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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_해당되는 글 39건
2009.06.28   산골아낙의 책이야기--흙과 재 
2009.06.26   귀농아낙의 책이야기--Next Society 
2009.06.26   귀농아낙의 책이야기--Next Society 
2009.06.25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향기로 말을 거는 향기처럼 
2009.06.14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2009.06.14   귀농아낙의 책이야기--리더스 웨이 
2009.06.07   귀농아낙의 책이야기--끌어당김의 법칙 
2009.06.05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흐르는 강물처럼 
2009.06.03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점선뎐 1
2009.04.07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황금물고기 

 

산골아낙의 책이야기--흙과 재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28. 09:16  

작가 아티크 라히미는 1962년 아프가니스탄의 지성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1985년에 프랑스로 망명하여 살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이다.

<흙과 재>는 아프간 사람들의 전통과 역사, 현재, 전쟁의 상처 등을 그대로 끌어안은 채 살아가는 한 굴레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어쩌면 소설이기보다는 한 가정 구성원의 마음 구석 구석을 예리한 pen으로 단순하게 파헤친 일기와도 같다.

먼지투성이에 찌들대로 찌든 옷을 입은 한 노인이 전쟁으로 인해 귀가 먼 어린 손자를 데리고 탄광으로 가는 트럭을 기다리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탄광에는 아들이 일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마을이 소련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고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그들 뿐이라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트럭을 기다리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의 일들을 묘사하는 것으로 소설의 전체가 다 설명된다. 그런데도 한 역사를 모두 볼 수 있게 하는 작가의 묘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소련군의 폭격으로 아내가 죽고, 목욕탕에서 폭격을 맞은 며느리는 벌거벗은 채 불구덩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다 봐야 하는 아프가니스탄의 한 노인

이 책에서는 2인칭 단수인 '너'를 주어로 하는 문장 형식으로 되어 있어 등장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표현이 단순하면서도 뼛 속으로 스미는 효과를 볼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노인의 아니, 아프간의 고통을 단적으로 표현한 문장이 나온다.

"네가 기도를 올리든 올리지 않든, 분명한 진실은 신께서 조금도 네게 관심을 두고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딱 한순간만이라도 네 생각을 하셨더라면, 네 쓰라린 심정을 돌아보셨다면....! 슬프게도 신께서는 당신의 피조물들을 버리셨다......"

유대인 학살 때 그들이 부르짖었던 '신은 있는가'라는 물음이 생각났다.

소설이면서도 소설이라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다.
가슴 오랫 동안 아프간 비극이 남아있는 이 작품은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한다.

********* ********** ***********
TV를 통해, 책을 통해 아프간 소식을 그렇게도 많이 접했어도 그저 지구 어느 한 쪽에서 전쟁이 났구나하는 습관화된 생각 뿐이었다.

도시에서야 '그렇구나'하는 일들이 어디 하나 둘인가?
산골에 와서도 그런 못된 습관은 계속되니 자주 속을 들여다볼 수 밖에...

이 소설을 읽고나서는 그런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

또 하나는 소설 중간에 미르차 카디르라는 가게 주인이 등장한다.
그 사람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한 문장 나온다.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이미 위로가 되는 그런 사람"

과연 난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준 적이 있는가.
힘든 상황에 있는 이에게 그런 눈길은 큰 힘이 되는데 언제 그런 자선을 베푼 적이 있는가.

위의 문장은 살아가면서 자주 되새김질해봐야 하는 소리없는 울림이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한두 시간만 집중하면 읽을 수 있는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마음 속의 스며듬은 몹시 긴 그런 소설이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소설을 읽지 않고 있다.
책에도 사이클이 있는지 그저 스토리전개대로 감정이 끌려가는 것 같아 소설을 읽지 않고 있다. 이 시기도 지나면 언제였었나 하며 소설에 빠져들 날이 있으리...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읽는 내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담담한데 읽는 나는 소리없는 흐느낌으로 몇 번씩 읽는 것을 중단하고 마당에 서야 했던 그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 감사하는 그런 밤이다.

2002년 3월에 산골 오두막에서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흙과 재(동문선현대신서 ) 상세보기
아티크 라히미 지음 | 동문선 펴냄
아프간의 이야기를 담은 책. 황망한 풍경 속에 바짝 마른 강과 그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건널목지기가 지키고 있는 건널목 초소,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 세상을 생각하는 상인, 슬픔으로...



 
 
        

 

귀농아낙의 책이야기--Next Society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26. 23:57  

미래학자이며 경영학자인 피터 드럭커(93)가 쓴 이 책은 그의 삶과 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넥스트 소사이어티>(원제 : Managing in the Next Society)의 주제는 미래 사회, 미래 경제, 매래 경영에 대한 예측이다.

다음 사회의 모습으로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젊은 인구의 급속한 감소를 들었다.
또한 다음 사회는 지식 사회일 것이라는 거다.

지식이 지식 사회의 핵심 자원일 것이고, 지식근로자가 노동력 가운데 지배적 집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즉, 정보기술 못지 않게 이와 같은 사회적 요인들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지식 사회의 주요 특성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첫째, 국경이 없다. 왜냐하면 지식은 돈보다 훨씬 더 쉽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둘째, 상승이동이 쉬워진다.
누구나 손쉽게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셋째, 성공뿐만 아니라 샐패 가능성도 높다.
넷째, 집합적으로 볼 때 지식근로자들은 새로운 자본가들이다.
마지막으로, 지식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구입하고 있는 고용주들과 동등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가정하에 드러커는
다음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 경영자들이 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분명 앞으로 다가올 다른 큰 변화들은 무엇인가 하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예를 들어가며 차근 차근 풀어내고 있다.

