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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 _해당되는 글 92건
2009.06.09   귀농일기--다른 일 재껴두고 
2009.06.03   귀농일기--비오면 우비입고 심자하신다(야콘심는 날) 
2009.05.26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2009.05.24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2009.05.23   귀농일기--연달아 애간장을 태운다 
2009.05.22   귀농일기--또 달길님 손을 빌리다 
2009.05.11   귀농일기--마음이 느슨해지는 일 1
2009.04.27   귀농일기--이번에만 부탁한다. 
2009.04.24   귀농일기-- 잘 버텨야 하는데... 
2009.04.20   귀농일기--귀농동반자 

 

귀농일기--다른 일 재껴두고
+   [귀농일기]   |  2009. 6. 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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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30일

오늘은 덕거리 할머님들 품을 사서 야콘을 심는 날이다.
어제 아내와 함께 모종을 미리 캐다가 준비를 해두었으니 되었고 문제는 다 심느냐 하는 것이다.
금요일이다 보니 아내는 효소 등의 발송을 해야 하고 참도 준비하고 점심도 싸오지 마시고 같이 먹자고 했으니 점심도 준비해야 했다.

산골이기 때문에 문제는 시장을 금방 봐올수 없다는 점이 아내가 힘든 점일 것이다. 손님이 갑자기 와도 그점때문에 아내는 당황을 더 한다.
아침에 할머님들을 모시러 마을에 내려갔다 와서 집에서 커피 한잔으로 일을 시작하기는 이곳 할머님들도 마찬가지 코스다.
호수밭의 반도 지난번에 모종이 덜 자라서 못심었으니 호수밭을 오전 점심 먹기 전에 끝내야 내려와서 다시 달밭을 채울수 있는데 심어봐야 아는 일이다.

열심히 내가 물을 주다 모종을 놓아주다 하여도 하여튼 식사전까지 호수밭을 다 못끝냈다.
점심을 먹으러 내려와서 아내에게 발송준비를 빨리 하고 오후에는 거들라고 했더니 오늘이 농수산무역신문 원고 마감일이라 그 약속도 지켜야하고 ...쩔쩔맨다.

결국은 야콘심는 것을 먼저 하기로 하고 점심먹고 할머니들과 휴식을 취했다(이때 휴식이란 잠깐 눈부치는 거다. 거의 난 다음 준비로 못쉬는데 요즘은 힘이 부치니 그냥 잠이 쏟아져 나도 잠깐 잤다) 아내만 발송준비하느라 뛰어다니다 함께 밭으로 갔다.
아내가 모종을 놓는데 손놀림이 나랑은 비교도 안된다. 무지 빠르다.
모종을 놓고 나서는 부지런히 또 심는다.
그러다 모종놓고, 오후 참 내오고...

아내랑 다른 일을 두고 도와줘서  결국은 집 뒤 밭을 다 심었다.
계획했던 일을 다해서 기분이 참 좋았다.크게 심는 일이 끝난 것이다.
이 기분...

일이 끝나고 할머님들을 덕거리로 모셔다 드리며 방앗간에서 막걸리를 사드리며 긴장을 풀었다.
그렇다고 심는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답운재밭 끝에  일부 더 심으려고 한다.

그것이 끝나면 장독대도 정리하고 머위도 채취해서 효소를 담아야 하고 말이다.
또 농사에서 큰 일을 차지하는 풀...풀과의 전쟁을 예고라도 하듯이 지금 밭에는 아주 쪼그만 풀들이 다닥다닥 올라와 농부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아내는 술을 못마시기때문에 늘 집에 남는단다.
그게 아니고 주부들은 또 집안일이 그대로 남아있잖는지...

아내가 원고마감일인데도 마감일을 못지켰다고 걱정이다.
이제 답운재끝에 조그만 야콘을 더 심으면 일단 심는 것은 끝이지만 고추 말목도 박아줘야 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다시 기다리고 있다.
오늘 안내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다 못심을뻔했다.

