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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6   산골풍경--기쁨과 슬픔은 한 형제 
2008.08.05   축복 
2008.08.05   점점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2008.08.05   산골풍경--그 값을 모를까 두렵다 
2008.08.04   귀농일기--호랑이가 새끼칠 지경이다. 
2008.08.01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2008.08.01   귀농일기--무식한 부부-- 이 없으면 잇몸으로... 
2008.08.01   산골풍경입니다. 
2008.07.31   하늘마음농장을 소개합니다!!! 24

 

산골풍경--기쁨과 슬픔은 한 형제
+   [산골풍경]   |  2008. 8. 6. 00:37  

슬픔은 기쁨과 섞여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
항상 행복한 사람도 없고, 항상 불행한 사람도 없다.

행복이 발을 들이미는 순간, 슬픔이 행복의 장막 속으로 들어 온다.

나쁜 소식 뒤에는 반드시 좋은 소식이 온다.
달은 찼다가 기울면서 모든 것을 바꾸어 놓고, 불운 뒤에는 행운이 뒤따른다.........

                                            --Balthasar Gra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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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아주 자주 읽어야 할 내용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적이라 할만큼 행복해야 할 일도 행복할줄 모르고,
불행한 일에만 오만 신경을 다 쓰고 살아가는 모습인지 자주 자주 나를 훑어 보게 된다.

비가 온다.
이번 비는 아주 성격이 조용하고 차분하다.
그 차분함 속에서 가르침을 읽고 또 읽으니 내 마음 한 쪽에도 맑은 빗물이 고인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축복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8. 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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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선물받는 일은 소설이나 산문보다는 드문 일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두 권의 책을 선물로 받았다.
소설집이랑 시집이랑...

두 마리 토끼를 다 쥔 셈이다.
우리 홈에 오시는 작가 노 은 마리아님께서 직접 쓰신 ‘슬픔 캔디’라는 책과 장영희 님이 쓰신 ‘축복’이라는 시집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입주기념 선물로 책을 받고 보니 진종일 읽고 싶은 마음에 밭에서도 책 제목이 떠올랐다.
그러나 저지레를 해놓은(읽다말고 또 새로 읽기 시작하는 나쁜 버릇) 책이 여러 권 있어서 또 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식구들에게 눈총받을까봐 참다 참다 몇 줄씩 읽었다.

그런데 그렇게 읽다보면 새 책을 먼저 끝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권의 책도 그랬다.
한번 시작하니 빨리 끝장을 보고 싶을 정도로 빠져 들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이라는 소제목도 참 좋았다.
장영희 교수의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분의 글 스타일을 조금은 안다.
그런데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본인이 직접 쓴 것이 아니고 유명한 시를 적고 다음으로 본인의 글을 덧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나라 시인들이 쓴 시는 더러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들이 많다.
아무리 읽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나만 그런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물론 시란 내가 읽고 내가 내 방식대로 감명을 받고 느끼면 되는 거라고 하지만 뭘 말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다 보니 감명도 없고, 느낌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좋아하던 시를 어른이 되어서는 잘 안읽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런데 이 시는 다른 나라 시인들의 시를 뽑아내어 올린 것인데도 아주 이해가 쉽고, 느낌이 따사롭다.
어느 시 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시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장영희님의 안목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우리 선우, 주현이에게 하루에 한편씩 적어 필통에 넣어주려고 한다.
그들도 나처럼 좋은 시라고, 이해할 수 있어 좋다고 감탄을 할 것으로 안다.

거기에 금상첨화로 김점선 화가가 그림을 그려 넣었으니 오죽하겠는지...
사실 난 그림엔 잼뱅이다.
뭐는 잼뱅이가 아닐까마는....
유명한 작품일수록 왜 더 이해를 못하는지...상상력이 따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에 수록된 그림은 시가 바쳐줘서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 점만 가져봤으면 하는 그림이 왜그리 많은지...
정말 복사해서라도 하나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너무 화사하고, 의미심장하고, 이쁘고, 곱다.
참 곱다.
그림이 참 곱다.

