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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 _해당되는 글 69건
2009.05.24   귀농풍경--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2009.05.22   귀농풍경--이런 꽃을 받고 싶습니다 
2009.05.11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상황설명만 하면... 
2009.04.18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초보농사꾼 몰래 해야 한다. 
2009.04.15   산골편지--올 한해 잘 살아보자. 
2009.04.11   귀농일기--그래도 아궁이의 봄은 멀었다. 
2009.04.07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황금물고기 
2009.04.07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산골의 불문율 
2009.04.06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죽음의 수용소에서 
2009.03.20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시크릿 

 

귀농풍경--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   [산골풍경]   |  2009. 5.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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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밭에 갔었다.
그러니까 봄되고 처음으로...

그런데 작년에 보았던 갈대를 보고 입에서 튀어 나온 말...

"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가을에 본 그 모습  그래로구나..."

그랬다.
가을에 야콘을 캐러 왔을 때에도 그러고 있었다.
답운재밭의 야콘을 조금 남겨두고 달밭의 야콘을 캐러 갔었다.

거기서 몇 며칠 야콘을 캤다.
그리고 모든 밭의 야콘을 다 캤을 때는 서리도 오고 날도 많이 추워 있었다.

다시 초보농사꾼과 둘이서 답운재밭에 와서 몇 골 못캔 야콘을 캐는 날도 얼마나 춥던지 손이 시려 호호 불어가며 캤다.
그리고 둘이 추운데 야콘을 다 캐고 허리를 펴고 그동안 수고한 야콘밭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우리는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 서로에게
"수고했어"를 외쳤다.

대지도 수고했고, 농부도 수고했고...
그런 모습을 갈대는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린 겨울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봄에도 그 녀석을 그렇게 서있었다.
그렇게 서서 대지의 도반이 되어 주었던 모양이다.
반갑고, 반가워 한번 흔들어 주고 왔다.

햇살 아래 눈부신 그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이제 너도 나도 새봄을 시작해 보자.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


 
 
        

 

귀농풍경--이런 꽃을 받고 싶습니다
+   [산골풍경]   |  2009. 5. 2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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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꽃을 사보면
무슨 포장을 그렇게 덕지덕지 그것도 모자라 리본으로 칭칭 감고 그것도 모자라 꽃에 반짝이도 뿌리고, 향수도 뿌리고...
그 난리다.


받은 꽃송이는 몇 안되도 포장지랑 풀어놓은 리본은 과장을 조금 해서 한 가마니다.

그게 아름다운지...

꽃은 꽃만 보아야 한다.


그것의 포장에 너무 지나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옷도 화려하게 입고...


그런데 액세서리 등이 너무 지나치면 사람이 다니는 것인지 목과 귀에 디스크 걸릴 정도의 목거리, 귀거리가 걸어다니는 것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과 마주 앉으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말이 진실이더라도 왠지 드라이 플라워처럼 마음이 건조하고 시간이 아깝다.
무슨 물건과 앉아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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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안보이고 액세서리, 화려한 옷만 보이니 말이다.

몇 해 전 필리핀의 재래시장에 갔을 때 만난 꽃파는 소년이다.
그 앞의 꽃만큼이나 맑고 밝다.


그들은 꽃을 팔 때 신문지에 싸주거나 비닐 봉투에 담아 주었다.
그 꽃을 사가는 사람은 주로 성당이나 성모님 앞에 놓는다고 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이 사진을 자주 꺼내 본다.


이 봄 언저리에  신문지에 싼 꽃 한송이 선물로 받고 싶다.

난 지금 무엇이 주고 무엇이 부인지 잘 알며 조화롭게 살고 있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상황설명만 하면...
+   [산골편지]   |  2009. 5. 1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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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7일

아침을 먹는둥마는둥하고는 진주로 달렸다.
울진에서 진주를 가려면... 최소한 다섯 시간은 기본이다.
서둘러 진주로 향했고 볼일을 보고 날이 어둡기 전에 주현낭자 혼자 있으니 산골로 달려와야 했다.

진주에서 볼일을 보고 바로 뒤돌아  저녁도 거르고 달려오는데 전화가 왔다.
퇴비가 왔다는 거다.
이번 퇴비는 군에서 일부 지원하고 농부가 일부 자부담을 하는 퇴비다. 물론 농협퇴비도 일부 지원하고 자부담으로 받았지만...

그래서 옆에서 들으니 마당에 쌓아놓고 가라고 했다.
인수증을 받아야 한다기에 우리가 달려갈테니 그럼 그 시간에 맞추어 와달라고 하는 초보농사꾼.
그럼 서울이라도 갔으면 어쩔뻔했는지..

어찌나 초보농사꾼이 고무탄내 나도록 달리는지 터널 안에 사고나서 나와 있는 사람을 칠뻔했다.
......................

