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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_해당되는 글 7건
2009.11.09   귀농일기--다른 일이 코앞에서 기달;고 있는대... 
2009.10.10   귀농일기--안동교구 귀농가족이 다 모였다. 
2009.05.26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2009.04.03   귀농일기--한개피에 35만원짜리 담배 
2009.01.03   귀농일기-- 늦은 새해 인사 
2009.01.02   귀농풍경--해돋이 
2008.12.08   귀농풍경-- 최연소 여인의 선물 

 

귀농일기--다른 일이 코앞에서 기달;고 있는대...
+   [귀농일기]   |  2009. 11. 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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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8일

주일에는 미사를 가야 하기때문에 아침을 굶고 늦잠을 자는 것이 이제는 불문율이 되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라 그렇게 늦잠을 자고 차 안에서 아내가 깍아 준비해온 사과를 온 가족이 먹는다.

사실 늦잠을 자다 나와서 사과도 목구멍이 안넘어가지만 꼬박 꼬박 깍아 준비해온 아내 정성을 봐서 이쑤시개로 꽂아 모두 자기 할당분을 먹어야 차 안이 조용하다.ㅎㅎ

 

그렇게 부랴부랴 불영계곡을 돌아 울진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아침겸 점심을 사먹는다.
그리고 장을 보거나 읍에서 볼일을 보고 산골로 오게 되면 오는중에 벌써 피곤이 밀려온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뭐 내가 지금은 직장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요일은 휴일이라는 개념으로 산 것이 오래 되다 보니 귀농해서도 그런 무의식이 작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간신히 운전을 해서 집에 도착하면 아주 더 긴장이 풀려 몸이 더 무겁다. 늦잠까지 잔 날인데도 ...
그럴 때는 들어가 자고 싶지만 일부러 또는 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밭으로 향한다.
그것은 나를 내가 관리하는 한가지 방법이다.

 

 

 

휴일에 잔다고 누가 뭐랄 사람은 없지만 출퇴근이 없는 농사꾼으로서 나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아주 긴장이 많이 풀려 도저히 안되는 날을 빼고는 거의 커피 한잔으로 마음을 들춰 세우고 밭으로 올라간다.

오늘은 허리에 전지 가위도 차고 달밭으로 올라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털모자까지 찾아 쓰고 올라갔는데도 춥다.

 

한참 일하다 보면 덥기 때문에 옷을 더 입지는 않는다.
개복숭아 모종을 옮겨 심기를 며칠째 한다.

 

 

 

 

개복숭아씨를 심는 일은 이제 조금 남았고 그건 아내의 몫으로 하겠다고 아내가 선언을 했으니 난 모종을 옮겨 심어야 한다.
아내도 털모자까지 쓰고 와서 나를 돕는다.


내가 모종을 심으면 아내는 모종 주위를 빙 둘러 파서 물길을 만들어 준다.

우리는 어둡도록 그 일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 일요일 오후에 이렇게 일을 하면 덤으로 하는 것처럼 다른 날보다 더 뿌듯하다.
아내와 어두운 밭을 내려오면 털모자를 쓴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이렇게 서둘러 모종을 심어야 야콘을 캘수 있다.


야콘 수확하는 일이 코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더 개복숭아 모종심는 일을 서둘고 있다.
야콘을 캐는 일이야 귀농하고부터 한 일이지만 언제나 긴장된다.


야콘농사가 제일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장작 보일러에 나무를 잔뜩 넣으면 방이 뜻뜻해질 것이다.


귀농 전 직장다닐 때는 열심히 일하고 퇴근을 해도 머리가 맑은 날이 많지 않았는데 산골에서는 땀흘려 일하고 들어오면 나머지 시간은 그렇게 편안하고 머리가 맑을 수가 없다.


그 차이다.

