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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바위 _해당되는 글 14건
2009.09.03   귀농일기--왜 자살했을까?? 
2008.12.10   귀농일기 -- 대대적인 작업을 하기 전에........ 
2008.11.03   귀농일기 -- 세월이 약(藥)인지 독(毒)인지... 
2008.10.22   귀농일기 -- 긴장되는 순간이다 1
2008.08.12   귀농일기 --거북바위 이야기 
2008.08.08   산골편지2 -- 애들 탓할 필요없습니다. 
2008.08.07   산중일기 
2008.08.07   우체부 프레드를 읽고 
2008.08.06   산골풍경--왜 갑자기 갖고 싶은걸까??? 
2008.08.06   산골편지1 -- 내가 산골로 온 이유 

 

귀농일기--왜 자살했을까??
+   [귀농일기]   |  2009. 9. 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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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부터 산골아낙이 컴퓨터 책상 앞에 책을 한 권 올려놨다.
인간과 대지를 연결하는 한 농부 철학자의 삶과 사상을 담은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라는 책인데 요즘 하도 피곤해서 책 한권 보지않는 나를 위해서 이것만은 꼭 보라는산골아낙의 시위인 것 같다.


소개글을 보니 삶의 근원인 대지,생명을 경외하는 농부의 마음을 진솔하게 담은 것 같아 꼭 시간을 내서 아니 시간이 없더라도 반드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선우가 학업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예전에도 가끔씩 혼자서 산골주위를 산책하곤 했지만 최근엔 그 횟수와 시간이 점점 더 많아졌다.
고2의 학생이 받는 학업스트레스가 오죽하려니 해서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애비의 마음도 타 들어간다.

지난 주일의 일이다.그날도 산골을 산책하다가 들어온 선우가 근심에 찬 얼굴로 들어와서는 묻는다.


“아빠, 거북바위옆 포장도로에 지렁이들이 올라와서 자살을 하는 것 같아요?”


근심어린 얼굴이 걱정되어 같이 올라가 보니 정말로 지렁이들이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말라 비틀어진 것도 있고 마지막 남은 목숨 살려보려고 바둥거리는 지렁이들도 보였다.


다른 땅의 지렁이들은 땅 속에서 잘 지내고 있는듯한데 유독 새로 포장한 바로 그 길이만큼만 지렁이들이 목숨을 놓은 것이다.

토양에 지렁이가 많이 산다는 것은 토양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바로미터인데 이 토양에서 지렁이가 탈출하다가 죽는다면 분명히 이 근처의 토양생태계가 나빠졌다는 암시인데 걱정이다.
그렇다고 화학비료나 농약을 친 것도 아닌데….


이 산골처럼 청정한 곳에서 지렁이가 살지 못한다면 …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이었지만 선우의 진지한 모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어 심각한 표정을 나누어 가졌다.

귀농 전같았으면 피곤하니까 대충 대답을 하고 말았거나 아니면 귀기울일 여유도 없었을테지만 귀농하고의 삶에서 이런 일을 하루의 시간을 종일 바쳐도 아깝지 않은 그런 대화꺼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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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아낙과 주현이는 먼저 성당을 갔고, 선우와 단 둘이 세레스를 타고 미사를 보러가면서 지렁이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세레스의 그 화통을 삶아먹은듯한 소음에 더 큰목소리로 토론을 벌이자니 목구멍이 다 컬컬해졌다.

선우가 생각하는 지렁이들의 자살이유는 이랬다.

첫번째는 거북바위 옆 밭에는 해마다 고추와 야콘,상추나 푸성귀를 심었는데 올해 아빠가 소나무와 개복숭아 묘목, 천년초 등을 심는 바람에 고추와 야콘만 보아온 지렁이가 자기가 동네가 아닌 줄 알고 착각하고 이사 가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

두번째는 원래 시멘트 포장을 하기 전에도 그 길은 지렁이가 자기처럼 산책하는 산책길이었는데 시멘트포장을 해서(시멘트 포장은 작년 가을에 했음)그걸 모르고 3미터나 되는 시멘트 포장길을 횡단하다가 힘이 빠져 죽었을 가능성

세번째는 아빠가 심어놓은 소나무 골 사이에 잡초 방제용 검은색 부직포를 깔아놔서 너무
어둡고 칙칙해서 따뜻한 남쪽나라 찾아가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 등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산골소년 나름대로 심각하게 이유를 나열했지만 나로써는 수긍할 수가 없어 일단 좀더 정밀 조사를 해 보기로 하고 밭을 둘러 보았다.

