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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_해당되는 글 7건
2010.03.27   귀농일기--산골소녀가 학교다니던 길을 걷는다. 
2010.03.24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산골소녀의 제 손님맞이 
2009.12.24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춘천 벙개 후 다시 서울로... 
2009.01.03   귀농일기-- 늦은 새해 인사 
2008.12.13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2008.11.12   어느 귀농자 가정의 아침 풍경 
2008.11.04   산골풍경 -- 딸아이의 이쁜 마음 1

 

귀농일기--산골소녀가 학교다니던 길을 걷는다.
+   [귀농일기]   |  2010. 3. 27. 14:07  

2010년 2월 10일

 

오늘은 딸 주현이의 졸업이다.
아내는 딸이라 그런지 이것 저것 선우때와 또 다른 마음이 생기는지 어제 늦도록 꼼지락 꼼지락거리며 뭘 하더니 아침에도 뭘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인다.

 

 


[왼쪽에서 두번째 아이가 딸 주현입니다. 낯이 익어서 보니 일전에 산골집에 놀러 왔었던 친구들입니다.)

이제 학교차를 타고 다니는 시절도 이제 끝이다.
마을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집까지 올라오는 것을 즐겼던 딸아이다. 엠피쓰리를 듣고 길바닥에 개구리가 죽어 있는 것도 안타까워 하면서 딸아이는 걸어서 학교차를 타고 다녔다.

 

 

 

여름이면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가에서 엄마, 아빠에게 준다고 산딸기를 따오곤 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했지만 표현을 못했다.

 

 

 

요즘은 사탕처럼 달콤한 아빠(이런 표현이 난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렇게들 표현한단다)들이 많아 아빠가 딸에게 자상하게 책도 읽어주고 같이 놀아도 주고 선물도 하고 그런다지만 난 그런 부류는 못된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귀농 전보다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고 할수 있다.
자가진단이지만.

 

 

 

비오거나 눈이 오면 지엄마가 태워다 주기 때문에 어떤 때 보면 비가 온다고 좋아하기도 했으니 본인인들 왜 그렇게 걷는 것이 귀찮지않았을까.

그래도 초등학교때부터 군말 한번 없이 봄여름가을겨울없이 걸어서 다니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그랬지만 난 워낙 표현이 잘 안되는 아빠지만 오늘만큼은 수고했다는 말은 해주고 싶은 날이다.

 

 

 

여하튼 오늘은 아빠 말에 거역한번 못하고 잘 자라서 그렇게 친구들이랑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즐거워 하는 딸아이를 보니 대견했다.

딸아이는 친구생일이라서 축하자리가 있다며 읍에 남았고 선우는 선우대로 남고 우리 부부만 산골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읍에서부터는 계속 비가 왔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눈이 펑펑 오기 시작한 거다.

서둘러 밟았다.
산골의 눈은 금방 쌓여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리결에서 조금 올라가서 집으로 들어서는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차가 미끄러진다.


힘껏 밟아 돌진해서 겨우 집에 도착했다.

문제는 내일 서울로 엄마를 모시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명절을 산골에서 지내기 때문에 엄마를 모시러 서울로 가야 하는데 눈이 예상보다 많이 오기 시작한다.

아내와 상의 끝에 차 두대 다 국도가에 내려다 놓기로 했다.
아내는 쉬라고 하고는 한 대씩 내려다 놓았다.


한 대를 내려다 놓고 다시 한 대를 내려다 놓고...

다 내려다 놓고 그냥 올라오면 서운하다.


오늘 내 딸 주현이의 기쁜 졸업식도 있었는데 아내가 말하는 방앗간에 들려 막걸리 한잔 하고 가야지...

유이장님댁에서 막거리를 마시고 혼자 올라오는데 저 멀리서 작은 키에 우산을 쓰고 내려오는 사람이 보인다.
나를 마중오는 아내다.

 

눈이 쏟아지니 우산을 쓰고 내려온다.
얼굴색이 아주 좋으시다며 놀린다.
기쁜 날이라 한잔했다고 했다.

 

 

 

아내는 우산을 쓰고 내 뒤를 따라오고 난 시원한 눈을 맞으며 간다고 앞장을 섰다.
요즘 계속 야콘즙 작업을 하기 때문에  바빴는데 이렇게 뒷짐을 지고 딸 주현이가 걸어다닌 길을 걷자니 다시 새삼스러워졌다.

