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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_해당되는 글 4건
2009.09.28   산골밥상--산골소녀표 장어볶음 
2009.07.01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 1
2009.03.2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실의의 날엔.......... 2
2008.08.22   산골편지9--까마귀야, 까마귀야~~ 2

 

산골밥상--산골소녀표 장어볶음
+   [산골밥상]   |  2009. 9. 28. 16:54  

 

오늘은 산골소녀와 함께 주방에 섰습니다.
주현이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너무 푹 익힐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소스에 완전히 볶으며 익히기 때문입니다.

 

 

 

 

주현 낭자가 굽는 동안 저는 소스를 만듭니다.
일단은 다싯물을 냅니다.


멸치, 다시마, 마른 새우, 양파, 무우를 넣고 푹 다싯물을 냅니다.

충분히 다싯물이 되었다 싶으면 거기에 다진 마늘, 고추장과 고춧가루 그리고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졸입니다.


이때는 약할 불로 합니다.
그러니까 떡볶이 할 때 하는 거랑 흡사합니다.

 

 

 

 

주현 낭자와 업무분장을 하니 좋습니다.
혀까지 내밀고 요리를 하는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점점 더 주현 낭자의 표정이 신중해집니다.
표정으로만 보면 거의 '에드워드 권'은 저리가라 입니다.
'에드워드 박'의 표정은 그보다 한 수 위인듯...

 

 

 

혹시 자신에게만 어려운 일을 주었나 나의 업무(?)도 힐긋거립니다.
난 다싯물 내는 일이 아주 어려운 일인양 오만 표정을 다 지으며 열중합니다.

 

소스가 적당한 졸면 거기에 구워 두었던 장어를 넣습니다.
양념이 배이도록 약한 불에서 계속 저어줍니다.

 

 

 

이때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냉동실에 돌아다니는 흰떡도 넣으면 좋습니다.

 

 

 

 

냉동실에서 꺼내 바로 물에 넣으면 하나하나 잘 떨어지고 약간 물기가 있어 다른 음식과 함께 섞여도 잘 배어듭니다.

 

 

 

 

텃밭에서 막 캐와 썰어놓은 파는 맨 나중에 넣습니다.

 

 

 


파를 넣고는 몇 초만 두었다 바로 불을 끕니다.

이제 완성~~~

 

 

 

싹 비웠지요?
산골 가족들 워낙 장어볶음을 좋아하다보니 몇 번 접시를 들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맛있게 만든 음식도 소중했지만 우리 산골소녀 주현 낭자와 함께 만들어 더 좋았답니다.

 

 

 

 

"주현아, 담에는 혼자 하렴. 엄마는 뒤에서 노래나 부르련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로!!!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
+   [산골편지]   |  2009. 7. 1. 02:36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법정스님께서 이해인 수녀님께 "수녀님은 그래 시를 쓴다고 하면서도 기껏 아는 게 뻐꾹새 소리밖에 없느냐"고 핀잔을 주시며 일일이 새이름을 구별해 가르쳐 주셨다듯이 나 역시 새소리는 뜸부기,까치,까마귀 소리밖에 모른다.

또 설령 열심히 알려줘도 그 소리가 그 소리같고 그 모습이 그 모습같아 난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 뿐인가.
나물이름,들꽃이름도 매한가지다.

특히 나물은 더 까막눈이라 왼손에 샘플을 들고 다니면서도 똑같은 것 뜯기가 여간 능력에 부치는 것이 아니다.

이웃 형님의 놀림도 놀림이지만 이곳 산골에서 뿌리내릴 사람이다보니 내 자신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샘플로 뜯어 준 것이 시들어 꼬부라지도록 똑같은 것을 못뜯었다.
나물과 새와 들꽃들과 정말 친해지고 싶은데 잘 안되니 그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

부모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공부는 엄마주려고 하니? 너 위해서 하지."

내가 한국생산성본부 첫 여자 연구원으로 입사했을 때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난 사실 학교다닐 때 정말이지 엄마위해 공부할 때가 많았어. 그 정도로 엄만 내게 헌신적이셨지."

그 말은 사실이었다.
여느 엄마가 자식에게 헌신적이지 않을까마는 얼굴이 안개꽃처럼 하얀 내 엄마는 당신은 없고 오직 자식만 있었다.

