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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_해당되는 글 4건
2011.03.16   귀농편지,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는 일 
2010.04.09   귀농감동 
2010.04.09   귀농편지 마음이 급하다. 
2009.09.15   귀농풍경--EBS FM 생방송에서 만나요. 

 

귀농편지,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는 일
+   [산골편지]   |  2011. 3. 16. 15:56  



뒷말 없이, 날개 없이 떨어지는 복사꽃을 보며 나도 어떤 행위를 하면서 그렇듯 조건 없고, 뒷말 없어본 적이 있는가 되물어 본다.

대낮에는 땅에 코를 박고 내 얼굴로 흐르는 땀냄새를 양념으로 맡다가 부은 얼굴로 집으로 향하는 시간, 그 시간은 얼마나 가슴이 뿌듯한지 모른다.


요즘 비노바 바베의 말이 자주 생각난다.
“내가 말하는 명상이란 기도와 탈키(또는 차르카) 물레질을 모두 의미하는 것이며, 탈키 물레질은 행동으로 표현한 명상이다”라고 했다.


그렇듯이 나 또한 대지에 코를 박고 챙 큰 모자 안이 우주인 듯 그 안에서 명상을 하고, 땀을 흘리다 보면 하루 해를 등지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여름안거를 마치고 나서는 스님의 발걸음만큼 가볍다.


그렇게 들을 내려와 집으로 향할 때 두 농부의 머리를 툭툭 건드리며 아는체하는 개복숭아 나무.
뿌연 어둠이 내리는지, 돋보기를 많이 쓴 탓에 눈이 맛이 갔는지 눈깔빠지게 들여다 봐도 복사꽃의 선명함은 맛보지 못했다.


내가 그런 성실하지(?) 못한 처지로 바라보아도 연한 핑크인지, 인디언 핑크인지, 허여멀건 핑크인지 하는 복사꽃잎이 농부를 위해 하늘하늘 땅으로 자세를 낮춘다.


나도 누군가에게 뒷말없이, 조건없이 행동한 적이, 자세를 낮춘 적이 있는지 괜시리 미안스러워지는 밤이다.
오늘은 귀눈이 콩만한 복사꽃이 내 혼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


귀농하고 두 해인가 모를 심어봤다.
집이 딸린 6천평 땅 중에 세 다랑이나 되는 논이 있었다.


그것도 집 바로 앞 황금위치에...

논농사는 밭농사와는 달리 물에서 하는 일이다.


우선 봄에 모심기를 할 때면, 엉덩이를 하늘로 높이 치켜 세우고 모 몇 가닥을 다섯 손가락을 오무린 끝에 살포시 쥔 다음 땅에 박아야 한다.

이 때, 힘의 분배가 절정을 이루어야 한다.


너무 깊이 박으면 모의 모가지까지 물이 차서 죽게 된다.

그렇다고 힘을 빼서 꽂으면 내 손이 물 속을 빠져나오자마자 모도 얼떨결에 따라나와 수영장의 튜브처럼 둥둥 배회하고 다닌다.


내게는 수능만큼 어려운 모를 하나 심고 나서 다음 모를 심기 위해 발을 빼려면 논바닥 밑에 귀신이 달라붙어 있는지 도통 발목을 잡고 놓아줘야 말이지.

어찌어찌 허벅지에 힘을 주고 한 발을 빼면 그 옆 발이 안빠지네.


그렇다고 달랑 모 하나 심고 쳐들었던 엉덩이를 원위치시키고 직립 인간임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꼿꼿이 서서  발 빼는 작업에 있는 힘 다 빼고 언제 또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 옆 모를 심는단 말인가.


그래도 자존심 하나는 꼿꼿해서 허리를 펴지 않고 눈깔빠지게 머리를 조아리며 땅에 경배를 했었다.

난 모를 잘 심을줄 알았다.


왜냐 하면 난 손이 잽쌌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 작업이라면 손이 안보일 정도로 실력을 발휘해 왔던 전력으로 보아 문제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모내기를 하기 전 옷맵시부터 프로는 다르다는 되먹지 않은 생각으로 여물게 챙겨입고 의기양양하게 ‘논으로 돌진’이라는 초보농사꾼의 명령이 떨어지길 모가지에 힘주고 기다렸었다.


그러나 사단은 논에 들어가자마자 났다.
일단 들어가면 발이 빠져야 잰 손을 놀리든지 말던지 할게 아닌지.


