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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아이들 _해당되는 글 4건
2009.10.25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작은 보답일 뿐입니다. 
2009.07.12   귀농밥상--봄의 전령사 냉이나물 1
2008.12.06   산골편지 -- 무엇이 남고 무엇이 스쳐지나가는지를.... 
2008.08.21   산골편지8-- 산골의 결혼기념일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작은 보답일 뿐입니다.
+   [산골편지]   |  2009. 10. 25. 01:32  





2009년 9월 22일


산골가족은 집 옆의 작은 내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끌어다 마시지요.
물론 저희가 효소를 만들기 때문에 매번 철철한 물 검사를 받습니다.

몇 십 항목이 되는 검사를 검사기관에서 물을 바로 떠서 연구소로 보내 검사를 받는데 합격입니다.
마실 때마다 감탄이 벌어진 이빨 사이로 새어나옵니다.


오늘도 그런 감탄을 흘리다 서둘러 꽃밭으로 갔습니다.
나 혼자 갈증을 푸는 것같아서지요.




함석 물조리개에 물을 길어다 꽃밭에 뿌려 주었습니다.
내가 먹는 그 물을 우린 함께 나누어 먹습니다.
금방 꽃의 표정에 생기가 돋는듯했습니다.


뒤늦게 피어난 초롱꽃과 두 송이 장미의 얼굴도 금방 환해집니다.

난 신바람이 나서 시원찮은 허리를 생각지 않고 한 말 정도 들어가는 함석 물조리개를 공기돌 놀리듯 들어 날랐습니다.
모두들 좋아죽겠다는 표정들입니다.


갈증나지 않은 모습으로 열반이 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참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들이 내게 보여준 사랑과 위로와 격려로 치자면 이건 새발의 피지요.


난 내친김에 할 일도 잊고 그들에게 이야기를 건냅니다.
이야기라고 해봤댔자 농부의 아낙이 농사얘기지요.뭐.


난 퍼질러 앉아 우선 야콘이야기를 했습니다.
야콘이 전체적으로 썩 잘된 농사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가 짧으면 하나가 길거라'는 것을 믿는다는 말도 껌처럼 덧붙였습니다.

꽃밭에 앉은 꽃들은 내 이야기를 시시껄렁한 말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어찌 아냐구요?


아무 말 없다는 것은 긍정한다는 또 다른 언어 아닌가요? ^^

난 해가 기울도록 농사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오늘 역시 한갓진 날이 아니지만 그동안의 은혜에 보답한답시고 한 말이 고작 농사이야기였습니다.

이내 날이 기울었으므로 저녁을 부랴부랴 지어먹고 통창으로 꽃밭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들이 별처럼 초롱초롱 빛나보입니다.


매번 꽃들의 이야기와 향기에 취해 살던 이웃이 뭔 생각이 들어 핏대를 세우며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지 몰라도 그 이야기가 싱겁지 않은 모양입니다.


내일은 산야초 이야기를 해줄까?....
산골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줄까?...
이제 재미붙였습니다.^^


지나치면 모자라니만 못하다는 말도 알지만 그것은 여기에는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스스로 단정지었으므로 난 내일 산야초 이야기를 할 겁니다.

‘사랑이란 서로 상관없는 말에도 귀 기울여 생기돋게 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밥상--봄의 전령사 냉이나물
+   [산골밥상]   |  2009. 7.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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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를 몇 시간 캤는데 한 접시밖에 안나옵니다.
산골은 다른 곳에 비해 겨울이 길기때문에 봄이 늦습니다.

달밭을 뒤지고 다니며 캤습니다.
산골가족에게 줄 생각을 하니 무슨 산삼을 캐는 기분입니다.

겨울동안 나죽었소 하고 있다가 머리를 내는 놈들이 어찌나 고마운지...

다들 아는 무침이지만 ...

아주 살짝만 체칩니다.
그냥 먹어도 좋을 정도인데...

된장과 고추장, 마늘, 참기름을 넣고 잘 무친다. 그리고 마지막에 통째로 마무리...끄~~~~~ㅌ

아이들도 첨에는 안먹으려다가 한 입 넣어주면 참기름냄새가 나는 것이 괜찮은 모양입니다.
주섬주섬 먹는 것을 보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딘 놈들이라 맛과 향이 강합니다.

