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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 _해당되는 글 69건
2009.09.10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귀농은 스스로 뻑가는 삶이어야 한다. 1
2009.09.08   머리 일하고 먹는 저녁 밥 맛은 또 남다르다. 
2009.09.07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니가 이렇게 컸구나." 
2009.07.30   귀농아낙의 산골편지-- 귀농주동자의 이상한 버릇 
2009.07.10   귀농풍경--힌트, 밭에서 씁니다. 
2009.06.25   귀농풍경--앵두따기 
2009.06.14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2009.06.08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또 하나 아웃되고... 
2009.06.08   귀농풍경--투명하게 살라 한다. 
2009.06.05   귀농풍경--이른 아침에 마음을 적시는 것들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귀농은 스스로 뻑가는 삶이어야 한다.
+   [산골편지]   |  2009. 9. 1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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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7일

비가 온다.
아침부터 오는 비가 하도 반가워 마당을 어슬렁거렸다.
한참 기분 째지게 걷고 있는데 발 아래 떨어진 꽃이 가슴 철렁하게 만든다.

봄부터 여름 내내 키만 키우며 나의 애간장을 다 태운 내 키만만 백합 한 그루가 있었다.
얼마 전부터 마을의 대소사를 공지하는 이장님네 스피커처럼 동서남북을 향해 꽃을 피웠었다.

꽃밭의 다른 꽃들이 그를 우러러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단 키에서 밀렸으므로...

그렇게 새하얀 얼굴로 산골가족의 가을 기분을 좌지우지하던 백합이 그만 땅에 떨어진 것이다.
사람이든 꽃이든 때가 되면 땅으로 가야 하지만 땅에 떨어진 모습이 너무 생생하다.
금방이라도 툭툭 털고 높다란 자기 자리에 다시 올라가 붙을 것만 같다.
너무 생생하게 소풍길을 접는 것이 섬뜩한 아침이다.

생각해 보면 그럴 필요도 없다.
사람이든, 꽃이든 죽을 때는 꼴이 영 말이 아니게 가는 것이 상식처럼 되다 보니 섬뜩하게 가는 꽃의 대명사격인 능소화 등을 보면 그렇게 소름돋아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마지막 가는 길이 말짱한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혹시나 제자리로 올라붙을까 서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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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내가 좋아하는 고 김점선 화백의 책을 읽었다.
거기에 김 화백은 자뻑은 예술가가 되는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했다.
그 부분을 읽으며 ‘아, 맞아. 이건 내가 생각했던 거랑 똑같잖아’ 하며 내 작은 다락방에서 책상을 쳤다.

김화백은 “나는 그림 그리는 시간보다 내가 그려논 그림을 바라보면서 자뻑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 고백했다.

귀농이 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귀농한 것을 보고 시키지도 않은 주판알을 두드린다.
두 사람이 직장생활할 때 받은 연봉이 얼만데 손에 묻히고, 말이 작업복이지 너덜너덜한 그지같은 옷 입고 쉰 땀내 풍기며 얻는 돈이 얼마냐는 거다.

열심히 주판알을 두들겨 보라. 답이 나오는지...
왜 사람들은 손끝에서 현찰이 오고 가야만 그것을 벌었다고 생각할까?

사람이 돈을 밝히는 이유는 뭘까?
그것으로 집, 자동차, 명품옷 등을 삼으로써, 몽땅 끌어안음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행복은 상대적이라 남들 앞에서만 빛난다.

그러다 보니 돈=행복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행복’ 뭐 그런 말일 것이다.

그러면 결론적으로 말해, ‘행복’하면 장땡 아닌가?
내가 귀농에 성공했다는 이유는 외형적, 상대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행복을 일일이 주판알을 튕기지 못하니 숫자로도 나타낼 수 없을 뿐이다.
귀농 전, 도시 살 때 최대의 고민 중 하나가 아빠와 애들과의 관계였다.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아빠가 워낙 바쁘다 보니 애들이 아빠 얼굴 한 번 보려면 2박 3일 걸렸다.

