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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이 죽일 놈의 건망증 
2009.01.04   귀농아이들의 책이야기--게걸음으로 가다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이 죽일 놈의 건망증
+   [산골편지]   |  2009. 3. 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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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3일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난 내 새끼들 추울까봐 보일러의 아가리가 터져라 장작을 집어 넣었다.
보일러 숨구멍도 연통크기만한 것을 죄다 열어 재껴 놓았다.
그래도 내 새깨들의 새벽 찬 공기를 걱정하여 두꺼운 이불을 콧구멍만 남겨 두고 덮어 주었다.

새벽에 오줌누러 일어나서도 눈은 반쯤 감고도 가족들 요 밑에 손을 넣어 보고 이불이 가족들 콧구멍 밑에서 알짱거리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불 밑에 따땃함이 손 끝에 달라붙는 순간, 스님의 참선 모습처럼 눈을 감고 꿈인듯 생시인듯 고개를 끄덕이며 잠자리에 다시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니 이게 왠 날벼락인가, 작은 옹기 속이 꽁꽁 얼었다.
그 속에 4마리의 금붕어 가족도 ‘동작 그만’ 명령이라도 받은듯 너무나도 자유로운 동작으로 멈춰 얼음에 끼어 있다.

‘이 죽일 놈의 건망증이 어린 생명까지 목숨 줄 놓게 했구나...‘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나도 금붕어를 흉내내어 그 자리에 오랫동안 ‘얼음’(애들 놀이 할 때 얼음하고 외치면 바로 그 동작상태에서 멈추는 그런 거다)자세로 서있었다.

내 새끼들 추울새라 동동거리며 방정을 떨 때, 금붕어 새끼들 목숨줄 놓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날이 추워 내 가족 챙길 때 주위를 한번 둘러보는 여유만 있었더라면 이런 참변은 없었을 것이다.

요 며칠 하도 따뜻하고 햇살이 좋기에 겨우내 실내에서 지낸 금붕어 가족을 위한답시고 마당에 내다 놓아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날이 쌀쌀해진 것을 알면서도 이 몹쓸 놈의 건망증은 그들을 들이는 짓을 허락지 않았다.

산골소년 선우가 주말마다 그들의 안식처인 돌확을 솔로 청소해 주고, 돌확 안의 하얀 돌도 일일이 씻어 넣어 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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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뚝뚝한 초보농사꾼이 매일 아침 밥을 챙겨주곤 했는데...
내가 한 순간에 일을 저질렀으니 산골애들에게 얼굴이 서질 않는다.

내 정신 꼬라지가 이 모양이라 그동안 산골에서 정붙여 산 그들과 석별의 정도 나누지 못했다.

지들 집이 서서히 살얼음으로 변하고 꽁꽁 얼어 올 때 얼마나 당황했을까.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는 왜 봐가지고 상상은 거기까지 미치게 하는지...

금붕어 4마리.
자면서도 눈을 뜨고 잔다더니 죽어서도 눈을 뜨고 그동안 먹이준 산골아낙에게 잘있으라 인사하는 것같다.
그 눈빛은 인간의 원망과 미움에 찬 눈빛과는 사뭇 다르게 온화하다.
그게 더 사무친다.

이제 햇살이 그들을 녹여 주면 난 조촐한 장례라도 치를 생각이다.
언 땅이지만 삽으로 득득 긁어서라도 죽어서의 영혼은 따뜻하라고 흙이불을 두툼하게 덮어줄 참이다.

이제 그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놓고 떠나갔으니  내 영혼이 그들의 무게만큼 한쪽으로 사정없이 기울리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이들의 책이야기--게걸음으로 가다
+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  2009. 1. 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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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본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의 이야기 중 나의 호감을 자극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귄터 그라스가 쓴 ‘게걸음으로 가다’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바로 엄마를 졸라서 이 책을 샀다.

 난 지금까지 침몰한 배중에 최대의 참사가 타이타닉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나온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의 사상자는 무려 8000여명이었다. 이 숫자는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타이타닉의 사상자보다 무려 5배나 많은 숫자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귄터 그라스가 책으로 쓰기 전까지는 독일인들 사이에서 금기시 하던 이야기였다. 독일인 스스로 이 참사를 부끄러워하고 잊으려 하던 것이었는데 귄터 그라스는 그런 사람을 꾸짖기라도 하듯 이런 책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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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1월 당시 빌헬름 구스틀로프는 (한 때 이 배는 초호화 여객선,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로는 부상병을 수송하는 배였다.) 2차 세계대전 중 소련을 피해 독일 본토라 달아나던 중이었다. 그 때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를 포함해서 모든 배란 배는 독일인들을 본토로 옮기는 데에 다 이용됐는데, 당시 빌헬름 호에 타고 있던 사람은 약 9000여 명, 그 중 여자와 아이들이 반을 넘게 차지했다.

 가던 중, 4명의 선장들의 러시아 잠수함과 배에게 들키지 않게 가기 위한 토론이 시작됐다. 페테르젠과 그의 수석 사관은 항해 속도로 배를 생각해서 12해리만을 허용했고, 릭스회프트 해역에서 기뢰가 매설되긴 했지만, 수심이 얕아 잠수함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연안 항로로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찬은 적들에게서 빨리 멀어지고 싶은 마음에 속도를 시속 15노트로 높이려고 했고, 결국 수석사관과 찬의 의견대로 기뢰가 제거된 수심이 깊은 항로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곧 소련 잠수함 s13호에게 발각되었기 때문이다. 수심이 깊은 곳으로 가다보니 앞이 잘 안보여서 등불을 밝혔고, 속도도 빨리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는 어뢰 3발을 맞고 서서히 가라 앉았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시 상황을 귄터 그라스가 표현한 것을 쓰자면,
‘기적적으로 전기 윈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갑판으로부터 그 보트가 밧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동안 산책 갑판 안에 갗혀 있는 여자들과 아이들은 방탄유리벽을 통해 반만 태운 보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소형보트에 탄 사람들도 수많은 사람들이 방탄유리 뒤에 빽빽하게 갇혀 있는 것을 잠시 동안 보았다. 손을 흔들었을 수도 있을것이다. 배 안에서 이후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는 목격자도 없고 기록된 바도 없다.’

뭐라고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누구를 탓할 것도 아니라서....
무엇보다 독일인들이 스스로 이 큰 사건을 말하지 않고 금기시 했던 것에 대해서는 더욱 더 할말이 없다.
 이 국가적 금기를 깨버린 귄터 그라스에게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산골 소녀 박주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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