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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캐기 _해당되는 글 4건
2008.11.30   산골편지-- 내 귀농의 삶도 절절하기를.... 
2008.11.29   산골풍경 -- 기다림의 시간(대림) 
2008.11.20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2008.10.14   귀농일기--제일 난코스 야콘캐기 1

 

산골편지-- 내 귀농의 삶도 절절하기를....
+   [산골편지]   |  2008. 11. 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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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3일

<font color="#7B2183">사람이 어떤 계기가 있으면 더 삶의 바퀴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야기 듣는 등 간접 경험에 의해 내 삶이 비춰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즘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Tom Jones의 "I who have nothing"과 “Delilah"라는 곡이다.
예전에는 가사에 심취하여 고개를 있는대로 흔들며 듣곤 했던 곡이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지금은 그 가수의 그 절절한 가창력에 매혹되어 듣고 또 듣는다.
다른 가수들이 부르기도 했지만 이 가수 어림없다.

삶도 그러리라.
주어진 삶이라고 누구든 절절하게, 곱씹으며 살지 않으리라.

산중에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가을걷이 때 자주 눈이 마주친 다람쥐도 잠들고, 유독 뒷산에서 캥캥거리던 노루도 잠든 시간에 그 노래를 들으면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감싼다.

아마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그것을 표현하자면 어떤 아우라 같은 것이 감도는 느낌이다.
어금니깨에 힘이 들어가고 가슴은 달콤함에 젖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한 의욕으로 충만하다.
그것은 내 삶의 의지와 그 가수의 노래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지 싶다.

산골로 온지 9년차,,,
귀농밥을 먹을수록 삶이 더 절절하길 원한다.
누구는 그러고 싶지 않을까마는 최선을 다하는 삶이고 싶고, 하루하루가 값지길 바라고 또 바라는 삶이다 보니 이 노래들을 들으면 그 각오가 더 절절해진다.
오늘도 이 노래를 틀어놓고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찬 삶이길...
내일은 오늘보다 더 절절한 삶이길....</font>

*********************************************

어제에 이어 새점밭의 야콘을 캐는 날이다.
오전에는 답운재밭에 조금 남은 야콘을 캤다.
부랴부랴 근처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데 전화가 왔다.

야콘박스를 주문해 두었는데 포항에서 지금 납품 온다고...
점심 빨리 먹고 새점밭에 남은 야콘을 종일 캐야 마무리 될 것같은데 ...
점심을 먹고 새점밭에 나만 남겨두고 초보농사꾼은 박스를 받으러 다시 집으로 향했다.

예전같았으면 일도 아닌 정도의 분량이나 지금 허리 상태로 보아 조금 무리다.
일단 초보농사꾼도 무릎이 아픈데 그가 돌아오기 전에 뽑는 것은 죄다 뽑아는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욕심은 많아서 허리 한번 안펴고 죽으라 뽑았다.

한 골 한 골 뽑아가는데 땀이 났다.
난 체질상 왠만해서는 땀이 안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초보농사꾼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에 비해 초보농사꾼은 보통 사람 이상으로 땀을 흘리니 난 그 모습을 보는 것으로 땀이라는 것을 간접 체득한다.
그런데 오늘은 몸이 얼마나 달았는지 땀이 막 흐른다.

계절로 보아 아주 추운 시절이다. 이곳 산중에서는...
그렇게 껴입은 옷 속으로 땀은 사정없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야콘을 뽑는데 노란 박스가 보인다.
그 박스는 야콘을 담으려고 어제 그냥 두고 간 것인데 그 중 한 박스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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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는 대부분 내려 놓을 때 똑바로 군데군데 놓지 저렇게 얌전히 엎어 놓지는 않는다.
물론 그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짚이는 데가 있었다.

야콘을 캐다가 보니 빈 자루가 착착 접혀져 있고 그 위에 날아가지 말라고 돌로 꼭 눌러 놓은 것이 있었다.
누굴까...

생각해 보니 분명 어제 새점 할매 모습이 생각났다.
다른 집에 일하다 오시는 할매께 야콘을 자루에 넣어 드렸고, 댁까지 모셔다 드리며 초보농사꾼이 차에서 내려 자루를 마루에까지 놓아드렸다.

