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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_해당되는 글 139건
2008.12.15   귀농아낙의 책이야기-- 아름다운 마무리 
2008.12.14   귀농풍경 -- 솔잎 생선찜 
2008.12.14   귀농일기-- 반장의 본분을 다하자. 
2008.12.13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2008.12.08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2
2008.12.08   귀농풍경-- 최연소 여인의 선물 
2008.12.06   귀농일기 -- 한밤중 물통 속 부자 
2008.12.05   귀농풍경 -- 나무타는 냄새로 가슴이 따뜻하기를.... 
2008.12.03   책이야기 -- 거울의 법칙 
2008.11.20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귀농아낙의 책이야기-- 아름다운 마무리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12. 1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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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줄도 몰랐다.
신문에서 이 책이 나온줄 알고 그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슬리퍼짝 끌고 가서 바로 살 수 있는 귀농 전 같았으면 하던 일을 던지고 아마도 사러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산골에서 읍까지 가서 사야하는 이 사정이 참 답답하게 만들었다.
어떤 내용일까, 이번에는 어떤 감흥으로 나의 귀농생활, 산골생활에 윤기를 줄까....등등 상상만으로도 행복하고, 뿌듯하고, 기다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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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법정 스님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은 평가가 양면적일 수 밖에 없으니 내가 그분의 책으로 영혼을 맑힐 수 있고, 희망이 싹트고, 나의 가치관에 수혈을 해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귀농 전에도 법정 스님 책을 좋아했는데 향한 마음은 귀농 후에도 여전하다.
오히려 더 감흥이 깊어지고 있다.
같은 자연 가까이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나서 읍에 갔을 때 다른 볼일로 뛰어다니면서도 서점에 들러 잽싸게 이 책을 사들고 나왔다.
얼마나 좋은지...
가방을 자꾸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산골로 와서 한반에 읽기 시작했다.

이번 책의 제목은 ‘아름다운 마무리’


스님의 연세도 있고 그 제목이 더 읽는 이로 하여금 지금 서있는 자리를 확인하게 해주었다.

스님의 어느 책이든 그렇듯이 이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도 글이 담백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니 자연에서 느끼고, 자연에서 살아가고, 감동받은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정신적 스승’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그러나 그분은 삭막한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영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정신없이 달려가는 우리들에게 잠시 느티나무 아래 서서 그 바람소리를 듣게 하고, 그 이파리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보게 해주는 분임에 틀림없다.


첫장을 넘기면 투명 종이가 나온다.
그것이 더 책의 여운을 미리 읽게 해준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피하려 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바라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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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이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은 책을 읽어야 생각이 깊어진다.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진다.


읽는 책을 통해서 사람이 달라진다.“

책읽는 사람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좀더 세밀히 말하면 빈틈까지 보인다.

현대인들은 빈틈없어 보여야 야무진 삶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진정으로 영혼이 꽉 차 있는 사람이 겉으로 보아서는 빈틈이 보인다.
더 정확히 말하는 여유로워 보인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알 수 없는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디서 오는가...


책향기, 자연향기, 그리고 침묵 향기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책과 자연향기란 다 더듬어 헤아릴 수 있는 이야기라고 알 수 있겠고, 침묵 향기란 그런 사람일수록 침묵의 시간을 많이 가진다는 것이다.

야콘가공때문에 고단한 몸이지만 영혼을 또릿또릿 맑아지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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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서 나를 보고,
침묵 속에서 남을 비춰보고,
침묵 속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자만이 그런 여유와 넉넉함을 내비칠 수 있다고 본다.


스님의 일상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이라 권할만 하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한다.
그 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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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묵직하고 무거운 시간에 책 한 권이 그대의 침묵과 마무리를 도울 수 있다면 이 책을 떠올려 보시라....

얼마 전에 읽고도 책상 위에 놓고 만지고 만져 보고 있다.
아직도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흥이 바들바들 떨고 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솔잎 생선찜
+   [산골풍경]   |  2008. 12. 1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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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울진 본당 신부님이 다녀가셨다.
선우(아론)가 늘 아버지처럼 따뜻하시고 자상하신 분이라며 무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선우는 아주 열을 내며 신부님의 품성에 대해 토해내곤 한다.


사람은 살면서 길 위에서 누구는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 말이 선우의 모습을 보면 더 생동감있게 느껴진다.
선우는 신부님의 모습을 보며 가치관을 보다 더 세밀하게 따뜻하게 세우고 있을 것이다.

아론이 있을 때 신부님이 오셔서 참 좋았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특별히 음식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저 정성껏 , 마음으로 준비하면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후다닥 저녁을 준비했다.
저녁 식사를 하시고 차도 한 잔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부님이 가시고 나니 설거지 작업으로 바로 투입이 안된다.
누군가 떠나고 나면 그 향기와 여운이 남는다.


