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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 _해당되는 글 6건
2011.02.28   귀농일기, 나무젓가락 허리에 차고!!! 
2011.01.21   귀농일기, 가을에는 웃는 얼굴을 기대한다. 
2009.06.25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2009.06.09   귀농일기--다른 일 재껴두고 
2009.05.24   귀농풍경--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2009.05.23   귀농일기--연달아 애간장을 태운다 

 

귀농일기, 나무젓가락 허리에 차고!!!
+   [귀농일기]   |  2011. 2. 28. 14:08  

2010년 6월 19일

 

같은 일을 며칠 하게 되면 짧은 시간을 일해도 피곤함이 빨리 찾아온다.


그것은 신체의 같은 부위를 계속 사용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것같다.
거기다가 심리적인 지루함까지 겹치다 보니 쉽게 피곤해지고,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싶다.

 

요즘 하는 일이 그렇다.
지금 며칠째 같은 일을 하다보니 아침에 일을 시작하여 조금 지나면 벌써 힘들어진다.

 

그 일이란 이런 거다.
답운재야콘밭과 호수밭의 야콘밭은 예년처럼 골에만 비닐을 깔았다.


그러다 보니 헛골에 난 풀을 예초기로 깎아야 한다.
한 해에 몇 번씩 예초기로 전 밭을 깎아주다 보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그것이 힘에 부치고 여름 내내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다 들이다 보니 다른 일을 하기 힘들다.

올해부터 소광리에 사시는 분이 자신의 땅에 같이 농사를 지어보자고 하셔서 소광리에도 야콘을 심었다.


물론 친환경 인증이 있는 땅이다.

그곳에 가보니 헛골에도 비닐을 까는 거였다.


그렇게 하면 봄에 비닐을 깔 때 고생만 하면 여름내 다른 작물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곳은 그렇게 계속 농사를 지으신 모양이다.

 

우리는 김을 매지 않으면 거의 예초기로 풀을 깎아주느라 고생을 했는데...
더군다나 난 왼손잡이라 예초기가 내 몸에 딱 달라붙듯이 편안한 게 아니라 뭔가 불편한 상태로 작업을 하니 다른 사람보다 쉽게 피곤해진다.

 

 

 

결국 우리 밭의 헛골에 난 풀을 단속해야 하는데 예초기로 계속 고생하기 보다는 헛골에 비닐을 깔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얘기해서 농사의 3분의 1 정도는 풀하고 함께 씨름하며 보내는 시간이고, 노고라고 생각하면 되지 싶다.
유기농이라 풀이 깔린 것은 당연하다.


처음 농사를 지을 때는 이웃 어르신들께서 약을 치던지 하라고 하셨지만 지금은 우리가 하는 농사를 이해하시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안하신다.

물론 다른 농가에서는 많이들 그렇게 하고 있다.


춘양에 가서 나무 젓가락을 사오고 비닐을 준비한 다음 시작했다.

나 혼자서 하는 일이라 여러 가지 준비를 해갔다.


제일 먼저 비닐을 혼자 헛골에 끌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닐마끼가 나를 따라오지 않도록 헛골 양쪽에 말목을 박아 거기에 마끼가 걸치도록 하였다.

 

 

 

그리고 내가 비닐 끝을 잡고 죽 헛골을 걸어가면 비닐이 깔린다.
그 비닐이 바람에 날리지 않아야 하므로 그때에 나무젓가락이 필요하다.


나무 젓가락으로 비닐 양쪽을 집어주면 된다.
일종의 바느질이나 다른 없다.
 
‘허리에 큰칼차고’가 아니라 ‘허리에 나무젓가락을 차고’ 뽑아서 비닐에 꽂으면서 나온다.
그래도 바람에 펄럭이기 때문에 그 다음 헛골에 있는 흙을 삽으로 퍼서 깔아놓은 비닐 위로 던진다.

 

 

 

그렇게 하는 것이 순서이다.
몇 골을 하고 나면 무릎이 끊어지듯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그렇게 며칠을 하고 있으니 같은 곳을 쓰는 부위가 금방 무리가 와서 힘들어진다.

삽으로 흙을 떠붓기 위해 걸아갈 때는 삽을 허리에 끼고 간다.


허리가 펴지는 것이 시원하다.

이 작업을 답운재밭 만큼은 모두 하려고 했는데 힘이 들어 윗밭만 하기로 했다.


아내가 도와준다고 하지만 이 일을 혼자서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는 내 옆에서 야콘모종 바로 옆에 난 풀을 뽑아주고 있다.

한 골을 하고 나서 힘이 들어 쉬면 아내는 아무 말 없이 풀을 뽑는다.
쉬었다가 하라고 해도 자기는 힘든 일이 아니라며 한 골 더 하고 와서 같이 쉬잔다.

