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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아낙 _해당되는 글 4건
2011.03.12   귀농편지,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2009.12.04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작가의 집 
2009.01.02   귀농아낙의 산골일기-- 앗, 한발 또 늦었다 
2008.12.11   귀농 아낙의 글 --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집 

 

귀농편지,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   [산골편지]   |  2011. 3. 12. 23:31  

풍경소리가 하도 은은하여 저녁상을 물리고는 에라 모르겠다 설거지도 안하고 마당에 섰다.
엊그제만 해도 눈이 내리고, 북풍한설 모진 바람이 4월 끝에도 산골을 차지하고 있었다.

 

올해는 유독 추위가 물러나지 않고 끈덕지게 서성이는 것이 꼭 인간사처럼 느껴진다.
물러날 때를 잘 모르는...

 

이런 봄추위로 인해 농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이틀 전의 그 매서운 추위는 소리소문도 없이 가고 훈훈한 바람이 살갗을 파고 들어와 앉는다.

 

은은한 풍경소리만으로도 감지덕지한데 허스키톤의 개구리 한 마리만 잠을 자지 않고 은은히 우는 풍경소리에 후렴을 붙여주고 있다.

이런 때만큼은 방금까지 머리를 쥐락펴락하던 오만가지 생각들이 소나기처럼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질 것만 같다.


**************************

얼마 전에 고3 아들과 학벌 이야기를 했는데 뜬금없이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내 얼굴이 뜨거워져”한다.
이유를 물으니 학기 초만 되면 부모님 학벌을 조사한단다.

 

어느 교사는 눈감으라 하고 해당 사항에 손을 들라 하지만 대부분은 바로 손을 들라고 한단다.
어느 해인가 “부모님이 초등학교 나온 사람?” 하는 말이 떨어지자 한 아이가 고개를 숙이고 슬그머니 손을 들더란다.
다음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으로 이어지고...

 

그 당시에도 선우는 엄청 실망했다는 말을 했었고 그런 아이에게 ‘그래 그건 선생님 생각이 짧았구나’하고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라도 식혀주고 싶어 서둘러 진정 분위기를 잡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이는 같은 톤과 불에 데인듯한 얼굴색으로 반응을 한 것이다.
선우 말은 그 친구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냐는 거다.

 

이번에도 난 아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아들 녀석이 기특하기도 했다.


요즘 어른 중에는 ‘우정’을 개도 안 물어가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던데...
자연과 책이 스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지난 4월 23일자 중앙일보 기사에 같은 내용이 나와 나를 놀라게 했다.

그 중 어느 부모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면
“아이들이 학기 초마다 창피해했다. 부모 학력을 알아야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신문 내용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생 생활지도에 필요하다’며 부모 학력을 조사서에 포함시키고 있다는도 되어 있었다.

부모학력이랑 아이의 학습수준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부모가 학력이 높아도 아이는 엉망인 경우도 있을 것이고, 부모의 학력이 낮아도 수려한 가정교육을 받은 아이도 쌨을 것이다.

또 조금만 아이 입장에서 배려한다면 그런 홀라당 발가벗겨진 방식으로 묻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 이야기를 아는 엄마 둘과 만았을 때 대충 꺼냈었다.


그랬더니 그 엄마 너무나 태연하게
“선우엄마는 학벌도 괜찮으면서 뭘 신경써요.”한다.

 

그 말 때문에 두 번 뒤로 발라당하는줄 알았다.
나만 아니면 되는 사회, 내 자식만 아니면 되는 사회 풍토가 아주 짙게 깔린 모양이다.


과연 그 부모는 아이에게 ‘배려’라는 말을 입에 담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난 ‘배려’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배려 해도 그만, 아니면 말구 하는 항목이 아니라는 말이다.

 

배려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인성’을 좌우하는지 안다면 그렇게 대놓고 조사를 할까.
나의 부모세대는 먹고 살기도 어려운 세대였다.

 

그랬기 때문에 당신 목에 거미줄이 쳐져도 자식 머리에 먹물을 많이 넣어주어 내 자식이 꿀리지 않게 해주는데 목숨을 걸었었다.

나의 부모도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추어 내 머리에 먹물을 넣으시느라 등골이 빠졌었다.


