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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_해당되는 글 52건
2009.06.1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대머리 민들레가 나를 가르친다. 
2009.05.26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2009.05.24   귀농풍경--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2009.05.24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2009.05.23   귀농일기--연달아 애간장을 태운다 
2009.05.23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새벽부터 달려온 사람들 
2009.05.22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마음설레는 직업 
2009.05.11   귀농일기--마음이 느슨해지는 일 1
2009.05.11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상황설명만 하면... 
2009.04.27   귀농일기--이번에만 부탁한다.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대머리 민들레가 나를 가르친다.
+   [산골편지]   |  2009. 6. 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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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1일


철늦은 민들레꽃의 샛노란빛이 화사하기 보다는 측은하다.
남들은 벌써 다녀갔건만 무엇을 하다 이제서야 홀로 피어 섞이지 못하는지.

그 집안에 복잡한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몸살을 앓다가 이제야 몸을 추스려 그래도 제 할 일을 하려고 서둘러 늦은 꽃을 피운 것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나처럼 성격이 느긋하여(좋게 얘기하면 느긋하고 좀더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느려터져) 부랴부랴 꽃몽우리를 터뜨린 것인지 말을 안하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막 꽃피울 차례를 기다리며 마음을 정갈히 하고 있는 작약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 홀로 바닥에 앉아 있다.
그게 마음이 쓰인다.


****************************************

산골에는 씨뿌리지 않았어도 민들레가 지천이다.


사람이 욕심껏 걷우려 씨를 방사하지 않아도 정도껏만 민들레를 채취하면 제가 알아서 자식을 번창시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이 좋다면 멸종될 때까지 잡아들이고, 뽑아재끼고, 낚아 재낀다.


우리도 인디언들처럼 자신에게 최소한의 필요한 양만 취하고 나머지는 자연의 것으로 남겨둘 날은 언제일까...

요즘 민들레가 항암효과에 좋다, 어디에 좋다하니 보이는 족족 캐고, 뽑고 난리라고 한다.
병을 고치려는 급박한 마음이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우리가 모든 것에 이처럼 '욕심'이 작용했기에 물도, 공기도, 먹거리도 모두가 안전하지 못해  병을 부른 것이라고 생각하니 욕심이란 먹이사슬처럼 끝없는 상처를 남기고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는 암세포와도 같은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민들레철이 아니나 민들레를 보면 샛노랗고 하얀꽃보다는 그 이후에 보이는 현상에 더 눈과 마음이 간다.
나도 귀농 8년차에 눈과 마음이 뜨인 것이라고 보면 맞다.


지금껏은 이마에 지렁이같은 핏발을 세우고 살아서 그런지 화려한 꽃만 눈에 들어왔다.
민들레 철이구나, 캐서 효소담아야겠구나 하는 정도가 그를 대하는 내 태도의 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화려한 꽃보다 그 다음에 오는 현상에 눈이 오래 머문다.
민들레는 다른 꽃과는 달리 화려한 꽃이 지고 나면 후편이 이어진다.
제삿밥처럼 고봉으로 씨를 매달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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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서커스하듯 바람과 맞서고 서있는 둥그런 씨봉우리를 보면 뒷간을 가다가도 발로 찼다.
차주는 것이 그들의 번식을 도와준다는 알량한 마음도 작용을 해서고 차주기를 기다렸다는듯이 사방으로 힘없이 흩어지는 그이 모습이 재밌기도 해서다.

그러나 올해는 뒷간 가면서 그것을 발로 걷어 차지 못했다.
짚이는 데가 있었다.
절대로 씨 한 톨 빼앗기지 않을듯 동그르랗게 끼고 있던 자식들을 때가 되면 사방으로 그들을 떠나보낸다는 사실을 알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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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자식을 떠나보낼 때의 마음이야 오죽할까마는 그는 그렇게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식을 하나도 안남기고 모두 떠나보내면 달랑 자신의 빈 몸뚱이만이 바람을 맞고 서있다 어느날 그도 스러지고 자취 조차 남기지 않는다.

민들레의 이 영화 한 편을 보면 우리네 삶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도 올해에야 깨달은 바다.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는다.


자식 또한 평생 끼고 살 것처럼 늘 어려보여 보호하려들지만 어느 순간에는 매정하게 홀로서기를 시켜야 할 때가 온다.


등을 떠미는 에미 마음이 서럽지만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토머스 머튼의 말을 되뇌고 되뇌며 손을 놓아야 한다.
그렇게 다 떠나보내고 나면 우린 어느새 아무 것도 쥐지 않고 올 때처럼 그렇게 갈 것이다.

