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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콘즙 _해당되는 글 39건
2010.04.08   귀농일기 지게로 지어나르자!!! 
2010.04.01   귀농일기--결국은 트렉터에 끌려서... 
2010.03.27   귀농일기--산골소녀가 학교다니던 길을 걷는다. 
2010.03.05   귀농일기--밭으로 출근하고 싶다. 
2010.02.02   귀농일기--며칠 여기에도 올인하려 한다. 2
2010.01.07   귀농풍경--혼자 간 해돋이 
2009.04.15   산골편지--올 한해 잘 살아보자. 
2009.04.11   귀농일기--그래도 아궁이의 봄은 멀었다. 
2009.04.06   귀농일기--거름되라고... 
2009.04.03   귀농일기--한개피에 35만원짜리 담배 

 

귀농일기 지게로 지어나르자!!!
+   [귀농일기]   |  2010. 4. 8. 09:37  

 


 (▲ 어둠 속 산골 박씨들의 오늘 미쎤은???)


2010년 2월


폭설로 인해 명절을 정신 바짝 차리고 보냈다.
명절이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쏟아진 눈으로 인해 서울로 모시러 가려고 했던 어머니께서 산골의 아들이 위험한 운전하고 온다며 버스를 올라타시고 오셨다.


명절 장보러 가는 데에도 차가 미끄러져 트렉터로 끌어올려와야 했고 그렇게 명절을 눈속에서 보냈다.

명절이 지나면 한시름 놓을줄 알았는데 일은 계속 심심잖게 생긴다.
우리들이 사는 세상살이도 이와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고비 넘기면 다음에는 황금빛 물결이 넘실대겠지 하지만 그거 넘으면 또 고개...
그렇기 때문에 그저 대단한 무엇을 바라기 보다는 그때 주어진 상황, 그것이 고난이든 행복이든 온전히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을 터득한지 오래다.


명절 훨씬 전에 효소 병이 떨어질 것같아 주문을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당분간 병을 안만들고 2월 말이나 만든단다.
공장에서 이렇기도 하나...싶어 급한 마음에 조금 비싸지만 대리점에 몇 박스만 주문해 두었다.





그런데 택배에서 찾아 차에는 실었는데 눈이 많이 내려 차를 국도가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내리지를 못했다.
다음에 아찔아찔해가며 다리결까지 끌고는 왔는데 이젠 거기서 집까지 옮기는 일이 문제였다.


무거운 게 문제가 아니고 길이 미끄럽다는 것이다.
잘못하여 미끄러지면 병이라서 다칠 염려도 있고 말이다.


결국 아이들이랑 나섰다.
만만한 놈이 선우라고 선우는 두박스를 묶은 것을 어깨에 지어주었다.
조금 가더니 어깨가 아프다며 끌어안고 가는데 끌어안고 가면 그 언덕과 눈길을 가려면 더 고생한다고 했더니 해보겠단다.





산골살이에서 주현이라고 우린 예외는 없다.
주현이는 그대신 한박스다.
이 놈 역시 도와주는 것이 몸에 배여 박스를 들고도 벤자민이랑 놀고 있다.
그게 보기에 좋다.





선우랑 같은 무게를 들으려니 미안스럽다.
나도 선우랑 같은 무게를 들고 걸어올라가는데 선우가 고생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깨에 매준다고 하니 끈이 풀려 그냥 가겠단다. 아빠나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시라고 걱정까지 하며 나를 돌아보고 서있다. 무거운 것을 들고 말이다.





그렇게 빈병을 옮겨 놓았으니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문제는 뭐냐 하면 택배차가 국도가에서 못올라온다는 것이다.
명절 전에 주문하여 연휴로 인해 택배에서 일찍 마감하는 바람에 그때부터 기다린 분들도 계신데 오늘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발송을 해야 했다.


무슨 수로..

생각 끝에 지게에 지고 나르기로 했다.
고3인 선우가 다시 동원되었다.
인상 한번 안쓰고 농담하며 오는 선우다.




지게에 올려주고 송장이 눈에 젖지않도록 비닐로 씌웠다.
일단 한번 다녀오면 두 번째는 더 노련해진다는 선우
그러면서 한 마디 던지고 간다.
“아빠, 옛날에는 제가 아빠를 도와드리는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힘든 일을 전담하는 수준이예요.^^ "하며 웃고 간다.




선우가 두어번 왔다갔다 하고 나머지는 내가 들고 나섰다.
선우가 눈보라 속에서 벤자민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섰다.
등에는 지게를 지고 그 위에는 고객들에게 갈 효소를 지고서...


저 놈은 아마도 눈길을 걸으면서 지가 좋아하는 카프카를 생각했을 것이다.

매번 그의 천재성 등을 말하며 감탄을 하던 녀석이고 아마도 이 엄마가 그런 선우를 위해 카프카의 책을 거의 사주었을 것이다.





저 아래의 차에 싣기는 했는데 미끄러운 길 내려가는 것이 또 한번의 난코스이다.

산골에서 살면서 아내와 삶의 기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어디에서 살면 그렇게 생각 안하고 살까.
하지만 그것이 여기서의 삶에서는 절실히 실천하며 산다.