우리 산골은 밭 바로 옆에 흐르는 실개천의 물을 그대로 모아서 식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농약이나 비료는 커녕 밭에서 일하다 오줌 싸는 것 까지도 조심을 하는데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천년초

집에서 키우면서 식구들 먹으려고 심어놓은 토종선인장이라는 천년초가 범인인 것 같다.
모든 선인장이 가시가 있지만 이 천년초의 가시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미세하다.


바람에도 날라와 사람의 몸에 닿으면 여간 따갑고 가려운 것이 아니라 작업이 아주 힘들다.
가시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거하기는 더욱더 쉽지 않다.

천년초의 절반은 땅 속에 묻혀있고 나머지는 위에서 자라는데 이 가시가 지렁이들이 반란(?)을 일으키게 한 원인인 것 같다.

아내는 그게 아니라고 했다.


선우의 말대로 새로 시멘트 길을 연결해서 그 부분에서만 지렁이가 죽었으니 아마도 시멘트 길 아래의 지렁이들이 나왔을 가능성이 더 크단다.
우리 주현이도 거기에 끄덕이는 모양이고...

하여간 나는 천년초 가시가 손과 발도 없는 연하고 습한 지렁이 몸통에 붙었으니 답답하고 괴로워서 어떻게든 제거해 보려고 발버둥치다 보니 시멘트 포장에 까지 올라와서 죽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금더 지켜본 다음에 지렁이를 살릴 것인지 천년초를 살리 것인지를 결정해야겠다.


왜냐하면 산골소년이 주말에 오면 또 지렁이들의 목숨을 살필 것이고 그동안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귀농주동자로서의 얼굴도 서지않으니 말이다.

이거 농사지으랴, 아들의 호기심때문에 지렁이 자살 방지하랴 정신없이 돌아가지만 그래도 난 산골이 좋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

산골에서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 -- 대대적인 작업을 하기 전에........
+   [귀농일기]   |  2008. 12. 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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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9일

눈이 오는 날에는 들어앉아 있는 것이 좋은지 아내가 묻는다.
들어앉아 있는 것이든 나가 있는 것이든 마음에만 눈이 오는 것을 마음이 기쁘게 받아들이면 된다고 평소에도 표현 못하던 말을 얼떨결에 던지고 포크레인에 올랐다.

지난번에 거북바위 주위를 파본다고 손을 대고는 다시 일하느라 그대로 둔 것이 눈에 자꾸 들어오니 오늘은 조금이라도 흙정리를 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사실 포크레인이 너무 오래되어 내 맘대로 가주질 않는다.
뭐 오래되어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우선 내 재주가 없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 귀농햇수가 많아질수록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기도 잘하게 되었다.ㅎㅎㅎ

사실 오늘은 수석실이라 이름붙였던 효소실 옆칸의 공간을 가공실로 전환하는 날이다.
작년 말 경에 반은 전환되었다.
야콘즙기계들을 들여 놓았으니까...

이번에는 야콘칩을 좀 만들어볼 생각에 새기계를 들여놓기로 했다.
그러니 나머지 수석을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그런일을 해야 하는데 포크레인으로 흙을 정리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일할 때 제일 많은 생각을 한다.
귀농하고는...

거기에 눈까지 와주니 감각없다고 아내에게 맨날 말듣는 나도 더 깊은 생각에 잠긴다.
눈과 생각과 포크레인...
잘 안어울리겠지만 그렇게 조화를 이루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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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그렇게 일하다 수석실 정리에 돌입했다.
날이 어두워져도 우린 올빼미처럼 한밤중까지 수석실 아니, 가공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석을 말이 옮기는 것이지 세레스로 옮겼다.
아내가 머리를 써서 하여간 그나마 고생을 덜했지만 엄청 힘든 일이다.
수석을 다룬다는 것은.
엄마가 평생을 모은 것이라 더욱 마음도 쓰이고 옮기는데 좌대가 부러질까봐 걱정이고 ...