갓태어난 아기의 까까 머리와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서있는 민들레.
난 그 모습을 오랫 동안 쭈그리고 앉아 보았다.


그것은 나의 시계바늘도 폼생폼사의 시기를 지나 민들레의 변화모습처럼 후반으로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음을 인식했기때문이다.

대머리 민들레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


간디와 함께 인도의 정신적 지주인 비노바 바베의 말이 생각났다.

"실제로 우리의 고향은 저 세상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나그네들이다.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며칠 남았을 뿐.


나는 분명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며 가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나그네들....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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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 농사는 안되도 좋다.
인생농사가 풍요로우니 말이다.


이번에는 대머리 민들레가 내게 가르침을 주었다면 다음은 이 산중에서 누가 내 스승이 될지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바라건대 내 모든 숨쉬는 의식이 앞으로도 쭈욱 오늘과 같은 방향으로 자맥질해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날이다.


산골 오두막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   [귀농일기]   |  2009. 5. 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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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0일

농사라는 것을  봄이면 심는 것만 연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전에 해야 할 작업이 만만치않다.
일단 퇴비를 펴야 하고, 퇴비한다고 호밀씨는 초겨울에 뿌렸는데 그것이 자라서 파란 싹을 내고 있었으니 그것을 트렉터로 갈아야 한다.
물론 땅을 곱게 갈아야 하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파란 호밀도 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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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후 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골이 엉망이다.
그것은 트렉터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땅이 제대로 갈기지를 않았다.
트렉터로 곱고 깊게 갈아야 두둑을 높게 만들수가 있는데 트렉터가 워낙 고물이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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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어제, 오늘은 비닐을 깔았다.
어제는 답운재밭, 그리고 오늘은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백산님과 다락방님이 와서 도와주었다.
황루시아님도 와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시댁에 일이 있어서 못오고 채영이 아빠는 근무가 3교대라서 못온다며 많이 아쉬워 했단다. 아내 말이...

백산님은 울진에서 태어나 농사지으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일을 잘했다.
그런가하면 다락방님은 한번도 안해본 일이지만 삽들고 일일이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흙을 떠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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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백산님은 비닐 펴는 기계로 비닐을 펴면 아내와 다락방님은 삽들고 흙을 군데 군데 떠 넣었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 백산님네 부부와 만나 같이 칼국수를 먹고 산골로 와서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날이 어두워져 안보일 때까지 깔았는데 아주 조금을 남겨두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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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백산님이 가져온 송이술과 안주(돔배기라고 했다)로 하루의 피곤을 풀었다.
이제 비닐을 다 폈으니 날을 잡아 야콘과 고추를 심으면 된다.

백산님과 다락방님, 고생많았습니다.
삽질을 못하는 선우엄마도 수고했우.

귀농하자고 옆구리찌른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   [산골풍경]   |  2009. 5.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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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밭에 갔었다.
그러니까 봄되고 처음으로...

그런데 작년에 보았던 갈대를 보고 입에서 튀어 나온 말...

"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가을에 본 그 모습  그래로구나..."

그랬다.
가을에 야콘을 캐러 왔을 때에도 그러고 있었다.
답운재밭의 야콘을 조금 남겨두고 달밭의 야콘을 캐러 갔었다.

거기서 몇 며칠 야콘을 캤다.
그리고 모든 밭의 야콘을 다 캤을 때는 서리도 오고 날도 많이 추워 있었다.

다시 초보농사꾼과 둘이서 답운재밭에 와서 몇 골 못캔 야콘을 캐는 날도 얼마나 춥던지 손이 시려 호호 불어가며 캤다.
그리고 둘이 추운데 야콘을 다 캐고 허리를 펴고 그동안 수고한 야콘밭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우리는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 서로에게
"수고했어"를 외쳤다.

대지도 수고했고, 농부도 수고했고...
그런 모습을 갈대는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린 겨울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봄에도 그 녀석을 그렇게 서있었다.
그렇게 서서 대지의 도반이 되어 주었던 모양이다.
반갑고, 반가워 한번 흔들어 주고 왔다.

햇살 아래 눈부신 그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이제 너도 나도 새봄을 시작해 보자.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


 
 
        

 

귀농일기--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
+   [귀농일기]   |  2009. 5.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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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7일

산골로 와서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윗집을 그대로 방치한 거다.
산골에는 집이 두채가 있다.
하나는 지금 사는 오두막이고 다른 하나는 호수밭 중간에 있는 집이다.