고객들이 기다리는 생각에 병을 그렇게 날라야 한다는 생각이 그냥 당연했고, 지게 아니라 하나씩 품에 안고서라도 택배를 보내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아이들을 심부름시키고, 급한 일은 같이 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 또한 거기에서 교훈을 얻고 지혜를 얻으라는 생각이 우리 부부의 기본 교육이다.


일단 도와달라고 부르면 애들은 표정이 밝다.
“아빠, 오늘의 미션은???” 하며 웃고 온다.
그게 고맙고 기특하다.


이렇게 발송을 하고 나니 이제 한시름놓은 기분이다.
당분간은 이렇게 지게에 지고 비닐로 덮고 하여 산야초 효소, 야콘효소, 솔잎 효소야콘즙을 발송해야 한다.
그게 또한 의미있고 신선한 일로 닥아오는 눈오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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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결국은 트렉터에 끌려서...
+   [귀농일기]   |  2010. 4. 1. 14:53  


2010년 2월

 

눈으로 고립되고 나니 아내가 제일 근심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차례음식을 차릴 장을 봐와야 하는데 눈 때문에 읍을 갈수없어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갈수있다고 해도 며느리입장에서는 그말이 그다지 안심이 되지않는지 계속 밖에만 내다 보며 걱정이다.

이러다 마누라 잡겠다 싶어서 오전에는 야콘즙작업을 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부랴부랴 나섰다.


사실 아내를 위해서 나선 것이라기 보다는 그때 안나서면 어두워져서 돌아오니 눈길걱정이 앞선 것도 있었다. 사실은 ...
해가 있을 때 돌아와야 그나마 눈이 빙판을 이루지 않기때문인데 지금 거북이 걸음으로 가다가는 해 있을 때에 돌아오기가 어렵지 싶다.

일단 다리결에서 국도가까지 차가 내려가는 것이 문제다.


일전에 어머님을 읍에서 모시고 올 때 조금이라도 많이 쌓인 눈길을 안걷게 해드리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차를 다리결까지 가지고 올라와서 내려가는 길이 걱정이 되었다.

국도가까지는 급경사도 많고, 위험코스도 많으니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안갈수도 없다.
무조건 가야 하는데 장을 보러...

일단 둘이 나섰다.


장을 보고 어제 친구와 대구에 갔다가 폭설로 산골로 돌아오지 못하고 친구집에서 잔 주현이를 데리고 들어와야 한다.
폭설이 내리자 서울가서 어머님을 모시고 오는 일이 제일 걱정이었고, 두번째는 읍에서 학교를 마치고 연휴를 보내러 오는 아들 선우를 산골로 들이는 일이 걱정이었고, 하필이면 졸업기념으로 친구와 당일코스로 대구여행을 간 주현이를 산골로 데려다 앉혀 놓는 일 또한 걱정이었다.

 

선우는 무릎까지 쌓인 눈길을 걸어와야 하니 장화를 하나 사놓고 대기하라고 했었다.
파란색 장화를 사놓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는 산골소년.


'저 놈들이 나중에 커서 이 모든 일이 그의 필림에서 반짝이겠지...'이건 내 머리에서 나온 표현이 아니고 아내의 표현이다.

일단 사람만 들이면 나머지야 최선만 다하면 되는 일이라며 아내가 안절부절을 못한다.
일단 어제로 어머님과 선우는 우여곡절끝에 산골로 잘 모셔왔는데 문제는 주현이었다.


여자 아이라 되도록이면 산골로 데리고 오려 했으나 밤에 울진읍으로 도착하는 바람에 도저히 되질않았다.

드디어 주현이도 오늘 산골로 데리고 오면 이제 폭설이 와도 마음을 졸이며 불안할 일은 한풀 꺾였다.

장보러 국도가까지 가는 길이 무슨 굴을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눈으로 만든 굴을 빠져나가는 그런 기분이 들 정도로 온천지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마을입구까지 가는데 한곳에서 미끌하는통에 진땀이 났지만 국도가까지 잘 나갔다.
그리고 읍으로 가는 길은 제설차가 분주히 다니며 눈을 치워주었지만 중간중간 미끄러운 위험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명절전이라 제설차도 몇 대가 돌아다니며 치우고 치우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눈이 그쳐야 저분들도 명절을 쇠러 갈텐데 이런 식으로 눈이 계속 오니 명절이고 뭐고 국도에서 지내게 생긴 것 같다.

읍에 도착하여 주현이 먼저 불렀다.
대구에 가서도 아빠가 눈이 많이 오니 빨리 오라고 하여 제대로 구경도 못했다며 웃는다.




‘너도 자식키워봐라....아빠 맘 알거다. 표현이 그래서 그렇지 나도 부드러운 아빠다. 이눔아.’

읍에서도 부랴부랴 아내가 장을 본다.
내가 외아들이다 보니 늘 혼자서 무거운 장을 봐서 혼자 음식을 다 만든다.


내가 도와주지도 못한다. 일도 못하고 저지레만 해서.

종이에 적어온 것을 보고 또 보고 , 다시 돌아가서 무엇을 사고 정신없이 아내가 뛰어다닌다.
산골에서는 이런 날 장을 제대로 못봐가면 다시 나오지도 못하고 옆에 슈퍼에서 사지도 못하고 아주 난감해서 이런 날 장보게 되면 며칠 전부터 아내는 종이 적고, 적고 중얼거리고 그런다.