********* *************

오랫만에 경영학 관련 서적을 읽었다.
읽는 내내 예전에 이 관련 공부를 조금 한 사람으로서 피터 드러커 박사의 예리한 관찰력에 짜릿함을 맛볼 수 있었다.

산골에서 간혹 전공관련 서적도 읽고싶은 동요는 있었지만 서울에서 보내주는 지난 호 잡지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이제부터는 가끔 이런 류의 책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과 관련 없는 얘기지만 드러커는 오스트리아의 고위 공무원이었던 부친과 의사 어머니 밑에서 전인적 교육을 받았고, 부친의 친구였던 슘페터, 토마스 만 등 많은 석학들과는 어릴 때부터 접촉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부모의 행동으로만 자녀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까지 아이들은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흡수한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거울을 자주 들여다 보게 된다.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93세의 나이에도 강의를 하는 모습에 감탄하는 말에
"미국에는 90세가 넘은 교수들이 꽤 있다. 한 때 하버드 법대 학장을 지낸 파운드 교수는 93세까지 가르치고 완전히 은퇴했는데, 은퇴한 며칠 후 죽었다"고 말했단다.

그리고 하는 말
"그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요"

나는 그 나이에 그처럼 자신감있고, 활기차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사회에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아있을지...............

2002년 8월 4일에 산골 오두막에서(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코너의 글들은 2002년부터 읽은 책 중에서 깊은 울림이 있었던 책들만을 골라 올려보고자 합니다. 내가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서 다른 분들도 그러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두막에서 편한 마음으로 산골바람을 끼고 읽은 책이라는 것쯤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같습니다. )
 
   


 
 
        

 

귀농아낙의 책이야기--Next Society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26. 23:49  

미래학자이며 경영학자인 피터 드럭커(93)가 쓴 이 책은 그의 삶과 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넥스트 소사이어티>(원제 : Managing in the Next Society)의 주제는 미래 사회, 미래 경제, 매래 경영에 대한 예측이다.

다음 사회의 모습으로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젊은 인구의 급속한 감소를 들었다.
또한 다음 사회는 지식 사회일 것이라는 거다.

지식이 지식 사회의 핵심 자원일 것이고, 지식근로자가 노동력 가운데 지배적 집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즉, 정보기술 못지 않게 이와 같은 사회적 요인들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지식 사회의 주요 특성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첫째, 국경이 없다. 왜냐하면 지식은 돈보다 훨씬 더 쉽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둘째, 상승이동이 쉬워진다.
누구나 손쉽게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셋째, 성공뿐만 아니라 샐패 가능성도 높다.
넷째, 집합적으로 볼 때 지식근로자들은 새로운 자본가들이다.
마지막으로, 지식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구입하고 있는 고용주들과 동등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가정하에 드러커는
다음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 경영자들이 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분명 앞으로 다가올 다른 큰 변화들은 무엇인가 하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예를 들어가며 차근 차근 풀어내고 있다.

********* *************

오랫만에 경영학 관련 서적을 읽었다.
읽는 내내 예전에 이 관련 공부를 조금 한 사람으로서 피터 드러커 박사의 예리한 관찰력에 짜릿함을 맛볼 수 있었다.

산골에서 간혹 전공관련 서적도 읽고싶은 동요는 있었지만 서울에서 보내주는 지난 호 잡지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이제부터는 가끔 이런 류의 책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과 관련 없는 얘기지만 드러커는 오스트리아의 고위 공무원이었던 부친과 의사 어머니 밑에서 전인적 교육을 받았고, 부친의 친구였던 슘페터, 토마스 만 등 많은 석학들과는 어릴 때부터 접촉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부모의 행동으로만 자녀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까지 아이들은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흡수한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거울을 자주 들여다 보게 된다.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93세의 나이에도 강의를 하는 모습에 감탄하는 말에
"미국에는 90세가 넘은 교수들이 꽤 있다. 한 때 하버드 법대 학장을 지낸 파운드 교수는 93세까지 가르치고 완전히 은퇴했는데, 은퇴한 며칠 후 죽었다"고 말했단다.

그리고 하는 말
"그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요"

나는 그 나이에 그처럼 자신감있고, 활기차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사회에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아있을지...............

2002년 8월 4일에 산골 오두막에서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NEXT SOCIETY 상세보기
피터 드러커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성공의 문 어떻게 열 것인가, 변화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다음사회를 지배하는 힘! "Next Society"를 통해 정보사회, 비즈니스 기회의 사회 등 다음 사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조망한 저서.

(이 코너의 글들은 2002년부터 읽은 책 중에서 깊은 울림이 있었던 책들만을 골라 올려보고자 합니다. 내가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서 다른 분들도 그러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두막에서 편한 마음으로 산골바람을 끼고 읽은 책이라는 것쯤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같습니다. )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향기로 말을 거는 향기처럼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25. 08:49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상세보기
이해인 지음 | 샘터사 펴냄
이해인 수녀의 산문집.'샘터'에 연재했던 '해인의 뜨락'과 그밖의 다른 지면에 실린 글들을 가려뽑아 엮은 산문집이다. 화려한 것들보다 작고 안쓰러운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몸과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읽다보면 코스모스가 떠오른다.
맑간 하늘에 대고 무언가 소리없는 언어로 속내를 털어내는....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게 하는 글과 코스모스는 여간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수녀님의 책들이 그렇듯이 각 장마다 독특한 향기가 배어나온다.

1장에서는 풀과 비와 꽃에 대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박혀 있다.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긴다"는 말에 코를 내 몸에 대고 킁킁거려보았다.

