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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 _해당되는 글 82건
2008.12.12   귀농일기 -- 이 연봉을 어디에 쓰지??? 
2008.12.11   귀농 아낙의 글 --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집 
2008.12.10   귀농일기 -- 대대적인 작업을 하기 전에........ 
2008.12.08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2
2008.12.01   야콘술 1
2008.11.30   산골편지-- 내 귀농의 삶도 절절하기를.... 
2008.11.29   산골풍경 -- 기다림의 시간(대림) 
2008.11.29   귀농일기 -- 야콘모종의 비밀 
2008.11.20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2008.11.04   산골풍경 -- 딸아이의 이쁜 마음 1

 

귀농일기 -- 이 연봉을 어디에 쓰지???
+   [귀농일기]   |  2008. 12. 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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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쓰고 보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었네요.
연봉받은 날이 오늘이 아니라 어제였네요.

무슨 연봉이냐고요?
1년에 한번씩 이맘 때 쯤이면 꼬박꼬박 나오는 반장 연봉입니다.
1년 연봉이 5만원이니 월급으로 따지면 4천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지만 통장을 볼 때마다
의미가 새롭습니다.

새밭 반장 맡은지도 어언 10년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이사 오기 전에 사셨던 할아버님이 반장을 보셨다는 이유로 반장이 그날로 되고는 이렇게 장기집권중입니다.

 한번도 오르지도 않는 연봉이지만 과연 이 거금(?)의 연봉을 받을 만큼의 반장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되짚어 봅니다.ㅎㅎ

요즘 야콘즙과 야콘칩을 계속 만드느라 야간 작업을 합니다.
조금 전에 올라왔으니까요. 아내랑...

낮에는 발송도 있고, 나무도 해오고, 패고, 다른 일을 겸해서 하느라 저녁이 되면
제 때를 만난 물고기처럼 생기가 나서 합니다.
근데 점점 기운이 딸려가는 나이다보니 예전보다 일찍(? 새벽) 잠자리에 듭니다.

"이 돈을 어디에 쓰지?"하고 무턱대고 어제 말했더니
아내가
"무슨 돈??"

"나 연봉 나왔잖아"했더니 순간 어?하는 눈치입니다.
그러더니 바로 거금 5만원 나왔구나..합니다.
그리고는 그럼 한번 쏘라고 하네요.
뭘로 쏠까요.
액수가 커서 잘 생각이 안나네요.

그래서 한번 웃었습니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귀농 아낙의 글 --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집
+   [산골편지]   |  2008. 12.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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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30일

울진 장날은 5일장으로 2일과 7일이다.
장날은 구경꺼리가 많아 좋다.
바쁜 걸음 멈추고 작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라 바쁘다.

옛날의 장날 풍경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런 풍경을 도시 사람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그러나 그 순수하고 건강한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댈 용기가 없다.
엊그제도 우연히 일보러 갔는 정말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헌옷을 수선하는 집에 들려 옷을 맡기고 나오며 용기내어 카메라를 꺼냈는데 등골에 땀이 흐른다.
결국 작은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말았다.

내가 진정 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은 명품 옷을 걸치고 명품 핸드백과 온갖 액세서리를 주렁주렁하고 화장을 겹겹이한 모델이 아니다.
작은 헝겊 자루에 깜장콩, 조, 보리를 담아 놓고, 도라지 한 종지, 부추 한 단 등을 당신 앞에 놓고 그냥 무작정 앉아 계시는 할머니 모습이었끼에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했다.

그 모습이 하도 신선해서...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삭막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나를 비추어 보고, 부모를 생각하고 고향을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미치니 아쉬움은 남는다.
다음 장날까지 카메라를 꺼낼 용기가 생길 것같진 않다.
*****************************************************

우리 집은 독가촌이다.
그러니까 한 골에 한 집이 있는 것을 이곳에서는 독가촌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옆집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고,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할아버지댁은 300~4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다.

그것도 멀리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우리집이 산자락 움푹 패인 곳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에 보이지도 않는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사신다.
성격이 강직하시고 남에게 폐끼치는 것을 싫어하시는 그런 분이다.

하루는 할아버지댁의 잔디꽃이 참 이쁘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느 비오는 날 아침에 잔디꽃을 비닐 포대에 담아오셔서는 본보기로 몇 개 심어놓으시고 두고 가셨다.
새벽잠이 없으시다보니 새벽에 오셔서 우리가 깰까봐 그렇게 조심조심 해놓으시고 가셨을 때의 그 마음이란.................

그렇게 심은 잔디꽃이 해가 바뀌자 핑크빛으로 산골을 밝혀줄 무렵 할아버지는 올 여름에도  우리 집으로 올라오는 저 아래 다리결 있는 데서부터 양쪽 길가로 쭉 올라오며 심어주시고 가셨다.
그것은 더 몰랐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보니 촘촘히 그 더운 날 오셔서 슬며시 심어주시고 가셨다.