이 차이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차이라는 것을 귀농하고 알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안동교구 귀농가족이 다 모였다.
+   [귀농일기]   |  2009. 10. 10. 15:12  

2009년 8월 20일

 

내가 다니는 성당은 울진성당이고, 안동교구 소속이다.
안동교구에서는 해마다 두 번씩 안동교구 내에 귀농한 가족들 모임을 주선하고 있다.
주선 수준이 아니고 권혁주 요한크리소스토모 주교님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 속에 귀농한 가족들이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특강을 듣고 있는 귀농가족들))

 

그런데 매번 주로 춘양, 봉화에서 모임을 갖게 되어 아쉬움이 있었다.
주교님이 바쁘신 일정 중에도 늘 함께 하시어 미사도 주시고 함께 점심을 나누며 귀농가족의 어깨를 감싸주시는데 늘 엇비슷한 장소에서만 모임을 갖다 보니 죄송한 마음이 들었었다.

 

울진에 귀농한 가정도 궁금하실 것이고, 상주, 영덕 등의 다른 지역 귀농자들의 사는 모습도 궁금하실 것같았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졌던 때는 우리가 집을 짓지 못한 상태라 장소가 협소하여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그러다 작년에 새집을 짓자마자 아내와 의기투합하였다.
이번 ‘귀농가족 모임’은 주교님과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귀농한 많은 분들을 모시고 우리집에서 하자고...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시키지도 않은 손을 번쩍 들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그저 서로 귀농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만 했다.

 

 

 

 


((▲ 그 많은 인원의 식사를 담당하신 울진본당 성모회장 솔란치아 형님과 남루시아 형님))


 

그날이 어제였다.

사실 한참 전부터 걱정이 된 건 사실이다.
우선 날씨가 걱정이었다.


올 봄부터 여름 내내 비가 왔다.
정말이지 하루 빤한 날이 없었을 정도였다.

 

만약 넓지도 않은 집인데 비라도 오면 어떻게 하나...
그리고 그 인원의 식사를 어떻게 준비하나 하는 걱정 등이었다.

 

 

 


((▲ 미사초보농사꾼))

 

그러나 첫 번째 고민은 내 소관이 아니고 하느님 소관이니 그분께 맡겼다.
그리고 식사는 울진본당의 성모회에 부탁을 하였다.

며칠 전에 행사장 주위의 풀을 뽑기 시작했다.


밭의 풀은 못뽑아도 여기는 뽑아야 한다며 아내가 몇며칠 들러붙어 풀을 뽑았다.
나는 주차장으로 쓰일 아랫 마당을 포크레인 공사를 하여 번듯한 주차장을 만들었다.


내가 한 게 아니고 늘 하늘마음농장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주는 김승하님의 손을 빌렸다.
이 기회를 빌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 미사중이신 안 상기 신부님))

 

그리고 주차장 주위의 플라스틱 박스 등을 치우고 하다보니 날짜가 코 앞으로 닥아왔다.
며칠 앞두고 울진성당에 세레스를 가지고 가서 천막 그리고 식탁으로 쓰일 길다란 상과 의자, 그릇류를 한 차 싣고 왔다.

마당에 내려놓으니 이제 행사가 임박했음이 실감났다.

아내는 풀을 뽑다 벌에 물려 이마가 퉁퉁 붓고 얼굴이 부어 내일이 행사라며 울상을 지었다. ㅎㅎ

 

 

 

 


((▲ 본 메뉴가 나오기 전))

 

하루 전날 밤, 우리 부부는 마당을 서성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신다는데 혹여 식사 등에 어려움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어쩌지도 못하는 시간, 그저 의미있는 행사가 되기만을 빌기로 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오시는 분들이 찾아오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마을 입구와 다리결에 행사 표시판을 설치했다.
그리고 주차장 주위를 정리하는데  안 신부님과 도미니카 수녀님이 일찍 오셨다.

 

두 분을 뵈니 이제 행사가 시작되는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

 

 


((▲ 안동교구 사목국 도미니카 수녀님과 울진성당 미카엘라 수녀님도 팔을 걷어 부치시고...))