 

 

 

내일은 어머님 모시러 가야 하는데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그런데 쉽사리 눈이 그칠 것 같지가 않다.

 

집 처마 밑에서 눈오는 모습을 보며 졸업식장에서 못한 말을 뱉어보았다.
“주현아, 졸업 축하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산골소녀의 제 손님맞이
+   [산골편지]   |  2010. 3. 24. 12:38  

충남 천안 병천에서 온 가족이 한양으로 입성하여 그 꾀재재한 짐을 푼 곳이 서대문구 홍제동이었다.
그때부터 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다.

어리디 어린 난 그 전까지는 무엇이 부끄러움인지 잘 몰랐다.


인간이 제일 먼저 느끼는 부끄러움이란 잘은 모르지만 아담과 이브로부터 시작된 ‘벗은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닐까.

그러나 난 어려서 서울로 오고도 방학때마다 시골로 내려가 벌거벗고 멱감으러 다녔으므로 그런 부끄러움은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늦게 깨쳤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처음으로 느낀 부끄러움은 ‘없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시골에 살 때는 모든 것이 풍족했던 어느 종갓집 막내 손녀딸이었다.


그 꼴난 공부한답시고 부모님따라 서울로 들어서고부터는 어린 것이 그런 부끄러움 먼저 배워야 했다.


(▲ 친구들을 삼킨  버스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그때는 선생님이 학생집을 죄다 찾아다니는 일명 ‘가정방문’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럴 때면 엄마는 신경을 곤두세우셨다.


그래봤댔자 뽀족한 수는 없었지만 내성적인 엄마는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곤 했었다.
나의 친구들이 집에 온다고 하던 날도 여린 엄마는 더 말씀이 없이 멍해 하셨다.

 

혹여 딸아이에게 정신적 충격은 기본이고 그것으로 인해 사기를 잃을까 걱정하셨던 것같다.

아끼바리처럼 기름기가 좔좔 흘렀던 내 고향 병천에서의 살림과 전세살이인 서울살림이 몸뚱아리 하나 옮겨 놓는 것으로 손바닥 뒤집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 것으로 치자면 그 당시 엄마, 아버지야말로 정신줄 제대로 잡기 어려우셨을 것이다.

 

(▲ 버스 문으로 친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식들 줄줄이 허리춤에 꿰차고 서울에서 공부 빡시게 시켜 시집, 장가 빵빵하게 보내리라는 그 꿈 하나로 올라오셨기에 많은 자식들 눈동자만 합해도 야구경기장의 라이트 이상으로 당신들을 정신들게 했을 것이다.


서울 첫 살이를 그렇게 옹색한 전세살이를 하던 때, 우리 엄마 세대가 끔찍이도 높이 봤던(?)‘선상님’이 가정방문을 온다고 했다.

그때 이웃집에 살던 아줌마가 당신 딸 아이의 옷을 빌려 주었다.


엄마는 그런 것을 빌려달랄 주변머리도 못되는 사람이었다.

이웃집 아주머니는 우리가 서울 올 때의 입성으로 보나 세간살이로 보나 없는 집구석 모양새는 아니라고 판단하였단다.


망한 것도 아니고 시골 재산 그대도 두고 서울로 올라오느라 하루 아침에 거지꼴이 되었으니 같은 거지(?)라도 질이 다르다고 느껴 우리에게만은 살갑게 대해 준 이웃이었다.


이 이웃이 주인집이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같은 전세살이 아니 오히려 우리집 전세보다 못한 지하실 전세살이였다.

요즘 말하는 반지하 차원이 아니다.


그 집은 한참을 똥개천쪽 계단으로 내려가 있는 푸세식 공동화살실이랑 마주 보고 있는 문 속에 살았다.
그러나 먹성, 입성은 왠만한 부잣집 이상이었다.
내일 죽을 것처럼 먹고, 펑하고 사라져버릴 돈인양 옷을 사입고 가전제품을 들여 놓고 살았다.


그 당시 그 집엔 좋은 TV가 있었으니까.
그런 씀씀이로 인해 그 장마에도 똥물이 흘러들어오는 개천 옆 신세를 면치 못했다.






(▲ 이제 우리집 앞으로 가!!! )


우리 엄마는 굶어죽으면 죽었지 남의 외상지는 것과 빚지는 것을 질색으로 아셨다.

