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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귀농일기--귀도 호강하고 있다. 
2009.03.2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실의의 날엔.......... 2
2009.03.1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아버지 신부님 
2009.03.10   귀농풍경--너를 기다리마!! 
2008.12.16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2008.12.14   귀농일기-- 반장의 본분을 다하자. 
2008.10.22   귀농일기 -- 긴장되는 순간이다 1

 

귀농일기--귀도 호강하고 있다.
+   [귀농일기]   |  2009. 3. 2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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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3일

새 집으로 입주하고 각종 전자제품 등을 찬조받았는데 주로 처형들에게서 찬조를 많이 받았다.
자진 찬조인지, 협박에 의한 찬조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오디오는 논산의 이 베다 신부님의 찬조품이다.
농사짓고 들어와 음악들으며 쉬라고 하셨던 마음을 산골아낙을 들을 때마다 언급을 한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 한이 없어서 말이다, 안에서만 잘 들으면 될 일인데 또 밖에서도 일하며, 쉬며 듣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말씀을 들으시고 신부님이 다시 외부용 스피커를 사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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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단다, 단다 하면서도 달지 못했다.
핑계는 다 있다. 우선 집에서 나오는 선을 연결하려면 집을 뚫어야 한다.
거창하게 말해서 그렇지 구멍을 내면 된다.
물론 뚫는 도구도 문제지만 만약 조준을 잘못해서 '이게 아닌가벼' 했다가는 그 황소바람을 겨울에 끌어 안아야 한다.

그런 저런 이유로 달지를 못하다가 보내주신 분의 마음이 있는데 하면서 서둘렀다.
우선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오면서 달길님네 들려 드릴을 빌려왔다.
우리도 드릴이 있지만 그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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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뚫을 위치를 조준하는 일이 제일 신경이 쓰였다.
그런 걱정을 안고 뚫었는데 정말 귀신같이 뚫었다.
아마 신부님이 이 광경을 보셨다면 '소가 뒷걸음치다가...'운운하시며 웃으실 것이다.
이건 분명 실력인데...ㅎㅎ

하여간 걱정한 위치는 잘 잡았으니 달면된다.
사다리를 가져다가 위치를 잡아 매달고 드러난 선은 안보이게 노력했다.
아내가 그 모습을 보더니
"당신 성격 무지 변했다"며 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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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급하고 꼼꼼하지 못한 것을 빗대며 사다리를 잡아 주는 산골아낙.
그리고 하나는 안 방 앞에 달아야 하기 때문에 선을 데크밑으로 지나가도록 했다.
데크밑에는 덩치가 작은 아내가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두개의 스피커를 달았다.
음악을 틀으니 죽음이다.
달밭에서도 들리고 저 아래 다리결까지 잘 들린다.

<img src="http://www.skyheart.co.kr/po/IMG_8360.jpg">

그렇게 신바람이 나서 진종일 꽝꽝거리며 음악을 들었다.
야콘즙을 짜는 일도 신바람이 났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댁인 남씨 할아버님댁이 걱정이 되었다.
혹시???

물론 그 댁에 가려면 걸어가는 것이 좀 그럴 정도로 우리집과는 떨어져 있고, 작은 동산이 가로 막혀 보이지도 않지만 노인분이 작은 소리라도 들리면 못주무시거나 신경쓰여 하실까봐 일하다 말고 그 댁까지 저녁에 걸어갔다 왔는데 다행히 거기까지는 안들린다.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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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맘대로 틀어놓고 음악을 들으면 된다.
제일 좋을 때는 일을 한 다음 저녁을 먹고 담배 한대 물고 커피 한잔 타서 가지고 나와 있을 때 음악을 들으니 세상 누구도 안부럽다.
또 이곳이 독가촌이라 소리를 질러도 좋고, 이렇게 음악을 째져라 틀어도 좋다.

이제 귀도 호강을 하고 있으니 더 열심히 봄 농사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실의의 날엔..........
+   [산골편지]   |  2009. 3.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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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서 마당에 심겨 있던 꽃나무 등을 옮겼었다.
더러는 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고, 더러는 새로 옮긴 터전에서 열반에 들고, 더러는 새집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시들어 죽기도 했다.

그 중 자귀나무는 두번째 이유로 열반에 들었다.
늦은 봄이면 내가 좋아하는 핑크빛 꽃으로, 공작새의 깃털처럼 생긴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꽃을 피워 산골 아낙의 사랑을 받던 자귀나무.
딱 한 그루가 멋드러지게 피었었는데 올해도 그 영광은 못누리게 생겼다.

