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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_해당되는 글 3건
2009.12.04   귀농일기--초보딱지를 뗄 수가 없다 
2009.10.11   귀농풍경--농업연수원 교육을 마치고... 3
2009.02.08   귀농아낙의 산골편지--한양에 다녀온 아이들과 저러고 있다. 

 

귀농일기--초보딱지를 뗄 수가 없다
+   [귀농일기]   |  2009. 12. 4. 22:35  


2009년 11월 오늘이 언제인지...

 

초보농사꾼이라는 닉네임을 바꾸라고들 많이 얘기하지만 사실 그럴 처지가 못됨을 또 알았다.
이제 귀농10년차가 지나고 있으니 그 초보라는 딱지를 떼도 되지 않겠느냐 하겠지만 당분간, 아니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만 같다.

 

그 이유는 농사를 지으며 농기계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그것을 고치러 여기 저기 쫓아다니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게 이유 중 하나이다.

 

포크레인을 썩은 것을 샀는데 그것 역시 몇 번이나 사람을 부르고, 내가 쫓아가고 했는지 모른다.
이번에도 잘 되다가 유압호스가 안되서 혼자 하다 하다 달길님과 함께 하면 어찌 될까 해서 연락을 했다.

달길님은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산골의 애로사항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 그닥 쫓아오신다.

 

 


 

지난 14일 그러니까 아버지 제사라서 아내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혼자서 제사 음식을 차리느라 정신없는데 나는 포크레인 유압호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달길님이 오셔서 둘이 해봐도 역부족이었다.
결국 해결을 못하고 달길님 온 김에 선우 컨테이너에 전기를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달길님.

새 집에 선우 방이 당연히 있는데 손님이 워낙 많이 오시니까 선우가 집중이 안되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집의 천장을 워낙 높게 했더니 방음이 잘 안되어 거실의 소리가 아이들 방까지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 고민을 하다 생각해 낸 것이 집 옆에 있는 컨테이너를 변신시켜 손님이 오면 선우를 거기로 보내자고 아내와 합의를 했다.

그런데 전기를 아직 못끌어들인 것.


달길님이 꼼꼼하게 전기를 끌어다 주어 환하게 해주시고 가셨다.
먼길을 오셔서 애로사항을 봐주시니 고마운 마음이다. 항상.

하여간 그 유압호스가 마음에 걸려 일이 손에 안잡힌다.


결국은 호스 암볼트와 숫볼트를 들고 읍내의 농기계 수리센타에 가서 수리를 해달라고 하니 맡겨두고 가란다.

나는 속이 타지만 상대방이야 바쁠 일이 없으니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다.
몇 번을 들렸는데 여전히 해놓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갔더니 유압호스에 끼운 볼트 사이즈를 잘못 알고 너무 작은 것을 끼웠다는 것이다.
그러니 유압호스를 다시 제작해야 한단다.


난 그 집에서면 해결이 될줄 알았는데 기운이 쪽 빠진다.

며칠 후 짬을 내어 유압호스를 제작했던 공장에 가서 사정을 말하기로 하고 갔다.
말이 공장이라고 해서 가까운줄 아시겠지만 영주다.


울진에서 영주까지 달리고 달려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날이 장날이라고 사장님이 출장중이란다.


기운빠져 하는데 사장 부인이 대타로 나와서 이것 저것을 맞춰 보더니 자기네는 맞는 것이 없단다.
자기가 유압호스 전문업체를 소개해 줄테니 그곳에 가서 정확한 볼트를 찾아보라고 토스한다.

다시 물어물어 유압호스 전문 제작업체를 찾아갔다.
유압호스를 보더니 단박에 하는 말.


이것은 호스 사이즈를 잘못 끼운 것이 아니라 숫놈 볼트가 터져서 그런 것이니 숫놈 볼트를 바꿔야 한다는 간단한 처방을 내린다.

처음부터 잘못해 준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하여간 유압호스를 가져와서 인근 카센터 사람을 부르고 하여 지금은 시동이 펑펑 걸린다.