노 은 언니가  이 책을 선물로 사주지 않았으면 침만 흘렸을 것이고, 이 즐거움과 그림에 대한 느낌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노 은 마리아 언니에게 고맙다.

피곤한 몸을 하루하루 지탱하는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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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   [카테고리 없음]   |  2008. 8. 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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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2008년 7월 17일

지금 며칠째 풀뽑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울진이 전국에서 제일 더운 날 불영계곡을 가로 질러 가야 하는 새점밭의 풀뽑기을 시작으로 하여 집 뒤의 달밭, 그리고 그 꼭대기인 호수밭을 끝내고 다시 답운재밭으로 풀뽑기 순회를 하고 있다.

야콘 모종 바로 옆에 난 풀을 뽑아주는 것인데 어제까지 하면 다할줄 알았는데 점점 힘이 들다보니 하루의 진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안그래도 쭈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을 정말 못하는데 지금 상황은 못하고 잘하고를 따질 때가 아니다.
풀도 많이 났거니와 아내는 찍 소리 안하고 하는데 귀농하자고 꼬신 내가 김매기 전공, 비전공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결국 오늘 입술 끝이 부르트고 옆 골이 아프기 시작했다.
오늘만 하면 다 할 것같은데 아니, 오늘은 무조건 끝내야 하는 양만 남겨두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일이 끝나도록 되어 있다.
많이 남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진도가 영 안나갈 뿐더러 힘은 더 든다.

힘든 김에 준비해온 라면을 점심으로 끓여 먹기로했다.
이렇게 더운 날 라면을 끓여 먹나 하고 속으로는 투덜거렸는데 김치를 넣고 아내가 끓인 라면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 시간에 점심을 먹는데 일품이 아니겠는지...

라면을 먹고 몸이 퍼지기 전에 잽싸게 일어나 예초작업을 했다.
오늘은 조금이니 무조건 끝내야 하는데 쉬기 시작하면 정말이지 일어나 일하기 쉽지않다.
요즘처럼 아주 뜨거운 날에는 더욱 그렇다.

두어 골 하고 나니 힘이 빠지고 더워서 도저희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모르겠다며 그늘로 들어왔다.
아주 조금 그늘이 들었는데 거기에 온몸을 의지 앉았더니 조금 시원하다.

시원하고 심심한  김에 애들에게 문자를 보내려니 영 조합이 되질 않는다.
난 문자를 못한다. 그래서 애들에게 문자가 오면 바로 전화를 걸어 용건을 말한다.
우리 집이 핸드폰이 안터지고 그러다보니 자주 핸드폰도 잃어버리고 새로 살 때마다 문자 방식도 바뀌니 조금 손에 익을만 하고 핸드폰 잃어 버리다 보니 아예 문자를 못한다.

문자만 못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기본적인 기능도 하나도 못한다.
전화번호 입력이니 모닝콜이니 뭐니...
알려고도 안해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장난삼아 영어로 문자를 치니 아주 쉽다.
아니 한글보다 쉽다는 말이다.
그냥 죽 치면 되니까.. 조합이 아니고...

마침 읍에 나간 주현이에게 영어로 문자를 보냈더니 누구나며 영어로 보내왔다.
두어 번 문자를 보내주고 하늘을 보니 정말 파랗다.



한참을 하늘 구경도 하며 쉬었다.
아내는 내가 아무 생각없이 사는줄 알지만 나도 파란 하늘보면 가슴이 움직이고 그런다.

도저히 더워 못견딜 지경이라 수건 하나 들고 야콘밭 끝 바로 옆으로 들어가는 우리들만의 '비밀의 계곡'으로 갔다.



올라가는 길도 인적이 거의 없는 길이라 예쁘고 깨끗하다.
물은 얼마나 맑은지 모른다.



그런데 그곳은 밀림 속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무척 시원하다.
거기에는 조금만 있어도 추워 햇살을 쬐고 다시 들어오곤 했었다.



올라가자마자 윗옷을 벗으니 벌써 시원하다 못해 서늘해서 예전처럼 홀딱 벗고 목욕하는 일은 못했다.
원래 큰 웅덩이가 있어서 어른키 만한 깊이의 물이 있었는데 작년 여름 홍수때 흙이 밀려 내려왔는지 많이 메워졌다.