그러다 보니 그 먹물로 모든 것을 평가받았던 세대가 우리 세대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그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사람을 당사자의 능력, 인간성, 도덕성, 올바른 가치관 등으로 평가되는 시대는 아직도 먼 이야기인가보다.

그리고 사람들은 겉으로 번지르하게 보여지는 것에 눈이 뒤집어진다.


그러다 보니 돈과 관련이 되면 안에서 빛을 발하는 것들은 씹던 껌 뱉듯 미련 없이 뱉어버린다.

안으로 안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벗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침묵 속에 빛나는 진실과 도덕성 등이 값진 보석으로 남아야 하는데 말이다.

 

자식을 둘이나 키우면서 앞에다 데고 침튀길 일인지 돌아보는 시간이다.

저녁 훈기가 온화하다.


초보농사꾼이 커다란 나무를 나무보일러 아가리가 터지도록 집어넣더니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나무타는 구수한 냄새가 들어와 나의 뜨거워진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에서 보세요.!!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


 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작가의 집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12. 4. 22:23  
작가의 집 상세보기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 지음 | 윌북 펴냄
펼쳐진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20인의 집을 엿보는 이야기 『작가의 집』. 작가들의 정신과 일상적 삶이 함께...있는 내밀하고 사적인 공간인 ‘작가의 집’을 엿보는 이 에세이는 작가의 집을 엿보는 동시에...


서울에 가면 꼭 들리는 곳이 교보문고이다.
주로 광화문을 가지만 넷째 언니네에서 가까운 서초동에도 교보문고가 생겼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니 근지러워 가봐야 한다.

그곳에 갔을 때, 새 책 코너에서 내게 말을 걸던 책이다.

 

이 책은 나도 흥미롭지만 선우, 주현이에게 읽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아이들까지 영역이 잡히면 바로 사야지 굼시러워 견디질 못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 냄새를 맡았겠지만 20세기를 대표하는 20명이 소개되고 있다.
사람이 소개된다기 보다 집이 더 소프트 라이트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작가와 집...
어떤 관계일까.

 

 

 

내가 생각해도 작가에게 있어서의 집은 더없이 중요한 공간일 것이다.
누구든 집은 중요한 공간이겠지만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직장에서 생활을 하지만 작가는 집의 집필실에서 많은 시간이 보내다 보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작가는 집에서 왕도 되었다가 , 왕따도 되었다가, 거지도 되었다가, 이 세상 고독을 다 짊어진 사람도 되었다가 할 것이다.
거기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집 주위의 풍광이 그의 글 소재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책에서는 작가의 집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고 작가의 어린시절, 결혼생활, 소개된 집에서 어떤 작품이 탄생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작가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작가에게 있어서의 집은 친구이며, 자극제이며, 위로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내가 자주 들어왔던 작가도 있지만 많이 접하진 못했지만 노벨상 수상자도 등장하는지라 읽던 책을 뒤로 밀치기에 충분했다.

 

쟁쟁한 작가들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운데 그들이 늘상 몸담았던 집은 어떠했는지는 더더욱 호기심이 발동했다.

 

등장하는 작가는
 
헤르만 헤세 --내면세계를 찾아 떠난 여행자
마르그리트 유르스나스 --구대륙의 유목민 마담
어니스트 헤밍웨이 --키웨스트의 바다 사나이
비타 색빌웨스트 --영국 최고 정원의 안주인
알베르토 모라비아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로맨티스트
마크 트웨인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만들어낸 스토리텔러
셀마 라게를뢰프 --옛날이야기 들려주는 여인
버지니아 울프 -- 로드멜의 ‘댈러웨이 부인’
장 지오노 -- 영원한 프로방스인
카렌 블릭센 -- 아프리카 농장의 연인
카를로 도시 -- 고고학에 심취한 괴짜 외교관
딜런 토머스 -- 웨일스의 보헤미안
장 콕토 -- 예술을 흠모한 자유로운 영혼
로렌스 더럴 -- 지중해를 그리워한 방랑자
윌리엄 포크너 -- 옥스퍼드의 신사 농부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 가르도네의 사치스러운 탐미주의자
크누트 함순 -- 노르웨이의 외로운 은둔자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고향을 노래한 음유시인
피에르 로티 -- 동방을 동경한 모험가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 팔레르모의 고독한 귀족

 

 

 