어린 기억으로, 그 집에 엄마 몰래 TV 보러 가서(엄마는 구걸하듯 TV보러가는 것을 질색하셨다. 자존심 하나는 풀먹인 교복 칼라처럼 빳빳하셨다.) 창문을 열면 금방이라도 개천의 똥물이 아는체 하고 들어올 것같아 그 쪽에 눈도 주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여간, 그 집 아주머니는 시키지도 않은 옷을 싸들고 와서 서울 선생들은 애들 옷을 보고, 세간살이를 보고 애들 기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며 엄마의 대답도 들어보지 않고 자기 딸 옷을 내게 입히곤 하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깐깐한 종갓집 맏며느리로 살아온 엄마에게 얻어 입히는 것도 아니고 빌려 입히는 것이 자존심 구기는 일이었건만 딸아이 기죽인다는 말에 찍소리 안하고 그 아줌마의 행동을 말리지 못했으리라.


그것 생각하면 지금도 엄마의 그 고뇌가 느껴져 머리통을 언 땅에 대고 진정시키고 싶다.

그랬다.
우리 엄마는, 내 엄마는 소설가 박완서님의 엄마처럼 그랬다.






(▲ '어린시절로 돌아가고파...')


박완서님의 엄마랑 우리 엄마가 너무 닮았고, 처지도 비슷했다.
자식들 공부시킨다며 종가집 뛰쳐나와 고생고생 서울살이 이겨낸 것이 똑같다.


박완서님네의 첫 서울살이가 서대문구 현저동이었으면 우리의 첫 서울살이는 서대문구 홍제동이었다는 것도 비슷했다.

시골에서는 윤택했으나 서울살이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악착같이 자식들 공부시킨 점도 엇비슷했다.


그 엄마의 그 딸도 비슷하여 박완서님이나 나나 그런 서울이 너무나도 싫어 방학하는 날, 하이에나가 먹이감을 발견한 것처럼 반은 눈이 뒤집어져서 시골로 내달렸고, 내일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서울로 상경했던 점 등이 또한 비슷했다.

이제와서 뭐가 어쨌다고 지금 어린시절 시린 생각이 날까.


오늘,
오늘 산골에 산골소녀 주현낭자의 친구들이 온다는 날이다.
주현이가 근처의 초등학교 다닐 때는 곧잘 친구들이 오두막을 찾았지만 오히려 새 집 짓고는 이래저래 바쁘다는 이유로 몇 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 "우리 입으로 들어갈 음식이 제대로 될까???")


이제 중학교 졸업을 코 앞에 둔 딸아이에게 그게 미안해 날을 잡았다.
그 놈의 날을 잡으면 왜그리 일이 생기는지.


걱정하는 내게 의외로 초보농사꾼이 아무리 일이 생겨도 애들 오는 날은 건들지 말라고 하였다.
정히나 우리 손님이랑 겹치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저 위의 신부님 집으로 애들을 보내자고 했다.


해먹는 것도 재료만 준비해 주고 지들끼리 구워먹든, 죽쒀먹든 해 먹으라고 하면 오히려 더 신바람 날 거라는 엄명이 있었다.

우리집 ‘가장’의 명대로 ‘주현이 친구오는 날’은 북박이로 고정시켜 두었더니 겹치는 문제들이 풀려갔다.
그래서 자식은 엄마의 똑똑함으로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아빠의 지혜와 우직함이 합해져야 제대로된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5명의 공주들이 온단다.
주현이는 아침부터 신부님집으로 올라가 보일러를 켜고, 혹여 벗들이 추울까봐 벽난로의 불도 다 지펴 두었다.




 


(▲ 벗들을 위해 벽난로도 미리 피워 놓은 산골소녀)


친구들이 읍에서 10시 버스를 타고 온다며 주현이가 걸어서 마을입구로 마중을 나갔다.
엄마가 태워온다니 걸어오는 재미가 있으니 엄마는 신경 하나도 쓰지 말란다.

그래, 뭐 신경쓸 일이 있을까.


그 옛날의 내 엄마처럼 자식 친구들이 온다고 하여 걱정할 일은 내게 없지 않은가.

애들이 걸어서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도 오지 않는다.


딸 아이 말마따나 지금 걸어오면서 추억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찐한 추억을...





(▲ 고기도 굽고... "햐, 빨랑 익어라")


한참만에 왁자지껄하는 소리에 내다 보니 다섯 명이 깔깔거리며 오고 있다.
걸어오면서 놀다 와서 늦었다고 겉옷을 다 벗어 던진다. 덥다고...