산골은 걸어서 다니기보다는 주로 이웃도 멀리 있기 때문에 차를 타고 다니다보니 그 잔디꽃이 그렇게 심겨져 있는줄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얼마나 마음이 따사롭던지...

그리고 내가 무슨 꽃이 이쁘다고 했었는지 그것을 기억하셨다가 가을에 꽃둥지까지 베어다가 주셨다.
더 말렸다가 내년 봄에 줄줄이 꽃밭을 끌고 다니면 꽃씨가 떨어질 거라는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주셨단다. 초보농사꾼 박반장에게...

초보농사꾼이 반장으로 있는 새밭 어르신들은 죄다 그렇게 따뜻한 분들이다.
우리 홈에 자주 등장하시는 꾀골재 할머니도, 감이랑 김치랑, 손수 만드신 두부를 박반장이 좋아한다고 늘 가져다 주시는 다른 할아버님도 연고도 없는 이곳 울진에서는 친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다정한 분들이시다.

말이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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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꽃둥지를 나 또한 다른 농작물 이상으로 애정을 갖고 말렸다.
지금 잘 말라 저나 나나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할아버지 댁에 안좋은 일이 있으시다며 초보농사꾼이 입을 뗀다.
이제 막 40 넘은 사위가 직장에서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그만 별나라로 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오늘 그냥 집에서 계신다고...

가까운 이웃으로서 아무 말씀도 못드리고 있다.
그냥 뭐라고 세 치 혀로 위로 말씀드릴 수 없어서다.

나중에 조금 시간이 흐르면 반 어른들 모시고 저녁이나 준비해야겠다.
근데 겨울에도 야콘 가공을 쪼금 하다보니 이거 가을걷이 때만큼이나 일이 많고 바쁘다.

달과 별이 유독 반짝이는 밤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대대적인 작업을 하기 전에........
+   [귀농일기]   |  2008. 12. 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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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9일

눈이 오는 날에는 들어앉아 있는 것이 좋은지 아내가 묻는다.
들어앉아 있는 것이든 나가 있는 것이든 마음에만 눈이 오는 것을 마음이 기쁘게 받아들이면 된다고 평소에도 표현 못하던 말을 얼떨결에 던지고 포크레인에 올랐다.

지난번에 거북바위 주위를 파본다고 손을 대고는 다시 일하느라 그대로 둔 것이 눈에 자꾸 들어오니 오늘은 조금이라도 흙정리를 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사실 포크레인이 너무 오래되어 내 맘대로 가주질 않는다.
뭐 오래되어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우선 내 재주가 없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 귀농햇수가 많아질수록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기도 잘하게 되었다.ㅎㅎㅎ

사실 오늘은 수석실이라 이름붙였던 효소실 옆칸의 공간을 가공실로 전환하는 날이다.
작년 말 경에 반은 전환되었다.
야콘즙기계들을 들여 놓았으니까...

이번에는 야콘칩을 좀 만들어볼 생각에 새기계를 들여놓기로 했다.
그러니 나머지 수석을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그런일을 해야 하는데 포크레인으로 흙을 정리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일할 때 제일 많은 생각을 한다.
귀농하고는...

거기에 눈까지 와주니 감각없다고 아내에게 맨날 말듣는 나도 더 깊은 생각에 잠긴다.
눈과 생각과 포크레인...
잘 안어울리겠지만 그렇게 조화를 이루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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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그렇게 일하다 수석실 정리에 돌입했다.
날이 어두워져도 우린 올빼미처럼 한밤중까지 수석실 아니, 가공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석을 말이 옮기는 것이지 세레스로 옮겼다.
아내가 머리를 써서 하여간 그나마 고생을 덜했지만 엄청 힘든 일이다.
수석을 다룬다는 것은.
엄마가 평생을 모은 것이라 더욱 마음도 쓰이고 옮기는데 좌대가 부러질까봐 걱정이고 ...

한밤중까지 수석옮기고 바닥 물청소하고 나머지 물품들 정리하고 나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일을 많이 한 날은 기분도 배로 좋다.


귀농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풍경 -- 산골의 김장하기
+   [산골풍경]   |  2008. 12. 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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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면 누구나 김장철이 되면 걱정부터 되지요.
게다가 손님이 많이 오시거나 대가족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진할 것이구요.

저 역시 걱정이 됩니다.
귀농 전에는 친정 엄마랑, 언니들이 와서 다 해결을 해주었기때문에 김장철이 되어도 걱정도 안하고 편하게 살았지요.

