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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 _해당되는 글 3건
2009.08.12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물고기 사랑을 기억해다오. 1
2009.01.02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2008.12.31   귀농풍경--새해에는...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물고기 사랑을 기억해다오.
+   [산골편지]   |  2009. 8. 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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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사지 멀쩡히 공밥을 축내고 있다는 자책감을 덜기 위해서라도 이 여름 밭에 나가 김매고 효소꺼리를 채취하는 일을 즐겁게, 더 열심히 해두자 마음먹었습니다.
마음이 거기에 미치니 뙤약볕 아래 몸뚱이 놀리는 일을 더 지성껏 하게 됩니다.
마음이 요사를 부립니다.

****************************

일전에 논산이원무 베다 신부님이 오셔서 초보농사꾼이랑 계곡으로 고기를 잡으러 갔었습니다.
초보농사꾼이 오전에 예초기 작업을 하고 오후에 나서는 길이었지요.
일주일 내내 휴일도 없이 일하는 초보농사꾼에게 휴식도 이름을 달리한  일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 재미지게 놀다오라고...

저녁이 다 되어 돌아온  두 사람의 모습에서 얼마나  계곡에서 행복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 젖은 옷에, 산중의 저녁 무렵 추위에도 입가에는 웃음이 덕지덕지 붙어 떨어질 줄 몰랐으니까요.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산골아이들에게 튀겨 주고 싶으셨던 신부님.
그러나 논산으로 돌아가실  시간이 되자,  튀김은 식으면 맛이 없다며 튀겨 놓고 갈 수는 없으니 이것을 금방 튀겨서 선우, 주현이에게 주라며 건내주시는 그릇...

들여다 보니 일일이 손질을 하셨더군요.
배를 가르고 씻어 내 손이 더 가지 않도록 해서는 건내주십니다.

그 고기그릇을 받고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세 치 혀로 나불거리는 말보다 침묵이 더 내 마음을 잘 전달함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인 산골소년 선우(아론)이 오려면 주말이 되어야 하는데 고기는 상할 것같고...
할 수 없이 나머지 식구들을 위해 고기를 튀기기로 했습니다.

꺼내보니 참 많았습니다.
난 물고기 이름이라고 해봤자 미꾸라지, 붕어, 피래미 정도가 전 재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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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에는 꺽지도 있다고 초보농사꾼이 일려줍니다.
피래미랑 꺽지가 주종을 이루는 것같았습니다.

주현이에게 이 물고기를 튀기게 된 경위에 대해 세세한 설명을 했습니다.
고기에게 밀가루를 초벌로 입힐 때도, 한번 더 튀김 옷을 입을 때도, 절절 끓는 기름에 그것들을 조심스럽게 넣으면서도 재차 설명해 주었습니다.

튀김을 해서 식기 전에 먹으라고 신부님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어 여러 차례 준비를 시키고 튀김이 완성되자마자 주현이와 초보농사꾼을 불러 앉혔습니다
신부님이 그렇게 산골가족이 맛있게 먹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나는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임무수행을 철저히 하려고 맘 먹었습니다.

따끈한 물고기 튀김과 간장...
그것만으로도 식탁이 화려합니다.
초보농사꾼과 주현이가 맛있게 먹습니다.
뜨거운 튀김을 먹으면서도 이것을 잡을 때 신부님과 어땠다고 부가 설명을 해줍니다.
그 별책 부록과 같은 가슴 훈훈한 설명은 물고기 튀김의 또  다른 양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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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빗속에서 살구를 따느라 힘들었던 초보농사꾼도 맛있게 먹습니다.
이 물고기가 불영계곡에서 어떻게 산골로 오게 되었는지 아빠에게 진지하게 듣던 주현 낭자도 맛있게 먹습니다.
튀김하랴 , 식기 전에 먹으랴  바쁜 나도 오랫만에 따뜻한 튀김을 먹습니다.

모두가 감사하고 좋은데 아쉬운 점은 고등학생인 아들 선우(아론)가 튀김을 못먹었다는 것입니다.
튀김이야 시장에서 사주려면 쌔고 쌨지만 이건 돈 몇 푼 주고 사먹는 튀김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아쉬운 점은 신부님이 아론과 안나를 더없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해 그게 더 아쉬웠습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에는 글쓰기 위한 사진이 아니고,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아들 선우를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 찍었습니다.
사진이라도  보여 주며 아론과 안나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입니다.
그리하여 세상을 살아갈 때, 너희들도 이처럼 사랑을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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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의 이 말을 난 가슴에 담고 삽니다.
"삶에 있어 최상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라"는 말입니다.

"선우, 주현아,
<물고기 사랑>을 기억해 다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1. 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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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여중고등학생때 많이 읽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라 정말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학교 교정 나무 아래서 혼자 거닐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의 시는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없는 시가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시에 빠져들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운 말로 포장되어 있는 시가 많음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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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 어린 나이에는 이해 못할 것도 없었는데 나이들면서 이해못하는 시가 생기는 것이 어디 앞뒤 맞는 말인지...
그런데 전자는 감수성이 시를 앞질러 간 모양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갖다 붙였겠지...

그러다 뭔가 영혼도 알차지면서 보니 시를 너무 시인의 감정에 치중되게 표현되다 보니 가슴 깊숙이까지 닿아 온신경을 건드리는 감흥 같은 것을 느끼는 경우가 흔치 않아졌다.
그때부터 시를 멀리하게 되었다.

