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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 _해당되는 글 82건
2010.01.12   산골밥상--"얘들아, 야콘 돼지갈비 해먹자~" 
2009.11.23   귀농일기--야콘캐는 날 
2009.10.28   어느 귀농자의 어떤 여유 1
2009.10.28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골이 달그락거린다. 
2009.10.25   귀농일기--야콘도 캐야 하는데... 
2009.10.04   귀농일기--조금만 참아다오. 
2009.08.27   귀농일기--"선우 엄마, 빨리 뛰어!" 
2009.06.25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2009.06.20   귀농풍경--소금기를 채워야 한다. 
2009.06.16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산골밥상--"얘들아, 야콘 돼지갈비 해먹자~"
+   [산골밥상]   |  2010. 1. 12. 12:37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애들이 방학이라고 가족이 모두 모였다.
사실 선우가 다니는 울진고등학교는 방학도 보충수업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맘편하게 늦도록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늦잠을 자고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번부터는 주현낭자도 고등학생이 되다 보니 울진고등학교에서 하는 선수학습이라고 해서 오빠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다녀야 한다.

그러니 더 금쪽같은 시간이었다.


그 중간에 선우는 서울에 가서 자기가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들을 다시 한번 다녀보고 온다고 하여 서울간 시간을 빼니 더 시간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주현이가 갈비를 해달란다.
그래서 돼지갈비를 사왔다.


이번에는 야콘 돼지 갈비다.

갈비를 하면 난 국물이 넉넉하도록 한다.


고기보다 그 국물에 밥 비벼먹는 것도 좋으니까.

그러다 보니 국물이 될 수 있는 것이 신경쓰인다.




일단 그 국물의 일등공신은 야콘이다.

재료를 하나하나 준비했다.


우선 야콘을 누드를 만든다.
일명 '누드 야콘'


말이 거창하지 야콘을 깎은 거다.ㅎㅎ

그렇게 준비하고, 우리가 기른 아니 , 자연이 기른 표고버섯을 불린 다음 씻는다.
생강도 까서 넉넉히 준비한다.


다음으로 양파와 당근도 준비하고, 마늘도 준비한다.
우리 홈에 오시는 치자꽃님이주신 대추도 씻어 놓고, 은행장님이 주신 은행도 까서 준비했다.




다음은 준비한 재료를 강판에 갈았다.
되도록이면 믹서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강판에 간다.
믹서기에 돌리면 비타민 등이 파괴될 수 있어서 강판에 가는 경우가 있다.




양이 많거나 시간이 바쁘면 돌리지만 되도록이면 강판을 많이 사용한다.

우선 '누드 야콘'을 강판에 갈았다.
요렇게 되었다.



또 야콘을 동글게 썰어 그대로 넣으면 살짝 익어 단맛이 절정에 이른다.
맨 위 사진에서 노랗고 둥근 것이 야콘이고 그 옆에 작은 동그란 것은 은행 두 알이다.


다른 때는 소스를 먼저 만든 다음 준비된 갈비를 넣는데 이번에는 같이 넣고 같이 푹 졸이기로 했다.

갈비는 핏물을 오래 뺀 다음 물을 붓고 한번 후르륵 끓인다.


물이 끓으면 국자로 물과 갈비를 휘휘 젖어 굳은 핏물이 붙은 것을 떼어 낸다.

그런 다음 물을 다 버리고 다시 한번만 찬물에 씻어 물기를 빼 준비한 것이다.




센불로 하여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계속 뒤적이며 고기에 충분히 간이 배이도록 한다.
간은 간장과 효소원액으로 한다.

강판에 야콘과 양파 등을 충분히 갈아 넣었기 때문에 그것이 국물이 되는 것이라 비벼 먹으면 영양도 좋고, 맛도 최고다.
야콘을 갈아넣어 걸죽한 국물이 된다.


갈비는 인내가 필요하다.
부르르 끓는다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배가 고플 수밖에.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ㅎㅎ

온가족이 이야기를 반찬 삼아 맛나게 먹었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로 마실오세요.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일기--야콘캐는 날
+   [귀농일기]   |  2009. 11. 23. 21:01  

2009년 11월 1일

 

올해는 참으로 가물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야콘이 작년만 못하다.
야콘을 캐기 전에 몇 번씩 에 가서 샘플로 뽑아보곤 한다.


야콘의 자라는 정도도 보고 수확량도 예측해 보고, 야콘을 언제 거둬 들일지도 감잡기 위해서다.

그렇게 관심을 기울인 결과 작년만 못할 거라는 나름의 판단을 했다.
야콘을 캐기 전에 야콘줄기를 예초기로 잘라준다.


