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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 _해당되는 글 92건
2009.07.07   귀농일기--벌이라면 벌벌 떨린다. 
2009.07.01   귀농일기--우리 동네 당제사 
2009.06.28   귀농일기--서울유감 
2009.06.27   귀농일기--농기계 순회 수리하는 날 
2009.06.25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2009.06.22   귀농일기--내 얼굴에 침뱉는 얘기지만, 그래도... 
2009.06.20   귀농일기--갈 길은 멀고 , 해는 지고... 
2009.06.16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2009.06.14   귀농일기--울진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을 와주고... 
2009.06.11   귀농일기--올해는 안시키려 했는데... 

 

귀농일기--벌이라면 벌벌 떨린다.
+   [귀농일기]   |  2009. 7. 7. 18:49  

산골이라 워낙 벌이 흔한 곳이지만 작년 여름 언제부턴가 꽤 큰 벌이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저녁에 마루에 등을 켜면 열 댓 마리의 벌들이 마루와 방에 까지 내 집드나들듯 하는거였다.
벌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먼저 건들지만 않으면 반격은 없다는 개똥철학을 갖고 있던터라 그렇게 여름을 나고 가을을 나고 있었다.

그런데 오두막에 놀러온 이웃분이 이거 말벌인데 얼마나 위함한지 아느냐, 한방이면 죽는건 문제도 아니라며 말벌에 벌써 쏘인 사람처럼 이 방, 저 방 벌을 기르고 있는(?) 우릴 야단치시는 거였다.

그때부터 겁이나서 산골아이들 교육에 나섰다.
첫째, 절대 벌 건드리지 말 것. 성질이 더럽다고 함.
둘째, 혹여 책으로나 옷으로 건드리게 되면 재빨리 몸을 피할 것
등등을 귀에 딱지 않도록 얘기했지만 하루 하루 벌기르는 일이 진땀을 빼게 했다. 아내는 벌로이로제에 걸려 밤만 되면 집 안의 불을 끄러다니기 바빴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왜 유독 올 해 그런 벌이 극성인지....

가을이 지나가고 있을 무렵 보일러실에 가다 그 위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보니, 삼각 지붕 그 밑에 큰 벌집이 아예 진을 치고 있는게 아닌가.
아이들 데리고 나와 눈으로 경계를 시키고 겨울이 빨리오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겨울이 왔다.
겨울에는 빈 집이니 그 때 제거하라는 이웃분의 조언에 따라 이때껏 기다린거였다.
이제는 안심이고 제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아내가
"선우 아빠, 봄인가봐요. 나 오늘 벌 봤어요."
아차!!!!
아내는 벌써 벌집을 제거한줄 알고 있으니 난 대충 대답하고는 밖으로 서둘러 나왔다.

사다리를 놓고 지붕 위를 올라가는데 이 오두막 지붕이 오래되어 내려 앉을것만 같아 다리가 후들거렸다.
어쩌면 귀농하고 벌의 공격을 몇 차례받아 얼굴이 조푹에게 두들겨 맞은 사람처럼 되었던 기억이 나 '떨고 있는지'도 몰랐다.
겨우 벌집을 떼내어 마당에 내동댕이쳤다.

학교다녀온 아이들이
"아빠, 벌집봐요. 벌집이 여기 있어요"
신기해 죽겠다는 표정이다.
지에미에게까지 소식을 전하려고 부르기에
"엄마는 벌집만 봐도 무서워하시니 제발 용감한 너희들만 봐라."
하며 뜯어말렸다.

올해는 녀석들이 제발 이 오두막에는 집을 짓지 말았으면............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우리 동네 당제사
+   [귀농일기]   |  2009. 7. 1. 02:47  

어찌보면 서울놈이 시골와서 출세한 편이다.
왜냐하면 재작년 여름에 이사 오자마자 이 마을의 4반 반장이 되었으니까..
서울에서야 반장 아니  통장얼굴도 모르고 지내지만 이곳은 사정이 다르다.
각종 현황파악,동네 경조사,각종 농자재 신청 등이 이장이나 반장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매년 연말이면 반원들이 반장에게 수고를  준다.
그 수고비를 모곡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쌀로 주었단다.
그런데 요즘은 시대가 시대니만큼그냥 현찰로 준다.
아뭏든 그 이전에 반장을 하시던 분(내가 살고 있는 집의 전주인이시다)이 병으로 입원을 하시자 하는 수없이 내가 인계를 받았다.
단 한 가지 가장 젊다는 이유이다.

