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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_해당되는 글 14건
2009.04.24   귀농일기-- 잘 버텨야 하는데... 
2009.04.15   귀농일기--이 방법을 권하고 싶다 
2008.11.04   산골풍경 -- 딸아이의 이쁜 마음 1
2008.08.28   산골편지10 --뜨거운 거름 2

 

귀농일기-- 잘 버텨야 하는데...
+   [귀농일기]   |  2009. 4. 2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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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9일

올해도 이 고물 트렉터로 밭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 올해 시작은 달밭부터 하기로 했다.  부지런히 트렉터로 밭을 가는데 트렉터날이 불안하다.
작년에 쓰던 날인데 이번 달밭만 급한대로 오늘까지 이 달밭을 다 갈고 내일은 트렉터 날을 갈러 읍에 나가려고 하는데 오늘 당장 내 주문을 잘 받아줄지 걱정을 하며 트렉터를 몰았다.

워낙 낡은 것을 샀지만 지금껏 아쉬운대로 내 손발이 되어 저주 여간 소중한 재산이 아니다.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몰르지만..

일단 오늘 잘 넘어가길 기도했는데 다행히 하고자 하는 밭은 갈았다.
내일 읍에 나가 날을 갈아와서 다른 밭을 콩고물처럼 갈아야 한다.
그런데 퇴비가 오지않아 걱정하고 있다.
퇴비를 뿌려 놓아야 트렉터로 작업을 하는데 퇴비가 깜깜 무소식이다.

일단 갈았으니 이번에는 관리기로 골을 타야 하는데 두어골 타다보니 관리기의 과열로 애를 먹인다.
물론 이 관리기도 중고다.
아내가 항상 골리는데 <중고인생>이라고.... 대번에 이리 되었다.
또 공구찾으러 가는데 시간 걸리고 공구가져와 기계치가 고쳐보는데 시간걸리고...

하여간 어떻게 고쳐서 골을 타기 시작했다.
고치는데 시간이 늦어 내일 마저 타야 할 것같다.

오늘 두 중고들이 노련하지도 못한 농부를 만나 지들도 고생을 했다.
올 한해 농사 함께 지어보자고 하고 밭을 내려왔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이 방법을 권하고 싶다
+   [귀농일기]   |  2009. 4. 15. 23:22  

2009년 4월 1일

요즘 날씨가 아주 신기하게 돌아간다.
눈이 휘몰아치다 햇빛이 나고 또 그러다 눈이 바람타고 날아다니고 그러다 천지가 어두워지고..
그런 날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산골에는 4월에도 눈이 오지만 이렇게 며칠을 눈이 오는데 날씨까지도 어두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정말 올 겨울에는 눈다운 눈 한번 안오고 봄이 왔다.
작년에는 그래도 눈이 무릎까지 쌓여 통행이 어려울 정도가 몇번있었는데 올해는 무릎은 커녕 발목도 넘긴 적이 없었다.

농부로서 여간 걱정이 아니다.
겨울에 춥지 않고, 눈이 오지않으면 병충해를 걱정하지 않을수없다.
하여튼 오늘도 눈발은 그렇게 요상스레 날리고 날도 추웠지만 오늘도 나무하러 갔다.
아주 멀고도 험하고도 인적이 없는 곳에서 나무를 해온다.

나무를 하며 땀을 흘리다 보면 더러는 시원한 날씨다 고마울 때가 있다.
깊은 산중에서 나무를 하다 잠시 쉴 때 아내가 말하는 묵상시간이 별거 아니다. 그때가 묵상시간이지...

몇며칠 그렇게 나무를 해오다 보니 세레스 똥차도 골병들 지경이다.
한차라고 하지만 내가 실을수 있는만큼 실어오다 보니 그렇다.

오늘 이웃집 집들이한다고 했는데 나무 해다가 집에 내리고 목욕하고 옷갈아입고 갔더니 거의 파장분위기..
아내가 일도와준다고 먼저 가더니 나를 많이 기다렸나 보다.
나무하러 가면 아내는 걱정이 많은가보다.
엔진톱을 사용하다보니 혹시 위험해서 그렇고 나무에 다치기라도 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큰일난다고 하며 신경이 곤두선다고 한다.