그러나 귀농하고는 산골에 오시는 손님이 많고, 우리 가족 역시 김치를 좋아해서(나의 강압에 못이겨 먹다가 지금은 아주 잘 먹고 있지요^^) 왠만한 가정에서 하는 김장보다 배 이상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유심히 늦도록 가을걷이를 했고, 가을 걷이 후 밭정리며 그리고 봄처럼 밭을 다시 갈아서 다른 작업을 하느라 무지 바쁜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걱정을 하는 분이 있었으니...
이웃 동네의 병도 형인데 그 분은 배추를 매해 친환경 인증을 받아 농사를 짓지만 올해도 밭을 갈아 엎게 되었습니다.
그게 농사짓는 분들의 현주소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어서는 늘 우리 가족 배추를 챙겨둡니다.
그렇게 해발이 높은 밭에서 직접 뽑아다 창고에 두고는 언제 할거냐며 걱정까지 해줍니다.

아직도 밭에서 그러고 있다는 소식을 접수하더니 아예 우리 것을 절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하던 일을 두고 달려가 같이 절이고 왔는데 , 그날 우리 반의 꾀골재 할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배추를 절여 놓았으니 빨랑 가져가 오늘 씻어 버무려 넣으라고 신신 당부 하시더랍니다.

초보농사꾼이 달려가 할머니의 절인 배추를 싣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어, 무랑 배추랑 많이 보내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드실 것만 하시기도 힘들텐데 무슨 우리 젊은이 것까지 하시느라고...
내가 못살아...
배추를 씻으며 할머니의 마음을 읽다보니 마음까지 절여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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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친 가식처럼 그렇게 대해주시는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 배추도 씻어 두었습니다.

다음 날, 형네로 가보니 벌써 싹 씻어서 물기를 빼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춧가루와 젓갈만 오기를 기다리며 다른 양념을 다 버무려 놓았습니다.

디딜방아 유기농 고춧가루에 젓갈, 그리고 야콘을 갈아 넣고 버무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져간 할머니 배추까지 김장을 그 댁에서 했습니다.

나 바쁘다고 농사짓느라 관절마다 아파서 약을 먹는 아줌마가 나까지 챙기느라 ...
얼마나 미안하던지...
산골 아줌마는 복도 많습니다.

김치냉장고 통에 일일이 넣고도 남아 큰 스텐 다라이에 담아 차에 싣고 왔습니다.
김치 냉장고도 제일 큰 것인데 다 못들어가고, 결국은 땅을 파달라고 했습니다.

초보농사꾼이 언덕 위 해바라기 심었던 자리에 땅을 파주었습니다.
작은 그릇으로 담아 일일이 그 높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김장김치를 항아리에 담았습니다.

김장 김치 색깔이 먹음직 스러운 만큼, 이번 김장을 도와주신 두 분의 수고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김장담는데 주인으로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그렇던지 항아리에 꼭꼭 눌러 넣고는 이내 몸살이 나서 앓았습니다.

먹을 때마다 그 따뜻한 마음도 함께 먹겠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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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술
+   [야콘 이야기]   |  2008. 12. 1. 10:05  

사실 매일 초보농사꾼에게 잔소리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술과 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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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는 초보농사꾼.
사람들은 초보농사꾼이 술을 좋아하니까 무조건 술이면 되는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

술도 좋은 사람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코드가 잘 안맞거나 일때문에 마시는 술을 마신 날은 집에서 다시 입가심으로라도 한 잔 마신다.

그리고 담배...
담배도 술도 조금 줄이라는 잔소리지 끊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담배야 끊어주면 너무 좋겠지만 ...

술은 조금은 해야 그의 정신 건강에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다.
과음만 안하면...

그렇게 매일 잔소리를 하면 틀어놓는 멘트가 있다.

"선우 엄마, 내가 술마시고 당신에게 누구처럼 밤새 노래를 시키나, 그렇다고 식구들에게 잔소리를 하나 ... 잘 마시고 조용히 자는 사람에게 왜 그리 잔소리야??"
한다.

이제 50줄을 바라보는 나이면 모든 것을 조심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건강 말이다.

그래서 잔소리를 한다.
요즘들어 특히 담배 잔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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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그런다.
소피아가 잔소리를 안해서 담배를 못끊는 거라고...
마누라가 도끼눈을 뜨고 매일 닥달을 하면 끊는다고...

그런가 보다...

하여간 술도 줄이라고 잔소리를 하는 마당에 그를 위해 야콘술을 담았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야콘관아술...
그러니까 야콘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만 따로 따서 술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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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은 당뇨, 변비, 동맥경화, 다이어트, 체질개선 등에 참으로 좋은 먹거리다.
그것에 반해 귀농 초부터 줄기차게 야콘농사를 지었다.

야콘에는 인뉼린, 폴리페놀, 프락토 올리고당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그런 질병에 큰 역할을 한다.