이 책을 쓴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는 서문에서 “그들은 그곳에서 살고, 창조하고, 고통받았다. 스스로 택한 고독과 글을 써야만 한다는 긴박감이 언제나 그곳에 도시리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그들은 글쓰기의 열정으로 집을 채웠고, 바로 그만큼 집을 사랑했다.“(본문 7쪽)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고독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독은 저절로 만들어진다. 나는 고독을 만들었다. 글쓰기를 우해서 이곳엣 혼자여야 한다고 작정했기 때문이다. 그리 된 일이었다. 나는 이 집엣 혼자였다. 나는 스스로를 가두어두었다. 물론 두렵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집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집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고, 내 책들은 이곳에서 나왔다....”(본문 17쪽)

 

 

 

그러면 몇몇 작가를 소개해 보겠다.

 

헤르만 헤세는 스위스의 루가노 호수를 에워싼 언덕에 자리한 몬타뇰라 마을에 있는 카사 카무치 궁에 1919년 도착했다.

“몽상적인 작가는 이 ‘궁’의 과장된 모양새와 그 아래 울창한 정원의 관능미에 깊은 애착을 느꼈다. 목련나무, 등나무, 야자나무, 박태기나무가 어우러져 antd한 숲을 이루고, 정글을 연상케 하는 얽히고설킨 수풀과 조화를 이룬다.주변 산의 경관, 반짝이는 호수의 평화로운 전망도 그의 불안한 정신을 달래주었다.


“몇 년간 이어진 악몽으로 껴져버린 줄 알았던 글쟁이가 다시 깨어났고” 그곳에서 “자유, 공기, 햇빛, 고독, 일”을 되찾았다. 헤르만 헤세는 고독에 취해 창작의 불씨를 되살렸다....“(본문25쪽)고 소개되어 있다.

 

책 안에 들어있는 사진속 작가의 집


금방이라도 헤르만 헤세가챙 넓은 밀짚모자를 쓰고 나올 것만 같다.

1951년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출간하여 아케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받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특이하게도 친구와 늘 함께 살았다.


방도 하나씩 나누어 쓰고 함께 여행도 하고...

살면서 이런 도반이 있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많았던 나로서는 여간 주의를 끌어들이는 사진과 내용이 아니었다.

친구와 함께 산다는 것,
삶이라는 외로운 길을 그렇게 벗과 간다는 것....

 

 

 

 

여자들이 사는 집이어서인지 몰라도 차분하고, 다소곳한 분위기의 집이 소개되어 있다.
사진 속 집에 앉으면 글이 절로 써질 것같은 착각이 일 정도다.

1952년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결혼고 이혼을 반복한 헤밍웨이는 자살미수를 여러 차례 하다가 엽총으로 생을 마감하는 불행한 작가였다.

 

헤밍웨이는 집 뒤에 외따로 난 별채가 있는 점도 무척 좋아했다. 밖으로 철제 계단이 나 있는 방은 집필실이 되었다. 작가의 피난처요, 창작의 공간이었다. 벽을 따라 선반을 놓고 책을 정리하고, 단순한 원탁에 시가 공장에서 구입한 가죽 등받이 의자를 두고 일했다.
그는 매일같이 조용히 있기 좋은 아침마다 집필실에 갔다. 하루 여섯 시간씩 규칙적으로 일했다....“(본문 67쪽)

울프와 연인관계로 잘 알려진 비타 색빌웨스트...


비타는 “3헥타르의 대지에 탑이 4개, 난로가 100개, 계단이 52군데, 일 년의 날수에 따라 방이 365칸이나 있는 15세기 대저녁에서 비타는 쓸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타는 상상력과 시를 향한 열정 외에는 친구가 없는 외로운 소녀였다...(본문78쪽)”고 한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본 작가의 집필실, 서재 중 가장 맘에 드는 곳이 비타의 탑 방이다.
그러니까 다락방처럼 꾸며진 탑 꼭대기 방이 그녀의 직업실 겸 안식처다.

 

“우리는 탑에 있는 방의 한쪽 구석에 난로를 세우고 탑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아치는 그냥 남기기로 했다. 가루를 위로 옮기고 시싱허스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후 처음으로 탁자에 앉아 차를 마셨다.” 비타의 일기 내용이다.

