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1일
키 작은 돌나물이 찔레꽃 아래 숨어 피었다.
허구 많은 장소 중에 무서운 가시를 곧추세우고 위협하는 찔레꽃 아래에서 땅을 기고 있는지...
스스로를 낮추느라 사람 눈에 띄기 힘들지만 그 초록의 살갗은 금방이라도 배냇향이 날 것만 같다.
오늘은 그렇듯 겸손한(?) 돌나물을 한 줄기 떼어다 제일 높은 자리(?)에 올려놓았다.
항아리를 놓고도 모자라 또 그 위에 항아리를 엎어뜨려 놓고 집을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해놓고 생각하니 이건 인간의 욕심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그 자리가 높든 낮든 상관없이 제 할 일을 하다가 가는 것인데 인간의 욕심이 발동하여 이렇게 쌩뚱맞게 아파트같은 곳에 집을 마련해 준 것은 아닌지...
떼어도 또 몸을 키우고 산골아낙의 발소리를 기다리는 돌나물.
오늘은 돌나물을 뜯어 새콤달콤 무쳤다.
산골가족 입안에 하나 가득 봄이 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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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이 또 뜨거운 거름을 주고 있다.
그곳에 어린 봉선화랑 코스모스 싹이 들어 있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얘기를 했었다.
그러면 알았다며 대답은 시원시원 잘 했었다.
그러다 다음에 보면 옆으로 조금 이동한 장소에 다시 뜨거운 거름을 붓는다.
거기에 산골소년까지 가세하는 것을 목도했었다.
시간이 흐르자 집을 중심으로 왼쪽 꽃밭은 누가 봐도 꽃밭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좌측 꽃밭은 기계충을 앓은 것처럼 파란 싹 하나 없이 초토화시켰다.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었다.
‘이상하게 싹이 안올라 온다‘ 는 소리만 되풀이 하고 돌아섰었다.
볼수록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러다 하루는 마당을 내다 보니, 범인은 초보농사꾼.
귀농 초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그 버릇을 고친줄 알고 방심했었다.
이제 버릇고치기 어려울듯 싶다.
오늘도 영역표시를 하다 나에게 딱 걸렸다.
귀농 초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그거 단속하느라 애를 먹었었는데 지금껏 그런 모양이다.
순경이 노상방뇨하는 사람을 잡아 세우고 훈계하듯 도대체 왜그러느냐고 눈이 뒤집혀 볼멘소리를 했더니만 돌아오는 대답이 환장할 노릇이다.
변기에 쏟아붓고 물로 씻어내리기가 아깝다나 뭐라나 하며 뒷말을 한다.
“하이고,... 그러셔요...”
폐일언하고, 정녕 아까우면 달밭 개복숭아 심어 놓은 곳에 거름을 부으라 했다.
이제 아들 녀석만 내 째진 레이더에 걸리기만 하면 된다.
그 녀석은 또 어떤 변명을 할런지 ...
농사짓기도 바쁜 세상에 불철주야 노상방뇨 단속까지 하고 있으니 산골아낙은 몇 가지 임무를 수행하는지 원...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제 2년차인 개복숭아 어린 묘목 한 20그루를 줄 세워 놓고 하루가 멀다 하고 들여다 보고 있는데 이거 뜨거운 거름 때문에 개복숭아 나무 다 죽이는 건 아닌지 슬 걱정이 되었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이 노릇을 어쩐다지...
내일은 다른 곳에 있는 봉선화, 코스모스 모종을 머리카락 이식하듯 이식시키려고 한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자세한 내용은 www.skyheart.co.kr (하늘마음농장)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