먹거리 주문판에 자세히 이런 약성을 못올리는 것은 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의사가 말하면 되고 일반인이 말하면 안되는 거다.

하여간 이렇게 좋은 야콘,,,그것도 그 눈으로 야콘술을 담았다.
이 눈은 나중에 봄에 심으면 싹이 나온다.
그러니까 야콘의 씨나 다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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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약성은 얼마나 좋겠는지..

그래서 술 잔소리를 하면서 담았다.
칫솔로 구석구석 흙을 닦아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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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이면 꺼내 봄농사에 지친 몸과 영혼에 생기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지금 잘 보관중이다.
이거야 말로 야콘농사짓는 사람으로서 소박한 음식이 아닌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산골편지-- 내 귀농의 삶도 절절하기를....
+   [산골편지]   |  2008. 11. 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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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3일

<font color="#7B2183">사람이 어떤 계기가 있으면 더 삶의 바퀴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야기 듣는 등 간접 경험에 의해 내 삶이 비춰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즘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Tom Jones의 "I who have nothing"과 “Delilah"라는 곡이다.
예전에는 가사에 심취하여 고개를 있는대로 흔들며 듣곤 했던 곡이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지금은 그 가수의 그 절절한 가창력에 매혹되어 듣고 또 듣는다.
다른 가수들이 부르기도 했지만 이 가수 어림없다.

삶도 그러리라.
주어진 삶이라고 누구든 절절하게, 곱씹으며 살지 않으리라.

산중에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가을걷이 때 자주 눈이 마주친 다람쥐도 잠들고, 유독 뒷산에서 캥캥거리던 노루도 잠든 시간에 그 노래를 들으면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감싼다.

아마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그것을 표현하자면 어떤 아우라 같은 것이 감도는 느낌이다.
어금니깨에 힘이 들어가고 가슴은 달콤함에 젖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한 의욕으로 충만하다.
그것은 내 삶의 의지와 그 가수의 노래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지 싶다.

산골로 온지 9년차,,,
귀농밥을 먹을수록 삶이 더 절절하길 원한다.
누구는 그러고 싶지 않을까마는 최선을 다하는 삶이고 싶고, 하루하루가 값지길 바라고 또 바라는 삶이다 보니 이 노래들을 들으면 그 각오가 더 절절해진다.
오늘도 이 노래를 틀어놓고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찬 삶이길...
내일은 오늘보다 더 절절한 삶이길....</font>

*********************************************

어제에 이어 새점밭의 야콘을 캐는 날이다.
오전에는 답운재밭에 조금 남은 야콘을 캤다.
부랴부랴 근처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데 전화가 왔다.

야콘박스를 주문해 두었는데 포항에서 지금 납품 온다고...
점심 빨리 먹고 새점밭에 남은 야콘을 종일 캐야 마무리 될 것같은데 ...
점심을 먹고 새점밭에 나만 남겨두고 초보농사꾼은 박스를 받으러 다시 집으로 향했다.

예전같았으면 일도 아닌 정도의 분량이나 지금 허리 상태로 보아 조금 무리다.
일단 초보농사꾼도 무릎이 아픈데 그가 돌아오기 전에 뽑는 것은 죄다 뽑아는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욕심은 많아서 허리 한번 안펴고 죽으라 뽑았다.

한 골 한 골 뽑아가는데 땀이 났다.
난 체질상 왠만해서는 땀이 안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초보농사꾼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에 비해 초보농사꾼은 보통 사람 이상으로 땀을 흘리니 난 그 모습을 보는 것으로 땀이라는 것을 간접 체득한다.
그런데 오늘은 몸이 얼마나 달았는지 땀이 막 흐른다.

계절로 보아 아주 추운 시절이다. 이곳 산중에서는...
그렇게 껴입은 옷 속으로 땀은 사정없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야콘을 뽑는데 노란 박스가 보인다.
그 박스는 야콘을 담으려고 어제 그냥 두고 간 것인데 그 중 한 박스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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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는 대부분 내려 놓을 때 똑바로 군데군데 놓지 저렇게 얌전히 엎어 놓지는 않는다.
물론 그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짚이는 데가 있었다.

야콘을 캐다가 보니 빈 자루가 착착 접혀져 있고 그 위에 날아가지 말라고 돌로 꼭 눌러 놓은 것이 있었다.
누굴까...

생각해 보니 분명 어제 새점 할매 모습이 생각났다.
다른 집에 일하다 오시는 할매께 야콘을 자루에 넣어 드렸고, 댁까지 모셔다 드리며 초보농사꾼이 차에서 내려 자루를 마루에까지 놓아드렸다.