 

또 그는
“우리는 탑 꼭대기에 야번 침대 두 개를 놓고 잠을 자며 촛불을 켜고 책을 읽었다”고 했다.
남편도 그 탑에는 한 번 올라간 것이 다였고, 아들도 30면간 여섯 번뿐이 안올라갔다고 한 그녀만의 공간이었다.

그 공간은 다른 작가의 탁트인 서재나 호화로운 작업실이 아니고 다락방처럼 아늑하고 포근한 그런 모양을 하고 있어 나의 관심을 자극했다.
나 또한 그런 공간이 좋다.

 

 

 

모든 생각이 다 달아나도록 탁 트인 전망을 가진 집필실보다는 이런 공간을 좋아한다.
책꽂이도 수수하고, 그 정리된 모습도 자연스럽다.
일부러 꾸며진 느낌이 없다.

 

우리나라의 어느 여류작가의 서재를 보니 엄청난 책을 전시라도 하는 듯 책꼭이가 너무 인위적이어서 불편했는데 이 사진을 보니 그런 공간 하나 갖고 싶어했던 내 마음에 다시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의 소설가인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비타와는 정반대로 탁트인 바다가 보이는 곳에 그의 집필실이 있다.
아니 그의 집필실과 그런 것이 아니고 집 자체가 바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언제나 활동적이었던 작가는 해변에서 무릎을 꿇고 조개껍질을 줍는 것을 좋아했다 한다.

 

“1990년 9월의 어느 날, 모라비아는 마지막 고백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소. 한 인생은 또 다른 인생만큼 가치있기에, 결국 모든 인생은 실패라고 말할 수 있기에 그렇소. 삶은 수수께끼 같은 몇 조각만을 차례에 맞게 건질 수 있는 완벽한 혼란이오.“(본문 108쪽)

 

마크 트웨인은 무모한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 그의 가족이 그렇게 좋아했던 하트포드 자택을 떠나야 했다.
그 심정은 하트 포드 집을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아내에게 남긴 편지에 잘 나타나 있다.

 

“사랑하는 리비, 하트포드에 도착해서 우리 집 근처로는 가고 싶지 않았소. 하지만 현관 문턱을 넘자마자 우리 가족 모두가 이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영영 이 집을 떠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에 사로잡혔소.”(본문 129쪽)

그토록 작가가 좋아했던 집을 떠나는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가 하면 1909년에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셀마 라게를뢰프는 조상 대대로 정붙여 살던 모르바카 저택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와 형제자매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자 팔리게 되었다.

그때 젊은 셀마는 옛 집과 영원히 남을 은밀한 서약을 맺었다고 했다.
“글을 쓰리라, 언젠가 유명해지리라, 그래서 집을 꼭 되찾으리라.....”(본문135쪽)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글쓰기
“나는 몹시 고독하게 산다. 혼자 살며 글을 쓰든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아무 것도 못 쓰게 되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했다.

 

 

 

 

1941년 3월으 지독히 추운 어느 날, 외투 주머니에 무거운 돌을 가득 넣고 강에 투신자살한 버지니아 울프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 담벼락에 붙여 지은 오두막에 버지니아는 매일 아침 은거하는 습관을 들였다.
이 단출하지만 “낭만적인 방”에서 글쓰기에 전념했다.“(본문 15쪽)

 

작가는 8시 30분이면 세 시간 연속적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영원한 프로방스인인 장 지오노는 고향을 정렬적으로 사랑한 작가인 만큼 작가에게 있어 그곳은 삶의 전부였는지도 모르겠다.

“지오노의 작품은 자기 고장에 대한 연가다. ”앙젤로는 옛 회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도시쪽을 바라보았다. 겹치고 얽힌 지붕들은 크고 불그스름한 느릅나무들과 문 위의 방어용 요철에 이르러서야 끝이 보였다“(본문 173쪽)고 ‘지붕 위으 기병’에 쓰고 있다.

그리고 케렌 블릭센의 집이 소개된다.


“나에게는 딱 한 가지 야망밖에 없다. 이야기들을, 아주 멋진 이야기들을 만들겠다는 야망”
에발 살롱의 책상 앞에 앉아 아프리카 기념물에 둘러싸인 작나는 마침내 과거를 살풀이 하고 “쓰디쓴 상실감 없이” 운명의 연인 데니스 핀치 해턴을 추억할 수 있게 된다.“(본문 190쪽)

꽃을 좋아한 그녀의 집은 곳곳에 꽃을 두고 보기를 좋아했다.