야콘을 그대로 두고 캐다보면 야콘대가 너무 커서 캐고 난 것들끼리 엉켜 나중에 비닐 거둘 때 애를 먹는다.

얼기설기 야콘대가 서로 복잡하게 비닐을 덮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야콘대를 잡고 뽑을 수 있도록 그 정도의 길이만 남겨두고 예초기로 잘라주는 일을 먼저 해준다.

이전부터 주말에 황루시아(채영엄마)님과 다락방님네 부부가 와서 도와준다고 해서 29일에 예초기로 야콘대를 잘라주었다.

 

 

 

일단 호수밭의 예초기작업을 먼저 하고 다음 날 , 답운재 야콘밭의 예초작업을 마쳤다.


문제는 주말에 비가 온다고 며칠전부터 TV에서 떠들어댔기 때문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여지껏 비가 오지 않아서 애를 태웠는데 정작 야콘을 캐려고 하니 비가 온다고 하는 것이다.


온다면 오는 거지 거기에 불평을 한들 무엇하랴.

일단은 예초 작업을 해놓고 야콘을 캘 마음의 준비와 각종 준비물을 챙겨두었다.

 

드디어 토요일에 황루시아님네 부부와 다락방님네 부부가 왔다.
생각보다 날이 좋아 천만 다행이었다.


비도 안올뿐더러 햇살이 뜨겁지도 않고 그냥 선선한 정도의 바람이 불어왔으니 완연한 가을날씨다웠다.

평소의 가을날씨보다 더 좋았다며 단풍에 눈도 돌리며 야콘을 캤다.

그렇게 야콘을 캐고 있는데 요셉 형님이 갑자기 오셨다.


요셉 형님은 채영이 아빠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막 귀농하고 너무 힘들게 몸으로(?)만 농사를 지을 때, 바람처럼 나타나서 도와주시던 고마운 형님이다.

야콘캔다고 소문도 내지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그 먼길 혼자 오셔서 밭으로 올라오셨기에 조금 야콘을 캐다 우리들의 음료수(쏘주)를 마시며 잠시 땀을 식히고자 했다.

 

 

 

 

“일할 때는 안찍고 꼭 쉴 때 아니면 먹을 때 사진을 찍는다“고 농담을 해서 우린 한참을 웃었다.
모두가 쳐다보고 있는 곳에 누가 있을까?

 

 

다락방님도 누굴 찍고 있는지...
루시아님이 같이 쉬었다 하자해도 혼자 쉬지도 않고 야콘을 다듬고 있다.
어린 채영 공주님은 할머님댁에 맡기고 부부가 온 것이다.

 

 

 

남자 넷이서 야콘을 캐서 무더기 무더기를 만들어 주면 루시아님과 다락방님, 산골아낙이 따라오면서 야콘을 떼내어 정리를 한 다음 노란 박스에 넣는 그런 분업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늦도록 야콘을 캐다가 어두워질 기미가 보여 일단 일을 마쳤다.
저녁을 함께 먹으며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마셨다.


이 산골에 웬거냐 하면, 일전에 김태경님이 산골에 들리셨을 때,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한병 주시면서 야콘캘 때, 루시아님네랑, 백산님네랑 함께 마시라고 아예 못을 박아놓고 가셨다.

 

야콘을 캐느라 모두 고생했는데 저녁을 먹으며 함께 건배를 했다.
"형님 덕분에 모두 잘 마셨습니다"
요셉 형님은 중간이 갑자기 일이 생겨 가시는 바람에 함께 마시지 못해 미안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일할 때 기분좋게, 편한 마음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도 일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분위기에 예민하다.

안그러면 일을 해도 배로 힘들다.


그런데 오늘은 서로 트집(?)을 잡아가며 배꼽잡으며 일을 해서인지 하나도 힘이 들지않았다.

다음 날은 주일인데다 비가 조금씩 내렸다.
일단 성당을 갔다.


미사를 보고 나왔는데도 비가 조금씩 내렸다.

백산님 부부가 오후에 날이 좋으면 야콘을 캐자고 한다.


일단 비가 오니 비를 맞으며 야콘을 캐게 할 수는 없어서 볼일을 보고 집에 가서 산골에 비가 그치면 전화를 하겠다고 하고 했다.

그런데 산골로 가는 중간쯤에 이르니 날이 개였다.
백산님네 전화를 하니 달려온단다.


루시아님네는 어린 애들 때문에 오지못했다.

집에 와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어제 캐다만 호수밭의 야콘밭으로 갔다.