아내도 그럴까봐 죽으리 심고 모종 놓고 한 모양이다.
이렇게 봄이 지나고 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글은 작년의 글이다))
초보농사꾼 (2008-06-01 04:12:42)
데크 난간에 아내가 사열시킨 것이다

 
 
        

 

귀농일기--비오면 우비입고 심자하신다(야콘심는 날)
+   [귀농일기]   |  2009. 6. 3. 23:58  

2009년 5월 18일

토요일에 야콘을 대대적으로 심으려고 했다.
해마다 늘 도와주었던 울진자활후견기관에 연락을 했더니 20일에나 시간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팀이 있었는데 시간이 맞질 않았고 비가 온다고 하여 일단 포기했다.

대신 비가 온다고 하니 일단 야콘을 심을 밭 비닐 위의 구멍을 뚫기로 했다.
답운재 밭 중 안쪽의 밭 전체의 구멍을 뚫어 놓았다.
어둡도록 다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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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5275.jpg">

내일 비만 와준다면 야콘을 심을 때 물주는 일을 덜수 있으니 그것도 큰 일이다.
물을 줄 때는 혼자서 주지만 그 길고 그다지 부드럽지 않은 호스를 끌어주고 당겨줄 남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차피 두사람 몫이라 할수 있다.

이렇게 뚫어 놓고 마침 고맙게 비가 와준다면 두 남자의 품을 아낄수있어 요긴하다.

토요일 정말 비가 왔다.
아주 많이 진종일 쏟아졌다.
내가 구멍을 뚫은 곳으로 빗물이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지만 오늘 심어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금방 꼬리를 물고 마음을 흔들었다.

다른 마을 형에게 가서 그 형의 동생 병문안도 하고 등등 남회룡으로 가자고 했다.
또 중3인 주현이 혼자 지내게 해야 했기에 일찍 서둘러 형네로 갔다.
형 집에서 얼마 안있자 전 산림과장님이셨던 임과장님이 소광리에서 '울진소나무 세계화' 행사가 있다며 연락을 주셨다.
죽으라 달리고 달려 소광리 행사장에 다녀왔다.

다음 날 비가 안오면 꾀골재 할매가 야콘을 심어주신다고 했다.

주일날 아침 비가 왔다.
성당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있는데 할매가 야콘심자며 우비를 안고 오셨다.
비오는데 할매 병난다고 다시 댁으로 모셔다 드리고 성당에 갈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비가 잦아든다.

마음이 헛갈렸다.
결국 성당을 포기하고 꾀골재 할매를 다시 모시러 갔더니 콩을 심고 계신다.
할매는 우리 일이라면 무조건적이시다.
할매가 새벽에 안오셨다면 비오고 나서 땅도 질척이는데 야콘심어달라고 말씀 못드렸을 것이다.
비와도 우비 입고 하면 된다고 새벽에 오셨으니 용기를 내서 심어보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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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5276.jpg">
((아내와 할매랑 둘이서 저 넓은 밭을 다 심었다.))


할매를 모시고 아내랑 답운재밭으로 향했다.
뚫어놓은 구멍으로 비가 훔뻑 들어가 앉아있으니 그냥 심기만 하면 되었다.
아내가 오늘 많이 심어놓아야 내일 조금 수월하다며 할매랑 열심히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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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골재 할매는 정말 일을 하셔도 쉬지도 않으시고 야콘모종도 무겁다며 직접 몇묶음씩 들고 다니신다.
허리는 구부정하셔서...
그러지 말라고 아내가 신신당부를 하고 화를 내도 들은척도 안하시고 빨리 모종 놓기나 하라고 하신다.

그렇게 늦도록 구멍 둟어놓은 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두 사람이 약 4천종을 심었으니 많이 심었다고 할수있다.
나는 모종을 놓기도 바빴다.

그럼 남은 모종은 어쩐다지.
일단 1차로 뽑아온 모종은 빨리 심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쉽게 무른다. 야콘 모종은 연해서 그렇다.
토요일에 심는다고 금요일에 뽑아온 것이라 벌써 축축 늘어지는데 내일 다시 심어야 한다.