그러니 애들에게 아빠는 어려운 사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이었다.
귀농하고는 아빠와 아이들이 친구가 되었다.
그것은 고딩, 중딩이 될수록 더더욱 진한 가족애를 느낄 정도로의 친구이자, 아빠이자, 멘토이자, 그 이상의 관계(이건 가족도에도 나오지 않는 관계이다)가 된 것이다.

귀농이 준 선물이다.
그것을, 이 가슴 터지도록 행복한 것을 돈으로 환산이 될까.

그 다음에 자연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같은 잣대로 닥아서는 스승이다.
인간처럼 지 기분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아니고 늘 같은 온도로, 같은 색깔로, 같은 모양으로 닥아서는 스승 말이다.

언제 봐도 그 모습인 별을 보면 사람이 변함없어야 함을 배우고,
새초롬했다가, 만삭이 되었다 하는 달을 보며 아이들은 ‘채움과 비움‘에 대해 배우고,
철철이 소리 소문 없이 피는 꽃들을 보며 침묵과 때를 가릴줄 아는 지혜를 배우고,
산골 옆으로 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말하기 보다는 듣기를 배로 해야 함을 배우고,
봄이면 노오란 송홧가루까지 날려주는 센쓰까지 지닌 소나무를 보면서 삶의 철학을 배운다.

이걸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니 이건 행복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 있는가.

생각할수록 복에 겨운 삶이다.
그렇기에 귀농이야말로 자뻑해야 한다는 거다.

귀농하여 얻은 가족간의 사랑에 소름끼치도록 뻑 가야 하고, 병풍처럼 둘러쳐진 자연의 혜택과 가르침에 뿅 가야 한다.
자뻑하는 삶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기에 ‘귀농’은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귀농한 사람이 스스로 뻑 가지 않고 도시에서처럼 돈으로 우열을 가리려 든다면 당장 보따리 싸서 되돌아 가야 한다. 뭐든 돈으로 환산되는 회색의 세상으로...

고딩인 아들 선우와 초보농사꾼이 서로 팔을 베개 삼아 주고 하더니 우당탕 난리가 아니다.
끌어 안고 ...
귀농 전 같았으면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모습이다.

귀농은 자뻑하는 삶이라 아름다운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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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일하고 먹는 저녁 밥 맛은 또 남다르다.
+   [산골편지]   |  2009. 9. 8. 19:34  

오늘은 수원 농업연수원에서 <농업경영정보화리더>과정 교육이 있는 날이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계속 된다.

농업인들에게 필수인 블로그의 필요성, 블로그 만들기, 블로그 관리 등 정말 요긴한 정보를 하나하나 머리에 넣고 있는 교육이라 누구도 조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시간...
지금껏 배운 그 들뜬 마음으로 다시 들뜬 저녁을 먹으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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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으로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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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는 요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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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차례를 기다리는데..배에서는 소리가 난다. 무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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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교육생들이 많아 사진을 찍기가 왠지 미안스러워 대강 찍었더니 사진이 엉망이다.
실력 없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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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맛깔스럽다.
내가 좋아하는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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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교육생들도 무지 좋아하나보다.
나도 좋아하는 생선튀김에 달달한 것을 묻히고...
나도 여러 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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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영양식단 ... 비빔밥
고추장을 넣어 비볐더니 침이 꾸~~~울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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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남김 없이 죄다 먹었다.
만들어 주신 분의 정성을 생각하여 남김없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땀흘려 일하고 먹는 저녁밥이랑 이렇게 머리 운동하고 먹는 저녁밥의 맛은 사뭇다르다.

이렇게 고마운 저녁을 먹었으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니가 이렇게 컸구나."
+   [산골편지]   |  2009. 9. 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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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6일


여름백수(여름방학) 기간 동안 서울의 네째 이모네 집에 갔던 산골소녀 주현 낭자가 어제 산골로 돌아왔다.
이모네 집에서 하루 전날 철수(?)하여 친할머님 댁에서 하루를 잔다고 연락이 왔다.
처음 서울갈 때부터 계획한 거란다.