한밤중까지 수석옮기고 바닥 물청소하고 나머지 물품들 정리하고 나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일을 많이 한 날은 기분도 배로 좋다.


귀농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 -- 세월이 약(藥)인지 독(毒)인지...
+   [귀농일기]   |  2008. 11. 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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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 거북바위 앞의 대추나무 가지가 앙상한 걸 보니 가을이 지나감을 실감한다.
웃새밭의 어른도 이제 가을걷이가 끝이 나셨는지 전화를 하셔서 맛있는 두부를
만들어 놨으니 한그릇 먹고 가라고 전화를 하시고 꾀꼴재 할머니의 안부전화도
잦다.

하지만 나는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걱정부터 앞선다.
매년 꼴찌로 갈무리를 하지만 올해는 특히 긴장때문인지 일도 안하면서 새벽에 잠을 깨기가 일쑤다.

이유인즉, 그동안 그렇게 산골아낙에게 자랑을 했던 나의 마지막 자존심인 체력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나 재해로 인하여 병원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올 가을부터는 그렇지 않다.

보일러실 점검하다가 떨어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로부터
계속 병원이다. 왼쪽 갈비뼈부터 시작해서 좌측 목 주위,좌측 어금니, 좌측 편두통,
이것이 나으려니 오른쪽 어금니 신경치료, 드디어 오늘은 병원을 2차까지 갔다.

원 세상에 소주먹고 입가심한다고 맥주를 마시러 가든 노래방으로 가는 2차는 가 보았
어도 병원을 하루에 2차까지 간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며칠전부터 생전처음으로 어금니 신경치료라는 것 때문에 병원을 다니다가 병원을
나오자 마자 그동안 계속 절며 다니던 왼쪽 무릎을 보러 갔다.

오늘 병원에 가지 않으면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할 야콘수확이 도저히 자신이
없고 산골아낙의 등떠밀림도 있고 해서 갔다.

진찰을 받아보니 초기 퇴행성 관절염이란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가능하면 무릎을 굽혀서 일을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란다.
농사일이 어디 그런가?

그동안 선천적인지 뭔지는 몰라도 무릎 굽히고 하는 일(고추따기, 김매기등)에 특히 자신이 없어서 가능한 핑계를 대고 아내에게 맡기고 했는데 이번가을 고구마 캐면서 사단이 난 것 같다.

그동안 아내로부터 술 좀 그만마시라는 잔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지만 그냥 흘렸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이 없지만....
치과병원 갔다오는 날이면 꼭 물어본다.

“의사가 무슨 말 안해?”

-“응, 아무말 않하고 양치질이나 올바로 하래?”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내가 내일 당신 병원갈 때 쫓아가서 의사한테 물어본다. 왜 술,담배를 많이 해서 이빨이 그렇다는 말 안했냐고?..

산골아낙이  겉으로는 내가 병원다니는게 안쓰러워 어쩔줄 모르는 표정을 짓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저 인간, 내가 몇 년전부터 술,담배 조금씩 줄이고 농사고 가능하면 힘쓰는 일을 조금씩
줄이고 조금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으로 하자고 귀에 닳도록 얘기를 했건만 그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이제 자기 몸 아프니까 조금 정신좀 차리겠지 ㅎㅎ“

솔직히 나 만큼은 환갑되기 전까지는 몸이 고장나서 병원갈 일 없을 거라고 자신했었다.
우발적인 사고나 재해로는 어쩔수 없이 가지만 내가 늙어서 기능이 쇠퇴해서 병원갈 일은
없을거라로 내심 자신했는데 그게 아니다.

아내로써는 이 바쁜 와중에 병원다니는 나를 보면서 그래 세월이 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를 감당하는 나로써는 세월이 毒이다.

산골에서 초보농사꾼(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긴장되는 순간이다
+   [귀농일기]   |  2008. 10. 22. 20:33  

2008년 10월 7일

해마다 돌배와 돌복숭아를 따러 다닌다.
차도 안들어 가는 곳, 차가 들어가도 얼마나 골이 깊고 높고, 험한지 세레스가 아니면 엄두도 없는 곳으로 가서 따온다.
수없이 벌에도 물리고, 뱀에도 물릴 뻔해가면서 따는 것도 그렇지만 이제는 점점 따가는 사람이 늘어나니 아무리 깊은 점점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간다.