미리 연락주면 좋으련만 이 늦은 시간에 온다고....

들려야 할 곳도 있었는데 안들리고 초보농사꾼은 그 퇴비때문에 가야 한단다.
부랴부랴 산골로 접어들었더니 퇴비차가 먼저 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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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퇴비는 사람이 쌓아 주는 것이 아니고 그냥 쏟아붓는 거란다.
그런 차가 온 것이다.

난감해 하는 초보농사꾼.
지금이 4월 중순이 넘은 시기에 퇴비가 온 것이다.
그것도 전량이 온 것이 아니라 일부만...

퇴비를 뿌리고,  트렉터로 치고,  다시 골을 타고 , 비닐을 펴고 ,그리고 심는다.
농사의 가장 초기 단계에 퇴비가 필요하다.

우린 지난번 농협 퇴비를 주문해서 급한대로 퇴비를 썼다.
오늘  온 퇴비는 일부만 쓰고 차곡차곡 쌓아놓아 주면 갑바로 덮었다가 내년에 써야 한다.
이 다음에 올 퇴비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쓰레기 붓듯 부어놓고 가게 생긴 것.
퇴비가 400포다.
한 포에 20키로 그램이다.

그러면 8톤이나 되는 퇴비를 초보농사꾼이 혼자 쌓아야 한다.
일단 쌓아야 내년에 쓸 수 있다.

또 설령 올해 쓴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부어주는 것이 아니고 농부들의 세레스에 쌓기 좋도록 쌓아주면 농부의 힘이 훨씬 덜 든다.
농협 퇴비는 그렇게 쌓아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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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농협에 주문한 퇴비이다. 이 퇴비를 밭에 뿌리고 있었다. 군퇴비가 안와서...)

퇴비를 싣고 온 분이야 무슨 죄가 있는지...

하여간 상황만 설명하고 싶다.
일체 이런 일은 홈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 초보농사꾼이다.
이 글도 어쩌면 삭제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여 쏟아 놓고 간 퇴비.
8톤이 널브러져 있다.
그것을 쏟는 과정에서 퇴비는 터지고 찢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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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포의 인수증에 싸인을 해달라고 한다.
400포를 누가 확인할 수 있는지..저 상황에...

거기에 수량 확인도 안되는 상황에서 사인하는 초보농사꾼.

안그래도 테니스 엘보가 도져서 고생하는데 안해도 될 퇴비를 8톤을 쌓아야 한다.
다시 오는 더 많은 퇴비는 어쩌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초보농사꾼이 일체의 언급을 못하게 한다.
지금껏은 산골에 살면서, 농사지으면서 이런 일들이 생겨도 일체 홈에 언급을 못하게 해서 안했다.
일체 안했다.

지난번 농협퇴비를 받을 때에도 농협에서 우리 퇴비( 500포, 즉 10톤이다. )를 이장님이 그댁 마당에 내려 놓으라고 했다고 거기에 내려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장님은 없어지면 모르니 빨리 가져가란다.
10톤을 세레스로 싣으려하면 ....상상도 하기 싫다.

10톤이나 되는 퇴비를 주문한 사람집에 가져다 주면 될 일이다.
1톤도 아니고 10톤이나 되는 퇴비...
그런데... 거기에 다 내려놓고 빨리 가져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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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농협과 이장님 사이의 의사전달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거기서 죽어나는 사람은 초보농사꾼이다.
이것도 깊이 얘기할 수가 없다.

10톤을 초보농사꾼이 들어 올려 와야 할 판이다.
초보농사꾼은 어찌 실어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눈치였지만 내가 그렇게는 못한다고 했다.
말이 10톤이지 그것을 사람 혼자 1톤 차에 실어 나른다고 생각해 보라.

이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좋게 좋게 말 안하고 넘어가면서 살아보니 죽으라 고생만 하지 누구하나 총대매고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 하나 없으니 개선책은 커녕 잘못 된 일이라는 인식조차 안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일단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국 일단은 농협에서 미안하다며(농협에서만 사과할 일이 아니었건만) 다시 10톤을 차를 실어와 집에 내려주었고 초보농사꾼이 차에 싣기 좋도록 쌓아주고 갔다.

그리고 다시 이 군 퇴비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일 역시 홈에 언급도 못하게 했다. 초보농사꾼이..
모든 일이든 다른 사람과 걸린 일은 아무리 속이 숯검뎅이가 되도 말을 못하게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잘못 된 일을 개선해 나가자는 생각이 우선이다.
무엇이 어찌 되었든 지금 내 심정은 앞으로는 말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농민의 소리도 귀기울이기를...
조금만 신경쓰면 될 일을...그래야 개선되고 농촌이 나아지고 그래야 젊은 귀농자들이 많이 들어와 마을마다 기저귀가 휘날리는 영광의 날을 맛볼 수 있다.
그 뿐이다.

