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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풍경] | 2009. 5.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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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운재밭에 갔었다. 그러니까 봄되고 처음으로...
그런데 작년에 보았던 갈대를 보고 입에서 튀어 나온 말...
"너, 아직도 그러고 있었구나, 가을에 본 그 모습 그래로구나..."
그랬다. 가을에 야콘을 캐러 왔을 때에도 그러고 있었다. 답운재밭의 야콘을 조금 남겨두고 달밭의 야콘을 캐러 갔었다.
거기서 몇 며칠 야콘을 캤다. 그리고 모든 밭의 야콘을 다 캤을 때는 서리도 오고 날도 많이 추워 있었다.
다시 초보농사꾼과 둘이서 답운재밭에 와서 몇 골 못캔 야콘을 캐는 날도 얼마나 춥던지 손이 시려 호호 불어가며 캤다. 그리고 둘이 추운데 야콘을 다 캐고 허리를 펴고 그동안 수고한 야콘밭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우리는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 서로에게 "수고했어"를 외쳤다.
대지도 수고했고, 농부도 수고했고... 그런 모습을 갈대는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린 겨울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봄에도 그 녀석을 그렇게 서있었다. 그렇게 서서 대지의 도반이 되어 주었던 모양이다. 반갑고, 반가워 한번 흔들어 주고 왔다.
햇살 아래 눈부신 그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이제 너도 나도 새봄을 시작해 보자.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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