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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_해당되는 글 2건
2009.04.24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천리향 부부 
2008.10.13   산골편지14 -- 범접할 수 없는 향기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천리향 부부
+   [산골편지]   |  2009. 4. 24. 00:28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년 4월 11일

얼마  전에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천리향’을 선물로 받았다.
무슨 의식을 치르듯 장갑끼고 뿌리의 키만큼 구덩이를 판 다음 조심스럽게 새집에 앉혔다.

‘천리향’... 말 그대로 꽃의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부활절을 코앞에 두고 생각해 본다.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이 꽃나무에 환장을 할 것이 아니라 사람향기도 천리를 간다면??
꽃향기는 거리제한이 있지만 사람향기는 시공을 넘나들지 않은가.

과연 내게서는 어떤 향기가 나며 그 향기의 제한거리는 얼마쯤일까?
엎어지면 정강이라고 그 정도에서 약발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천리향’을 들여다 보며 나 역시 침묵수행중이다.
**********************

내가 아는 젊은 부부가 있다.
산골까지 그 부부의 향기가 흘러넘친다.

산골에 무슨 일이 있으면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농사일을 나서서 도와주지 못해 안달이 나는 부부다.
늘 우리 홈에 들어와 산골에 무슨 일이 있는지 마음조이며 지켜보는 것은 기본이다.

요즘 그 부부를 보면서 세족례를 흉내내며 내 영혼을 씻어내고 있다.
어쩜 다른 사람의 일에 저토록 온전히 마음을 쓰고 애틋해할까.

하다못해 통화할 일이 있어도 덥석 전화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농사일로 바쁜데 방해된다고, 저녁에 힘든 몸 쉬어야 하는데 방해된다고...
무인도나 다른 없는 이 낯선 울진에서 그들은 그렇게 등대처럼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직장다니면서 어린(7살) 딸과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까지 있는 엄마가 밤마다 시간을 쪼개어 성서쓰기를 미루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농사일로 바쁘다는 좋은 핑계를 끼고 살며 쥐똥만큼 성서쓰기를 해놓은 나로서는 얼마나 부끄럽고 머리에 번개가 치는지 지금은 밀린 성서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들에게서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배려하는 법을 배운다.
내가 나이먹었다고 더 나은 것 하나도 없다.

요즘 가장 많이 옹알거리는 말이 ‘근묵자흑’이다.
시기와 질투를 일삼고, 남의 말이나 전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면 내 영혼이 어찌될지는 불보듯 뻔하다.

그러나 남을  배려하는 이 젊은 부부와 같은 사람을 가까이 하면 내 영혼에도 천리향이 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이들 부부처럼 다른 이의 가슴에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두릅가시 보다 더 날카로운 엄나무 가시로 상대방의 가슴에 남아 있는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묻고 있다.
이 봄에 나도 그 젊은 부부처럼 천리향으로 부활하고 싶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산골편지14 -- 범접할 수 없는 향기
+   [산골편지]   |  2008. 10. 13. 23:5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숲은 천연염색 강연장이다.
수강자가 있든 없든 제 몸을 하루가 다르게 염색해 보이며 가을을 강의학 있다.

형형색색으로 염색이 잘 되었다 하여 그것을 뽐내거나 거들먹거리지도 않고 그것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때가 되면 그 아름다운 옷도 다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겨울을 난다.
인간사에서는 정신나간 행동임에 틀림없다.

인간이야 작은 거 하나라도 손에 들어오면 꼭 쥐고 놓을줄 모르지만 그들은 거침없이 놓는다.
놓아야 더 큰 것을 얻고 내면이 풍요로워짐을 안다.
세상의 모든 자연물이 다 아는 진리를 영악하다는 인간만 모른다.

오늘도 병풍처럼 둘러쳐진 통고산 자락을 보며 자연이 몸소 들여주는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
언젠가는 콘크리트보다 더 강한 세상 것들로 들어 차 있는 귀가 뚫어지겠지...</font>

**********************************

하루를 들여다 보면 다른 이에게 하는 물음이나 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피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가족이지 싶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영역을 더 확장하여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병처럼 옮겨간다.
죽어도 짹한다고 물론 사랑과 관심이 있어서라고 변명한다.
이것은 관심하고는 또 다른 거다.

사랑과 관심에서 그렇다고 이제껏 나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탈을 쓴 간섭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정녕 사랑과 관심이 있다면 지켜 보야 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특히 가족에게 뱉는 말 중에 안해도 되는 말이 얼마나 많은지...

특히 아이들에게 말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가.
온갖 수식어를 써가며 목에 핏대를 세우고 주입시키려 든다.
그렇게 쏟아낸 말들을 죽 펼쳐 놓고 찬찬히 들여다 보라.

꼭 말로 해야만 했던 것들이었는지...
믿음으로, 침묵으로, 행동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던 사항이 더 많을 것이다.

가을이다.
이제는 밖으로 내돌렸던 시선을 안을 향해보자.
자신에게 거듭거듭 물어보자.

나는 내 길 어디쯤에 와 있는지...
내 삶의 무게에 맞는 신을 신고 그 길을 잘 가고 있는지...
과거에 매이지 않고, 오지도 않은 미래를 앞질러 가지도 않고 지금, 현재에 살기 위해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는지...
금쪽 같이 귀히 주어진 하루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살고 있는지...

다른 이에게 카랑카랑하다 못해  째진 목소리로 들이댔던 대로 자신에게 물어보라.

안으로 살피고 살피는 사람에게선 자신감뿐만 아니라 범접할 수 없는 향기가 넘쳐 난다.
그것으로 자식을 키우고 사람을 대해야 하는데 입이 먼저 동작을 시작하니 사단이 나는 거다.

지금 내 얘기를 너무 다 드러내 놓고 하고 나니 기운이 쭈욱 빠진다.
가을은 지 얘기도 남 얘기같이 할 수 있는 용기있는 계절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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