지난번 농협퇴비도 말안하고 그냥 10톤을 죽으라 나른다고 한 것을 그렇게 못한다고 한 것은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다시 군에서 이렇게 늦게 퇴비가 나오면서 8톤을 쏟아 놓고 간 것이다.

더는 할말이 없다.
그저, 농촌이 나아지길...
조금이나마 농민의 입장에서 무엇이든 생각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리고 퇴비 뿐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일에서 농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 시스템이 이리 돌아가는 농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귀농을 희망하는 분들도 알아야겠기에 적어본다.

퇴비차가 돌아가고도 10시간 이상 운전하고 진주다녀온 초보농사꾼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멍하니 어둠 속에 넋이 나가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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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초보농사꾼 몰래 해야 한다.
+   [산골편지]   |  2009. 4. 18. 23:48  

2009년 4월 9일

산골엔 이제부터 진달래, 매실꽃이 한창이다.
다른 지역에서 꽃이 피었다고 호들갑을 떨 때 산중의 그것들은 침묵수행을 하다가 다른 지역의 꽃들이 지고 그와 동시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기운이 다 떨어졌을 때 서서히 꽃망울을 터뜨린다.

좋게 얘기하면 '느림의 미학'이고
조금 거시기하게 표현하면 산골 아낙처럼 '뒷북'이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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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우가 고딩이다 보니 마음이 많이 쓰인다.
마음만 쓰였지 고딩 엄마라고 하여 다른 엄마들처럼 모든 것을 들이대주는 과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쓰인다는 것은 안스러움이 절반이다.

그래서 읍에 갔다 산골로 왔다 하는 날이 많다.
그 와중에 농사 일도 시작되었고, 작은 공사로 일하시는 분도 점심도 걸려있었다.

읍에 일이 끝나지 않아 도저히 점심 시간 전에 산골에 도착할 수가 없었다.
마음만 탔다.
결국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점심은 물건너 갔고, 부랴부랴 발송 준비를 하고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배가 고픈지 쓰린지...
 잘 넘어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속이 삐졌나 보다.

대충 먹고 서둘러 새점밭으로 갔다.
초보농사꾼이 일하고 있기때문에 ...
거의 다 했고 나머지는 퇴비주는 일이니 그냥 집에 가란다.

다시 15분을 달려 산골로 왔다.
시간은 5시
서둘러야 한다.

초보농사꾼이 내가 거름펴는 것을 싫어하니 그가 없을 때 호수밭에 퇴비를 뿌리러 올라갔다.
초보농사꾼이 군데군데 퇴비를 쫙 깔아 놓는 것까지는 했는데 이리뛰고 저리뛰어 다니느라 퇴비를 뿌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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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10년차다 보니 가락은 좀 있어서 올라가기 전에 칼이랑 장갑 그리고 삽, 물 등을 준비하여 올라갔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퇴비 봉투를 칼로 가르는 일이다.
엑스자로 가르면 퇴비 봉투의 구석에 있는 퇴비까지 알뜰히 털어 낼 수 있다.

그렇게 한참을 다니며 칼집을 내어 놓는다.
그런 다음에는 그 비닐을 홀라당(순식간에 해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아 뿌리기에 좋다) 그 자리에 쏟아놓는다.
비닐은 한데 모아 밭가에 돌로 눌러놓는다.
바람에 비닐이 날아가면 그것 잡으러 다니는 시간이 꽤 걸림을 몇 번 현장실습(?)을 하고 나니 이제는 단단히 눌러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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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쏟아놓은 퇴비를 이제는 콩고물을 뿌리듯 골고루 뿌려주면 된다.
그러나 콩고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쥐는 힘이 유독 없는 난 사실 삽 무게만도 버거운데 그 놈의 퇴비 무게는 또...

그러나 지금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초보농사꾼이 새점밭 일을 끝내고 돌아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뿌려놓아야 그의 고생을 분담할 수 있다.

삽으로 이리저리 뿌리다 보니 우리 산골소녀 주현 낭자가 올 시간이다.
오늘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잡채를 해주려고 다짐다짐을 했는데 그것도 마음에 걸렸다.
왠 잡채냐 하면 얼마 전에 식당에서 산골아가들이랑 점심을 먹는데 그때 나온 잡채(사실 식당 잡채야 간장, 설탕으로 혀를 자극할 뿐 채소 등은 눈씻고 봐도 두어가닥 밖에 없다)를 너무 맛있게 먹는 거였다.

그게 맘에 걸렸다.
얼마나 잡채를 못해주었으면 저리 맛있게 먹을까...하고

그날 다짐을 했다.
내 무슨 일이 있어도 주현낭자에게 잡채를 해주리라... 그래야 내 맘이 편할 것같아서였다.