상황이 그러자 할매가 내일 다시 오신다며 부지런히 심자고 하신다.
이번에는 아내랑 둘이는 힘들 것같아서 남씨 어르신께 전화를 드렸더니 염려말라시며 내일 할매더러 가보라고 하신단다.
사실 이곳의 할매분들은 정말 일로 잔뼈가 굵으셔서 성실히 그리고 힘차게 일하신다.

<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5278.jpg">

아침에 두 할매를 모시고 아내랑 답운재 밭으로 갔다.
남씨 할매도 꾀골재 할매랑 같은 성격이시다.
품으로 돈을 버시는 할매가 아니고 당신들 농사짓는 분들이시라서 농사짓는 사람의 사정을 너무 잘 아신다.
그래서 쉬시지도 않는다.

쉴새있음 하나라도 더 심자고...

그렇게 해서 답운재밭의 야콘을 이틀만에 다 심었다.
이제 남은 밭은 달밭인데 거기는 20일에 도와주러 온다고 했으니 그때 심으면 된다.

야콘을 다 심고 돌아와 아내와 손뼉을 서로 마주쳤다.
심는 일이 아주 큰 일이다.
농사에서 심고 수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는가.
비때문에 애를 태우고 사람 품을 살수 없어서 애를 태웠는데 해마다 할매들이 급할때마다 도와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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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며 고맙다고 하니까 할매들이 그분들의 고마움을 말씀하신다.
그건 고마운 일이 정말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그렇게 고맙게 생각하고 그러신다고 아내도 당부했다. 제발 그렇게 생각지마시라고 당부를 했지만 할매들은 안그렇다고 하시며 머리를 흔드신다.

아는 할매들이랑 야콘을 심으면 그렇게 맘이 편할수가 없다.
품을 사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참시간을 꼭꼭 맞춰야 하고 땅이 질어도 신경쓰이고 뭐가 어떻고 뭐가 어떻고 ...온 신경을 거기에 서야 한다.
그런데 두 할매들은 그냥 식구다.

김태경 형님이 힘들 때 참하라고 보내주신 '참참참' 쌀국수를 끓여드린다고 해도 못하게 하신다. 하나라도 더 심어야지 참먹을 시간이 어딨냐고 하신다.
국수를 끓여드릴려면 사정을 하고 장갑을 빼앗고 해야 드릴수가 있다.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서로의 마음을 알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것 . 서로 마음을 생각해서 우기는 것..그런 것..
그렇게 따뜻한 마음을 안고 답운재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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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이 키가 커서 축늘어졌다.
저러다가 스스로 일어서기도 하고, 살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제 농부의 한 시름을 놓게 되어 기쁘다.
오늘은 다리뻗고 자야지...

아직도 초보농사꾼 박찬득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   [귀농일기]   |  2009. 5. 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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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0일

농사라는 것을  봄이면 심는 것만 연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전에 해야 할 작업이 만만치않다.
일단 퇴비를 펴야 하고, 퇴비한다고 호밀씨는 초겨울에 뿌렸는데 그것이 자라서 파란 싹을 내고 있었으니 그것을 트렉터로 갈아야 한다.
물론 땅을 곱게 갈아야 하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파란 호밀도 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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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후 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골이 엉망이다.
그것은 트렉터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땅이 제대로 갈기지를 않았다.
트렉터로 곱고 깊게 갈아야 두둑을 높게 만들수가 있는데 트렉터가 워낙 고물이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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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어제, 오늘은 비닐을 깔았다.
어제는 답운재밭, 그리고 오늘은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백산님과 다락방님이 와서 도와주었다.
황루시아님도 와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시댁에 일이 있어서 못오고 채영이 아빠는 근무가 3교대라서 못온다며 많이 아쉬워 했단다. 아내 말이...