할매는 자루를 그렇게까지 들어다 준 것이 너무 너무 고마우시다는 말씀을 계속 하시며 우유 끓여 먹고 가라고 자꾸 붙드셨었다.
주현이도 있어서 그냥 가야 한다고 하니 자꾸 우유 끓여 먹고 가라고....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게 우유는 소중하셨을 것이고 겨울이니 따끈하게 끓여 주고 싶으셨던 거다.
그런데 어제도 빨리 어둡기 전에 가서 야콘을 내리고 혼자 있는 주현이 때문에 가야 했다.

‘그래, 할머니가 오늘도 다른 집 일가신다고 우리 밭을 지나가시며 빈 자루를 이렇게 돌려주신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니 저 바구니도 이유가 있어서 엎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야콘을 캐다 말고 박스를 뒤집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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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비닐이 들어 있다.
비닐을 풀어보니 하얀 비닐 속에 노란 감이 들어 앉아 있다.

어제 야콘을 줬다며, 그리고 그 야콘 자루를 마루까지 들어다 주었다며 그렇게 고마워 하시더니 할매로서는 최선의 보답을 하신 거다.
나 역시 그 어떤 선물보다 귀했다.

야콘을 정신없이 캐다 말고 할머니의 손길을 느끼며 감 하나를 들어 옷에 슥슥 문질러 먹었다.
달고 부드러운 감....
분명 할매는 일가셨다가 돌아오시며 우리 밭에 오실 것이다.
이쁜 스웨터를 입으시고 우리 일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려고 막 걸어오실 것이다.

그렇게 감 하나 먹고는 야콘을 정신 없이 캤다.
초보농사꾼은 아픈 다리로 그 많은 박스를 나르고 있을 것이다.
야콘밭에 혼자 두고 온 나 때문에 더 땀이 나도록 아픈 다리도 잊고 일을 하겠지 생각하니 허리 펼 시간이 없었다.

다른 밭도 아니고 새점밭은 불영계곡을 가로질러 가는 밭이고 거기에는 아는 사람도 근처에 집도 없으니 그도 몸이 달았을 것이다.

부부란 세 치 혀로 나불거리지 않아도 알아주는 마음이 있는 관계...
그 마음도 이러려니 하고 미루어 헤아리는 마음이 있는 관계가 아닐런지...

할매 덕분에 잠시의 귀한 참을 먹었으니 나도 기쁘게 일을 해야 했다.
또 내 삶이니 절절이 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힘듬도 잊을 수 있고, 오히려 더 힘이 난다.

한참을 야콘을 캐는데 초보농사꾼이 왔다.
생각보다 많이 캐놓았다며 두 골 남은 야콘을 캤고 그때부터 난 캐는 것을 놓고 야콘을 따고, 선별하여 박스에 담았다.

초보농사꾼에게 할매가 이렇게 감을 두고 가셨다며 그에게 하나 닦아 주었더니 씩 웃으며 먹는다.
그 웃음은 아마도 상대방의 따사로운 마음을 알겠다는 특수문자일 것이다.

날이 어둡기 전에 서둘러 다 1차 선별을 하고 박스에 담고 해야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추위가 갑자기 몰려온다.
땀을 흘린 터라 조심하지 않으면 감기 몸살을 앓아야 한다.

서둘렀다.
이제 거의 다 담고 상품이 안되는 야콘을 자루에 담으려는데 저 멀리에 누군가 발걸음을 재촉하며 닥아오고 있다.

“할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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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는 남의 집 일을 해주고 부리나케 우리 밭으로 진입하고 계시다.
하나라도 도와주려는 마음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계신 거다.
그것을 난 안다.

야콘을 박스에 담다말고 소리를 질렀다.

“할매, 지금 일 끝나셨어??”

“그려, 아직도 일이 남았지?”

빈 자루며, 감이며 다 할매가 두고 가셨냐고 당연한 이야기를 물었다.
고개만 끄덕이시고는 정신없이 일을 도와주신다.
할매의 고운 스웨터가 더 곱게 눈에 들어온다.

일을 다 하고 우린 셋은 낡은 세레스에 몸을 실었다.
강을 건너 할매를 내려드리고 우린 다시 산중으로 돌아가야 한다.

