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59)
하늘마음농장 소개 (1)
개복숭아효소(발효액) (24)
쇠비름효소(발효액) (23)
산야초효소(발효액) (7)
천연숙성비누 (8)
유기농 야콘, 야콘즙 (12)
산야초, 약초이야기 (5)
산골편지 (132)
귀농일기 (92)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22)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39)
야콘 이야기 (1)
산골풍경 (74)
산골밥상 (8)
초보농사꾼  귀농아낙  배동분  산골 다락방  하늘마음농장  귀농  귀농일기  야콘  산골  농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Total :
+ Today :
+ Yesterday :
  

 

 

 

완득이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8. 13. 21:0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책읽고 한마디'에 산천어님이 추천을 해주셨을 때 일전에 서점에서 표지를 보았을 때 만화였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표지가 청소년 만화같았거든요.

그런데 만화가 아니었습니다.

현재 선우, 주현이, 저 이렇게 셋 다 보았고 초보농사꾼이 한 반 정도 읽은 것같습니다.

저는 젊은 작가가 참 예리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책 날개에 작가 소개와 사진을 번갈아 보면서 작가 사진에서 그런 책을 쓸 정도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인상이 강해보였습니다.
젊은 작가가 현실을 그런 방면으로 비출 수 있다는 것이 참 멋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욕도 리얼하고 나옵니다.
또 학생이 선생이 죽기를 교회에서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고, 아름답고, 그리고 맘 아프고, 아리합니다.

소설에 그럴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될까요?

현실을 꼬집는 방법이 참으로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딱딱하기는 커녕 계속 읽으면서 너도 나도 킥킥 웃게 됩니다.

욕도 자주 나오지만 상스럽지 않더라구요.

온가족이 보기에 참 좋은 책인 것같습니다.
함께 거기에 나온 용어를 쓰면서 얼마나 웃는지 몰라요.
먼저 읽은 우리 세 사람은 그렇게 재미나게 웃는데 읽지 않은 초보농사꾼만 멍하니 있습니다.

이제 초보농사꾼도 반 정도는 읽었으니 함께 대화할 수 있겠지요.
청소년이 있는 가정에서는 더더욱 가족 모두가 함께 읽고 웃고 대화하기 참 좋은 책입니다.

주현이가 그런 책 안읽는다고 쭉 빼다가 내가 다시 권해서 읽었는데 내가 그 말 하면 웃고 제 방으로 들어갑니다.

슬픈 이야기인데 슬픔은 한 쪽 구석에 두고, 한 쪽은 웃게 하는 재주를 젊은 작가가 가졌네요.

조카들이 오면 보게 하려구요.
그리고 주현이 친구들에게 빌려주라고 했습니다.

식구 모두가 읽으려면 한권 사는 것도 괜찮지만 빌려 읽는게  좋을 것같습니다.
선우가 '선우 주현이의 책이야기' 코너에 후기를 썼기때문에 안올리려고 하다가 그래도 내 느낌을 전하고 싶어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비가 옵니다.
빗소리가  그만 자라고 하는 소리로 들리네요. 너무 늦은 시간이지요??
그래도 빗소리를 더 듣다 자려고 합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산골편지5 -- 어디에 마음을 두고 사는가??
+   [산골편지]   |  2008. 8. 13. 20:4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진 장날이다.
성당에 선우교육이 있어서 6월까지는 매주 토요일에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한다.

차로 50분 되는 거리를 꼬불 꼬불 불영계곡을 따라 몸도 같이 휘두르고 간다.
성당에 도착하면 어찌나 어지러운지 주현이는 그만 토할 때가 종종 있다.

아이를 성당 교리실에 보내고 나머지 식구들은 장보러 나섰다.
토마토,방울토마토,가지,오이,수박,참외,고구마 모종을 샀다.

과일에도 워낙 종약,제초제를 많이 치는터라 아이들 간식거리를 넉넉히 준비한 셈이다. 몇 낱 열릴지 몰라도....

