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홈의 누나격인 치자꽃님이 영화 '워낭소리' 사진을 올려주셨을 때,
그 사진에 빨려들어가는줄 알았다.
할아버지와 소...
그 풍경이 너무 소박하고, 맑아서 숨이 멎을 정도였다.
동물 중에서 어떤 동물이 제일 좋냐고 물으면 소가 아닐지...나는 그렇다.
맑은 눈망울에, 그 순박한 울음소리...
국민학교 다닐 때 방학이 되면 천안 병천에 갔었다.
뚝방에서 풀을 뜯다가 사람이 닥아가면 먼저 뚝방 아래로 피하곤 하던 소...
그 덩치에 난 늘 무서워 그 길을 못가고 돌아돌아 다른 길로 다녔었다.
그렇게 무서웠던 소가 왜 좋으냐고 물어도 할 수 없다.
한길(시골에서는 행길이라고 불렀다.)에 그 똥덩어리가 떨어져 있어도 더럽지 않았고 냄새도 없었다.
난 유독 고향에 대한 향수가 많은 것같다, 언니 넷과 오빠에 비해...
그래서 귀농 전에도 골동품을 사모으곤 했다.
큰돈 들어가는 것은 못사고...소품정도...
이 워낭도 내 기억으로는 옛날 청계천의 벼룩시장에서 샀지 싶다.
초보농사꾼은 서울사람이었으면서도 내가 그런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대뜸 사라고 부축이곤 했다.
그 점이 지금 참으로 고맙게 느껴진다.
그렇게 생긴 워낭,,,
당연히 귀농하면서도 모셔왔다.
치자꽃님의 영화 사진 한 장을 보고
바로 내려가 사진을 찍어 왔다.
아래의 사진은 작은 종의 속을 찢은 것인데 찍사가 시원찮아서 감흥이 덜한 것같다.
치자꽃님 덕분에 한참 워낭을 흔들며 그 소리를 듣다 왔다.
그 소리로 귓 속을 소제해서 그런지 그 소리로 눈이 소독되어 그런지 내 눈도 소처럼 맑아진 기분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