이제는 할머님댁에 가라 마라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챙긴다.
짐이 많아 힘들텐데도 할머니댁에 왔다고 전화가 왔다.


할머니와 하룻밤을 자고 산골로 오는 버스를 탄 것이다.
면까지 초보농사꾼이 데리러 갔다.

백산님 부부가 와 있었기 때문에 저녁을 함께 먹고 늦은 시간에 헤어졌다.


수요일에 '안동교구 귀농가족모임'을 하늘마음농장에서 하기로 되어 있어서 준비도 해야 하기에 내 일을 계속 하는데 손님이 가시자마자 주현이가 작은 꾸러미를 내민다.

풀어 보니 옷이다.


눈물이 핑 도는 옷이다.

옷이 비싸서가 아니다.


그 옷은 사연이 있는 옷이기 때문이다.

사연...

지난 주에 내가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갔었다.
주현이는 이모네 집에 먼저 가 있었고, 볼일을 보고 시간을 내어 주현이랑 쇼핑을 했다.

옷이라도 사준다고 하면 무조건 됐다고 하는 주현이.


한창 멋부리고 싶은 나이에 철이 일찍 들어 이것 저것 사달라고 한 적이 없는 딸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라 주현이 눈이 가는 옷을 사주었다.


그리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쇼핑을 하는데 귀여운 옷이 있기에 한번 입어 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 가게를 나왔다.


옆에서 엄마 왜 안사냐고 하는 주현이...
"음, 뭐...작을 것 같기도 하고... " 그렇게 얼버무렸다.


다음 날 주현이와 헤어져 산골로 내려오기 위해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전철을 탔는데 문자가 왔다.


"엄마, 어제 그 옷 엄마에게 어울리던데 왜 안샀어?"

"음, 좀 비싸더라."
며 그땐 생각없이 답장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주현이가 그게 어제부터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물어오는 거다.


말수가 많지 않은 놈이라 이 정도면 많이 생각하고 던지는 질문이다.

그 문자를 보는데 어찌나 뭉클하던지 전철 안에서 눈물이 주루룩...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 중 하나가 이럴 때 제어기능, 통제기능의 약발이 떨어진다는 거다.

나는 참으려고 해도 눈은 그 눈치를 못챈다.
주루룩...


손수건으로 땀닦는 시늉을 하며 눈을 꾹꾹 눌렸다.
그러나 마음은 수건으로 꾹꾹 누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컸구나....'

그리고 문자를 보냈다.


"엄마는 산골에서 어디 갈 일도 별로 없고, 이모들이 사보낸 옷만해도 넘쳐난다...."등등,

그렇게 내가 산골로 왔고 어제서야 주현이가 산골로 왔다.


그런데 손님이 가시기를 기다렸다가 선물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엄마랑 쇼핑을 했던 거기까지 한참을 가서 바로 그 집을 찾아 그 옷을 사온 것이다.
내가 입어보고 그냥 나왔던 그 옷을...


다른 사람이 사갈까봐 점심도 안먹고 부랴부랴 다음날 거기에 가서 샀단다.

"엄마, 이 옷 맘에 들어했지?"


이제 엄마 마음속까지 투명하게 읽고 그 마음에 보탬이 되려 행동하는 주현이..
중3이면 묻는 말에 대꾸도 안하고, 부르면 지 방에서 문도 안열고 왜 그러느냐며 퉁명스럽게 대답할 나이라는 중3.


"엄마, 입어 봐."


난 손님이 가시고 행사 준비로 빨래를 삶고 하던 손을 놓고 옷을 아이처럼 입어 보았다.
아주 잘 맞는다며 우리 주현이가 더 좋아한다.

주현이를 안아 주었다.


'우리 주현이 애기 때, 우리 주현이를 맡아 길러주셨던 외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남의 손에 아이를 맡겨야 했을 때, 그럴 수 없다며 사표를 내던졌던 때, 그 때 다짐대로 우리 주현이를 키웠는지....