더군다나
사제가 다녀가시고 나면 더더욱 그 향기와 여운이 짙고 짙어서 바로 일을 시작 못한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왔다갔다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그렇게 거실을 돌아다녔다.


귀농하고 나에게 있어 신앙은 내 몸뚱아리의 뿌리요, 내가 기대는 기둥이요, 내 삶을 밝히는 등장불이다.
귀농 전에도 매일 미사를 다니며 힘찬 신앙생활을 했지만 연고도 없는 낯선 곳으로  귀농후의 그것은 또 다른 의미다.

이제 마음을 잡고 설거지를 하는데 냄비가 랜지 위에 많다.


그 중 하나는 뭐지??하고 열었는데...

앗!!~~#^%$*&#@!


신부님 드린다고 그 어둔 언덕으로 올가다 솔가지를 따다가 서울에서 어머님이 공수해 주신 맛난 생선을 쪘다.
솔향도 향기지만 기름을 넣지 않고 이렇게 찌면 아주 담백하고 생선의 고유한 맛을 솔향과 함께 느낄 수 있어 정성껏 쪘건만
까맣게 잊고 식사를 드렸으니...


이거, 이거...


아쉽다.
산골에 오셨으니 솔향기와 담백함을 드리고 싶었는데...
뭔 반찬이 그렇게 많았다고 해놓은 생선도 못드리고 난리인지...

놀라는 나를 보더니 무슨 일이냐고 초보농사꾼이 달려온다.
사실을 말하니...
오늘은 망치 이야기를 안한다.


내가 너무 아쉬워 하니 그 농담은 안하는 것으로 보아 나를 읽은 것같다.

나의 생각을 손이 잘 알아주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반장의 본분을 다하자.
+   [귀농일기]   |  2008. 12. 1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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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30일


오늘은 주일이지만 미사가 없다.
성당에서 성지순례를 가기 때문에 어제 밤에 읍까지 가서 특전미사를 보아야 하지만 가지못했다.
성당에 안갔지만 늦잠을 잘수는 없었다.


오늘 우리 반으로 퇴비와 땔감이 나왔기 때문이다.

반장 연봉이 5만원이나(?) 되니 정말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하면 아내가 막 웃는다.

귀농하고 처음엔 연봉이라는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만 지금은 연봉 5만원얘기를 하며 자기가 더 웃는다.


땔감은 독거노인들에게 군에서 주는 나무인데 우리 새밭은 2차라고 했다.

새밭에서 연탄을 때는 집을 빼고 다섯집이 나누어야 한다.


내가 반장이니 이건 반장이 칼같이 공평하게 나누어서 실어다 드려야 한다.
일단 나무와 퇴비를 쌓아 놓았다는 새밭 공터로 가보니 나무가 4뭉치다.
4뭉치를 다섯집으로 나누는 일은 눈저울이 기지를 발휘해야 공평해지고 잡음이 없다.

그래도 우리 반 어르신들은 경우가 바르고 말수가 적으신 분들이지만 어쨌거나 신경은 무지 쓰인다.
공평하게 실어다 드리려고 무진 애를 썼다.

새밭은 한 장소에 몇집씩 무리지어 있는 반이 아니고 한골에 한 집씩 떨어져있는 독가촌이 거의 전부다.
산골의 형태는 모두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면 거의 하루는 걸린다.
꾀골재 할머님댁에 실어다 드리려고 하니 그댁 아드님이 잠깐 내려와 있다며 와서 할머니 댁으로 갈 나무를 같이 실었다.
그리고 퇴비도 꾀골재 할머니꺼였기 때문에 다음에는 퇴비를 실어다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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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생나무라 보기보다 무겁다.
또 성격상 똑같이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 신경이 많이 쓰였다.


이렇게 신경쓴다는 것을 우리반 어르신들도 아시는지 별 말씀이 없으셨다.
나중에 다른 반의 얘기를 들어보니 누구네는 많이 주고 누구네는 적게 주었다고 하고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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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이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중대한 일을 시작하는 날이라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달밭에 올라 오늘부터 심기로 한 소나무 자리를 한참 둘러보았다.

오늘 마을 어르신들의 나무를 실어다 드려서 그런지 내 잠자리가 다 따뜻하다.
“할매, 할배!! 올해 농사지으시느라 고생하셨으니 겨울 따뜻하게 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봄 맞이하세이~~~~~~”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   [산골풍경]   |  2008. 12.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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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낯선 차가 들어섭니다.
연락없이 손님이 오시나보다 했습니다.
누굴까...

