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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_해당되는 글 3건
2009.07.07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마음을 어디에 두고 사는가. 
2009.03.04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영혼을 깨워주는 일 
2009.02.04   귀농풍경-- 많이 변했다.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마음을 어디에 두고 사는가.
+   [산골편지]   |  2009. 7. 7. 18:54  

울진 장날이다.
성당에 선우교육이 있어서 6월까지는 매주 토요일에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한다.

차로 50분 되는 거리를 꼬불 꼬불 불영계곡을 따라 몸도 같이 휘두르고 간다.
성당에 도착하면 어찌나 어지러운지 주현이는 그만 토할 때가 종종 있다.

아이를 성당 교리실에 보내고 나머지 식구들은 장보러 나섰다.
토마토,방울토마토,가지,오이,수박,참외,고구마 모종을 샀다.

과일에도 워낙 종약,제초제를 많이 치는터라 아이들 간식거리를 넉넉히 준비한 셈이다. 몇 낱 열릴지 몰라도....

아이들위해 이것 저것 고르는 무늬만 농부인 그이의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내일은 아이들과 먹을거리 심는다고 부산을 떨 박씨 일가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

귀농을 허락하자 그이는 사표수리도 되지 않은채 차 먼저 처분했다.
지금 차는 농촌에서 너무 사치스럽다고.

그래 구입한 것이 포터 더블캡이다.
앞에 여섯 명이 탈 수 있는 트럭.

그 트럭을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것을 보고 그만 혼자 울었다.
처음 그 트럭을 타고 나가는데 얼굴이 화끈거리고 몸둘바를 몰라 하는데 아이들은 좋단다.
뒤에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다나.

처음 그 트럭을 타고 광화문에 있는 한국생산성본부에 원고갖다 주러 가는데 내내 우울했었다.

옆에 탄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창 밖을 보니 다 나만 쳐다보는 것같고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이 표정은 나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듯했다.

그리고 귀농!!!

귀농 후에는 처음보다 조금 덤덤해지긴 했지만 솔직히 아무렇지 않은듯하지는 않았다.

손도 그을릴대로 그을리고 나물캐고 고추심느라 갈라지고 터져 시장이나 성당에서 무엇을 집으려다가 내 손에 내가 놀라 움츠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내 산골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산골차림에는 그 터진 손이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우리는 흔히 나 위해서 산다고 한다.
그리 강조하는 걸보면 남위해 사는 부분 또한 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어떨까'하는 마음에 집착하다보면 우선 주체성을 잃게 되고 겉치레에 치중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내 안에 내가 얼마만큼 주인으로서 자리잡고 있느 하는 것이다.

내가 중고트럭을 타고도 행복하면 그만이고 다 갈라진 손으로 다녀도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으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았는데 이제는 일치되어가고 있다.

도시에서 좋은 차타고 좋은 옷입고 다니면서 제일 행복해했는가.
불평도 없고 자식,남편에게 만족하며 살았는가 반문해 보고 싶다.
몸뚱아리의 주인인 마음이 평화로운가가 문제라고 본다.

우리 산골에 심심잖게 손님이 찾아온다.
가족이나 부부가 올 때가 많은데 대부분 남자는 이 생활을 동경하는 눈치인데 부인은 거침없이 "이런데서 살으라면 난 못살아요"한다.

이곳이 사람살 데가 아닌가? 듣고 나면 이내 마음이 언잖다.
그럴 때 묻고 싶다.

"그대는 도시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인가?"

난 말이다.
우리 하늘마음농장에 오는 다른 이들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이곳에 돈을 벌기 위해 오지 않았다.

돈은 도시에서 버는 편이 훨씬 고상하고 빠르다.

그러나 나만이 평화롭기 보다는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평화를 맛보기를 바란다.
도시에서 찌든 때를 벗어버리고 싶을 때 조용히 마음을 감싸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저 바람처럼 왔다가 세속의 모든 가슴앓이를 내려놓고 갈 수 있도록 빈 자리를 마련해 놓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달라이라마는 말했다.

"진정한 자비심은 물질을 나눠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라고............

*******************************
비가 안온다고들 야단이다.
아닌게 아니라 마늘들도 삐죽 삐죽 고슴도치 가시처럼 쑥쑥 돋아나더니 얼굴이 노래가지고 땅만 쳐다보고 있다.

길가에 뿌려둔 조그만 꽃씨들도 꼭꼭 숨어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하고 있다.
하늘을 본다.

별들이 소풍나온듯 여기 저기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다. 내일도 나의 이웃에게 물주기는 틀린듯하다.

내일은 하다못해 물을 길어다가라도 먹여야겠다. 마늘,채송화,목화,홍화,매실나무에게....................


2001년 오월 13일에
개구리소리 요란한 산골에서 배동분 소피아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영혼을 깨워주는 일
+   [산골편지]   |  2009. 3. 4. 02:18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년 2월 7일

작년 말에 신이 나에게 12개가 끼워진 곶감 한 줄을 선물로 주셨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빼먹으며 유익한 양식이 되어야 한다는 간곡한 멘트를 날려주셨다.

이제 하나의 곶감을 빼먹고 두번째 곳감을 집었다.
그리고 하나 먹은 곶감이 유용한 양식이 되었는지 돌아본다.
아니다.
똥밖에 된 게 없는듯하다.

헛된 한 달을 보낸듯 또 한 장의 달력을 찢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

요즘 야콘즙과 야콘칩 작업을 한다.
그러려면 야콘을 일일이 씻어서 슬라이스를 한다.
야콘을 씻는 일은 쉽지 않다.