3시가 넘어서 백산님네 부부가 왔고, 우린 서둘러 남은 야콘을 다 캤다.
막 야콘을 다 캐고 박스에 담고 나머지는 자루에 담으니 그제서야 참았던 비가 내린다.

일단 호수밭의 야콘을 다 캤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함께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백산님네 부부.

루시아님과 요한님, 그리고 백산님과 다락방님...야콘캐고 몸살을 앓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이제 답운재밭의 야콘만 캐면 된다.


답운재밭의 야콘은 아내랑 둘이서 캐려고 한다.
해마다 도와주러 오는 울진자활후견기관분들이 있지만 올해는 우리 부부가 캐도 될것같다.

가을걷이, 제일 바쁜 철이라는 가을걷이의 반을 한 셈이다.


이제 답운재밭의 야콘을 며칠캐고 나면 땔감을 며칠 해야 한다. 눈오기 전에...
그리고 야콘이 숙성되면 발송을 하고 바로 야콘즙을 만들어야 한다.

비가 오고나서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는데 많이 껴입고 답운재밭의 야콘을 캐러 가야할 것같다.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어느 귀농자의 어떤 여유
+   [귀농일기]   |  2009. 10. 2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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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6일


요즘 개복숭아씨를 심고 개복숭아 묘목을 옮겨심는 일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어제도 아내와 함께 집 위의 달밭에서 엎드려 새생명이 잘 자라나는 상상을 하고 그것이 더 자라 복사꽃도 아름답게 피고, 그 꽃이 진 자리에 옛날 분들이 '죽은 사람도 살린다'며 극찬하는 개복숭아가 열리는 상상을 하며 심었다.


그런 상상이 구체적이고 칼라플하면 할수록 기분이 업되고 상대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안든다.
이번에 전지가위도 새로 사고, 허리에 가위를 찰 수 있는 권총집처럼 생긴 것도 두르고 그런 상상을 하니 더더욱 상상력이 힘을 받는 느낌이다.

어제 논산의 이원무신부님이 장미를 다섯그루 주셨다.
신부님 집 주위에 심으신다고 주문하신 것인데 꼼꼼히 직접 심으시고 우리에게 주신 장미이다.

신부님 말씀으로는 두톤인 장미라서 이쁘다고 하셨는데 그게 뭔 소린가 했더니 한 송이에 두가지 색깔의 꽃이 핀다는 말씀이시다.
한송이 장미에 꽃잎 끝은 빨강색이고 그 안쪽의 색은 노랑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나야 워낙 그런 것에 세심한 관심을 못기울이며 살아서 상상이 안갔지만 투톤이라면 아주 이쁠 것 같았다.

또 이름도 그냥 장미가 아니라 나름대로 이름이 있다.


발음도 어려워 듣고도 생각이 안나 집에 와서 장미를 주문하셨다는 곳의 홈에 들어가보니 이름이 나와 있다.
하나는 오렌지메이안디나이고 투톤이라고 하셨던 그 장미의 이름은 찰스톤이었다.
하여튼 이름도 멋지고 거창하다.

찰스톤이고 오렌지메이단디나이고간에 잘 심어서 살리는 것이 내 임무이다.


귀농하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아내가 좋아하는 이런 꽃에 관심을 갖게 된지가 오래 되지 않는다.
꽃이나 작은 나무에 관심은 많은 아내지만 내가 뒷받침을 해주지못한점을 인정한다.
니름대로 이유를 대자면 타지에 와서 적응해야 했고, 이렇게 저렇게 생기는 보도 듣도 못한 문제들을 극복하며 산다는 것이 그럴 여유를 만들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두서너 해 전부터는 귀농 짠밥이 늘수록 그런 곳에 눈을 돌릴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에 신부님께서 이 넝쿨장미도 주셨지만 그 장미가 잘 타고 올라갈수 있도록 아치형 구조물도 두개 주셨다.
스텐으로 된 구조물이라 값이 많이 나가게 생겼고 아주 튼튼해 보이는 것이었다.


장미를 받은 날은 개복숭아를 심느라 손을 대지 못하고 오늘 장미뿌리가 마르기 전에 서둘러 일을 시작했다.
일단 스텐 아치 구조물을 박아야 했다.


적당한 곳을 찾아야 하는데 아내가 설치해 주길 바라는 위치를 설명듣고 땅을 팠다.
그곳은 땅이 푹신 푹신한 곳이 아니라 삽으로 땅을 파는데 쉽지않았다.