2장에서는 수녀원에서의 일상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은 주제로 다소곳이 풀어내고 있다.

3장에서는 말 한 마디를 표현하더라도 진심으로 하고, 듣는 사람도 갖추어야 할 모습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4장은 순간 순간의 일들을 기도로 승화시킨 장이다.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강렬한 기도가 하늘에 닿기 전에 세상을 먼저 비출 것만 같다.

마지막 장에서는 수녀님께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보내온 편지와 수녀님이 벗에게 쓴 편지 등이 조가비와 함께 사연을 토해내고 있다.
평소에 나 또한 편지쓰기를 좋아하는데 농사일에 치여 멎었던 편지를 쓰게 만들 정도로 편지에는 정이 묻어나오는 것임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 *************

나는 책을 편식하는 편이다.
수녀님 외에도 법정 스님, 작고한 정채봉 님 , 이철수 님 등의 책은 나의 목을 길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산골에 와서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자연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편식을 고쳐보려고 기를 쓰고 취향과는 다른 책을 부러 사서 읽었더니 그 나름대로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이든 음식이든 편식을 좋은 습관이 아님을 새삼 산골에서 느꼈으니 얼마나 둔한 사람인지....

이 책에서는 수녀님이 쓰신 다른 책과는 달리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언급하셨다는 점이 특이한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소풍을 접는다.
다만 그 때가 언제이냐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그러니 평소에 '지금 내가 죽는다면'이라는 가정을 자주 떠올리며 주변 청소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수녀님의 정갈한 책을 읽었으니 당분간은 나도 코스모스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2002년 7월 22일에 산골 오두막에서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이 코너의 글들은 2002년부터 읽은 책 중에서 깊은 울림이 있었던 책들만을 골라 올려보고자 합니다. 내가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서 다른 분들도 그러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두막에서 편한 마음으로 산골바람을 끼고 읽은 책이라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같습니다. )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14. 23:31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상세보기
노희경 지음 | 헤르메스미디어 펴냄
" 세상을 안고 담대히 보듬는 작가 '노희경'의 첫 산문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작가는 거짓말 , 꽃보다 아름다워 , 굿바이 솔로 , 그들이 사는 세상 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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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점에 갔을 때에도 눈에 들어왔고, 신문인가  어느 광고에서도 보았던 책이다.
TV는 잘 안보지만 노희경 작가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던 터라 구미는 당겼지만 그만 말았다.

그러다 도서관에 보니 이 책이 들어와 있다.
원고를 정리하려고 갔었는데 세 권의 책을 빌린터라 원고가 눈에 들어올리 없다.
단숨에 읽기에도 길지 않은 책이고, 어렵게 이해할 책이 아니다.

책을 펼쳤을 때 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그대로 소개하면//

인간을 잊지 않는 작가 노희경.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고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본래 시나 소설을 썼으니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드라마를 쓰고부터 자유로워졌다.
인간의 진정성에 도전하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녀는 1995년 <세리와 수지>로 데뷔해, 1996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거짓말>로 마니아를 형성한 작가가 됐다.
<내가 사는 이유>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바보같은 사랑> <화려한 시절> <고독>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과 같은 작품을 통해 가족과 사랑에 대한 따뜻한 성찰을 보여주었다.//

보통의 에세이처럼 편안한 필체로 쓰여진 책으로 작가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 첫사랑에 대한 저리함, 그리고 다시 사랑을 말해야 하는 마음가짐 등에 대한 이야기가 꼭지마다 절절하게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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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소개해 보면...

1장 사랑만 하기에 인생은 너무도 버겁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첫사랑에게 바치는 20면 후의 편지 "버려주어 고맙다"
아픔의 기억은 많을수록 좋다
내 이십대에 벌어진 축복 같은 일
여자에게 소년은 버겁다 "봄날은 간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2장 사랑이 믿음보다 눈물보다 먼저 요구하는 것
 
부모도 자식의 한이 되더라
바그다드 카페
불륜, 나약한 인간에게 찾아든 잔인한 시험
힘내라, 그대들-작가 지망생 여러분에게
드라마는 왜 꼭 재미있어야 하나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3장  눈빛 하나로 삶을, 사람을 보듬을 수 있다면

잘이었나, K양
노희경이 표민수에게, 표민수가 노희경ㅇ게
윤여정은 눈빛 하나로 삶을 보듬는 사람
오십에 길을 나선 여자
배우 나문희에게 길을 물어가다
친구들에 대한 몇 가지 편견들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4장 그들이 외로울 때 우리는 무엇을 했나

안부를 묻다
불량한 피자두의 맛
아름다운 상상-다시 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못 다한 효도부터 하리라-
<슬픈 유혹>을 끝내놓고
미안한 아버지에게
다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와 그녀의 이야기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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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끊임없이 이해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살아간다.
때로는 가족들에게 , 때로는 오랜 친구들에게, 때로는 이미 지나간 애인에게 조차도, 그러나 정작 우리가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건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굿바이 솔로> 중에서_

"살아 있는 동안 너는 나만 사랑한다고
나는 너만 사랑한다고 맹세할 때,
난 신이 가장 무서운 존재인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건
사람 마음이야.
신 앞에서 한 맹세도
마음 한번 바꿔 먹으니까 아무 것도 아니잖아." -<거짓말> 중에서-

"사랑은 또 온다.
사랑은 계절 같은 거야.
지나가면 다신 안 올 것처럼 보여도
겨울 가면 봄이 오고, 이 계절이 지나면
넌 좀 더 성숙해지겠지.