하여간 이렇게 오래 나무를 해오다 보니 세레스만 무리가 가는게 아니라 몸도 무리가 가서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안아픈 데가 없다.
(이제서야 본론이 전개되려고 한다))

잠을 자고 있어나도 허리가 많이 아프다.
아내가 허리가 아프니 난 명함도 못내밀지만 무리하긴 했다.

그래서 벌써부터 시작한 것이 '몸살림운동'이다.
말이 그렇지 크게 어렵지는 않다.
우선 내가 매일 밤 하는 방석운동이다.
그 책을 선우도 몇번이나 몸살림 책을 읽고 실천도 하고 그런다.

방석을 반으로 접어 허리 윗부분 정도에 고이고 한 15분 정도 있다가 일어나면 된다.
이 운동의 경우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거짓말처럼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번쯤 궈해보고 싶다.

나도 나무해오다 지친 몸을 조금씩 방석숙제로 밤마다 풀곤한다.
한번 몸이 힘들고, 특히 허리가 아프면 한번쯤 해보시길...
하루만 하기보다 며칠 정도 매일 하면 효과를 느낄수있을 것이다.

이것도 농사준비 중 하나이다.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산골풍경 -- 딸아이의 이쁜 마음
+   [산골풍경]   |  2008. 11. 4. 05:02  

주현이가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선다.
부지런한 농부같다.(우리집 농부랑은 다른...)

어느날,
아침을 친구네서 먹는단다.
그러니까 마을입구에 친구가 한 명있다.
할머니와 둘이서 아침을 먹는...

게다가 친구가 아침을 안먹고 학교에 가기때문에 같이 먹고 가려고 한단다.
그러면 할머니가 너무 귀찮으니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

딸 말이 할머니가 자기를 좋아해서 괜찮다고 하실 거란다.(그거야 니 말이고...)

딸의 말이 너무 진지하고 마음이 이뻐서 일단 알았다고 했는데 할머니께 죄송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그럼 없는 찬이지만 니가 반찬을 싸가지고 가면 밥만 축내면 될 일이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나중에 할머니를 만나 귀찮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하니 주현이가 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하신다.
우리야 쌀농사를 지으니 괜찮지만 주현이 엄마가 반찬해 보내기 어려워 그게 미안하다며 가지런한 틀니를 내보이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없는 찬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마울뿐이다.

그런데 어떤 날은 엄마가 너무 농사 일로 힘들게 잠드셔서 그랬다며 안깨우고 그냥 터덜터덜 가는 거다.
그러지 말고 엄마 꼭 깨우라고 해도 쉽지 않은가 보다.

요즘 야콘을 캐고 있다.
어제도 힘들게 자고 있는 엄마를 못깨우고 주현이는 또 그냥 갔다.
그때의 기분이란..........

자식이 학교가는 것도 못보고, 찬도 못보내고..
할머니는 일찍 일가시고 저랑 친구랑 잘 먹었다고 하지만 에미 맘이 어디 그런지...
어제도 야콘을 캤으니 당연히 못일어나지만 자면서도 주현이가 걸렸다.

이제 막 없는 찬이지만 도시락 가방에 넣어서 현관문 밖 데크에 내다 놓았다.
거실에 두면 반찬도 상할지 모르고 혹여 이 놈이 바빠 그냥 튈지도 모르기 때문에 밖에 내다 놓는다 날이 아주 춥다.
이런 날에도 주현이는 학교 차를 타기 위해 덕거리까지 약 20분의 거리를 걸어서 간다.

도시락 가방이 둘이다.


간혹 친구집에 잘 두고 오기때문이다.
그렇게 반찬을 먹으면 할머니가 씻어서 도시락 가방에 넣어 주시면 주현이는 학교에서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집에 들려서 가방을 가져와야 하는데 자주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그래서 가방이 둘이다.

오늘도 야콘을 캐야 한다.
다시 한숨이라도 자야하는데 빨래 돌리고 일어난김에 보일러에 나무 집어넣고, 주현이 가방 밖에 두고 그러느라 잠이 다 달아나 잠이 오려는지....

주현아,,,,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해 여러 모로 미안하구나.
그러나 말이야.
우리 주현이가 말수가 적지만 간혹 던지는 한 마디가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그리고 어제 어깨 주물러주어 고마웠어.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기 바란다.