일단 두개를 터널식으로 만들 생각을 하는 아내이기 때문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박았다.
그런 다음에 아끼던 양질의 퇴비도 아낌없이 듬뿍 주고, 물도 한다라이 받아다가 듬뿍 주고 각각의 구조물끝에 하나씩 장미를 심었다.
그리고 장미덩쿨이 쓰러지지않도록 장미농원에서 보내준 끈으로 묶어주었다.내 성격에 이건 거의 작품이다, 작품.

분명 찰스톤인지, 오렌지메이안디나인지 구별하는 표시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려니 깜깜하다.
피어보면 알겠지.


찰스톤이면 어떻고, 오렌지메이안디나이면 어떤가. 피어서 이쁘면 되지.


아내 같았으면 같은 종류로 하던지, 하나하나 하던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내가 나오기 전에 후다닥 심었다.
아치 옆에 장미를 다 심었는데 내가 못믿어웠는지 효소 발송준비를 서둘러 끝내고 나와서는 바로 지적을 한다.


위치가 거기이면 앞에 있는 게시판식 구조물에 가려져 멋진 장미가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구조물 하나를 더 앞으로 당겨달란다.


말이 앞으로 조금 당기는 거지, 죽으라 땅파고 스텐구조물을 심었는데...
그러나 또 내가 누군가.
심어서 어쩔수없다고만 말 하면 자기가 뽑아서 다시 심어도 심을 사람이니 나도 머리를 썼다.


나도 다 생각이 있어서 심었노라고 , 나도 위치를 이리도 보고 저리도 보고 다 해서 심은 거라고 하고는 잽싸게 나머지 장미를 심으러 집앞으로 올라갔다.

아내는 한동안 구조물을 바라보더니 따라온다.


더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남편이라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미리 위치를 말해달라는 아내에게 주문을 했고 아내는 효소 택배발송준비를 하느라고 밖에 나와 이래라 저래라 참견할 시간이 없어 말로만 대충 설명한 것을 딥다 후회하는 눈치였다.





미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없는 상상을 동원해서 장미가 피어 덩쿨이 이렇게 올라가게 해야지 등등의 계획은 있었다. 비록 마음은 밭에  가있었지만.


이제 두그루는 물건너 갔고, 집주위에 심는 것은 이왕 아내가 나와서  도끼눈을 뜨고 있으니 아내의 의향을 물었다. 엄청 배려하는 것처럼..
그러나  이미 기분이 상했는지 볼멘소리로 당신이 그렇게 세심하게 배려했다 하니 이것두 그런 깊은 배려심을 발휘해서 심으란다.
어째 뼈있는 말 같았다. 나야 심는 거야 잘 심지.


그렇게 이름도 어려운 장미를 내년이면 볼수있다는 기대를 하면서 다 심고 밭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이왕 심는 거 아내가 그렇게 원하는 아치 구조물의 위치를 하나만 옮겨줄껄 그랬나 싶은 마음이 들어 뒤돌아 보니 아내는 장미를 한참 둘러보고는 밭으로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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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골이 달그락거린다.
+   [산골편지]   |  2009. 10. 2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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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가을이 깊어지는 것을 무엇으로 느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이웃집 할아버지의 부지런함을 보면서도 단박에 알아차린다.


우리 집에서 내려가면 다리결에 이웃집 할아버지의 밭이 있다.
그곳에 메밀을 심으셨다.


여름에 하얗고 앙증맞은 을 피워 오고가는 나를  침을 질질 흘리게 해주더니 지금은 깡똥하게 쌓여져 있다.

할아버지는 벌써 밭을 비워 놓으셨고, 초보농사꾼의 야콘밭은 땅 속에서 아직도 야콘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


얼마 전에 느닷없이 손님이 왔다.
한번도 본적도 , 통화를 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었고 들이닥친다고 예고도 없었다.


남자는 귀농에 관심이 있는 부부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며 입가에 잔뜩 불만이 불어 있는 그의 아내를 내 가까이로 잡아끈다.
그의 멘트와는 다르게 그의 아내는 귀농에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인다.


나는 밭에서 일하다 내려왔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참 해야 했다.


장화를 벗어야 하고,
장화속으로 튀어 들어온 흙과 트분데기를 털어내야 하고,
발이 건조해서 늘 180도 돌아가 있는 양말을 바로 돌려 신어야 하고...


그러는 사이 그의 아내는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가 앉아가지고서는 내가 보다가 엎어뜨려 놓은 책을 뒤적이더니 한 마디 던진다.

"고려대학교까지 나온 여자가 왜 중이 되었데? 골이 비어도 한참 비었던지, 뭔 하자가 있나부지."한다.


그 책은 고려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홍대 미대를 다닌 어느  비구니 스님이 쓴 책이다.