올해도 아는 형이 알려준 곳, 내가 아는 곳 등을 아내와 따러 다녔다.
돌배와 돌복숭아는 약성이 예부터 워낙 좋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다.
올해도 제일 큰 과제중에 하나를 그놈들을 따오는 것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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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복숭아는 아무 곳에서도 잘 난다. 특히 물이 많은 곳에 주로 나는 경우가 많다.
또 그 나무에서 떨어진 씨가 그곳에서 싹을 내서 자란 것들도 많다.
어떻게 하면 돌복숭아를 많이 딸수있을까를 고민 고민 했다.
그런 끝에 얻은 결과중 하나는 주위에서도 따고 우리 산 옆 개울가에 심어 놓으면 자연적으로 자라고 얻을수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아무 약도 안주고 제 스스로 크는 것이다.
주위 어르신들게 상의를 했더니 그렇게들 하신다고 했다.
그래서 씨를 많이 모았다.
산중의 씨를 골고루 모아 보관하고 있다가 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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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디에 싹을 얻을까 고민하다가 거북 바위 그 위에 작은 하우스가 있는데 그것을 철저하고 심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하우스를 철저했다.
그 일을 혼자 농사지어가며 하려니 진도가 성에 안찬다.
맘은 급하고 일은 진도가 안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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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우스를 철저하고 나서 경운기로 터를 갈았다.
경운기를 옆으로 치우고 이번에는 갈고리로 돌도 골라내고 평평하게 흙을 골랐다.

그런데 그것도 일이라고 얼마 전에 보일러실위에서 떨어진 옆구리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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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을 탔다.
다른 농사를 지을 때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들었다. 솔직히...
그 두꺼운 껍질을 잘 터져 나와서 싹이 잘 나올까...

옮겨 심어서 잘 자랄까...
많이 조언을 얻고 많이 산중의 돌복숭아나무를 보면서 터득도 했지만 긴장이 되었다.
골을 타서 이제는 일렬로 놓았다.
그리고 흙을 덮어주었다.

겨우내 그놈들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터지면 그곳에서 싹이 나온다.
그렇게 싹이 나온 것을 아내가 올 봄에 옮겨 심은 것도 있는데 아주 작다.
하여간 그렇게 흙을 잘 덮어주었다.
이제는 옆에서 지켜볼 일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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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제일 먼저 아니다, 봄이 되기 전에도 자주 올라가 그 놈들을 살필 생각을 하여 가까운 곳에 심었는데 그때를 상상하며 기다릴 것이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일기 --거북바위 이야기
+   [귀농일기]   |  2008. 8. 1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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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기이한 노릇이다.

서울서 이곳으로 귀농하려고 땅 주인과 가격협상을 할 때 땅 주인 아저씨께서

이 터가 육관 손석우가 헬기타고 봐 둔 명당터이며 금구몰니(金龜沒泥)형이니

비싸게 땅값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로서는 나는 그냥 토지를 파는 사람이야 당연히 많이 팔고싶은 욕심에 그려려니

하고서는 적당한 가격에 매수를 해서 살았다.


그런데 작년에 집 앞에 큰 바위가 있고 그옆에 두릅나무 밭을 조성했던 것을 두릅나무가

죽어서 밭을 개간하다가 그 큰 바위가 거북바위 몸통이었고 땅속에 묻혀진 거북이 머리부분을 발견

했던 것이다.(사진에 보이듯 검은 부분이 밖으로 드러나 있었고 흰부분은 당시에 묻혀있던

것을 드러낸 것이다.)


처음에는 거북바위를 보고 깜짝놀라 당시에 터를 살때 금구몰니니 명당터니 하던말이 진짜인것

같아서 가슴이 덜컹덜컹 했으나 지금은 그저 우리집을 지켜주는 수호 거북이가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는 마음으로 매일 올라가 마음속으로 대화하며 산다.


 
 
        

 

산골편지2 -- 애들 탓할 필요없습니다.
+   [산골편지]   |  2008. 8. 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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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읍에 다녀오다가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계신 꾀골재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일단 차를 세워 할머니를 부르니 너무 반가워하십니다.
늘 우리 가족을 친 혈육처럼 이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우리 반 할머니...