할매가 차 안에서 씩 웃으시며
“감 사가”
하신다.

감을 따신 모양이다.
볼품도 없는 감이다 보니 마땅히 팔 곳이 없으셨을 것이고,  우리에게 말씀하신 거다.
아는 분들이 감을 많이 주셨다.
선물로도 받았지만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 바구니씩 주셨다.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기에는 너무 물러 그럴수도 없으니 천상 우리가 다 먹어야 한다.
그러나 할매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 아름 사왔다.

불영계곡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둠 속에 단풍이 뭐라 뭐라 속삭인다.
아마도 곧 추위가 닥쳐 오니 어여 가을걷이며 밭정리를 서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니들 마음 내가 알고, 내 마음 니들이 아는 산중이니 다 알아들을 수 있지. 고맙구나.’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산골풍경 -- 기다림의 시간(대림)
+   [산골풍경]   |  2008. 11. 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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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 캐기 막바지 노동에 젖어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꼭 하고 싶은 일...

이 원무 대베다 신부님께서 작년에 선물로 사주신 '예수님 구유 셋트'를 다락방에 꺼내 놓고 싶은 일...
밭에서는 오늘 밤에 꼭 해야지...
밭에서 들어오면 저녁 먹고, 치우고, 빨래 하고, 발송준비하고...겨우 밤늦은 시간에 자고...

다시 다음 날 밭에서
'오늘 내 무슨 일이 있어도....'벼르지만 ...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도저히 내가 나를 관장을 못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깊어진 날 밤,
구유 셋트를 넣어둔 장에서 하나하나 싸둔 것을 꺼내 다락방으로 가지고 올라갔다.

어느 매트를 깔까...
고민하다가 올해는 이 크리스마스풍 매트를 깔기로 했다.
작년에는 황금색 매트를 깔았는데...

설명서에 나와 있는대로 위치를 배정하고 매트 둘레에 내가 잘 간직해 둔 크리스마스 트리 세트 중 금색, 은색 알이 있는 줄을 둘렀다.

다 놓고 나니 기도가 하고 싶어졌다.
촛불을 켜고 그 새벽에 난 묵주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제 대림 주일이다.
대림... 주님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성탄때까지 주님을 기다리며 난 어떤 묵상을 할 것인지...

귀농을 결정해야 할 때, 정말 두려웠다.
멀쩡히 직장다니는 사람이 직장을 제 손으로 그만두고 농사지으러 , 아이들을 자연에서 키운다고 산중의 산중으로 간다는 사실이 제정신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정말 두려웠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신은 나에게 무엇을 바라실까, 내가 어떤 결정을 하기를 바라실까,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몰입했다.
몰입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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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도 성당이 있을 것이고 남편이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 그곳에서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리...

그렇게 믿었던 분...
그 분은 내게 늘 힘을 주었고, 힘든 일이 누구의 영어 책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힘들게 할 때도 도반이 되어 주었다.

지금 난 그 도반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대림초를 켤 시간이 닥아오고 있다.
목구멍이 뜻뜻해진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   [귀농일기]   |  2008. 11. 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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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일

오늘부터 야콘캐기 시작이다.
그전까지 야콘밭마다 예초기로 야콘줄기를 잘라주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비닐을 걷으면서 한편에서는 야콘을 캐면 된다.

사실 농사라는 것은 심을 때와 수확할 때 제일 긴장하고 걱정이 된다.
심을 때는 늦게 심으면 수확량과 관련이 있다보니 서둘게 되고 마음이 급하다.
가을걷이는 서리와  추위가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하는 급함이 있다.
어느 것이 더 중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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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일년 농사중에 제일 바쁘고 신경이 쓰이는 철이다.
그런데 자주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발을 구를 때도 많다.
게다가 내 농사는 야콘농사가 많다 보니 더 야콘에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중에 오늘은 성당에서 열두 분이 도와주러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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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내 역시 밭에 전념할수 있어 다행이다.
품을 샀을 때는 아내가 일이 있어 굳이 밭에 못와도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데 성당분들의 경우는 아내가 있으면 훨씬 밭이 활기차기 때문이다.