그 말이 꼭 손님 뒤꽁무니를 쫓아 느리게 들어와 차를 준비하려는 내게 던지는 말같다.


입을 씰룩이며 잔뜩 불만에 찬 표정으로 보아 그런 것같다.

'대학원까지 나온 사람들이 왜 귀농해서 땅파먹고 산데?? 골이 비어도 한참 비었던지, 하자가 있나부지?' 내게 내던지는 말같다.





예전 같았으면 남이야 을 파먹던, 골이 비던, 하자가 있던 무슨 상관인가 싶어 나 또한 입이 십리는 나와서 몇 마디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귀농하여 자연의 한 자락 빌붙어 살다보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말인지를 판가름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판가름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지 그런 말을 들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4차원적인 수준에는 못이렀다.

내가 그들에게 귀농하라고 권한 것도 아니고, 한번 다녀가라고 말한 적도 없는 생면부지 사람들이 왜 그럴까... 하고 입은 굳게 다물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되었다.


흙과 나무, 시냇물, 실눈을 뜨고 웃는 초승달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언제, 어느 때 , 어떤 상황에서도 두 팔 벌려 품어주는데
사람 잘못 마주한 날은 진종일 골이 달그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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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일기--야콘도 캐야 하는데...
+   [귀농일기]   |  2009. 10. 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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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5일

요즘 개복숭아랑 씨름을 하느라 마음이 바쁘기만 하다.
가을 걷이도 빨리 빨리 끝내야 하는데 성격상 어느 것 하나를 먼저 시작했으면 그것이 다 끝날 때까지 다른 일을 시작 못한다.
조금 덜 바쁜 것을 하다가도 더 바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그게 잘 안된다.

 

일단 개복숭아를 먼저 옮겨심고, 개복숭아씨도 다 심고 나서 야콘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아내는 내가 개복숭아를 먼저 끝내고 무엇을 해야 한다고 하면 또 따라주니 아내 역시 다른 일을 못하고 나와 함께 개복숭아에 매달려 지내고 있다.

 

어제 논산의 이원무 신부님이랑 신자분들이 오셔서 장미도 심으시고 신부님 댁의 거실 마루바닥 공사도 재시공하시는 동안 우리 부부는 개복숭아와 함께 흙과 함께 엎드려 있었다.

 

 

손수레에 개복숭아씨랑 퇴비를 싣고 비탈길 푹신 푹신한 밭 언덕을 올라가려니 바퀴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자꾸 빠진다.
수레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모시고 올라갔다.


혼자 올라가도 이제 헉헉거리는데 수레에 짐까지 모시고 올라가려니 거기서 기운 다 빠졌다.

그렇게 기운빠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단풍놀이 온 듯 주변 가을풍광이 끝내준다.
헉헉 거리며 수레 끌고 올라와 땀흘린 몸으로 담배 한대를 빠는 기분....

 

 

 

난 사실 쭈그리고 앉아서 하세월 일하는 것을 잘 못한다.
무릎이 아프기 때문에 거의는 무릎을 꿇고 일한다. 남이 보면 무지 경건한 자세로 알지만 사실은 까놓고 보면 신체 구조상 그게 편해서 그런 자세를 자주 취한다.

 

 

 

 무릎을 꿇고 죽으라 심은 것보다 아내가 달라들어 후다닥 심은 것이 순식간에 드러난다.
손이 빠르긴 엄청 빠르다.
내일 저녁이나 모레 비가 온다고 하니 손에 속도를 재촉한다.

 

아내가 다른 일을 하다가 내가 하는 일을 돕기 시작하니 일의 진행속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아내는 손이 빠르니 심으라고 하고는 신부님 장미심으시는 데에 가보니 벌써 다 심으셨단다.

 

다시 밭으로 내려와 개복숭아 묘목을 옮겨 심었다.
요즘 아직도 가뭄이 심하다. 올해 처음으로 송이가 단 한 개도 안났으니까.
귀농하고 이런 이변이 생기기도 처음이다

 

비가 한번 충분히 와서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었으면 바란지도 오래 되었다.
개복수아를 빨리 끝내야 야콘을 캐는데 이래저래 자꾸 예정일 보다 늦어지니 마음만 급하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귀농 주동자 겸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조금만 참아다오.
+   [귀농일기]   |  2009. 10. 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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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참시간에 쌀국수를 먹는 중이다. 아내 말이 할머니들 일하시는 데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겠단다. 아내가 안방에서 찍은 사진이다.)

올해는 정말 비가 자주 내렸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햇빛이 날까말까 하고  나머지는 비가 왔다고 봐도 될 정도로 비가 자주 왔다.