할매는 자루를 그렇게까지 들어다 준 것이 너무 너무 고마우시다는 말씀을 계속 하시며 우유 끓여 먹고 가라고 자꾸 붙드셨었다.
주현이도 있어서 그냥 가야 한다고 하니 자꾸 우유 끓여 먹고 가라고....

혼자 사시는 할머니에게 우유는 소중하셨을 것이고 겨울이니 따끈하게 끓여 주고 싶으셨던 거다.
그런데 어제도 빨리 어둡기 전에 가서 야콘을 내리고 혼자 있는 주현이 때문에 가야 했다.

‘그래, 할머니가 오늘도 다른 집 일가신다고 우리 밭을 지나가시며 빈 자루를 이렇게 돌려주신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니 저 바구니도 이유가 있어서 엎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야콘을 캐다 말고 박스를 뒤집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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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비닐이 들어 있다.
비닐을 풀어보니 하얀 비닐 속에 노란 감이 들어 앉아 있다.

어제 야콘을 줬다며, 그리고 그 야콘 자루를 마루까지 들어다 주었다며 그렇게 고마워 하시더니 할매로서는 최선의 보답을 하신 거다.
나 역시 그 어떤 선물보다 귀했다.

야콘을 정신없이 캐다 말고 할머니의 손길을 느끼며 감 하나를 들어 옷에 슥슥 문질러 먹었다.
달고 부드러운 감....
분명 할매는 일가셨다가 돌아오시며 우리 밭에 오실 것이다.
이쁜 스웨터를 입으시고 우리 일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려고 막 걸어오실 것이다.

그렇게 감 하나 먹고는 야콘을 정신 없이 캤다.
초보농사꾼은 아픈 다리로 그 많은 박스를 나르고 있을 것이다.
야콘밭에 혼자 두고 온 나 때문에 더 땀이 나도록 아픈 다리도 잊고 일을 하겠지 생각하니 허리 펼 시간이 없었다.

다른 밭도 아니고 새점밭은 불영계곡을 가로질러 가는 밭이고 거기에는 아는 사람도 근처에 집도 없으니 그도 몸이 달았을 것이다.

부부란 세 치 혀로 나불거리지 않아도 알아주는 마음이 있는 관계...
그 마음도 이러려니 하고 미루어 헤아리는 마음이 있는 관계가 아닐런지...

할매 덕분에 잠시의 귀한 참을 먹었으니 나도 기쁘게 일을 해야 했다.
또 내 삶이니 절절이 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힘듬도 잊을 수 있고, 오히려 더 힘이 난다.

한참을 야콘을 캐는데 초보농사꾼이 왔다.
생각보다 많이 캐놓았다며 두 골 남은 야콘을 캤고 그때부터 난 캐는 것을 놓고 야콘을 따고, 선별하여 박스에 담았다.

초보농사꾼에게 할매가 이렇게 감을 두고 가셨다며 그에게 하나 닦아 주었더니 씩 웃으며 먹는다.
그 웃음은 아마도 상대방의 따사로운 마음을 알겠다는 특수문자일 것이다.

날이 어둡기 전에 서둘러 다 1차 선별을 하고 박스에 담고 해야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추위가 갑자기 몰려온다.
땀을 흘린 터라 조심하지 않으면 감기 몸살을 앓아야 한다.

서둘렀다.
이제 거의 다 담고 상품이 안되는 야콘을 자루에 담으려는데 저 멀리에 누군가 발걸음을 재촉하며 닥아오고 있다.

“할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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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는 남의 집 일을 해주고 부리나케 우리 밭으로 진입하고 계시다.
하나라도 도와주려는 마음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계신 거다.
그것을 난 안다.

야콘을 박스에 담다말고 소리를 질렀다.

“할매, 지금 일 끝나셨어??”

“그려, 아직도 일이 남았지?”

빈 자루며, 감이며 다 할매가 두고 가셨냐고 당연한 이야기를 물었다.
고개만 끄덕이시고는 정신없이 일을 도와주신다.
할매의 고운 스웨터가 더 곱게 눈에 들어온다.

일을 다 하고 우린 셋은 낡은 세레스에 몸을 실었다.
강을 건너 할매를 내려드리고 우린 다시 산중으로 돌아가야 한다.

할매가 차 안에서 씩 웃으시며
“감 사가”
하신다.

감을 따신 모양이다.
볼품도 없는 감이다 보니 마땅히 팔 곳이 없으셨을 것이고,  우리에게 말씀하신 거다.
아는 분들이 감을 많이 주셨다.
선물로도 받았지만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 바구니씩 주셨다.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기에는 너무 물러 그럴수도 없으니 천상 우리가 다 먹어야 한다.
그러나 할매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 아름 사왔다.