어쩌다 발이 떨어진다 해도 물 속의 모간 간격이 영 어른거려 그것 눈대중치느라 또 분기탱천하던 사기는 논바닥에 패대기쳐지기 일쑤였다.

물밖 눈대중은 귀신인데 물 속 눈대중은 죽어도 안되었다.


르노아르는 장미를 그리다가 잘 안되면 장미꽃잎을 따서 먹었단다.
혹여 그러면 잘 그릴까해서란다.


그때 심정이라면 모라도 씹어먹고 싶은 심정이었다.
점점 사기는 떨어지고 하늘로 쳐든 엉덩이 중간은 부러질 듯 아프고 이래저래 내 맘대로 안되니 거의 논바닥에 얼굴을 닿을 듯 쳐내린 탓에 피가 몰려 건드리기만 해도 분수처럼 사방으로 피가 튈 것같았다.


혼자서도 내 자신을 수습못하고 있는 판에 산통을 깨는 쪽은 꼭 초보농사꾼이었다.
왜 옆으로 이동을 못하고 한 자리에 북박이라느니,

모심던 선우 엄마 뒷간 갔느냐느니...

다른 아주머니들도 웃겨 죽는단다.


안그래도 단순반복 작업을 잘한다고 되어 있는 나의 이미지에 금이 간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초보농사꾼까지 가세를 하니 그 말의 모서리에 찔려 논바닥에 박은 종아리에서 거머리에 물린 것처럼 피가 날 것같았다.

사실 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나의 손놀림을 믿어왔기에 그 상심은 아주 컸다.


이쯤되면 눈에 세운 핏대와 자존심을 누그러뜨려야 하지만 그때만 해도 성질머리와 자존심은 뭣같아서 그러고도 논에서 오래 버텼다.

그 후로 난 논에 들어가지 않았다.


모심는 날이 닥아오면 나쁜 머리를 총동원하여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물 밖의 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핏대를 세워가며 초보농사꾼 귀에 넣어주었고 단순한 그는 어렵지 않게 세뇌되었었다.


어쨌거나 논농사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웃 할아버지가 당신이 들어갈 묘자리에 물길이 지나가면 안된다고 우리 논으로 들어오는 보를 막아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가 이사오기 전에는 멀쩡히 그 가묘자리로 물길이 지나가도 전 주인이 논농사를 잘 하셨다는데 우리가 뭣도 모른다고 생각하셨는지 그런 일이 생겼다.


초보농사꾼은 말싸움이 싫어 논을 닫아 걸었다.
그것으로서 세 다랑이 되는 논은 논 구실을 못하게 되었다.


봄이다.
야콘을 심고나서 고추를 심을 시기가 되면 겨우내 물기 없이 뽀송거리던 마을 논에 물이 찰랑찰랑거리게 된다.


그리고 논을 삶는다(논을 간다는 표현을 이곳에서는 이리 표현한다.), 모를 심는다 분주해진다.

올해는 보무도 당당하게 이웃분의 논에 모를 심어드릴까 생각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논 주인이 ‘거부의사’를 밝혀올까 두렵다.
혹여 예전 나의 실력(?)을 기억해내신다면 그럴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솔직히 모심는 실력은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니까.

내일은 야콘즙 포장작업이나 그 재다는 손으로 실력발휘해 가며 쌩소리나게 해치워야겠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에서 보세요.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감동
+   [산골편지]   |  2010. 4. 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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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성당에서는 성탄전야 미사를 있다.
초보농사꾼이 아이들은 두고 가자고 한다.
오늘 바로 방학해서 이제 읍에서 집으로 들어왔는데 다시 읍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그러니 내일 성탄미사 때나 데리고 가자고 한다.

"가장의 말씀대로 하시옵소서.^^"

그렇게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주현이가 오늘 밤 미사 언제 가실거냐며 계속 묻는다.
난 지오빠랑 할 얘기가 있어서, 아니면 영화보려고 그러나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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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이 몸살이 났기 때문에 나 역시 둘이서 성당가기로 합의는 보았으나 지금 몸이 안좋아 늘어져 자는 사람을 깨우기가 쉽지 않았다.
불러봐서 대답을 못하면 약을 한번 더 먹이고 그냥 자도록 두고 내일 성탄 미사나 가야겠다고 맘먹었다.

그런데 주현이는 계속 언제가실 거냐며 묻고...

초보농사꾼을 불러보니 대답 대신
"아, 성당가야지."하며 일어선다.