그러다 보니 야콘이나 고추가 자라는 속도보다 풀이 신바람이 나서 자라는 속도가 훨씬 빠른지 밭에는 야콘보다 풀이 먼저 키자랑을 한다.
풀이 그 정도 되면 유기농을 하는 농사꾼의 마음은 먹구름이다.


나 역시 벌써 며칠째 아니, 오랫동안이나 달에 심은 소나무 밭의 풀을 뽑고 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니 이제는 무릎이 무지 아프다.

아내와 하다하다 안되서 품을 사려고 해도 일손이 모자라 품을 살 수가 없었다.
그러다 몇번씩 덕거리의 방앗간(내가 늘 막걸리를 사마시는 곳이다.)에 내려가 품을 살수있는지 알아봐도 내 차례까지 오려면 멀었다 싶어 포기하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둘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을 뽑을수 없을뿐더러 비가 또 자꾸 오니 풀이 더 자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풀을  더 뽑기가 어려워지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품을 구해도 잘 안되었다.


그러다 어렵게 품을 살 수 있었고 바로 그 날이  오늘이었다.
할머님 3분이 오셔서 풀뽑기 시작!!

오전까지는 날이 꾸물거려도 좋았는데  점심 식사를 다 하고 오후 시간으로 갈수록  비가 내리기 시작.
품을 사기도 힘들었는데 비가 온다.
아직 반의 반도 못했는데 비가 온다.

할머니들 옷이 젖을까봐 집으로 내려왔다.
처마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조금 빗줄기가 가늘어지면 다시 올라가기를 두어 번 반복하니 안되겠다 싶어 일단 오늘은 철수 하기로 했다.

일단 철수를 했다가 다시 날을 잡아 뽑기로 했다.

비가 조금만 참아주었어도 그렇게 걱정했던 달밭은 죄다 말끔히 뽑아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일이 중단되면 마음이 깔끔하지 못하다.

얼마나 벼른 일인데...

그렇게 해서 지금 달밭은 앞부분의 풀이 무성한 상태라 머리가 볼때마다 복잡해진다.

((▼아래 사진은 할매들과 함께 먹을  아내가 준비한 점심이다. 여기에 빠진 것은 아내가 좋아하는 서천 갑장이 보내준 김이다. 시장갈 시간도 없어 맛있는 것 못해드렸다고 아쉬워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에서!!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선우 엄마, 빨리 뛰어!"
+   [귀농일기]   |  2009. 8.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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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일

오늘 우리 부부가 출근하는 곳은 답운재 야콘밭이다.
내가 먼저 예초기를 싣고 보부도 당당하게 세레스를 타고 답운재로 갔고, 아내는 발송하는 날이라 그 준비를 끝내고 답운재밭으로 왔다.

요즘 비가 너무 자주 와서 야콘보다는 풀이 먼저 신바람이 나서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자라고 있었다.
남들이 보면 이게 농사꾼 밭인지, 그냥 취미생활로 주말농사짓는 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차게 생겼다.
사실 요 며칠 엉뚱한 일로 온힘을 바쳐서 일하는 바람에 차질이 많이 생겼는데 그 사건(?)은 내가 한숨 좀 돌리고 나서 귀농일기에 등장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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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어제와 같이 야콘모종 바로 옆에 난 풀들을 뽑는 일을 했고, 나는 골과 골 사이 즉, 헛골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예초기로 베어주었다.
잘려나가는 풀 소리가 둔탁하게 들리지 않고 날카로운 것은 부지런히 일을 많이 하려고 긴장한 내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지 의심이 들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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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내가 먼저 헛골의 풀을 예초기로 날려 주고 나서 쭈그리고 앉아서 야콘모종 바로 옆에 난 풀을 뿁아주다 보니 예초기로 윙윙거리며 나가는 나보다 훨씬 진도가 느렸다.

계속해서 쭈그리고 앉아 모종의 풀을 뽑아주니 이제 힘에 부치는 모양인지 자주 쉬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렇게 각자의 영역에서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갑자기....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겉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달리고 달렸지만 이미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비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와 만나 온몬을 타고 내린다.

세레스를 세워 놓은 곳까지 뛰어 갔는데도 벌써 중간에서 생쥐처럼  다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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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부랴 세레스에 둘이 들어 앉으니 몸은 젖었어도 마음은 조금 여유롭다.
벌써 차 앞 유리에 빗물이 쏟아져 흘러내린다.
아내와 난 세레스안에서 비구경을 했다.둘다 비를 피할틈도 없이 몸과 머리가 다 젖어 불편했지만 이렇게 비를 피하기 위해 세레스에 들어 앉아 밖의 비오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귀농하고 첨이다.