백산님은 울진에서 태어나 농사지으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일을 잘했다.
그런가하면 다락방님은 한번도 안해본 일이지만 삽들고 일일이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흙을 떠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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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백산님은 비닐 펴는 기계로 비닐을 펴면 아내와 다락방님은 삽들고 흙을 군데 군데 떠 넣었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 백산님네 부부와 만나 같이 칼국수를 먹고 산골로 와서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날이 어두워져 안보일 때까지 깔았는데 아주 조금을 남겨두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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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백산님이 가져온 송이술과 안주(돔배기라고 했다)로 하루의 피곤을 풀었다.
이제 비닐을 다 폈으니 날을 잡아 야콘과 고추를 심으면 된다.

백산님과 다락방님, 고생많았습니다.
삽질을 못하는 선우엄마도 수고했우.

귀농하자고 옆구리찌른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   [귀농일기]   |  2009. 5.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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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7일

산골로 와서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윗집을 그대로 방치한 거다.
산골에는 집이 두채가 있다.
하나는 지금 사는 오두막이고 다른 하나는 호수밭 중간에 있는 집이다.

이 집은 우리가 이사왔을 때는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렇게 주저 앉아 버린 것이다.
사실 이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보다도 훨씬 늦게 지어졌다는 이야기를 이곳에 사셨던 분들에게 들어 알았다.
그러니까 며느리를 들이면서 새집을 지어 살림을 내주었던 집이 저 위의 집이라는 설명이시다.

그런데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 집보다도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도 모라라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이 집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었다.
우선 아내나 나나 부엌이 아주 맘에 들었다.
전형적인 재래식 부엌이다.

가마솥을 거는 거야 재래식 부엌이면 다 있는 것이지만 그 가마솥을 마주보고 나무광이 있다.
광이라고 해야 문도 없이 나무를 손쉽게 꺼내다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나무를 쌓아 놓는 광 말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찬장처럼 생긴 작은 단스가 있다.

그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음식을 나르는 문과 방을 들여다 볼수있는 아주 작은 그러니까 초등학생들 책받침만한 크기의 유리창이 있다.
그리고 방은 두개고 마루는 밖의 쪽마루로 되어 있다.

부엌 다음으로 맘에 드는 것은 그 앞의 돌담이다.

이 집은 지금 사는 오두막과 달리 골을 관통하도록 서있다.
즉 바람이 불면 직격타를 맞도록 정방향으로 서있다.
지금 사는 오두막은 바람을 피하도록 한쪽으로 약간 비껴나 있어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이곳의 직격타를 면할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윗집 바로 앞에는 직격타를 피하도록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그 역시 돌보지 않아서 거의 다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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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나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라다 보니 그런 정서에 민감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이 돌담을 참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정이 가고 그랬는데 이젠 보기 틀렸다.

정방향으로 서있다 보니 저 앞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통고산 자락이 아주 시원하게 들어온다.
엊그제 호수밭의 퇴비를 뿌리러 올라가는데 그 옛날집이 더 눈에 들어온다.

왜 내가 이것을 수리하여 두지 않았을까.
그곳은 대지로 되어 있지 않다보니 허물고 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보수는 가능한데 보수를 하지않아 지금 이렇게 흉물스럽게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껏은 이곳에 적응하고 농사일을 배우느라 많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는데 벌써 때를 놓친 것이다.

때라는 것.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기회도 그렇다.
때를 잘 알아야 제대로 사는 삶인데 난 집을 때를 놓친 것이다.
아내에게 허물자고 했더니 아내는 아쉬움이 무척 큰지 내버려 두라고 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나중에 발등찍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텐데....
감은 무디고 세월은 흐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연달아 애간장을 태운다
+   [귀농일기]   |  2009. 5. 2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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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6일

이번에는 트렉터가 말썽이다.
올해 영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거기다가 매연이 말을 할수가 없이 흘러나와 내 숨을 자극하는 것도 모자라서 온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서 온통 하늘이 검다.