하기야 반원들 9가구 중 나만 빼놓고 모두 환갑 내지는 칠순이 넘으신 노인이시고 그 와중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세 가구이니 오죽하겠냐만..
 
동네에는 각 자연부락 단위별로 아니면 각 가구별로 사당(성황당)이 있는데 우리 반에는 딱 한 군데가 있다.
동네 어른들의 말을 빌리자면 새마을 운동 때 모두 철거시키고 거의 사라졌단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우리 반원들의 일년 농사과 자식들의 강복을 비는 제사가 일 년에 한 번씩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지낸다.

작년에 처음으로 지낼 때는에는 보름 전날에 지냈었는데 올해는 보름 새벽에 한단다.
왜 그러냐고 여쭸더니 날과 시를 잡아서 하는 거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란다.

작년에는 제사지낼 때 참여만 시켰었다.
그런데 올해는 아예 제소(제사상 차리는 일)와 제관을 겸해라는 동네 어른의 통보(?)가 있었다.
사전 상의 없이 D-3일전에 무슨 종이 쪽지에 콩나물500원, 사과 1500원 등등을 써서 주시면서 그냥 쉬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준비하라신다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쩌랴.
하는 수 없이 주일에 성당끝나자 마자 가운데 한 글자 더 들어간 성(황)당 제사음식준비하러 시장에 갔다.
 마을 어르신이 적어준대로  산 재료를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나 아내가 준비를 하고 5시쯤 되어 성황당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대충 보니까 일반 제사와 비슷했다.
 다른 점은 강복의 주체가 조상이 아닌 귀신이라는 것 뿐이다.

오늘은 꽤나 바쁠 것 같다.
조금 후 오전 9시쯤 되면 동네분들 우리집에 제사지낸 음식 음복하러 오실 것이고 음복이 끝나면 마을회관에서 윷놀이가 있다니 그것에 참석해야 하고...

박 반장 파이팅!!!

초보농사꾼겸 새밭 반장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서울유감
+   [귀농일기]   |  2009. 6. 28. 09:20  
며칠간 볕이 따사로와서 아이들 눈썰매장으로 이용되는 우리집 진입로의 눈이
거의 녹았다.
눈썰매를 타지못한 아이들은 아쉬워 하지만 그동안 도로에 눈이
쌓여 차를 두고 이삼백미터를 걸어다니는 수고는 덜수 있다. 다시 눈이 와서
차가 못다니기 전에 장에가서 개사료와 퇴비를 실어다 놓아야 될것 같다

며칠전 설을 맞아 어머님이 계신 서울을 갔을 때의 일이다.
어머님을 뵙고 집을 나와 장모님댁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밤이 늦어
그냥 그곳에서 묶고 다음날 산골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저녁에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산골에서 보지못한 TV를 보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형과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 있을 때 내가 즐겨먹던 생맥주를 마시기로 마음먹고
혼자서 밖을 나와 집 근처의 허름한 생맥주집을 찾았다.

설이라서 테이블 네다섯개는 텅비어있고 주인혼자 썰렁히 자리를
지키며 TV를 보고 있었다.
생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있는데 대학생인듯한 젊은이 3명이 들어와서
앉는 바람에 좁은 홀은 금세 시끄러워 졌다.

그때 가게 안으로 40대의 허름한 아주머니가 들어오더니 안주를 만들고
있는 무뚝뚝하게 생긴 주인에게로 가더니 이근처에서 누굴 만나기로 했
는데 오지않아서 그러니 전화한번만 쓰자고 부탁을 하였다.

그랬더니 주인이 아주머니를 쳐다보더니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면서 밖에
가면 공중전화를 쓰라고 쏘아 부쳤다. 아주머니는 공중전화가 고장이 났다고
말을 하면서 전화를 그냥 쓰는게 아니라 돈을 네겠다고 하여도 무조건 안된
다고 하면서 쳐다보지도 않고 말을 했다.

만약 내가 휴대전화가 있으면 빌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때 옆에 앉은 젊은이들이 아주머니를 불렀다. 그래서 나는
아! 저 젊은이들이 휴대전화를 빌려주려고 하는구나 하면서 옆을 쳐다보지
테이블위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나..
아주머니가 젊은이들을 쳐다보자 하는 말 "아주머니 때문에 TV가 안보이니
조금 옆으로 비켜주셔요"

할 말을 잊었다. 무안한 아주머니가 밖을 나간 후 주인 왈 "시외전화나 국제
전화쓰면 어떡하려고"....