산골 다락방에서 엄마가(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산골편지10 --뜨거운 거름
+   [산골편지]   |  2008. 8. 2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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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시골길 곳곳이 다 콘크리트 포장길이다.
그래서인지 소달구지 덜컹대는 시골길이라는 표현이나 모습은 옛날 사진에서나 봄직하다.

다행히 우리 오두막으로 올라오는 길은 100미터 정도가 비포장 도로이다.
한쪽 산을 깎아 만든 길인데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툇마루에서 그 길로 걸어 들어오는 하교길 아이들의 모습은 눈을 하늘에 행구고
다시 볼 정도이다.

그이와 약속했다.
저 길은 끝까지 비포장길로 놓아 두기로...

****************************************


어린시절 방학 때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앞마당에 여러 가지 꽃들이 제일 먼저 와서 안기곤 했다.
우리 부모님이 아이들만큼은  서울에서 공부시킨다며 서울로 다 데리고 가면서도 늙으신 부모님이 걱정되어 둘째언니를 부러 두고 왔었단다.

그래서 둘째 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를 서울로 모실 때까지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 생각을 하면 둘째 언니에게 미안타.

그 언니가 동생들 온다고 할머니와 꽃밭을 매년 그렇게 아름답게 꾸며준 탓에 그나마 내가 조금 서정적이지 않았나 싶다.

그런 생각에서 우리 산골 아이들에게도 동요 가사처럼 꽃밭가득 예쁘게 과꽃을 보여주려고 앞마당에 큰 꽃밭을 만들었다.

작년에 받아둔 씨앗이 별반 없는 탓에 과꽃, 봉선화, 나리꽃, 채송화, 홍화 등을 고루 뿌렸다.
요즘 한창 한두 송이씩 시샘하는 듯 타는 가슴을 터뜨리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꽃밭 전면에는 머리내미는 것이 없었다.

'이상하다. 앞면에 더 예쁜 꽃을 고루 뿌린듯 한데...'
그 이유를 오늘 발견했다.

주범은 박씨 일가!
애비나 아이들이나 기회만 있으면 꽃밭에 대고 노상방뇨를 하는 바람에 그만 씨가
뜨거워 죽은  것이었다.

그곳에 꽃씨가 들어 앉았으니 고맙게 거름은 안줘도 된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었다.
도시 같았으면 노상방뇨는 5만원 벌금은 족히 내야 했을 터이지만 난 산골아줌마로 마음이 넉넉하니 경고로 끝냈다.

그러나 버릇은 못고친다.
결국 꽃밭이 뒤에만 예쁘게 꽃이 피고 앞면엔 기계충 앓은 듯 하다.
그 상황을 직접 확인하였으면서도 요즘에도 착실하게 뜨거운 거름을 주고들 있다.

그렇게 된 데에는 내 탓도 있다.
귀농하고 한동안을 박씨 일가는 그냥 마당이나 길에다 대고 볼 일을 보는 거였다.

"당신 농부 맞아? 그 아까운 거름을 길바닥에 쏟아 버리다니...."
그 날 이후 꽃밭에 거름을 주려고 그리 했다니 나 또한 별반 할말을 잃을 수 밖에.

꽃밭을 볼 때마다 아쉬워 오늘은 대머리에 머리카락 이식하듯 꽃 이식을 했다.
앞에만 호미로 골을 파고 아이들 줄세우듯 홍화와 봉선화를 옮겨 심었다.

꽃도 자리텃을 하는지 며칠 몸살을 앓더니 그만 황달이 들었다.
한 밭 가득 이식하려던 욕심을 버리고 그대로 두었다.
식구들 눈요기 하자고 녀석들 자리텃하는 걸 볼 수 없어서....

***********************************************

비가 온다고 하더니 별들이 슬리퍼신고 마실나온 걸로 보아 비오는 것도 글렀지싶다.
초보농사꾼이 내일은 야콘밭에 풀 뽑자고 한다.

오늘까지 고추밭 풀 뽑았는데 종목을 좀 달라하지 며칠을 한 종목만 하니 싫증이 난다.

그래도 너무 진지하고 열심인 초보농사꾼을 봐서라도 나의 주특기인 김매는 일을 충실히
해야겠다..

2001. 7. 12

넓은 잎을 벌리고 나를 반길 야콘들을 생각하며 산골에서
배동분 소피아 (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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