내 일도 중요하고 직장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따사롭게 잘 키워야 한다는 다짐으로 사표를 던졌던 그 다짐대로 우리 아들, 딸을 키웠는지...

미안하기만 한데 너는 커서 이렇게 엄마 마음을 읽는구나.
나 너의 마음을 얼마나 읽고 응답해 주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거봉포도가 목구멍에 걸린듯 순간 꽉 막힌다. 목구멍이...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산골의 두 남자 박씨가 막 야유를 보낸다.


"주현아, 아빠도 이쁜 옷 입고 싶은데...."


"주현아, 오빠 선물은 없냐? 이모들이랑 할머니한테 앵벌이해 온 용돈 반띵하자.^^"며  데모를 한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늦은 밤에 차를 마셨다.


네 잔의 찻잔에 그려진 핑크빛 꽃들처럼 가슴 속에는 들이 만발한 화원이 들어앉아 있을 것이다.

귀농하지 않았다면 이런 시간이 있었을까....


아마도 초보농사꾼은 애들 볼 시간도 없이 빠듯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고, 초보농사꾼도 자는 시간.


혼자 깨어 딸아이가 부랴부랴 다시 가서 사온 그 옷을 또 입어 보았다.
그곳으로 뛰어가느라 헐떡여서인지 옷에서 딸 아이의 숨소리가 들리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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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 귀농주동자의 이상한 버릇
+   [산골편지]   |  2009. 7. 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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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1일

키 작은 돌나물이 찔레꽃 아래 숨어 피었다.
허구 많은 장소 중에 무서운 가시를 곧추세우고 위협하는 찔레꽃 아래에서 땅을 기고 있는지...

스스로를 낮추느라 사람 눈에 띄기 힘들지만 그 초록의 살갗은 금방이라도 배냇향이 날 것만 같다.

오늘은 그렇듯 겸손한(?) 돌나물을 한 줄기 떼어다 제일 높은 자리(?)에 올려놓았다.
항아리를 놓고도 모자라 또 그 위에 항아리를 엎어뜨려 놓고 집을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해놓고 생각하니 이건 인간의 욕심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그 자리가 높든 낮든 상관없이 제 할 일을 하다가 가는 것인데 인간의 욕심이 발동하여 이렇게 쌩뚱맞게 아파트같은 곳에 집을 마련해 준 것은 아닌지...

떼어도 또 몸을 키우고 산골아낙의 발소리를 기다리는 돌나물.
오늘은 돌나물을 뜯어 새콤달콤 무쳤다.
산골가족 입안에 하나 가득 봄이 피어나겠지...

******************************

초보농사꾼이 또 뜨거운 거름을 주고 있다.
그곳에 어린 봉선화랑 코스모스 싹이 들어 있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얘기를 했었다.

그러면 알았다며 대답은 시원시원 잘 했었다.
그러다 다음에 보면 옆으로 조금 이동한 장소에 다시 뜨거운 거름을 붓는다.
거기에 산골소년까지 가세하는 것을 목도했었다.

시간이 흐르자 집을 중심으로 왼쪽 꽃밭은 누가 봐도 꽃밭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좌측 꽃밭은 기계충을 앓은 것처럼 파란 싹 하나 없이 초토화시켰다.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었다.
‘이상하게 싹이 안올라 온다‘ 는 소리만 되풀이 하고 돌아섰었다.
볼수록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러다 하루는 마당을 내다 보니, 범인은 초보농사꾼.

귀농 초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그 버릇을 고친줄 알고 방심했었다.
이제 버릇고치기 어려울듯 싶다.

오늘도 영역표시를 하다 나에게 딱 걸렸다.
귀농 초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그거 단속하느라 애를 먹었었는데 지금껏 그런 모양이다.

순경이 노상방뇨하는 사람을 잡아 세우고 훈계하듯 도대체 왜그러느냐고 눈이 뒤집혀 볼멘소리를 했더니만 돌아오는 대답이 환장할 노릇이다.