그래도 '비밀의 계곡'은 나만의 장소다.이곳에 조금 있다보면 춥다.
오늘은 아내도 더운지 따라와서는 시원하다는 소리를 연발한다.

비밀의 계곡에서 나오니 바로 찜질방이다.
다시 두 무릎으로 기면서 답운재밭의 풀, 헛골에 난 풀 말고 무종 옆에 난 풀을 다 뽑았다.
얼마 남지 않은 양이었는데 늦은 시간까지 빠듯하게 했다.

같은 동작을 여러 날 하면 이렇게 진도가 점점 떨어진다.

오늘로 모종 옆의 풀을 뽑았다고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다.
많은 비 오기전에 고추줄도 매어 주어야 하고, 고추 모종 옆에 풀도 다시 다 뽑아주어야 한다.

드디어 일단 야콘밭은 끝냈으니 한숨 돌리고 뭐고 달밭 예초작없을 해야 한다.

초보농사꾼 박찬득



 
 
        

 

산골풍경--그 값을 모를까 두렵다
+   [산골풍경]   |  2008. 8. 5. 10:30  
  • 얼마 전에 읽은 최인호 님의 '산중일기'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선종에서 내려오는 오래된 노래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며 소개한 글이었습니다.



본디 산에 사는 사람이라

산중이야기를 즐겨 나눈다

5월에 부는 솔바람 팔고 싶으나

그대들 값 모를까 그게 두렵다



정말 그렇더라구요.
요즘 사람들의 판단기준인 가치, 값으로 따지는 것...

솔바람 값을 얼마로 따질 것인지..
그 값을 헤아릴 수 없는데 그대들 그 값을 모를까 그게 두렵다는 말...정말 그렇습니다.

소나무의 위력은 저도 살면서 놀랄 때가 정말 많아요.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훨씬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 많이 나온다고 하지요.

산골의 주위는 모두 소나무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그 안에서 거저 얻어 마시는 솔내음...
저는 얼마나 그 값을 알고 있는지...새삼 소나무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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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호랑이가 새끼칠 지경이다.
+   [귀농일기]   |  2008. 8. 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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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3일

어제 마을에서 운영하는 산촌개발 사업인 동네의 민박의 입찰도 원만하게 끝났고 민박채 주위의 풀들도 부역으로 새 단장을 했기때문에 이제는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것도 장이라서 그런가보다.
완장을 차면 부담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싶다.

일전에 새점밭에 갔었는데 어찌나 풀이 자라있는지 놀랐었다.
올해는 비가 와도 쪼금씩 자주 오니까 풀만 자랐다고 해도 너무 많이 자랐다.
지난번에 깨끗이 해결했었는데...

오늘은 일찍 일어나 새점밭으로 갔다.
야콘과 고구마 모종 바로 옆에난 풀을 먼저 뽑아주어야 한다.
쭈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이라 난 여간 고역이 아니다.
날은 얼마나 뜨거운지...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풀을 뽑는데 아내가 가방을 둘러매고 바구니를 들고 저 언덕 위에서 내려오고 있다.
아내는 불영계곡의 물을 건너는 묘기는 못부린다.
안무섭다고 해보라고 해도 영 못한다.
그러다 보니 국도가에 차를 세워두고 그 아래...낭떨어지에 있는 새점밭을 오려면 급경사인 산을 내려오듯 해야 한다.

국수를 삶아 왔다.
내가 좋아하는 국수다 보니 삶아온 국수양이 몇사람이 먹어도 남을 지경이었다.
결국은 참으로도 먹고 점심으로도 국수를 먹었다.
나야 좋지만 아내는 국수를 썩 좋아하는 형이 아닌데 나 때문에 두 끼나 국수를 먹었다.

