들어가 있다.
이제 동부(콩)만하게 나오는 놈도 있으니 이제 당분간은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여 문안인사를 드려야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산골풍경-- 또 다른 입주
+   [산골풍경]   |  2008. 10. 27. 20:3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게 굴더니 서리가 온 곳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화단 앞 돌확과 큰 시루식으로 된 항아리 속에 금붕어 가족을 키우고 있었는데 이 놈들이 걱정이 되었다.
이 놈들이 자는 밤에 물까지 떠서 새로운 집에 넣어주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같아 아침으로 미루었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면 널린 것이 일이다 보니 이내 잊어버린다.
그리고 아침 햇살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그 놈들을 잊어버리기도 생겼다.(머리 나쁘다 소리는 죽어도 안한다)

그러다 밤이 되면 또 금붕어 걱정...
다음 날 또 잊고...그런 날이 반복되다가 엊그제는 풍경이 나를 일깨워 주었다.
이렇게 바람이 드세니 빨랑 들여 놓으라고...
아차.....


밤이다.
아주 어둔 밤이다.
손전등을 들고 선우를 앞세워 건지러 갔다.
지금의 집이 너무 무겁고, 크니까 그것을 집 안으로 들이는 것은 무리다.
일단 새집을 이 밤에 마련하기는 어려우니 아주 작은 단지를 골라 그 안에 넣기로 하고 그것을 가져다 씻었다.

되도록이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숙제였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해 두었다.

"얘들아, 지금 밖은 니들이 알다시피 무지 추워. 이제 얼음이라는 것도 얼거야. 그러면 추워도 니네들이 무지 힘들어.
그래서 우리 겨울은 집 안에서 같이 겨울을 나자꾸나. 그러니 놀라지 마라... 알았지??"

그렇게 작은 컵으로 다섯 마리를 떠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지들이 있던 돌확도 아니고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아니고 낯설었는지 많이 움직이지 않고 지들끼리 뱅뱅 맴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모습이 안스럽고 축하도 해줄겸해서 노랑, 보라색 꽃을 띄워 주었다.
잠시 후에 들여다 보니 잘 논다.

이제 날이 밝았다.
어제 못들여 온 부래옥잠을 씻어 띄워 주었다.
그늘 아래서 놀라고...

햇살이 죄다 들어오는 통창 바로 앞에 두니 햇살과 노느라 나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래, 우리 재미나게 겨울을 나자꾸나.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함께 살면 서로 좋은 기를 나눌 수 있을거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귀농일기-- 산골소년이 존경하는 분
+   [귀농일기]   |  2008. 10. 13. 02:04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10월 1일

이번에 울진성당의 주임신부님으로 오신 분은 프랑스 외방전교회 소속이신 이영길 가롤로 신부님이시다.
프랑스에서 무지 오래 사목을 하시고 오신다고 처음 들었을 때는 오래 프랑스생활을 하셔서 조금 한국정서에는 낯설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도 사실 잠깐 했었다.

그러나 신부님은 그런 나의 쓸데없는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리신분이고 이제는 다른 생각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뭐냐 하며는...
사람이 자기가 오래 살다온 아니, 생활하다온 곳의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때의 생각을 말할 때도 많고, 습관이나 특별했던 일들이 사람은 많이 겪기때문에 시키지않아도 지금의 이야기를 설명하기위해서라도 그전에 있었던 곳의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많다.

나 역시 귀농 전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처럼...
귀농전에 살았던 서울이 지금 울진에서 산 기간보다 월등히 길기때문이고 그곳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학교를 나오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하였으니 말하지않을수는 없다.

그런데 신부님은 프랑스 얘기를 하시는 것을 전혀 못들었다.
재작년에 부임하신 것으로 아는데 지금껏 한번도 프랑스얘기를 하신 적이 없으시다.
그렇다고 보면 일부러 안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깊은 뜻이 있으신 것으로 알기에 그것 하나만으로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한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검소하신 것은 말할수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생각으로 지내는중에 산골소년이 지엄마에게 신부님은 꼭 자상하신 아버지같고 따뜻하고...한참 자랑을 늘어놓더니 거기에 나를 언급하더라는 거다.
내가 거기에 왜 등장했을까 잔뜩 기대에 찬 눈으로 아내의 말을 기다렸다.
아빠에게는 느낄 수 없는 자상함과 따뜻함이 묻어나온다나 뭐라나....