 

드디어 한 분 두 분 모이기 시작했다.
정말 이번 행사에는 많은 분들이 오셨다.
나중까지 오신 분들 모두 해서 약 70분이 참석하신 것으로 안다.

 

9시 30분부터는 접수가 시작되었다.
전원이 이름표를 달아 서로 이름을 확인하고 인사를 나누도록 수녀님이 준비를 해오셨다.

그 다음에는 일일이 사는 곳과 가족소개를 하며 그간의 반가운 얼굴들을 확인했다.

 

 

 


((▲ 울진이 자랑하는 섹스폰

연주자 장진환 님))

 

10시부터 울진지역자활센터 관장인 황천호 관장님의 ‘바람직한 유통망을 위한 전략’이라는 특강이 있었다.
천막 아래 뜨거운 햇살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는 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미사가 시작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애석하게도 주교님이 바쁜 일이 갑자기 생기신 관계로 참석을 못하시고 대산 안 상기 신부님이 미사를 드려주셨다.

안 신부님은 이번 ‘교구설정 40주년 기념 행사’에 대한 주교님의 말씀을 전달해 주셨고, 행사의 성격과 자세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

이제 식사시간...

 

 

 

 


((▲ 봉화신부님과 두 분의 수녀님이 오셨고, 서면의 면장님도 오셨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오t셔서 울진성당 솔란치아 형님과 남 루시아 형님은 땀을 비오듯하며 그 많은 분의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며칠 전에 김치도 담아주셨고, 장날에 장도 다 봐주시어 우리 부부가 행사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오늘의 메뉴는 회덮밥이었다.
회값이 녹녹치 않았지만 울진하면 바닷가를 떠올리는데 회를 하기로 했단다.

 

 

 

 


((▲ 귀농가족의 즐거운 모습))

 

회덮밥과 떡, 잡채, 전, 회 안주 등등을 준비해 주셨고 우린 마당에서 맛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친교의 시간에는 울진에서 유명한 장진환 섹스폰 연주자를 초청하여 섹스폰 연주를 감상했고, 형제, 자매님들의 노래솜씨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럴 때 신부님과 수녀님의 노래솜씨를 못들으면 귀에 가시가 돋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무대로 모셨다.

 

 


((▲ 산골 안주인인 아내도 한 곡 ))

 

나중에 봉화의 신부님과 수녀님 두 분도 행사를 보시기 위해 오셨다.
더운 날 먼길 오신 신부님, 수녀님께 감사한 마음이었다.

또 내가 사는 서면의 남치우 면장님도 오셔서 행사의 흥을 돋워 주셨다.

 

 


((▲안 신부님도 마이크를 잡으시고 ))

 

울진의 산골에서 울려퍼지는 섹스폰 소리...
그동안 흙묻히고 살던 우리 귀농인들의 마음을 만져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섹스폰 소리를 들으며 그간의 농사이야기며 가공이야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귀농가족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그렇게 행사가 끝나 서로 부등켜 안고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
서로 같은 생각으로 자연으로 돌아와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우리 귀농인들...

 

 

 


((▲ 늘 귀농가족 모임을 준비하시느라 바쁘셨던 도미니카 수녀님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는 다시 힘찬 날들을 위해 파이팅을 하고 악수를 나누며 앞으로의 날들에 힘을 실었다.

어려운 점도 많았고, 힘든 점도 많았고, 상처도 많았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랬는데 내 바램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다.

 

반가운 모습들이 눈에서 멀어지고 우리는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자리를 정리했다.

 

 

 


((▲ 울진에 와서 알게 된 분인데 무지 마음이 따뜻하고 하늘마음농장을 아껴주시는 분이다.))

 

안동교구 모든 귀농인들이 돌아가고 우리 둘은 마당을 한참 걸었다.
부족한 점이 많았겠지만 행사에 최선을 다해서 마음이 참 좋다고 서로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 전체 사진을 찍었다. 그 이전에 사정상 가신 가족들이 있어 모두 함께 찍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귀농생활도 이처럼 가슴벅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참 귀농인들과 함께 했던 마당을 서성였다.