아무리 마스크를 하고 작업을 해도 목이 아프고, 콧구멍이 멍멍하다.
얼마나 검은 매연이 나오는지...
산골아낙이 답운재밭으로 참을 가지고 왔다가 저 앞밭에 먼저 트렉터를 치는 곳을 보고는 불이 난줄 알았단다.
거기서는 트렉터가 안보이고 검은 연기가 치솟으니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고는 차를 세우고 뛰어왔다.

매연만 나오면 견딜만한데 힘까지 무슨 이유인지  딸리다 보니 땅도 깊게 갈지를 못한다.
답운재밭은 다시 트렉터를 치던지 아니면 밭이 잘 갈리지않은 곳은 그냥 쉬게 하던지 해야할지경에 이르렀다.
내년에도 이 기계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나 올해 기계를 다시 사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트렉터는 아무리 썩은 거라고 하더라도 그 값이 엄청나다.
이 불경기에 트렉터를 바꾸는 일은 어렵다.
지금 관리기도 시동이 꺼져 밭에서 끄집어내느라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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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터, 관리기는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농기계이다보니 더 기운이 떨어진다.

일단 답운재밭을 기계가 허락하는 대로 치고 그것이 최선이다 싶어 트렉터작업을 마무리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새점밭 조금만 하면 되니까 일단은 트렉터를 고치기로 했다.
오늘은 농협에서 농기계 순회 서비스에서 고쳐준다고 산골을 찾았다.
내가 자주 농기계를 고장내다보니 이제는 농기계 고쳐 주기 위해 산골까지 온다.

매연이 얼마나 나는지 산골에 불난줄 알것만 같다.
조금씩 손을 보니 매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운날 애를 먹더니 결국 매연은 어떻게 고쳐놓았다.
일단 매연만 안나와도 제정신으로 밭에서 일을 할수 있게 된 것이다.

힘이 딸리는 것은 어떻게 고쳐야할지 몰라도 우선 매연이라도 잘 안나오니 살것만같다.
일단 답운재밭까지 작업을 하긴 했지만 땅이 깊게 갈리지않아서 야콘이 잘 자랄수있으려나 걱정이 심하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또 달길님 손을 빌리다
+   [귀농일기]   |  2009. 5. 2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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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3일

우리집을 지을 때 달길님은 그림자처럼 집 기초뿐만 아니라 그 전에 시작해야 하는 상하수도 공사를 완벽하게 정말 완벽하게 해주었다.
이중 , 삼중으로 어디 물이 얼면 어디를 어떻게 할수있게 하고, 어디가 얼면 또 어떤 곳만 손보면 될수있도록 완벽한 공사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고 집기초와 설비 공사와 데크공사 또한 업자가 입을 벌릴 정도로 튼튼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아내가 장독대, 보일러실 공사등도 달길님 손이 해결해주었다.


그러다 뜸해질 때가 되니 산골에 작은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신부님의 작은 공간...

물론 그것은 논산의 어느 형제님이 공사를 맡아 하기로 했는데 달길님은 산골의 추위와 물사정등을 워낙 잘 알다보니 또 걱정인가보다.
그러나 벼룩도 낮짝이 있지 또 달길님의 손을 빌릴수는 없었다.


그 집은 아예 도급으로 맡아서 논산의 형제님이 짓는 것이니 잘 하리라 믿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시작되고 보니 결국 결론부터 말하면 상수도 공사와 정화조 등의 공사를 달길님이 마무리 하게 되었다.
우리집에 있는 썩은 포크레인(어찌나 바가지가 덜덜거리는지 아내는 알콜중독인 사람처럼 흔든다고 우스개 소리를 할정도이다)으로 공사를 하니 신경이 많이 쓰였을테지만 묵묵하게 공사에만 열중이다.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에도 와서 상수도 공사 마무리를 하느라 땅을 파고 했는데 오늘은 정화조 공사를 위해 다시 산골에 왔었다.
아무리 작은 공사도 꼭 설계도까지 꼼꼼히 그려와서 한다.


내 성격은 대충 하는 성격이지만 달길님은 정반대다.
사전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다.


