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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해당되는 글 4건
2009.03.10   귀농풍경--너를 기다리마!! 
2009.01.04   귀농풍경-- 간이 철렁... 
2008.12.18   귀농풍경 -- 별에 못을 박다 
2008.08.21   산골편지8-- 산골의 결혼기념일 

 

귀농풍경--너를 기다리마!!
+   [산골풍경]   |  2009. 3.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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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을 나는 일이 걱정이 되어 귀농 반대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귀농 두 해 정도는 매일 출퇴근을 하던 초보농사꾼이 몸이 간지러워 하는 눈치다.

주말만 되면 산으로 , 강으로, 들로  그것도 모자라 줄 하나에 목숨을 의지해 바위에 개미처럼 붙어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긴 겨울의 재미를 만들어 가도록 자연이 도와주었다.
눈이 많이 오니 눈썰매를 탔다.
그것도 시들해지면 눈썰매의 달인(? 달견?)인 멜라뮤트에 눈썰매를 매달아 주현이를 태우곤 했다.

그렇게 겨울을 나는 재미와 의미를 부여하다가 작년부터는 야콘즙을 만드는 재미로 보냈다.
더러는 코피가 나올 정도로 열심히 그 일에 매달렸다.
겨울에도 일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기때문이다.

새벽에 달, 별들의 호위를 받으며 올라올 때도 많았다.

그렇게 봄을 맞이하곤 했는데 올해는 눈도 많이 안와서 자주 꽃밭을 알짱거렸다.

봄이듯 하여 꽃밭 그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애들을 부르기도 했다.
성급한 이웃에게 화도 내지 않고 그들은 제 할 일을 했다.

볼품 없어진 꽃밭에서 성급하게 그들을 기다리곤 했다.
요즘들어 더더욱 난 꽃밭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내가 선우, 주현이에게 태교를 하듯이 그렇게 앉아 그들에게 말을 건내준다.

어제는 꽃씨를 심었다.
혹여 그 안에 먼저 집지은 놈들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꽃씨를 심고 말해주었다.
"우리 곧 만나자. 너희들이야 워낙 좋은 모습으로 사람에게 복을 주는데 나도 조금이나마 닮고 싶구나. 따사로운 날 우리 만나자. 나의 도반들이여. 기다리마!!"

초보농사꾼도 목이 빠지게 기다린단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 간이 철렁...
+   [산골풍경]   |  2009. 1. 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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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다녀와서 초보농사꾼은 쉬지 않고 나무를 하러 간다고 차에 시동을 건다.
나야 원고에 책 읽다만 것 정리에 할 일을 줄 서 있고...

그렇고 초보농사꾼이 출발하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어두워져도 안오면 덕거리 일명 방앗간에서 한 잔 하고 있는 거다. 막걸리...

나무를 하면 땀이 났을 것이고 오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갔겠지...

그런데 9시가 가까워지도록 안온다.
저녁 준비를 다 하고 주현이랑 나는 기다리고 있는데...

주현이에게 옷을 두둑히 입으라고 하고 같이 나섰다.
걸어서 가는 길...
주현이가 별자리를 알려주고, 신화 이야기를 해준다.

그렇게 딸고 단둘이 재미나게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당연히 유시정 전 이장님 댁 마당에 초보농사꾼 세레스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마을을 눈으로 휩쓸었는데 없다.

덜컹...

엔진톱을 가져갔는데 혹시 저번에 나무를 한 깊은 산에서 혹시 사고가 난 것은 아닌가.... 그 생각만 머리에 남았다.
주현이도 나도 핸드폰을 안가져왔고 어르신들은 일찍 불끄고 주무시는데 ...
일단 집으로 뛰어야 했다.

집에 가서 아는 형에게 그 깊은 산에 가보자고 할 판이다.
거기에도 만약 없으면???
무슨 일일까...

주현이도 놀란 표정...
그래도 신화얘기를 하라고 하고는 혼잣말로 아빠 걱정을 중얼거리는 나를 보더니 입을 다문다.

그렇게 별의 별 걱정을 다 하며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보일러실에 불이 켜져있다.
'어, 아까 분명히 껐는데...'하고 불을 끄러 돌아가니 초보농사꾼이 차에서 나무를 내린다.

분명히 우리가 오갈 때 차가 안올라 왔는데...
반갑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해서 어디를 갔었냐고 하니 집 위로 가는 우리 반원댁에 갔었단다.
어제 팔순잔치를 하신 할매께 갔었던 것....

거기서 한 잔 하면 한다고 전화해주면 될 일을...
형이랑 그 높디 높은 산중에서 헤맬뻔 했다.

궁시렁궁시렁거리며 걱정한 것을 다 쏟아냈더니..
걱정도 팔자라는 표정이다.

귀농하고는 더더욱 작은 일에 놀란다.
아마도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곳으로 와서 그런가 보다.

늦은 저녁을 주현이랑 먹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린 딸을 놀라게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조금 내가 침착했더라면 딸과 별이야기, 신화이야기를 하며 오붓하게 왔을 것을....

"휴~~~"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 -- 별에 못을 박다
+   [산골풍경]   |  2008. 12. 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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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에 못을 박다

// 어렸을 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산골에 살면서
별과 달을 볼 때...
제일 많이 해마다 생각이 변한다.

더 오묘해지고
더 친근해지고
더 도반같은 느낌을 느낀다.