내가 유압호스때문에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맡기고 할 때 아내가 말이 없다.
그건 "내가 저럴줄 알았어."하는 체념 같다.ㅎㅎ


그 놈의 유압호스 하나로 며칠을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보낸 시간이 얼마며 제때 해주지 않아 속을 끓인 것이 얼만지.
이래도 초보 딱지를 뗄 수 있는지...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보실 수 있어요.

(사진은 전기를 해결해 주고 있는 달길님)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프란치스코


 
 
        

 

귀농풍경--농업연수원 교육을 마치고...
+   [산골풍경]   |  2009. 10. 1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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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농업 연수원에서의 농업경영정보화 리더과정 교육을 모두 마쳤습니다.

그러니까 3달에 걸친 교육이었습니다.


1차에 3일씩이니 세 달동안 9일의 교육을 수원까지 가서 받았습니다.

뭐 어디를 가라면 못갈까마는 교통편이 불편한 울진에서 어디를 뜨려면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산골에서 새벽에 초보농사꾼영주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7시 50분 버스를 타고 수원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면 5천원정도의 거리에 연수원이 있지요.

돌아올 때의 방법도 딱 그리 했습니다.


지난 달만 서울로 갔다가 다시 울진으로 내려오는 방법을 택했구요.

사실 어른이 되어서의 교육은 알고자 하는 욕구 반, 그리고 사람을 사귀는 거 반이지요.


어느 것이 더 중하냐 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를 만족시켜주길 간절히 바라며 교육에 나서지요.

이번 교육은 초보농사꾼이 가려고 했는데 지금 받고 있는 교육이랑 겹치는 바람에 저를 등떠민 것입니다.


교육이란 무엇을 알기 위함도 있지만 좋은 벗들과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더 가슴이 뛰지요.

그런 인연이 소풍길에서 소중한 도반이 되기도 하고, 스승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복이었다 생각했습니다.


나와 갑장이 몇 사람있다보니 함께 기념사진을 박으려고 했는데 함께한 분들도 같은 한 장에 박혔습니다.


지금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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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다 잊어버리고 푹 쉬면서 영혼을 달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한양에 다녀온 아이들과 저러고 있다.
+   [산골편지]   |  2009. 2. 8.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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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5일

방학이라 서울에 갔던 아이들이 8일만에 산골에 도착했다.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영주로 해서 봉화, 현동, 분천, 그리고 우리 마을앞을 바로 지나 면에 내려준광다.
우리 마음 앞을 지나면서도 차를 안세워준다.
사정을 해도 소용없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 원칙이 있어서일거라고 생각하고 애들에게는 사정해 보라는 말도 안한다.

아이들이 분천을 지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가공실에서 일하는 초보농사꾼을 조금 돕다가 면에 가니 아이들이 벌써 내려서 어둔 시골 정거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 차를 발견하고 바리바리 싸온 짐보따리를 실기도 전에 엄마 손을 한번씩 잡는 아이들...
잘 다녀왔고 고맙다고 차에 짐을 실으며 그리고 자기 몸을 실으며 먼저 인사를 한다.

"그래, 아빠가 기다리시니 어서 가자"

산골에 도착한 아이들이 절을 해야 한다고 우리 부부의 손을 잡아 끌며 앉으시란다.
우리 둘은 집을 비웠던 아이들의 절을 받았다.

아이들을 일년에 한번 외국을 데리고 나가다 이번에 선우가 2학년이 되면서 졸업할 때까지 참자고 완장찬 가장이 선포해서 못갔고, 서울은 매 방학때마다 경험하라고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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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웃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군밤은 선우가 좋아하고, 밥에 넣어먹으라고 말려 주신 그 딱딱한 밤을
과자처럼 먹더니 아예 들고 다니며 먹고 있는 주현낭자))


이번에도 8일 동안의 서울 경험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아들 선우(아론)

늘 방학때마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갔지만 이번만큼 감동적이고 느낀 바가 많긴 처음이란다.
예전의 아빠처럼 넥타이맨 아저씨들이 퇴근해서 열심히 책을 읽고 고르고, 어떤 백발의 할아버지는 아예 걸터앉으셔서 열심히 법전을 보시더란다.
그 모습에 애가 놀란 모양이다.