 

내가 해놓은 골을 보니 풀로 인해 야콘이 부대끼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같다.
다른 농가보다 풀이 많고 무성하지만 그것을 모조리 뽑아내려고 기를 쓰지도 않는다.


최선을 다해 풀이 작물보다 웃자라지 않도록 힘을 들이면 나머지는 공생하며 살면 된다.

농사를 지을수록 몸은 힘들어도 인생의 대해 배우는 것은 깊고도 진하다.


오늘은 아내랑 참으로 내가 좋아하는 국수를 먹었다.
그늘 아래 앉아 국수를 먹고 커피 한잔을 나누어 마시니 뭐 하나 부러울 게 없는 삶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에서 보세요.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 가을에는 웃는 얼굴을 기대한다.
+   [귀농일기]   |  2011. 1.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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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아내와 아침을 서둘러 먹고 새점밭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내랑 함께 떠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대충 출발하면 될 것을 바구니에 챙기는 것도 많다.

책, 펜, 공책, 그리고 돛자리도 챙기고, 이런 저런 것들이 챙기다 보니 시간이 지체된다.
그렇다고 차를 두 대나 가지고 가기도 어렵다. 새점밭은...
세레스로 같이 가면 전천후 세레스가 불영계곡을 그냥 가로질러 건너지만 아내가 차를 따로 가지고 오면 국도가에 차를 세워두고 절벽 아래로 하산길을 내려오듯 곡예를 하고 내려와야 한다.

또 기름값 들이며 차를 두 대나 가져오는 것도 낭비고 하여 함께 뜨려니 동작이 굼뜬다.
새점밭은 차로 15분 정도 달려서 불영계곡을  건너가 농사를 짓고 있다.
물론 차로 가는 밭으로 답운재밭도 있지만 최소한 답운재밭은 계곡을 차로 가로지르지는 않는다. ㅎㅎ

새점밭으로 달려가는데 상대편 차선으로 이웃 마을의 형 차가 보인다.
우리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를 발견하면 차를 세우거나 바로 핸드폰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둘다 신호를 받은 사람들처럼 차를 세웠다.

불영계곡이 워낙 꼬불꼬불한 길이라 안전한 곳에 세레스를 세우고 걸어가면 형도 트럭을 세우고 내 쪽으로 걸어온다.

그렇게 국도가에서 만나 담배 한 대를 피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형은 내게 친형처럼 잘해주는 형이다.
말수는 적으나 마음은 어떤지 내가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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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잔뼈가 굵어가는 형인데 이번에 일이 좀 있는 모양이다.
담배만 피우는 모습이 안타깝다.
나도 덩달아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다 새점밭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안그래도 요란맞은 이 놈의 썩은 세레스 소리가 더 요란맞게 들린다.
형이 잘되었으면 좋겠다.
자기 일보다는 남의 일에 더 열성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더 내 눈에 들어온다.

어떤 사람,
자기 일은 정말 아내 표현대로 개가 핥은 것처럼 하면서 남의 일은 완전 건성인 사람 있다.
그 사람 성격대로라면 남의 일도 저렇게 팽개치듯 대충하고 나설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속 마음 볼 것도 없다고 아내가 혀를 내두르곤 했었다.
겉다르고 속다르고 하는 것이 그것일 것이다.

형은 내 일은 두고 남의 일 도와주러 다니는 사람이다.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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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라는 것이 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우면서 농사가 망치기로 들고, 농산물의 시세가 폭락을 하다보면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다.
특히나 형이 주로 하는 배추 농사는 더욱 그런 것같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기에 마음이 쓰인다.

올해는 형네 농사가 잘 되고 다른 모든 일도 잘 풀려 가을에는 형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세레스의 툴툴거리는 소리에 묻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한번엔 끝날 일을
+   [귀농일기]   |  2009. 6. 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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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일

지난번 야콘 모종이 부족하여 야콘을 다 못심었다.

호수밭에...


그나마 고추모종 남은 것을 아래에 심었는데 또 부족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었다.
야콘을 심은 곳이면 아예 야콘을 다 심고, 고추는 고추대로 심는 것이 그늘면에서나 일의 능률면에서나 좋다.

그러나 이제 모종이 부족한 것을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못되니 야콘을 심고 맨 아래에는 고추를 심었는데 모자라 오늘 중간 5골 남은 곳에 야콘을 다시 심는 날이다.


아침부터 물을 주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려고 개울가를 돌로 막고 물을 팠다.
조금씩 고이는 물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지금은 가뭄중이라 물도 귀한데 그나마 집 가까이에 이런 개울이라도 있으니 사용하고 고맙지 않은지...
물론 장마때는 강으로 변해 많은 땅을 휩쓸고 가버리는 무서운 존재지만 말이다.

호스를 연결하려는데 부속 하나가 부러진다.