몸이 안좋으니 그냥 그만두자고 했다.
그래도 가야 한단다.

불영계곡을 그 밤에 돌아돌아 가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귀농 10년차도 지나고 이제 한 매듭이 지나 11년차가 되는데 하면서 뒤도 돌아보고 새해 꿈도 이야기하고...
그런 시간을 참 귀히 여긴다.
이 보다 더 좋은 시간이 없다.

차도 없고 사람도 없는 이 오지 국가를 달리며 우리는 낯선 곳에 온 이후를 돌아 보았다.
참 의미있는 삶,
남들은 한번 택한 길을 가는데 우리는 뭐가 독특한지 두 가지 길을 가고 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그 이슬이 미처 털리지 않은 숲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맑고, 영롱하다. 지금의 이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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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야 미사를 드리고 좋아하는 분들과 성당 마당에서 막거리에 과메기, 두부부침 등을 안주로 한 잔 하고 돌아올 때는 내가 운전을 했다.
이럴 때 운전배운 것이 참 좋다.

귀농 전에는 장농면허로 그냥 두었다.
안그러면 뻑하면 회식이 있는 남편이 차 가져오라고 전화할 것이고 어린 아이들 두고 달려가는 것이 싫은 이유 하나, 또 그렇게 모시러 가다보면 자주 술을 마실 것같다는 이유 하나에서 아예 나 죽었소 하고 운전대를 안잡았다.

귀농하고 운전연수를 초보농사꾼에게 배워(그때 구박 하나도 안받았다고 하면 아무도 안믿는다. 진짠데...) 운전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 마신 초보농사꾼을 태우고 산골로 돌아올 때가 참 좋다.

집에 돌아왔는데 애들 인기척이 없다.
'벌써 자나???...'

안그러면 튀어나와 인사하고 장난하고 할텐데 두 놈 다 동시에 자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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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그런가 보다 하고 현관문을 여는데 종이쪽지가 보인다.
이게 뭐지?
읽었을 때도 정확히 감이 안잡혔다.

일단 집 안으로 들어오면 트리로 눈이 가게 되어 있다.
그 위치이고, 이번에는 적당한 나무로 했더니 이쁘기 때문에 내가 자주 본다.
근데 그 아래 웬 박스가 있고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넣어준다는 빨간 양말에 내 이름이 쓰인 흰 봉투가 보인다.

외출했다 들어오면 초보농사꾼은 집 뒤로 먼저 가서 나무 보일러를 확인하고 식구들을 따듯하게 해주기 위해 죽으라 나무를 해온 것을 보일러 아가리에 듬뿍 집어넣는다.

난 선물을 보고 놀라 초보농사꾼을 불렀다.
그리고 정말 자는지 애들 방문을 열어보았더니 선우는 누워 자고 주현이는 방문을 잠그고 자는 것 같았다.

초보농사꾼이 들어왔기에 조용조용 보여주었더니 나보다 더 놀란다.
작은 소리로
"햐, 이게 뭘까? 이 놈들이 ..."

그때 애들이 와르르 방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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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깜짝 놀랐지?"

애들이 빨리 선물을 뜯어 보란다.
초보농사꾼이 박스를 뜯어보니 헉, 그렇게 하나 사려고 했던 CD플레이어다.

겨우내 가공실에서 일을 하는 초보농사꾼은 오래된 카세트를 듣는다.
물론 작년에는 테이프 돌아가는 것도 고장이 나고, 올해는 죽으라 라디오만 듣는다.
뉴스를 외울 정도로 듣고 또 들으니 너무 지겹단다.

그러면서 이거 하나 사야지 한 것이 돈 생각해서 덥석 못산 모양이다.
일전에 주현이가 서울에 다녀와서 할머니랑 이모들에게 앵벌이(?) 해 온 용돈을 보더니 돈이 많다며 아빠 CD플레이어 하나 사달라고 농담삼아 말했었다.

그때 주현이가 딱 잘라 안된다고 하더니만 이 짓을 한 것이다.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 양말에는 웬 구속영장과 상품권.

담당검사 : 박선우 검사란다.(선우의 꿈은 검사란다.)
문서번호라고 적은 것은 우리집 전화번호다. ㅎㅎ
어디서 본 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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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은 장난으로 만든 것이고 5만원을 주면서 상품권 대신 현금이니 꼭 엄마 옷을 사란다.