국수를 먹고 나서 아내가 팔을 걷어부쳤다.
아내가 달라드니 일이 팍팍 줄기 시작했다.
나도 국수를 부지런히 먹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야콘의 풀을 다 뽑고 고구마를 해방시켜 주기 위해 고구마를 시작했는데 고구마는 줄기가 엉켜 있다 보니 그 옆의 풀을 뽑기가 아주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날은 얼마나 더운지 그늘에서 조금 쉬려고 해도 오늘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그냥 일을 했다.
새점밭에도 그늘을 찾기 어렵다.
그냥 뽕나무 아래 조금의 그늘에 의지해서 국수를 먹었다.

아내가 물을 많이 마신다.
원래 물을 많이 안마시고 그래서 땀을 많이 안흘리는데 오늘은 물도 많이 마시고 땀도 많이 흘린다.
날이 덥긴 더운가보다.

저녁 무렵이 되었을 때는 아내의 얼굴이 퉁퉁 부어있다.
결국 물을 많이 마셔서 그만 탈이 난 것이다.
새점밭이 끝나면 답운재를 시작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풀과의 전쟁이 계속된다.
이러다 손님이라도 오시면 일이 또 늦어지고 밭에서는 호랑이가 새끼칠 상황까지 된다.

이틀 정도 더 해야 풀을 잡을수 있는 것같은데 과연 내 의지대로 될런지....
내일은 일찍 새점밭 일을 끝내고 답운재로 가야 하는데 과연 내일 새점밭을 다 끝낼수 있을까...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8. 1. 17:45  
책을 읽으면서 읽기에 아까운 책들이 있다.
재미면에서, 지식면에서,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 차원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아까운 책이 있다.

이 책이 거기에 속한다.
사람의 관심이란 그런 거다.
이 책을 모두 읽으면 나와 같을 거라는 생각은 절대로 안한다.

내 관심이 이 쪽 방면이다보니 그런 것이지 모두가 그렇다고는 생각 않는다.
관심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심은 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숲이 좋다, 걷는 게 좋다는 일색이 아니다.
방송 PD가 쓴 책이고 방송에서 다루었던 전문 지식과 인터뷰, 상세한 데이터 등이 뒷받침 되다 보니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숲과 피톤치드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스톤치드는 phyton(식물) + cide(죽이다)로 풀이되는데 식물에서 나오는 그 어
떤 물질이 뭔가를 죽이더라는 것으로 1938년 구소련의 V.P. 토킨 박사가 실험을 통해서 발견했고 1943년  S.A. 왁스먼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무와 숲의 신기한 힘에 대한 설명이 놀랍도록 자세히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열거되어 있다.
간혹 아토피 아이들의 치유 사례와 다른 병을 가진 사람들이 숲에서 어떤 놀라운 효과를 보았는지도 소개되어 있다.

내가 이 책을 재미나게 읽으니 초보농사꾼도 들여다 보더니 괜찮은 책이네 한다.
우리는 누구도 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정한 사람만이 걸리는 것 또한 아니고, 그 원인을 모르는 병들이 더 많아지는 요즘 세상에 긴 가뭄 끝에 단비 처럼 시원한 물을 뿌려주는듯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한 권의 책이었다.

물론 자연에서 산다고 하여 모두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마을 어르신 중에서도 암에 걸리신 분이 몇 분 계시다.
이 청정지역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의사가 아닌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자연에 산다고 안심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확률이 적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자연에 의지할 때에만이 인간이 그나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시설의 헬스장... 최첨단 어떤 운동기구도 나무 한 그루만 못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자연의 작은 움직임...
나무의 움직임, 개울물 소리, 새소리, 꽃이 피어나는 소리, 그리고 꽃향기.... 모두가 인간에게 이로운 자연의 선물이 아닌가...

혹여 가정에 아토피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참고하면 좋을 그런 책이다.
아토피뿐만 아니라 병에 노출될대로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참고로 읽으면 좋다는 생각이고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여름방학이 되면 아이들에게도 읽히려고 한다.
더 심각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야말로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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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무식한 부부-- 이 없으면 잇몸으로...
+   [귀농일기]   |  2008. 8. 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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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6일

지금 며칠째 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 이젠 온몸이 제정신이 아니다.
한 일주일 전부터 풀뽑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러니까 풀뽑기는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몇번에 걸쳐 해대야 하루 농사가 끝난다.