그 ‘더움’은 소녀시절의 그 풋풋한 생기와 꿈과, 호기심 등이 발동하여 열고 변했으리라.

일단 우리집으로 와서 지들의 하루 먹을 꺼리를 건내주었다.
장을 봐다 달라는 품목만 딱 사주었다.


그 전에 몇 번이나 그 이상의 것은 하나도 못주니(^^) 미리 친구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식단을 짠 후 재료 품목을 넘기라고 했기 때문에 장봐온 것만 넘겨주었다.

그래도 김치, 김, 계란, 귤은 산골아줌마가 서비스로 추가 제공해 주었다.^^


재료 보따리를 나누어 들고 신바람이 나서 올라가는 아이들을 보니 설레임을 안고 소풍가는 아이들 같다.
점심으로 삼겹살을 구워 먹고, 김치찌개, 핫케익도 만들어 먹고 달고나 등도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집의 마당에 나서니 달밭 위 신부님 집에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난 고기구워 먹으려니 전선줄이 필요하다고 하여 갖다준 것 말고는 일체 그 근처를 얼씬도 안했다.
부담없이 지들끼리 놀라고...




 


(▲ 세월이 흘러 구두의 땟깔과 사이즈는 변해도 너희들의 우정은 변치 않길 빈다 )


일단 4시가 넘어서 부모님들이 걱정하시기 전에 길을 뜨자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아래 집으로 소리를 친다.

왜 안그렇겠는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지들끼리만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실수도 하고, 자빠지게 웃기도 하면서 보낸 시간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기다려주었다.


주현이와 친구들을 태우고 읍으로 달렸다.
차 안에서도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뭐가 그리 재밌었냐니 계란말이는 자신있다고 아줌마께 큰소리쳤는데 말아지질 않아 후라이팬에서 다 먹어 치웠고, 핫케익 담당은 주현이였는데 다 태워서 검은 표고버섯 두 개가 있는 것같았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벗들을 위해... 달고나의 달인, 산골소녀의 맛자랑 )


삼겹살이랑 김치찌개만 정상이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두 번이나 구워 먹었단다.
하기야 먹성 좋은 아이들이라 삼겹살을 넉넉히 사고도 부족한 듯 싶어 다시 정육점에 들어가서 산 것까지 다 주었는데 다 뱃속에 들어 앉았단다.

그러면서 너무 아쉽단다.


불영계곡의 어둠이 찾아들었는데도 그 아이들의 웃음과 재잘거림은 계곡물처럼 끝이 없이 이어졌다.

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 말문을 열었다.


옛말에 ‘엄마 팔아 친구산다’는 말이 있는데 아줌마도 너희만할 때 엄마에게 수없이 들은 말이었다고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살아보니 ‘친구’는 엄마를 팔 정도로 소중하고 살가운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아줌마도 그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엄마 팔아 친구 산다’고 했듯이 지금 너희들의 이 우정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머리 희어질 때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는 말을 흘렸다.
알아들었는지....


아이들을 읍에 내려주고는 집에 도착하면 바로 주현이 핸드폰으로 문자날려 달라고 했다.
주현이 핸드폰이 문자를 받아먹느라 바쁘다.



 


(▲ " 너무 좋다~~~")


다시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주현이와 산골로 돌아오는 길.
주현이에게 오늘 친구들과 부족함이 없었느냐고 하니 태어나서 삼겹살 이렇게 많이 먹어보긴 첨이란다.(주현이는 선우만큼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애들이 또 오고싶어 한다는 말도 귀에 넣어준다.


그래, 기회되면 다음에 친구의 엄마들과 직접 통화를 하고 졸업하기 전에 한 번 더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주현이가 하품을 하면서 “엄마, 내 손님을 치러서 피곤한가봐“ 한다.


“그래도 나 자면 안돼. 신부님 집 대청소는 했는데 고기 구워먹은 판은 기름이 많아 못 닦았어.그것 다 닦고 자야지.” 한다.

뜨거운 물로 어찌어찌 하라고 일러주었다.


자기 친구가 와서 해먹은 거니 자기가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는 말에 아이가 많이 여물었음을 느꼈다.

아이는 제 손님을 철나고 처음 치러본 셈이다.


이렇게 자주 제 손님을 치르다 보면 저도 남의 집 손님으로 갔을 때, 어떠해야 하는지도 배우고, 손님 맞는 사람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자세여야 하는지 스스로 깨쳐갈 것이다.