열반에 들기 전
돌확에 내려앉은 자귀나무꽃잎...
물 위에서도 그 품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젠 눈감아야만 볼 수 있는 그리운 모습이다.

*************************************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버스 운전석 머리 위나 그 오른쪽에 붙어 있던 것을 기억하는지...
그 중 1위는 ‘오늘도 무사히’라고 써 있는 액자와 어느 여인이 두 손 모으고 있는 액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2위는 무엇이었을까.
지금 기억으로는 초가집 그림과 텃밭 등이 그려진 그림 위에 적힌 이 시가 아니었을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실의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이제 곧 기쁨이 오리니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오늘이 비참하다 해도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언제나 그리워지는 것이다

최소한 이 시의 앞부분, 그러니까 첫 행은 그 시절 사람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지금도 그 첫 행만 들으면 왠지 진부하고 촌스럽다는 느낌까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아주 오랜만에 천양희 시인의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이 시를 보았다.
얼마나 반갑던지...그래서 소리내어 읽고 또 읽었다.

지금 세계가 어렵다고 하는 이 상황에서 이 시만큼 심금을 울리는 시도 드물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부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한 이 시가 지금은....
사람의 간사함이란 여기에도 해당되니 씁쓸하다.

한국경제, 아니 세계 경제가 뿌리채 뽑혀 허옇게 흔들리고 있다.
고학력자들인 청년들은 일 자리가 없어 도서실로 출근을 한다.

40~50대 가장은 IMF 이후 또 한번 회사의 타깃이 되었다.

기업들은 그들에게 춘향이처럼 어떤 명목을 모가지에 씌워 내쫓을까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예전에는 상사에게 깨지면
‘ 아, 드러워서. 이 드러운 회사 그만둔다. 그만둬.’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고 성질급한 사람은 와이셔츠 주머니에 사표를 써가지고 다니다가 기회만 오면 내던지고 여봐란듯이 자신이 입버릇처럼 내뱉었던 그 더러운 회사를 뛰쳐나오곤 했다.

지금???

지금은 상사가 어떤 말을 해도 문어처럼 들러붙어 있단다.
애들 대학 졸업할 때까지 회사에서 대학등록금을 다 대주다보니 무슨 소리를 들어도 책상붙들고 있는단다.

그러자니 오죽하겠는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거다.

그보다 더 심각한 집은 아버지가 명퇴했는데 애들도 도서관행이니 벌어오는 이는 누구도 없는 집도 허다하단다.

물론 IMF라는 시기에 한번 뜨거운 국물을 마셨지만 이번 세계적인 불경기는 거의 모두에게 비껴갈 수 없는 실망, 좌절을 안겨 주었다.

신문마다 세계적인 기업의 구조조정 이야기가 단골메뉴로 나오니 읽는 사람들도 같이 조정 대상감이 된 기분에 휩싸인다.
그러니 지금 이 마당에 희망적이고,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한다는 말이 어울리기나 하는지.

우연히 천양희 시인의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이 시를 처음 보았을 때는 그 옛날의 진부한 감정이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행을 읽어 내려 가면서부터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희망같은 것이 꿈틀거렸다.

다시 읽었다.
지금 이 절망적인 세상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소리같았다.

실의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그렇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엔 제일 먼저 나 자신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가장이라는 완장을 찬 사람도 우선 나를 믿고 추스려야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아내된 자가 따사롭게 손 한번 잡아준다면 아무리 험한 파도도 다 헤쳐나가지 않을까.

모두가 힘들다는 이 상황에서 어깨에 맷돌만한 삶의 무게를 안고 사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 이 시를 선물하고 싶다.

가장들이여, 모두 힘내시기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아버지 신부님
+   [산골편지]   |  2009. 3. 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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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32CC09">요즘 산골날씨가 좀 녹녹하다 보니 슬슬 봄생각이 끼어든다.
인간의 간사함은 이런 데서도 제 구실을 잘 하고 있다.
이러다 엊그제처럼 맹추위가 기세를 떨치면
‘봄은 무슨 얼어죽을 봄’하면서 자신의 경박함에 쐐기를 박는다.

귀농 초같았으면 지금 온천지가 눈으로 덮여 있어 어디가 밭이고, 어디가 개울인지 이곳에 몸붙이고 사는 자 말고는 어림짐작을 하기도 어려울 지경일 것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인지 뭔지 발음도 어려운 현상으로 지금 산골에 눈이 없다.
냉이가 금방이라도 머리를 치박고 땅 위로 튀어나올 것만 같아 쭈그리고 앉아 땅의 간지러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

오늘은 요정도로 물러나지만 다음에는 봄바구니와 칼을 옆에 차고 가리라 다짐하는 날이다.</font>

*****************************************************

그대는 살면서 팔다리가 갑자기 없어진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지...
난 말이다.
머리 털나고 처음으로 팔 다리가 갑자기 없어진 사람처럼 내 몸 하나 건사하기 벅찼던 때가 있었다.