한번 뽑고 돌아서서 보면 정말 풀이 줄줄이 도로 달라붙는지 어느새 자라있다.
달밭의 야콘밭을 이틀 뽑고 나서 호수밭을 이틀, 다시 이동하여 답운재밭을 이틀째 하고 있다.
오늘이면 다 끝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결국 하루분의 일을 남겨두고 끝을 냈다.
사실 풀뽑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난 쭈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은 잘 못한다.
일을 하고 안하고는 떠나서 앉는 자체가 무릎이 많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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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태로 며칠 같은 일을 하다보니 일은 진도가 안나가고 몸만 아프다.
아내는 손이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쭉쭉 나가는데 난 나가지도 못하면서 온몸이 아프니 어디다 대고 말도 못하고 끙끙 거리다 애궂은 담배만 축낸다.

그러면 어느새 내 감시원(?)이 쉬면 그냥 쉬지못하고 꼭 담배를 핀다고 한마디 던진다.
뒤통수에도 눈이 있나 앞으로 풀을 뽑으며 행진을 잘 하고 있다가도 그냥 못넘어간다.
아내나 나나 똑같이 아프겠지만 아내 역시 한번 일을 시작하면 빨리 끝장을 보려고 한다.
특히나 밭일은 더하다.

사실 품을 사려고 했다.
이 많은 밭을 아무리 모종 옆에 난 풀이라고 해도 엄청난데 둘이서는 물론 무리다.
아니, 무식한 발상이다.
그런데 품을 살수가 없었다.

<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3983park.jpg">

지금은 너도나도 품을 사는 시기라 그렇다.
우린 부부가 맘이 딱딱 맞는 구석중 하나가 아님 말구다.
그러니까 품이 없으면 둘이 하면 되지 하고 쉽게 생각한다.
생각만 쉽게 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 해치운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이젠 끝이 모이려고 한다.
이 일이 끝이 아니고 이젠 헛골의 저 풀밭을 해결해야 한다.
난 며칠 예초기작업을 하고 아내는 고추밭의 고추줄을 매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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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앞서 나가는 아내도 힘이 많이 드는지 밭가에 그냥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허리가 시원찮아서 제일 먼저 허리가 아픈 모양이다.
그러다 소리가 없어 보니 밭가의 딸기를 따고 있다.
쪼그만한 딸기를 한손에 따와서 먹으란다.

당신이나 먹으라니 담배를 물고 사는 사람이나 먹으란다.
 폐를 청소해줄 거라나...
요즘들어 부쩍 담배잔소리를 하는 아내.

아내도 따먹고 나도 얻어먹고..
빨간 것이 시큼달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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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3984bae.jpg">

이제 날도 어두워지고 배도 고프고 가자고 하니 아내가 낫을 챙겨일어난다.
낫으로 베는 것이 아니고 낫을 풀에 넣은 다음 적당한 힘을 주어 같이 잡아당기면 훨씬 손가락 끝이 덜 아프단다.
그때 적당한 힘이 안되면 풀도 뽑는 게 아니라 베고, 야콘까지 벨수 있다며 자세히 설명하지만 난 성격이 적당히가 안되니 아예 낫으로 대들지도 않는다.

아내가 아니었으면 풀은 반도 못뽑고 뒤로 자빠졌을 것이다.
품을 못사서 처음엔 난감해 했는데 이젠 해결되어 간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땀냄새도 질세라 저를 알리니 그 냄새 또한 싫지않다.

지금 시간이 제일 기분 좋다.
하루 일을 끝낸 시간이...

초보농사꾼 박찬득


 
 
        

 

산골풍경입니다.
+   [카테고리 없음]   |  2008. 8. 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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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껏 기를 모으고 있는 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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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절구위 작은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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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모습

거북바위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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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마음농장을 소개합니다!!!
+   [하늘마음농장 소개]   |  2008. 7. 31. 13:08  



(마당에서 올려본 우리집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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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거북바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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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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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올려다본 2층 다락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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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두막에 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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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바위에서 바라본 하늘마음농장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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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로 온 이유)))

살다보면 별일도 다 있다. 남편의 귀농얘기가 그 경우이다.

어느날 "귀농하고 싶은데…."

