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오늘이 언제인지...
초보농사꾼이라는 닉네임을 바꾸라고들 많이 얘기하지만 사실 그럴 처지가 못됨을 또 알았다.
이제 귀농10년차가 지나고 있으니 그 초보라는 딱지를 떼도 되지 않겠느냐 하겠지만 당분간, 아니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만 같다.
그 이유는 농사를 지으며 농기계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그것을 고치러 여기 저기 쫓아다니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게 이유 중 하나이다.
포크레인을 썩은 것을 샀는데 그것 역시 몇 번이나 사람을 부르고, 내가 쫓아가고 했는지 모른다.
이번에도 잘 되다가 유압호스가 안되서 혼자 하다 하다 달길님과 함께 하면 어찌 될까 해서 연락을 했다.
달길님은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산골의 애로사항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 그닥 쫓아오신다.
지난 14일 그러니까 아버지 제사라서 아내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혼자서 제사 음식을 차리느라 정신없는데 나는 포크레인 유압호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달길님이 오셔서 둘이 해봐도 역부족이었다.
결국 해결을 못하고 달길님 온 김에 선우 컨테이너에 전기를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달길님.
새 집에 선우 방이 당연히 있는데 손님이 워낙 많이 오시니까 선우가 집중이 안되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집의 천장을 워낙 높게 했더니 방음이 잘 안되어 거실의 소리가 아이들 방까지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 고민을 하다 생각해 낸 것이 집 옆에 있는 컨테이너를 변신시켜 손님이 오면 선우를 거기로 보내자고 아내와 합의를 했다.
그런데 전기를 아직 못끌어들인 것.
달길님이 꼼꼼하게 전기를 끌어다 주어 환하게 해주시고 가셨다.
먼길을 오셔서 애로사항을 봐주시니 고마운 마음이다. 항상.
하여간 그 유압호스가 마음에 걸려 일이 손에 안잡힌다.
결국은 호스 암볼트와 숫볼트를 들고 읍내의 농기계 수리센타에 가서 수리를 해달라고 하니 맡겨두고 가란다.
나는 속이 타지만 상대방이야 바쁠 일이 없으니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다.
몇 번을 들렸는데 여전히 해놓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갔더니 유압호스에 끼운 볼트 사이즈를 잘못 알고 너무 작은 것을 끼웠다는 것이다.
그러니 유압호스를 다시 제작해야 한단다.
난 그 집에서면 해결이 될줄 알았는데 기운이 쪽 빠진다.
며칠 후 짬을 내어 유압호스를 제작했던 공장에 가서 사정을 말하기로 하고 갔다.
말이 공장이라고 해서 가까운줄 아시겠지만 영주다.
울진에서 영주까지 달리고 달려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날이 장날이라고 사장님이 출장중이란다.
기운빠져 하는데 사장 부인이 대타로 나와서 이것 저것을 맞춰 보더니 자기네는 맞는 것이 없단다.
자기가 유압호스 전문업체를 소개해 줄테니 그곳에 가서 정확한 볼트를 찾아보라고 토스한다.
다시 물어물어 유압호스 전문 제작업체를 찾아갔다.
유압호스를 보더니 단박에 하는 말.
이것은 호스 사이즈를 잘못 끼운 것이 아니라 숫놈 볼트가 터져서 그런 것이니 숫놈 볼트를 바꿔야 한다는 간단한 처방을 내린다.
처음부터 잘못해 준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하여간 유압호스를 가져와서 인근 카센터 사람을 부르고 하여 지금은 시동이 펑펑 걸린다.
내가 유압호스때문에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맡기고 할 때 아내가 말이 없다.
그건 "내가 저럴줄 알았어."하는 체념 같다.ㅎㅎ
그 놈의 유압호스 하나로 며칠을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보낸 시간이 얼마며 제때 해주지 않아 속을 끓인 것이 얼만지.
이래도 초보 딱지를 뗄 수 있는지...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보실 수 있어요.
(사진은 전기를 해결해 주고 있는 달길님)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