자연에서 얻는 것이 보약이요,
자연에서 거저 얻는 것이 만병통치약이 아닌지요.

산골 오두막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산골편지 -- 무엇이 남고 무엇이 스쳐지나가는지를....
+   [산골편지]   |  2008. 12. 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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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아주 작은 호미다. 한 해 동안 내 손과 하나가 되어 주었던 도반이라 수고했다는 마음에 금장 액자에 넣어주었다.)

2008년 11월 22일

오늘은 산골아이들이 아빠를 도와 준다고 하는 날이다.(전혀 협박이 없었음.전혀...^^)
그래도 오늘은 가벼운 일이라며 작업복을 갈아입고 , 장화를 끼고 알아서 밭으로 출근을 한다.

오늘 미션은 비닐 수거 작업이란다.
산골아가들이 나서는 뒤통수에다 대고 엄마도 곧 가마 하는 말을 날렸다.
물론 그 말을 휘날릴 때만 해도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아이들이 초보농사꾼과 밭으로 향하고 나서 뒤쫓아 오르려니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눈뒤집어질 지경이다.
이 추운 날, 냉이와 달래가 싱싱한 표정으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냥 지나치면 섭하지....
같이 대지에 몸붙이고 사는 처지에 말이다.

그래서 밭으로 가려던 계획을 묵살하고 호미를 찾으러 내려왔다.
호미를 들고 냉이를 캐는데 제법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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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땅을 뚫고 나온 봄의 그것만은 못하지만 이 추운 날, 흙으로 스러지기 전에  인간에게 한번 더!!를 외치며 호객행위를 하는 냉이와 달래를 그냥 흰눈 아래 방치한다면 도리가 아니지...

달래 역시 딸려 나오는 자식들이 싱싱하다.
그렇게 달래와 냉이에 눈이 팔려 온 밭을 누비고 다니다 호수밭을 올려다 보니 두 아가들이 초보농사꾼의 세레스에 비닐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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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엄마는 왜 안와??”하는 소리를 지르며...

“이 눔들아, 지금 그 보다 더 중한 일을 하고 있으니 니들끼리 잘 하렴...”

치사하다, 약속이 틀리다, 아빠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 이건 법정감이다,,,어디서 주워 읽은 것은 많아서...

그러거나 말거나...
귀농하고 는 것은 배짱뿐...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기존 호미 반만한 앙증맞은 호미를 들고 냉이와 달래랑 한참을 놀았다.
나중에 보니 수확물이 제법 되었다.
오늘 저녁 반찬은 진수성찬이다.
냉이를 데쳐 무치고, 달래로 양념간장을 만들어 슥슥 비벼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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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다른 반찬이 뭐가 필요한지...

자연에서 얻는다는 것...
그 무궁무진한 세계를 내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알고 있는지,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얼마 전에 ‘부처의 지혜’라는 책에서 읽은 대목이 생각난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라.
그리고 곁을 스쳐 지나는 모든 것을 보라.
눈에 보이는 산과 강,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형태의 생명과 자연의 창조물을 보라.
그러면 진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스쳐 지나가는지를.................“


그것들을 잘 들여다 보면 진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이 남고, 우리 눈에서 무엇이 스쳐 지나가는지를 알 것이다.

그나저나 입에 십 리 밖으로 나와서 밭에서 내려온 산골아가들을 생각해서 지금부터 참기름 냄새 풍기며 자연에서 얻은 것들을 멋지게 저녁상에 올려 놓아야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산골편지8-- 산골의 결혼기념일
+   [산골편지]   |  2008. 8. 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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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 바람에 많이 부러졌다.
저도 안부러지려 애를 써서인지 부러진 놈의 다른 줄기도 얼굴이 노랗다.
고추줄은 그래서 쳐준다.