길가에 죽 내놓은 짐을 차에 실으니 미안해 하십니다.
우리 집 꺾어지는 곳에서 기름값 비싸다고 내려 달라시는 할머니....
들은 척도 안하고 댁까지 모셔다 드리니 입이 닳도록 고마워 하십니다.

어여 올라가시라고 해도 짐을 막 푸십니다.
거기서 아는 분이 농사지은 양파를 주셨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자꾸 꺼내주시려 그 많은 짐보따리를 다 풀어보십니다.

거절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 감사히 받는 것이 할머니 기쁘게 해드리는 길입니다.
잘 받아온 양파를 차에서 꺼내 계단에 두고 바라봅니다.
동글동글 할머니의 따사로운 얼굴이 을비칩니다.

오늘은 유독 하늘이 파랗습니다.


********************************************

요즘 아이들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를 열거해 보라면 이런 것들이 아닐까요.
어른 무서운줄 모르고, 위 아래가 없고, 생각이 없고, 성격이 급하고, 참을성이 없고, 나눌줄 모르고........

모두가 부정적인 말 일색입니다.

왜 그리 되었을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사람은 성장 호르몬을 맞고 항생제를 들이 부어 기른 육류를 먹고 자란 세대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대가족 제도가 붕괴되면서 기가 세어진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예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어린 손자까지 모두 한 집에 살았다는 점을 들먹입니다.
그런 까닭에 센 젊은 아이들의 기가 약한 노인들에게 나누어지고 하여 기의 적정 배분이 이루어졌다는 논리입니다.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이 풍족하다 보니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이 자라서 배고픔도 모르고, 참을성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어떤 사람은 예전에 다섯 손가락 정도 꼽는 거는 보통이고 거기다 조금 넉넉하다 싶으면 마저 다섯 손가락이 동원되는 정도의 자식을 낳았는데 지금은 달랑 하나 떨어뜨리다 보니 양보할줄도 모르는 ‘너 잘났다 세대’가 되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모두가 일리 있는 말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밥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먹기 힘든 세대가 우리네 부모 세대였지요.

그때는 가마솥에 밥을 지어 제일 먼저 그 집의 가장 밥을 먼저 펐습니다.
그리고 신주단지 모시듯 아랫 목에 묻어두고 나머지 식구들이 남은 밥을 퍼먹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앵무새처럼 말도 잘하는 전기밥솥에 밥을 하고 집에 들어오는대로 퍼먹습니다.
어른, 애 순서도 없습니다.
늦은 저녁에 들어온 가장도 전기밥솥에 남아있는 밥을 퍼먹으면 그만입니다.

"인간이 지금이 몇 신데 밥도 못얻어 먹고 다니다 들어와 달그락거려"라는 소리 듣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러니 그 목숨과도 같이 여겼던 밥에 우선 아래, 위가 없어졌습니다.

옛말에 배부르고 등 따수우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지요.
밥 다음으로는 등이 따수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랫목은 항상 어른, 가장의 자리였습니다.

지금은 공부하는 애들이 상전입니다.
걔들이 밥먹으러 나오면 제일 편한 식탁의자를 내어주고, 걔들이 쉬려고 거실로 등장하면 쇼파를 내어줍니다.

"인간이 신문은 꼭 쇼파에서 봐야 하나. 애들 쉬려면 꼭 쇼파 차지하고 난리야."소리 듣습니다.
그러니 가정에서 어른 지정석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른보다 늦게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래서 어둠이 깔리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마음조림과 어른의 눈치를 자연스레 먹으며 자랐습니다.

지금은 그 어른이 일로 지친 몸으로 새벽까지 차 안에서 자식 과외 끝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러다 자식이 계단을 내려 오시면 잽싸게 차 문을 열고 나가 가방 받아들고 차문 열어 편안히 타시게 하는 풍경은 이제 이상하지 않습니다.

배고프다고 하기 전에 먹여 주고, 춥다고 하기 전에 따숩게 모시고 다닙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키운 것은 우리 자신들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들이대던 부정적인 눈초리를 우리 자신에게 조명해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이슬을 먹고 자라지요.