이 집은 우리가 이사왔을 때는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렇게 주저 앉아 버린 것이다.
사실 이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보다도 훨씬 늦게 지어졌다는 이야기를 이곳에 사셨던 분들에게 들어 알았다.
그러니까 며느리를 들이면서 새집을 지어 살림을 내주었던 집이 저 위의 집이라는 설명이시다.

그런데 사람이 안살다보니 이 집보다도 더 나이들어 보이는 것도 모라라 주저앉아 버린 것이다.

이 집은 참으로 마음에 들었었다.
우선 아내나 나나 부엌이 아주 맘에 들었다.
전형적인 재래식 부엌이다.

가마솥을 거는 거야 재래식 부엌이면 다 있는 것이지만 그 가마솥을 마주보고 나무광이 있다.
광이라고 해야 문도 없이 나무를 손쉽게 꺼내다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나무를 쌓아 놓는 광 말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찬장처럼 생긴 작은 단스가 있다.

그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음식을 나르는 문과 방을 들여다 볼수있는 아주 작은 그러니까 초등학생들 책받침만한 크기의 유리창이 있다.
그리고 방은 두개고 마루는 밖의 쪽마루로 되어 있다.

부엌 다음으로 맘에 드는 것은 그 앞의 돌담이다.

이 집은 지금 사는 오두막과 달리 골을 관통하도록 서있다.
즉 바람이 불면 직격타를 맞도록 정방향으로 서있다.
지금 사는 오두막은 바람을 피하도록 한쪽으로 약간 비껴나 있어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이곳의 직격타를 면할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윗집 바로 앞에는 직격타를 피하도록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그 역시 돌보지 않아서 거의 다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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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나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라다 보니 그런 정서에 민감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이 돌담을 참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정이 가고 그랬는데 이젠 보기 틀렸다.

정방향으로 서있다 보니 저 앞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통고산 자락이 아주 시원하게 들어온다.
엊그제 호수밭의 퇴비를 뿌리러 올라가는데 그 옛날집이 더 눈에 들어온다.

왜 내가 이것을 수리하여 두지 않았을까.
그곳은 대지로 되어 있지 않다보니 허물고 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보수는 가능한데 보수를 하지않아 지금 이렇게 흉물스럽게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껏은 이곳에 적응하고 농사일을 배우느라 많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눈에 들어오는데 벌써 때를 놓친 것이다.

때라는 것.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기회도 그렇다.
때를 잘 알아야 제대로 사는 삶인데 난 집을 때를 놓친 것이다.
아내에게 허물자고 했더니 아내는 아쉬움이 무척 큰지 내버려 두라고 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나중에 발등찍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텐데....
감은 무디고 세월은 흐르고...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연달아 애간장을 태운다
+   [귀농일기]   |  2009. 5. 2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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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6일

이번에는 트렉터가 말썽이다.
올해 영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거기다가 매연이 말을 할수가 없이 흘러나와 내 숨을 자극하는 것도 모자라서 온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서 온통 하늘이 검다.

아무리 마스크를 하고 작업을 해도 목이 아프고, 콧구멍이 멍멍하다.
얼마나 검은 매연이 나오는지...
산골아낙이 답운재밭으로 참을 가지고 왔다가 저 앞밭에 먼저 트렉터를 치는 곳을 보고는 불이 난줄 알았단다.
거기서는 트렉터가 안보이고 검은 연기가 치솟으니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고는 차를 세우고 뛰어왔다.

매연만 나오면 견딜만한데 힘까지 무슨 이유인지  딸리다 보니 땅도 깊게 갈지를 못한다.
답운재밭은 다시 트렉터를 치던지 아니면 밭이 잘 갈리지않은 곳은 그냥 쉬게 하던지 해야할지경에 이르렀다.
내년에도 이 기계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나 올해 기계를 다시 사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트렉터는 아무리 썩은 거라고 하더라도 그 값이 엄청나다.
이 불경기에 트렉터를 바꾸는 일은 어렵다.
지금 관리기도 시동이 꺼져 밭에서 끄집어내느라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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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터, 관리기는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농기계이다보니 더 기운이 떨어진다.

일단 답운재밭을 기계가 허락하는 대로 치고 그것이 최선이다 싶어 트렉터작업을 마무리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새점밭 조금만 하면 되니까 일단은 트렉터를 고치기로 했다.
오늘은 농협에서 농기계 순회 서비스에서 고쳐준다고 산골을 찾았다.
내가 자주 농기계를 고장내다보니 이제는 농기계 고쳐 주기 위해 산골까지 온다.