(그날 경비는 안동교구에서도 주셨고, 참석하신 가족당 만원씩 걷은 것으로 충당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로!!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프란치스코


 
 
        

 

귀농일기--드디어 비닐펴는 날
+   [귀농일기]   |  2009. 5. 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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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0일

농사라는 것을  봄이면 심는 것만 연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그전에 해야 할 작업이 만만치않다.
일단 퇴비를 펴야 하고, 퇴비한다고 호밀씨는 초겨울에 뿌렸는데 그것이 자라서 파란 싹을 내고 있었으니 그것을 트렉터로 갈아야 한다.
물론 땅을 곱게 갈아야 하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파란 호밀도 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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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후 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골이 엉망이다.
그것은 트렉터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에 땅이 제대로 갈기지를 않았다.
트렉터로 곱고 깊게 갈아야 두둑을 높게 만들수가 있는데 트렉터가 워낙 고물이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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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어제, 오늘은 비닐을 깔았다.
어제는 답운재밭, 그리고 오늘은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백산님과 다락방님이 와서 도와주었다.
황루시아님도 와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시댁에 일이 있어서 못오고 채영이 아빠는 근무가 3교대라서 못온다며 많이 아쉬워 했단다. 아내 말이...

백산님은 울진에서 태어나 농사지으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일을 잘했다.
그런가하면 다락방님은 한번도 안해본 일이지만 삽들고 일일이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흙을 떠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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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백산님은 비닐 펴는 기계로 비닐을 펴면 아내와 다락방님은 삽들고 흙을 군데 군데 떠 넣었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고 백산님네 부부와 만나 같이 칼국수를 먹고 산골로 와서 호수밭의 비닐을 깔았다.
날이 어두워져 안보일 때까지 깔았는데 아주 조금을 남겨두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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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백산님이 가져온 송이술과 안주(돔배기라고 했다)로 하루의 피곤을 풀었다.
이제 비닐을 다 폈으니 날을 잡아 야콘과 고추를 심으면 된다.

백산님과 다락방님, 고생많았습니다.
삽질을 못하는 선우엄마도 수고했우.

귀농하자고 옆구리찌른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한개피에 35만원짜리 담배
+   [귀농일기]   |  2009. 4. 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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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6일

내 생전 담배 한개피를 이토록 달게(?) 피워본 적이 없을 것이다. 머리에 털나고 ...
한 열흘 전의 일이다.
그날도 전과 다름없이 가공실에 들어앉아 야콘을 아내와 씻고, 일일이 물에서 건져내어 칼로 다듬은 다음(이 일은 아내 몫)에 슬라이스 기계로 슬라이스를 한 다음 증탕기에 넣는 일을 했다.

그러고 나면 가공실 물청소를 하고 나선다.
일단 그렇게 해두고 다른 일을 한다.
시간이 다되면 뜸을 들이고 김을 마저 뺀 다음 포장기 앞에 앉는다.

사실 말이 포장기이지 아마도 이 증탕하는 기계들중에서 이 포장기가 제일 기술을 요하는 기계이다.
기계치라고 나를 놀리는 아내에게 난 엔지니어라고 큰소리를 치는데에는 이 말썽많은 포장기가 한몫을 한다.
그 포장기를 싣고 논산에도 한번 갔었고, 서울에도 한번 가서 고쳐왔다. 이건 중고가 아니고 삐까반짝한 새것을 샀는데 말이다.
저녁이 되어 즙을 짜려고 가공실에 들어갔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일을 해서인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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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탕기 안의 야콘을 일일이 퍼내어 유압기에 넣은 다음 그 압력으로 즙을 짠다.
유압기에서 다 짠 것을 다시 한번 끓인다.(균이 없도록 한번 더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러고 나면 포장이 하나하나 되어 떨어지면 그것을 박스에 넣는 것인데 자주 포장기가 말썽을 피워 즙이 한가득 쏟아지기 일쑤다.
가공실 바닥에...