또 한 가지는 엄마랑 방학때 교보에 가면 엄마는 끔쩍도 안하고 1시간이고 얼마고 책을 보고 또 보고 하셨을 때, 사실 지루한 적도 초등학생때는 대부분이었다고...
그런데 이번에 엄마를 너무 이해하게 되었다고 흥분한다.
책많은 곳에서 그 책을 찾아 온 사람들에게 감동먹고, 그곳에 자기가 좋아하는 심리학 등에 대한 책도 맘대로 볼 수 있어서 또 감동먹은 모양이다.

자기도 사고 싶은 책이 많았고, 느낀 점도 많아 이번 방학때 3일을 광화문 교보로 출근해서 점심도 거기서 사먹고 했단다.
또 미술관 또한 감동인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고...
사실 선우는 미술을 아주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미술관을 자주 가서 보는 것이 신기하다.

여러 감동을 쉼없이 풀어내는 선우...

다음은 주현 낭자 차례...
가장 감동받은 곳은 어디냐고 하니 서대문 형무소란다.
서대문 형무소??... 주소는 현저도 101번지인데... (쓸데 없는 것만 외우고 있다. 난 )

그곳을 지금 두번째 가보는데도 다음에 어디 갈까 한다면 또 갈 거란다.

그리고 교보문고는 두번 갔지만 오빠처럼 깜빡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시집이랑 다른 책들이 많아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데 참으로 좋고 분위기가 좋았단다.

그리고 미술관을 갔었는데 조금 이해하기 힘든 그림이 많았지만 그래도 많이 배우고 그 분위기가 좋았단다.
서울의 사촌형들과 지냈던 이야기, 네째 언니의 아들인 세무가 그 대학생 형이 어린 자기들을 데리고 영화도 보고, 노래방에도 가고, 저녁에는 대화도 해주고 너무 좋았단다.

선우는 세무형을 가장 닮고 싶어한다.
이모에게도 너무 잘하고 그것이  온전히 몸에 배어 있고 이모를 도와 밥차리고 설거지하는 것이 생활이라며 선우가 침이 마른다.

아이들은 서로의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감동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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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빨랑 나오시라고 하도 그러기에 나갔더니 춥다. 두른 앞치마를 풀어 들고 는 추운 날씨탓에 손에 잔뜩 힘을 쥐었더니 표정도 자세도 영 경직되어 있다.))


일단 거기까지 듣고 오랫만에 네 식구가 식탁에 꽉 들어앉아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도 이야기는 끊어지지 않았다.

선우가 말한다.
우리는 복이 많은 아이라고...
울진의 아이들 중에는 서울에 한번도 못가본 애들도 적지 않다고 하며 서울에 가서 잘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무지 부러워한다고...

그런데 자기들은 이모들이 서로 오라고 하고, 할머니가 무조건 오라고 하시니 저희는 복이라고...

많이 컸다.
아직 그릇이 여물어지지는 않았지만 감동이 늘다보면 그 그릇도 점점 굳어지고 여물어질 것이다.

자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그들의 길에 불을 밝혀 줄까...부모로서...
그런 생각들이 가슴 한 켠을 늘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커가고 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나서 선우가 교보에서 음악 CD 한 장 사왔는데 함께 듣자고 하니 초보농사꾼이 너희들을 위해 신부님이 선물해 주신 야외용 스피커를 달았다며 한 곡 튼다.

모두 밖으로 나가는 박씨 일가들...
나가보니 난리가 났다.
음악에 맟춰 몸을 흔들고 난리다.

'아이고 박씨들아,
별과 달이 놀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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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먹이를 가지러 내려왔던 노루 등도 자다 놀라겠다.
살금살금 놀거라....'

아이들의 얼굴이 한결 탄탄해 보인다.
한층 가슴이 자라서 내려온 것같아 고맙고 그동안 아이들을 위해 협찬을 아끼지 않은 분들(? 핏줄...) 감사한 밤이다.

한양에 다녀온 아이들과 초보농사꾼이 저러고 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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