매연이 얼마나 나는지 산골에 불난줄 알것만 같다.
조금씩 손을 보니 매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운날 애를 먹더니 결국 매연은 어떻게 고쳐놓았다.
일단 매연만 안나와도 제정신으로 밭에서 일을 할수 있게 된 것이다.

힘이 딸리는 것은 어떻게 고쳐야할지 몰라도 우선 매연이라도 잘 안나오니 살것만같다.
일단 답운재밭까지 작업을 하긴 했지만 땅이 깊게 갈리지않아서 야콘이 잘 자랄수있으려나 걱정이 심하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새벽부터 달려온 사람들
+   [산골편지]   |  2009. 5. 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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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5일

이른 봄부터 우리 홈에 오시는 백산님과 루시아님, 다락방님이 퇴비펴는 일을 도와준다고 했다.
울진에서 사는 분들로 산골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늘 마음의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며 함께 기쁘게, 함께 아프게 마음을 보듬으며 지내는 분들이다.

모두가 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퇴비 펴는 일은 우리 부부가 다 해놓았다.
그러나 산골에야 어디 퇴비펴는 일만 있는지....
일을 도와주겠다며 백산님이 새벽부터 오셨다.

산골에 심으라고 호박과 단호박 모종과 부래옥잠을 장에서 사가지고 올라온 것이다.
거기다가 일할 때 신는다고 장화까지 새로 사서 ....
토요일에도 근무를 하는 부인인 다락방님이 산골까지 남편을 태워다 주고 다시 읍으로 달려달려 근무하러 가는 모습을 지켜 보며 마음이 찡했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 루시아님이 7살 채영이를 데리고 올라왔다.
맛있는 딸기사오려고 그 집을 찾느라 둘러둘러 온 것이다.
루시아님의 남편인 채영아빠는 근무가 아침부터 밤 근무 조가 따로 있다보니 매주일마다 쉬질 못해 마음은 산골에 늘 와 있으나 오지 못했다.

잠시 후에 근무를 마치고 다락방님이 다시 합류를 했다.

어제 늦도록 퇴비를 다 폈으니 오늘의 미션은 소나무를 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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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님은 척척 일도 잘했다. 아버님이 농사를 지으셨다니 초보농사꾼 보다야 훨씬 나은 실력이겠지...)

달밭은 땅이 정말 좋았다.
그러나 귀농 초에 돌을 골라낸다고 포크레인으로 공사를 하기 시작해서인지 물이 나고 물이 나니 다시 공사를 하고, 또 하고, 여러 차례 밭을 펴내고 가르고 하더니 작물이 안된다.

고생고생해서 심으면 거의는 땀값도 안나오곤 했기때문에 결국은 나무를 심기로 한 것이다.

1차로 진주까지 가서 직접 소나무 묘목을 사다 심었고, 준비 해 놓은 밭이 남아 이번에는 2차로 같은 집에 다시 똑같은 묘목을 택배로 주문했다.
먼저 우리가 가져온 밭에서 같은 모종을 보내달라고 그러나  약속과는 달리 다른 시원찮은 모종이 왔다.

긴 얘기를 하면 또 사람을 거론해야 하므로 그간의 마음앓이를 풀어내지 않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모종을 다시 받으러 읍까지 달려가서 택배로 다시 온 모종을 찾아 왔다.
산골은 택배가 집까지 안가져다 주니 거기까지 가서 찾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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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비가 와서 사람 애간장을 태웠으나 아침에는 맑았다.
백산님과 초보농사꾼이 50분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가서 모종을 찾아왔다.

이제부터는 모종을 열심히 심으면 된다.
오전에는 나랑 백산님, 초보농사꾼 셋이서 심었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채영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소나무를 심었다.
채영이는 양지바른 거북바위 옆에서 흙장난을 하다 바람때문에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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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날씨가 변하여 추워지고 찬바람이 한겨울 처럼 몰아치기 시작했다.
어찌나 추운지 모종 심느라 젖은 장갑때문에 손이 시리고 귀가 떨어질듯 추웠다.

날씨도 참...
나중에는 비까지 내리고 우린 꿋꿋하게 소나무를 심었다.
세찬 바람에 비... 완전히 한겨울 날씨였다.

그렇게 소나무를 심었고 변변치 않은  소나무를 받아 놓은 것은  돌려보내 주겠다고 했더니 필요없다며 보내도 받지 않겠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단다.
그럴 때 사람 자존심은 바닥을 긴다.

초보농사꾼이 그동안 참았던 부화가 올라오는지 다시 마당을 서성이며 담배만 피운다.

하여간  그마저 심어야지 그 묘목집 사장 말대로 태울 수는 없지 않은지...
처음 통화할 때는 모종을 태워버리라고 했던 사람이니 받지 않겠다고 하고는 끊어버린 모양이다.