물론 난 흘려넘겼고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그러나 '귀농'이라는 단어를 어디 말 붙일 수 있는 곳이라면 다 붙이며 내 머리에 박으려 들었다.
하루는 마주 앉아 물었다. 어쩌다 그리 되었냐고.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단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일축했다.
춘천에 늙으면 텃밭 일구며 살기 위해 사놓은 땅에 주말마다 농사를 지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귀농교육을 받고 싶다고 해서 그때 내가 그건 허락했었다.

어차피 연로해지면 선우 앞에서 알짱거리며 살 필요없이 우리끼리 등긁어 주며 공기좋은 곳에서 채마밭이나 일구며 살 계획으로 춘천 땅을 산 것이니 그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그것이 화근이 된 것은 아닌듯 보였다.

그런데 회사에 멀쩡히 잘 다니던 남편이, 이렇게 새파란 사람이 간다는 거였다.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하지 말라며 흘려 넘겼다. 두 번째로 귀농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았을 땐, 괜히 평지풍파 일으키지 말고 그 말을 주워담는 것이 좋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어느 날 편지가 왔다. 그이가 보낸.
 
거기에는 귀농이유가 알사탕 매달려 있듯 줄줄이 엮여 있었다.

첫째, 남을 밟고 내가 올라가야 하는 사회, 이기적인 생각과 잔머리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회가 싫었단다. 게다가 그 생활을 정년퇴직 때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너무 허무하더란다. 그래서 나머지 삶은 '삶의 방식'을 바꾸어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단다. 지금껏 살면서 이렇게 멋있는 말을 그에게서 들은 적이 없는데 사태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었다.

말은 좋지... 그러나 현실이 그것을 바쳐주지 못해서 많은 이들이 결단을 못내리는 것이지 않은가.

둘째, 남자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다 죽고 싶단다. 그저 시계 추처럼 삭막한 공기를 끌어안고 하루를 시작해서, 찌든 도시의 찌꺼기를 집까지 지고 와야 하는 도시생활에 염증이 난단다. 더 높은 직위, 더 큰 아파트, 더 좋은 차 가지면 가질수록 빈 가슴에 바람만 이는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셋째, 아이들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위에서 계획된 스케줄대로 이 학원, 저 학원 기웃거리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다고.

자연에서 흙을 밟고, 흙을 만지며 자연이 가르치는 대로, 땅과 함께 호흡하며 자라게 하고 싶단다.

그래서 귀농은 반대를 해도 하긴 하는데 되도록이면 동의를 얻고 싶단다.

거의 협박에 가깝다고나 할까.
 
다시 두 번째로 마주 앉았다.
"당신만 일이 있는게 아니다. 나도 내 일이 있고, 내 일 또한 소중하다. 자신이 하는 싶은 일 하고 싶다고 하면 내 일 역시 놓고 싶지 않은 일이다"라고 .

시간이 흐를수록 언성만 높아질 뿐....

이쯤되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시어머님 말씀대로 이혼하던지(시어머님은 "그 놈 미쳤으니 니 이혼해라"하셨다),
따라가던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던 난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남들이 어리석다고 말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여러 날을 새웠다.

남편은 지금까지 일에 관한한 가장으로서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고, 귀농해도 실망시키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었다.

또 내가 존경하는 성프란치스코 성인이나 법정스님이 강조하시는 무소유적인 삶에 대해선 늘 가슴을 열고 있던 터라 그리가 말하는 새로운 삻의 방식에 대한 끌림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문제는 그이 생각과 일치했다.

이 가방, 저 가방 쥐어주며 학원 늦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해야 하는 자신이 늘 불만이었다.