어른들의 가치관과 언행을 먼저 조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이 어떤 것인지 깊이깊이,  안으로 안으로 반성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산중일기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8. 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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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답 에세이’라는 말로도 대충 어떤 풍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인호 작가는 나보다 아들 선우가 좋아하는 작가다.
좋아하는 이유가 나랑 다르다.

고1인 선우는 최인호 작가의 역사 지식 그리고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부분이 무지 부럽고 존경스럽단다.

그러나 나는 역사 등에는 젬뱅이라 그런지 최인호 작가의 그런 책은 아직 안읽었다.
선우랑 대화가 되려면 ‘유림’ 정도는 읽어야지 하고 있지만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선우는 ‘유림’을 읽고 공자와 노자의 차이점, 그리고 제자들의 모습과 스승을 대하는 점에 대해 느낌이 깊었다고 한다.

그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려면 에미가 ‘유림’을 읽어야 하는데 ....

사실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내 자극샘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산중일기’라고 되어 있듯이 일상을 얘기하지만 그 일상이 집이든 어디이든 마음이 가 있는 곳이 그곳이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출발을 한다.

읽는 내내 놀라운 것은 천주교신자이면서 불교를 가까이 하고 그 좋은 면을 보려고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좋은 면이라기 보다 종교의 벽이 애초부터 없음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표현같다.

책 본문 중에 이 대목이 이 책을 쓰게 한 힘이 아닐까.
그 마음이 참 맑아서 좋다.

"나는 불교 신도도 아니고 새삼스레 초파일을 맞아 무어 소원을 빌 것도 없었지만, 여행 중에 만나는 절에 들어서는 꼭 내 식대로 향 피우고 절 세 번 하는 법도를 잊지 않았다.
그게 무슨 즐거운 일인 양 꾸벅꾸벅 고개를 조아려 세 번씩 절을 했다.
나는 그리스도료 신자이지만 그것이 죄라고 생각지 않는다.
불교도 좋은 종교이며 그리스도교도 좋은 종교이므로 나는 종교 앞에서는 그저 두렵고 그리고 죄송스럽다. 두렵고 죄송스러우면 그 순간만이라도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무엇이 담력이 크다고 우리를 대신해서 죽은 예수님과, 내가 무에 대단한 데가 있다고 천 년도 넘게 세세연년 내려오는 저 자비로운 불상의 미소 앞에서 무릎을 세울 수 있겠는가................."

나 역시 천주교 신자이지만 절에 가면 한없이 인자해 보이는 부처님 앞에 절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난 불교 신자들이 하는 절 방법을 몰라 서서 한참 부처님만 바라보다 돌아오곤 하였다.

초보농사꾼 역시 산에 갔다가 절이 있으면 꼭 들린다.
초보농사꾼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 싶다.

천주교 신자라고 절을 멀리하고 할 일도 아니고, 절을 하면 안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코드가 맞다.

이 책에는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모두가 절 풍경이다.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의 모습도 나오고, 스님의 고무신, 노스님의 뒷모습, 절 뒤켠, 스님의 차 마시는 모습, 절 문의 그림자 등등 모두가 절 풍경이다.

그냥 사진만으로도 묵상이 절로 되고, 일상의 뒤돌아 봄이 절로 될 것만 같다.
작가가 어떤 특별한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니다.
정말 일상의 일들을 다른 장르로 표현했을 뿐이지만 독자의 마음은 어느 산속 깊은 암자에 가있는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선우가 시험 공부하는 중간중간 잠시 읽더니 이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

이 책은 사서 조금씩 조금씩 아껴 읽었다.
그리고 밭에서도 한 꼭지씩 읽으면 답운재밭, 새점밭, 호수밭, 달밭이 절이 된다.
그 옆의 조팝나무꽃은 절 처마끝의 풍경이 되고 말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우체부 프레드를 읽고
+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  2008. 8. 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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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친절'이란 것은 참 쉽고 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의문을 가져보자.

'나는 프레드처럼 내가 아는 사람 말고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 적이 있는가? 프레드처럼 언제나 웃으며 처음 보는 사람과도 대화해 본 적이 있는가? 또는 나에게 잘 해준 사람에게만 친철과 관심과 사랑을 베풀지는 않았는가?'

프레드는 우리가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을 한 것은 아니다.
프레드의 대단한 점은,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이지만 실천했다는 것과, 우리는 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천하지 않았다는 그 차이다.