그런데 밭을 묘목 주문한 만큼만 트렉터로 갈고 비닐을 씌워 놓았으니 그 변변치 않은 모종을 심으려면 다시 밭준비를 해야 했다.
날은 춥고...
그래도 모두들 열심히 밭을 다시 트렉터로 갈고 관리기로 골을 타고, 비닐을 함께 씌우고 다시 살지 죽을지도 모르는 안받겠다는 모종을 비를 맞으며 심었다.

초보농사꾼에게 도와주러 온 분들 날이 추워 고생하는데 확률도 없는 것을  심지 말자고 했더니 생명 붙은 것을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고 그냥 버리느냔다.
맞는 말이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추운 날 비오면 비 맞아가며 모두 심었다.

하나라도 더 잘 심으려고 애들 쓰는 백산님과 루시아님과 다락방님...

다락방님은 어깨도 많이 아픈 사람인데 밭에서는 날아다닌다.
저러다 내일 앓을지도 모를 정도로...

온몸은 모두 동태가 된 상태...
채영이 감기 때문에 조금 일찍 밭에서 내려온 루시아님이 밥도 해놓고 맛난 잡채도 해놓고 하여 난 밭에 매달릴 수 있었으니 얼마나 고맙던지...
남의 집에서 음식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데...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래도 나머지 일꾼을 위해 따뜻한 저녁을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저녁시간에 들어와 따뜻한 물로 씻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다 심고 나니 비가 더 온다.
이제 맘놓고 오는 모양이다.
그동안은 산골 일 도와 주러 온 사람들의 정성을 봐서 하늘도 쬐금씩 참았다 쏟아내는 모양이다.

서둘러 산골을 내려가는 사람들...
백산님, 루시아님, 다락방님, 채영아...
오늘 고생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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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오후에 합류한 다락방님과 루시아님의 일하는 모습은 찍지 못했다.)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마음설레는 직업
+   [산골편지]   |  2009. 5. 22.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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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1일

바닷가에 사는 이는 아침에 눈뜨면 바닷물이 어디까지 와서 찰랑일까를 내다 볼 것이다.
산중에 사는 이는 아침에 눈 비비면 툇마루에 앉아 해가 어느 산등성까지 밀려들고 있는지 내다 본다.

바다는 어느 날은 성난 모습으로, 어느 날은 내가 키웠던 순하디 순한 맬라뮤트 심성처럼 순하게 밀려 올 것이다.
그러나 해는 감정의 굴곡이 없다. 그 날이 그 날이다. 언제나 그 모습으로 온다.

다만 바다는 결석 없이 찾아오지만,
해님은 결석이 심심잖다. 장마철에는 얼굴 잊을까 겁난다.

바다와 해님은 그런 성격차가 있지만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나 산중에 사는 사람이나 자연에 목매달고 애틋해 하는 사람들은 바다에 안부를 묻고 해에게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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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은 지금 퇴비와의 전쟁중이다.


늦게 도착한 퇴비를 한시라도 빨리 땅에 콩고물 뿌리듯 뿌려야 한다.

그런 다음 트렉터로 부실부실하게 땅을 간 다음 골을 타고 비닐을 골골마다 덮어주어야 한다.
그 준비가 끝나면 그 밭의 주인공인 야콘 모종과 고추 모종이 들어와 둥지를 튼다.

봄에 이 모든 과정이 끝나야 농부는 한시름을 놓는다.


그렇다고 하여 시름줄을 아예 놓은 것은 아니다.

조금 후면 삐죽삐죽 올라오는 풀들과의 한판 승부를 몇 달에 걸쳐 치러야 한다.


시간은 흘러 가을이 되면 이제는 서리오기 전에 걷우어 들이느라 또 한 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그렇게 얼추 가을걷이가 끝나고 숨을 돌리면 첫눈이 온다.
농부는 그렇게 또 한 해를 갈무리한다.