그래도, 가여운 내 딸 -<거짓말> 중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지 못할 때는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을 할 때는 그 사랑이 깨질까봐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우린 어리석게 외롭다.-<굿바이 솔로> 중에서 -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 많다보니 가슴에서 부르짖는 소리가 꽤 절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엄마에 대해서, 자신의 일에 대해서 , 성장과정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광고의 현란한 몸짓에 비해 감동이 오래 남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내가 기대를 너무 해서인 것같다.
가끔은 도서실에서 빌려 읽고 나서 너무 감동적이라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산 책이 자주 있는데 요즘 들어 읽은 책 중에는 그런 책이 드물다.

예를 들면 고 장영희 교수의 '축복' ' 생일'이라는 영미시 산책이라는 책들이 그렇다.

두 권을 빌렸으니 마저 신바람나게 읽어야겠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리더스 웨이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1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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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웨이 상세보기
달라이 라마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불교와 자본주의의 실용적인 원칙들을 탐구! 나 자신의 리더, 더 나아가 세상의 리더가 되는 방법! 이 책은 &#39;진정한 리더란 무엇인가&#39;에 대한 해답을 불교의 가르침에서 찾았다. 영적 지도자이자 마음 수련의...

"지금 나는 왜 이 책을 쓰는가?
세계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여 책임을 져야 하고, 얽히고설킨 관계망에 비즈니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책 들어가는 글에 달라이 라마는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히고 있다.

달라이 라마와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와의 만남...그 결과 나온 책...
과연 불교승과 경영과의 접합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처음 보았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경영과 불교...

그러나 모든 것은 다 불교의 마음이든, 천주교의 마음이든 하나로 통한다.
굳이 종교다 하고 볼 일은 아니다.

그러니 읽어가면서 이렇게 접목하는구나...
모든 일들이 인간이 이끌어가는 것이니 거기에는 이런 것이 당연히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책이 있기 전 달라이 라마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1990년. 나는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라우렌스 판 덴 마위젠베르흐의 편지를 받았다.
아는 일찍이 공산주의와 불교사상을 결합시킬 공통의 테마를 찾아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즉,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를 개선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껴 그를 초대했고, 그뒤로 우리는 수년에 걸려 자주 만났다. 그러다가 1999년, 라우렌스가 흥미진진한 제안을 했다. 그가 말하길, 조직관리법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불교에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가르침이 많이 담겨 있다.
그러니 내가 그들에게 보탬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중략>
비즈니스와 관련된 전반적인 설명은 라우렌스가 맡고, 나는 그가 제기한 문제에 불교의 가르침을 응요하는 법을 보여주기로 했다......"

이것으로 이 책의 진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감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불교와 기업리더의 역할, 가치관 등을 연구한 책으로
1부 '자신을 이끌기'는 불교의 기초를 설명하고,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불교의 가르침을 삶의 모든 측면에 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 '조직 이끌기'에서는 1부에서 소개된 아이디어와 가치들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3부 '서로 연결된 세계의 리더'에서는 불교의 가치들을 전 세계적으로 젖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빈곤, 지속 가능성, 다양성, 환경에 대한 책임 등 중요한 문제들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사실 불교를 설명하는 부분이 많아 불교도가 아닌 사람은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나 그런 느낌없이 그저 불교가 강조하는 것이 우리 일상에서도 다 마음을 두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종교라는 테두리를 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읽는 내내,
비즈니스든 일상 생활이든 어디에 마음을 두고,
어디에 중심을 두고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한다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끌어당김의 법칙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7. 00:07  

올해는 산골소년 선우(아론) 덕분에 자기계발서류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는 여름방학때 서울에 보내놓았더니 매일 아침 광화문 교보문고에 출근해서 점심도 거기서 사먹고 저녁까지 있다가 할머니댁으로 퇴근했단다.

아침이면 그런 손자를 할머니가
"손자 선우 광화문으로 출근하셔야지"하며 깨우셨단다.

그렇게 며칠 출근하면서 배운 점이 많았노라고 고백하는 선우. 다 컸다.
그 중에 나도 읽은 책이 '시크릿' '폰더씨의 하루' '마지막 강의' '목표 그 성취의 기술' 등이었다.

그 책들을 읽으면 하루를 더 긍정적으로 , 힘차게 살아야지 다짐을 하곤 했다.
그러나 모두가 긍정적인 사고와 강한 바램, 그리고 그것을 성취한 듯한 생활태도 등을 강조하지만 뭔지 모를 아쉬운 점이 남는다.

자칫 잘못하면 그런 생각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듯 비취지다 보면 청소년이나 잘못 이해하면 다른 길로 빠질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아들 선우에게도 이제 그런 류의 자기계발서는 이 선에서 멈추고 나중에 대학 들어가면 그때는 가치관도 굳어질테니 그때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선우 역시 아쉬운 점을 토로하면서 맞는 지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책들에서 실천하고, 명심해야 할 소중한 가르침도 많으니 그 점을 매일 인식하면서 지내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고, 선우는 그 책들을 가까이 두고 가끔 들여다 보며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같았다.

그런중에 우리 하늘마음농장의 당수님(^^)이신 최일선 파비아노님께서 보내신 '끌어당김의 법칙'을 선물로 받았다.
안그래도 그 책을 책 사이트에서 보았을 때, '시크릿' 뒤에 숨어 있는 비밀의 법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 궁금했었던 터였다.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줄 때 , 그것도 책을 ...참 기분이 하늘이 날 것같다.
책을 서점에서 사는 것과 선물로 받을 때, 그것도 우체부 아저씨가 붉은 우체가방에서 나무 냄새나는 책을 건네주신 때,,,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은 아주 바쁜 하루였다.
산골에서 읍으로 그곳에서 아들도 만나고 볼일 보고, 그리고 어차피 밤인데 나온 김에 도서관에서 잠시 머리를 식히다 간다고 도서관 문닫을 때까지 이 책을 읽다가 다시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산골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올해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의미있게 읽은 책이 아닌가싶다.