아뭏은 아주머니는 떠났고 TV를 보는 데 무슨 사극 같았다.
나는 산골에 TV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무척 열심히 봐서 나도 혼자와서 딱히
시선둘 곳이 마땅찮아 내용을 보니 청나라 상인에게 인삼인가 뭔가를 팔려고
하다가 값이 안맞으니까 불태우는 광경이 나왔고 이를 본 청나라 상인이 놀라
서 원하는 값에 인삼을 사겠으니 더이상 불태우지 말라는 광경이었다.

그 순간 호프집 주인이 탁자를 치며 감탄을 하면서 "캬! 장사를 저렇게 하는거야! 그럼"
나는 속으로 "그런 놈이 그래 알량한 전화 한번 쓰자는 데도 인색하냐"

술맛이 떨어져서 더 이상 마실기분이 안나 그냥 나오며서 주인에게 술값을
계산하면서 주인에게 지금보는 사극의 제목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니
그것도 모르냐는 눈빛으로 "상도"란다.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초보농사꾼 박찬득(몇 년 전에 써놓은 글이다.)


 
 
        

 

귀농일기--농기계 순회 수리하는 날
+   [귀농일기]   |  2009. 6. 27. 00:08  

오늘은 농기계 순회수리하는 날이다.
이곳 지역자체가 워낙 오지이다 보니 1년에 한번씩 농한기인 지금
겨울철에 한번하는 행사가 얼마나 반가운 행사인지 모른다.

비용도 부품비 정도의 실비만 받거니와 이동하기 힘든 농기계를 수리하러
어렵게 읍내까지 운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월 8일에 한다는 것이 당일날 수리요원의 귀경때문에 18일로 연기되더니
어느날 갑자기 15일인 오늘 한다는 것이다.

아마 서울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 것인데도 시골사람들은 그저 이해할 따름
이다.

나 역시 화는 났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이곳 저곳 손볼 요량으로 경운기를
몰고 폐교 운동장으로 나갔더니 내가 제일 첫번째이다.
수리하는 사람들이 셋이 왔는데 모두가 나를 보더니 씨익 웃는다.
나 역시 씨익 웃어줬다.

이유는 말을 안해도 알지만 아뭏은 설명하면 그렇다.
귀농하여 경운기며 예취기며 엔진톱, 그리고 귀농인들 공동으로 구입한 벼 탈곡기
등을 그동안 사용하면서 사용법 내지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몰라 수십번 그곳을 들락
날락 했기 때문에 그사람들 속으로는 아마 그랬을 꺼다.

"아휴! 저 양반 또 무었때문에 왔을까! 또 그저 간단한 고장가지고 저렇게 난리치겠지..."
....
...
상호간에 그런 교감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그런 불평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수리하여 주고
덤으로 사용방법, 관리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니 여간 고맙지 않을 수 없다.

깨긋이 수리해서 경운기를 몰고 올라오려니 기분이 그래서 그런지 경운기 엔진소리가 한결
부드러운것 같고 기계톱으로 나무를 썰어보니 한결 잘 썰리는것 같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   [귀농일기]   |  2009. 6. 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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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일

지난번 야콘 모종이 부족하여 야콘을 다 못심었다.

호수밭에...


그나마 고추모종 남은 것을 아래에 심었는데 또 부족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었다.
야콘을 심은 곳이면 아예 야콘을 다 심고, 고추는 고추대로 심는 것이 그늘면에서나 일의 능률면에서나 좋다.

그러나 이제 모종이 부족한 것을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못되니 야콘을 심고 맨 아래에는 고추를 심었는데 모자라 오늘 중간 5골 남은 곳에 야콘을 다시 심는 날이다.


아침부터 물을 주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려고 개울가를 돌로 막고 물을 팠다.
조금씩 고이는 물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지금은 가뭄중이라 물도 귀한데 그나마 집 가까이에 이런 개울이라도 있으니 사용하고 고맙지 않은지...
물론 장마때는 강으로 변해 많은 땅을 휩쓸고 가버리는 무서운 존재지만 말이다.

호스를 연결하려는데 부속 하나가 부러진다.