 

마침 장날인데 아내는 아는 사람도 많아 장보랴,이러지리 인사도 하랴, 안부도 묻고 바쁘다.
나야 뒤에서 짐이나 받아들지 잘 모르니 그저 따라 다니다 짐이 많아지면 주차장에 있는 차에다 싣고 다시 와서 짐을 받아 싣고를 반복했다.

그나마 주현이가 이제는 엄마를 잘 도와 둘이서 다니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그러고 다니다 주현이가 대학가면 혼자서 주현이 생각하며 아내는 쓸쓸해할 것이다.
장을 다 보고 나니 시간이 꽤 되었다.

 

서둘렀다. 그러지 않으면 어두워져서 올라가야 하고 그러면 눈도 얼어서 더 미끄러질 확률이 높아진다.
서둘러 밟으려니 다른 차들이 엉금엉금 앞에서 길을 터주지 않는다.

 

겨우 마을입구로 들어서서 난코스인 길을 가기 시작했다.
얼마쯤 갔을까 첫 번째 걱정한 코스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 언덕을 못올라가고 미끄러지는 차.

 

다시 후진을 하여 가속도를 붙여 시도해 보았으나 결국은 고무타는 냄새만 산골에 진동을 하고 다시 미끄러진다.
다시 하다가 후진하면서 그만 계속 미끄러지다 가드레일을 박고서야 차가 멈췄다.
모두가 초긴장상태.
가드레일이 없었다면 아마 개울로 빠졌을 것이다.

 

 

 

 

 

아까 읍에서 사온 눈삽을 꺼내 바퀴 뒤의 눈을 파보지만 허사다.
두어번 눈을 파다 그나마 새로 산 삽자루가 똑 부러진다.
어쩜 그렇게 약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마을에 큰 트렉터를 가진 분이 임성도 전 이장님이다.

 

 

 


그래서 임이장님께 전화를 걸어 차를 좀 끌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기다리라며 어디냐고 하신다.

오늘 하루 종일 마을 눈치우시느라 고단한 몸을 풀고 계신 것같은데 내 부탁에 두말도 않으시고 지금 내려간다며 혹시 고리는 있느냐고 하신다.
고리가 없다고 하니 걱정말고 그냥 있으란다. 알아서 챙겨간다고...

트렉터를 기다리는 동안 아내는 부러진 삽으로 눈을 치운다.
우리는 트렉터가 와서 끌고가지만 마을분들 차라도 우리처럼 미끄러지지 말라고 굳어진 눈을 깨야 한단다.

 

 

 

 


그래가지고 되지도 않으니 그만 하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저렇게 용을 쓰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손등을 다쳐 피가 나고 부풀어올랐다.

 

 

 

 

 

지엄마를 따라 이번에는 주현이가 눈을 파고 난리가 났다.
마을입구에서 집에 있는 선우에게 전화를 했었다.
이제 곧 다리결에 도착하니 거기로 짐을 들러 나오라고

 

 

 

 

그 놈이 다리결에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걸어오고 있다.
기다려도 안와서 이거 무슨 일 난 게 틀림없다는 생각으로 개울을 쳐다 보며 왔단다.
아이가 걱정한 티가 역력하다.

 

우리 차가 미끄러져 있는 것을 보니 그나마 안심인가보다.
자기는 개울로 떨어진줄 알았다고...

 

 

 

 

한참을 기다렸나 보다.
한 30분은 기다린 것같은데 날은 벌써 어두워져 있다.
아내가 주현이를 집으로 먼저 걸어서 올라가라고 보낸다.

주현이더러 할머니가 우리가 이 정도로 안오면 분명히 걱정되어 그 미끄러운 길따라 내려오실 분이니 가서 아빠가 아는 분을 만나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계시니 걱정말라고 하고 할머니랑 있으란다.

 

난 그 깊은 뜻도 모르고 짐 같이 날라야 한다고 했으니 ....

주현이가 가고 멀리서 트렉터소리가 나더니 불빛이 보인다.

 

 

 

 

우리 집에서도 한참 위에 사시고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천천히 오시느랴 늦으신 모양이다.
눈을 치우며 내려오고 계시다.

 

 

 

 

 

우선 고리를 만들어 우리 차에 끼웠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트렉터 아래에 걸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차를 끌고 가는데 문제는 직선 거리는 상관없는데 곡선으로 된 곳에서 트렉터의 긴 끈이 차를 잡아끌면 곡선따라 가는 것이 아니고 직선으로 가기 때문에 그게 위험하다.

일단 차에 온가족이 타고 출발을 했다.


트렉터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긴 끝이 팽팽하게 되자 소리를 내며 우리차가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겨우 가드레일에서 떨어져 비탈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제 곡석으로 된 곳이 두군데 있는데 그곳이 문제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서 계곡쪽으로 떨어지는줄 알았다.
트렉터는 직선으로 끌고 가고 아주 굴곡이 심한 곳에서 거의 떨어질 정도의 거리에서는 아내도 아이들도 숨을 죽이고 있었다.

내가 괜찮다고 해도 아내는 트렉터를 세우라는 트락션을 울리라고 했지만 그냥 갔다.


겨우 그곳도 빠져갔다.

이제 차는 여기까지 밖에 못간다.


다리결에 차를 세워두고 거기부터는 장봐온 것을 다 날라야 한다.