낯설고 물선 곳으로의 귀농.
누가 등을 떠밀어서 내려온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선택하여 내려온 곳이지만 핏줄들이 바글바글하게 살고 있는 곳을 떠나 무인도나 다름없는 낯선 울진으로의 귀농은 내게 그런 경험을 하게 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모르는 사람들뿐이고, 핏줄의 그림도 없는 이곳 울진으로의 귀농을 결심하고 내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운 적이 있었다.

‘신은 어디에도 계시고 그곳에도 성당이 있을 것이다’
그 한 줄의 주문을 믿고 난 주동자인 초보농사꾼보다 더 서둘러 귀농을 했다.
그 한 줄이 나의 빽이었고, 든든한 후원자였고, 영원한 도반이었다.

그렇게 울진으로 내려와 처음 간 곳이 울진성당.
그때 주임 신부님이신 분이 이 상복 비오 신부님이시다.
신부님은 어디에도 아는 사람이 없는 이곳 울진에서  등을 비비도록 언덕이 되어 주셨던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시켜 주셨고 그것도 모자라 상대방이 관심이 있던 없던 상세설명까지 잊지 않으셨다.
귀농 전에 무엇을 하던 사람들이고, 지금은 서면에 귀농해서....하시면서...

신부님의 그런 사랑과 관심으로 난 숨을 쉴 수 있었고, 모가지에 깁스한 사람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사람의 일이 어떻게 여봐란듯이 쭉 좋은 쪽으로만 작용하는지...
신부님이 함창본당으로 발령받아 가셨다.
그때의 허전함과 서운함과 절망감이란...
다시 한번 등이 시리도록 외로움을 느껴야 했다.

신부님이 함창 본당으로 가시고도 우린 몇 번 찾아 갔었다.(한번만 신부님을 뵐 수 있었지만...)
 야콘을 수확하면 제일 먼저 보내드리고 싶어 신부님 모습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포장을 했었다.

그러다 오늘 신부님이 산골에 오셨다.
내가 오늘 당장 찾아 뵙겠다는 전화를 드렸더니 마침 울진에 오신다며 월요일에 들리시겠단다.
얼마나 좋던지...

아버지 신부님께 새로 지은 집도 보여드리고  선우(아론), 주현(안나)의 큰 모습도 보여드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드려야지....
기다림의 하루는 참으로 길었다.

드디어 신부님이 산골에 오셨다.
신부님 손을 잡았을 때의 그 따사로움은 귀농하고 처음으로 잡았을 때의 그 온기 그대로였다.
또 한 가지 그대로 인 것은 소년처럼 맑은 웃음이었다.

신부님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드렸고, 상의드리고 싶었던 부분도 말씀드렸다.
오랫만에 막내 딸네 오신 친정 아버지에게 말씀드리듯 그렇게 두서 없이 이것저것 드릴 말씀이 입에서 다투어 쏟아져 나왔다.

신부님은 그런 나를 다 이해하시는듯 이래도 웃으시고, 저래도 웃으시며 귀한 말씀을 해주셨다.
홈에 자주 오시어  산골가족의 사는 모습을 잘 보고 간다는 말씀을 하실 때는 엄나무 가시보다 더 굵은 가시가 목구멍에 걸린듯 아리하게 매어왔다.

아쉽게도 두 분의 손님과 함께 오셔서 오래 계시지는 못했다.

신부님은 또 보자며 잘 살라는 말씀을 뒤로 하고 가셨다.

헤어짐은 말이다.
희망의 다른 말이다.
헤어짐은 슬픔이 다가 아니다.
이런 아리한 헤어짐 뒤에는 희망이 돋는다. 시소처럼...

신부님은 우리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가셨고, 나는 훗날 아버지 신부님께 자랑할 꺼리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 것이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서 비 맞은 중마냥 중얼거렸다.
“신부님, 건강만 하세요. 저도 잘 살께요...”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너를 기다리마!!
+   [산골풍경]   |  2009. 3.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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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을 나는 일이 걱정이 되어 귀농 반대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귀농 두 해 정도는 매일 출퇴근을 하던 초보농사꾼이 몸이 간지러워 하는 눈치다.