아이들위해 이것 저것 고르는 무늬만 농부인 그이의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내일은 아이들과 먹을거리 심는다고 부산을 떨 박씨 일가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

귀농을 허락하자 그이는 사표수리도 되지 않은채 차 먼저 처분했다.
지금 차는 농촌에서 너무 사치스럽다고.

그래 구입한 것이 포터 더블캡이다.
앞에 여섯 명이 탈 수 있는 트럭.

그 트럭을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것을 보고 그만 혼자 울었다.
처음 그 트럭을 타고 나가는데 얼굴이 화끈거리고 몸둘바를 몰라 하는데 아이들은 좋단다.
뒤에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다나.

처음 그 트럭을 타고 광화문에 있는 한국생산성본부에 원고갖다 주러 가는데 내내 우울했었다.

옆에 탄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창 밖을 보니 다 나만 쳐다보는 것같고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이 표정은 나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듯했다.

그리고 귀농!!!

귀농 후에는 처음보다 조금 덤덤해지긴 했지만 솔직히 아무렇지 않은듯하지는 않았다.

손도 그을릴대로 그을리고 나물캐고 고추심느라 갈라지고 터져 시장이나 성당에서 무엇을 집으려다가 내 손에 내가 놀라 움츠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내 산골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산골차림에는 그 터진 손이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우리는 흔히 나 위해서 산다고 한다.
그리 강조하는 걸보면 남위해 사는 부분 또한 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어떨까'하는 마음에 집착하다보면 우선 주체성을 잃게 되고 겉치레에 치중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내 안에 내가 얼마만큼 주인으로서 자리잡고 있느 하는 것이다.

내가 중고트럭을 타고도 행복하면 그만이고 다 갈라진 손으로 다녀도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으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았는데 이제는 일치되어가고 있다.

도시에서 좋은 차타고 좋은 옷입고 다니면서 제일 행복해했는가.
불평도 없고 자식,남편에게 만족하며 살았는가 반문해 보고 싶다.
몸뚱아리의 주인인 마음이 평화로운가가 문제라고 본다.

우리 산골에 심심잖게 손님이 찾아온다.
가족이나 부부가 올 때가 많은데 대부분 남자는 이 생활을 동경하는 눈치인데 부인은 거침없이 "이런데서 살으라면 난 못살아요"한다.

이곳이 사람살 데가 아닌가? 듣고 나면 이내 마음이 언잖다.
그럴 때 묻고 싶다.

"그대는 도시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인가?"

난 말이다.
우리 하늘마음농장에 오는 다른 이들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이곳에 돈을 벌기 위해 오지 않았다.

돈은 도시에서 버는 편이 훨씬 고상하고 빠르다.

그러나 나만이 평화롭기 보다는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평화를 맛보기를 바란다.
도시에서 찌든 때를 벗어버리고 싶을 때 조용히 마음을 감싸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저 바람처럼 왔다가 세속의 모든 가슴앓이를 내려놓고 갈 수 있도록 빈 자리를 마련해 놓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달라이라마는 말했다.

"진정한 자비심은 물질을 나눠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라고............

*******************************
비가 안온다고들 야단이다.
아닌게 아니라 마늘들도 삐죽 삐죽 고슴도치 가시처럼 쑥쑥 돋아나더니 얼굴이 노래가지고 땅만 쳐다보고 있다.

길가에 뿌려둔 조그만 꽃씨들도 꼭꼭 숨어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하고 있다.
하늘을 본다.

별들이 소풍나온듯 여기 저기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다. 내일도 나의 이웃에게 물주기는 틀린듯하다.

내일은 하다못해 물을 길어다가라도 먹여야겠다. 마늘,채송화,목화,홍화,매실나무에게....................


2001년 오월 13일에
개구리소리 요란한 산골에서 배동분 소피아

 
 
        
<<이전 | 1 | ··· | 216 | 217 | 218 | 219 | 220 | 221 | 222 | ··· | 230 | 다음>>

하늘마음농장's Blog is powered by 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