 

 

 

한번에는 안되고 일단 끌것에 끌고 들고 가고 나머지는 다시 내려와서 옮기기로 했다.
아내가 집에 도착하여서야 큰 숨을 쉰다.
차가 미끄러져 애가 많이 탔고 곡선길에서 직선으로밖에 트렉터가 끌어주지 못해 개울로 떨어지는줄 알고 겁을 먹었다며 이제 명절 다 쇤 것같다며 주저앉는다.

 

어제는 어머님을 읍에서 모시고 오는 것도 폭설로 큰 일이었는데 오늘은 또 장을 봐오느라 큰 일이었다.
가드레일을 박느라 뒷 범퍼는 박살이 났지만 그래도 사람 다치지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어머님은 주현이가 와서 아빠가 아는 분을 만나서 이야기하시느라 늦으시는 거라고 하여 그렇게 믿었다며 세상에 미끄러져 얼마나 고생하고 놀랐냐며 애들을 만지신다.


주현이가 안왔으면 지팡이짚고 내려갔을 거라고.

뭐니뭐니 해도 오늘 트렉터로 그 어둡고 먼 길을 내려와 주신 임이장님께 고마운 마음이다.
산골에서는 이렇게 서로서로 도우며 산다.




차가 빠지면 서로 다른 일을 재껴놓고 빼주러 가고, 이런 일도 그렇고 ...

눈이 펑펑 쏟아진다.


장을 봐온 것이 꿈만 같다며 아내가 긴장을 푼다.
하얀 눈은 잠도 안자고 계속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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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산골소녀가 학교다니던 길을 걷는다.
+   [귀농일기]   |  2010. 3. 27. 14:07  

2010년 2월 10일

 

오늘은 딸 주현이의 졸업이다.
아내는 딸이라 그런지 이것 저것 선우때와 또 다른 마음이 생기는지 어제 늦도록 꼼지락 꼼지락거리며 뭘 하더니 아침에도 뭘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인다.

 

 


[왼쪽에서 두번째 아이가 딸 주현입니다. 낯이 익어서 보니 일전에 산골집에 놀러 왔었던 친구들입니다.)

이제 학교차를 타고 다니는 시절도 이제 끝이다.
마을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집까지 올라오는 것을 즐겼던 딸아이다. 엠피쓰리를 듣고 길바닥에 개구리가 죽어 있는 것도 안타까워 하면서 딸아이는 걸어서 학교차를 타고 다녔다.

 

 

 

여름이면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가에서 엄마, 아빠에게 준다고 산딸기를 따오곤 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했지만 표현을 못했다.

 

 

 

요즘은 사탕처럼 달콤한 아빠(이런 표현이 난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렇게들 표현한단다)들이 많아 아빠가 딸에게 자상하게 책도 읽어주고 같이 놀아도 주고 선물도 하고 그런다지만 난 그런 부류는 못된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귀농 전보다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고 할수 있다.
자가진단이지만.

 

 

 

비오거나 눈이 오면 지엄마가 태워다 주기 때문에 어떤 때 보면 비가 온다고 좋아하기도 했으니 본인인들 왜 그렇게 걷는 것이 귀찮지않았을까.

그래도 초등학교때부터 군말 한번 없이 봄여름가을겨울없이 걸어서 다니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그랬지만 난 워낙 표현이 잘 안되는 아빠지만 오늘만큼은 수고했다는 말은 해주고 싶은 날이다.

 

 

 

여하튼 오늘은 아빠 말에 거역한번 못하고 잘 자라서 그렇게 친구들이랑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즐거워 하는 딸아이를 보니 대견했다.

딸아이는 친구생일이라서 축하자리가 있다며 읍에 남았고 선우는 선우대로 남고 우리 부부만 산골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읍에서부터는 계속 비가 왔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눈이 펑펑 오기 시작한 거다.

서둘러 밟았다.
산골의 눈은 금방 쌓여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리결에서 조금 올라가서 집으로 들어서는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차가 미끄러진다.


힘껏 밟아 돌진해서 겨우 집에 도착했다.

문제는 내일 서울로 엄마를 모시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명절을 산골에서 지내기 때문에 엄마를 모시러 서울로 가야 하는데 눈이 예상보다 많이 오기 시작한다.

아내와 상의 끝에 차 두대 다 국도가에 내려다 놓기로 했다.
아내는 쉬라고 하고는 한 대씩 내려다 놓았다.


한 대를 내려다 놓고 다시 한 대를 내려다 놓고...

다 내려다 놓고 그냥 올라오면 서운하다.


오늘 내 딸 주현이의 기쁜 졸업식도 있었는데 아내가 말하는 방앗간에 들려 막걸리 한잔 하고 가야지...

유이장님댁에서 막거리를 마시고 혼자 올라오는데 저 멀리서 작은 키에 우산을 쓰고 내려오는 사람이 보인다.
나를 마중오는 아내다.

 

눈이 쏟아지니 우산을 쓰고 내려온다.
얼굴색이 아주 좋으시다며 놀린다.
기쁜 날이라 한잔했다고 했다.

 

 

 

아내는 우산을 쓰고 내 뒤를 따라오고 난 시원한 눈을 맞으며 간다고 앞장을 섰다.
요즘 계속 야콘즙 작업을 하기 때문에  바빴는데 이렇게 뒷짐을 지고 딸 주현이가 걸어다닌 길을 걷자니 다시 새삼스러워졌다.

