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다녀왔다.
이틀 동안의 여행처럼 산골 집을 떠났다.
이제 집을 나서면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이 별 건지....
자신의 울타리로부터 벗어나보는 일... 손에 일을 놓고 나의 신발코를 보고 세상을 두리번거리는 일이 아닌지...
강의가 있어서 갔지만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이들도 만나니 여간 행복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서울가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강남교보"
아이들도 엄마가 서울에 오면 꼭 들리는 곳이 강남교보인줄 안다.
그래서 아이들도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함께 고르고 한 배낭에 사서 가곤 한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귀농전 그것도 아들 어려서는 광화문교보를 다녔다.
뭐 그때야 강남교보가 생기지도 않았지만....
(앉아서 책을 고르는 여인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아들 선우가 돌이 되기도 전에 가슴에 안고 광화문교보를 늘상 다녔다.
어려서부터 책을 구경시켜주기 위해서였다.
또 책냄새에 익숙해졌으면 하는 마음까지 작용하여 시간을 내서 정기적으로 다녔다.
마침 남편이 현대자동차 광화문 지점에 업무과장으로 근무를 했기 때문에 아들 안고 광화문교보에서 그림책도 읽어주고 하다가 함께 퇴근하곤 했다.
그러다 둘째 아이를 낳고는 셋이서 광화문교보를 문지방이 닳도록 다녔다.
세월이 흘러 귀농해서도 아이들의 책을 선택하기 위해 광화문교보를 또 다녔다.
귀농하고 아이들 교육코드는 책과 여행이었다.
그러니 매달 책값으로 많은 돈이 지출되었다.
우리 귀농생활비 중 책값의 비중이 컸었다.
그러다 또 세월이 흘러 강남교보가 생기고 아이들이 대학을 들어가니 강남교보에서 아이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강남교보만 간다.
귀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도 농사 일 만큼이나 좋아하는 일이라 강남교보에 가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큰 이유는 요즘 트렌드를 읽고 싶어서다.
요즘 트렌드는 내가 농사지은 것을 가공하고, 디자인하고, 마케팅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우리집 거실 겸 서재 한 켠 모습...사방이 책이다. )
요즘 트렌드를 아는 것이 꼭 책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방면으로 트렌드를 알 수 있지만 나의 경우는 출판업계가 가장 고려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몫하고 있다.
앉아서 책을 읽고 책을 고르는 여인의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나도 한참을 앉다 서다를 반복하며 책을 보았다.
그리고 고른 책을 계산하고 나오는데 벌써 뿌듯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가진 작은 창으로 큰 세상을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자기와 가진 것을 나눈다는 것 또한 작은 창으로 큰세상을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농사를 짓고 책을 읽고, 책을 내고 리폼을 하며 지내는 귀농살이가 여간 복에 겨운 게 아니다.
그대는 요즘 무슨 책을 읽으로 마음의 온도를 높이시나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에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