주말만 되면 산으로 , 강으로, 들로  그것도 모자라 줄 하나에 목숨을 의지해 바위에 개미처럼 붙어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긴 겨울의 재미를 만들어 가도록 자연이 도와주었다.
눈이 많이 오니 눈썰매를 탔다.
그것도 시들해지면 눈썰매의 달인(? 달견?)인 멜라뮤트에 눈썰매를 매달아 주현이를 태우곤 했다.

그렇게 겨울을 나는 재미와 의미를 부여하다가 작년부터는 야콘즙을 만드는 재미로 보냈다.
더러는 코피가 나올 정도로 열심히 그 일에 매달렸다.
겨울에도 일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기때문이다.

새벽에 달, 별들의 호위를 받으며 올라올 때도 많았다.

그렇게 봄을 맞이하곤 했는데 올해는 눈도 많이 안와서 자주 꽃밭을 알짱거렸다.

봄이듯 하여 꽃밭 그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애들을 부르기도 했다.
성급한 이웃에게 화도 내지 않고 그들은 제 할 일을 했다.

볼품 없어진 꽃밭에서 성급하게 그들을 기다리곤 했다.
요즘들어 더더욱 난 꽃밭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내가 선우, 주현이에게 태교를 하듯이 그렇게 앉아 그들에게 말을 건내준다.

어제는 꽃씨를 심었다.
혹여 그 안에 먼저 집지은 놈들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꽃씨를 심고 말해주었다.
"우리 곧 만나자. 너희들이야 워낙 좋은 모습으로 사람에게 복을 주는데 나도 조금이나마 닮고 싶구나. 따사로운 날 우리 만나자. 나의 도반들이여. 기다리마!!"

초보농사꾼도 목이 빠지게 기다린단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 -- 실내 분위기가 맘에 드니??
+   [산골풍경]   |  2008. 12. 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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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살면서도 화초와 꽃화분을 아주 밝힌다.
산중에, 꽃밭에 피어나는 것 따로, 화분에서 앙증맞게 자라는 것 따로다.

그래서 일일이 화분에 꽃을 심고 화초를 옮겨 심고 한다.
그런데 서리가 오기 시작하자 숙제가 생긴 것이다.

밖의 화분을 씻어서 흙을 좀더 보충해준 다음 집 안에 들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을걷이가 늦도록 이어지고 일은 무슨 영어책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으니 볼 때마다 중얼거렸다.

'조금만 기다려, 오늘 야콘만 캐고 집안에 들여줄께....'
겨우 된서리가 오고 나서야 집 안으로 들여 놓았다.
처음에는 쥐죽은듯 있더니 지금은 싹을 내밀고 키를 키우고 제 할일을 신바람 나게 잘 한다.

그런가 하면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그만 시들시들하더니 생을 접은 놈도 있다.
작은 우주공간(화분)을 비워 놓고 가면 한동안 맘이 쓰인다.
생명 붙은 것은 그래서 책임이 따른다.

아무래도 그애의 생태를 잘 파악 못해서 죽인 거니까...
물을 많이 주었던지, 너무 따뜻한 방안에 두어서 그런다던지...

이제 남은 놈들에게 온 신경을 쓴다.
지들끼리 조화롭게 잘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겨울을 잘 나고 봄에 밖의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오늘도 물을 주며 생색이나 내려는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반장의 본분을 다하자.
+   [귀농일기]   |  2008. 12. 1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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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30일


오늘은 주일이지만 미사가 없다.
성당에서 성지순례를 가기 때문에 어제 밤에 읍까지 가서 특전미사를 보아야 하지만 가지못했다.
성당에 안갔지만 늦잠을 잘수는 없었다.


오늘 우리 반으로 퇴비와 땔감이 나왔기 때문이다.

반장 연봉이 5만원이나(?) 되니 정말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하면 아내가 막 웃는다.

귀농하고 처음엔 연봉이라는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만 지금은 연봉 5만원얘기를 하며 자기가 더 웃는다.


땔감은 독거노인들에게 군에서 주는 나무인데 우리 새밭은 2차라고 했다.

새밭에서 연탄을 때는 집을 빼고 다섯집이 나누어야 한다.


내가 반장이니 이건 반장이 칼같이 공평하게 나누어서 실어다 드려야 한다.
일단 나무와 퇴비를 쌓아 놓았다는 새밭 공터로 가보니 나무가 4뭉치다.
4뭉치를 다섯집으로 나누는 일은 눈저울이 기지를 발휘해야 공평해지고 잡음이 없다.