그러니까 주현이는 지아빠 선물을 한 것이고 , 선우는 내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초보농사꾼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이제 애들이 이렇게 커서 이엄마 아빠 마음까지 생각하는구나 싶으니 눈물이 났다.

벌써 초보농사꾼은 CD를 찾아 들어본다며 난리다.
선물받은 놈을 뚤어져라 쳐다보고 뒤도 만져보고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아빠가 너무 필요했던 거라며...

내가 생각해도 하나 사주어야겠다 생각만 하고 주문해 주지 못하고 있었는데 주현이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 셈이다.
이제 아이들은 고3이 되고, 고1이 된다.

졸업선물이니 입학선물이니 말을 꺼낼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초보농사꾼이 충격과 감격이 뒤엉켜 감정조절이 안되는 모양이다.
두 놈을 끌어 안아주고 고맙다고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성탄축하겸, 아이들 둘 다 기쁜 일이 있으니 그 겸사겸사 마주앙 한잔씩 하잔다.
모두 둘러앉아 마주앙을 마시며 오늘 선물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오빠랑 그렇게 상의를 하고 주현이가 미리 인터넷으로 CD플레이어를 사서 친구집으로 배달을 시켰단다.
안그러면 엄마가 받을 판이니까.
친구집에서 그 박스를 찾았는데 집으로 가져올 일이 난감하더란다.

엄마가 물을 텐데 뭐라고 대답할까부터 고민을 했단다.
안그래도 날이 추워 주현이 학교차가 오는 마을 입구로 데리러 가니 애가 무슨 박스 하나를 들고 탄다.
뭐냐고 했더니 이제 졸업이라 개인사물을 담아오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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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런줄 알고 보니 박스로 덕지덕지 뭐가 붙어 있고 그럴듯해서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그렇게 보이려고 일부러 그런 것을 박스에 붙였단다.

어린 것이 얼마나 신경을 썼을까.

그 다음은 오늘 당일.
아빠가 몸살이 나셔서 아차하면 두 분이 성당을 못가시게 생겨 난감했단다.
일단 가셔야 그동안 그런 짓(?)을 해두고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성당 안가시냐고 물었던 거였었다.

선우는 엄마, 아빠가 귀농하고는 되도록이면 중고를 사고 하는 것이 맘에 걸렸었다고...
큰이모가 예전에  산골에 오셔서
"니 엄마는 예전에는 백화점 옷 아니면 안사입고 그렇게 그랬는데 ... 시골오고는..."그러면서 이모가 우셨단다.
그 말을 하는 선우의 눈가에서 눈물이 또르르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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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르는 일인데 아마 큰언니가 내가 시골로 온 것이 맘이 아파 선우 붙들고 그랬던 모양이다.

그런 엄마가 알뜰히 살려고 그러셨다는 것을 안다며 자기가 드린 돈으로는 엄마 옷을 사입으란다.
선우는 옷값이 얼마인지 잘 모른다.
자기 옷도 사주면 입고 안사주면 있는 거 입고 그러는 아이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구속 영장이 등장한 모양이다.
피고는 배동분이고 죄명은
"피고는 그 간 정당한 구매욕구를 억누르고 중고, 특히 경매물품만으로 대리만족해온 혐의가 드러남"이라 한 모양이다.

구형이 재밌다.

"5만원 한도 내에서 자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입할 것.
위의 권고를 어길시에는 빵과 커피 반영구 지급 중지에 처함."

아이고, 빵과 커피는 엄마 아킬레스건인줄 이 눔들이 훤히 아는구나....

우린 구속영장을 읽고 또 읽으며 웃고 또 웃었다.
CD플레이어를 틀어놓고 박씨 일가가 춤을 추고 따라 부르고 난리다.
물론 거기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7080노래'다.

애들도 많은 부분 그 노래들을 안다.
아빠가 좋아하는 조용필 노래도 많이 따라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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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벽이다.
모두 마주앙 한 잔씩 하고 오늘 선물에 대한 놀라움과 고마움을 전했다.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엄마 , 아빠가 생각보다 기쁨을 넘어 감격스러워 하고 좋아한다며 지들이 좋은 선물 받은 것보다 더 좋단다.

다 컸다.
이렇게 엄마, 아빠 마음을 헤아려주는 아이로 큰 것이 어디 부모 덕이겠는가.