잡채가 그 잡채였는데 사실 이틀이나 미루어졌다.
공사하시는 분들 찬도 없는 점심을 해드리고 나면 밭이 부르고 일이 부르니..대낮에 우아하게 잡채를 하고 있게 되질 않았다.
그런데 오늘 못하면 잡채에 넣기 위해 준비한 채소들이 쉴 판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니 삽이 부리나케 돌아갔고, 퇴비는 공중제비를 하고 땅에 나동그라졌다.
쥐는 힘도 없는 사람이 삽자루에 힘을 바짝 주고 어깨 높이보다 높게 지성껏 쳐올렸다.
그렇게 공중까지 날릴 필요가 없지만 보지도 않고 날리다 보니 공중에서 내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놈도 만만치 않았다.
마른 기침이 날 정도로 콧구멍도 생고생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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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열심히 삽자루를 뒤흔들고 거기에 박자 맞춰 퇴비가 공중에서 춤을 추다 보니 해가 기울기 시작했다.
더 서두르면 저 언덕까지는 뿌릴 수 있을 것같았는데 바로 그때, 산골소녀가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이 째진 눈에 포착되었다.

"주현아, 엄마 여깄어. 금방 내려갈께~~~~~~"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놓고 이제는 퇴비만 보고 뒤로, 옆으로, 앞으로 퇴비를 날렸다.
이런 속도로 일하면 하루에 '전농토의 퇴비화'는 문제도 아닐 것같았다.
다만 허리랑 온몸이 박살이 나겠지만...ㅎㅎ

사람이 일 욕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두어 포만 더 하고 내려가자'고 하며 욕심을 부리고 있는데 초보농사꾼이 다 썩은 트렉터를 답운재밭에서부터 몰고 기차 화통삶아먹는 소리를 내며 오고 있다.

얼마나 배가 고플까.
난 퇴비와 춤추던 박자를 멈추고 슬슬 바구니에 짐을 챙겼다.
1.8리터들이 쏘주병에 들은 먹다 만 물도 챙겨 넣고, 칼이랑, 삽, 장갑을 챙겨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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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퇴비를 마저 다 뿌리고 싶은데 내 계획대로 일을 하도록 다른 상황이 바쳐줄지는 모르겠다.

새들아, 너희들도 들어가 저녁해라. 난 오늘 잡채할꺼다..." 라고 퇴비뿌리는 동안 내 곁에서 도반이 되어 준 새들에게 저녁 인사를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조금이나마 초보농사꾼의 일을 거들게 되어 기쁜 마음에 자꾸 퇴비뿌린 밭을 돌아다 보며 내려왔다.

"새들아, 너희들도 들어가 저녁해라. 난 오늘 잡채할꺼다..." 라고 인사를 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산골편지--올 한해 잘 살아보자.
+   [산골편지]   |  2009. 4. 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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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일

아무리 바빠도 오늘은 답운재밭에 꼭 가야한다.
털신신고 집에서 나와 걸어올라가는 텃밭이 아니라 일이 있어야만 시동을 건다.
오늘의 용건은 표고버섯 따는 일...

원래 표고버섯은 달밭과 호수밭 중간에 위치한 하우스안이 제 집이었다.
초보농사꾼이 거기에 멋지게 배열을 해두었고 앙증맞게 나오는 표고버섯을 잘 따서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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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다르게 뽀얀 속살을 내미는 표고버섯을 보며 내게 소중한 분들을 떠올렸고 그분들에게 두어 개라도 맛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에 자주 올라가 동태를 살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 작은 집을 하나 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년만에 표고버섯은 방을 빼야 했다.
초보농사꾼이 겨울동안 야콘즙을 짜느라 온 기운을 다 뺐기 때문에 표고목을 어떻게 옮기나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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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 표고목에 종균 넣느라 팔에 ‘테니스 엘보’라는 병명으로 고생이 심했었다.
그러니 나 또한 걱정이 될 수 밖에...
어느 날 보니 혼자 표고목을 옮긴다.
아마 몇 차 날랐을 것이다.

일단은 답운재밭 한 켠에 있는 하우스로 새 터전을 옮기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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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옮기다 다시 이런 저런 일로 못 옮겼고 세종이 조카가 왔을 때 마지막 표고목을 옮겼다.

그렇게 옮겨 놓은 표고목에 표고버섯이 많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답운재밭으로 내달렸던 것이다.

커다란 소쿠리랑 그릇을 두 개나 가지고 갔다.
그러고도 자루를 가져갈까를 생각했으니 얼마나 야무진 생각인지...

가보니 웬걸, 조금 밖에 안나왔다.
이 놈들이 시치미를 뚝 떼고 서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내 정신의 버팀목처럼 든든하던지..