이제 귀농 10년차다.
라면 장사 10년이면 눈감고도 끓이고, 10년 사업을 하면 눈감고도 고객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10년 횟집을 하면 눈감고도 날카로운 회칼을 공중제비하며 회를 뜨련만 산골의 초보농사꾼은 농사 10년차에 눈감고도 척척 농기계를 다룰줄 알아야 하건만 아직도 고치러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귀농10년차가 되니 농사란 나 잘난 멋에 짓는 게 아니라 대지와 하늘의 눈치를 봐가며 짓는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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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대지에 의존하고 감사해야 하는지를, 내 실력으로만 짓는 농사가 아니라 어느 정도 하늘에 목매달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눈 감고도 라면을 끓이고, 마음을 꿰뚫어 보고, 회를 뜨는 것보다 더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한 해를 시작하는 것처럼 겨울이 지나고 봄농사가 시작되는 시기가 되면 마음이 설렌다.
이렇듯 내 직업은 마음이 설레는 직업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마음이 느슨해지는 일
+   [귀농일기]   |  2009. 5. 1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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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6일

주일에 성당에 가는 날은 조금이라도 늦잠을 자려고 아침을 거르고 온가족이 성당으로 달린다.
울진의 성당 미사는 10시 반인데 그 시간에 대려면 최소한 9시 40분에는 늦어도 산골을 떠야 하는데 산골아낙의 일을 하느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기 때문에 막 달려서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8시 전에는 잠을 깨우기 시작히야 하지만 농부도 주말이라고 주일에는 잠깨는 일이 어렵다.
한참 잠이 많은 중학생, 고등학생인 아이들도 조금만 더 자는 것을 좋아하니 그렇게 잠을 조금 더 자고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성당으로 간다.

미사 끝나고 점심을 산골가족이 사먹는데 그게 주일의 일상이 되었다.
나야 전날 술을 했으니 칼국수같은 것을 좋아하는데 아내는 아이들에게 밥을 사주려고 한다.
가끔 짜장면도 사먹고 ...
그렇게 미사와 점심을 먹고 산골로 올 때는 아주 졸리다.
거의 졸리지않았던 적이 드물다.

배불리 먹었고 날도 따뜻하고 주일 긴장도 풀리고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반은 졸며 산골에 도착하면 정말 나른하다.
그때 쇼파에 누우면 일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농사 일이야 늘 바쁘다보니 주일이라고 쉬는 법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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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솔직히 그 나른함을 떨치고 일어서는 것이 쉽지않다.
오늘도 그랬다. 졸면서 도착한 집에서 조금 쉬니 일어나 밭에 가는 일이 몸이 무겁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나섰다.
출퇴근이 있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마음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채찍을 해야 하는 직업이 농사짓는 일이다.
사실 그게 참 무섭다.
귀농 처음하고 출퇴근없이 나 혼자 나를 관리하는 일이 쉽지않았고, 그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였기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굳건한 마음을 먹곤 했었다.

오늘은 커피 한잔 마시고 바로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며 급한 일을 하나라도 해결해야지 하고 생각한 다음 할 일을 정했는데 바로 개복숭아씨심기...

개복숭아 묘목을 파는 곳이 없어서 직접 싹을 틔워 그 작은 싹을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개복숭아는 사람 몸에는 참으로 좋은 재료이기 때문에 효소에도 따다 넣는다.
그 싹을 틔워 묘목을 심고 싶어서 올 봄에는 씨를 다른 방법으로 심는 거다. 2차로...

우선 밭에 풀을 뽑고, 인쟁기로 골을 탄 다음 씨를 땅에 묻어주는 것이다.
쭈그리고 앉아 일일이 타놓은 골에 개복숭아씨를  촘촘히 놓는 일인데 역시 막일 하는 것보다 힘들다.
아내가 할 일이 많은데 도와준다며 밭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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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풀을 뽑는데 손이 무지 빠르다.
골에 촘촘히 개복숭아씨를 놓고 가볍게 흙으로 덮어주었다.
이 놈들이 얼마나 손을 내밀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해줄지 궁금하고 설레인다.
어서 빨리 싹을 틔우길 바래본다.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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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아낙의 산골편지--상황설명만 하면...
+   [산골편지]   |  2009. 5. 1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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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7일

아침을 먹는둥마는둥하고는 진주로 달렸다.
울진에서 진주를 가려면... 최소한 다섯 시간은 기본이다.
서둘러 진주로 향했고 볼일을 보고 날이 어둡기 전에 주현낭자 혼자 있으니 산골로 달려와야 했다.

진주에서 볼일을 보고 바로 뒤돌아  저녁도 거르고 달려오는데 전화가 왔다.
퇴비가 왔다는 거다.
이번 퇴비는 군에서 일부 지원하고 농부가 일부 자부담을 하는 퇴비다. 물론 농협퇴비도 일부 지원하고 자부담으로 받았지만...

그래서 옆에서 들으니 마당에 쌓아놓고 가라고 했다.
인수증을 받아야 한다기에 우리가 달려갈테니 그럼 그 시간에 맞추어 와달라고 하는 초보농사꾼.
그럼 서울이라도 갔으면 어쩔뻔했는지..