애들이 더 긴장합니다.
주말에 모르는 사람이 느닷없이 오면 좀 그런가 봅니다.
가족끼리 주말에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 마음을 아는지라 ...

그런데 우체국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안타고 오늘은 근무를 안하는 날이라 차로 택배를 배달해 주십니다.

받아보니 미국의 친구 영렬이가 보낸 것입니다.
선우가 먼저 봅니다. 영렬이모라고...

선우에게 주소를 찢지 말고 그대로 오려달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니 울컥합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자 친구를 만난듯 그렇게 울컥한 것입니다.

친구의 필체....
예전의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우리의 우정처럼...

친구는 내가 귀농하고 힘든 일을 하니까 마음을 보통 쓰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미국에서 하늘마음농장 홈을 열어 놓고 나를 걱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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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우리 부부가  아프니까 약이랑 내 썬크림(^^) , 화장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 원두커피... 등을 챙겨 보냈습니다.
안그래도 편지를 보내고 싶어했던 내 마음이 들킨 것같아 마음이 술렁였습니다.

친구의 필체를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 벗이란 이런 것이지요.
진정 친구라고 할 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어떤 때는 '은인'이라고 초보농사꾼 앞에서 , 그리고 남들 앞에서까지 몇 번이고 말하고는
이제는 '너 없이도 이제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 되자 같은 입으로 ....
그런 사람은 친구라고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저 사회에서 만나 자기 궁하면 그랬다가, 처지가 조금 달라지만 이러는 그런 사람은 친구라는 단어를 붙이면 좀 그렇다고 생각해요.

벗이란...........
흐르는 물처럼 ,
하늘의 별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그 빛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물에 걸리는 않는 바람처럼 말입니다.

오늘 내 귀한 벗의 글씨를 보고 난 그를 만난듯 좋아했습니다.

**********************

어제도 그랬습니다.
한 권의 책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막 읍으로 나가려고 시동을 거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주십니다.
일단 급하니까 읍으로 달리다 운전중에 뜯으려니 잘 안됩니다.

불영계곡 국도가에 차를 세우고 뜯어 봅니다.
조심조심, 두근두근...
책인줄을 미리 알았습니다. 알려주어서...

무슨 책일까...

책을 뜯어 보니 내가 좋아하는 달라이라마의 책입니다.
가슴이 잠깐 대어 보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가슴에 대어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해지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와 한 장을 열어 보니 한 장 가득 글도 써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요.
누군가 나를 위해 책을 두 시간이나 서점에서 골랐다면..............
황송했습니다.

벗이란,,,
그리고 만남이란...

오늘의 화두입니다.

복많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   [산골풍경]   |  2008. 12. 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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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면 누구나 김장철이 되면 걱정부터 되지요.
게다가 손님이 많이 오시거나 대가족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진할 것이구요.

저 역시 걱정이 됩니다.
귀농 전에는 친정 엄마랑, 언니들이 와서 다 해결을 해주었기때문에 김장철이 되어도 걱정도 안하고 편하게 살았지요.

그러나 귀농하고는 산골에 오시는 손님이 많고, 우리 가족 역시 김치를 좋아해서(나의 강압에 못이겨 먹다가 지금은 아주 잘 먹고 있지요^^) 왠만한 가정에서 하는 김장보다 배 이상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유심히 늦도록 가을걷이를 했고, 가을 걷이 후 밭정리며 그리고 봄처럼 밭을 다시 갈아서 다른 작업을 하느라 무지 바쁜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걱정을 하는 분이 있었으니...
이웃 동네의 병도 형인데 그 분은 배추를 매해 친환경 인증을 받아 농사를 짓지만 올해도 밭을 갈아 엎게 되었습니다.
그게 농사짓는 분들의 현주소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어서는 늘 우리 가족 배추를 챙겨둡니다.
그렇게 해발이 높은 밭에서 직접 뽑아다 창고에 두고는 언제 할거냐며 걱정까지 해줍니다.

아직도 밭에서 그러고 있다는 소식을 접수하더니 아예 우리 것을 절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하던 일을 두고 달려가 같이 절이고 왔는데 , 그날 우리 반의 꾀골재 할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배추를 절여 놓았으니 빨랑 가져가 오늘 씻어 버무려 넣으라고 신신 당부 하시더랍니다.

초보농사꾼이 달려가 할머니의 절인 배추를 싣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어, 무랑 배추랑 많이 보내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드실 것만 하시기도 힘들텐데 무슨 우리 젊은이 것까지 하시느라고...
내가 못살아...
배추를 씻으며 할머니의 마음을 읽다보니 마음까지 절여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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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친 가식처럼 그렇게 대해주시는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 배추도 씻어 두었습니다.