단단히 준비하고 거기까지 차를 몰고 갔는데, 지들도 자리텃을 하는 모양이다.
달밭의 집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가 갑자기 방 빼라고 하고 옮겨 앉았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초보농사꾼이 바쁠 때 옮겨 놓아서 일부는 세워 놓았고 일부는 미처 세워놓지도 못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이곳의 야콘을 마지막으로 캐면서 수확이 거의 없었던 개울가쪽 비닐을 미처 못걷었었다.
너무 추울 때까지 마지막 야콘을 캤고 이미 그때는 땅이 얼어 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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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온 것을 아까워 할 것이 아니고 비닐을 다 걷고가자..고 맘먹었다.
비닐을 걷기 시작했다.
우아하게 표고버섯을 따오려고 집에서 입고 있던대로 왔는데 이거 막노동을 하게 생긴 것이다.
그게 무슨 상관인지...

그렇다고 내가 명품 옷을 입고 온 것도 아니고 옷이야 빨면 되는 일이라 작업복을 입은듯 비닐을 가슴에 안아가면서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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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글송글 땀도 나고 기분이 참 좋다.
비록 표고버섯은 나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지만 지금 난 대지와 새해 인사를 하며 놀고 있으니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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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닐도 다 걷었으니 작은 수확물을 기쁘게 받아들고 집으로 가야 한다.
땀흘려 일하고 나니 제대로 시간을 보낸 기분이 들어오랫만에 새로운 기운을 얻었다.

다시 답운재 전체의 밭을 둘러본다.
작년에 수고한 대지...
긴 겨울동안 잘 쉬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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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나 나나 한해 농사를 잘 시작해 보자.
땀흘리며, 서로의 마음을 감싸 안으며 올 한 해 잘 살아보자‘고 인사를 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일기--그래도 아궁이의 봄은 멀었다.
+   [귀농일기]   |  2009. 4. 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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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9일

요즘 눈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휘몰아치는 눈을 보다보니 지금이 겨울로 접어든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다 들정도이다.
엊그제 호수밭에 퇴비를 실어다 군데 군데 놓았는데 완전히 봄속으로 들어선 느낌이었는데 그런 느낌도 잠깐, 바로 눈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렇게 계속 되고 있다.

안그래도 산골의 겨울은 참으로 길다.
아무리 낮시간에 완연한 봄날씨가 하더라도 해가 지기 시작하면 을씨년스러워지기 때문에 장작을 지펴야 한다.
그러니까 6월에도 밤에는 불을 땔때가 많으니까 한 해의 반이 아궁잉게는 겨울이라고 보면 맞는다.

그러다 보니 나무가 많이 든다.
아내는 나무해오는 것이 힘들다며 자꾸 아궁이 공기구멍을 막고 나는 열고 그런다.
보일러 물의 온도가 떨어져 다시 올리려고 하면 그 나무가 더 들어간다고 설명을 해도 나무 해오는 모습을 본 아내로서는 영 공기구멍을 열어 놓지 못하는지 내 말을 도통 안듣는다.
나름대로 이번 겨울에 쓸 나무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남지 않았다.
야콘즙을 만들면서도 시간을 내서 나무 해와야지...하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었다.

그러다 오늘 눈비가 오는데에도 나무를 하러 갔다.
집에서 멀리까지 가는 데다가 일단 나무를 하기 시작했으면 넉넉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작동하여 두차를 실어왔다.
생나무에다 참나무다 보니 무겁기는 왜그렇게 무거운지 모른다.

한 차를 먼저 실어다 놓고 다시 한차를 해오다가 방앗간에 들려 막걸리를 마시고 왔다.
막걸리는 마시고 나면 든든하다.

마저 나무를 내려놓고 보니 흐뭇하다.
부자된 기분이다.
시간을 내서 두 차 정도든 해놓으면 올 겨울 시작까지는 땔수있을 것 같다.

오늘은 참나무를 아궁이에 잔뜩 넣고 자면 아침까지 나무를 리필하지 않아도 된다.

참나무를 아궁이 가득 넣고 들어오는데 등이 벌써 따습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라고 하는 아내, 그럼 난 멋진 뭐 없나 ..

[음~ 새벽 늦도록 야콘즙 가공실을 대청소했다. 물로 바닥 청소에서 모든 기계까지 다 했으니 이제 슬라이스 기계만 하면 된다.그 전에 방앗간에서 마신 막걸리 탓에 고민하다 잔 모양이다. 주현이 학교에 가는 소리에 깨서 오줌 누웠으니 다시 자려고 한다.  아내가 늘 꼬리표를 붙여주는 귀농 주동자 하면 딱 걸맞는 말이다. 그럼 이번부터..]
마지막 설명글은 새벽에 첨가한 글인데 어제 삐리리한 ㅅㅇ태로 쓴 글보니 두서없고 참 그렇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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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아낙의 책이야기--황금물고기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4. 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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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라는 프랑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이 작품에 대한 찬사에 대한 궁금증이 발동해서다.
그 찬사 중 ‘막 건져 올린 은빛 언어...’등의 표현이 많은 책이기 때문이 첫째이고, 둘째는 작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두 이유는 앞뒤가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노벨 문학상을 받으며 ‘황금물고기’가 더 표면에 떴기 때문에 그런 찬가들이 이어진 것이라는 말이다.