불영계곡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둠 속에 단풍이 뭐라 뭐라 속삭인다.
아마도 곧 추위가 닥쳐 오니 어여 가을걷이며 밭정리를 서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니들 마음 내가 알고, 내 마음 니들이 아는 산중이니 다 알아들을 수 있지. 고맙구나.’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산골풍경 -- 기다림의 시간(대림)
+   [산골풍경]   |  2008. 11. 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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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 캐기 막바지 노동에 젖어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꼭 하고 싶은 일...

이 원무 대베다 신부님께서 작년에 선물로 사주신 '예수님 구유 셋트'를 다락방에 꺼내 놓고 싶은 일...
밭에서는 오늘 밤에 꼭 해야지...
밭에서 들어오면 저녁 먹고, 치우고, 빨래 하고, 발송준비하고...겨우 밤늦은 시간에 자고...

다시 다음 날 밭에서
'오늘 내 무슨 일이 있어도....'벼르지만 ...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도저히 내가 나를 관장을 못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깊어진 날 밤,
구유 셋트를 넣어둔 장에서 하나하나 싸둔 것을 꺼내 다락방으로 가지고 올라갔다.

어느 매트를 깔까...
고민하다가 올해는 이 크리스마스풍 매트를 깔기로 했다.
작년에는 황금색 매트를 깔았는데...

설명서에 나와 있는대로 위치를 배정하고 매트 둘레에 내가 잘 간직해 둔 크리스마스 트리 세트 중 금색, 은색 알이 있는 줄을 둘렀다.

다 놓고 나니 기도가 하고 싶어졌다.
촛불을 켜고 그 새벽에 난 묵주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제 대림 주일이다.
대림... 주님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성탄때까지 주님을 기다리며 난 어떤 묵상을 할 것인지...

귀농을 결정해야 할 때, 정말 두려웠다.
멀쩡히 직장다니는 사람이 직장을 제 손으로 그만두고 농사지으러 , 아이들을 자연에서 키운다고 산중의 산중으로 간다는 사실이 제정신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정말 두려웠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신은 나에게 무엇을 바라실까, 내가 어떤 결정을 하기를 바라실까,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몰입했다.
몰입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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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도 성당이 있을 것이고 남편이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 그곳에서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리...

그렇게 믿었던 분...
그 분은 내게 늘 힘을 주었고, 힘든 일이 누구의 영어 책 제목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힘들게 할 때도 도반이 되어 주었다.

지금 난 그 도반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대림초를 켤 시간이 닥아오고 있다.
목구멍이 뜻뜻해진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야콘모종의 비밀
+   [귀농일기]   |  2008. 11. 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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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0일

오늘은 반원들에게 나누어줄 것이 있어서 한바퀴했다.
사실 내가 반장으로 있는 새밭은 한집 한집 뛰엄뛰엄 있어서 반원들에게 한바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게다가 반장왔다고 술을 내놓고 차라도 한잔을 권하다보면 더 늦어진다.

깊은 골짜기에 한집씩 숨어 있는 새밭 어르신들에게 한바퀴하고 오면 그냥 기분이 좋다.

야콘이 이제 각 밭마다 조금씩 남아 있다.
이렇게 설사하듯 남아 있다보니 더 빨리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급하게 만든다.
하지만 차근차건해야 한다고 마음을 누르다보면 그렇게 또 된다.

야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점이 대부분있다.
어느 먹거리든 제일 궁금한 것은 약성이 어떻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홈 등에 약성, 약효에 대해 올리지못하게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서 많이들 궁금해 한다.

그 다음으로는 모종이 어떤 모습이냐, 아니면 어떻게 모종을 만드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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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은 감자처럼 감자에 있는 눈을 따서 싹을 틔우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야콘을 사서 그것을 오려 심었다고 하여 거기서 싹이 나오는 것이 전혀 아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야콘관아라고 하는 눈이 있다.
꼭 멍개처럼 생기기도 하고 빨갛다.
야콘이 달려할 곳에 미쳐 자라지 못하고 빨갛게 관아로 남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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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가을걷이 때 낫으로 잘라두었다가 얼지않다록 겨우내 관리를 잘해두어야 한다.
그것을 눈이 녹는 봄이 되면 땅에 심는다.
그러면 아래의 그림처럼 야콘에서 싹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싹이 나오면 그것이 모종이 되는 것이 아니고 두,세번 옮겨심어야 모종이 튼튼해진다.

야콘관아도 더 낫으로 베어다 놓아야 하고, 열심히 하나하나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귀농일기 -- 야콘캐기 대장정
+   [귀농일기]   |  2008. 11. 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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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일

오늘부터 야콘캐기 시작이다.
그전까지 야콘밭마다 예초기로 야콘줄기를 잘라주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비닐을 걷으면서 한편에서는 야콘을 캐면 된다.