오늘은 산골에 온다는 얘기도 없었기때문에 우린 성당가는 날이라 8시까지 늦잠을 자는데 어디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손님이 이렇게 일찍도 오나 하고 내다봐도 아니고 또 멀리서 소리가 들리고 내다보면 아니고...

나중에 아내가
달길님이다, 하기에 공사현장을 올려다 보니 안보인다.
아니라고 했더니
포크레인 어디에 뒀느냐고 묻는다.


"신부님 집 뒤에."


그러니까 안보이는 거지 이건 포크레인 소리라며 빨리 올라가보란다.
귀농 10년에 아내가  나보다 낫다.

아니나 다를까.


달길님이 일찍 오셔서 우리집에는 들리지도 않고 공사현장에 올라가서 포크레인공사를 하고 있다.

나머지 식구만 성당에 가고 달길님과 정화조공사를 했다.
중간에 얼마나 소나기가 쏟아지는지..


공사중에 집으로 뛰어내려왔는데 오랫동안 비가 왔다.

그날 공사를 하는데 손님들이 많이 오셨었다.


3팀이 오셨는데 비가 어느 정도 덜 오기에 다시 올라가 공사를 마무리 했다.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달길님 눈에 피곤이 쌓여 보인다.
직장다니는 사람이 휴일을 이렇게 보낸 것이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마음이 느슨해지는 일
+   [귀농일기]   |  2009. 5. 1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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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6일

주일에 성당에 가는 날은 조금이라도 늦잠을 자려고 아침을 거르고 온가족이 성당으로 달린다.
울진의 성당 미사는 10시 반인데 그 시간에 대려면 최소한 9시 40분에는 늦어도 산골을 떠야 하는데 산골아낙의 일을 하느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기 때문에 막 달려서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8시 전에는 잠을 깨우기 시작히야 하지만 농부도 주말이라고 주일에는 잠깨는 일이 어렵다.
한참 잠이 많은 중학생, 고등학생인 아이들도 조금만 더 자는 것을 좋아하니 그렇게 잠을 조금 더 자고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성당으로 간다.

미사 끝나고 점심을 산골가족이 사먹는데 그게 주일의 일상이 되었다.
나야 전날 술을 했으니 칼국수같은 것을 좋아하는데 아내는 아이들에게 밥을 사주려고 한다.
가끔 짜장면도 사먹고 ...
그렇게 미사와 점심을 먹고 산골로 올 때는 아주 졸리다.
거의 졸리지않았던 적이 드물다.

배불리 먹었고 날도 따뜻하고 주일 긴장도 풀리고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반은 졸며 산골에 도착하면 정말 나른하다.
그때 쇼파에 누우면 일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농사 일이야 늘 바쁘다보니 주일이라고 쉬는 법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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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솔직히 그 나른함을 떨치고 일어서는 것이 쉽지않다.
오늘도 그랬다. 졸면서 도착한 집에서 조금 쉬니 일어나 밭에 가는 일이 몸이 무겁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나섰다.
출퇴근이 있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마음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채찍을 해야 하는 직업이 농사짓는 일이다.
사실 그게 참 무섭다.
귀농 처음하고 출퇴근없이 나 혼자 나를 관리하는 일이 쉽지않았고, 그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였기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굳건한 마음을 먹곤 했었다.

오늘은 커피 한잔 마시고 바로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며 급한 일을 하나라도 해결해야지 하고 생각한 다음 할 일을 정했는데 바로 개복숭아씨심기...

개복숭아 묘목을 파는 곳이 없어서 직접 싹을 틔워 그 작은 싹을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개복숭아는 사람 몸에는 참으로 좋은 재료이기 때문에 효소에도 따다 넣는다.
그 싹을 틔워 묘목을 심고 싶어서 올 봄에는 씨를 다른 방법으로 심는 거다. 2차로...