다음 날, 형네로 가보니 벌써 싹 씻어서 물기를 빼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춧가루와 젓갈만 오기를 기다리며 다른 양념을 다 버무려 놓았습니다.

디딜방아 유기농 고춧가루에 젓갈, 그리고 야콘을 갈아 넣고 버무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져간 할머니 배추까지 김장을 그 댁에서 했습니다.

나 바쁘다고 농사짓느라 관절마다 아파서 약을 먹는 아줌마가 나까지 챙기느라 ...
얼마나 미안하던지...
산골 아줌마는 복도 많습니다.

김치냉장고 통에 일일이 넣고도 남아 큰 스텐 다라이에 담아 차에 싣고 왔습니다.
김치 냉장고도 제일 큰 것인데 다 못들어가고, 결국은 땅을 파달라고 했습니다.

초보농사꾼이 언덕 위 해바라기 심었던 자리에 땅을 파주었습니다.
작은 그릇으로 담아 일일이 그 높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김장김치를 항아리에 담았습니다.

김장 김치 색깔이 먹음직 스러운 만큼, 이번 김장을 도와주신 두 분의 수고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김장담는데 주인으로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그렇던지 항아리에 꼭꼭 눌러 넣고는 이내 몸살이 나서 앓았습니다.

먹을 때마다 그 따뜻한 마음도 함께 먹겠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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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풍경-- 최연소 여인의 선물
+   [산골풍경]   |  2008. 12.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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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우리 홈 사랑방에 등장하는 손님 중에 최연소 공주님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성당에 가면 늘 미사중에 산골가족을 찾아 찾아 옵니다.

그리고 아줌마 가족을 찾으면 환한 웃음으로 왔다가 별 말 없이 가고, 다시 또 와서 있다 다시 엄마가 있는 유아실로 가곤 하는 아가씨입니다.


채영 공주님 엄마가 우리 홈을 자주 열어 놓고 있으면 산골 언니, 오빠 사진이랑 소피아 아줌마, 아저씨 사진이랑 글을 읽어 달라고 하곤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아저씨 , 아줌마가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병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안 공주님이 이 선물을 주었습니다.


일회용 밴드...

이 일회용 밴드를 다리와 허리에 붙이면 낫는다는 생각을 하는 아주 맑은 6살 소녀입니다.

공주 엄마에게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뛰던지요.

귀농하고 여러 인연에게 사랑을 받아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밴드도 그냥 밴드가 아닌 뭐라나, 뽀로로 밴드라고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밴드여야 한다며 한밤중에 사러 가자고 하여 애먹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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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밴드를 가지고 성당에서 저를 찾아 왔네요.

오늘은 늘 앉는 자리에 앉지 않고 정반대 의자에 우리 가족이 앉았는데 선우가 보니 저쪽에서 왔다갔다 하더랍니다.


드디어 찾아와서는 기쁜지 하얀 얼굴에 웃음을 하얗게 웃으며 자기 핑크색 핸드백에서 이 밴드를 꺼내 줍니다.


그것으로도 눈물겨운데 그 밴드에 자기가 쓴 글씨로 ‘프랑고 아저씨’ ‘소피아 이모’라고 죄다 써왔네요.

프랑고는 프란치스코의 약자로 프랑코라고 하는데 아마 그렇게 쓴 것일 거예요.


초보농사꾼 것은 초보농사꾼 손에, 내 것은 내 손에 쥐어 줍니다.

그리고 다시 핸드백에서 편지를 하나 전해주고는 달아납니다.

어제 그림을 그렇게 멋지게 그려서 핸드백에 넣어 온 것입니다.


모두가 추운(?) 이 연말에 따뜻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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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나고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했더니 지난번에 소피아 이모가 선물로 준 헬로 키티 인형을 누가 가져가서 안가져다 준다며 웁니다.

아마 성당에 온 꼬마가 들고 갔는데 안주고 다른 인형을 가져다 주더라네요.

소피아 아줌마가 선물로 준 것이라 아주 소중히 여기며 누구를 만나도 ‘소피아 아줌마’아냐고 묻는다는 채영이...


나는 6살 채영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아줌마의 자격이 있는지 마음에게 묻고 또 물어 물어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한밤중 물통 속 부자
+   [귀농일기]   |  2008. 12. 6. 15:39  

2008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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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먹는 물은 저 위 호수밭에서 내려오는 물을 먹는다.
이전에 사시던 할아버지도 그렇게 하셨다.
호수밭 위로는 아니, 우리 집 위로는 집이 없다.
우리집이 독가촌이라서 그게 좋아 이 터전에 둥지를 틀게된 이유도 있다.