덥기는 왜그리 더운지..
이럴 때 일이 착착 진행되면 좋으련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차에 있는 연장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집까지 가려니 멀어서 거기에 에너지를 다 소비할 것 같고 말이다.

끙끙거리며 어찌 해보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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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를 개울물 받아 놓은 곳에 담그고 시동을 걸기 전에 아내더러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라고 신호를 보냈다.
아내는 긴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는데 그 높이가 작은 산 정도는 된다.

그래도 우거진 숲을 뚫고 올라간다.


5골 정도 심는데 이렇게 준비를 하기때문에 모종이 모자라면 일이 많아진다.
아내가 밭에 도착했다고 신호를 보냈다.

시동을 걸고 나니 물이 잘 나온다는 소리가 들린다.


5골의 물을 주고 지난번 심었는데 비실비실 하는 놈도 물을 먹였다.
물은 준 다음 난 모종 놓아주는 일을 했고 심는 것은 아내 혼자했다.

 5골 정도는 웃으면서 할수 있다고 아내가 말하는데 이제 아내도 노동이 몸에 익은 모양이다.

물을 주고 모종도 놓고 나니 심는 일만 남았다.


나도 몇 개 심어본다.
아내보다 속도는 나오지 않지만 생명을 심는 일이다보니 긴장되고 가슴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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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덥다보니 심고 나면 야콘모종이 바로 비닐 위에 엎어진다.
축 늘어진 모습을 보면 잘 살수있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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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힘들기로 들면 아내가 더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를 보니 비닐 위에 허리를 편다며 드러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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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일을 해도 허리 먼저 아픈 모양이다.

햇살이 뜨거운지 얼굴을 돌리고 누워있다.


아이들에게 '엄마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테니 너희들도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라"고 늘 말하는 아내다.
오늘도 혼자 야콘을 심느라 애썼을 것이다.

5골의 야콘을 다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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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답운재 야콘밭과 호수밭, 달밭에 심은 야콘이 죽었는지 , 살았는지 보면서 보식을 해야할 일만 남았다.
그래도 오늘 심는 일이 끝나 다행이다.
이제 잘 자랄 일만 남았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내 얼굴에 침뱉는 얘기지만, 그래도...
+   [귀농일기]   |  2009. 6. 22. 00:25  

2007년 5월 30일

오늘의 얘기를 하는 것은 결국에 '내 얼굴에 침뱉기'기때문에 안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날의 일을 얘기함으로써 다른 귀농인도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이왕 얼굴에 침은 뭍은 것 리얼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내 글솜씨가 시원찮아 그 날의 그 웃음을 다 전할 수 있을런지는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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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마당 공사에 이어 오늘도 마당 넗히는 마무리 공사를 하는 날이다.
일단은 잘 알고 믿는 포크레인 사장님이기에 일을 맡기고 난 새점 고구마밭의 골을 짓기 위해 간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오늘따라 평소에 없는 준비정신이 발동하여 기름을 충분히 가지고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집에 기름이 없고 그것을 사러 가려면 12분 정도 소요되므로 이웃의 인혜네로 빌리러 가기 위해 전화를 때렸다.
인혜어머님 말씀이 기름이 한통 가득 있으니 와서 가져가란다.

바로 인혜네로 갔다.
인혜네는 우리보다 1년 정도 먼저 귀농한 이웃이다.
차를 타고 인혜네로 가니 인혜 어머님 얘기가 자기네 관리기로 가져다가 쓰란다.
물론 인혜네 것이 더 낫지만 그래도 내 기계로 하루라도 손에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양을 하고 기름만 한통 싣고 관리기가 있는 답운재 야콘밭으로 갔다.

기름을 단숨에(이 말이 아주 중요함) 관리기에 퍼붓고 위풍당당하게 시동을 걸었으나 안되었다.
시동이 안걸릴 이유가 없었다.
야콘밭의 골도 이것으로 다 만들었는데 시동이 왜 안걸리는지 ...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시간만 축내고 다시 인혜네로 갔다.
인혜네 관리기를 빌리러....

인혜 아버님 성격이 꼼꼼하셔서 인혜 아버님 허락없이 가능하겠냐는 농담을 했더니 이 집부터 시작해서 모든 재산이 내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 아무 걱정말고 싣고 가란다.
그 대목에서 우리 둘은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하여간 재산의 주인이 빌려가라는데 당당하게 차에 실었다.
인혜 아버님이 새점 밭에서 일을 하신다기에 관리기의 골 폭을 조절해 달라고 하기 위해 관리기를 싣고 새점으로 갔다.
갔더니 인혜네 관리기도 우리 호수밭 골짓다가 굴러서 지금 작동이 어렵다는 말씀이시다.