변기에 쏟아붓고 물로 씻어내리기가 아깝다나 뭐라나 하며 뒷말을 한다.
“하이고,... 그러셔요...”

폐일언하고, 정녕 아까우면 달밭 개복숭아 심어 놓은 곳에 거름을 부으라 했다.
이제 아들 녀석만 내 째진 레이더에 걸리기만 하면 된다.
그 녀석은 또 어떤 변명을 할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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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도 바쁜 세상에 불철주야 노상방뇨 단속까지 하고 있으니 산골아낙은 몇 가지 임무를 수행하는지  원...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제 2년차인 개복숭아 어린 묘목 한 20그루를 줄 세워 놓고 하루가 멀다 하고 들여다 보고 있는데 이거 뜨거운 거름 때문에 개복숭아 나무 다 죽이는 건 아닌지 슬 걱정이 되었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이 노릇을 어쩐다지...
내일은 다른 곳에 있는 봉선화, 코스모스 모종을 머리카락 이식하듯 이식시키려고 한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자세한 내용은 www.skyheart.co.kr (하늘마음농장)로 오세요.))


 
 
        

 

귀농풍경--힌트, 밭에서 씁니다.
+   [산골풍경]   |  2009. 7. 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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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일까요???

얼마 전에 밭에서 일을 하다가 그 옆에 난 들꽃을 보니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이름모를 꽃....

그런데 이상하게 여고시절 그냥 꽃이름을 말하는 것보다도 '이름모를 꽃'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좋았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

이 이름모를 꽃이 어찌나 작고 앙증맞던지...
멀리서 보니 그 옆에서 일하고 있는 초보농사꾼 모습까지 그윽하기까지 하다.

농기계가 이렇게 멋지는 첨이다.
위의 사진은 폴로 로고보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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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사진에서 일부를 잘라낸 사진인데 농기계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이 기계는 인쟁기라고 예전에 소가 끌던 쟁기를 사람이 끌도록 만든 것이다.

이쁜 농기계...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앵두따기
+   [산골풍경]   |  2009. 6. 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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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소년, 소녀에게 앵두따라고 바구니 하나씩 들려 줬더니 바구니에 들어가는 것보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많아 소득이 없었다.

((이 글은 귀농초의 모습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14. 23:31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상세보기
노희경 지음 | 헤르메스미디어 펴냄
&quot; 세상을 안고 담대히 보듬는 작가 &#39;노희경&#39;의 첫 산문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작가는 거짓말 , 꽃보다 아름다워 , 굿바이 솔로 , 그들이 사는 세상 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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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점에 갔을 때에도 눈에 들어왔고, 신문인가  어느 광고에서도 보았던 책이다.
TV는 잘 안보지만 노희경 작가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던 터라 구미는 당겼지만 그만 말았다.

그러다 도서관에 보니 이 책이 들어와 있다.
원고를 정리하려고 갔었는데 세 권의 책을 빌린터라 원고가 눈에 들어올리 없다.
단숨에 읽기에도 길지 않은 책이고, 어렵게 이해할 책이 아니다.

책을 펼쳤을 때 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그대로 소개하면//

인간을 잊지 않는 작가 노희경.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고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본래 시나 소설을 썼으니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드라마를 쓰고부터 자유로워졌다.
인간의 진정성에 도전하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녀는 1995년 <세리와 수지>로 데뷔해, 1996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거짓말>로 마니아를 형성한 작가가 됐다.
<내가 사는 이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바보같은 사랑> <화려한 시절> <고독>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과 같은 작품을 통해 가족과 사랑에 대한 따뜻한 성찰을 보여주었다.//

보통의 에세이처럼 편안한 필체로 쓰여진 책으로 작가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 첫사랑에 대한 저리함, 그리고 다시 사랑을 말해야 하는 마음가짐 등에 대한 이야기가 꼭지마다 절절하게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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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소개해 보면...