같은 작품도 그냥 읽으면 그렇다가, 노벨 문학상을 탔데..하면서 읽는 거랑은 다르다.

어쨌거나 내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읽힌다는 늘 비슷한 전략으로 책을 구입했으나 이번에도 주현이가 먼저 읽고 내가 나중에 읽는 꼴이 되었다.

“예닐곱 살 무렵에 나는 유괴당했다.
그때 일은 잘 기억자지 않는데, 너무 어렸던데다가 그 후에 살아온 모든 나날이 그 기억을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그 일은 차라리 꿈이랄까, 아들하면서도 끔찍한 악몽처엄 밤마다 되살아나고 때로는 낮에도 나를 괴롭힌다. ...............“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주인공 밤이라는 뜻을 가진 라일라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시작한다.

이 첫문장만으로도 소설 속 주인공 라일라는 어떤 여정을 걸을지는 대충 감잡을 수 있지 싶다.

라일라의 그 어둠 속 생활은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
밝은 곳에서 숨쉬는 것보다 어둠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사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느끼는 주인공의 삶, 언제 어느 때 다시 붙잡혀 속박된 삶을 살지 모르는 불안감은 늘 그의 옷처럼 그의 몸과 마음에 따라다녔다.

여기서 주인공에 대해 느낀 점은 대부분의 이런 상황에서의 주인공은 강한 의지력과 인내력 등을 무기로 자신을 길을 개척해 나가는 면이 부각된다.

그러나 르 클레지오는 라일라를 그렇게 묘사하지는 않았다.
어디에서도 라일라의 강한 극복심이나 의지력 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결론적으로 달려가다보면 그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주인공에 대한 아픈 일생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런 라일라와 첫 번째 인연을 맺은 랄라아스마라는 노파의 집에 팔려갔지만 그 노파의 향기를 자주 기억해 내며 자신의 삶의 일부로 여긴다.
첫 만남이 그렇게 우리네 삶에도 영향을 미치듯이 라일라 역시 되풀이되는 구속된 삶에서 자주 랄라아스마를 느낀다.

우리네 삶도 들여다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삶의 역정은 있다.

그러나 르 클레지오만이 그려 낼 수 있는 그 감성적이고 세부적이며 생동감있는 표현력으로 인해 ‘황금물고기’는 라일라의 일생에 더 빛나는 황금색을 입혔다고 생각한다.

소설 중반에 예감했듯이 끝에는 이런 대사가 나오며 그렇게 소설은 주인공의 삶을 마지막으로 비춘다.

“더이상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이제 나는 마침내 내 여행의 끝에 다다랐음을 안다.
어느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곳이다.
말라붙은 소금처럼 새하얀 거리, 부동의 벽들, 까마귀 움음소리.
십오 년 전에, 영겁의 시간 전에, 물 때문에 생긴 분쟁, 우물을 놓고 벌인 싸움, 복수를 위하여 힐랄 부족의 적인 크리우이가 부족의 누군가가 나를 유괴해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바닷가에 손을 담그면 물살을 거슬러올라가 어느 강의 물을 만지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사막 먼지에 손을 올려놓으며, 나는 내가 태어난 땅을 만진다, 내 어머니의 손을 만진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황금 물고기 상세보기
르 클레지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물고기처럼 순진무구한 천진성과 강한 생명력을 지닌 한 소녀의 역경에 찬 성장기를 그린 프랑스 작가의 장편.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라일라는 어린 나이에 인신 매매범들에게 납치돼 아랍, 프랑스, 미국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산골의 불문율
+   [산골편지]   |  2009. 4. 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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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에서 난 낮에서 저녁으로 가는 바로 그 교차 시간을 좋아한다.
아주 밝디 밝은 것도 아니고, 어둠이 깔린 것도 아닌, 낮시간 동안에는  돌수제비를 뜨는 것처럼 붕 떠있는 낮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서서히 몸에 , 가슴에 지녔던 것들을 서서히 내려놓는 그 시간이 참 좋다.
뭐랄까, 묵상시간이랄까.

하루 농사 일로 지친 몸을 털고 둥지로 들어가는 그 시간...
도시에서야 꿈엔들 이런 귀한 시간을 느꼈을까.

이제 산중의 모든 자연물도 잠들고, 산골가족들도 그들의 깃털 아래서 잠든 시간.
마음이 달그락거려 때를 놓친 내가 마지막 나무 당번이 되었다.