나도 자상하고 따뜻한데... ㅎㅎ
표현을 잘 못하는 거...그게 화근이다.
아내도 자주 그런 말을 하지만 남자가 일일이 말로 해야하는지...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실 자상하고 인자해 보이는 얼굴상은 아니다.
아들 놈 표현으로는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서 더러는 범접하기 어렵다나 뭐라나...말은 잘한다.
귀농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진 결과 상태(?)가 많이 좋아졌는데도 그러니 귀농 전에 어린 애들이 아빠를 얼마나 어려운 사람으로 알았을까...

아내는 아이들과 나랑의 관계가 참 부드러워지고 사춘기자식들과 대화가 술술 되는 것만으로도 귀농에 성공한 거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나보고 더 분발하라는 뜻으로 나는 안다.
하여간 아들 선우는 신부님을 정말 좋아하고 바라보면서 자신의 거울로 삼는 눈치다.
주현이가 워낙 말수가 적으니 알수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던중 아내가 그런 말을 한다.
우리 신부님이 공지영 작가가 쓴 <수도원기행>에 나오는 그 신부님이라는 것이다.
그래?
나도 그 책을 몇년전에 읽었는데 ...하고 책을 찾았다.
우리는 바로 확인작업에 들어가야지 궁금한 것은 못참는다.
좋게 말하면 호기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성격이 디게 급한거란다. 아내가.

하여간 그 책을 책꽂이마다 찾아 다시 보니 정말 맞다.

작가가 <아르정탱(Argentan)가는 길>이라는 제목 바로 전에 쓴 글이 눈에 들어온다.

"" ...........이제 숙소에 도착하면 수첩을 열고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이신 이영길 신부님께 전화를 드려야 했다.
이름도 처음 들었고 본 적도 없는, 하다못해 고향도 다르고 아마 만나보면 기차관도 다를 게 틀림없는-- 왜냐하면 그분의 목소리는 매우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으로 드렸기 때문이다. 첫 전화에서 내 소개를 하자 이 신부님은 물으셨던 것이다. 아이들 엄마가 그리 오래 집 비워도 돼요? 게다가 그분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안동 출신이시기까지 하다--그런데 나를 아르정탱의 수도원으로 데려다 주시겠다는 이영길 샤를르 신부님...""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때 책을 읽을 때는 프랑스의 어느 한국 신부님이 안내를 하셨구나 하고 말았다.
아내도, 이 책을 읽은 선우도 그랬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는데 선우에게 아내가 그 얘기를 한 모양이다.
선우는 나보다 더 신기해하고, 특별한 일로 알고는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주 흥분된 목소리로 우리 신부님이 바로 책 속의 그 신부님이라는 것이 놀랍다고 말한다.
아마도 자기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신부님 얘기를 책에서 보니 아주 새로웠고 감동이엇던 것 같았다.
선우는 그렇게 신부님을 보며 자신의 영적 성장을 잘 챙기로 있는지도 모르겠다.
존경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굉장히 큰 복이라는 생각을 하는 나로서는 신부님께 다시 한번 감사한다.

그리고 이 길다란 글을 쓰면서 내심 하고 싶은 말은 나도 카리스마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움의 카리스마, 자상함의 카리스마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왠지 그것은 처음 농사지으려고 막 산골로 내려왔을 때 보다도 힘든 일인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위의 사진들은 지난 9월에 산골에 오셔서 송이를 처음으로 채취해 보신다는  신부님과 수녀님과 남 루시아 자매님과 찍은 것이다.)


 
 
        

 

산골에서 쓰는 편지지는요.........
+   [산골풍경]   |  2008. 10. 11. 20:20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을엔 그리운 이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평소와는 달리 파란 하늘에 대고 글을 박습니다.

할 얘기가 남았는데 구름은 짓궂게도 왔다갔다 하더니만 다 지워 놓습니다.
같이 놀자는 거지요.
그를 끼워주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파란 편지지에 구름을 붙입니다.
소더비 경매장의 어느 명화보다 더 멋진 그림이 됩니다.