활기찬거야 그렇지만 저녁식사준비 등을 하려면 아내는 꼼짝 없이 집에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밭에서 함께 일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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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님 두분이 시장부터 다 봐서 아침 일찍 산골에 도착하여 저녁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았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의 집 일간 사람처럼 일끝내고 들어가 저녁을 얻어 먹었으니까.

그렇게 그날은 호수밭에 있는 야콘을  캐다 어두워서야 집으로들 내려왔다.
다음 날에도 주일 미사가 끝나고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오셨다.
열심히 비닐을 걷고 여자분들은 야콘을 떼고 선별하여 박스에 담고 하는 일들을 해주었다.
형제님들이 많이 오셔서 야콘이 가득 들어 있는 야콘박스를 세레스에 죄다 싣는 일, 그것을 창고에 다시 쌓는 일을 거의 혼자하던 나로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들 내 일처럼 알뜰히 야콘을 캐주었고 함께 박스를 나르고 야콘창고에 차곡차곡 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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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응원온 분들까지 합하니 그 날은 열일곱 분정도 되지싶었다.
빙 둘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
일을 도와주러 오신 것이 제일 반갑고 중요하지만 사실 좋은 사람들과 술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대화를 나누어 가슴에 담고 하는 일 또한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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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늦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모두들 돌아갔다.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다음 날 출근길에 발이 무거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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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그러니까 11월 3일과 4일은 이곳에 와서 친형처럼 알고 지내는 분에게 SOS를 쳤다.
울진자활후견기관의 황천호 관장님과 황윤길 실장님께...
그렇게 해서 11명의 지원단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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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당분들과 캐다 남은 호수밭은 다음에 우리 부부가 마저 캐기로 하고 이번에는 답운재에 있는 야콘을 캐기로 했다.
남자분들도 세분이나 오셨기 때문에 한결 내 아픈 무릎이 고생을 덜수 있었다.
봄에도 울진자활후견기관 팀이 야콘을 심어주었는데 가을걷이도 해주고 있는거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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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틀을 캐주고 다시 11월 7일까지 총 3일을  와서 야콘을 캐주었다.

날이 어두워 모두들 돌아가고 마지막 한차 분량의 야콘이 밭에 남았다.
이것은 혼자 싣고 창고에 내리고를 해야 한다.
그러기 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점점 비어가는 밭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맛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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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종을 하려고 어두운데 야콘눈(관아라고 한다)을 낫으로 베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내가  고생하여 농사지은 거라며 안스러워 하기 때문에  어두워진 밤에 낫으로 관아를 떼다가 야콘 하나라도 주우려고 돌아다니다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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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가의 갈대가 어둔 밤이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팔을 흔든다.
갈대도 이때의 초보농사꾼의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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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자활후견기관의 지원팀이 3일 동안 캐주었는데도 답운재밭의 야콘을 다 못캐고 몇골이 남았다.
3일동안 애쓰신 분들에게 그리고  황천호 형과 황윤길 실장님께도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11월 8일

오늘도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온다고 했는데 그만 아침까지 비가 왔다.
한참을 오다가 잠깐 그쳤다를 반복했다.
나 또한 마당을 나갔다가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차라리 좍좍 쏟아지면 포기라도 하겠는데 이건 보슬보슬 내리니 아내랑 비를 맞고라도 둘이 캘까를 가름하게 된다.
마음이 초조했다.
이렇게 가을비가 온다는 것은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당을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데 전화가 왔다.
요안나 자매님이다.
이분은 도의원인 찬걸이 형의 부인인데 읍에는 비가 좀 그쳤는데 산골은 어떤지... 오늘 비오고 나면 추워져서 야콘이 얼텐데 비가 와도 캐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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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우리 야콘 얼까봐 걱정을 하는지,,, 결국 비가 와서 차가 밭에 올라갈수 있는지 , 밭상황이 일할수 있을 정도인지 올라가보고 와서 연락을 주기로 했다.