 

 

 

내일은 어머님 모시러 가야 하는데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그런데 쉽사리 눈이 그칠 것 같지가 않다.

 

집 처마 밑에서 눈오는 모습을 보며 졸업식장에서 못한 말을 뱉어보았다.
“주현아, 졸업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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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밭으로 출근하고 싶다.
+   [귀농일기]   |  2010. 3. 5. 14:51  

 

2010년 2월

 

산골의 날씨는 아침 저녁으로 뿐만 아니라 벌건 대낮에도 모가지를 바짝 오그릴정도로 춥다.
아래, 위 내복을 입는 것은 기본이고 그 위에 작업복 그 위에 오리털 잠바 정도는 걸쳐 줘야 육신을 제대로 펼수가 있다.

 

야콘즙 작업을 할 때는 그 안이 증탕기의 열로 겉옷을 벗고도 작업을 할수 있지만 문 하나만 열고 나오면 안과 밖의 차이가 엄청나다.
그러나 이틀만 있으면 입춘이다 보니 봄이 어디쯤 와 있는지 자꾸만 밭쪽을 올려다 보게 된다.


귀농 초에는 눈도 엄청 많이 왔고 날도 더 매섭게 추웠었는데 점점 갈수록 눈도 놀랄 정도로 쏟아지지 않고 매섭던 추위도 조금 위세를 덜떠는데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 날씨의 변화로 도 그렇게 꽁꽁 얼지 않은듯 뭔가 꼼지락거리고 올라 올 것만 같아 을 자꾸 들여다 보게 된다.
잃어버린 돈을 찾는 사람처럼..

농부가 자꾸 밭쪽에 관심을 갖게 되면 봄이 멀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두꺼운 얼음이 이불처럼 덮여있지만 그 아래에는 파란 물결이 봄처럼 농부의 마음을 자극한다.

이렇게 봄인듯 콧구멍에 바람을 들이지만 4월에도 자중하라고 산골에는 눈이 온다.


입춘을 떠올리는  때지만 아직도 몇 번의 눈이 산골을 찾아올 것이고, 세찬 추위도 몇차례 드나들 것이다.
날이 조금 풀리면 야콘즙을 짜고 난 찌꺼기를 작년 가을에 아내와 심었던 개복숭아 묘목 주위에 줘야겠다.


그러면 어린 묘목 주위에 풀도 덜나고 그것이 거름이 되어 많은 열매를 열 것이다.

빨리 봄이 되어 밭으로 출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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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며칠 여기에도 올인하려 한다.
+   [귀농일기]   |  2010. 2. 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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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오랫만에 애들이 방학이라 집에 있다.
방학을 해도 보충수업 등으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다.
요즘 제일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 야콘즙 작업이다.

야콘을 다듬고, 일일이 씻어서, 다시 슬라이스를 하고 다시 중탕기에 넣고...
다시 일일이 짜서 포장을 하고 하는 일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애들이 있으면 고등학생이건 아니건 일을 시킨다.
진종일은 아니어도 함께 일하는 시간을 꼭 갖는다.
그건 내 일을 분담하는 의미도 있지만 가족이면 함께 도와야 하는 것이 몸에 배이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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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이들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줄로 알다보니 일할 때 지들이 재밌게 할 방법도 생각해 내곤 한다.
그렇게 일하는 시간을 빼고는 가족이 함께 보낼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일로 애들에게 새로운 기분을 들게 해줄까...

사실 난 세세한 재주는 없다.
만만한 게 함께 고기도 구워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요즘은 밖에서 그 상을 차리고 있다.
나무를 때는 보일러라 늘 불이 있으니 밖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다.
애들이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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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다 구워먹고 나니 아쉽단다.
그러나 산골이라 삼겹살을 사서 갈수는 없으니 집에 있는 것을 내놓아보라니 아내가 꼬막밖에 없단다.
꼬막이면 어떤가. 우리 꼬막을 굽기로 했다.
잘 익혀 먹어야 한다며 아내가 말렸으나 우리는 말리면 더하는 성격이라 그대로 석쇠에 구웠다.

아내는 삼겹살 구운데에데 굽는다고 석쇠를 다른 것으로 갈아서 하라고 기다리란다.
다 입으로 들어가면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건 마찬가지인데 뭐 그걸 가지구...그냥 구워먹었다.
미친단다.

날은 추워도 재미붙여 고기도 굽고, 옛날 이야기도 하고, 장래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하다보면 어느새 친구가 되고 형이 되어 있다.

다른 날, 선우가 슬슬 또 뭘 구워먹잖다.그것두 밖에서.
이 눔이 맛들였다.
너무 춥다며 안에서 구워먹으라고 아내가 판을 펴는데 우리 박씨들은 보일러실 안에다 판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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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 꼭 다 갖추어야 판이냐, 그냥 김치랑 고기랑 놓고 신문지 깔고 앉으면 장땡 아닌가.
보일러실이 좁다.
셋이서 구워먹고 하는데 아내가 와보고는 먹는 거 바닥에 그냥 두었다구 난리다.

먹는 것을 바닥에 놓고 먹지 머리에 이고 먹나...
다 괜찮다.
사는 거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어떤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머리로 들어앉는 것이 어떤가가 중요하지 않은지.