 

 

이 외에도 카를로 도시,
영국의 시인인 딜런 토머스,
그 유명한 장 콕도,
“나는 내 책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방랑의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 로렌스 더럴,
신사 농부 윌리엄 포크너,
시인이자 군인이었던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노르웨이의 소설가 크누트 함순은 농사를 지으며 온전히 자신의 뿌리를 되찾았음을 느꼈고, 스스로 일년 농사를 계획하고 별채에 일꾼을 두어 땅을 경작했다고 한다. “나는 농사꾼 작가요”라고 고백했다는 그는 결국 ‘의 혜택’이라는 책을 써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내 인생은 시에 있었다.시를 쓰기 위해 삶을 절구에 넣고 찧었다”고 했던 음유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피에르 로티에 대해서는 “이국적인 것에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던 시골뜨기는 무한한 지평을 발견했다. 그는 오두막에 처박혀 흔들리는 촛불 앞에서 몸소 체험한 감정과 풍경을 생생하고 감각적인 필치로 써내려갔다”고 적고 있다.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는 고전이 그득한 서재에서 독서에 탐닉했단다. 부자로 태어났지만 의심과 모순으로 망쳐버 인생의 유일한 기쁨은 독서였다고 고백던대로 서재와 집안 분위기 역시 중후하고 가볍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간단하게나마 이 책에 소개된 작가를 나열해 보았다.


공통점은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다락방처럼 생긴 은신처와 같은 곳에 두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을 가까이 하려 하였고, 더러는 농사에 깊이 빠졌던 작가도 있었다.

 

 

 

 

우리 아들 선우와 딸 주현이에게 그처럼 포근한 다락방과 같은 서재를 하나 마련해주면 정말 좋겠다는 꿈을 더 재차 확인하게 된 책이었다.

은 지니고 있던 꿈도 더 선명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사진은 무작위로 올렸음을 밝혀둔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 있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 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일기-- 앗, 한발 또 늦었다
+   [산골풍경]   |  2009. 1. 2. 10:0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새해 바닷가로 달리며 대전 교구의 이원무 신부님을 떠올렸습니다.

무슨 때만 되는 우린 앉아서 전화만 받았으니까요.
어제 처럼 새해, 성탄, 부활, 두 번의 명절과 기타 등등 특별한 날에 신부님은 발빠르게 하늘마음가족에게 전화를 하십니다.

끊고 나면 아,,,,,
하여간 신부님과 인연이 되고 저희가 먼저 한번도 부지런함을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동해바다고... 봉평해수욕장으로...해돋이를 보고 미사를 보고 장현칠님을 처음으로 만난다는 꿈을 부풀었지만 신부님을 떠올리며
'내 오늘 바닷가에서 신부님 ,,, 해돋이 보고 있어요. 새해에는..... 주저리 주저리...."
이 얼마나 깔끔한 멘트일까....

해를 보며
'신부님께 그동안의 감사하는 마음을 보태고 보태서 그렇게 새해의 기운을 날려보내드려야지....'

그런 쌈빡한 생각으로 도착,,,,
해는 돋고 미사는 시작되었고...
그렇게 미사가 끝나고 장현칠 님과 만나 반가운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그러면서도 전화를 기억에 두고 있는데
초보농사꾼이 핸드폰을 꺼내더니 뭐라뭐라 통화를 합니다.

내용이 범상치 않아 들어보니
신부~~~님...

크............
아, 아깝다, 이번에도 또 한 발 늦었다.....

햐,,,
이거 안되네요.
게으른 사람은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봅니다.
멋진 멘트도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그 앞의 바닷가에서 물거품으로 변해 저 멀리 휩쓸려 갔습니다.

사람이 더러는 표현도 하고 살아야 하는데 우린 늘 그 표현만 받고 사니 올해도 영 발빠르기는 팔자에 없나 봅니다.
하지만 이제 수첩에 적어두는 버릇을 들였으니
올 한 해는 그때그때 미루지 말고 잘 표현하고 사는 것도 제 계획 중 하나랍니다.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에게 작은 표현을 제때에 하는 그런 산골아낙이고 싶습니다.