그래서 포장은 아주 신경이 쓰인다.
하여간 포장기까지 가기 전에 유압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압기에 증탕기에서 꺼낸 야콘을 넣은 다음 유압기를 ON해 놓고는 잠시 진짜 잠시다.
피곤도 풀겸 담배 한대를 피우러 나갔는데 요란한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니 ...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

유압기의 통을 잘 맞춘 다음 유압기에 전원을 넣어야 하는데 그 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작동을 한 다음 잠시 담배를 피운 것이다.
일단 우당탕하는 소리에 가보니 상황은 끝...
그 통이 우그러들면서 동그란 판으로 누르는 유압기 둥근 바닥을 스텐이 감싼 것이다.
그 감싼 스텐레스를 펴내어 분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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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 별의 별 장비를 다 갖다 놓고 해도 안된다.
그 날은 고생고생했는데 일은 더 악화시켰지 싶다. 결국 다음 새벽까지 계속 되었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선우도 걱정이 되는지 안자고 내려왔다.

결국 아내도 무슨 일인가 하고 내려왔다.
아내는 단박에  지금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니까 일단 너무 피곤하니 들어가 자고 했다.
그런 면에서는 가끔 맺고 끊는 구석이 있다.

일단 자고 내일 하자는 바람에 멈추었다.
그러나 머리속에서 그 유압기가 떠나질 않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쇼파에서 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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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일에 미사를 보고 부속을 사서 그 스텐을 끊은 다음 그 유압기 통을 빼냈고 다시 하나 사려고 알아보니 35만원이란다.
단돈 10원도 안깎아 주기에 그대로 주고 샀다.
한 순간에 35만원 해먹은 거였다. 세상에...

고물상이 마침 오기로 되어 있어서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보내려고 한방 박았다.
이렇게 비싼 담배를 피워본 사람이 있을까...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 늦은 새해 인사
+   [귀농일기]   |  2009. 1. 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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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지가 벌써 언젠데 지금 하자니 쑥쓰럽네요.

오늘 내일 해야지 하다가 보면 산골아낙이 먼저 해서 제가 또 하려니 쬐끔 거시기해서리...
아 참! 거시기란 말이 나와서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제 친한 친구중에 김 xx란 친구가 있습니다.
어렸을때 부터 정말 힘들게 성장해서 고생고생하면서 지금은 경기도 하남에서는 알아주는 사업가가 되었죠.
그 친구 딸의 이름은 "소담"이라는 이름으로 참 아름답죠.
소담이 이후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름이 참 가관...

이름하야 "김 거(巨)식(植)"
한문으로 보면 참 좋은 이름인데 발음하기는 영...
그래서 우리가 그 친구한테 그 많은 이름중에서 거시기가 뭐냐고 놀렸지만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거시기라는 말이 자기 아들이 성장하면 오랜 옛날 사투리라 없어질거라고..................

없어지기는 커녕 결국은 법원에 개명신청을 해서 딴 이름으로 바꿨답니다.

말이 딴데로 흘렀네요.
지난해는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저에게도 무척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밤에 잠을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여명이 틀때까지 먼산만 바라보며 애꿎은 담배만 축내길 몇번 했지만 모두
부질없다는 걸 왜 꼭 시간이 지나야 가르쳐 주는지.

사실 지금까지 산골에 살면서 조금은 허영과 허상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또 느릿느릿 살겠다고 했지만 과속하고자 하는 마음도 먹고 그걸 실천에 옮기기 위해 엑셀을 밞았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올해는 조금 고쳐보려고 합니다.
금전적인 success보다는 산골에서의 survival을 제 삶의 우선순위에 두겠습니다.

건강도 신경을 써야 할 나이가 되었기에 건강도 우선순위에 두기위해서라면 금전적인 욕심을 버려야 농사를
줄일수 있겠지요.

거울을 많이 보겠습니다.
안방이나 화장실에 있는 유리거울이 아닌 제 마음의 거울을 보겠습니다.
고백컨데 제 마음의 거울은 기껏해야 성당에서 미사볼때나 가끔 들쳐본 기억뿐입니다.
내 속마음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염두에 두고 생활해 보겠습니다.