그래서 우리 것은 인혜네서 기름을 가져다 부었는데 시동이 안걸린다고 했더니
"어?? 우리 집에는 휘발유가 없는데...."

"예???"

그리고 그 다음 물음이 죽음이다.

"내 기계에도 그 기름 넣었어???"

눈이 둥그레지셔서 물으신다.

아니라고요~~~

사실인즉, 인혜네서 가져간 것은 휘발유가 아니고 경유였다.
그래서 시동이 안걸린 것이었다.

"아니?농사꾼이 휘발유인지 , 경유인지도 모르고 기름을 넣었단 말야??"
하며 웃으신다.

나야 관리기에 기름을 넣으려고 하는데 기름이 없다고 했고 인혜 어머님이 우리 집에 한통 까득(!) 있다고 하여 한통 까득 쏟아 부은 죄밖에 없다고 했다.

다시 인혜네 관리기를 싣고 인혜네로 갔다.
새점에서 인혜네까지는 다시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다.
인혜네에 가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인혜어머님이 웃기 시작하는데 그만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나 역시 한참을 웃다가 고민에 빠졌다.

오늘 골을 지어 놓아야 이 인근의 길포장 공사로 길이 막혀 못들어가는 일이 없게 된다.
어쩌나 하다가 친구의 관리기를 빌리러 다시 답운재로 갔다.
답운재에서 관리기를 빌려 다시 새점밭으로 달리고 달려 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아내였다.
비가 오는데 그만 골짓고 집으로 오라고...
자기도 항아리를 볏집으로 소독하다가 비가 쏟아져 그냥 포기하고 들어왔단다.

골을 무슨 골...
지금 새점밭 근처도 못갔는데...
왜 그리 되었느냐고 아내가 의아해 하지만 난 설명하기에 너무 황당하고 긴 소설이라 말로 하기 힘드니 인혜네 전화를 하여 형수님께 들으라고 했다.

날씨까지 나를 조롱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비가 왔다, 햇살이 따가웠다, 다시 비가 쏟아졌다, 다시 햇살이 눈부셨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비를 맞고 골을 다 지었다.
그날 생 쑈를 했기때문에 저녁에 오늘 쑈의 당사자끼리 술을 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서 인혜네와 저녁을 먹었다.

인혜 아버님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인혜 어머님더러 "당신은 무슨 기름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주었냐?"로 시작하여
"준다고 아무 생각없이 다 집어 넣은 사람은 또 뭐야?"
"귀농 8년차에 그러면 망신이지..."

얼굴을 못들지경이지만 처녀가 애들 배도 할말은 있다고 나도 할말이 있었다.
관리기에 넣을 기름이라는 말을 했고 기름있다고 형수님이 당당하게 말을 해서 당연히 넣었다, 죄라면 이웃 아주머님을 의심하지 않은 죄밖에 없다,,,,등등

그날 웃음이 심해서 울다 웃다를 반복하는 두 집 아줌마들...

인혜어머님 말씀이 더 작품이다.

"아니, 우리 집도 땅도 다 내 이름으로 되어 있었는데 관리기만 인혜 아빠 이름으로 되어 있는줄 몰랐네..."선우아빠의 이 귀중한 경험이 없었다면 관리기도 내 명의로 되었는줄 알고 살았을텐데..아쉽따~~~하시며 그렇게 웃으셨다.
목이 쉬도록...나중엔 뱃가죽이 아프단다.
난 속이 씨린데....

정말이다.
그 댁도 집이랑 땅이 다 인혜 어머님 이름으로 되어 있고 진짜 하필 하고많은 물건중에 단 관리기만 홍선생님 이름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그때 웃은 양은 산골을 떠내려 보낼 정도였다.

그날 쏘주잔을 기울이며 웃다못해 울고 여자들은 난리였다.
내 가슴은 아픈줄도 모르고...

사실 그렇다.
귀농 8년차에 확인사살을 하고 기름을 넣었어야 했다.
그랬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그나저나 관리기에 한가득 들어있는 저 경유를 어떻게 빼는지...
기름이야 빼면 되겠지만 기계 속속들이 들어갔을 저 경유는.... 휴...