물론 중간중간 괜찮은 시집을 사서 아이들과 함께 보고 애들 밥먹을 때 소리내어 읽어주곤 했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그런 감정으로 시도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늘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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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귀농하고는 시집을 사게 되었지만 아직도 예전의 그 광기는 되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다 책 원고때문에 도서관에 갔다가 머리를 식힐 겸 해서 책을 골랐다.
내 눈에 들어오는 이 한 권의 책...

이 책은 1942년생인 천양희 시인이 헤세, 랭보, 에머슨, 네루다, 러시아 시인 마야코프스키, 임화,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중국의 여성 시인 수팅,보들레르,빅토르 위고,흑인 시인 랭스턴 휴즈, 이용악,박인환, 괴테,프랑스 시인 발레리,,,, 등 많은 시인들이 등장한다.

처음 등장이 짠 하고 시인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천양희 님은 섬세한 감성과 표현이 어우러지는 산문식의 이야기가 먼저 등장하여 침을 삼키게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구성은 어느 한 시인의 시집이 아니고, 세계의 시인들에 대해 성장배경부터 그 시인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환경까지 설명해고 있다.
거기다가 산문식의 천양희 시인의 느낌까지 어우러져 나처럼 시에 대해 멀리 떠나있었던 사람에게는 더없이 부드러운 느낌을 받게 하는 책임에 틀림이 없다.

또 하나의 장점은 우리가 평소에 가까이 하거나 시집을 사서 읽지 못했던 세계의 시인들도 같이 가슴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어느 한 시인의 시집을 사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감칠맛을 느끼지는 못한다.
노래와 같다.
어느 가수의 시디를 사면 두어 곡은 죽도록 좋아하지만 나머지는 영 지루해서 나중에는 좋아하는 노래도 안듣게 되는 거와 같다.

이 책은 그런 경우를 커버하고도 남음이 있다.
또 내가 설령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친절한(?) 천양희 시인이 표현을 덧붙여 주니 읽는 내내 감흥이 이어진다.
이 책을 읽는동안 서울도 다녀왔다.

나의 핸드백 속에 넣어져 전철을 타거나 누구를 기다리거나 잠깐 휴게소에 들렸을 때에도 난 이런 시세계를 헤어칠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

이건 순전히 내 느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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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누구나 한계에 부딪힌다.
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시 '슬픔'은 그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슬픔

나는 힘과 생기를 잃었다
친구와 기쁨도 잃었다
나의 천재를 믿게 하던 자존심도 잃었다
내가 진리에 눈떴을 때
그것이 나의 벗이라 믿었다
내가 진리를 이해하고 느꼈을 때
이미 그것이 싫어졌다
그러나 진리는 영원하고
진리를 모르고 산 사람들은
세상에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셈이다
신이 말씀하시니
우리는 답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내게 남은 유일한 진실은
내가 이따금 울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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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고 가슴이 따가워졌다.
사람은 살면서 가슴에 소금을 뿌린 것처럼 따가운 슬픔을 맛본다.
그렇지 않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럴 때
그냥 가슴 부여잡고
시린 손발을 몸뚱이에 붙이고 서성일 수 밖에 도리가 없다.

뮈세는 그 감정을 이렇게 마무리 했다.
'내가 이따금 울었다는 것이다'라고....

시의 세계...
아직 멀었다.
지금 신발에 물도 묻히지 못한 상태다.

새해에 바램이 있다면
산골소녀 주현이가 산문에 관심이 있는데 그의 시세계를 위해 조금이나마 같이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시를 알고 싶고 느끼고 싶다.

그런 바램을 천양희 시인은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새해에는...
+   [산골풍경]   |  2008. 12. 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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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커텐을 열어 밖을 봅니다.
어제의 그 세상 그대로인데 마음은 급해집니다.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신은 내일부터 또 한번의 기회를 내게 주시겠지요.
그것이 미안스럽고, 황송해집니다.
이렇게 덥석덥석 받아서 잘 살았는지를 돌아보니 마음이 급합니다.

급하나마나 오늘이 한 해를 갈무리해야 하는 날입니다.
커텐을 다시 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바람은 매섭게 내게 다구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갈무리를 제대로 못하면서도
'새해에는...'이라는 말을 자꾸 떠올립니다.
마무리도 안하고 뭘 시작하겠다는 심산이지요.

그렇습니다.
지난 날은 과거니까 없는 것이고 앞으로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국물 먼저 마실 것없고 지금 , 지금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가족끼리 촛불켜고 한 해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새해에 대한 꿈도 서로 말하고 바램도 나누면서 산골생활에 윤기를 더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시인 빅토르 위고의 <씨 뿌리는 계절>을 읽고 또 읽으며 새해를 다짐해 봅니다.

<씨 뿌리는 계절>


지금은 황혼
나는 문간에 앉아
일하는 마지막 순간을 비추는
하루의 나머지를 찬미합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미래의 수확을 한 줌 가득 뿌리는 것을
밤이슬에 젖은 이 땅에서
마음 흐뭇하게 쳐다 봅니다.

그의 높은 그림자가
이 넓은 밤을 가득 채우니
그가 세월의 소중함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우리는 알겠습니다.

농부는 넓은 들판에
오고 가며 멀리 씨를 뿌리며
별나라에까지 멀리
씨뿌리는 이의
장엄한 그림자를 드리워 줍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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