산골에서 초보농사꾼(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새해 첫날 해돋이 미사에서의 세 가족입니다. 찍사는 산골 아낙)


 
 
        

 

귀농풍경--해돋이
+   [산골풍경]   |  2009. 1. 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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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우가 이 밑에 글에서 어제의 상황을 먼저 얘기했지만 어제는 해를 넘겨서까지 가공실에서 일을 했습니다.
주현이는 빼주고 선우, 우리 부부...셋이서...

야콘을 씻고 야콘칩(슬라이스)를 해서 적외선 전기 건조기에 건조시키는 일을 했습니다.
야콘을 씻고 다듬고 하는데 왜 그리 날은 추운지...


물을 버리기 위해 문을 열면 손이 쩍쩍 늘어붙어 고무장갑이 붙어 찢어질 지경이가 천천히 떼곤 했습니다.

야콘 찌꺼기를 버리러 나가는데도 귀가 떨어져 나갈 지경...


그렇게 일을 하는데 라디오에서 종소리 운운하더니 박수를 치고 아나운서의 격앙된 목소리로 새해 인사를 합니다.

그렇게 새해를 맞았습니다.

집으로 올라온 시간이 새벽...


그리고 씻고 두 남자

간식 먹고...
다 설거지하고...

그렇게 알람을 맞추고 자면서 못일어나지 싶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눈을 뜨니  허걱....
지금 바닷가에 있어도 볼까말까한 시간...


기상#$^*^$#@@

기상!!!
잠이 덜깬 상태로 나오는 소리도 횡설수설...


그렇게 달리고 달리는데 중간쯤 가니 벌써 해가 두둥실...
아이고 ...

초보농사꾼이 고무탄내 나도록 달리고 달렸습니다.


막 도착하니 해돋이들을 보고 벌써 미사는 시작되었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미사에 올인하기 전에 두리번 두리번...
찾을 사람이 있는데 얼굴을 모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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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훨칠하게 크고, 마르고, 잘생긴 젊은 남자를 찾는데 없습니다.
그리고 새해 해맞이 미사는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도 많이 참석을 해서 사실 찾기 힘듭니다.

어제 분명히 오신다고 하셨기때문에 꼭 오실텐데...


미사를 보다 또 두리번 두리번...

결국은 못찾았습니다.


감기걸리셨다고 했는데 날이 이리 추운데 사실 신자도 아니고 못오신 모양이다...했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떡국을 나누어 주는데 외지에서 오신 분들에게 우리 본당 분들은 양보를 하고 나중에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선우가 아래에 표현한 화롯불 ... 화롯불이 아니고 그냥 나무를 태우는 곳에 모여 불을 쬐고 있는데 옆에서 혹시...하시며 나타나신 분....

대뜸 알아봤지요.


제가 사람을 찾고 있었기에...

대뜸 손을 잡았습니다.
놀라지나 않으셨는지...


그러거나 말거나 반가운데 손 못잡으랴....(이렇게 용감(무식)해졌습니다. 산골아낙이...)


장현칠님....

주위에 있던 초보농사꾼과 아이들을 불러 서로 인사를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떡국을 같이 먹으려고 하는데 먼저 드셨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만 서둘러 떡국을 먹는데 맘이 급합니다.

장현칠님과 할 얘기도 하고 싶은데...


첫만남을 이 바닷가에서 ...너무 멋지고 좋고 그랬습니다.

늦은 떡국을 받아서 불었는데 아는 분들과 계속 새해인사를 하느라... 점점 시간은 늦어지고..
마음은 급한디...
둘러보니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시고 계십니다.


그렇게 떡국은 대충 (말이 대충이지 한 그릇 죄다 먹었습니다. 초보농사꾼은 두 그릇...)먹고 다시 우린 이야기를 했습니다.
홈에서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매일 정스런 대화를 해서 그런지 서먹함은 덜하고 꼭 남동생 같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나이도 물었습니다.