그래도 즐거운 하루가 아니었는지..
이렇게 웃을수 있는 날이 어디 흔한감...

내 얼굴에 침뱉는 얘기라도 이정도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저녁을 먹고 헤어지는 마당에 두분께 부탁을 했다.
제발 소문내지 말아달라고.. ㅎㅎ
그랬더니 오늘 먹은 거로는 부족하단다. 크~~~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갈 길은 멀고 , 해는 지고...
+   [귀농일기]   |  2009. 6. 20. 01:00  

2007년 5월 29일

날이 덥다.
아내는 우리 일을 내 일처럼 도와주신 인혜네 마늘밭 김매준다고 가고 난 아침부터 새점 고구마밭 진입로 공사를 시작했다.
내가 일하는 것이 아니고 포크레인이 하는 일이지만 이런 공사가 있는날은 전날부터 잠이 잘 안오다보니 작은 쇼파에서 쭈그리고 자게 된다.

그래서인지 허리가 아침부터 아프다.
사실 새점밭엔 밭으로 가는 길이 없다.
내 밭으로 가려면 남의 길을 이용해야 한다.
그게 아주 힘들다.

옆의 할아버지 벼를 베시고 나면 수확하는 조건으로 트렉터를 쳐드리고 하지만 ...
그래서 예전에 개울가로 포크레인 공사를 해서 길을 만들었지만 며칠 지나 비 한번오니 다 쓸려내려가 거의 돈백만원들인 것이 허사가 되었었다.

이번에도 공사를 하지만 언제 쓸려갈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다.
오전에는  포크레인 공사를 하고 오후는 포크레인이 오두막 앞마당 마무리 공사를 했다.
그러는동안 난 다시 트렉터를 몰고 새점까지 왔다.

그리고 개울을 건너고 건너 새점밭에 가서 인혜어머님과 아내와 함께 퇴비를 뿌렸다.
퇴비정도야 혼자서도 잘하는 과목인데 팔이 이리되고 나서는 도움을 받아야한다.
퇴비를 뿌리는 시간은 10분도 안걸렸는데 오가는 시간은...

그렇게 트렉터로 갈았다.
아내와 인혜어머님은 다시 마늘밭으로 가고...

아무리 트렉터로 잘 갈려고 해도 시원찮은 트렉터가 퍼질까봐 맘껏 하지도 못했다.
이제 트렉터를 몰고 집까지 가야 한다.
그러나 고친지 얼마 되지 않은 트렉터가 시원찮아서 다시 수리점에 가야 한다.
그러려면 속도를 내서도 안된다.
아기를 쫓아가듯 그런 걸음으로 가야 한다.

이 트렉터는 내가 썩은 것을 사서 두집에서 쓰기로 했다.
그러다 왕창 고장이 났고 한집에서 사용포기를 했다.
고치는 값이 더 나왔기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얼마가 들더라도 고치기로 한 것이 백만원이 넘고 있다.
그래도 혼자 기계를 사용하니 신경쓰이는 일이 없어서 참 좋다.
남을 빌려줄수도 있고 말이다.
사실 함께 사용하는 기계라 친한 분의 밭을 갈아주고 싶어도 그것 한번 해주지를 못했다.

이젠 많은 돈을 들여 고치긴 했어도 내 것이니 그래도 된다는 것이 기쁘다.
이번 밭을 다 갈때까지 퍼지지 않아 다행이다.
전번에 고쳐올때도 완벽하지 않으니 조심해서 쓰라는 말때문에 사실 중간에 퍼지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그래도 올해 지을 밭을 다 이 썩은 트렉터로 갈았으니 고마운 놈이다.

이제 멀고 먼 길을 지나 집으로 가야 한다.
속도를 낼때도 트렉터는 트렉터인데 거기에 속도를 못내니 왠만한 사람 뛰는 정도다.
새점에서 집까지 국도를 따라따라, 불영계곡을 따라따라 난 간다.

가다 담배도 피워 물고...
뒤에 오는 차에게 손짓으로 양보해 해가며...
허리가 아프고 팔이 아프니 허리도 옆으로 쉬어가며 난 간다.