쉽게 얘기해서 이 책은 '시크릿'에서 강조한 것을 보다 충실히 실천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책 대문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꾸 악화되기만 하는 사람, 또 삐걱거리는 관계만 계속해서 생겨난다고 불평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이때도 역시 끌어당김의 법칙이 작동하고 있다"고 하며서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내 삶은 내가 주의와 에너지와 집중력을 쏟는 대상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고 했다.

덧붙여 의도적인 끌어당김에 대해 강조하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마다 설명을 상세히 나열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례를 들어가며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제 1단계--원하는 것을 정의하라.
제2단계--원하는 것에 집중하라.
제3단계--믿으라

즉, 이와 유사한 다른 책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시를 했다면 이 책은 거기에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실천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당수님 덕분에 오늘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도 잠시 사람도 얼마 없는 도서실에서 숨죽이며 그리고 줄을 쳐가며 책에 빠졌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바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끌어당김의 법칙 상세보기
마이클 로지에 지음 | 웅진윙스 펴냄
바로 &#39;끌어당김의 법칙&#39;이다. 이 법칙은 사람들을, 직장을, 이런저런 상황과 관계를 우리 삶으로 끌어당기고...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39;는 메시지 아래, 끌어당김의 법칙이 당신을 위해 움직이게 만들도록...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흐르는 강물처럼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5. 12:21  

흐르는 강물처럼 상세보기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빛나는 삶으로 이끄는 101가지 지혜의 샘 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일상에서 건져올린 경이로운 삶의 기적들 전세계 1억 독자들의 영혼을 뒤흔든 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첫 산문집. 당신은...

선우가 방학때 서울에 갔다가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을 여러 권 사왔다.
그 중에 한 권이다.
선우가 먼저 읽고 아주 감동적으로 읽었다며 나에게 권했다.

아마 엄마도 감동적으로 읽을 거라며...
그 말을 듣고 나니 지금 읽던 책을 일단 후퇴시키고 읽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그렇게 해서 얌체(?)처럼 먼저 내 손에 들어와 앉은 책.
파울로 코엘료는 주현 낭자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이 작가의 책을 감동 그 자체로 읽은 적이 없다.

그렇게 뜨거웠던 '연금술사'도 그렇고...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을 정갈히 먹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연금술사'와 같은 느낌이다.

그나마 이 글을 짧은 에세이로 엮은 것이라 어느 꼭지가 감동일 수 있고, 그저 그럴 수도 있고 하여 그렇게 넘어갔다.

어느 책이든 전혀 도움이 안되는 책이란 거의 없다고 본다.
하다못해 문장 하나가 한 권을 대표할 수 있는 책도 있다.
그렇기때문에 단정적으로 이 책은 좋다, 나쁘다로만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또 이건 순전히 내 기인적인 생각이지 아들이 그렇게 감동적으로 읽었고, 내가 감흥이 그에 못미치는데 그럼 이럴 때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모든 책에는 사람처럼 내게 어울리고, 끌리고 , 내게 맞는 책이 있는 것같다.
제 아무리 어떤 사람이 내게 잘해주고, 만나고 싶어 하고 한다고 해도 코드가 맞지 않으면 불편하고, 거리감을 두고 싶어지게 된다.

'흐르는 강물처럼'에서도 함께 나누고 싶은 글들이 몇 꼭지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b><선방 고양이의 가르침>

어느 선원의 방장이자 선불교의 대가인 고승에게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그른 고양이를 얼마나 애지중지했던지 참석 시간에도 항상 함께할 정도였다.

어느 날 아침, 늙은 고숭은 세상을 떠나고 선방의 최고참인 상좌가 그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고양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수좌들이 묻자 새 방장은 스승을 기리는 뜻에서 참선 시간에 고양이를 들여보내도 좋다고 허락했다.
만행길에 오는 수좌 몇몇이 이 유서 깊은 사찰에서 선방에 고양이를 들이는 모습을 목도했고, 그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수년이 흘렀다.
선사의 고양이는 죽었지만 고양이에 길든 수좌들은 다른 고양이를 들였다.
그사이 다른 절들도 고양이와 함께 참선 수행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고승의 명성과 가르침의 비결이 고양이에 있다고 믿으며, 정작 입적한 고승이 얼마나 훌륭한 스승이었는가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한 세대가 지나고, 선불교에서 고양이가 참선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에 대한 지침서가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고양이는 집중력을 높여주고 삿된 기운을 물리친다'는, 학계에 퍼져있던 가설을 발전시킨 어느 대학교수의 연구 결과였다.

그렇게 한 세기에 걸쳐 고양이는 이 지역 선불교 연구에서 핵심적인 일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원에 다른 지역에서 온 이름 높은 선사가 들어왔다.
선사는 동물 털에 알레르기가 있어 일과 수행에 고양이를 참여시키지 못하게 했다.

수좌들은 거세게 반발했지만, 선사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선사의 가르침이 뛰어났던지라 고양이 없이도 수좌들의 수행은 날로 진전을 보였다.