(사진은 여름에 방글라데시에서온 신학생과 한국 신학생 그리고 신부님이십니다. )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 아낙의 글 --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집
+   [산골편지]   |  2008. 12.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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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30일

울진 장날은 5일장으로 2일과 7일이다.
장날은 구경꺼리가 많아 좋다.
바쁜 걸음 멈추고 작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라 바쁘다.

옛날의 장날 풍경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런 풍경을 도시 사람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그러나 그 순수하고 건강한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댈 용기가 없다.
엊그제도 우연히 일보러 갔는 정말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헌옷을 수선하는 집에 들려 옷을 맡기고 나오며 용기내어 카메라를 꺼냈는데 등골에 땀이 흐른다.
결국 작은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말았다.

내가 진정 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은 명품 옷을 걸치고 명품 핸드백과 온갖 액세서리를 주렁주렁하고 화장을 겹겹이한 모델이 아니다.
작은 헝겊 자루에 깜장콩, 조, 보리를 담아 놓고, 도라지 한 종지, 부추 한 단 등을 당신 앞에 놓고 그냥 무작정 앉아 계시는 할머니 모습이었끼에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했다.

그 모습이 하도 신선해서...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삭막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나를 비추어 보고, 부모를 생각하고 고향을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미치니 아쉬움은 남는다.
다음 장날까지 카메라를 꺼낼 용기가 생길 것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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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독가촌이다.
그러니까 한 골에 한 집이 있는 것을 이곳에서는 독가촌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옆집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고,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할아버지댁은 300~4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다.

그것도 멀리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우리집이 산자락 움푹 패인 곳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에 보이지도 않는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사신다.
성격이 강직하시고 남에게 폐끼치는 것을 싫어하시는 그런 분이다.

하루는 할아버지댁의 잔디꽃이 참 이쁘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느 비오는 날 아침에 잔디꽃을 비닐 포대에 담아오셔서는 본보기로 몇 개 심어놓으시고 두고 가셨다.
새벽잠이 없으시다보니 새벽에 오셔서 우리가 깰까봐 그렇게 조심조심 해놓으시고 가셨을 때의 그 마음이란.................

그렇게 심은 잔디꽃이 해가 바뀌자 핑크빛으로 산골을 밝혀줄 무렵 할아버지는 올 여름에도  우리 집으로 올라오는 저 아래 다리결 있는 데서부터 양쪽 길가로 쭉 올라오며 심어주시고 가셨다.
그것은 더 몰랐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보니 촘촘히 그 더운 날 오셔서 슬며시 심어주시고 가셨다.

산골은 걸어서 다니기보다는 주로 이웃도 멀리 있기 때문에 차를 타고 다니다보니 그 잔디꽃이 그렇게 심겨져 있는줄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얼마나 마음이 따사롭던지...

그리고 내가 무슨 꽃이 이쁘다고 했었는지 그것을 기억하셨다가 가을에 꽃둥지까지 베어다가 주셨다.
더 말렸다가 내년 봄에 줄줄이 꽃밭을 끌고 다니면 꽃씨가 떨어질 거라는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주셨단다. 초보농사꾼 박반장에게...

초보농사꾼이 반장으로 있는 새밭 어르신들은 죄다 그렇게 따뜻한 분들이다.
우리 홈에 자주 등장하시는 꾀골재 할머니도, 감이랑 김치랑, 손수 만드신 두부를 박반장이 좋아한다고 늘 가져다 주시는 다른 할아버님도 연고도 없는 이곳 울진에서는 친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다정한 분들이시다.

말이 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꽃둥지를 나 또한 다른 농작물 이상으로 애정을 갖고 말렸다.
지금 잘 말라 저나 나나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할아버지 댁에 안좋은 일이 있으시다며 초보농사꾼이 입을 뗀다.
이제 막 40 넘은 사위가 직장에서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그만 별나라로 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오늘 그냥 집에서 계신다고...

가까운 이웃으로서 아무 말씀도 못드리고 있다.
그냥 뭐라고 세 치 혀로 위로 말씀드릴 수 없어서다.

나중에 조금 시간이 흐르면 반 어른들 모시고 저녁이나 준비해야겠다.
근데 겨울에도 야콘 가공을 쪼금 하다보니 이거 가을걷이 때만큼이나 일이 많고 바쁘다.

달과 별이 유독 반짝이는 밤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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