그러니 그곳에서 내려오는 물은 더없이 맑고 깨끗했다.
우리는 효소를 가공하기 때문에 가공업에 있어서 수질검사는 필수다.
수질검사 항목도 많아서 그 모든 항목이 적합판정을 받아야만 했다.

많은 돈을 들여 수질검사를 해보면 합격판정을 받곤했을 정도로 이 물은 좋았다.
물론 가재도 심심잖게 놀러오고...

문제는 이전 주인이신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식이 없으셔서 그 물로도 충분히 감당이 되었지만 우리가 귀농하고는 애들 둘에다 우리 부부 작업복에다 빨래만 해도 자주 세탁기를 돌려야 했기 때문에 물이 부족했다.

그래서 여러번에 걸쳐 포크레인을 부르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지만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했고, 자주 모터에 물도 차고 모터가 얼고 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또 수해가 일어나면 저 위에서 물을 끌어내리는 땅에 묻은 호스가 다 노출되곤 했다.
시행착오로 돈만 많이 버리고 그렇게 물공사는 내 머리 속에 숙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던중 오두막을 헐고 새집을 짓게 되면서 물공사를 먼저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승하(달길)님이 자원봉사로 물공사를 완벽하게 해주셨다.
달길님 성격에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해가며 포크레인 공사를 하면서 물공사를 마쳤다.

그렇게 오랜 숙원사업이던 물공사는 좋은 분의 도움으로 내 머리를 한가하게 해주었다.
새 집을 짓고 입주를 했고, 물은 잘 나오고 물이 그렇게 나올 때마다 아내는 달길님 이름을 입에 달고 살았다.
주부들이야 물과 밀첩한 관계에 있지만 나도 머리에 늘 물공사가 숙제여서 여간 등이 시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물이 나왔다 안나왔다를 반복했다.
멀쩡히 나오다가 끊어지고 그러다 효소실 옆 세척실의 수도를 틀고 올라오면 다시 나왔다.
물이 안나올 때마다 뛰어 내려가 그곳의 수도를 누군가 틀어주고 오곤 했다.
그래도 아내는 이정도 불편은 일도 아니라며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그 빈도가 점점 높아지더니 이제는 조금만 써도 금방 안나오곤했다.
왤까...
달길님도 고민에 빠졌다.
둘이서 고민을 하고 또 고민을 해도 이유를 몰랐다.
혹시 모터의 용량이 작아서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알아보니 그것도 아니란다.
그럼???
달길님이 고민을 하며 자주 전화를 하니 그것도 미안했다.

내 일처럼 쓰는 사람 불편함이 없도록 이중, 삼중으로 완벽하게 공사를 해준 사람으로서 고민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건축자재를 종합적으로 파는 곳에 가서 상의를 했다.
마침 그곳에 모터의 달인이라는 사람이 와 있었다.
나는 잘 몰랐는데...

그 사람 말로 세곳에 부속을 달아보라는 거였다.
몇만원드는 부속값을 들여 해보느냐, 아니면 그돈 버리느냐 하는 거였지만 일단은 해보기로 하고 부속을 사왔다.
그리고 세척실에 하나를 달았다.
그것을 달고 아내더러 물을 켜라, 꺼라, 다시 켜놓아라 진종일 오르락 내리락하며 해보았지만 결론은 꽝이었다.

돈만 버렸다는 생각에 기대했던 마음이 우르르 무너지고 상심이 컸다.
자, 나머지 부속을 다는 일에 기운이 빠져 그날은 그렇게 관뒀다.

그리고 가을걷이는 어느 정도 해 갈무렵 저녁에 두 부속을 마저 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성격으로는 다음 날 바로 해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호기심맨이지만 오늘에서야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혼자 물통의 뚜껑을 열고 모터 위에 앉아 부속을 달려는 순간 부속하나가 그만 물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작대기를 가져다 해도 깊이가 장난이 아니었다.
날이 어둡고 도저히 혼자는 할 수가 없어 아들 선우를 불렀다.

날이 추우니 잘 껴입고 손전등 들고 나오라고 주문을 했더니 이놈이 털모자에 지엄마 스웨터까지 입고 출전기념으로 사진을 박아야 한다며 포즈를 취한다.
산골아이들의 경우 아빠가 무엇을 도와달라고 하면 입이 나오질 않는다.
어떤 귀찮은 경우에도...

물론 내 카리스마가 만만치 않다고 선우가 장난삼아 말하지만 귀농하고 달라진 것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도시에 있었더라면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나올까...이 추운 밤에...
그게 갑자기 고마워졌다.