1장 사랑만 하기에 인생은 너무도 버겁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첫사랑에게 바치는 20면 후의 편지 "버려주어 고맙다"
아픔의 기억은 많을수록 좋다
내 이십대에 벌어진 축복 같은 일
여자에게 소년은 버겁다 "봄날은 간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2장 사랑이 믿음보다 눈물보다 먼저 요구하는 것
 
부모도 자식의 한이 되더라
바그다드 카페
불륜, 나약한 인간에게 찾아든 잔인한 시험
힘내라, 그대들-작가 지망생 여러분에게
드라마는 왜 꼭 재미있어야 하나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3장  눈빛 하나로 삶을, 사람을 보듬을 수 있다면

잘이었나, K양
노희경이 표민수에게, 표민수가 노희경ㅇ게
윤여정은 눈빛 하나로 삶을 보듬는 사람
오십에 길을 나선 여자
배우 나문희에게 길을 물어가다
친구들에 대한 몇 가지 편견들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4장 그들이 외로울 때 우리는 무엇을 했나

안부를 묻다
불량한 피자두의 맛
아름다운 상상-다시 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못 다한 효도부터 하리라-
<슬픈 유혹>을 끝내놓고
미안한 아버지에게
다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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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끊임없이 이해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때로는 가족들에게 , 때로는 오랜 친구들에게, 때로는 이미 지나간 애인에게 조차도,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건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굿바이 솔로> 중에서_

"살아 있는 동안 너는 나만 사랑한다고
나는 너만 사랑한다고 맹세할 때,
난 신이 가장 무서운 존재인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건
사람 마음이야.
신 앞에서 한 맹세도
마음 한번 바꿔 먹으니까 아무 것도 아니잖아." -<거짓말> 중에서-

"사랑은 또 온다.
사랑은 계절 같은 거야.
지나가면 다신 안 올 것처럼 보여도
겨울 가면 봄이 오고, 이 계절이 지나면
넌 좀 더 성숙해지겠지.

그래도, 가여운 내 딸 -<거짓말> 중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지 못할 때는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을 할 때는 그 사랑이 깨질까봐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우린 어리석게 외롭다.-<굿바이 솔로> 중에서 -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 많다보니 가슴에서 부르짖는 소리가 꽤 절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엄마에 대해서, 자신의 일에 대해서 , 성장과정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광고의 현란한 몸짓에 비해 감동이 오래 남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내가 기대를 너무 해서인 것같다.
가끔은 도서실에서 빌려 읽고 나서 너무 감동적이라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산 책이 자주 있는데 요즘 들어 읽은 책 중에는 그런 책이 드물다.

예를 들면 고 장영희 교수의 '축복' ' 생일'이라는 영미시 산책이라는 책들이 그렇다.

두 권을 빌렸으니 마저 신바람나게 읽어야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또 하나 아웃되고...
+   [산골편지]   |  2009. 6. 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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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5일

얼마 전에 초보농사꾼에게 볼멘소리를 했었다.
왜 세레스 문을 열어 놓고 다니느냐고...
차 문을 닫고 나와야지 왜 그렇게 입을 벌려 놓고 다니는지 이해가 안갔다.

그런데 곧 나의 뱉은 말을 주워담고 싶은 답변을 들었다.
세레스가 재작년인가 작은 언덕에 세워 놓았다가 스스로 구르는 바람에 큰 나무에 문이 받히면서 차 문이 박살난 적이 있었다.
그 문이 박살 났으니 멈췄지 아니었으면 아예 차가 박살날 뻔했다.

그 이후 문짝을 어찌 고쳤는데 그 다음부터는 밖에서 문을 열 수 없게 되었단다.
그러니 창문으로 돈을 넣어 열거나 비오거나 한겨울에 창문을 닫으면 조수석으로 돌아가서 문을 매번 열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아예 차 문을 열어 놓는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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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아픈 사연이 있는 것을 성격이 여물지 못해서 그렇게 벌려 놓고 다니는줄 알았으니...
세레스를 볼 때마다 그 말이 생각나서 미안해지곤 했었다.

오늘은 호수밭의 골타기를 한다고 올라가더니 일찍 내려왔다.
인상이 심상치 않다.
그쯤되면 똥인지 된장인지 물어보지 않아도 이젠 다 안다.