어찌나 초보농사꾼이 고무탄내 나도록 달리는지 터널 안에 사고나서 나와 있는 사람을 칠뻔했다.
......................

미리 연락주면 좋으련만 이 늦은 시간에 온다고....

들려야 할 곳도 있었는데 안들리고 초보농사꾼은 그 퇴비때문에 가야 한단다.
부랴부랴 산골로 접어들었더니 퇴비차가 먼저 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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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퇴비는 사람이 쌓아 주는 것이 아니고 그냥 쏟아붓는 거란다.
그런 차가 온 것이다.

난감해 하는 초보농사꾼.
지금이 4월 중순이 넘은 시기에 퇴비가 온 것이다.
그것도 전량이 온 것이 아니라 일부만...

퇴비를 뿌리고,  트렉터로 치고,  다시 골을 타고 , 비닐을 펴고 ,그리고 심는다.
농사의 가장 초기 단계에 퇴비가 필요하다.

우린 지난번 농협 퇴비를 주문해서 급한대로 퇴비를 썼다.
오늘  온 퇴비는 일부만 쓰고 차곡차곡 쌓아놓아 주면 갑바로 덮었다가 내년에 써야 한다.
이 다음에 올 퇴비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쓰레기 붓듯 부어놓고 가게 생긴 것.
퇴비가 400포다.
한 포에 20키로 그램이다.

그러면 8톤이나 되는 퇴비를 초보농사꾼이 혼자 쌓아야 한다.
일단 쌓아야 내년에 쓸 수 있다.

또 설령 올해 쓴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부어주는 것이 아니고 농부들의 세레스에 쌓기 좋도록 쌓아주면 농부의 힘이 훨씬 덜 든다.
농협 퇴비는 그렇게 쌓아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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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농협에 주문한 퇴비이다. 이 퇴비를 밭에 뿌리고 있었다. 군퇴비가 안와서...)

퇴비를 싣고 온 분이야 무슨 죄가 있는지...

하여간 상황만 설명하고 싶다.
일체 이런 일은 홈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 초보농사꾼이다.
이 글도 어쩌면 삭제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여 쏟아 놓고 간 퇴비.
8톤이 널브러져 있다.
그것을 쏟는 과정에서 퇴비는 터지고 찢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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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포의 인수증에 싸인을 해달라고 한다.
400포를 누가 확인할 수 있는지..저 상황에...

거기에 수량 확인도 안되는 상황에서 사인하는 초보농사꾼.

안그래도 테니스 엘보가 도져서 고생하는데 안해도 될 퇴비를 8톤을 쌓아야 한다.
다시 오는 더 많은 퇴비는 어쩌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초보농사꾼이 일체의 언급을 못하게 한다.
지금껏은 산골에 살면서, 농사지으면서 이런 일들이 생겨도 일체 홈에 언급을 못하게 해서 안했다.
일체 안했다.

지난번 농협퇴비를 받을 때에도 농협에서 우리 퇴비( 500포, 즉 10톤이다. )를 이장님이 그댁 마당에 내려 놓으라고 했다고 거기에 내려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장님은 없어지면 모르니 빨리 가져가란다.
10톤을 세레스로 싣으려하면 ....상상도 하기 싫다.

10톤이나 되는 퇴비를 주문한 사람집에 가져다 주면 될 일이다.
1톤도 아니고 10톤이나 되는 퇴비...
그런데... 거기에 다 내려놓고 빨리 가져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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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농협과 이장님 사이의 의사전달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거기서 죽어나는 사람은 초보농사꾼이다.
이것도 깊이 얘기할 수가 없다.

10톤을 초보농사꾼이 들어 올려 와야 할 판이다.
초보농사꾼은 어찌 실어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눈치였지만 내가 그렇게는 못한다고 했다.
말이 10톤이지 그것을 사람 혼자 1톤 차에 실어 나른다고 생각해 보라.

이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좋게 좋게 말 안하고 넘어가면서 살아보니 죽으라 고생만 하지 누구하나 총대매고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 하나 없으니 개선책은 커녕 잘못 된 일이라는 인식조차 안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일단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국 일단은 농협에서 미안하다며(농협에서만 사과할 일이 아니었건만) 다시 10톤을 차를 실어와 집에 내려주었고 초보농사꾼이 차에 싣기 좋도록 쌓아주고 갔다.