작년에 가물어서 갈라졌기 때문에 그 갈라진 틈마다 흙이 들어 앉아 있어서 그것을 일일이 후벼 파야 한다.
그런 작업이 끝나면 슬라이스를 한다.

이 일을 초보농사꾼과 둘이 했었는데 산골의 아이들이 한양에 다녀온 기념(?)으로 모두 함께 작업을 하기로 했다.
사실 일을 도와주는 의미도 크지만 가족이 힘든 일을 함께 나눈다는 데에 더 의미를 둔다.

그러다 보니 난 다른 일이 있어도 끼어서 말동무가 되어 주고 애들처럼 장난도 치고 1인 3역 정도는 해내야 한다.

그 일을 하면서 우린 대화를 많이 한다.
서울에 갔을 때 어떤 점이 인상 깊었는지...등등을 물어본다.

그런데 가끔 초보농사꾼이 찬물을 끼얹는다.
가령
"선우야, 내가 알기로는 넌 미술이 허당으로 아는데 서울가면 왜그렇게 미술관, 예술의 전당 등을 이잡듯이 다니냐?"

그냥 미술에 관심 없는 네가 그렇게 미술관 등을 다니니 기특하구나...이런 멘트를 날리면 어디 덧나는지...

선우는 씩 웃으며 대답을 한다.

물론 자기는 그림에는 젬뱅이란다.
그러나 그리는 것을 못하면 보는 안목이라도 키워야 한단다.
네째 이모는 주부이면서도 예술의 전당에서 살지 않느냐,
그 이모가 미술을 잘 그려서 다니는 것은 아니다,
자꾸 다니다 보니 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감동이다,
내가 관심없는 분야라고 신경 끌 일이 아니고 다방면에 조금의 안목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

그런 대답에 초보농사꾼 본전도 못찾았다.

야콘 작업을 하는 시간은 그런 시간이다.
중3이 되는 주현이 역시 스스로 미술관 등을 서울 스케줄에 꼭 넣는다.
주현 낭자는 시를 좋아하다 보니 교보문고에서 시집을 많이 본 모양이다.

광화문 교보문고는 내가 서울살 때도 등에 업고도 자주 가던 곳이다.
주현이는 업고, 선우는 걸리고...

업은 애가 뭘 알까 하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책 냄새, 그리고 서점의 그 풍광이 천리도 본다는 아이가 그것만 안볼 리는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때문이다.
아이들이 크면서도 갔었고, 귀농하고도 방학때마다 데리고 갔다.

이제 데리고 안가도 제 발로 찾아가 감동을 담아 오고 있다.

그렇게 야간 작업에 돌입할 태세이니 산골아줌마는 간식을 준비해야 한다.
말벗이 되어 주랴, 간식해 나르랴...

그렇게 서둘러 집으로 올라가는 내 뒤통수에 날아오는 멘트
"선우 엄마, 쏘주 빼먹고 오는 것은 아니것지..."

'요즘 귀신은 뭐하는지...^^"

산골음식이란 <있는 재료로 한다>가 기본 모토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고 산골가족들도 이 음식에 뭐가 빠졌느니, 뭐니 하는 일은 없다.

오늘의 메뉴는 선우의 강력한 부탁에 의해 비빔국수와 김치부침이로 정했다.
일단 콩나물을 삶아서 넣고,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김치 부침이는 이곳 어르신이 찬조해 주신 것을 송송 썰어 계란 넣고 부쳤다.

내가 서두르는 이유 두 가지.
첫째는 빨리 갖다가 줘야 세 박씨들이 에너지가 생길 것이고,
두번째는 나 없는 사이 하나밖에 없는 배씨를 간식으로 도마에 올리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서다.^^

노동을 하고 먹는 참은 꿀맛이다.
아니나 다를까.
넉넉히 해간 음식이 바닥이 금방 났다.

방학이라도 진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좋을 게 없다.
동네도 한 바뀌 같이 돌고, 같이 책도 보고, 그리고 저녁에는 이런 운동(?)도 시킨다.

선우가 말한다.
"커서 이런 일들이 많이 그리울 것같아요."

그리운 것이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립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시절의 일이 지금 내가 가는 소풍길에 깔려진 낙엽처럼 바스락 바스락 영혼을 깨워주는 소중한 일이기때문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귀농풍경-- 많이 변했다.
+   [산골풍경]   |  2009. 2. 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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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을 보면서 요즘 하는 말이다.
"많이 변했다"

서울생활에서 못보던 면을 귀농하고 많이 본다.
아마도 귀농하지 않았으면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다 갈뻔 했던 남편의 다른 면 말이다.

물론 모르고 죽는다고 해도 아리고 씨릴 것은 없겠으니 한평생 인생의 길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함께 걸었던 동반자인데 가령 따사로운 면을 모르고 소풍길을 접으면 그건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지 싶다.

몇 달 전에 대구 교육을 가면서 화분파는 곳을 보았단다.
그 날은 보았다는 보고만 있었다.
한 달 후의 교육때 그는 그곳을 기억했다가 화분을 사다 주었다.

알아서 사다준 것이 아니고 내가 혼잣말처럼 했던 말을 귀에 잘 담아두었던 모양이다.
두 번의 기억을 되살려 내가 좋아할듯한 때깔을 골랐단다.

귀농 전 같았으면 그런 혼잣말에 귀기울일 여유가 없어서도 못사다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귀농하고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인지, 자연을 조금이나마 닮아가서인지 마음에 담아두었다 행동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초보농사꾼의 행동이 하도 기특(?)하여 화분을 받자마자 그에 어울리는 작디 작은 놈에게 집을 주었다.
집 입구의 계단에 올려놓으니 이쁘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난 그의 마음을 읽는다.
그래서 배부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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