그래도 우리 반 어르신들은 경우가 바르고 말수가 적으신 분들이지만 어쨌거나 신경은 무지 쓰인다.
공평하게 실어다 드리려고 무진 애를 썼다.

새밭은 한 장소에 몇집씩 무리지어 있는 반이 아니고 한골에 한 집씩 떨어져있는 독가촌이 거의 전부다.
산골의 형태는 모두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면 거의 하루는 걸린다.
꾀골재 할머님댁에 실어다 드리려고 하니 그댁 아드님이 잠깐 내려와 있다며 와서 할머니 댁으로 갈 나무를 같이 실었다.
그리고 퇴비도 꾀골재 할머니꺼였기 때문에 다음에는 퇴비를 실어다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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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생나무라 보기보다 무겁다.
또 성격상 똑같이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 신경이 많이 쓰였다.


이렇게 신경쓴다는 것을 우리반 어르신들도 아시는지 별 말씀이 없으셨다.
나중에 다른 반의 얘기를 들어보니 누구네는 많이 주고 누구네는 적게 주었다고 하고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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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이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중대한 일을 시작하는 날이라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달밭에 올라 오늘부터 심기로 한 소나무 자리를 한참 둘러보았다.

오늘 마을 어르신들의 나무를 실어다 드려서 그런지 내 잠자리가 다 따뜻하다.
“할매, 할배!! 올해 농사지으시느라 고생하셨으니 겨울 따뜻하게 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봄 맞이하세이~~~~~~”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긴장되는 순간이다
+   [귀농일기]   |  2008. 10. 22. 20:33  

2008년 10월 7일

해마다 돌배와 돌복숭아를 따러 다닌다.
차도 안들어 가는 곳, 차가 들어가도 얼마나 골이 깊고 높고, 험한지 세레스가 아니면 엄두도 없는 곳으로 가서 따온다.
수없이 벌에도 물리고, 뱀에도 물릴 뻔해가면서 따는 것도 그렇지만 이제는 점점 따가는 사람이 늘어나니 아무리 깊은 점점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간다.

올해도 아는 형이 알려준 곳, 내가 아는 곳 등을 아내와 따러 다녔다.
돌배와 돌복숭아는 약성이 예부터 워낙 좋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다.
올해도 제일 큰 과제중에 하나를 그놈들을 따오는 것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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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복숭아는 아무 곳에서도 잘 난다. 특히 물이 많은 곳에 주로 나는 경우가 많다.
또 그 나무에서 떨어진 씨가 그곳에서 싹을 내서 자란 것들도 많다.
어떻게 하면 돌복숭아를 많이 딸수있을까를 고민 고민 했다.
그런 끝에 얻은 결과중 하나는 주위에서도 따고 우리 산 옆 개울가에 심어 놓으면 자연적으로 자라고 얻을수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아무 약도 안주고 제 스스로 크는 것이다.
주위 어르신들게 상의를 했더니 그렇게들 하신다고 했다.
그래서 씨를 많이 모았다.
산중의 씨를 골고루 모아 보관하고 있다가 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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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디에 싹을 얻을까 고민하다가 거북 바위 그 위에 작은 하우스가 있는데 그것을 철저하고 심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하우스를 철저했다.
그 일을 혼자 농사지어가며 하려니 진도가 성에 안찬다.
맘은 급하고 일은 진도가 안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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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우스를 철저하고 나서 경운기로 터를 갈았다.
경운기를 옆으로 치우고 이번에는 갈고리로 돌도 골라내고 평평하게 흙을 골랐다.

그런데 그것도 일이라고 얼마 전에 보일러실위에서 떨어진 옆구리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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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을 탔다.
다른 농사를 지을 때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들었다. 솔직히...
그 두꺼운 껍질을 잘 터져 나와서 싹이 잘 나올까...

옮겨 심어서 잘 자랄까...
많이 조언을 얻고 많이 산중의 돌복숭아나무를 보면서 터득도 했지만 긴장이 되었다.
골을 타서 이제는 일렬로 놓았다.
그리고 흙을 덮어주었다.

겨우내 그놈들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터지면 그곳에서 싹이 나온다.
그렇게 싹이 나온 것을 아내가 올 봄에 옮겨 심은 것도 있는데 아주 작다.
하여간 그렇게 흙을 잘 덮어주었다.
이제는 옆에서 지켜볼 일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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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제일 먼저 아니다, 봄이 되기 전에도 자주 올라가 그 놈들을 살필 생각을 하여 가까운 곳에 심었는데 그때를 상상하며 기다릴 것이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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