뒤에서 장난을 치며 나를 따라오는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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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보다 긴 작대기를 가지고 가서 선우를 이번에는 통에 넣어 물 아래를 보라고 하니 깊이가 장난이 아니라며 어림도 없단다.
그러면서 또 아빠는 어림도 그렇게 못잡냐고 또 나를 곯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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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작대기를 고르러 집으로 올라갔다.
더 긴 작대기로...
그러나 그것도 안되고 다시 긴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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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해보아도 물이 깊어 작대기가 물 밑바닥에 있는 부속에는 미치지못했다.
다시 올라가서 제일 긴 작대기에 못을 박아 왔다.
그 못에 부속을 걸던지 아니면 통 벽을 타고 끌어 올리던지 해보라고 선우에게 주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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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이 아주 진지하다.
해더보니 이제야 손전등 안에 부속이 보인단다.
밖은 밤 10시가 넘었으니 칠흑이고 검은 통 안은 더 어두웠다.
이제 보인다는 부속...

벽을 타고 선우가 부속을 끌어올린다.
“선우야, 심호흡도 하면 안돼.”

“아빠, 저를 뭘로 보시는 거예요. 하며 끌어올리던 일을 멈추고 장난을 한다.”

“너 이거 떨어뜨리면 너 밤새 혼자 꺼내. ㅎㅎ"

“그럼 아빠가 해보시던지, 저에게 하청을 주었으면 그냥 맡기셔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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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놈이 이렇게 나오는데 잠자코 있었다.
결국 선우가 꺼냈다.
얼마만의 원점인지...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부속을 달아보지도 못하고 빠뜨린 부속 꺼내는데 온 열과 성과 에너지를 다 소비했다.
이제 내가 통으로 들어가 부속작업을 해야 한다.
벌써 시작은 많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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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데 선우는 들어가지도 않고 옆에서 나를 웃긴다.
아내가 나와보고 둘이 웃고 떠들고 하기에 포기한줄 알았단다.

일단 부속을 다 달고 물통 문을 닫은 후 물에 팔을 넣어 팔이 다 젖은 선우와 손바닥을 서로 마주쳤다.
선우가 씩 웃는다.

그렇게 들어오니 긴장이 더 된다.
물에 빠진 부속 건질 때보다 더 긴장된다.
과연 물이 나올까.
이렇게 부자가 고생했는데 물이 또 안나오면 어쩌지...

아내더러 빨래도 돌리고 물을 끄지말고 계속 틀어두라고 했다.
밤12시가 지나고 새벽 1시가 지나도록 물은 끊어지지않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문제는 내일도 잘 나올까이다.

처음 한곳의 부속을 달고 불발이었을 때 무지 실망했다.
그런데 오늘밤 부속을 다 달고 나서는 혹여 물이 안나와도 그 돈이 아깝지 않다.
선우랑 둘이 그 야밤에 개울가에서 통속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서로 놀리며 웃고 떠든 것으로 치자면 부속값이 안아깝다.
그건 추억값이니까.

선우가 집에 와서 아내와 지동생 주현이에게 그동안의 일(주로 나를 곯리는 일)을 전부 쏟아내고 있고 아내와 딸은 웃겨 죽는다고 넘어간다.

“선우야, 수고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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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풍경 -- 나무타는 냄새로 가슴이 따뜻하기를....
+   [산골풍경]   |  2008. 12. 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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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이 나무 걱정을 한다.
지금 야콘즙과 야콘칲을 시도하느라 밤낮 없이 고생하는중에 또 하나의 걱정 중 하나가 나무인가 보다.
난 그 걱정을 자주는 못했는데....

산골날씨라는 것이 이러다 폭설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땔감을 해올 수가 없다.

물론 아쉬운대로 가져올 나무는 있다.
그러니까 몇 년 전 나무로 집지은다고 먼저 나무가 심어져 있는 밭을 통째로 사서 그것을 사람 사서 자르고, 포크레인과 삼판차를 대절하고 나르기 시작...

그러니 경비는 얼마나 들었으며 , 나무 값으로 준 돈...
우리 초보농사꾼 일은 잘 저지르니 뭐 그러려니...

그렇게 용감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이 서면 밀어붙이는 형인 초보농사꾼이 지금은 소심남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부부는 정말 닮아간다.
우린 지금 막가는 쪽으로 닮아가는듯....ㅜㅜ

살다보면, 잘 하려다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그런 것...
거기에 인간의 간사함이나 상처주는 행위만 개입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싶다.

하여간 그 놈의 집짓겠다는 그 나무 가려서 조금 쓰고 이제는 땔감으로도 쓴다. ^^
그래도 가장으로서 나무 걱정이 많이 되는가 보다.
가장은 그래서 다르다.