그러자 서서히 다른 선방에서도 고양이들을 내보내게 되었다.
언제나 새로운 사상을 추구해온데다 고양이들을 거두어 먹이는 걱정까지 덜어버리게 되니 참으로 잘 된 일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십 년 후, 혁신적인 새 가설들이 등장했다.
그 가설들은 다음과 같은 그럴듯한 제목을 달고 있었다.

'고양이 없는 참선의 중요성' '동물의 도움 없이 정신력으로 선의 세계에서 평정을 찾는 법'

다시 한 세기가 흐르고, 고양이는 그 지역 참선 수행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는 이백여 년이 걸렸다.
고양이가 왜 참선 수행에 함께 해야 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기 때문이었다.</b>

********************

이런 이야기이다.

여기사 코엘료는 규칙, 불필요한 제도 ...등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이야기를 읽고 한동안 생각했다.
진리라는 것은 어느 시대, 어느 환경, 어느 조건에서도 진리이지 그 상황이라 환경, 조건이 바뀌었다고 해서 달라진다면 그건 이미 진리가 아니다.

진리라는 말이 조금 안어울릴 수는 있지만 다른 마땅한 용어가 생각이 안난다.

먹거리도 보면 그렇다.
유행할 때는 그것 안먹으면 막말로 곧 죽을 것처럼 떠들고, 신봉하고, 난리가 아니다.
그러다 유행이 지나 다른 것이 뜨면 이번에는 그거 안먹으면 금방이라도 아토피때문에 죽을 것같은 분위기다.

고양이와 선방...
그것을 어느 대학 교수가 연구결과까지 버젓이 내놓고 .....

선방에 고양이가 없으면 ...

지금 생각하면 웃지만 그때는 그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논문까지...

웃지못할 일이지만 지금도 우리들의 규칙이나 일명 뜨고 있다는 가설, 내용들이 선방의 고양이같은 것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시대가 복잡해지고, 급하게 돌아갈수록 그런 웃기는 가설들은 더더욱 우리의 영혼을 정신없이 만들고 건조하게 할 것이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더더욱 가치관 등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들 선우가 이 책을 의미있게 읽었듯이 전체적으로 많은 내용이지만 중간중간 오래 생각해야 할 내용이 들어있다.

책 한 권을 다 읽으면 아주 마음이 뿌듯하다. 누구나 그렇듯이...
그렇게 뿌듯함이 모이면 영혼도 호수처럼 잔잔하게 유지되리라 믿는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점선뎐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6. 3. 23:41  

((사진에서 초보농사꾼 담배갑을 보니 또 ... 조금이라도 줄이라고 사정을 해도 안되고...어머님이 끊으라고 협박을 해도 안되고...뭔 수를 서야할지... 왜 갑자기 담배이야기로 기분에 초를 치는지...나도 참))


 


전혀 다른 색깔의 삶을 경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내 스스로 일을 저지르던지, 아니면 간접 경험을 하던지...

이 책은 후자로서는 손색이 없는 책이다.


김점선 님에 대해 안 것은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서였다.
우선 머리스타일과 표정, 그리고 옷이 놀라웠다.


저렇게 까치집 (본인이 까치집이라고 표현했듯이)을 하고 다니는 화가도 있구나, 표정은 영락없는 남자이고, 옷도 그렇게 꾸미지 않은 그런 모습...놀라웠다.

그러나 이내 화가니까, 예술가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러다 좀더 가까이 간접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장영희 교수님의 책에서였다.
'축복'이라는 책은 그 안의 시와 장교수님의 글이 감각샘을 자극하고도 남았지만 그 옆에 삽화로 김점선 님의 그림이 들어간 것은 눈 돌아가는 일이었다.


그 '축복'이라는 책을 보고 그림을 갖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강하게 느꼈을 정도였다.
하여간, 그렇게 간접 경험을 한 것으로도 벅찬데 도서실에서 본 '점선뎐'이라는 책을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이미 이 세상분이 아니라는 점까지 가세를 하여 이 책을 빌려 가슴에 끌어안고 산골로 돌아왔다.

우선 책 날개에 적힌 작가소개를 하겠다.


<b>김점선</b>

1946년 개성에서 태어나 이화여대를 거쳐 홍익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1972년 제1회 앙데팡당 전에서 백남준, 이우환의 심사로 파리 비엔날레 출품 후보에 선정되며 등단하였다.
자유롭고 파격적인 그림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1987~88년 2년 연속 평론가협회가 선정한 미술 부문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로 선정되었다.
1983년 첫 전시회레를 연 뒤 20년 이상 개인전만 60여  차례 열었으며, 2002년부터 디지털 판화전도 개최했다.
작가는 작품 활동 외에도 KBS-TV '문화지대'의 진행자를 맡는 등 문화 전방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지은 책으로는 '10cm 예술' '나는 성인용이야' '나 김점선'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김점선 스타일' 그림동화 시리즈 '큰엄마' '어주의 말' '게사니' 등이 있다.




여기까지의 작가 소개로는 그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느끼는 그의 삶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색다른 세계였다.


프롤로그의 한 문장을 소개하겠다.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할 의사에게 한 말이다.

"이왕 배를 여는 데 왕창 잘라내주시오. 나는 늘 내 창자들이 쓸데없이 긴 게 불만이었고. 내가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내장은 크로마뇽인과 다름없지 않고. 나는 나의 내장을 디자인하고 싶소. 십이지장에서 항문까지 직선으로 연결하고 나머지 창자들은 잘라서 버려주시오. 나는 이제까지 살면서 긴 창자 때문에 쓸데없이 섬유소를 먹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려왔소. 이왕 배를 열 거면 나를 도와주시오."