덥기는 왜그리 더운지..
이럴 때 일이 착착 진행되면 좋으련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차에 있는 연장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집까지 가려니 멀어서 거기에 에너지를 다 소비할 것 같고 말이다.

끙끙거리며 어찌 해보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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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를 개울물 받아 놓은 곳에 담그고 시동을 걸기 전에 아내더러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라고 신호를 보냈다.
아내는 긴 호스를 끌고 밭으로 올라가는데 그 높이가 작은 산 정도는 된다.

그래도 우거진 숲을 뚫고 올라간다.


5골 정도 심는데 이렇게 준비를 하기때문에 모종이 모자라면 일이 많아진다.
아내가 밭에 도착했다고 신호를 보냈다.

시동을 걸고 나니 물이 잘 나온다는 소리가 들린다.


5골의 물을 주고 지난번 심었는데 비실비실 하는 놈도 물을 먹였다.
물은 준 다음 난 모종 놓아주는 일을 했고 심는 것은 아내 혼자했다.

 5골 정도는 웃으면서 할수 있다고 아내가 말하는데 이제 아내도 노동이 몸에 익은 모양이다.

물을 주고 모종도 놓고 나니 심는 일만 남았다.


나도 몇 개 심어본다.
아내보다 속도는 나오지 않지만 생명을 심는 일이다보니 긴장되고 가슴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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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덥다보니 심고 나면 야콘모종이 바로 비닐 위에 엎어진다.
축 늘어진 모습을 보면 잘 살수있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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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힘들기로 들면 아내가 더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를 보니 비닐 위에 허리를 편다며 드러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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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일을 해도 허리 먼저 아픈 모양이다.

햇살이 뜨거운지 얼굴을 돌리고 누워있다.


아이들에게 '엄마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테니 너희들도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라"고 늘 말하는 아내다.
오늘도 혼자 야콘을 심느라 애썼을 것이다.

5골의 야콘을 다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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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답운재 야콘밭과 호수밭, 달밭에 심은 야콘이 죽었는지 , 살았는지 보면서 보식을 해야할 일만 남았다.
그래도 오늘 심는 일이 끝나 다행이다.
이제 잘 자랄 일만 남았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다른 일 재껴두고
+   [귀농일기]   |  2009. 6. 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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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30일

오늘은 덕거리 할머님들 품을 사서 야콘을 심는 날이다.
어제 아내와 함께 모종을 미리 캐다가 준비를 해두었으니 되었고 문제는 다 심느냐 하는 것이다.
금요일이다 보니 아내는 효소 등의 발송을 해야 하고 참도 준비하고 점심도 싸오지 마시고 같이 먹자고 했으니 점심도 준비해야 했다.

산골이기 때문에 문제는 시장을 금방 봐올수 없다는 점이 아내가 힘든 점일 것이다. 손님이 갑자기 와도 그점때문에 아내는 당황을 더 한다.
아침에 할머님들을 모시러 마을에 내려갔다 와서 집에서 커피 한잔으로 일을 시작하기는 이곳 할머님들도 마찬가지 코스다.
호수밭의 반도 지난번에 모종이 덜 자라서 못심었으니 호수밭을 오전 점심 먹기 전에 끝내야 내려와서 다시 달밭을 채울수 있는데 심어봐야 아는 일이다.

열심히 내가 물을 주다 모종을 놓아주다 하여도 하여튼 식사전까지 호수밭을 다 못끝냈다.
점심을 먹으러 내려와서 아내에게 발송준비를 빨리 하고 오후에는 거들라고 했더니 오늘이 농수산무역신문 원고 마감일이라 그 약속도 지켜야하고 ...쩔쩔맨다.

결국은 야콘심는 것을 먼저 하기로 하고 점심먹고 할머니들과 휴식을 취했다(이때 휴식이란 잠깐 눈부치는 거다. 거의 난 다음 준비로 못쉬는데 요즘은 힘이 부치니 그냥 잠이 쏟아져 나도 잠깐 잤다) 아내만 발송준비하느라 뛰어다니다 함께 밭으로 갔다.
아내가 모종을 놓는데 손놀림이 나랑은 비교도 안된다. 무지 빠르다.
모종을 놓고 나서는 부지런히 또 심는다.
그러다 모종놓고, 오후 참 내오고...

아내랑 다른 일을 두고 도와줘서  결국은 집 뒤 밭을 다 심었다.
계획했던 일을 다해서 기분이 참 좋았다.크게 심는 일이 끝난 것이다.
이 기분...

일이 끝나고 할머님들을 덕거리로 모셔다 드리며 방앗간에서 막걸리를 사드리며 긴장을 풀었다.
그렇다고 심는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답운재밭 끝에  일부 더 심으려고 한다.