우선 밭에 풀을 뽑고, 인쟁기로 골을 탄 다음 씨를 땅에 묻어주는 것이다.
쭈그리고 앉아 일일이 타놓은 골에 개복숭아씨를  촘촘히 놓는 일인데 역시 막일 하는 것보다 힘들다.
아내가 할 일이 많은데 도와준다며 밭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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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풀을 뽑는데 손이 무지 빠르다.
골에 촘촘히 개복숭아씨를 놓고 가볍게 흙으로 덮어주었다.
이 놈들이 얼마나 손을 내밀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해줄지 궁금하고 설레인다.
어서 빨리 싹을 틔우길 바래본다.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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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이번에만 부탁한다.
+   [귀농일기]   |  2009. 4. 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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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1일

달밭은 사연이 참으로 많은 밭이다.
처음 귀농하자마자 이 너른 땅중에서 그 달밭에 처음으로 농사를 지었었다.
그때는 고추농사를 시작했는데 어찌나 잘되었는지 다들 처음 농사짓는 사람 맞냐고 할정도로 잘되었고 나는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갔었다.

그러던 밭이 어쩐 일인지 몰라도 점점 물이 나기 시작했다.
물이 나는 이유를 굳이 든다면 그 밭에 있던 큰 돌들을 들어내는 포크레인 작업을 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밭을 뒤집어 놓다보니 생땅이 나와 고물처럼 푹신 푹신하던 검으티티한 땅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한데다 물까지 나서 밭의 중간 중간은 장화가 빠질정도로 물이 났다.

물이 나는 곳은 당연히 작물이 안된다.
물나는 곳은 점점 넓어지고 그에 비례해서 작물도 숨어놓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을을 맞이하곤 하였다.
그래서 다시 밭을 포크레인으로 가르고 거기에 구멍뚫린 휴무관을 묻는 작업을 몇번이나 했다.
결론은 공사한 티도 안났다.

그렇게 몇번의 휴무관 공사를 했고, 나중에는 물내림 공사까지 하다보니 밭은 이미 예전 모습을 되찾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집에 가까운 밭이고 아주 땅이 좋았기때문에 해마다 작물을 심었고 해마다 실패를 했다.
아내가 해마다 그 밭에 다른 심자고 했지만 농부가 다른 것을 심긴 뭘 심느냐는 말로 일축하고는 해마다 수확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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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는 포기했다.
그래서 그곳에 소나무를 심기로 하고 트렉터로 갈고 골을 타놓았다,
오늘은 비닐을 펴야 하는데 아내와 하려니 힘에 부친다.
아이들이 중3, 고2라서 올해부터는 왠만하면 일을 안시키려고 했는데 결국 운동삼아 하자니 두말 안하고 따라나서는 아이들.

그래도 아빠 말이라면 그게 어떤 말이든 토를 달지않는 아이들이 대견스럽다.

선우랑 내가 비닐펴는 기계를 끌고 다니며 비닐을 펴놓고 가면 주현이가 뛰따라오면서 단단히 흙을 묻고 마지막으로 비닐이 어떤 바람에도 날아가지 말라고 삽으로 흙을 퍼서 덮어주는 일을 담당했다.
애들이랑 일을 하면 재미있게 금방 일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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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대로 몇골만 하려고 했는데 나온 김에 꽤 많은 골의 비닐을 폈다.

아내는 애들 뒤통수에다 대고 엄마도 금방 올라간다고 했는데 안온다며 애들이 속았다고 난리다.
산골에서 아이들과 일하다보면 힘도 안들고 시간가는줄 모른다.
거기에 아내까지 합세를 하면 완전히 코메디 가족이다.

작년에는 아이들과 우리 가족끼리 그 너른 밭의 비닐을 다 깔았으니 애들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런 해는 없을 것같다. 그때 다르고 올해 다른 몸 상태로 말미암아 전밭을 가족끼리 비닐펴는 일은 작년이 무식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으로 안다.

올해는 천천히 해보려고 하는데 성격상 될런지 모르겠다.