우리집은 제일 늦게 자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나무 보이러 입 속에 하나 가득 나무먹이를 넣어주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게 싫으면 일찍 자는 게 장땡이다.
아니면 동화에 나오는 곰 앞에서 마냥 죽은채, 아니 자는채 하던지...

창문을 후려치는 바람소리에 먼저 주눅이 들어 코와 눈만 남겨 놓고 목도리로 둘둘둘 미이라처럼 감았다.
나가려고 불을 켜려는데 밖이 훤하다.
달빛이 얼마나 훤하고 은은스럽던지 도시의 무슨 찬란한 수입 크리스탈 조명인지 뭔지는 명함도 못내민다.

그 달빛을 대동하고 보일러실로 들어갔다.
오래 타는 참나무를 골라 보일러 입을 가득 채웠다.
무겁기는 얼마나 무거운지 그 여진이 시원찮은 허리를 자극한다.

그런 후, 부채로 두어 번 그 갈라진 피부를 간지러 주니 좋아죽겠다며 훨훨 탄다.

그 화기를 전해받아  볼까지 뜨거워지면 신문 한 장 바닥에 깔고 아예 주저앉는다.
이제 책임을 다했으니 들어가 자도 누가 눈꼴셔 할 사람은 없는데도 그러고 앉아 있기를 한참 한다.

'무슨 인연으로 이 깊은 산중에서 불을 때고 있을까'

'그 큰 지구상에 어떤 인연으로 이 깊고도 깊은 산중에 들어 앉아 불 앞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지...'

'이제 자연에서 얻은 것이 참으로 많고 자연의 한쪽 깃털에서 가족을 찾고 나를 찾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행운아였는데 이제는 나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난 구술면접을 보는 사람마냥 중얼중얼거린다.
더없이 소중한 묵상시간이다.

귀농하지 않고 도시같았으면 제정신으로 살지 못했던 낮시간 동안의 피곤에 짓눌려 밤도 그렇듯 무겁게 잠으로만 젖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산중생활에서는 자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운인가.

딱 흑미만한 꽃망울까지 하나하나 터지고 있는 이 봄날에도 산골의 밤은 그렇게 또 다른 세계다.
그건 나만 맞이하는 내 영혼 속 세상이다.
이 소중한 내 세상....</font>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죽음의 수용소에서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4. 6. 10:08  

죽음의 수용소에서 상세보기
빅터 프랭클 지음 | 청아출판사 펴냄
이 책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이 책은 저자가 가족의 죽음과 굶주림, 혹독한 추위와 핍박 속에서 몰려오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이 책은 아이들과 내가 같이 읽으면 의미있겠다는 생각에서 한참 전에 구입했다.
주현이가 먼저 다락방에서 보다만 것을 내가 눈독을 들이다가 집어 들었다.

얼핏 보면 어떤 사람이 그 지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었던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좌절,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이야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여느 책이 거기까지가 동착역이었지만 이 책은 달랐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정신과 의사인 그가 창안한 로고테라피라는 것을 접붙여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독자가 정신과 수련의도 아니고 그것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덧붙여 좋을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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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이거 정신과를 지망하는 학부 학생들이나 읽는 그런 책이 아닌가“하고 말이다.
게다가 옮긴이가 이시형 박사라는 데에는 그 의문에 부채질을 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그건 모르고 하는 걱정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이시형 박사가 옮겼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이 빅터 프랭클 박사가 목에 힘주어 말하는 요지를 더 뼛속 깊숙이 전해들을 수 있기에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빅터 프랭클 박사도 책 처음에
“이 책은 강제수용소에서의 일상이 평범한 수감자들의 마음에 어떻게 반영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쓴 것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강제수용소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기록한 글은 그 동안 수없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비록 실제 일어난 일이더라도 그것이 한 개인의 체험과 관련된 경우에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전개될 글에서 내가 밝히고자 하는 것은 이런 체험의 명확한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수용소 생활을 겪어본 사람들을 위해 나는 그들의 체험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설명하려고 한다.....“ 고도 덧붙였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부모, 형제 그리고 아내 모두 강제수용소에서 죽었거나 가스실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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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기껏해야 200명 정도밖에 들어갈 수 없는 가축우리같은 건물에 넣어졌고, 추위, 굶주림에 시달렸다.
그뿐인가.

매일같이  유리 조각으로라도 면도를 하여 건강해 보이도록 해야 하는,,, 그래야 병자로 분류되어 가스실행을 면할 수 있다는 공포...
가스실을 면할 수 있는 확률이 28 대 1이 채 안되었다고 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동물만도 못한 삶을 이어가는 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자신의 이론을 현대 정신과 의학에 접목시킨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은 책이다.

또 책 흐름이 수용소에서의 참담한 내용만을 시간대별로 나열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그 상황에서 수용자들이 보인 모습, 생각들은 우리 삶의 가치관이나 철학, 정신과 의학적으로 어떤 상태라는 설명이 부연되니 금상첨화다.