삶도 그러려니
지나가는 것은 지나보내고, 닥어오는 것은 그저 맞이하는 것처럼 난 나무를 맞이하고 지나보냈다.
바람을 맞이하고 지나보냈다.
안면없는 차들을 맞이하고 지나보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   [귀농일기]   |  2009. 6. 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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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4일

어제는 인혜네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셔서 달밭의 골을 지어주시고 비닐도 펴주셨다.
처음엔 호수밭, 그리고 다음엔 그 넓은 답운재밭 다시 달밭의 일을 도와주셨다.
어제 늦도록 비닐을 폈는데 다 못폈다.

지칠대로 지쳐서도 다 펴자고 하셨지만 그건 무리였다.
조금 남겨두면 내일 우리끼지 할수 있다고 하고는 일을 끝냈다.
그리고 오늘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차 한잔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낯선 차 한대가 오두막 앞으로 들어온다.
누굴까??

"앗, 요셉 형님이다"

요셉형님이 일을 도와주시려고 소리소문도 없이 오신 것이다.
형님은 늘 그랬다.


성당에서 만나면 늘 못도와줘서 미안한 얼굴로 우리를 대하셨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회사가 쉬기때문에 오신 것이다.
나도 직장다녀봤지만 직장인에게 휴일은 그냥 휴일이 아니다.
금쪽같은 시간인데...


비닐을 펴러 올라가 비닐을 먼저 폈다.
형님이 땀도 많이 흘리셨고 숨소리도 아주 힘든 소리다.
어제 술을 많이 하셨다며 씩 웃으신다.


술을 마시고 푹 쉬셔야 하는데 부랴부랴 이 먼 산골까지 달려오신 것이다.
몸도 소금에 저려 놓은 것처럼 보이던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렇게 비닐을 펴고 그리고 내일 고추와 야콘을 심기 위해 비닐의 구멍을 뚫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일기예보가 맞느냐 안맞느냐이다.
맞으면 아주 좋고, 아니면 비닐이 다 날아갈수 있으니 여간 고민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
구멍을 미리 뚫으면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다 보니 일손을 줄일수 있어서 좋다.
그뿐인가.


저 꼭대기 호수밭은 워낙 경사가 심해 물주는 기계를 설치하고 왔다갔다 몇번 하면 하루의 모든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마는 곳이다.

그러니 비닐을 뚫어놓고 비가 오면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그러나 알수가 있나, 하늘의 일을...
결국 비닐을 뚫기로 결정하고 뚫기 시작하는데 비가 온다.
비를 맞고 했다.
요한도 나중에 와서 도와주고...

호수밭과 달밭의 구멍을 다 뚫었다.
비가 쏟아진다.
주룩주룩!!!


요셉 형님!!


많이 힘드셨지요?
그 피곤한 몸으로 도와주러 늘 오시고 ...

이 빗길에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가셨을텐데 ...고맙습니다.
몇년전의 일 생각나세요?


그때는 관리기도 없어서 아내와 인쟁기로 끌고 밀고 힘겨운 골을 지을 때도 오셨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오셔서 무리를 해서 다리를 절며 돌아가시는 모습을 전 그냥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 달려오셔서 해결해주시고...
올해는 제가 양쪽 팔이 아파 많이 안타까우셨겠지요.


그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골로 오셨을 것입니다.

그냥 바라보면 편안한 모습의 형님...


이제 걱정마세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제가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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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를 맞으며 그 많은 구멍 다 뚫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지금 그려집니다.
빗소리는 더 세게 내리는데 지금쯤은 집에 도착하셨는지...

산골로 와서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힘든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러나 고마운 분들이 더 깊이 가슴이 자리하기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산골살이를 하는 것같아요.

말주변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쏘주 좀 마셨습니다.


일단 호수밭과 달밭의 비닐 작업을 끝내서 기분이 홀가분해서 마셨고, 형님 생각에 마음이 그래서 좀 마셨습니다.

형님,
늘 건강하세요.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울진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을 와주고...
+   [귀농일기]   |  2009. 6. 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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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0일

일전에 답운재밭의 야콘을 심다가 조금 남겨두고 끝이 났다.
모종이 모자라서다.
오늘은 해마다 야콘심을 때 도와주러 오는 울진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을 나와주었다.

모두 여덟분으로 황윤길 실장님도 같이 오셨다.
사실 황실장님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시는데 우리 일이 급히 돌아가면 이렇게 직접 오신다.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같이 일도와주러 오신 아주머니들이 우리 황실장님이 이렇게 힘든 일 하신다며 이 집에 오면 이렇게 일하신다고 걱정을 하신다.