어쩌다 한 겨울 새벽에 도서실가는 것이 귀찮아 포기하려다가도 내 에미 새벽부터 도시락 싸놓고 자식 머리맡에서 시계 초세고 계시는 모습이 가슴저려 졸면서 도서실갈 때가 부지기수였다.

또 개인주택에 산 탓에 한 겨울 자식이 신을 신발을 미리 방안에 갖다놓으시고는 혹여 덜 따뜻할세라 당신 옷으로 덮어두시는 엄마를 생각하면 도서실에서 잠시 졸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곤했었다.

그 덕에 이 머리로 대학.대학원을 수석졸업할 수 있었다.
엄마는 늘 "여자도 많이 배워 활동적인 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유학도 자신있으면 해보라고 부추겨서 아버지에게 시집이나 보내지 쓸데없는 소리한다며 핀잔을 들으시기도 했다.

결국 일본유학을 계획하고 사전답사도 다녀왔었다.

그러던중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느라 유학을 덮어놓고 있었다.
몇 달 전에 풍을 맞으신 엄마를 보기 위해 서울에 갔었다.

시원찮은 발을 끌며
"막내야, 그 때 유학을 더 서둘러 보냈더라면 벌써 다녀왔을텐데...."하셨다.
산골에 들어가 뙤앝볕에 고추밭매고 나물뜯는 막내딸이 가슴에 저려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아 있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며 눈에서 맑은 물을 흠치셨다.

그 때 내 가슴은 두릅나무 가시보다도 더 큰 가시가 파고드는 것같았다.

그 때 보았다.
우리 고추밭골보다도 더 깊이 깊이 패인 엄마의 주름을...

그도 그럴 것이 엄마는 충청도의 어느 종가집 맏며느리셨다.
머슴까지 13명의 뒷치닥거리를 다 해야 하는 전형적인 종가집.

이러다가 딸 다섯을 다 시골남자와 결혼시키겠다 싶어 밤마다 아버지 옆구리찔러 서울가자 하셨었단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축하시던 아버지도 결국 엄마의 끈질긴 설득끝에 아이들을 서울에서 공부시켜 서울남자와 결혼시키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그때 난 코흘리개였고.

그랬더니 결국 막내딸이 다시산골로 들어가 농사짓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그 에미의 가슴은 어떠했을까.

그 생각만 하면 어느새 목구멍이,목구멍이 불덩이로 막히는 것같다.

병든 엄마가 보고싶을 때마다 읽는 글이 있다.
피천득님의 '엄마'라는 글이다.

"엄마가 나의 엄마였다는 것은 내가 타고난 영광이었다....내 기억으로는 그는 나에게나 남에게나 거짓말한 일이 없고,거만하거나 비겁하거나 몰인정한 적이 없었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이 잃어버려 그의 사랑 속에서 자라자지 못한 때문이다."

이 글을 맨 처음 읽었을 때 많이 울었다.
이 밤에 혼자 중얼거려본다.

'엄마 나도 엄마가 내 엄마라는 사실이 영광이야. 사람은 어느 하늘 아래에 머리를 두고 살든 착하게 넉넉한 마음으로 살면 행복한거야. 엄마, 너무 마음아파 하지마.'

******************************
오늘은 과꽃같은 우리 엄마가 보고싶을 때 보려고 과꽃씨를 뿌렸다. 가뭄에 말라죽지 않고 흐드러지게 피어 이 산골이 엄마의 향기로 가득찼으면 좋겠다싶어......

도시에 있을 때에도 글을 썼었다. 책으로 내서 울 엄마에게 드리려고..... 이 곳 산골에 와서 더 열심히 쓰고 있다.

오늘따라 하늘에 별도 몇낱없다. 모두 지에미 품에 들어가 자는가보다. 바람도 자고 텃밭의 마늘들도 자겠지.
나도 자기 전에 병든 엄마에게 목소리 공양을 해야겠다.


2001.5.13일
엄마가 무척이나 보고싶던 날에.