여기서 책날개에 쓰여진 저자 소개를 옮겨본다.

//빅터 프랭클은 빈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교수이며 미국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로고테라피를 가르쳤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1905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고, 빈 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24년 국제심리분석학회의 잡지에 글을 발표한 이후, 27권의 저서가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 19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전 세계의 대학교에 초청되어 강의했으며, 미국에서만 52개의 강의를 맡아 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심리의학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오스트리아 과학학술원 명예회원이다.//

그는 말한다.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이 지니고 있던 전형적인 심리적 특징에 관한 문제를 정신의학적인 측면에서 소개하고, 정신병리학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독자들은 인간은 철저하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중략) 우리가 믿고 있는 이론, 즉 인간은 여러 조건과 환경적인 요인-생물적, 심리적, 사회적 성격으로 이루어진-이 만들어낸 하나의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로 사실일까”

그의 답은 명쾌하다.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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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수면 부족과 식량부족,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이 수감자를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최종적으로 분석해보면 그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아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비단 수감자의 상황을 설명하고 규정짓는 말이 아니다.
오늘날처럼 복잡한 시대를 사는 우리들 모두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이 책의 특징이 거기에 있다.

수용소에서의 일상만 아니라, 그 일상에서 보이는 인간의 모습들, 그리고 그것을 로고테라피에 적용하여 보는 우리들의 현 삶의 모습을 각자 조명하여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하겠다.

여기서 로고스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라고 했다.
로고테라피 이론은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나가는 인간의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각종 임상실험의 이야기를 정리하였기 때문에 그것은 복잡한 현대인에게는 더없이 도움이 되는 케이스별 치료상황을 담고 있다.

그는 단언했다.
“나는 살아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자이었던 강제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이 책은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책임의식으로 삶을 이끌어 가야 하는지를 명쾌하고 설명하고 있어 근래 보기 드물게 만족한 책이다.
주현이에게는 겨울방학 정도에 마저 읽힐 생각이고 선우에게는 틈틈이 읽도록 그의 방에 디밀어 놓아야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시크릿
+   [카테고리 없음]   |  2009. 3. 20. 20:34  

시크릿 상세보기
론다 번 지음 | 살림Biz 펴냄
『시크릿』은 수 세기 동안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던 &#39;부와 성공의 비밀&#39;을 알려준다. 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이 비밀의 힘을 이용하면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하며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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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쇼' 홈피를 마비시키고 <해리포터>를 묶어버린, 세계인이 경탄하고 있는 바로 그 책!!"

이것이 책 표지에 박혀 있는 큰 문구이다.

언제부터인지 '오프라 윈프리 쇼' 어쩌구 저쩌구 하는 문구를 인용하는 책이 많이 나옴을 느낀다.
난 그 광고문구가 나와 있다고 하여 더 사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것을 가장 크게 광고하는 것으로 보면...

이 책은 읽는 사람이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걸러서 읽어가면 유익하지만 잘못 읽으면 오류를 범할 수도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아직 확고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약간의 혼란이 올 수도 ,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책은 구성이 약간 다르다.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말을 죽 나열해 놓은 다음에 적자가 하고 싶은 말을 적는 형식이다.
어찌 보면 어느 것이 작가의 말인지를 알기에 편하게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관한 책이다.
본문을 잠깐 인용해 보면

"우리는 모두 무한하고 유일한 힘에 따라 움직인다. 모두 정확히 똑같은 우주 법칙들을 따라간다. 우주에 흐르는 자연법칙은 매우 정확해서 우리가 우주선을 제작하고, 사람을 달에 보내고, 우주선이 착륙할 시간을 극히 섬세하게 예측할 때, 법칙이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그곳이 인도든, 호주든, 뉴질랜드든, 스톡홀름이던, 런던이든, 토론토든, 몬트리올이든, 뉴욕이든 우리는 모두 동일한 힘에 따라 움직인다. 그 힘은 법칙이고, 그것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라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긍정적이고, 행복하고 , 기쁜 생각과 상상을 하면 행복한 일을 끌어당기고, 문가에 대해 불평을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 불평하고 부정적인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건강도, 인간관계도, 돈 등도 모두 끌어당김의 힘에 의해 모두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생각은 자석이고 생각에는 주파수가 있어 우리들이 생각할 때 그 생각은 우주로 전송이 되어 같은 주파수에 있는 비슷한 것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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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IMG_8658.jpg">

그래서 뭔가에 대해 불평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 불평할 일이 더 많이 나타날 거라고 했다.

최근들어 긍정적인 생각에 내용을 담은 책들이 범람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지 싶다.

읽다 보면 모두가 맞는 말이다.
이미 다른 책의 저자가 언급한 것으로 일맥상통한다.

이 책을 읽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생기돋게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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