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문짝도 제대로 안닫힐 정도로 골병이 든 세레스에서 노인네의 가래 끓는 소리가 요란하다.
초보농사꾼이 한 차 해온 나무를 내린다.
그게 하도 힘겨워 보여 힘을 거들지 못하고 잔소리로 거든다.
“선우 아빠, 인제 그 놈의 토막 좀 작게 잘라.”
“왜?, 커야 한 방에 내리지.”
예전에는 그렇게 대답할 사람이
“좀 무겁긴 무겁다”하면서 잠시 허리를 펴고 담배를 빡빡 빨아댄다.
사실 그 토막을 작게 하란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집 난방 담당인 초보농사꾼이 커다란 나무를 부둥켜 안고 힘에 부치게 내리는 것에 대한 안스러움도 있고 또 하나는 나를 위함도 있다.
홈관리를 하고 꼴난 책 조금 읽다 초보농사꾼보다 늦게 잠드는 난 마지막 불을 챙기게 된다.
그때 나무토막을 집어 넣으려면 애를 먹는다.
귀농 초처럼 팔팔했을 때는 나 역시 그 정도는 만만했었는데 귀농 10년차가 지나가다 보니 온 삭신이 쑤시고 탈이 나고, 허리도 골병드는 바람에 그 놈의 나무토막을 붙들고 끌어 앉았다, 뒹굴렸다. 생쑈를 해야 겨우 불길에 던질 수 있다.
산골 식구들 등바닥이 땃땃하게 긴긴 겨울밤을 나게 하려면 이 나무 보일러의 아가리가 꽉 차도록 넣어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나무와 씨름을 하다보면 생전 땀 안흘리는 사람의 볼따구니가 촉촉해진다.
달밤에 체조 별거 없다.
그렇게 쑈를 끝내고 보일러실 문을 나서면 달이 혼자보기 아깝다는 듯 씩 웃는다.
나도 그를 흉내내어 씻웃으며 손을 흔든다.
초보농사꾼이 그렇게 해온 나무에 눈이 쌓였다.
작년에는 눈비에 젖지 않도록 나무 집에 차곡차곡 쌓았었는데 올해는 야콘즙
을 만드느라 시간이 없는 초보농사꾼이 나무를 저렇게 노상에 쌓아두고 때고 있다.
이제는 나를 위해서라도 나무토막을 잘게 톱질해달라고 초보농사꾼에게 그 속내를 드러내야겠다.
안그러면 당신이나 나나 허리 절단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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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