이 문장 만으로도 이 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감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서전 형식으로 쓰여졌고 그러다 보니 사진이 중간중간 차지하고 있다.
작가가 화가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그림도 자주 등장한다.


작가는 말했다.
"내 빛나는 전생은 선인장이었다.
동물이 거의 없는 사막,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수백 년 된 무지 큰 선인장. 무수한 날카로운 가시를 빛살처럼 온몸에서 발산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서 있는 선인장. 나는 그것이었다. 아주 천천히 자라면서 아주 오래오래 멈춰선 듯이 살아 있는, 심한 더위와 혹독한 추위를 비웃으면서 죽은 듯이 서 있는 선인장이었다. 한곳에 멈춰선 채 성장하기만 하는, 늘 같은 장소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늘 같은 그림자를 빙빙 돌리면서.... 나는 그 선인장이었었다. 식물로서의 기억이 현생을 지배한다"


그랬던 것같다.


사막의 오래된 선인장이었던 것 같다.
그의 삶이...

자기 색깔이 너무 분명해서 우리가 느끼기에는 좀 덜익은듯한 사람으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덜익은 것이 아니고 인간으로서 가장 투명한 모습으로 살다가 간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 부러움이 있었다.

내 가치관대로, 누가 뭐래도 난 이런 색깔이야 하고 내 색이 발광하는대로 산다는 것...
그거 쉬운 일 아니다.


아니, 아주 어려운 , 내가 흉내내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부러웠고, 책으로나마 이런 삶을 간접 경험하게 되었다는 것에 안도하고, 행복해 했고, 따라하고 싶었다.
내 색깔을 그대로 발광하도록 두고 싶었다.

김점선...


이 대목이 또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세 명의 독신자가 한집에 모여 있는 것처럼 누가 정하지 않았는데도 각자가 해야 할 고유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단, 자기 담당이 아닌 일에는 완전히 무관심하다.


예를 들어 남편이 긴 여행 중인 동안 고양이가 화분을 밀어서 떨어뜨렸다.
화분이 방 한가운데 떨어진 채 산산조각이 났다.
흙이 쏟아지고 식물의 뿌리가 드러났다.


그래도 아들과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식물을 기르거나 사들이거나 집안을 정리정돈하는 일은 우리 일이 아니다.
아들과 나느 아무리 집 안이 어질러져 있어도 피곤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잘 정돈해 놓아도 감탄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남편의 일이다.
<중략>


나는 대부분의 내방객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으로 대한다.
나는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는데 자꾸 누가 오겠다고 하고 어딜 가자고 한다.
그래서 나는 뚱한 채 전혀 집 안을 치우지 않은 상태에서, 내 머리칼이 헝클어지고 손도 더러운 상태로 그냥 사람들과 얘기하는데 남편은 다르다......"

위의 글을 읽었을 때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살아있는 생명을...'하며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내 그것은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다.
누가 다른 사람의 삶에 감내라 대추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럴 때 '너나 잘하세요'하고 말하는 것이 아마 정답일 것이다.

자연 운운하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이다.
어떤 사람이 남의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 또한 그 사람의 삶의 방식, 가치관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 다음 글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렇지 손님이 왔는데 머리를 까치집을 하고 , 더러운 손으로 사람들을 대하다니...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세겨 생각해 면 이상할 것이 없다.

분명 작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는 상태에서 어거지로 사람이 오고, 누군가와 함께 가게 되니 그럴 수 밖에...
누구나 그렇다.


속은 그렇게 궁시렁거리면서 겉으로 내색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난 주로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어떤 사람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면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사는 것을 손가락질 해서는 안된다고...
그 사람의 삶은 그 사람이 주인공이다.
조언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읽는 내내 진솔한 표현에 난 겉에 흐르던 기름을 한겹 벗겨낸 기분이 들었다.
그 대표적인 대목 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남편에 대한 대목이다.


"그는 그냥 음악이 좋아서 혼자서 다듬고 즐기다가 죽어버렸다.
그는 노래를 잘했다.


목소리가 금속성 있는 탁음이다.
일상적인 대화도 힘들게 느껴질 만큼 탁음이다............힘들게 쥐어짜야 겨우 소리가 나오는듯, 듣기에도 힘든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날 때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서른 가까이에 만났을 때 이미 그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
그러니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말하는 데 비해 김청남이 말하면 하찮은 말도 아주 힘들게 뱉어내는 듯 들린다.
그래서 그의 일상을 숭배하게 되었다.


그의 비천함과 무식과 탁성과 무능력까지를 숭배하게 된 것이다.
그런 목소리의 그가 노래를 하면 나는 그 순간 죽어도 후회가 없다고 느낀다....그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그렇게 노래 불렀다. 감히 누가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 무지렁이 몇 마리 모아놓고 거는 그렇게 노래 불렀다.
아무라도 서넛만 모이면 그렇게 혼신을 다해서 노래 불렀다.
그래도 그렇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우선 밥을 안먹고 속이 빈 상태에서 두 홉들이 소주 두 병은 목에 들이부어야 노래가 나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산화지 노래냐?
말 그래도 생명을 태운 거지.


소주 붓고 불 지르면서 그열기와 빛을 보고 지랄한 거지.
그런 데서 감동 안할 동물이 어디 있냐?
최소한의 단위로 만들어진 생명체, 예를 드면 짚신벌레나 아메바라도 감동할 것이다.
왜냐면 뻔하지 않은가?


그가 명예를 바라서 세종문화회관에서 노래하냐?
돈을 바라서 예술의 전당에서 노래하냐?
아니면 스타성을 즐기려고 잠실운동장에서 노래하냐?