내가 노래를 부르고,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주현이의 소감도 들어보고, 노래도 함께 부르고...
이것은 오늘 노동에 대한 댓가이기도 하다.

좁은 보일러실에서 이렇게 있으니 선우가 너무 좋단다.
서로 몸도 부딪치고 하는 것이 귀농하고 처음에 자기들이 어려서 작은 흙방 하나에서 네 식구가 잤었는데 그때 참 좋았단다.
그때 몸을 서로 부딪치며 자고도 옆이 남았었는데 그 방이 지금 있다면 둘이 자기도 벅찰 거란다.

지금 좁은 보일러실에서 이러고 있으니 그때처럼 참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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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있는 동안은 여기에도 올인해야 한다.

잘 자라다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의 귀농일기


 
 
        

 

귀농풍경--혼자 간 해돋이
+   [산골풍경]   |  2010. 1. 7. 18:37  


새해 첫날 울진성당에서는 동해안 봉평해수욕장 소나무 모래사장에서 해돋이 미사를 드립니다.
해돋이를 보고 나서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새해를 맞이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저 혼자 바닷가로 내달렸습니다.


7시까지 가려면 6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불영계곡을 달리고 달려 죽변 바닷가로 달렸습니다.

초보농사꾼과 선우는 감기가 워낙 심해서 박씨 일가는 그 행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그 전날 아니, 그날 새벽 4시 넘어서까지 야콘즙 작업을 하고 집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5시가 거의 다 되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기 몸살이 더 심하고 잠까지 더 못자면 안될 것 같다고 부득이 올해 해돋이 미사는 포기해야겠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게 좋을 것같아 살금살금 혼자 일어나 준비를 하는데 아예 날을 새고 공부하는 선우가 혼자 나서는 저를 배웅합니다.
혼자서라도 잘 다녀오시라고...




다른 해와 달리 성당사람들과 합류하지 않고 혼자 바닷가에서 서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이제 새로운 해를 선물 받았는데 난 그 귀한 시간을 어찌 보내야 하나,
지나온 해에 대해 감사할 일도 너무 많았는데...하면서...

혼자 그러고 있으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해가 모습을 드려냈습니다.
그때 옹알이를 했습니다.
홀서 서서...




너무 감사하다고, 지난 해에 얻은 것도 많고 감격스러운 일도 많고 가족 모두 건강한 것이 또한 기적같다고...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에 얻은 것이 너무 많았다고...

그저 감사하다는 옹알이만 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또 뭘 달라고 거지행세를 했을텐데...올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에 대한 감사만 웅얼거렸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내년 새해에는 더더욱 많은 감사할 일을 가지고 이 바닷가에 서리라고...

이제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렇게 사지 멀쩡히 새해를 맞이할 수 있으니 행복한 일이지요.


그러한 행복을 유지하려면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되 옆도 돌아보며 가리라고 다짐해 보았습니다.

귀한 날을 받았으니
복되게 살리라고...




그리고 나서 해돋이 미사를 참석했습니다.
성당에서 오신 분들에게 무료로 떡국도 끓여주어 뜨끈한 국물로 속을 뎁힐 수 있었습니다.
고생하신 분들에게 어찌나 고마운지..




성당에서 마련한 떡국떡을 사고 소고기도 사고 산골로 달렸습니다.
새해 떡국을 끓여주기 위해...


가족에게 뜨끈한 떡국을 끓여 주기 위해 달려가는 그 여인은 행복한 사람이지요.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산골편지--올 한해 잘 살아보자.
+   [산골편지]   |  2009. 4. 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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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일

아무리 바빠도 오늘은 답운재밭에 꼭 가야한다.
털신신고 집에서 나와 걸어올라가는 텃밭이 아니라 일이 있어야만 시동을 건다.
오늘의 용건은 표고버섯 따는 일...

원래 표고버섯은 달밭과 호수밭 중간에 위치한 하우스안이 제 집이었다.
초보농사꾼이 거기에 멋지게 배열을 해두었고 앙증맞게 나오는 표고버섯을 잘 따서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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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다르게 뽀얀 속살을 내미는 표고버섯을 보며 내게 소중한 분들을 떠올렸고 그분들에게 두어 개라도 맛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에 자주 올라가 동태를 살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 작은 집을 하나 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년만에 표고버섯은 방을 빼야 했다.
초보농사꾼이 겨울동안 야콘즙을 짜느라 온 기운을 다 뺐기 때문에 표고목을 어떻게 옮기나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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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 표고목에 종균 넣느라 팔에 ‘테니스 엘보’라는 병명으로 고생이 심했었다.
그러니 나 또한 걱정이 될 수 밖에...
어느 날 보니 혼자 표고목을 옮긴다.
아마 몇 차 날랐을 것이다.

일단은 답운재밭 한 켠에 있는 하우스로 새 터전을 옮기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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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옮기다 다시 이런 저런 일로 못 옮겼고 세종이 조카가 왔을 때 마지막 표고목을 옮겼다.

그렇게 옮겨 놓은 표고목에 표고버섯이 많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답운재밭으로 내달렸던 것이다.

커다란 소쿠리랑 그릇을 두 개나 가지고 갔다.
그러고도 자루를 가져갈까를 생각했으니 얼마나 야무진 생각인지...

