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다녀와서 초보농사꾼은 쉬지 않고 나무를 하러 간다고 차에 시동을 건다.
나야 원고에 책 읽다만 것 정리에 할 일을 줄 서 있고...
그렇고 초보농사꾼이 출발하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어두워져도 안오면 덕거리 일명 방앗간에서 한 잔 하고 있는 거다. 막걸리...
나무를 하면 땀이 났을 것이고 오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갔겠지...
그런데 9시가 가까워지도록 안온다.
저녁 준비를 다 하고 주현이랑 나는 기다리고 있는데...
주현이에게 옷을 두둑히 입으라고 하고 같이 나섰다.
걸어서 가는 길...
주현이가 별자리를 알려주고, 신화 이야기를 해준다.
그렇게 딸고 단둘이 재미나게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당연히 유시정 전 이장님 댁 마당에 초보농사꾼 세레스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마을을 눈으로 휩쓸었는데 없다.
덜컹...
엔진톱을 가져갔는데 혹시 저번에 나무를 한 깊은 산에서 혹시 사고가 난 것은 아닌가.... 그 생각만 머리에 남았다.
주현이도 나도 핸드폰을 안가져왔고 어르신들은 일찍 불끄고 주무시는데 ...
일단 집으로 뛰어야 했다.
집에 가서 아는 형에게 그 깊은 산에 가보자고 할 판이다.
거기에도 만약 없으면???
무슨 일일까...
주현이도 놀란 표정...
그래도 신화얘기를 하라고 하고는 혼잣말로 아빠 걱정을 중얼거리는 나를 보더니 입을 다문다.
그렇게 별의 별 걱정을 다 하며 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보일러실에 불이 켜져있다.
'어, 아까 분명히 껐는데...'하고 불을 끄러 돌아가니 초보농사꾼이 차에서 나무를 내린다.
분명히 우리가 오갈 때 차가 안올라 왔는데...
반갑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해서 어디를 갔었냐고 하니 집 위로 가는 우리 반원댁에 갔었단다.
어제 팔순잔치를 하신 할매께 갔었던 것....
거기서 한 잔 하면 한다고 전화해주면 될 일을...
형이랑 그 높디 높은 산중에서 헤맬뻔 했다.
궁시렁궁시렁거리며 걱정한 것을 다 쏟아냈더니..
걱정도 팔자라는 표정이다.
귀농하고는 더더욱 작은 일에 놀란다.
아마도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곳으로 와서 그런가 보다.
늦은 저녁을 주현이랑 먹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린 딸을 놀라게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조금 내가 침착했더라면 딸과 별이야기, 신화이야기를 하며 오붓하게 왔을 것을....
"휴~~~"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