그리운 이들이 그 편지를 펼치면
파아란 글자들이 읽는 이의 가슴으로 후두둑 떨어져 들어가겠지요.
보나마나 그의 가슴에도 잉크빛 물이 들 것입니다.

이제 편지쓰는 일이 끝나면  벌판을 쓸고 다닐 참입니다.
가을걷이하러...

꽃지게 아래 초보농사꾼이 벗어 놓은 작업화에서도 가을물이 떨어질 것같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 www.skyheart.co.kr)

 
 
        

 

산골편지13--철들자 노망이라고...
+   [산골편지]   |  2008. 10. 10. 09:3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상하지도 못한 그가 요즘 들어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합니다.
청소며, 다 본 신문지 제자리에 갖다 놓고, 자기가 화장실 앞에 벗어 던진 꽈배기 모양의 양말과 옷가지를 빨래통에 갖다 놓기, 나 없는 동안 먹은 것 설거지하기 등....

어찌 보면 책제목처럼 유치원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이 연세가 되어서야  하는 것이지만 그에게는 여간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 대목에서 내가 좋아하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이 말을 인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생의 절정기는 중년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보다 완벽해지고 영혼은 성숙기를 맞이한다.

사고는 더욱 넒어지고 능력은 최대한 발휘되며 행동은 이성에 순응한다.
모든 것이 무르익고 성숙하다.
그대는 이 시기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절정기가 되어도 어떤 사람은 전혀 삶을 시작하지 않는다.
또한 어떤 사람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으로 삶을 시작한다.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는 방식에 따라 위대한 삶이 결정된다.

유년시절처럼 무지하지도 않고 청년시절처럼 광적이지도 않으며
노년처럼 둔하고 지쳐 있지도 않다.
정오에 태양은 가장 빛난다.

자연은 인생의 계절에 따라 다른 색깔의 옷을 입힌다.
유년에는 장미색의 옷을 입히고
청년시절에는 파란색의 옷을 입힌다.
마침내 인생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노년의 복장은 솔직해야 하므로 자연은 하얀색으로 끝맺는다."


그렇다면 초보농사꾼이 그럼 위의 글대로 영혼이 성숙기를 맞이한 것일까....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것이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철들자 노망이라고 왠지 그가 늙어간다는 생각에서 인 것같습니다.
그냥 신문지 봤으면 화장실에서 꺼내 놓아라, 거실 청소 좀 해달라, 양말 똘똘 말아서 화장실 앞에 팽개치지 말라,,,, 그렇게 잔소리 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것같습니다.

왠지 늙어간다는 생각이 들어 가을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습니다.

날이 따갑습니다.
그는 오늘 무슨 일로 나를 놀래킬까요.
안놀래켰으면 좋겠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산골편지12 -- 산골아빠의 비애
+   [산골편지]   |  2008. 9. 19. 23:5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낮에 보았던 달맞이 꽃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달빛을 많이 받아서 인지 얼굴도 노래가지고 하루가 다르게 키가 훌쩍 커져 있는 달맞이꽃.

하필이면 허구많은 공간중에 두릅밭에 피어 마음쓰이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먼 발치에서나 바라다볼 뿐 달리 손 한 번 잡아주지 못했다.
무엇에 대해 바라는바가 크고 진실하면 어찌되는지 달맞이꽃을 보면 알 수 있다.

달을 향해, 달을 향해 손과 발, 온몸을 다 동원하는.........................
비바람이 치는 날에는 걱정이 되어 뒷문을 수시로 열어본다.
혹여 바람때문에 억센 두릅나무가시가 달맞이꽃의 여린 얼굴을 할퀴지나 않나하고............

************************************

휴가철이 되자 산골에도 많은 이들이 찾아들었다.
그 중 두 언니네 가족이 휴가를 보내고 갔다.

아이들은 형과 오빠가 온다며 며칠을 기다린 끝이라 만남 자체가 기쁨이었다.
손님을 인근 유명한 계곡으로 안내한다는 핑계로 우리 가족도 그 김에 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휴가는 곧 끝이 나고 언니네 가족들이 모두 떠난 후에는 네 식구 모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이 없다.
일도 손에 안잡히고 밭에 올라가기도 싫었다.

일은 커녕 울적한 마음 가라앉히기에도 하루 해가 짧았다.
여운을 오래 끌고 사는 아내의 슬픈 속내를 읽었는지 그이는 내게 한숨자란다.
자꾸 목이 메어와 자리펴고 누웠다.