하늘마음농장 하늘에 떠있는 별과 달들이,
집 옆에 졸졸 흐르는 개울이,
드넓은 대지가,
집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쳐진 늘 푸른 소나무들이,
봄이면 흐르러지게 피는 진달래, 개나리가,
여름이면 빨간 고추잠자리가,
가을이면 오색 단풍이,
겨울이면 모두가 하얘지라는 뜻으로 하늘이 내려주는 흰눈이....

그런 자연이 키운 것이다.

그리고 책이 또한 한몫했다.
늘 책을 소중히 여기며 읽고 감동받는 아이들에게는 책 또한 큰 스승이었다.

우리의 귀농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성공했다고 난 말한다.
남들은 성공했다면 아직도 연간 매출이 얼마냐고 묻는다.

그럼 위에 열거한 저런 자연의 혜택을 연간 매출로 매길 수 있을까....
금액으로 매길 수 없을 정도이니 그게 대성공이지 않은지....

내 아들 선우도 자고, 내 딸 주현이도 잔다.
엄마가 해준 것도 없는데 잘 자라주었다.

오늘은 내 대신 아이들의 정서를 위해 , 그리고 아이들의 꿈을 위해 도움을 준 별, 달, 개울물, 등 자연에게, 그리고 책에게 큰 절 하고 자야겠다.

"선우야, 주현아, 오늘 참 많이 놀랐다.
기쁨보다는 충격 쪽이 더 나은 표현인 것같아.
이렇게 컸구나 감동이었고,
컸어도 속이 제대로 영글어가고 있구나 싶어 눈물이 나더구나.
그저 건강하게 그리고 은갈치처럼 반짝이는 꿈과 희망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길 바란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보세요.!!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 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편지 마음이 급하다.
+   [산골편지]   |  2010. 4. 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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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끄트머리에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얼어있는 듯 보인다.
강아지 벤자민도 가만히 있으면 얼었나 싶어 가서 불러보기도 한다.

산골을 넉넉한 분위기로 연출해 주는 각양각색의 항아리들도 금방이라도 얼어 터져 그 파편이 내 종아리를 칠 것만 같다.
이제 막 손빨래 한 초보농사꾼의 외출용 셔츠도 밖에 내다 널었더니 금방 로봇처럼 뻣뻣해졌다.

그러다 이내 햇살이 나와 아는체를 하니까 처음엔 콧대를 높이며 들은척도 안하더니만 지금은 흐느적거리다 못해 침을 질질 흘리며 좋아라 한다.

햇살이 나오면 그런 마음은 녹지만 다시 저녁이 되어 햇살이 퇴근하면 이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다시 얼어 있는 듯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더니만 틀린 말이 아닌가보다.

****************************************

나에게 중학교 때부터 죽으라 붙어 다녔던 친구가 있다.
그렇게 평생 붙어 다닐 것을 몰아서 붙어다녔는지  지금은 저 멀리 미국에 있다.
얼마 전에 서울에 갔다가 명동 롯데백화점 본관에 들렸다. 일부러.
무엇을 사기 위함이 아니고 그 친구와 함께 앉았던 본관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있는 계단을 보기 위해서다.

친구의 향기가 아직도 묻어 있는지,
계단위의 친구 모습이 남아 있을려나 기대하면서...

그 계단을 보러 난 없는 시간에 볼일을 재껴두고 거기로 갔다.
계단이 명품(?) 계단이라서가 아니다.

 그 친구와 약속을 하면 그런 식으로 한 적이 많았다.
그냥 노상(?)에서 기다리는...
그 때는 핸드폰이 없었으니 그냥 무작정 무식하게 기다리는 거다. 그게 좋았다.
그렇게 기다리다 심심하면 슥 아이쇼핑도 하다 다시 계단에서 기다리고...

그 기다리는 시간이 편안하고 좋았다. 상대방이 제아무리 늦어도 화가 나지 않고 자존심도 상하지 않고...

1시간이 넘게 기다리게 한 적도 있다.
우린 상대방이 아무리 늦어도 꼭 온다는 것만 알고 있으니 기다리는 그 자체를 좋아했다.
지금 세상에 이런 짓하면 바로 귀싸대기 올라온다.
바쁜 사람 기다리게 한다고..

그렇다면 그 때는 모두가 한가했었느냐 하면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생의 바퀴는 정신없이 돌아가긴 마찬가지였다.

요즘 사람들은 기다리는 일이라면 질색이다.
우선 자신의 시간이 귀함을 내세운다. 바쁨을 내세운다.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안가진 사람이든 모두가 기쁜 날로 지내는 때다.