가보니 웬걸, 조금 밖에 안나왔다.
이 놈들이 시치미를 뚝 떼고 서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내 정신의 버팀목처럼 든든하던지..



단단히 준비하고 거기까지 차를 몰고 갔는데, 지들도 자리텃을 하는 모양이다.
달밭의 집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가 갑자기 방 빼라고 하고 옮겨 앉았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초보농사꾼이 바쁠 때 옮겨 놓아서 일부는 세워 놓았고 일부는 미처 세워놓지도 못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이곳의 야콘을 마지막으로 캐면서 수확이 거의 없었던 개울가쪽 비닐을 미처 못걷었었다.
너무 추울 때까지 마지막 야콘을 캤고 이미 그때는 땅이 얼어 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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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온 것을 아까워 할 것이 아니고 비닐을 다 걷고가자..고 맘먹었다.
비닐을 걷기 시작했다.
우아하게 표고버섯을 따오려고 집에서 입고 있던대로 왔는데 이거 막노동을 하게 생긴 것이다.
그게 무슨 상관인지...

그렇다고 내가 명품 옷을 입고 온 것도 아니고 옷이야 빨면 되는 일이라 작업복을 입은듯 비닐을 가슴에 안아가면서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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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글송글 땀도 나고 기분이 참 좋다.
비록 표고버섯은 나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지만 지금 난 대지와 새해 인사를 하며 놀고 있으니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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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닐도 다 걷었으니 작은 수확물을 기쁘게 받아들고 집으로 가야 한다.
땀흘려 일하고 나니 제대로 시간을 보낸 기분이 들어오랫만에 새로운 기운을 얻었다.

다시 답운재 전체의 밭을 둘러본다.
작년에 수고한 대지...
긴 겨울동안 잘 쉬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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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나 나나 한해 농사를 잘 시작해 보자.
땀흘리며, 서로의 마음을 감싸 안으며 올 한 해 잘 살아보자‘고 인사를 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일기--그래도 아궁이의 봄은 멀었다.
+   [귀농일기]   |  2009. 4. 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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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9일

요즘 눈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휘몰아치는 눈을 보다보니 지금이 겨울로 접어든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다 들정도이다.
엊그제 호수밭에 퇴비를 실어다 군데 군데 놓았는데 완전히 봄속으로 들어선 느낌이었는데 그런 느낌도 잠깐, 바로 눈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렇게 계속 되고 있다.

안그래도 산골의 겨울은 참으로 길다.
아무리 낮시간에 완연한 봄날씨가 하더라도 해가 지기 시작하면 을씨년스러워지기 때문에 장작을 지펴야 한다.
그러니까 6월에도 밤에는 불을 땔때가 많으니까 한 해의 반이 아궁잉게는 겨울이라고 보면 맞는다.

그러다 보니 나무가 많이 든다.
아내는 나무해오는 것이 힘들다며 자꾸 아궁이 공기구멍을 막고 나는 열고 그런다.
보일러 물의 온도가 떨어져 다시 올리려고 하면 그 나무가 더 들어간다고 설명을 해도 나무 해오는 모습을 본 아내로서는 영 공기구멍을 열어 놓지 못하는지 내 말을 도통 안듣는다.
나름대로 이번 겨울에 쓸 나무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남지 않았다.
야콘즙을 만들면서도 시간을 내서 나무 해와야지...하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었다.

그러다 오늘 눈비가 오는데에도 나무를 하러 갔다.
집에서 멀리까지 가는 데다가 일단 나무를 하기 시작했으면 넉넉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작동하여 두차를 실어왔다.
생나무에다 참나무다 보니 무겁기는 왜그렇게 무거운지 모른다.

한 차를 먼저 실어다 놓고 다시 한차를 해오다가 방앗간에 들려 막걸리를 마시고 왔다.
막걸리는 마시고 나면 든든하다.

마저 나무를 내려놓고 보니 흐뭇하다.
부자된 기분이다.
시간을 내서 두 차 정도든 해놓으면 올 겨울 시작까지는 땔수있을 것 같다.

오늘은 참나무를 아궁이에 잔뜩 넣고 자면 아침까지 나무를 리필하지 않아도 된다.

참나무를 아궁이 가득 넣고 들어오는데 등이 벌써 따습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라고 하는 아내, 그럼 난 멋진 뭐 없나 ..

[음~ 새벽 늦도록 야콘즙 가공실을 대청소했다. 물로 바닥 청소에서 모든 기계까지 다 했으니 이제 슬라이스 기계만 하면 된다.그 전에 방앗간에서 마신 막걸리 탓에 고민하다 잔 모양이다. 주현이 학교에 가는 소리에 깨서 오줌 누웠으니 다시 자려고 한다.  아내가 늘 꼬리표를 붙여주는 귀농 주동자 하면 딱 걸맞는 말이다. 그럼 이번부터..]
마지막 설명글은 새벽에 첨가한 글인데 어제 삐리리한 ㅅㅇ태로 쓴 글보니 두서없고 참 그렇다.