그것은 주현이가 세상을 깨쳐 가는데 중요한 하나의 퍼즐 조각이 될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 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춘천 벙개 후 다시 서울로...
+   [산골편지]   |  2009. 12. 24. 12:31  


 

 

 

2009년 11월

 

춘천에서 홈에 오시는 반가운 분들을 만나고 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쉬운 이별을 하고 굼벵이 엄니와 해담풀과 함께 타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 도착하여 전철타기 알맞은 곳에 두 분을 내려드리고 나도 얼마 가지 않아서 내렸다.

초보농사꾼의 약속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나 역시 전철역에서 내린 것.


나의 다음 행선지는 서초동 교보문고이다.

내린 곳에서 서초동까지 그러니까 더 자세히는 강남역까지는 두 번이나 전철을 갈아타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구두가 너무 아프다는 거.

 

 

 

 

 

전철을 타러 가는데 벌써 발이 아파 절룩이게 되었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위해 교보문고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두 번의 전철을 갈아타는데 왜 그렇게 많이 걷고 또 걸어야 하는지...
하여간 강남역 6번 출구라고 하여 나갔더니 거기서도 한참을 걸어야 했고 걷는 중에 두 번이나 물어야했다. 아무리 걸어도 안나와서...

어쩌면 발이 아파 더 멀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빌딩에 들어섰는데 책 냄새도 안풍긴다. 화살표 방향으로 들어가니 계단이 나오고 세 층이나 죽으라 올라가도 계단...
나중에 알아보니 거긴 그 전체 건물의 비상구.


근데 왜 비상구 입구에 교보문고라고 써붙였을까나...발은 아파 절룩임의 정도가 도를 넘어 주위 시선을 둘러봐야 할 판국인데...

하여간 물어보니 지하란다.

 

지하에 내려가니 눈에 훤하게 책들이 들어온다.
그동안의 힘들이 다 날아가는 순간이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망설이다 비닐 우산을 사서 나오니 몸만 젖은 길은 더 가을스러웠다.)

 

쳐다만 봐도 찰떡을 먹은 것처럼 뿌듯하고, 내 책꽂이가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침을 흘렸다.

이란 그런 거다.


사람 마음을 배부르게 하는 것.

 

움베르토 에코는


“책이란 숟가락, 망치, 바퀴 혹은 가위와 같아서 발명된 이후 더 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한참을 책을 보며 아이들에게 사줄 것을 적고, 내가 읽으면 좋을 책도 적고 신바람이 나서 책을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초보농사꾼인데 밖에 비가 퍼붓듯이 쏟아지는데 아느냐고?
모른다고요.... 지하라고요...^^

 

지금 비가 많이 쏟아지니 마천동 엄마에게 가기 어렵고,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가까운 서초동 처형네로 가란다.
벗들과 만나 한 잔 하면서도 비가 쏟아지니 마누라가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귀농이 여러 사람 변화시킨다.

 

 

 

 

▲ (초보농사꾼의 소중한 친구들...)

나도 엎어지면 정강이 닿을 언니네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시누이 집에 잠깐 가신 어머님께 초보농사꾼이 전화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서울에 왔음을 눈치채시고 어머님이 집으로 오실텐데 내가 언니네 집으로 가면 부랴부랴 집으로 오신 어머님이 서운해 하실 것이다.

 

어머님이 내가 언니에게 가는 것을 싫어하시는 것이 아니고 초보농사꾼이 전화를 해서 서울 운운은 하지 않았지만 며칠 전에 춘천에 가게 되면 서울로 갈지 모른다고만 했는데 어머님께 갈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시고 무지 서둘러 오실 것이다. 혹여 얘들이 밖에서 기다리나 ...별 생각 다하시고(우리가 어린 얜가??) 서둘러 데려다 달라고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비가 쏟아지는데 멀다고 안가면 허탈해 하실 것 아닌지...

 

 

 

그래서 마천동으로 갈 생각을 하고 지하 2층의 팬시 코너에 가서 우산을 샀다.
비닐로 대충 만든 것인데도 5천5백원이나 했다.


집에 우산이 쌨는데 사야 하는지...망설이다 샀다.

문닫는다고 안내 방송이 나오고 땅 위로 나오니 웬걸...


길 바닥만 비가 휩쓸었음을 암시하듯 젖어 있을 뿐 하늘은 검기만 하고 떨어지는 것은 없었다.
길바닥의 낙엽만 온몸이 젖어 뒹굴뿐...

비싸다고 망설이던 비닐 우산을 금쪽같이 움켜쥐고 걸었다.