천주교에서는 성탄 전, 4주, 즉 바로 지금을 대림절이라 하여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사람도 못 기다리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고, 불러도 대꾸도 잽싸게 안하는 아기 예수님을, 부처님을  어떻게 기다리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운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벗을 기다리는 마음이 즐겁고 기분이 들뜨듯이 그 이상으로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 부처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더더욱 즐겁고 잔잔한 감동이 일어야 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나 먹는다고 사람도 기다리는 멋과 맛을 아는 사람이나 기다리듯이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고, 부처님오심을 기다리는 일이란 그보다 더 깊어야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은 헛된 시간이 아니다. 그 기다리는 시간 동안은 청소시간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을 청소하는 ...
미움도, 질투도, 욕심도, 시기도 모두 털어버리는, 그런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총채로 먼지를 털 듯 턴다고 쉽사리 털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다리면서 수없이 묵상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 내가 다 용서를 해도 저 인간만은 어렵겠어.
혹여 이 세상 사람이 다 그런다 해도 지는 초보농사꾼에게 그러면 안되지.
초보농사꾼이 저한테 어떻게 했는데, 새로운 삶 시작할 때, 그렇게 애써준 것은 다  어디로 가고 그따위 행동을 하느냐구. 똥 누러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더니..." 하며 치를 떨었던 것을 털어내는 것이 어찌 일순간에 가능할까.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기다리는 시간, 침묵의 시간, 묵상의 시간 속에서만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기다리는 시간은 화해와 용서와 기쁨의 시간이다.

나의 다락방에는 4가지 색의 대림초가 있다.
오늘은 일찍이 그곳에 불을 댕기고 구유 속에 아기 예수님의  빈 자리를 바라본다.

아기 예수님을 따숩게 맞이하려면 내 안의 찌꺼기들을 죄다 털어내야 한다.
오늘도 묵주를 굴리며 철저히 내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마음이 급하다.
청소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으니 말이다.
성탄이 연말에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이 연말에는 너나 나나 할 것없이 그런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종교와 관계 없이 이 한 해 끝에는 내 안을 들여다 보고, 내가 나에게 용서하라고 부탁도 하고, 화해하라고 손도 내밀어 보는 그런 연습이 필요한 시기이기에 그렇다.

지난 가을에 집 옆에 핀 작은 해바라기 생각이 난다.
그는 다른 해바라기에 비하면 신생아 수준이었다.
키도 작고, 꽃도 아주 작아 그것이 해바라기라고 말해 주기 전에는 잘 모르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난 얼굴에 보톡스를 맞은 것처럼 크고 화려하고 빵빵한 해바라기 보다는 그 작은 해바라기에 더 눈이 갔다.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오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살다가면 그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것을 그에게서 느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보다 더 명품인 '신생아 해바라기'

그를 이른 아침에 보면 이슬을 얼굴에서 막 털고 수건으로 닦지 않은 해맑은 모습으로 나를 맞곤 했다.
몸에는 솜털이 보송보송 돋은 그런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곤 했다.

새해에는 지난 가을의  애기 해바라기처럼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길 빌어본다.

촛불이 흔들린다.
유리 통창 밖으로 별들이 보인다.
별들도 한 해를 정리하고 있는지 눈망울이 똘망똘망하다.

우리 각자는 이 연말에 어떤 일로 바쁜지 돌아볼 일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아낙  배동분 소피아


 
 
        

 

귀농풍경--EBS FM 생방송에서 만나요.
+   [산골풍경]   |  2009. 9. 1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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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늘이네요. 15일 화요일  오전 10시 EBS FM 104.5 MHz 에서 만나요.
제가 나오거든요.
방송으로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고 하네요.

프로는 라디오 멘토 '부모'라고 합니다.

제1부에 스스로 크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제 책에 소개된 교육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압니다.

혹여 시간이 되시면 라디오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사실 라디오 방송은 직접 가야 하는 거라서 안했었어요.
한번은 녹음하러 직접 왔었구요.
두번은 전화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했었어요.

직접 가는 것은 시간도 그렇고 해서 안했는데 이번에는 작가님이 제 책을 읽으시고 부탁하시는데다가 아이들의 교육이야기라고 하니까
참고하실 분들이 있으실 것같고 ...해서 내일 서울에 갑니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귀농하여 자연에서 아이를 키운 이야기는 체득한 일이니 그대로 이야기를 하면 되겠지요.

집을 또 떠나려니 또 맘이 바쁘네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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