사실 농사라는 것은 심을 때와 수확할 때 제일 긴장하고 걱정이 된다.
심을 때는 늦게 심으면 수확량과 관련이 있다보니 서둘게 되고 마음이 급하다.
가을걷이는 서리와  추위가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하는 급함이 있다.
어느 것이 더 중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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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일년 농사중에 제일 바쁘고 신경이 쓰이는 철이다.
그런데 자주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발을 구를 때도 많다.
게다가 내 농사는 야콘농사가 많다 보니 더 야콘에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중에 오늘은 성당에서 열두 분이 도와주러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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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내 역시 밭에 전념할수 있어 다행이다.
품을 샀을 때는 아내가 일이 있어 굳이 밭에 못와도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데 성당분들의 경우는 아내가 있으면 훨씬 밭이 활기차기 때문이다.

활기찬거야 그렇지만 저녁식사준비 등을 하려면 아내는 꼼짝 없이 집에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밭에서 함께 일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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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님 두분이 시장부터 다 봐서 아침 일찍 산골에 도착하여 저녁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았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의 집 일간 사람처럼 일끝내고 들어가 저녁을 얻어 먹었으니까.

그렇게 그날은 호수밭에 있는 야콘을  캐다 어두워서야 집으로들 내려왔다.
다음 날에도 주일 미사가 끝나고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오셨다.
열심히 비닐을 걷고 여자분들은 야콘을 떼고 선별하여 박스에 담고 하는 일들을 해주었다.
형제님들이 많이 오셔서 야콘이 가득 들어 있는 야콘박스를 세레스에 죄다 싣는 일, 그것을 창고에 다시 쌓는 일을 거의 혼자하던 나로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모두들 내 일처럼 알뜰히 야콘을 캐주었고 함께 박스를 나르고 야콘창고에 차곡차곡 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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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응원온 분들까지 합하니 그 날은 열일곱 분정도 되지싶었다.
빙 둘러 앉아 저녁을 먹는 시간....
일을 도와주러 오신 것이 제일 반갑고 중요하지만 사실 좋은 사람들과 술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대화를 나누어 가슴에 담고 하는 일 또한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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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늦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모두들 돌아갔다.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다음 날 출근길에 발이 무거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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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그러니까 11월 3일과 4일은 이곳에 와서 친형처럼 알고 지내는 분에게 SOS를 쳤다.
울진자활후견기관의 황천호 관장님과 황윤길 실장님께...
그렇게 해서 11명의 지원단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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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당분들과 캐다 남은 호수밭은 다음에 우리 부부가 마저 캐기로 하고 이번에는 답운재에 있는 야콘을 캐기로 했다.
남자분들도 세분이나 오셨기 때문에 한결 내 아픈 무릎이 고생을 덜수 있었다.
봄에도 울진자활후견기관 팀이 야콘을 심어주었는데 가을걷이도 해주고 있는거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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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틀을 캐주고 다시 11월 7일까지 총 3일을  와서 야콘을 캐주었다.

날이 어두워 모두들 돌아가고 마지막 한차 분량의 야콘이 밭에 남았다.
이것은 혼자 싣고 창고에 내리고를 해야 한다.
그러기 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점점 비어가는 밭을 바라보며 마시는 술맛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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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종을 하려고 어두운데 야콘눈(관아라고 한다)을 낫으로 베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내가  고생하여 농사지은 거라며 안스러워 하기 때문에  어두워진 밤에 낫으로 관아를 떼다가 야콘 하나라도 주우려고 돌아다니다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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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가의 갈대가 어둔 밤이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며 팔을 흔든다.
갈대도 이때의 초보농사꾼의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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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자활후견기관의 지원팀이 3일 동안 캐주었는데도 답운재밭의 야콘을 다 못캐고 몇골이 남았다.
3일동안 애쓰신 분들에게 그리고  황천호 형과 황윤길 실장님께도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11월 8일

오늘도 성당분들이 도와주러 온다고 했는데 그만 아침까지 비가 왔다.
한참을 오다가 잠깐 그쳤다를 반복했다.
나 또한 마당을 나갔다가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차라리 좍좍 쏟아지면 포기라도 하겠는데 이건 보슬보슬 내리니 아내랑 비를 맞고라도 둘이 캘까를 가름하게 된다.
마음이 초조했다.
이렇게 가을비가 온다는 것은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당을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데 전화가 왔다.
요안나 자매님이다.
이분은 도의원인 찬걸이 형의 부인인데 읍에는 비가 좀 그쳤는데 산골은 어떤지... 오늘 비오고 나면 추워져서 야콘이 얼텐데 비가 와도 캐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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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우리 야콘 얼까봐 걱정을 하는지,,, 결국 비가 와서 차가 밭에 올라갈수 있는지 , 밭상황이 일할수 있을 정도인지 올라가보고 와서 연락을 주기로 했다.