우리는 크고, 대단한 일에만 신경을 쓴다.
작은 일이 얼마나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우린는 프레드처럼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그 방법은 작은 친절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산골소녀 박주현


 
 
        

 

산골풍경--왜 갑자기 갖고 싶은걸까???
+   [산골풍경]   |  2008. 8. 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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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문패 하나 갖고 싶습니다.
가족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문패 하나 갖고 싶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간 생각이었는데 요즘 맘이 급해졌습니다.
선우, 주현이가 커가는 것이 더럭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저렇게 큰다는 것은 홀로서기한답시고 집 떠날 날이 가까이 왔다는 징조지요.
서울 지하철 안에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하느님을 믿으라' 부르짖는 사람의 다급함만큼이나 다급해집니다.

아이들이 커서 집떠나기 전에  그 문패가 집보다 더 기억에 남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 문패에 적힌 한 사람이 아프면 모두 가슴을 푸벼 팠고, 한 사람의 기쁨이 가문의 가슴 뻐근함이었음을 기억케 하려면 맘이 급합니다.

그런데 나무를 팔 재간이 없어 평생 처음으로 내 손재주없음을 탓하는 날입니다.

돌절구 속 금붕어를 보며 신세한탄을 합니다.
금붕어는 입을 뻐끔거리며 뭐라뭐라 위로를 합니다.
그 이쁜 입으로 위로하는 그 은빛 언어들이 들리는듯합니다.

2008년 6월 17일

 
 
        

 

산골편지1 -- 내가 산골로 온 이유
+   [산골편지]   |  2008. 8. 6. 03:05  
(이 글은 2001년 4월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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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은 가고, 2월은 도망가고, 3월은 사라진다고 한다.
바람이 제법 쌀쌀한 것을 보니 겨울이 봄에게 자리를 내어 주기 싫어 앙탈을 부리는 듯하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어우러질듯하다가도 각자 제 밥그릇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 것같다.

이곳 산골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은 생강나무 꽃이다. 개나리보다 작으면서 색깔은 옅은 노란색이다.
역시 "작은 것이 아름답다."

그렇게 거칠게 굴던 바람도 아침 9시가 지나 햇살이 쪽마루에 나자빠질 때가 되면 이내 소문도 없이 꼬리를 감춘다.

******************
이곳 산골에 둥지를 튼지도 10개월이 되었다. 처음에 이사와서는 짐은 풀었는데 마음을 풀지 못하고 움켜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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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루소처럼 우기던 남편은 정작 사표가 반려되고 계속 수리되지 않아 나 먼저 이 산골로 이사와야 했으니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남편은 서울에서, 나와 아이들은 이곳 산골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결국 그이는 한 달 후 대기업 과장의 자리를 미련없이 버리고 이곳 산골에 합류했다.
남편의 산골로의 귀농이유는 어찌보면 간단했다.

남을 밟고 올라가야 내가 서는 생활, 순수한 마음으로 살기보다는 잔머리와 이기적인 생각으로 정년 퇴직때까지 직장생활하다가 죽는다는 생각을 하니 빨리 이 이기적인 도시를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둘째 이유는 내 아이들 만큼은 여러 학원 뺑뺑이질 시키지 않고 자연을 닮고, 자연을 친구로 여기고, 흙을 밟고 살게 하고 싶다는 이유가 다였다.
모두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 역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던터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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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날을 고민했다.
결국 아이들 문제때문에 더더욱 결정이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컸을 때에는 지금보다 정서가 가장 중요시되는 사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건 모험이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았다.

남편의 가치관이 뚜렷했고, 지금까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주었고,나름대로 인정받는 모습만 보아왔다.

또 아이들을 자연에서 키우고 싶다는 열망은 나 역시 대단했던 터였다.
거기에 나는 성당에 다니지만 평소 존경하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자연사랑의 철학이 귀농결심에 일조를 하게 되었다.

법정스님은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자기답게 거듭거듭 시작하며 사는 일이다. 낡은 울타리로부터,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거듭거듭 둘레에 에워싼 제방을 무너뜨리고라도 늘 흐르는 쪽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봄에 나와 모든 이에게 묻고 싶다.
"그대는 흐르는 쪽으로 살고 있는가?"

2001.4.11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 산골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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