관리기가 말썽이리.
그런데 이번에는 말썽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퍼졌다고 한다.
밭에 있는 것을 들춰 업고 내려와야 할 판 정도인가보다.

혼잣말로
'많이 썼는데 뭐.'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폐기처분 정도의 수준인가 보다.
지금 한창 관리기 날이 춤을 춰야 할 시기에 퍼졌다니 난감하다.

그렇다고 새 것으로 사는 것은 우리의 철학(?)이 용서못한다.
귀농하고 생긴 삶의 방식...
'중고인생' ㅎㅎ

중고를 산다고 해도 지금 당장 써야할 판이니 사는 것은 무리다.
일단 저 너머 마을에 사는 병도형에게 빌리기로 하고 내려온 초보농사꾼.

병도형에게 연락을 하더니 오늘은 사용하고 있으니 내일은 빌려올 수 있단다.
일단 상심해 있는 초보농사꾼에게 효소담게 머위를 채취하러 가자고 했다.
혼자 간단다.

혼자 호수밭 끝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초보농사꾼의 등이 서늘해보인다.
올해는 일단 빌려서 호수밭과 답운재밭의 골을 타고 내년에나 중고를 알아볼 모양이다.

귀농 10년차가 되다 보니 농부도 고장나기 시작하고 농기계도 하나 둘 폐기처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나보다.

밭에서 힘으로 관리기를 끄집어 내놓은 것을 보니 왠지 초보농사꾼이 아픈 것처럼 보는 사람도 기운이 떨어진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투명하게 살라 한다.
+   [산골풍경]   |  2009. 6. 8. 02:57  


비오고 난 다음에 나타나는 햇살은 아주 더 맑고 투명하다.
아마 햇살도 비에 씻긴 모양이다.

비에 씻긴 생명들이 또 있다.
돌축대 중간에 투명한 것들이 또 있다.
눈이 부시다.

돌축대 한 방을 세내어 사는데 한 방에 두 가족이 살고 있다.
함께 자라도 다툼이 없다.
사이좋게 키도 조절하면서 햇살을 받고 있다.

붓꽃이 어찌나 투명한지 금방이라도 보라색 물을 쏟아낼 것만 같다.

사람도 이 햇살 아래 서면 살이 투명하게 보여 실핏줄과 피부조직이 다 보일 것만 것아 겁부터 난다.

그들이 내게 부탁한다.
투명하게 살라고...
하루하루를 실핏줄이 보이듯 투명하게 살라고...

몸으로 보여주는 교훈이 조금 서늘하여 겁을 먹었다.
그러면서도 슬며시 슬리퍼를 끼고 마당으로 또 나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이른 아침에 마음을 적시는 것들
+   [산골풍경]   |  2009. 6. 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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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들을 걷습니다.
풀들을 스치며, 민들레를 스치며, 어린 달맞이꽃 순을 스치며 들을 걷습니다.
참으로 머리가 하얘지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스치기만 했는데 벌써 바짓가랑이와 발이 다 젖습니다.
그들이 스며든 것이지요.
굳이 말하면 이슬이 제일 먼저 따라들어와 아는체를 하는 것이지요.

그 발을 해가지고 마당 한 켠에 하늘향해 올라가고 있는 포도나무에게로 갔습니다.
땅콩 반 만한 애기 포도송이가 신생아처럼 맑아 보입니다.
 이슬이 그들에게 세수를 시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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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나타나면 곧 스러지지만 그 순간만큼은 최상의 언어로 포도송이와 대화를 나눕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인디언 말이 생각납니다.

"그대는 꽃들이 말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눈다.
만일 그대가 꽃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꽃은 그대에게 말을 할 것이다."

오늘은 신생아처럼 맑은 어린 포도송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세상 것들로 덕깽이가 진 나의 귀에 그들의 순수 언어가 전해질까요??
오늘은 무슨 배짱으로 밭으로 나가지 않고 그들에게 귀를 들이대고 앉아 있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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