발은 통증이 심해 더 한쪽 발을 절게 만들었으나 비온 거리를 걷고 싶은 마음에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내가 떠나간 서울, 다시 찾은 서울에서 지금 무슨 생각으로 걷는지...


이제 내일 산골로 가면 내가 자라고 학창시절을 보내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이곳 서울은 다시 내 등뒤로 물러날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데 바람이 정신차리라며 얼굴에 와 아는체를 한다.

 

다시 2번을 갈아타고 어머님 집의 역에서 내려 천천히 걷는데 벌써 12시가 가까워졌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따라 일찍 들어온(밤12시에 들어오면 거의 기록이다.) 초보농사꾼이 어머님이 안들어 온다고 걱정걱정이시라며 어디냐고...
결국은 초보농사꾼이 마중을 나왔다.

내가 늦은 밤이라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비도 안오는데 손에는 우산을 들고 저만치서 나인 듯 하니 부른다.
서울 하늘 아래서 그 소리가 공중제비를 한번하고 나의 귀에 들어온다.

 

 

 

 

 

우린 연애시절처럼 반가워 하며 젖은 길을 걸었다.

 

어머님은 전화받고 말은 안해도 얘네들이 서울일거라고 생각하시고는 어찌나 맘이 급하던지 막 서둘러 오셨다고 하셨다.

“어머님, 제가 언니네로 그냥 갔으면 서운하셨을 것 같은데??”


“언니네 가는데 뭐가 서운해? 집으로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못보면 그게 그렇지...”하신다.

그렇게 새벽이 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 날이다.
어제 밤에 평소보다 일찍 헤어지며 오늘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한 모양이다.
어머님네 집에서 챙겨주시는 짐을 다 차에 싣고 어머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서 오는 길...

차 뒤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손을 흔드는 어머님 모습에 가슴팍이 뻐근해진다.

 

함께 친구들이 모여있는 하남시로 가니어제 못나온 친구들도 나오고 모두 9명이 닭백숙을 먹으러 갔다.
친구가 관심있어 하는 땅도 덤으로 구경하고...

점심을 먹으니 당연히 이슬이는 따라 나오는 법.


산골로 내려가야 한다며 술을 안마시는 초보농사꾼.
어차피 지금 내려가도 어둔 시간에 도착할 것이고, 비도 오는데 그냥 좋은 벗들을 만났으니 술을 마시라고 했다.

그리고는 술도 깰겸 이사한 친구집에 내가 아직 못가보았다고 친구집으로 향했다.


초보농사꾼의  친구는 친구가 술이 깨서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동행하면서 여기 저기 구경도 시켜주고 애를 썼다.

자기도 엄청 바쁘면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애들 좋은 옷을 싸게 파는 곳이 있다며 거기까지 데리고 가고...물론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 못사입혔지만 사입힌 것보다 더 마음이 따뜻했다.


좋은 벗에게서는 말보다 그런 행동에서 더 향기가 풀풀 난다.

덤으로 친구 집 뒤에 있는 말의 거처(?)도 가보았는데 말들이 내 키보다 몇 배나 커서 엄청 무서웠다.

 

 

 

 

그런데 신기하게 눈은 소보다도 더 순해 보였다.


모두  세 마리인데 그 중 한 마리는 하얀 암 말이다.
답게 고개를 숙이고 수줍어한다.

 

친구집에서 차를 마시고 산골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접어드니 그제서야 정신이 바짝 든다.
비가 오고 있고, 날은 어두워지고 있으니 초보농사꾼이 운전하기에는 별로 달갑지 않은 조건이다.

 

그럴 때 옆에 있는 조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귀농 10년차가 지나고 있다는 말로 시작하여 앞으로의 계획, 꿈 등을 함께 나누었는데 그 시간이 참으로 소중했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산골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춘천에서의 하늘마음농장 번개를 마치고 서울을 거처 산골의 내 자리로 돌아왔다.

만남으로 인해 가슴뛰었던 시간들, 그리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헤어짐으로 인해 찡한 시간들...
그런 시간들을 엮으면 가지런한 소풍길이 되는 것이리....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일기-- 늦은 새해 인사
+   [귀농일기]   |  2009. 1. 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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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지가 벌써 언젠데 지금 하자니 쑥쓰럽네요.