일일이 고추 4~5주마다 지주대를 박아 주고 그것을 기둥으로 삼아 줄을 띄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하는 작업이라 보통 허리가 아픈 일이 아니다.
주인의 손을 기다리지 못하고 부러진 놈은 저대로 서운한 모양인지 땅에 온전히 몸을 붙이지 못하고 어미 몸에 부러진 채 붙어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한 줄 한 줄 하다보니 어느 새 반은 했다. 더 이상은 허리가 바쳐주지 않으니 그만 내려올 수 밖에 없다.
내일까지는 꼬박해야 되는데 밤새 바람에 잘 버텨줄지......
****************************

사람이 무엇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길들여진다는 건 생각없이 당연히 그리해야 되는 것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 멜라뮤트(일명 썰매끄는 개)도 밖의 수도에서 물소리가 나면 늑대소리를 내며 짖는다. 주인아저씨가 제 밥주기 전에 꼭 물을 길어다 주었기 때문이다.
개집을 집가까이에서 멀리로 옮겼는데도 그 행동은 여전하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늘은 우리가 결혼한지 10년째되는 날이다.
도시에서야 며칠 전부터 각자 잔머리 굴리기에 바빴다.

눈치껏 제 속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이미지관리, 표정관리, 분위기관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루 전날 슬쩍 '욕구’를 풍기면 거의 대부분은 미끼에 걸려들었고 서로의 주머니 사정에 관계없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곤 하였다.
그러나 이곳 산골에서는 뻔한 상황에서 며칠 전부터 잔머리돌릴 일이 없으니 속편하다.

단지 남편이 이 산골로 온 후 그 날을 기억할까만이 궁금했었다.
오늘은 고추줄을 매어 주기로 한 날이라 계획대로 고추줄을 넣은 베낭을 하나씩 등에 메고 줄을 띄웠다.

워낙 더운 날이라 '오늘이 그 날’이라는 기억도 오락가락할 정도였다.
남편이 저 쪽에서 매던 끈을 놓고 오기에 담배 한 대 피우려나 보다 했다.
“선우엄마, 축하해. 달리 줄 것도 없네”하며 쑥스럽게 내미는 것이 있었다.

하얀 개망초꽃
평소에 하도 흐드러지게 피기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는데 하얗고 작은 것이 향기도 그윽했다. 도시에서의 그 어떤 선물이 이에 비길까?

남편은 마음이 야물지 못한 아내의 얼굴에 흐르는 속내를 읽으려고 애쓰는 표정이다.
하얀 선물을 들고 잠시 서있었다.

감정이 제 갈길을 못찾고 헤맨 탓에.....
우리 둘은 밭고랑에 앉았다.

그러자 축하공연이 시작되었다.
해님은 조명을 맡았고, 구름은 소품담당, 나무와 바람은 음향담당.
고추잠자리와 나비가 춤을 추더니 이름 한 번 불러 주지 못한 새들도 제 목청껏 노래를 불러 주었다. 무대를 장식한 꽃들은 향기뿜기에 나 만큼 땀을 흘리고 있다.

밭가에 아주 작은 냇물도 한 목소리한다.
주위를 한 바퀴 둘러 보는 눈가에 흐르는 하얀 물을 흠치며 나도 나의 고마운 친구들에게 답가를 불렀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도시에서는 지금 이 시각쯤이면 아파트에 꽃바구니와 케익,카드가 배달되었을테지만 그런 것은 없어도 내 마음의 구석진 부분까지 읽어 주는 친구들이 있으니 마음든든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정말 선물이 배달되었다.
4시경에 배달되는 나의 산골 아이들.

지에미, 애비가 집에 안보이자 밭으로 직행한 결혼기념선물을 끌어 안았다. 축하공연하느라 비지땀을 흘린 친구들도 같이 안아 주었다. 남편은 선물도 배달되었으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잔다. 하늘, 바람, 구름도 등을 떠민다. 아이들도 좋아라 고추잠자리 앞세우고 집으로 향했다.

남편은 산골 오두막에 촛불을 켜고 주현이에게 축하곡을 부탁했다.
도시에서 피아노를 배우다 산골로 내려온 후 배움을 중지한 주현이는 밑천이 별로 없는 것이 당황스러운 모양이다. 아는게 ‘징글벨’ 외에 몇 곡이 전 재산.
산골에 울려퍼지는 여름밤의 ‘징글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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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무엇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만은 아니다.
난 이리 익숙해질 것이기 때문에…………….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은 나더러 더 맑아지라 한다.
별은 나더러 더 푸르름을 가슴에 안으라 한다.

2001년 6월 29일 아주 따갑던 날에 산골에서 (하늘마음농장)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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