각자 비를 피한 적은 있어도 둘이서 좁은 세레스에 앉아 밖의 비구경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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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다 하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시원하게 내리는 빗물은 마음까지도 씻어주었는지 시원하다.
옆 창문을 내다 보니 순식간에 차가 다니는 길로 물길이 나서 정신없이 흙탕물이 쏟아져 내린다.
멀쩡한 하늘에 구멍이 난 것 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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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비가 그칠 때를 기다리다가 보니 저 쪽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조금 나오기 시작한다.
몸도 젖고 야콘도 젖고 풀도 젖었지만 좀더 일을 하고 나서 집으로 향했다.
내일도 마저 같은 과목의 일을 해야 하는데 내일은 이런 일이 없어야 답운재밭을 다 끝내고 호수밭으로 이동하는데 하늘이 보태줄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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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글을 보시려면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   [귀농일기]   |  2009. 6. 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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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일

지난번 야콘 모종이 부족하여 야콘을 다 못심었다.

호수밭에...


그나마 고추모종 남은 것을 아래에 심었는데 또 부족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었다.
야콘을 심은 곳이면 아예 야콘을 다 심고, 고추는 고추대로 심는 것이 그늘면에서나 일의 능률면에서나 좋다.

그러나 이제 모종이 부족한 것을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못되니 야콘을 심고 맨 아래에는 고추를 심었는데 모자라 오늘 중간 5골 남은 곳에 야콘을 다시 심는 날이다.


아침부터 물을 주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려고 개울가를 돌로 막고 물을 팠다.
조금씩 고이는 물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지금은 가뭄중이라 물도 귀한데 그나마 집 가까이에 이런 개울이라도 있으니 사용하고 고맙지 않은지...
물론 장마때는 강으로 변해 많은 땅을 휩쓸고 가버리는 무서운 존재지만 말이다.

호스를 연결하려는데 부속 하나가 부러진다.


덥기는 왜그리 더운지..
이럴 때 일이 착착 진행되면 좋으련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차에 있는 연장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집까지 가려니 멀어서 거기에 에너지를 다 소비할 것 같고 말이다.

끙끙거리며 어찌 해보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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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를 개울물 받아 놓은 곳에 담그고 시동을 걸기 전에 아내더러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라고 신호를 보냈다.
아내는 긴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는데 그 높이가 작은 산 정도는 된다.

그래도 우거진 숲을 뚫고 올라간다.


5골 정도 심는데 이렇게 준비를 하기때문에 모종이 모자라면 일이 많아진다.
아내가 밭에 도착했다고 신호를 보냈다.

시동을 걸고 나니 물이 잘 나온다는 소리가 들린다.


5골의 물을 주고 지난번 심었는데 비실비실 하는 놈도 물을 먹였다.
물은 준 다음 난 모종 놓아주는 일을 했고 심는 것은 아내 혼자했다.

 5골 정도는 웃으면서 할수 있다고 아내가 말하는데 이제 아내도 노동이 몸에 익은 모양이다.

물을 주고 모종도 놓고 나니 심는 일만 남았다.


나도 몇 개 심어본다.
아내보다 속도는 나오지 않지만 생명을 심는 일이다보니 긴장되고 가슴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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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덥다보니 심고 나면 야콘모종이 바로 비닐 위에 엎어진다.
축 늘어진 모습을 보면 잘 살수있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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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힘들기로 들면 아내가 더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를 보니 비닐 위에 허리를 편다며 드러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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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일을 해도 허리 먼저 아픈 모양이다.

햇살이 뜨거운지 얼굴을 돌리고 누워있다.


아이들에게 '엄마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테니 너희들도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라"고 늘 말하는 아내다.
오늘도 혼자 야콘을 심느라 애썼을 것이다.

5골의 야콘을 다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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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답운재 야콘밭과 호수밭, 달밭에 심은 야콘이 죽었는지 , 살았는지 보면서 보식을 해야할 일만 남았다.
그래도 오늘 심는 일이 끝나 다행이다.
이제 잘 자랄 일만 남았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소금기를 채워야 한다.
+   [산골풍경]   |  2009. 6. 2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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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답운재 밭의 야콘을 다 심었다.
이제 호수밭과 달밭 그리고 새점밭만 심으면 올해 심는 일은 일단락지어진다.

초보농사꾼이 팔이 많이 아파 심적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금요일 심는 일이 끝나면 병원으로 달려가야겠단다.