왜 작은 자극에도 내 호수의 파장은 그리 큰 걸까?

여러 번 몸을 굴리며 애써 소용돌이를 잡으려 애쓰는데 옆방에서는 나를 제외한 산골식구들의 ‘레슬링’이 시작되었다.

어른만큼이나 서운해 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그이는 편을 갈라놓고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일단 패가 갈리면 애비도 아이들도 인정사정이 없다.
서울에서도 자주 보던 일이었다.

한참을 그리 산골이 떠나가라 함성을 지르더니 가장 큰 선수 하나가 기권을 하고 마루에 나동그라졌다.
하도 선우에게 얻어맞은 옆구리가 아프다며 꾀병을 부리기에 못들은 척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자 그이는 도저히 아파 못견디겠다며 병원을 가잔다.
하루 일을 포기하고 병원에가 X-ray를 찍어보니 10번 갈비뼈에 금이 간 것.
5주 진단이 나왔다.

무거운 것 들지 말고 힘든 일 하지 말고 푹 쉬란다.
언니들의 빈 자리를 씻기도 전에 산골 일을 도맡아 하게 되었으니 팔자도 참.
남편은 심지어 멜라뮤트 밥주러 가는 일도 힘들어 했다.

형들과 재미있게 놀다 남아있는 아이들 생각하니 마음이 쓰이더란다.
그래 한 게임하며 아이들 기분전환시켜 주려던 것이 그만 그리되었단다.
2주가 지났는데도 차도가 없다.

산골아이들은 지레 겁을 먹고 지애비 심부름을 쏜살같이 한다.
돌아눕기도 힘들어 하고 기침할 때는 옆구리를 움켜쥐고 뒹군다.
병원약 먹고, 홍화씨달여 먹으며 원상회복을 위해 총매진중이다.

***************************

가슴이 하도 설겅거리기에 밤바람 맞으러 툇마루에 앉았더니 달님도 설겅거린다.
모든 것이 마음따라 가는가보다.

내 마음이 을씨년스러우면 나의 주위 친구들도 그리 보이는 걸 보니 말이다.
한참을 앉아있자니 가슴이 시려온다.

바로 앞 대추나무에게 가까이와 앉자고 하니 위로한답시고 자식을 주렁 주렁 달고 냉큼와 앉는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2001년 8월 20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 산골에서 배동분 소피아 (하늘마음농장)


 
 
        

 

산골편지11-- 어디에 눈이 가는가??
+   [산골편지]   |  2008. 9. 9. 00:43  

2008년 9월 6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을이 성수기를 맞았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벌개미취 역시 한 쪽에서는 작은 몽우리를 터뜨리고 한 쪽에서는 검으죽죽하게 졌다.
거기다가 마타리까지 한 쪽에서 지고 있다.

이쯤 되면 마음 단속을 잘 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넋놓고 있다간 '내 마음 나도 몰라'다.

가을엔 이래저래 단속할 것이 많다.


************************************

산골 집으로 올라오는 미니 언덕에 꽃을 심었다.
예전같았으면 거기까지가 관심의 종착지였다.
밭이 오라고 시도 때도 없이 불러재끼니 별 수 없이 갈 수 밖에...

그렇게 ‘밭의 종‘처럼 불려 다니다 어느 날 보면 꽃모종이 풀에 녹아 흔적도 없이 눈에서 사라지곤 했다.
꽃이 밥먹여 주는 것도 아니다 보니 밭에 아부하며 귀농생활이 익어갔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산중생활도 익숙해지고, 낯선 곳에서 부초처럼 떠다니던 마음도 잔뿌리를 내리게 되자 올해는 관심을 좀 나누어 보자고 이른 봄부터 다짐했었다.

집으로 올라오는 작은 비탈길 왼쪽에는 코스모스를 얻어다 심었다.
오른쪽에는 봉선화와 벌개미취를 심었다.
어린 싹이 나오면 내 작은 눈을 뒤집어 까고 풀을 뽑아주어 꽃모종이 그들에게 놀이갯감이 디지 않도록 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나무 밑에 묻으러 다녀오다가도 째진 눈으로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효소실에 들락거릴 때마다 주저 앉아 맨 손으로 풀을 뽑아 주었다.