또한 바쁜 아빠의 맨 얼굴 보는데 2박 3일 걸리는(거의 매일 회식이다 뭐다 하여 술취해 들어오면 아이들은 자고...) 생활,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아빠의 관계는 서먹서먹하고 이웃집 아저씨처럼의 관계(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아이들과도 놀아줘본 사람이나 놀아 주지... 놀아준다고 울리는 일이 태반이니...)
삶에 있어서 '양 손의 떡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도시에서 돈도 잘 벌고, 풍족하게 살면서 자연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와 많은 대화를 하고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지.... 그렇다면 난 어느 쪽으 떡을 쥘 것인가..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삶의 방식을 바꿔 보자는 떡을 쥐기로 결정했다.
그 와중에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얼마 후 그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삶은 이리 돌아가는구나' '잘났다고 해봤자 한 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하루살이와 같은 존재구나'하는 허무한 생각에 근본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돈이 뭐가 중요하고, 명예가 뭐가 중요한가, 내 일이, 전공이 뭐가 중요한가.
결국 1999년 12월 23일 귀농을 허락했다.
내 허락이 있고 사표를 냈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귀농 결정하고 나니 바쁜 사람은 나!

부동산사무실에 아파트 내놓고, 춘천 땅 내놓고, 귀농정보 알기 위해 이 책, 저 책 읽고, 아이들의 문화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이번에는 내가 아이들을 세뇌교육시켜야 했다.

이제 집도 팔리고, 땅도 팔리고, 귀농지도 구입했는데 그때까지도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결국 아파트를 비워줘야 하는 날이 되어 나와 아이들과 이삿짐만 먼저 산골로 옮겨 앉았고, '나를 따르라'로 침튀겨가며 외치던 남편은 정작 한참 후에 현대자동차 소장의 자리를 참새 깃털 털듯 툭툭 털고 나중에 산골에 합류했다.
 
이 글은 귀농 6년차에 하늘마음농장지기가 낸 '살골살이, 행복한 비움' 실린 글입니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한 것으로 보아 가을이 저만치서 들이닥칠 준비를 하고 있는가 봅니다. 이렇게 전주곡을 들려주니 말입니다.

귀농하고 당신에게 이런 글을 써보긴 처음이네요.

귀농 전 귀농 이유를 깨알같이 쓴 당신의 편지를 받았을 때처럼 이 글을 쓰는 지금 가슴이 박하사탕을 먹은 것처럼 화해집니다.

귀농 6년을 돌아보면 왜 당신이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노래를 왜 좋아하는지 알 것같습니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그렇지요.

귀농 얘기를 꺼냈을 때 왜 잘 나가다가 이런 말을 하느냐고 어이없어 했습니다.

당신의 귀농 이유가 여기에 들어있네요.

노래는 이어지지요.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몇 달 전 노래방에서 이 부분을 목청껏 부르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이제는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왜 그런 힘든 삶을 선택했는지 ,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왜 유독 당신만 가려고 하는지….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지금은 당신이 어떤 것에 마음의 한 쪽을 비워두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라일락냄새가 나는 것임을, 사람냄새가 나는 것임을 이젠 압니다. 거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귀농 6년차.

돌아보면 힘든 파도도 많이 만났지요.

그때마다 우린 더없는 위로자요, 친구요,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이젠 해를 거듭할수록 면역력도 생겨 거센 파도도 지혜롭게 넘기게 되었지요.

지금에서야 말인데 당신에게 고마운 점이 있습니다. 산중살이를 하면서 삶의 가치관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귀농 전에는 욕심을 키우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왜그리 옆구리가 허전한지…욕심은 그런 것이더라구요. 지금은 꿈을 키우며 삽니다. 이룰 수 있는 작디 작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기쁘게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지금 가진 것이 너무 많음을 알았다는 점입니다. 15평도 안되는 오두막에서 살면서 이런 말을 하면 다들 웃겠지요.

그러나 가족들이 건강하다는 것이,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은 아이들과 당신이 친구가 되었다는 것이 이리도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있어 감사함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래서입니다.

요즘 우리의 화두는 '눈을 굴리며 살자'지요. 내 앞만 보지 말고 눈을 옆으로 굴려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가사처럼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겠지요.

한 시대의 소풍길을 가는 사람끼리 무엇을 나누어야 하는지,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오쇼라즈니쉬의 책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겁쟁이와 용기있는 자의 유일한 차이점은 겁쟁이는 자신의 두려움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것을 따르게 되고, 용기있는 자는 두려움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이다.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것이 용기이다'

정말이지 당신의 용기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붑니다. 올 가을도 뿌린 만큼 거두든 그렇지 못하든 감사할 자신이 있습니다.