오직 거는 작업실 귀통이 나무의자에 앉아서 한두 명 청중을 놓고 카네기홀에 선 듯 몰을 태우는 것이다.
거기서 그의 노래를 듣던 자들이 행여나 그런 사실을 추측이라도 할 능력을 가진 자가 있기나 했을가.
다들 그냥 밥 먹고 나서 배부르니까 심심풀이 땅콩으로 청남이 노래나 듣자고 모인 것이다................"

난 얼마나 소리내어 웃었는지 모른다.


혹자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


지 남편을 이따위로 표현하는 여자가 뭐가 대단하다고 난리냐고...

여기서는 대단하고 안하고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난 좋다.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남편에 대한 것이라 언행과 전혀 다른 표현을 하는 사람을 난 더 경멸한다.

그렇다고 하여 작가가 남편을 쉽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덜했냐 하고 묻는다면 누가 대답할 것인가.

자서전 형식을 빌렸지만 그런 류의 다른 책에 비해 분명 번뜩이는 매력이 있다.


대부분의 이런 류의 책이 어릴 때부터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전개하다 책장을 덮는 것과는 달리 그의 가치관, 삶의 방식, 그리고 인간관계,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 등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점선뎐 상세보기
김점선 지음 | 시작 펴냄
화가 김점선이 글로 그려낸 자화상 각자의 삶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품이다! 자유롭고 파격적인 그림 세계만큼이나, 독립적인 인생의 길을 걸어온 화가 김점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 입학하여...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살다간 사람으로서 그가 말하는 것 같다.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난 성격상 이 길을 갔다고...

나도 말하고 싶다.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남들이 다 묻어가던 길을 버리고 다른 길로 접어들었고 그 길이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황금물고기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9. 4. 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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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라는 프랑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이 작품에 대한 찬사에 대한 궁금증이 발동해서다.
그 찬사 중 ‘막 건져 올린 은빛 언어...’등의 표현이 많은 책이기 때문이 첫째이고, 둘째는 작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두 이유는 앞뒤가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노벨 문학상을 받으며 ‘황금물고기’가 더 표면에 떴기 때문에 그런 찬가들이 이어진 것이라는 말이다.

같은 작품도 그냥 읽으면 그렇다가, 노벨 문학상을 탔데..하면서 읽는 거랑은 다르다.

어쨌거나 내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읽힌다는 늘 비슷한 전략으로 책을 구입했으나 이번에도 주현이가 먼저 읽고 내가 나중에 읽는 꼴이 되었다.

“예닐곱 살 무렵에 나는 유괴당했다.
그때 일은 잘 기억자지 않는데, 너무 어렸던데다가 그 후에 살아온 모든 나날이 그 기억을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그 일은 차라리 꿈이랄까, 아들하면서도 끔찍한 악몽처엄 밤마다 되살아나고 때로는 낮에도 나를 괴롭힌다. ...............“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주인공 밤이라는 뜻을 가진 라일라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시작한다.

이 첫문장만으로도 소설 속 주인공 라일라는 어떤 여정을 걸을지는 대충 감잡을 수 있지 싶다.

라일라의 그 어둠 속 생활은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
밝은 곳에서 숨쉬는 것보다 어둠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사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느끼는 주인공의 삶, 언제 어느 때 다시 붙잡혀 속박된 삶을 살지 모르는 불안감은 늘 그의 옷처럼 그의 몸과 마음에 따라다녔다.

여기서 주인공에 대해 느낀 점은 대부분의 이런 상황에서의 주인공은 강한 의지력과 인내력 등을 무기로 자신을 길을 개척해 나가는 면이 부각된다.

그러나 르 클레지오는 라일라를 그렇게 묘사하지는 않았다.
어디에서도 라일라의 강한 극복심이나 의지력 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결론적으로 달려가다보면 그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주인공에 대한 아픈 일생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런 라일라와 첫 번째 인연을 맺은 랄라아스마라는 노파의 집에 팔려갔지만 그 노파의 향기를 자주 기억해 내며 자신의 삶의 일부로 여긴다.
첫 만남이 그렇게 우리네 삶에도 영향을 미치듯이 라일라 역시 되풀이되는 구속된 삶에서 자주 랄라아스마를 느낀다.

우리네 삶도 들여다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삶의 역정은 있다.

그러나 르 클레지오만이 그려 낼 수 있는 그 감성적이고 세부적이며 생동감있는 표현력으로 인해 ‘황금물고기’는 라일라의 일생에 더 빛나는 황금색을 입혔다고 생각한다.

소설 중반에 예감했듯이 끝에는 이런 대사가 나오며 그렇게 소설은 주인공의 삶을 마지막으로 비춘다.

“더이상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이제 나는 마침내 내 여행의 끝에 다다랐음을 안다.
어느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곳이다.
말라붙은 소금처럼 새하얀 거리, 부동의 벽들, 까마귀 움음소리.
십오 년 전에, 영겁의 시간 전에, 물 때문에 생긴 분쟁, 우물을 놓고 벌인 싸움, 복수를 위하여 힐랄 부족의 적인 크리우이가 부족의 누군가가 나를 유괴해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바닷가에 손을 담그면 물살을 거슬러올라가 어느 강의 물을 만지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사막 먼지에 손을 올려놓으며, 나는 내가 태어난 땅을 만진다, 내 어머니의 손을 만진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황금 물고기 상세보기
르 클레지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물고기처럼 순진무구한 천진성과 강한 생명력을 지닌 한 소녀의 역경에 찬 성장기를 그린 프랑스 작가의 장편.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라일라는 어린 나이에 인신 매매범들에게 납치돼 아랍, 프랑스, 미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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