그랬더니 어느 새 튼튼하고 의젓하고 멋진 꽃을 피웠다.
길 양쪽에 꽃이 피니 그 느낌이 아주 새롭고 흥분되기까지 했다.
뭐랄까...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처럼 괜시리 가슴이 일렁거리곤 했다.

꽃들의 그 순수한 모습을 볼 때면 사악하고 인정머리 없는  인간을 위해 도열해 있는 꽃들에게 미안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마냥 좋고 푸근하고 기분이 째졌다.

얼마 전에 비가 내렸다.
나의 헌신에 힘입어 화사하게 피었던 봉선화 꽃잎이 발 아래 내려와 앉아 있다.
그런데 도열해 있는 싱싱한 꽃에 눈이 가기보다 제 발 아래 꽃잎을 수북이 떨군 꽃에 눈이 자주 가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젠 아예 꽃나무 아래만 본다.
그리 눈영접을 하고 나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대도 한 때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젊음과 화려함을 지녔으니...’
예전에는 화려하게 피어 있는 꽃에만 눈이 갔지 그 발 아래는 관심도 없었다.

그렇게 쌓인 꽃잎 위로 다시 비가 내렸다.
굵은 비는 이미 사기를 잃은 자 위를 확인사살하듯 집중적으로 공격을 퍼붓는다.

자연의 변화를 가만 들여다 보면 그 안에 우리네 삶의 모습과 견주어 보며 교훈으로 삼을 것이 쌔고 쌨다.

작년까지만 해도 화려하게 피는 꽃에만 온 신경을 꽂았었다.
그러나 세월밥을 먹을수록 떨어진 꽃에 눈이 더 가고 생각도 그 꽃 위에 함께 쌓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해가 날 것이다.
그러면  제 몸을 말렸다, 이슬에 적셨다 몇 번 하고 나면 흔적도 없이 내 눈에서 떨어진 꽃들도 사라질 것이다.

사람의 한 생애도 이에 견줄 수 있겠다 생각하니 그 앞에 쭈그리고 있는 내 마음 또한 하염없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산골풍경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산골풍경]   |  2008. 9. 1. 15:1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켄트 M. 키스(1949~  )

사람들은 때로 변덕스럽고
비논리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도 그들을 용서하라.

네가 친절을 베풀면
이기적이고 숨은 의도가 있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친절을 베풀라.

네가 정직하고 솔직하면
사람들은 너를 속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라.

네가 오랫 동안 이룩한 것을 누군가 하룻 밤새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언가 이룩하라.

네가 평화와 행복을 누리면
그들은 질투할지 모른다.
그래도 행복하라.

네가 오늘 행한 선을 사람들은 내일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선을 행하라.

네가 갖고 있는 최상의 것을 세상에 내줘도
부족하다할지 모른다.
그래도 네가 갖고 있는 최상의 것을 세상에 주어라.


*****************************

한 주를 시작하는 날
한 달을 시작하는 날
비가 옵니다.

그것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흥분과 격분과 미움과 화를 잠재우라며 모범을 보이듯 자작자작 비가 옵니다.
그 비를 보며 이 시를 읽었습니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야 한다.

그래야 한다고 주문을 자꾸 외우면 그렇게 된다고 믿습니다.
왜냐 하면
사람은 마음먹는대로 되는데 그 마음 먹기가 어렵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를 읽으며
한 번 두 번 실천하다보면
언젠가는 원숭이처럼 흉내라도 내는 인간이 되겠지요.

한 주를 시작하자면
조금은 피곤하고 주말이 멀었다 싶어 몸이 쳐지기도 할 것입니다.

이 시를 읽으시며
한 주를 힘차게 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음은 위의 사진처럼 평안한 마음을 가지시면 좋을 것같아 찻잔을 넣어두는 단스 위의 풍경을 찍었습니다.
이처럼 마음이 평화로우시길 빕니다.

(이 글은 인도 캘커타의 어린이집에 새겨진 말로 마더 데레사의 시로 알려졌지만 위의 켄트 M. 키스가 쓴 시라고 합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이전 | 1 | ··· | 9 | 10 | 11 | 12 | 13 | 14 | 다음>>

하늘마음농장's Blog is powered by 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