그냥 동생처럼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장현칠님 의향은 묻지도 않고 제멋대로... 새해부터...) 생각하고 그렇게 대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상대방 의향도 ...

참 고마웠습니다.


믿지도 않는 분이 그렇게 우리를 먼저 보고도 미사가 끝나도록 아는체도 안하고..지켜보고 있다가...
종교란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장현칠님은 루시아가 온줄 아셨나 봅니다.


채영이때문에 못온다고 하였기에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루시아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을...서로 무지 반가웠을텐데...했습니다.

다음에 채영이 아빠 근무 안하는 날 저녁에 산골에서 벙개하기로 했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으려니 꼭...그럴 때 밧데리가....


결국 아쉬워 장현칠 님의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그렇게라도 이 순간을 잡아두고 싶었기때문입니다.


어느 해돋이... 어느 새해보다 오늘은 이런 기분좋은 , 귀한 인연으로 시작을 하여 참 벅차고 기쁩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며 새해에도 늘 벅차시기 바랍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춤추고...
마음도 춤추고, 몸도 춤추어 건강하시고 말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귀농풍경-- 최연소 여인의 선물
+   [산골풍경]   |  2008. 12.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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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우리 홈 사랑방에 등장하는 손님 중에 최연소 공주님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성당에 가면 늘 미사중에 산골가족을 찾아 찾아 옵니다.

그리고 아줌마 가족을 찾으면 환한 웃음으로 왔다가 별 말 없이 가고, 다시 또 와서 있다 다시 엄마가 있는 유아실로 가곤 하는 아가씨입니다.


채영 공주님 엄마가 우리 홈을 자주 열어 놓고 있으면 산골 언니, 오빠 사진이랑 소피아 아줌마, 아저씨 사진이랑 글을 읽어 달라고 하곤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아저씨 , 아줌마가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병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안 공주님이 이 선물을 주었습니다.


일회용 밴드...

이 일회용 밴드를 다리와 허리에 붙이면 낫는다는 생각을 하는 아주 맑은 6살 소녀입니다.

공주 엄마에게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뛰던지요.

귀농하고 여러 인연에게 사랑을 받아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밴드도 그냥 밴드가 아닌 뭐라나, 뽀로로 밴드라고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밴드여야 한다며 한밤중에 사러 가자고 하여 애먹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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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밴드를 가지고 성당에서 저를 찾아 왔네요.

오늘은 늘 앉는 자리에 앉지 않고 정반대 의자에 우리 가족이 앉았는데 선우가 보니 저쪽에서 왔다갔다 하더랍니다.


드디어 찾아와서는 기쁜지 하얀 얼굴에 웃음을 하얗게 웃으며 자기 핑크색 핸드백에서 이 밴드를 꺼내 줍니다.


그것으로도 눈물겨운데 그 밴드에 자기가 쓴 글씨로 ‘프랑고 아저씨’ ‘소피아 이모’라고 죄다 써왔네요.

프랑고는 프란치스코의 약자로 프랑코라고 하는데 아마 그렇게 쓴 것일 거예요.


초보농사꾼 것은 초보농사꾼 손에, 내 것은 내 손에 쥐어 줍니다.

그리고 다시 핸드백에서 편지를 하나 전해주고는 달아납니다.

어제 그림을 그렇게 멋지게 그려서 핸드백에 넣어 온 것입니다.


모두가 추운(?) 이 연말에 따뜻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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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나고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했더니 지난번에 소피아 이모가 선물로 준 헬로 키티 인형을 누가 가져가서 안가져다 준다며 웁니다.

아마 성당에 온 꼬마가 들고 갔는데 안주고 다른 인형을 가져다 주더라네요.

소피아 아줌마가 선물로 준 것이라 아주 소중히 여기며 누구를 만나도 ‘소피아 아줌마’아냐고 묻는다는 채영이...


나는 6살 채영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아줌마의 자격이 있는지 마음에게 묻고 또 물어 물어봅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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