오늘 내일 해야지 하다가 보면 산골아낙이 먼저 해서 제가 또 하려니 쬐끔 거시기해서리...
아 참! 거시기란 말이 나와서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제 친한 친구중에 김 xx란 친구가 있습니다.
어렸을때 부터 정말 힘들게 성장해서 고생고생하면서 지금은 경기도 하남에서는 알아주는 사업가가 되었죠.
그 친구 딸의 이름은 "소담"이라는 이름으로 참 아름답죠.
소담이 이후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름이 참 가관...

이름하야 "김 거(巨)식(植)"
한문으로 보면 참 좋은 이름인데 발음하기는 영...
그래서 우리가 그 친구한테 그 많은 이름중에서 거시기가 뭐냐고 놀렸지만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거시기라는 말이 자기 아들이 성장하면 오랜 옛날 사투리라 없어질거라고..................

없어지기는 커녕 결국은 법원에 개명신청을 해서 딴 이름으로 바꿨답니다.

말이 딴데로 흘렀네요.
지난해는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저에게도 무척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밤에 잠을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여명이 틀때까지 먼산만 바라보며 애꿎은 담배만 축내길 몇번 했지만 모두
부질없다는 걸 왜 꼭 시간이 지나야 가르쳐 주는지.

사실 지금까지 산골에 살면서 조금은 허영과 허상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또 느릿느릿 살겠다고 했지만 과속하고자 하는 마음도 먹고 그걸 실천에 옮기기 위해 엑셀을 밞았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올해는 조금 고쳐보려고 합니다.
금전적인 success보다는 산골에서의 survival을 제 삶의 우선순위에 두겠습니다.

건강도 신경을 써야 할 나이가 되었기에 건강도 우선순위에 두기위해서라면 금전적인 욕심을 버려야 농사를
줄일수 있겠지요.

거울을 많이 보겠습니다.
안방이나 화장실에 있는 유리거울이 아닌 제 마음의 거울을 보겠습니다.
고백컨데 제 마음의 거울은 기껏해야 성당에서 미사볼때나 가끔 들쳐본 기억뿐입니다.
내 속마음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염두에 두고 생활해 보겠습니다.

산골에서 초보농사꾼(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새해 첫날 해돋이 미사에서의 세 가족입니다. 찍사는 산골 아낙)


 
 
        

 

귀농풍경 -- 멀리서온 벗을 만나는듯...
+   [산골풍경]   |  2008. 12.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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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낯선 차가 들어섭니다.
연락없이 손님이 오시나보다 했습니다.
누굴까...

애들이 더 긴장합니다.
주말에 모르는 사람이 느닷없이 오면 좀 그런가 봅니다.
가족끼리 주말에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 마음을 아는지라 ...

그런데 우체국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안타고 오늘은 근무를 안하는 날이라 차로 택배를 배달해 주십니다.

받아보니 미국의 친구 영렬이가 보낸 것입니다.
선우가 먼저 봅니다. 영렬이모라고...

선우에게 주소를 찢지 말고 그대로 오려달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니 울컥합니다.

친구의 글씨를 보자 친구를 만난듯 그렇게 울컥한 것입니다.

친구의 필체....
예전의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우리의 우정처럼...

친구는 내가 귀농하고 힘든 일을 하니까 마음을 보통 쓰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미국에서 하늘마음농장 홈을 열어 놓고 나를 걱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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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우리 부부가  아프니까 약이랑 내 썬크림(^^) , 화장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 원두커피... 등을 챙겨 보냈습니다.
안그래도 편지를 보내고 싶어했던 내 마음이 들킨 것같아 마음이 술렁였습니다.

친구의 필체를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 벗이란 이런 것이지요.
진정 친구라고 할 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어떤 때는 '은인'이라고 초보농사꾼 앞에서 , 그리고 남들 앞에서까지 몇 번이고 말하고는
이제는 '너 없이도 이제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 되자 같은 입으로 ....
그런 사람은 친구라고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저 사회에서 만나 자기 궁하면 그랬다가, 처지가 조금 달라지만 이러는 그런 사람은 친구라는 단어를 붙이면 좀 그렇다고 생각해요.

벗이란...........
흐르는 물처럼 ,
하늘의 별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그 빛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물에 걸리는 않는 바람처럼 말입니다.

오늘 내 귀한 벗의 글씨를 보고 난 그를 만난듯 좋아했습니다.

**********************

어제도 그랬습니다.
한 권의 책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막 읍으로 나가려고 시동을 거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주십니다.
일단 급하니까 읍으로 달리다 운전중에 뜯으려니 잘 안됩니다.