산골의 야콘얼까봐 걱정이 대단하다.
결국 성당분들이 추위에 대비하여 옷을 단단히 입고 도착했다.
우린 먼저 올라가 야콘을 캐고 있었다.
비가 와서 땅은 조금 젖었지만 땅속까지 젖어 일하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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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개이지 않았고 추웠다.
그렇게 추운 날 고생한 덕에 달밭의 야콘은  다 캤다.
거의 다 캐갈즈음 기다렸다는듯이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사목회장님 부부까지 오셔서 내 일처럼 이 추운 날 땅에 엎드려 야콘을 캐주었으니...
3일 내내 빠지지 않고 오신 베로 형제님,
내가 무릎이 아프다고 야콘박스를 다 싣고, 창고에 쌓을테니 걱정말라며 앞서 일을 하던 영철이 아버지...
그 분은 귀농 초에 우리 부부가 인쟁기로 씨름을 하며 어렵게 농사지을 때도 와서 쟁기를 끌고 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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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걷이는 성당분이 많이 오셔서 도와주었고, 울진자활후견기관의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이제 남은 곳은 달밭의 야콘과 답운재에 조금 남은 야콘, 그리고 새점밭의 조금의 야콘이 남아 있다.
그것들이야 아내와 매일 해나가면 된다고 본다.
더 이상의 도움은 미안해서 안된다.

성당분들이 모두 돌아간 시간이다.
아내와 한참동안 마당을 서성이다 돌아왔다.
아직도 도와주신 분들의 온기가 산골에 남아있는듯 훈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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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제일 난코스 야콘캐기
+   [귀농일기]   |  2008. 10. 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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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 야콘밭 모습)


2006년 11월 5일

어제부터 야콘줄기를 예초기로 자르는 작업을 시작했다.
왼손잡이가 예초기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고역이다.

등도 뜨겁고, 매연도 콧구멍을 향해 바로 돌진하고...
무엇이든 왼손잡이용 기계든, 뭐든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런 면에서는 소홀한 것같다.

안그래도 예초기를 사용하는 일은 그 자체가 긴장투성인데 그 와중에 등도 뜨겁고, 콧구멍으로 매연도 들어오면 정말 제정신으로 작업한다는 것이 아주 어렵다.

어제 답운재밭의 줄기를 예초기로 날렸다.
그리고 오늘 일찍부터 달밭과 호수밭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어젯밤부터 비가 와서 아침일찍 작업은 못했다.
주일인데 성당에도 못갔다 .
날씨가 자꾸 추워진다고 뉴스며 어디며 자꾸 겁을 주니 우선 애쓴 것을 들여놓아야 하는 일에 더 마음이 쓰였다.

결국 어제 아내와 선우만 특전미사를 갔고, 주현이와 난 못갔다.
오전에 비가 오더니 서서히 개이자 바로 예초작업을 시작했다.
내일부터 품을 샀으니 그렇게 안할수가 없었다.

예초작업을 하면서 캐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다른 캐는 일 등에 신경을 못쓰다보니 더 피곤해서 아주 줄기를 다 잘라놓은 다음에 같이 야콘을 캐려고 한다.

저녁 늦도록 작업을 하는데 울진의 지역신문 사장님 부부가 온다는 연락이 왔다고 아내가 귀뜸해준다.
내일 해야 하나 어쩌나 고민을 하다가 더욱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부랴부랴 담배 한대 피는 시간도 아껴서 했는데 거의 끝나갈 무렵에 부부가 죽변에서 회를 사가지고 오셨다.
우리에게 폐끼치지 않으려고 회며 매운탕꺼리며 다 사오셨다.
그리고는 직접 매운탕을 끓이고...

부담없는 분들이다.
부담이 없다하는 것은  작은 일에도 서로가 마음을 배려해준다는 것이다.

그래도 몇 줄 안남았는데 끝마무리를 마저 하고 내려왔다.
그렇게 일을 끝내니 기분이 정말 개운했다.
기분이 이정도인데 술을 멋지게 마셔주지 않으면 酒神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또 코드가 맞는 분이 오셨으니 오랫만에 편하게 술을 많이 마셨다.
기분좋게 마셨으니 내일부터 빡시게 야콘을 캘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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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정말 비가 안왔으면 좋겠다.
새벽에 일어나 분천역까지 아주머님들 모시러 가려면 일찍 자야한다.
제일 난코스인 야콘 수확 이제 시작이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달밭에서의 야콘줄기 자르는 작업)
이 글은 2006년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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