귀농 전에는 현실만 바라보던 눈을
귀농하면서 서서히 자연에 눈을 돌려서일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 류시화님의 '별에 못을 박다'라는 시를 읽으며 이곳에서 함께 감흥을 나누려고 올렸다.
오늘 하루...
연말의 바쁜 와중이지만 함께 별을 볼 수 있는 밤이길...
입김을 호호 불며........

(사진은 오두막에 살 때 우리 주현이 몇 년 전 모습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산골편지8-- 산골의 결혼기념일
+   [산골편지]   |  2008. 8. 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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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 바람에 많이 부러졌다.
저도 안부러지려 애를 써서인지 부러진 놈의 다른 줄기도 얼굴이 노랗다.
고추줄은 그래서 쳐준다.

일일이 고추 4~5주마다 지주대를 박아 주고 그것을 기둥으로 삼아 줄을 띄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하는 작업이라 보통 허리가 아픈 일이 아니다.
주인의 손을 기다리지 못하고 부러진 놈은 저대로 서운한 모양인지 땅에 온전히 몸을 붙이지 못하고 어미 몸에 부러진 채 붙어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한 줄 한 줄 하다보니 어느 새 반은 했다. 더 이상은 허리가 바쳐주지 않으니 그만 내려올 수 밖에 없다.
내일까지는 꼬박해야 되는데 밤새 바람에 잘 버텨줄지......
****************************

사람이 무엇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길들여진다는 건 생각없이 당연히 그리해야 되는 것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 멜라뮤트(일명 썰매끄는 개)도 밖의 수도에서 물소리가 나면 늑대소리를 내며 짖는다. 주인아저씨가 제 밥주기 전에 꼭 물을 길어다 주었기 때문이다.
개집을 집가까이에서 멀리로 옮겼는데도 그 행동은 여전하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늘은 우리가 결혼한지 10년째되는 날이다.
도시에서야 며칠 전부터 각자 잔머리 굴리기에 바빴다.

눈치껏 제 속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이미지관리, 표정관리, 분위기관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루 전날 슬쩍 '욕구’를 풍기면 거의 대부분은 미끼에 걸려들었고 서로의 주머니 사정에 관계없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곤 하였다.
그러나 이곳 산골에서는 뻔한 상황에서 며칠 전부터 잔머리돌릴 일이 없으니 속편하다.

단지 남편이 이 산골로 온 후 그 날을 기억할까만이 궁금했었다.
오늘은 고추줄을 매어 주기로 한 날이라 계획대로 고추줄을 넣은 베낭을 하나씩 등에 메고 줄을 띄웠다.

워낙 더운 날이라 '오늘이 그 날’이라는 기억도 오락가락할 정도였다.
남편이 저 쪽에서 매던 끈을 놓고 오기에 담배 한 대 피우려나 보다 했다.
“선우엄마, 축하해. 달리 줄 것도 없네”하며 쑥스럽게 내미는 것이 있었다.

하얀 개망초꽃
평소에 하도 흐드러지게 피기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는데 하얗고 작은 것이 향기도 그윽했다. 도시에서의 그 어떤 선물이 이에 비길까?

남편은 마음이 야물지 못한 아내의 얼굴에 흐르는 속내를 읽으려고 애쓰는 표정이다.
하얀 선물을 들고 잠시 서있었다.

감정이 제 갈길을 못찾고 헤맨 탓에.....
우리 둘은 밭고랑에 앉았다.

그러자 축하공연이 시작되었다.
해님은 조명을 맡았고, 구름은 소품담당, 나무와 바람은 음향담당.
고추잠자리와 나비가 춤을 추더니 이름 한 번 불러 주지 못한 새들도 제 목청껏 노래를 불러 주었다. 무대를 장식한 꽃들은 향기뿜기에 나 만큼 땀을 흘리고 있다.

밭가에 아주 작은 냇물도 한 목소리한다.
주위를 한 바퀴 둘러 보는 눈가에 흐르는 하얀 물을 흠치며 나도 나의 고마운 친구들에게 답가를 불렀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도시에서는 지금 이 시각쯤이면 아파트에 꽃바구니와 케익,카드가 배달되었을테지만 그런 것은 없어도 내 마음의 구석진 부분까지 읽어 주는 친구들이 있으니 마음든든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정말 선물이 배달되었다.
4시경에 배달되는 나의 산골 아이들.

지에미, 애비가 집에 안보이자 밭으로 직행한 결혼기념선물을 끌어 안았다. 축하공연하느라 비지땀을 흘린 친구들도 같이 안아 주었다. 남편은 선물도 배달되었으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잔다. 하늘, 바람, 구름도 등을 떠민다. 아이들도 좋아라 고추잠자리 앞세우고 집으로 향했다.

남편은 산골 오두막에 촛불을 켜고 주현이에게 축하곡을 부탁했다.
도시에서 피아노를 배우다 산골로 내려온 후 배움을 중지한 주현이는 밑천이 별로 없는 것이 당황스러운 모양이다. 아는게 ‘징글벨’ 외에 몇 곡이 전 재산.
산골에 울려퍼지는 여름밤의 ‘징글벨’소리
************************************

사람이 무엇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만은 아니다.
난 이리 익숙해질 것이기 때문에…………….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은 나더러 더 맑아지라 한다.
별은 나더러 더 푸르름을 가슴에 안으라 한다.

2001년 6월 29일 아주 따갑던 날에 산골에서 (하늘마음농장)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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