불영계곡 국도가에 차를 세우고 뜯어 봅니다.
조심조심, 두근두근...
책인줄을 미리 알았습니다. 알려주어서...

무슨 책일까...

책을 뜯어 보니 내가 좋아하는 달라이라마의 책입니다.
가슴이 잠깐 대어 보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가슴에 대어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해지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와 한 장을 열어 보니 한 장 가득 글도 써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요.
누군가 나를 위해 책을 두 시간이나 서점에서 골랐다면..............
황송했습니다.

벗이란,,,
그리고 만남이란...

오늘의 화두입니다.

복많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어느 귀농자 가정의 아침 풍경
+   [산골풍경]   |  2008. 11. 12. 20:52  

이른 아침..
초보농사꾼이 서리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이제는 아침 날씨가 추워 밖에 나갈 때 머풀러를 머리에 뒤집어 씁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초보농사꾼이 가만히 안있지요.

"우리 선우 엄마 오래 살꺼야....^^"하며 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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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보니
아이고 산중의 친구들이 온통 서리를 뒤집어 쓰고 있네요.
귀여운 것들...

서리쓰고 있는 모습을 혼자 보기 아까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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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들은 이렇게 금방 웃습니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우리네 인생사랑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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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산골풍경 -- 딸아이의 이쁜 마음
+   [산골풍경]   |  2008. 11. 4. 05:02  

주현이가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선다.
부지런한 농부같다.(우리집 농부랑은 다른...)

어느날,
아침을 친구네서 먹는단다.
그러니까 마을입구에 친구가 한 명있다.
할머니와 둘이서 아침을 먹는...

게다가 친구가 아침을 안먹고 학교에 가기때문에 같이 먹고 가려고 한단다.
그러면 할머니가 너무 귀찮으니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

딸 말이 할머니가 자기를 좋아해서 괜찮다고 하실 거란다.(그거야 니 말이고...)

딸의 말이 너무 진지하고 마음이 이뻐서 일단 알았다고 했는데 할머니께 죄송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그럼 없는 찬이지만 니가 반찬을 싸가지고 가면 밥만 축내면 될 일이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나중에 할머니를 만나 귀찮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하니 주현이가 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하신다.
우리야 쌀농사를 지으니 괜찮지만 주현이 엄마가 반찬해 보내기 어려워 그게 미안하다며 가지런한 틀니를 내보이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없는 찬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마울뿐이다.

그런데 어떤 날은 엄마가 너무 농사 일로 힘들게 잠드셔서 그랬다며 안깨우고 그냥 터덜터덜 가는 거다.
그러지 말고 엄마 꼭 깨우라고 해도 쉽지 않은가 보다.

요즘 야콘을 캐고 있다.
어제도 힘들게 자고 있는 엄마를 못깨우고 주현이는 또 그냥 갔다.
그때의 기분이란..........

자식이 학교가는 것도 못보고, 찬도 못보내고..
할머니는 일찍 일가시고 저랑 친구랑 잘 먹었다고 하지만 에미 맘이 어디 그런지...
어제도 야콘을 캤으니 당연히 못일어나지만 자면서도 주현이가 걸렸다.

이제 막 없는 찬이지만 도시락 가방에 넣어서 현관문 밖 데크에 내다 놓았다.
거실에 두면 반찬도 상할지 모르고 혹여 이 놈이 바빠 그냥 튈지도 모르기 때문에 밖에 내다 놓는다 날이 아주 춥다.
이런 날에도 주현이는 학교 차를 타기 위해 덕거리까지 약 20분의 거리를 걸어서 간다.

도시락 가방이 둘이다.


간혹 친구집에 잘 두고 오기때문이다.
그렇게 반찬을 먹으면 할머니가 씻어서 도시락 가방에 넣어 주시면 주현이는 학교에서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집에 들려서 가방을 가져와야 하는데 자주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그래서 가방이 둘이다.

오늘도 야콘을 캐야 한다.
다시 한숨이라도 자야하는데 빨래 돌리고 일어난김에 보일러에 나무 집어넣고, 주현이 가방 밖에 두고 그러느라 잠이 다 달아나 잠이 오려는지....

주현아,,,,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해 여러 모로 미안하구나.
그러나 말이야.
우리 주현이가 말수가 적지만 간혹 던지는 한 마디가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그리고 어제 어깨 주물러주어 고마웠어.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기 바란다.

산골 다락방에서 엄마가(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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