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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확 _해당되는 글 2건
2009.03.2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실의의 날엔.......... 2
2008.10.27   산골풍경-- 또 다른 입주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실의의 날엔..........
+   [산골편지]   |  2009. 3.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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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서 마당에 심겨 있던 꽃나무 등을 옮겼었다.
더러는 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고, 더러는 새로 옮긴 터전에서 열반에 들고, 더러는 새집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시들어 죽기도 했다.

그 중 자귀나무는 두번째 이유로 열반에 들었다.
늦은 봄이면 내가 좋아하는 핑크빛 꽃으로, 공작새의 깃털처럼 생긴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꽃을 피워 산골 아낙의 사랑을 받던 자귀나무.
딱 한 그루가 멋드러지게 피었었는데 올해도 그 영광은 못누리게 생겼다.

열반에 들기 전
돌확에 내려앉은 자귀나무꽃잎...
물 위에서도 그 품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젠 눈감아야만 볼 수 있는 그리운 모습이다.

*************************************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버스 운전석 머리 위나 그 오른쪽에 붙어 있던 것을 기억하는지...
그 중 1위는 ‘오늘도 무사히’라고 써 있는 액자와 어느 여인이 두 손 모으고 있는 액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2위는 무엇이었을까.
지금 기억으로는 초가집 그림과 텃밭 등이 그려진 그림 위에 적힌 이 시가 아니었을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실의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이제 곧 기쁨이 오리니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오늘이 비참하다 해도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언제나 그리워지는 것이다

최소한 이 시의 앞부분, 그러니까 첫 행은 그 시절 사람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지금도 그 첫 행만 들으면 왠지 진부하고 촌스럽다는 느낌까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아주 오랜만에 천양희 시인의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이 시를 보았다.
얼마나 반갑던지...그래서 소리내어 읽고 또 읽었다.

지금 세계가 어렵다고 하는 이 상황에서 이 시만큼 심금을 울리는 시도 드물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부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한 이 시가 지금은....
사람의 간사함이란 여기에도 해당되니 씁쓸하다.

한국경제, 아니 세계 경제가 뿌리채 뽑혀 허옇게 흔들리고 있다.
고학력자들인 청년들은 일 자리가 없어 도서실로 출근을 한다.

40~50대 가장은 IMF 이후 또 한번 회사의 타깃이 되었다.

기업들은 그들에게 춘향이처럼 어떤 명목을 모가지에 씌워 내쫓을까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예전에는 상사에게 깨지면
‘ 아, 드러워서. 이 드러운 회사 그만둔다. 그만둬.’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고 성질급한 사람은 와이셔츠 주머니에 사표를 써가지고 다니다가 기회만 오면 내던지고 여봐란듯이 자신이 입버릇처럼 내뱉었던 그 더러운 회사를 뛰쳐나오곤 했다.

지금???

지금은 상사가 어떤 말을 해도 문어처럼 들러붙어 있단다.
애들 대학 졸업할 때까지 회사에서 대학등록금을 다 대주다보니 무슨 소리를 들어도 책상붙들고 있는단다.

그러자니 오죽하겠는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거다.

그보다 더 심각한 집은 아버지가 명퇴했는데 애들도 도서관행이니 벌어오는 이는 누구도 없는 집도 허다하단다.

물론 IMF라는 시기에 한번 뜨거운 국물을 마셨지만 이번 세계적인 불경기는 거의 모두에게 비껴갈 수 없는 실망, 좌절을 안겨 주었다.

신문마다 세계적인 기업의 구조조정 이야기가 단골메뉴로 나오니 읽는 사람들도 같이 조정 대상감이 된 기분에 휩싸인다.
그러니 지금 이 마당에 희망적이고,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한다는 말이 어울리기나 하는지.

우연히 천양희 시인의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이 시를 처음 보았을 때는 그 옛날의 진부한 감정이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행을 읽어 내려 가면서부터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희망같은 것이 꿈틀거렸다.

다시 읽었다.
지금 이 절망적인 세상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소리같았다.

실의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그렇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엔 제일 먼저 나 자신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가장이라는 완장을 찬 사람도 우선 나를 믿고 추스려야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아내된 자가 따사롭게 손 한번 잡아준다면 아무리 험한 파도도 다 헤쳐나가지 않을까.

모두가 힘들다는 이 상황에서 어깨에 맷돌만한 삶의 무게를 안고 사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 이 시를 선물하고 싶다.

가장들이여, 모두 힘내시기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산골풍경-- 또 다른 입주
+   [산골풍경]   |  2008. 10. 2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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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게 굴더니 서리가 온 곳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화단 앞 돌확과 큰 시루식으로 된 항아리 속에 금붕어 가족을 키우고 있었는데 이 놈들이 걱정이 되었다.
이 놈들이 자는 밤에 물까지 떠서 새로운 집에 넣어주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같아 아침으로 미루었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면 널린 것이 일이다 보니 이내 잊어버린다.
그리고 아침 햇살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그 놈들을 잊어버리기도 생겼다.(머리 나쁘다 소리는 죽어도 안한다)

그러다 밤이 되면 또 금붕어 걱정...
다음 날 또 잊고...그런 날이 반복되다가 엊그제는 풍경이 나를 일깨워 주었다.
이렇게 바람이 드세니 빨랑 들여 놓으라고...
아차.....


밤이다.
아주 어둔 밤이다.
손전등을 들고 선우를 앞세워 건지러 갔다.
지금의 집이 너무 무겁고, 크니까 그것을 집 안으로 들이는 것은 무리다.
일단 새집을 이 밤에 마련하기는 어려우니 아주 작은 단지를 골라 그 안에 넣기로 하고 그것을 가져다 씻었다.

되도록이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숙제였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해 두었다.

"얘들아, 지금 밖은 니들이 알다시피 무지 추워. 이제 얼음이라는 것도 얼거야. 그러면 추워도 니네들이 무지 힘들어.
그래서 우리 겨울은 집 안에서 같이 겨울을 나자꾸나. 그러니 놀라지 마라... 알았지??"

그렇게 작은 컵으로 다섯 마리를 떠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지들이 있던 돌확도 아니고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아니고 낯설었는지 많이 움직이지 않고 지들끼리 뱅뱅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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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이 안스럽고 축하도 해줄겸해서 노랑, 보라색 꽃을 띄워 주었다.
잠시 후에 들여다 보니 잘 논다.

이제 날이 밝았다.
어제 못들여 온 부래옥잠을 씻어 띄워 주었다.
그늘 아래서 놀라고...

햇살이 죄다 들어오는 통창 바로 앞에 두니 햇살과 노느라 나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래, 우리 재미나게 겨울을 나자꾸나.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함께 살면 서로 좋은 기를 나눌 수 있을거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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