일을 끝내고 내려오는 애들 표정이 밝다.
요즘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대견해 보이니 나도 늙은 모양이다.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 잘 버텨야 하는데...
+   [귀농일기]   |  2009. 4. 2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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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9일

올해도 이 고물 트렉터로 밭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 올해 시작은 달밭부터 하기로 했다.  부지런히 트렉터로 밭을 가는데 트렉터날이 불안하다.
작년에 쓰던 날인데 이번 달밭만 급한대로 오늘까지 이 달밭을 다 갈고 내일은 트렉터 날을 갈러 읍에 나가려고 하는데 오늘 당장 내 주문을 잘 받아줄지 걱정을 하며 트렉터를 몰았다.

워낙 낡은 것을 샀지만 지금껏 아쉬운대로 내 손발이 되어 저주 여간 소중한 재산이 아니다.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몰르지만..

일단 오늘 잘 넘어가길 기도했는데 다행히 하고자 하는 밭은 갈았다.
내일 읍에 나가 날을 갈아와서 다른 밭을 콩고물처럼 갈아야 한다.
그런데 퇴비가 오지않아 걱정하고 있다.
퇴비를 뿌려 놓아야 트렉터로 작업을 하는데 퇴비가 깜깜 무소식이다.

일단 갈았으니 이번에는 관리기로 골을 타야 하는데 두어골 타다보니 관리기의 과열로 애를 먹인다.
물론 이 관리기도 중고다.
아내가 항상 골리는데 <중고인생>이라고.... 대번에 이리 되었다.
또 공구찾으러 가는데 시간 걸리고 공구가져와 기계치가 고쳐보는데 시간걸리고...

하여간 어떻게 고쳐서 골을 타기 시작했다.
고치는데 시간이 늦어 내일 마저 타야 할 것같다.

오늘 두 중고들이 노련하지도 못한 농부를 만나 지들도 고생을 했다.
올 한해 농사 함께 지어보자고 하고 밭을 내려왔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귀농동반자
+   [귀농일기]   |  2009. 4. 20. 00:25  

2009년 4월 8일

어제는 무슨 박스가 현관앞에 뜯어져 있기에 무심코 들여다 보니 묘목이 몇그루 들어앉아 있었다.
"어? 이게 뭐지? 누가 보냈지?"
박스에 붙어 있는 송장을 보니 일전에 우리집에 다녀간 귀농후배이다.

교육가서 만난 사람인데 청송으로 귀농을 했다고 했다.
첫인상이 선한 모습이었고, 같은 귀농물에 발을 담그고 살아서인지 몰라도 나를 잘 따랐다.
그렇게 해서 교육가면 서로의 일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누고 하다 교육이 끝났다.

그러다 한달 전인가 산골에 다녀갔는데 아내도 손용준 후배를 보더니 손병희씨처럼 생각이 든다고 한다.
손병희씨 역시 귀농한 사람이다.
울진이 아니고 영덕으로 귀농한 사람인데 그 역시 나보다 나이가 어려 동생처럼 생각이 드는 마음이 따뜻하고 순박한 사람이다.
아내 역시 손병희씨라면 푸근한 마음이 든다며 좋아한다.

하여간 이 묘목이 청송에서 온 것이다.
우리집에 와보니 이런 저런 나무들이 있기에 한쪽에 심어두면 이쁘고 열매가 맺으면 더더욱 좋을 거라며 구지뽕나무와 복숭아 묘목을 보내준 것이다.
값도 비쌀뿐더러 이 바쁜 농사철에 나까지 신경을 써서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깊은 마음이 아니면 어렵다는 것을 농사짓는 나는 안다.

그렇게 보내준 것이라 아무 곳에나 구덩이 파고 심을수는 없었다.
이것저것 다른 나무와의 배치와 간격등을 고려하여 심고 싶었다.
애써 보내준 것이니 나중에 멋지게 열매가 열게 하는 것이 보내준 사람에 대한 보답이라고 아내가 집 앞의 작은 연못에 담가놓았다.

요즘 이래 저래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용준 후배가 정성껏 보내준 이 묘목을 주위의 나무들과 잘 배치하여 심어 이쁜 열매를 얻도록 노력해야겠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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