더 찬바람이 나기 전에 올 겨울에 쓸 장작을 서둘러 준비해야겠지요.

 

--2005년 9월 귀농을 반대했던 당신의 아내가--

<산골살이, 행복한 비움> 중에서...

* 이 글은 초보농사꾼이 쓴 글입니다*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밭일을 하다보면 옷인지 땀복인지 구분이 안된다. 모자 밑으로 흐르는 땀은 왜 그리 눈을 찾아 들어가는지.

그 놈을 막으려고 팔뚝으로 훔치면 땀냄새보다 쉰 냄새에 가까운 것이 코를 자극한다. 그 때가 '내가 정말 농사꾼이구나'하는 순간이다.

'땀흘려 일한다'는 의미를 직장생활 할 때는 실감하지 못했다. 정말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잘 굴려 일하는 것이지...

그러나 땅 가까이 살면서 그 의미를 알았다는 것은 여간 다행이 아니다. 하마터면 그 의미도 모르고 살아갈뻔했으니 말이다. '삶과 땀' 그것은 서로 섞여 구분되어질 수도 없는 그 무엇이 아닌지.

귀농 연수가 거듭될수록 그 땀의 의미는 더욱 커져만 가니 그것이야 말로 내가 새로운 삶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대목이다.

지금 귀농한지 6년차가 되었다. 어딘가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1년차는 낭만이고, 2년차는 절망, 3년차는 포기, 4년차부터는 희망'이라고...

정말 그런 것같다. 산골에 둥지를 틀자마자는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 자유로움이란...

그러나 산골도 사람사는 곳은 마찬가지. 이런저런 일로 상처받는 일도 잦았다.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런 사람도 있지만, 연고없는 곳에 뿌리내리려는 산골가족에게 한겨울 화롯불처럼 닥아온 사람이 훨씬 더 많았으니 그런 비참함 또한 내 길은 힘차게 걸어가는데 거름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런가 하면 산불이 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일, 한 해 농사를 다 말아먹었던 일 등은 나의 귀농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고통의 매듭이었다. 그러다 보니 희망은 점점 그 빛을 잃어가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것은 직업을 바꾼 것이 아니고,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한 것이기에 마음 한 구석에서 꿈틀꿈틀 귀농 초의 용기가 새끼를 치기 시작했다.

고통은 다른 역경을 이겨내게 하는 알약이지 그것이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 또한 헛된 것이 아니었다.

이제 귀농 6년차. 희망이 보인다. 그리고 꿈을 꾼다.

그 꿈은 귀농 전 모레 위에 짓는 꿈이 아니고, 6년 동안 비, 바람으로 단단히 다져놓은 땅에 세우는 꿈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내겐 있다.

나의 작은 꿈 중 하나를 공개하면 중학교 1학년인 아들 놈 흙방 하나 지어주는 것이다.

아들 놈이 작디 작은 흙방에 누워 나처럼 아무리 어려운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을 꿈을 키울 그런 흙방 말이다. 난 칼바람을 등에 지고 그 놈을 위해 군불을 때줄 것이다.

이 꿈은 내가 귀농 전 도시에서 집을 넓혀갈 때보다 더 신중하고 가슴 부푼 일이다. 또 이웃과 무엇을 나누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하고, 지난 태풍으로 망가진 쪽문 하나 만들어야 하고, 선우, 주현이가 개학하기 전에 소광리에서 신나게 함께 수영을 해야 하는 일...

이것이 내 코 앞에 닥친 '새끼 꿈들'이다.

산골을 찾는 많은 이들이 묻는다. 이제 큰 꿈(귀농)을 이룬 것 아니냐고...

그러나 나의 삶에 대한 물음에는 마침표가 없다.

새로운 삶을 위해, 또 다른 꿈을 위해 난 끊임없이 용기를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야콘밭에 풀이 우거졌으니 그 놈들을 제거하러 서둘러 야콘밭으로 가야 겠다.

 

2005년 9월 초보농사꾼 박찬득

<산골살이, 행복한 비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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