산골의 야콘얼까봐 걱정이 대단하다.
결국 성당분들이 추위에 대비하여 옷을 단단히 입고 도착했다.
우린 먼저 올라가 야콘을 캐고 있었다.
비가 와서 땅은 조금 젖었지만 땅속까지 젖어 일하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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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개이지 않았고 추웠다.
그렇게 추운 날 고생한 덕에 달밭의 야콘은  다 캤다.
거의 다 캐갈즈음 기다렸다는듯이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사목회장님 부부까지 오셔서 내 일처럼 이 추운 날 땅에 엎드려 야콘을 캐주었으니...
3일 내내 빠지지 않고 오신 베로 형제님,
내가 무릎이 아프다고 야콘박스를 다 싣고, 창고에 쌓을테니 걱정말라며 앞서 일을 하던 영철이 아버지...
그 분은 귀농 초에 우리 부부가 인쟁기로 씨름을 하며 어렵게 농사지을 때도 와서 쟁기를 끌고 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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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걷이는 성당분이 많이 오셔서 도와주었고, 울진자활후견기관의 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이제 남은 곳은 달밭의 야콘과 답운재에 조금 남은 야콘, 그리고 새점밭의 조금의 야콘이 남아 있다.
그것들이야 아내와 매일 해나가면 된다고 본다.
더 이상의 도움은 미안해서 안된다.

성당분들이 모두 돌아간 시간이다.
아내와 한참동안 마당을 서성이다 돌아왔다.
아직도 도와주신 분들의 온기가 산골에 남아있는듯 훈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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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산골풍경 -- 딸아이의 이쁜 마음
+   [산골풍경]   |  2008. 11. 4. 05:02  

주현이가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선다.
부지런한 농부같다.(우리집 농부랑은 다른...)

어느날,
아침을 친구네서 먹는단다.
그러니까 마을입구에 친구가 한 명있다.
할머니와 둘이서 아침을 먹는...

게다가 친구가 아침을 안먹고 학교에 가기때문에 같이 먹고 가려고 한단다.
그러면 할머니가 너무 귀찮으니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

딸 말이 할머니가 자기를 좋아해서 괜찮다고 하실 거란다.(그거야 니 말이고...)

딸의 말이 너무 진지하고 마음이 이뻐서 일단 알았다고 했는데 할머니께 죄송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그럼 없는 찬이지만 니가 반찬을 싸가지고 가면 밥만 축내면 될 일이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나중에 할머니를 만나 귀찮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하니 주현이가 와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하신다.
우리야 쌀농사를 지으니 괜찮지만 주현이 엄마가 반찬해 보내기 어려워 그게 미안하다며 가지런한 틀니를 내보이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없는 찬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마울뿐이다.

그런데 어떤 날은 엄마가 너무 농사 일로 힘들게 잠드셔서 그랬다며 안깨우고 그냥 터덜터덜 가는 거다.
그러지 말고 엄마 꼭 깨우라고 해도 쉽지 않은가 보다.

요즘 야콘을 캐고 있다.
어제도 힘들게 자고 있는 엄마를 못깨우고 주현이는 또 그냥 갔다.
그때의 기분이란..........

자식이 학교가는 것도 못보고, 찬도 못보내고..
할머니는 일찍 일가시고 저랑 친구랑 잘 먹었다고 하지만 에미 맘이 어디 그런지...
어제도 야콘을 캤으니 당연히 못일어나지만 자면서도 주현이가 걸렸다.

이제 막 없는 찬이지만 도시락 가방에 넣어서 현관문 밖 데크에 내다 놓았다.
거실에 두면 반찬도 상할지 모르고 혹여 이 놈이 바빠 그냥 튈지도 모르기 때문에 밖에 내다 놓는다 날이 아주 춥다.
이런 날에도 주현이는 학교 차를 타기 위해 덕거리까지 약 20분의 거리를 걸어서 간다.

도시락 가방이 둘이다.


간혹 친구집에 잘 두고 오기때문이다.
그렇게 반찬을 먹으면 할머니가 씻어서 도시락 가방에 넣어 주시면 주현이는 학교에서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집에 들려서 가방을 가져와야 하는데 자주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그래서 가방이 둘이다.

오늘도 야콘을 캐야 한다.
다시 한숨이라도 자야하는데 빨래 돌리고 일어난김에 보일러에 나무 집어넣고, 주현이 가방 밖에 두고 그러느라 잠이 다 달아나 잠이 오려는지....

주현아,,,,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해 여러 모로 미안하구나.
그러나 말이야.
우리 주현이가 말수가 적지만 간혹 던지는 한 마디가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그리고 어제 어깨 주물러주어 고마웠어.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기 바란다.

산골 다락방에서 엄마가(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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