그리고 다시 이 군 퇴비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일 역시 홈에 언급도 못하게 했다. 초보농사꾼이..
모든 일이든 다른 사람과 걸린 일은 아무리 속이 숯검뎅이가 되도 말을 못하게 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잘못 된 일을 개선해 나가자는 생각이 우선이다.
무엇이 어찌 되었든 지금 내 심정은 앞으로는 말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농민의 소리도 귀기울이기를...
조금만 신경쓰면 될 일을...그래야 개선되고 농촌이 나아지고 그래야 젊은 귀농자들이 많이 들어와 마을마다 기저귀가 휘날리는 영광의 날을 맛볼 수 있다.
그 뿐이다.

지난번 농협퇴비도 말안하고 그냥 10톤을 죽으라 나른다고 한 것을 그렇게 못한다고 한 것은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다시 군에서 이렇게 늦게 퇴비가 나오면서 8톤을 쏟아 놓고 간 것이다.

더는 할말이 없다.
그저, 농촌이 나아지길...
조금이나마 농민의 입장에서 무엇이든 생각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리고 퇴비 뿐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일에서 농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 시스템이 이리 돌아가는 농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귀농을 희망하는 분들도 알아야겠기에 적어본다.

퇴비차가 돌아가고도 10시간 이상 운전하고 진주다녀온 초보농사꾼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멍하니 어둠 속에 넋이 나가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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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이번에만 부탁한다.
+   [귀농일기]   |  2009. 4. 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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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1일

달밭은 사연이 참으로 많은 밭이다.
처음 귀농하자마자 이 너른 땅중에서 그 달밭에 처음으로 농사를 지었었다.
그때는 고추농사를 시작했는데 어찌나 잘되었는지 다들 처음 농사짓는 사람 맞냐고 할정도로 잘되었고 나는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갔었다.

그러던 밭이 어쩐 일인지 몰라도 점점 물이 나기 시작했다.
물이 나는 이유를 굳이 든다면 그 밭에 있던 큰 돌들을 들어내는 포크레인 작업을 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밭을 뒤집어 놓다보니 생땅이 나와 고물처럼 푹신 푹신하던 검으티티한 땅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한데다 물까지 나서 밭의 중간 중간은 장화가 빠질정도로 물이 났다.

물이 나는 곳은 당연히 작물이 안된다.
물나는 곳은 점점 넓어지고 그에 비례해서 작물도 숨어놓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을을 맞이하곤 하였다.
그래서 다시 밭을 포크레인으로 가르고 거기에 구멍뚫린 휴무관을 묻는 작업을 몇번이나 했다.
결론은 공사한 티도 안났다.

그렇게 몇번의 휴무관 공사를 했고, 나중에는 물내림 공사까지 하다보니 밭은 이미 예전 모습을 되찾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집에 가까운 밭이고 아주 땅이 좋았기때문에 해마다 작물을 심었고 해마다 실패를 했다.
아내가 해마다 그 밭에 다른 심자고 했지만 농부가 다른 것을 심긴 뭘 심느냐는 말로 일축하고는 해마다 수확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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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는 포기했다.
그래서 그곳에 소나무를 심기로 하고 트렉터로 갈고 골을 타놓았다,
오늘은 비닐을 펴야 하는데 아내와 하려니 힘에 부친다.
아이들이 중3, 고2라서 올해부터는 왠만하면 일을 안시키려고 했는데 결국 운동삼아 하자니 두말 안하고 따라나서는 아이들.

그래도 아빠 말이라면 그게 어떤 말이든 토를 달지않는 아이들이 대견스럽다.

선우랑 내가 비닐펴는 기계를 끌고 다니며 비닐을 펴놓고 가면 주현이가 뛰따라오면서 단단히 흙을 묻고 마지막으로 비닐이 어떤 바람에도 날아가지 말라고 삽으로 흙을 퍼서 덮어주는 일을 담당했다.
애들이랑 일을 하면 재미있게 금방 일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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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대로 몇골만 하려고 했는데 나온 김에 꽤 많은 골의 비닐을 폈다.

아내는 애들 뒤통수에다 대고 엄마도 금방 올라간다고 했는데 안온다며 애들이 속았다고 난리다.
산골에서 아이들과 일하다보면 힘도 안들고 시간가는줄 모른다.
거기에 아내까지 합세를 하면 완전히 코메디 가족이다.

작년에는 아이들과 우리 가족끼리 그 너른 밭의 비닐을 다 깔았으니 애들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런 해는 없을 것같다. 그때 다르고 올해 다른 몸 상태로 말미암아 전밭을 가족끼리 비닐펴는 일은 작년이 무식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으로 안다.

올해는 천천히 해보려고 하는데 성격상 될런지 모르겠다.

일을 끝내고 내려오는 애들 표정이 밝다.
요즘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대견해 보이니 나도 늙은 모양이다.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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