초보농사꾼이 병원으로 달려가는 날, 난 그동안 바다와 이야기를 나누다 와야겠다.
그는 내 눈이 부시도록 반가워 할 것이다.
멀리로 고기잡이 가는 배도 뱃머리를 흔들 것이고 말이다.

바다는 내 얘기를 잘도 들어준다.
되는 얘기든, 안되는 얘기든, 마음아픈 얘기든, 기쁜 얘기든...
그러니 그는 속도 좋은 것임엔 틀림이 없다.

그래서 그립다.
소금기를 영혼에 담아다가 산중생활하면서 하나하나 간을 하면 사는 일이 곰팡이 피지 않고 한결 신선할 것이다.

우리 심는 일이 끝나면 이웃집의 일을 도와주러 기쁜 걸음으로 달려가려 한다.
저 푸른 바다 헤치며 달려가는 저 배처럼....
힘차게...
힘차게....!!

산골 오두막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   [귀농일기]   |  2009. 6. 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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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4일

어제는 인혜네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셔서 달밭의 골을 지어주시고 비닐도 펴주셨다.
처음엔 호수밭, 그리고 다음엔 그 넓은 답운재밭 다시 달밭의 일을 도와주셨다.
어제 늦도록 비닐을 폈는데 다 못폈다.

지칠대로 지쳐서도 다 펴자고 하셨지만 그건 무리였다.
조금 남겨두면 내일 우리끼지 할수 있다고 하고는 일을 끝냈다.
그리고 오늘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차 한잔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낯선 차 한대가 오두막 앞으로 들어온다.
누굴까??

"앗, 요셉 형님이다"

요셉형님이 일을 도와주시려고 소리소문도 없이 오신 것이다.
형님은 늘 그랬다.


성당에서 만나면 늘 못도와줘서 미안한 얼굴로 우리를 대하셨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회사가 쉬기때문에 오신 것이다.
나도 직장다녀봤지만 직장인에게 휴일은 그냥 휴일이 아니다.
금쪽같은 시간인데...


비닐을 펴러 올라가 비닐을 먼저 폈다.
형님이 땀도 많이 흘리셨고 숨소리도 아주 힘든 소리다.
어제 술을 많이 하셨다며 씩 웃으신다.


술을 마시고 푹 쉬셔야 하는데 부랴부랴 이 먼 산골까지 달려오신 것이다.
몸도 소금에 저려 놓은 것처럼 보이던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렇게 비닐을 펴고 그리고 내일 고추와 야콘을 심기 위해 비닐의 구멍을 뚫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일기예보가 맞느냐 안맞느냐이다.
맞으면 아주 좋고, 아니면 비닐이 다 날아갈수 있으니 여간 고민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
구멍을 미리 뚫으면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다 보니 일손을 줄일수 있어서 좋다.
그뿐인가.


저 꼭대기 호수밭은 워낙 경사가 심해 물주는 기계를 설치하고 왔다갔다 몇번 하면 하루의 모든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마는 곳이다.

그러니 비닐을 뚫어놓고 비가 오면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그러나 알수가 있나, 하늘의 일을...
결국 비닐을 뚫기로 결정하고 뚫기 시작하는데 비가 온다.
비를 맞고 했다.
요한도 나중에 와서 도와주고...

호수밭과 달밭의 구멍을 다 뚫었다.
비가 쏟아진다.
주룩주룩!!!


요셉 형님!!


많이 힘드셨지요?
그 피곤한 몸으로 도와주러 늘 오시고 ...

이 빗길에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가셨을텐데 ...고맙습니다.
몇년전의 일 생각나세요?


그때는 관리기도 없어서 아내와 인쟁기로 끌고 밀고 힘겨운 골을 지을 때도 오셨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오셔서 무리를 해서 다리를 절며 돌아가시는 모습을 전 그냥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 달려오셔서 해결해주시고...
올해는 제가 양쪽 팔이 아파 많이 안타까우셨겠지요.


그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골로 오셨을 것입니다.

그냥 바라보면 편안한 모습의 형님...


이제 걱정마세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제가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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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를 맞으며 그 많은 구멍 다 뚫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지금 그려집니다.
빗소리는 더 세게 내리는데 지금쯤은 집에 도착하셨는지...

산골로 와서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힘든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러나 고마운 분들이 더 깊이 가슴이 자리하기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산골살이를 하는 것같아요.

말주변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쏘주 좀 마셨습니다.


일단 호수밭과 달밭의 비닐 작업을 끝내서 기분이 홀가분해서 마셨고, 형님 생각에 마음이 그래서 좀 마셨습니다.

형님,
늘 건강하세요.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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