그것이 끝나면 장독대도 정리하고 머위도 채취해서 효소를 담아야 하고 말이다.
또 농사에서 큰 일을 차지하는 풀...풀과의 전쟁을 예고라도 하듯이 지금 밭에는 아주 쪼그만 풀들이 다닥다닥 올라와 농부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아내는 술을 못마시기때문에 늘 집에 남는단다.
그게 아니고 주부들은 또 집안일이 그대로 남아있잖는지...

아내가 원고마감일인데도 마감일을 못지켰다고 걱정이다.
이제 답운재끝에 조그만 야콘을 더 심으면 일단 심는 것은 끝이지만 고추 말목도 박아줘야 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다시 기다리고 있다.
오늘 안내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다 못심을뻔했다.

아내도 그럴까봐 죽으리 심고 모종 놓고 한 모양이다.
이렇게 봄이 지나고 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글은 작년의 글이다))
초보농사꾼 (2008-06-01 04:12:42)
데크 난간에 아내가 사열시킨 것이다

 
 
        

 

귀농풍경--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   [산골풍경]   |  2009. 5.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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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밭에 갔었다.
그러니까 봄되고 처음으로...

그런데 작년에 보았던 갈대를 보고 입에서 튀어 나온 말...

"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가을에 본 그 모습  그래로구나..."

그랬다.
가을에 야콘을 캐러 왔을 때에도 그러고 있었다.
답운재밭의 야콘을 조금 남겨두고 달밭의 야콘을 캐러 갔었다.

거기서 몇 며칠 야콘을 캤다.
그리고 모든 밭의 야콘을 다 캤을 때는 서리도 오고 날도 많이 추워 있었다.

다시 초보농사꾼과 둘이서 답운재밭에 와서 몇 골 못캔 야콘을 캐는 날도 얼마나 춥던지 손이 시려 호호 불어가며 캤다.
그리고 둘이 추운데 야콘을 다 캐고 허리를 펴고 그동안 수고한 야콘밭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우리는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 서로에게
"수고했어"를 외쳤다.

대지도 수고했고, 농부도 수고했고...
그런 모습을 갈대는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린 겨울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봄에도 그 녀석을 그렇게 서있었다.
그렇게 서서 대지의 도반이 되어 주었던 모양이다.
반갑고, 반가워 한번 흔들어 주고 왔다.

햇살 아래 눈부신 그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이제 너도 나도 새봄을 시작해 보자.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


 
 
        

 

귀농일기--연달아 애간장을 태운다
+   [귀농일기]   |  2009. 5. 2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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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6일

이번에는 트렉터가 말썽이다.
올해 영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거기다가 매연이 말을 할수가 없이 흘러나와 내 숨을 자극하는 것도 모자라서 온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서 온통 하늘이 검다.

아무리 마스크를 하고 작업을 해도 목이 아프고, 콧구멍이 멍멍하다.
얼마나 검은 매연이 나오는지...
산골아낙이 답운재밭으로 참을 가지고 왔다가 저 앞밭에 먼저 트렉터를 치는 곳을 보고는 불이 난줄 알았단다.
거기서는 트렉터가 안보이고 검은 연기가 치솟으니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고는 차를 세우고 뛰어왔다.

매연만 나오면 견딜만한데 힘까지 무슨 이유인지  딸리다 보니 땅도 깊게 갈지를 못한다.
답운재밭은 다시 트렉터를 치던지 아니면 밭이 잘 갈리지않은 곳은 그냥 쉬게 하던지 해야할지경에 이르렀다.
내년에도 이 기계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나 올해 기계를 다시 사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트렉터는 아무리 썩은 거라고 하더라도 그 값이 엄청나다.
이 불경기에 트렉터를 바꾸는 일은 어렵다.
지금 관리기도 시동이 꺼져 밭에서 끄집어내느라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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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터, 관리기는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농기계이다보니 더 기운이 떨어진다.

일단 답운재밭을 기계가 허락하는 대로 치고 그것이 최선이다 싶어 트렉터작업을 마무리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새점밭 조금만 하면 되니까 일단은 트렉터를 고치기로 했다.
오늘은 농협에서 농기계 순회 서비스에서 고쳐준다고 산골을 찾았다.
내가 자주 농기계를 고장내다보니 이제는 농기계 고쳐 주기 위해 산골까지 온다.

매연이 얼마나 나는지 산골에 불난줄 알것만 같다.
조금씩 손을 보니 매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운날 애를 먹더니 결국 매연은 어떻게 고쳐놓았다.
일단 매연만 안나와도 제정신으로 밭에서 일을 할수 있게 된 것이다.

힘이 딸리는 것은 어떻게 고쳐야할지 몰라도 우선 매연이라도 잘 안나오니 살것만같다.
일단 답운재밭까지 작업을 하긴 했지만 땅이 깊게 갈리지않아서 야콘이 잘 자랄수있으려나 걱정이 심하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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