옷이 젖도록 물을 담당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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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답운재밭에 조금 남은 야콘을 다 심고 점심은 먹은 다음 호수밭으로 향했다.
호수밭은 비닐을 깔아놓은지 되다 보니 일부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고 난리가 아니다.
황윤길 실장님이 직접 물을 주고 나는 날아간 비닐을 일일이 삽으로 다시 씌우는 일을 했다.
황실장님이 물주는 일을 맡아 해주시니 여간 마음이 여유로운 것이 아니다.

혼자서 물을 줄때는 물만 안나와도 한참 산을 내려가서 다시 개울가에 있는 기계를 들여다 보고 고치고 다시 산을 올라와서 물을 확인하다가 다시 내려가고를 몇번씩 하고 나면 나중에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힘이 빠져 물주는 일이 무지 힘이 들었었다.
오늘은 황실장님 덕분에 비닐 재점검하고 다시 보강하고, 그리고 물상황 체크하고 교대로 하니 수월했다.

나머지 아주머니와 남자분은 모종을 놓고 심는 일을 했다.
아내도 심는 일을 했다.
황실장님이 계시니 일이 금방금방 진척이 되었다.
부지런히 심다보니 야콘모종이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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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이 있으면 다 심어주고 가면 좋은데 아쉬워하시며 산골을 떠나는 분들.
오늘로 일단 우리 밭의 심는 큰 일은 끝이 났고, 나머지는 아내와 내가 죽으나 사나 심으면 된다.
일단 모종이 더 자라야 뽑아다 심을수 있으니 잠깐 숨을 돌리면 된다.

고마운 울진자활후견기관분들이 돌아가고 아내와 한참을 밭가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일을 끝내고 들녘에서 감사기도를 하는 밀레의 그림처럼 그런 기분으로 하루일을 끝내고 그렇게 앉아 있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올해는 안시키려 했는데...
+   [귀농일기]   |  2009. 6. 1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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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7일

연휴다.
귀농전 같았으면 침을 질질흘렸을 연휴다. 그러나 귀농하고는 그다지 연휴에 침흘리지 않는다.
이유야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알 일이라고 생각하여 생략하겠다. 다만 아이들이 연휴에는 진종일 함께 있다는 것이 연휴의 특징일 뿐이다.

올해 비닐펴는 일을 주고 아이들과 하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비닐 펴는 일을 시키지않으려고 했건만 결국 오늘 양이 많지는 않지만 함께 비닐을 펴자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정중히 부탁조로(왜냐하면 워낙 올해 애들 도움을 많이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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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당연하다는듯이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 같은지 등등의 질문을 할 뿐, 싫은 내색도 않는다.
그것이 기특하다.
올해 봄농사 일은 아이들에게 그만 시키려고 했었는데...

아침을 서둘러 먹고 아내가 말하듯 박씨들만 답운재밭으로 갔다.
답운재밭의 야콘은 벌써 다 심었다.
그리고 호수밭과 달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그런데 답운재의 하우스 안을 비워두면 풀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하우스 한 동과 그 옆에 짜투리 땅을 다시 트렉터작업을 해서 야콘을 마저 심기로 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잘 안되면 야콘종자로 삼으면 된다.

아내가 집 일을 급히 마치고 참꺼리와 물을 가지고 왔다.
오늘은 우리 반원 중 한 분의 따님이 결혼을 하기때문에 반장으로서 거기에도 참석하러 읍에 가야 한다.
거기에 잠깐 들린 후 달길님 댁으로 가서 일을 쪼금 도와주기로 했기때문에 서둘러야 하는데 비닐을 다 못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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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이들과 아내에게 맡기고 나는 부랴부랴 집에 가서 옷갈아 입고 다시 읍으로 다시 달길님네로 갔다가 돌아왔다.
저녁에 돌아오니 오늘은 과제를 다 수행하고 아내와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친다.
아내는 피곤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추억꺼리를 만들어 주고, 아이들 운동시킨다는 생각에 지금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치고 있을 것이다.
나도 합류해서 애들에게 기분업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한데다 술을 마셨고 어둔 밤 불빛 아래 치는 거라 어렵다고 하니 아내도 아이들도 아쉬워 한다.

이제 마지막 심기만 남아있다.
내일 바로 심어야겠다.
선우, 주현아 수고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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