일전에 해온 나무가 조금 있지만 지금 이렇게 추워진 날들이 이어지면 금방 땐다.

지금 사회 전체가 어렵다.
아니 오늘 날씨처럼 춥다.

그런 요즘 이 나무 사진을 꼭 올리고 싶었다.
이 나무를 때면 나무타는 냄새도 영혼을 맑게 해주지만, 그 따사로움이야 경제의 추움을 조금이나면 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시대의 가장 여러분 ...
힘내세요.
나무타는 냄새, 굴뚝에서 연기가 풀풀 나오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 순간이나마 영혼을 뎁히시길 빕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책이야기 -- 거울의 법칙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12. 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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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얼마 전에 두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

보내준 분은 내 책을 출판(청림출판)해 준 분인데 2권 원고건으로 원고를 보내면서 함께 책도 넣어 보내주었다.
캐리어 우먼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하는 젊은 여성인데 일도 똑소리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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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얼마 전에 두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

보내준 분은 내 책을 출판(청림출판)해 준 분인데 2권 원고건으로 원고를 보내면서 함께 책도 넣어 보내주었다.
케리어 우먼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하는 젊은 여성인데 일도 똑소리나게 한다.

예전에 책에 낼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기자와 오면서 함께 들렸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함께 할 시간이 있었던 거였다.
일을 하는 여성 ... 자신의 카리스마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었기에 옆에 있는 나까지 예전 직장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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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다.

이 '거울의 법칙'이라는 책은 노구치 요시노리라는 일본 사람이 지은 책을 번역한 것이다.
부제가 '인생의 어떤 문제든 풀어주는 마법의 법칙'이라고 되어 있기때문에 대충은 표지만으로도 무슨 내용을 점칠 수 있었고 그 어설픈 점이 맞아 떨어진 경우이다.

책에는 삽화도 함께 되어 있어서 얼핏 보면 애들 책인가,,하는 생각도 들게 될 정도다.
간결한 글과 요지만을 꺼낸 책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도 작고 페이지도 전철에서 읽기에 좋은 정도다.

주인공의 아들이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엄마에게 전혀 털어놓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해결법을 조언자는 '용서'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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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지나간 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더 이상 상대방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편안함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주인공은 아들과의 관계에서 실마리를 푸는 것이 아니고 주인공이 용서못하는 사람, 즉, 아버지, 남편부터 그 실마리를 찾는다.
물론 조언자의 끌림에 의해...

살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용서라는 말 또한 상처만큼 그 곁을 알짱거리는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주인공이 아이의 엄마지만 내가 보기에는 조언자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주인공이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만 잘 파악하고 내 것으로 만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조언자는 말한다.
'우리 삶에 나타나는 현실은 우리 마음 속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그것이 바로 '거울의 법칙'이라고 했다.
마음속에 불만만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   [귀농일기]   |  2008. 11. 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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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일

오늘부터 야콘캐기 시작이다.
그전까지 야콘밭마다 예초기로 야콘줄기를 잘라주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비닐을 걷으면서 한편에서는 야콘을 캐면 된다.

사실 농사라는 것은 심을 때와 수확할 때 제일 긴장하고 걱정이 된다.
심을 때는 늦게 심으면 수확량과 관련이 있다보니 서둘게 되고 마음이 급하다.
가을걷이는 서리와  추위가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하는 급함이 있다.
어느 것이 더 중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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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일년 농사중에 제일 바쁘고 신경이 쓰이는 철이다.
그런데 자주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발을 구를 때도 많다.
게다가 내 농사는 야콘농사가 많다 보니 더 야콘에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중에 오늘은 성당에서 열두 분이 도와주러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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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내 역시 밭에 전념할수 있어 다행이다.
품을 샀을 때는 아내가 일이 있어 굳이 밭에 못와도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데 성당분들의 경우는 아내가 있으면 훨씬 밭이 활기차기 때문이다.

활기찬거야 그렇지만 저녁식사준비 등을 하려면 아내는 꼼짝 없이 집에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밭에서 함께 일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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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님 두분이 시장부터 다 봐서 아침 일찍 산골에 도착하여 저녁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았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의 집 일간 사람처럼 일끝내고 들어가 저녁을 얻어 먹었으니까.