귀농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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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거름되라고...
+   [귀농일기]   |  2009. 4. 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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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8일

겨우내 야콘즙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찌꺼기도 많이 나온다.
그것을 모아두었다가 세레스에 한 차를 싣고 달밭에 뿌리기로 했다.
처음엔 바쁘다 보니 그냥 몇박스씩 모아두었는데 한꺼번에 밭으로 운반하려니 아픈 팔에 무리가 갈까봐 서너 박스가 되면 일단 밭으로 가져 간다.

그렇게 해서 오늘도 달밭에 뿌려 주었다.
달밭은 올해부터 농사를 안짓기로 아내와 상의를 했다.
귀농해서는 검은 흙에 스폰지처럼 땅이 좋았는데 몇번의 포크레인 공사를 하다보니 생땅이 섞여서 그런지 몰라도 점점 물이 나기 시작하고 다시 물나는 곳에 휴무관을 묻는 작업을 반복하다보니 더 작물이 안되게 되었다.

그래도 집에 가깝고 워낙 좋은 땅이었기에 포기하지 못하고 작년에도 또 야콘을 심었었다.
그런데 수확은 다른 밭에 비해 원등히 낮았다.
결국 아내도 퇴비주고, 골짓고 비닐펴고 심고 캐느라 식구들 모두 고생 고생만 했지 수확이 없다며 속상해 한다.
그래서 올해는 나무를 심기로 했다.

소나무도 심고 개복숭아나무도 심기로 했다.
이 밭을 포기했으니 다른 밭에서 더 열심히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제는 야콘 찌꺼기도 주면서 밭을 만들어야지 나무라고 좋은 땅이 싫지는 않을 것이다.

야콘즙 작업이 끝나면 농사를 시작해야 한다.
4월에도 눈이 쏟아지는 산골날씨라서 장담은 못해도 올해도 지구 온난화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초보농사꾼 박찬득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일기--한개피에 35만원짜리 담배
+   [귀농일기]   |  2009. 4. 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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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6일

내 생전 담배 한개피를 이토록 달게(?) 피워본 적이 없을 것이다. 머리에 털나고 ...
한 열흘 전의 일이다.
그날도 전과 다름없이 가공실에 들어앉아 야콘을 아내와 씻고, 일일이 물에서 건져내어 칼로 다듬은 다음(이 일은 아내 몫)에 슬라이스 기계로 슬라이스를 한 다음 증탕기에 넣는 일을 했다.

그러고 나면 가공실 물청소를 하고 나선다.
일단 그렇게 해두고 다른 일을 한다.
시간이 다되면 뜸을 들이고 김을 마저 뺀 다음 포장기 앞에 앉는다.

사실 말이 포장기이지 아마도 이 증탕하는 기계들중에서 이 포장기가 제일 기술을 요하는 기계이다.
기계치라고 나를 놀리는 아내에게 난 엔지니어라고 큰소리를 치는데에는 이 말썽많은 포장기가 한몫을 한다.
그 포장기를 싣고 논산에도 한번 갔었고, 서울에도 한번 가서 고쳐왔다. 이건 중고가 아니고 삐까반짝한 새것을 샀는데 말이다.
저녁이 되어 즙을 짜려고 가공실에 들어갔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일을 해서인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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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탕기 안의 야콘을 일일이 퍼내어 유압기에 넣은 다음 그 압력으로 즙을 짠다.
유압기에서 다 짠 것을 다시 한번 끓인다.(균이 없도록 한번 더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러고 나면 포장이 하나하나 되어 떨어지면 그것을 박스에 넣는 것인데 자주 포장기가 말썽을 피워 즙이 한가득 쏟아지기 일쑤다.
가공실 바닥에...

그래서 포장은 아주 신경이 쓰인다.
하여간 포장기까지 가기 전에 유압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압기에 증탕기에서 꺼낸 야콘을 넣은 다음 유압기를 ON해 놓고는 잠시 진짜 잠시다.
피곤도 풀겸 담배 한대를 피우러 나갔는데 요란한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니 ...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

유압기의 통을 잘 맞춘 다음 유압기에 전원을 넣어야 하는데 그 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작동을 한 다음 잠시 담배를 피운 것이다.
일단 우당탕하는 소리에 가보니 상황은 끝...
그 통이 우그러들면서 동그란 판으로 누르는 유압기 둥근 바닥을 스텐이 감싼 것이다.
그 감싼 스텐레스를 펴내어 분리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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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 별의 별 장비를 다 갖다 놓고 해도 안된다.
그 날은 고생고생했는데 일은 더 악화시켰지 싶다. 결국 다음 새벽까지 계속 되었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선우도 걱정이 되는지 안자고 내려왔다.

결국 아내도 무슨 일인가 하고 내려왔다.
아내는 단박에  지금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니까 일단 너무 피곤하니 들어가 자고 했다.
그런 면에서는 가끔 맺고 끊는 구석이 있다.

일단 자고 내일 하자는 바람에 멈추었다.
그러나 머리속에서 그 유압기가 떠나질 않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난 씻지도 않고 그대로 쇼파에서 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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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일에 미사를 보고 부속을 사서 그 스텐을 끊은 다음 그 유압기 통을 빼냈고 다시 하나 사려고 알아보니 35만원이란다.
단돈 10원도 안깎아 주기에 그대로 주고 샀다.
한 순간에 35만원 해먹은 거였다. 세상에...

고물상이 마침 오기로 되어 있어서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보내려고 한방 박았다.
이렇게 비싼 담배를 피워본 사람이 있을까...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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