그렇게 그날은 호수밭에 있는 야콘을  캐다 어두워서야 집으로들 내려왔다.
다음 날에도 주일 미사가 끝나고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오셨다.
열심히 비닐을 걷고 여자분들은 야콘을 떼고 선별하여 박스에 담고 하는 일들을 해주었다.
형제님들이 많이 오셔서 야콘이 가득 들어 있는 야콘박스를 세레스에 죄다 싣는 일, 그것을 창고에 다시 쌓는 일을 거의 혼자하던 나로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들 내 일처럼 알뜰히 야콘을 캐주었고 함께 박스를 나르고 야콘창고에 차곡차곡 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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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응원온 분들까지 합하니 그 날은 열일곱 분정도 되지싶었다.
빙 둘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
일을 도와주러 오신 것이 제일 반갑고 중요하지만 사실 좋은 사람들과 술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대화를 나누어 가슴에 담고 하는 일 또한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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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늦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모두들 돌아갔다.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다음 날 출근길에 발이 무거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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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그러니까 11월 3일과 4일은 이곳에 와서 친형처럼 알고 지내는 분에게 SOS를 쳤다.
울진자활후견기관의 황천호 관장님과 황윤길 실장님께...
그렇게 해서 11명의 지원단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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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당분들과 캐다 남은 호수밭은 다음에 우리 부부가 마저 캐기로 하고 이번에는 답운재에 있는 야콘을 캐기로 했다.
남자분들도 세분이나 오셨기 때문에 한결 내 아픈 무릎이 고생을 덜수 있었다.
봄에도 울진자활후견기관 팀이 야콘을 심어주었는데 가을걷이도 해주고 있는거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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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틀을 캐주고 다시 11월 7일까지 총 3일을  와서 야콘을 캐주었다.

날이 어두워 모두들 돌아가고 마지막 한차 분량의 야콘이 밭에 남았다.
이것은 혼자 싣고 창고에 내리고를 해야 한다.
그러기 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점점 비어가는 밭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맛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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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종을 하려고 어두운데 야콘눈(관아라고 한다)을 낫으로 베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내가  고생하여 농사지은 거라며 안스러워 하기 때문에  어두워진 밤에 낫으로 관아를 떼다가 야콘 하나라도 주우려고 돌아다니다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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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가의 갈대가 어둔 밤이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팔을 흔든다.
갈대도 이때의 초보농사꾼의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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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자활후견기관의 지원팀이 3일 동안 캐주었는데도 답운재밭의 야콘을 다 못캐고 몇골이 남았다.
3일동안 애쓰신 분들에게 그리고  황천호 형과 황윤길 실장님께도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11월 8일

오늘도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온다고 했는데 그만 아침까지 비가 왔다.
한참을 오다가 잠깐 그쳤다를 반복했다.
나 또한 마당을 나갔다가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차라리 좍좍 쏟아지면 포기라도 하겠는데 이건 보슬보슬 내리니 아내랑 비를 맞고라도 둘이 캘까를 가름하게 된다.
마음이 초조했다.
이렇게 가을비가 온다는 것은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당을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데 전화가 왔다.
요안나 자매님이다.
이분은 도의원인 찬걸이 형의 부인인데 읍에는 비가 좀 그쳤는데 산골은 어떤지... 오늘 비오고 나면 추워져서 야콘이 얼텐데 비가 와도 캐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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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우리 야콘 얼까봐 걱정을 하는지,,, 결국 비가 와서 차가 밭에 올라갈수 있는지 , 밭상황이 일할수 있을 정도인지 올라가보고 와서 연락을 주기로 했다.

산골의 야콘얼까봐 걱정이 대단하다.
결국 성당분들이 추위에 대비하여 옷을 단단히 입고 도착했다.
우린 먼저 올라가 야콘을 캐고 있었다.
비가 와서 땅은 조금 젖었지만 땅속까지 젖어 일하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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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개이지 않았고 추웠다.
그렇게 추운 날 고생한 덕에 달밭의 야콘은  다 캤다.
거의 다 캐갈즈음 기다렸다는듯이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사목회장님 부부까지 오셔서 내 일처럼 이 추운 날 땅에 엎드려 야콘을 캐주었으니...
3일 내내 빠지지 않고 오신 베로 형제님,
내가 무릎이 아프다고 야콘박스를 다 싣고, 창고에 쌓을테니 걱정말라며 앞서 일을 하던 영철이 아버지...
그 분은 귀농 초에 우리 부부가 인쟁기로 씨름을 하며 어렵게 농사지을 때도 와서 쟁기를 끌고 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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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걷이는 성당분이 많이 오셔서 도와주었고, 울진자활후견기관의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이제 남은 곳은 달밭의 야콘과 답운재에 조금 남은 야콘, 그리고 새점밭의 조금의 야콘이 남아 있다.
그것들이야 아내와 매일 해나가면 된다고 본다.
더 이상의 도움은 미안해서 안된다.

성당분들이 모두 돌아간 시간이다.
아내와 한참동안 마당을 서성이다 돌아왔다.
아직도 도와주신 분들의 온기가 산골에 남아있는듯 훈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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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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