산골에서 배 소피아. (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실의의 날엔..........
+   [산골편지]   |  2009. 3.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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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서 마당에 심겨 있던 꽃나무 등을 옮겼었다.
더러는 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고, 더러는 새로 옮긴 터전에서 열반에 들고, 더러는 새집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시들어 죽기도 했다.

그 중 자귀나무는 두번째 이유로 열반에 들었다.
늦은 봄이면 내가 좋아하는 핑크빛 꽃으로, 공작새의 깃털처럼 생긴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꽃을 피워 산골 아낙의 사랑을 받던 자귀나무.
딱 한 그루가 멋드러지게 피었었는데 올해도 그 영광은 못누리게 생겼다.

열반에 들기 전
돌확에 내려앉은 자귀나무꽃잎...
물 위에서도 그 품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젠 눈감아야만 볼 수 있는 그리운 모습이다.

*************************************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버스 운전석 머리 위나 그 오른쪽에 붙어 있던 것을 기억하는지...
그 중 1위는 ‘오늘도 무사히’라고 써 있는 액자와 어느 여인이 두 손 모으고 있는 액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2위는 무엇이었을까.
지금 기억으로는 초가집 그림과 텃밭 등이 그려진 그림 위에 적힌 이 시가 아니었을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실의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이제 곧 기쁨이 오리니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오늘이 비참하다 해도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언제나 그리워지는 것이다

최소한 이 시의 앞부분, 그러니까 첫 행은 그 시절 사람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지금도 그 첫 행만 들으면 왠지 진부하고 촌스럽다는 느낌까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아주 오랜만에 천양희 시인의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이 시를 보았다.
얼마나 반갑던지...그래서 소리내어 읽고 또 읽었다.

지금 세계가 어렵다고 하는 이 상황에서 이 시만큼 심금을 울리는 시도 드물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부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한 이 시가 지금은....
사람의 간사함이란 여기에도 해당되니 씁쓸하다.

한국경제, 아니 세계 경제가 뿌리채 뽑혀 허옇게 흔들리고 있다.
고학력자들인 청년들은 일 자리가 없어 도서실로 출근을 한다.

40~50대 가장은 IMF 이후 또 한번 회사의 타깃이 되었다.

기업들은 그들에게 춘향이처럼 어떤 명목을 모가지에 씌워 내쫓을까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예전에는 상사에게 깨지면
‘ 아, 드러워서. 이 드러운 회사 그만둔다. 그만둬.’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고 성질급한 사람은 와이셔츠 주머니에 사표를 써가지고 다니다가 기회만 오면 내던지고 여봐란듯이 자신이 입버릇처럼 내뱉었던 그 더러운 회사를 뛰쳐나오곤 했다.

지금???

지금은 상사가 어떤 말을 해도 문어처럼 들러붙어 있단다.
애들 대학 졸업할 때까지 회사에서 대학등록금을 다 대주다보니 무슨 소리를 들어도 책상붙들고 있는단다.

그러자니 오죽하겠는지.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거다.

그보다 더 심각한 집은 아버지가 명퇴했는데 애들도 도서관행이니 벌어오는 이는 누구도 없는 집도 허다하단다.

물론 IMF라는 시기에 한번 뜨거운 국물을 마셨지만 이번 세계적인 불경기는 거의 모두에게 비껴갈 수 없는 실망, 좌절을 안겨 주었다.

신문마다 세계적인 기업의 구조조정 이야기가 단골메뉴로 나오니 읽는 사람들도 같이 조정 대상감이 된 기분에 휩싸인다.
그러니 지금 이 마당에 희망적이고,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한다는 말이 어울리기나 하는지.

우연히 천양희 시인의 ‘시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에서 이 시를 처음 보았을 때는 그 옛날의 진부한 감정이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행을 읽어 내려 가면서부터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희망같은 것이 꿈틀거렸다.

다시 읽었다.
지금 이 절망적인 세상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소리같았다.

실의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그렇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엔 제일 먼저 나 자신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가장이라는 완장을 찬 사람도 우선 나를 믿고 추스려야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아내된 자가 따사롭게 손 한번 잡아준다면 아무리 험한 파도도 다 헤쳐나가지 않을까.

모두가 힘들다는 이 상황에서 어깨에 맷돌만한 삶의 무게를 안고 사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 이 시를 선물하고 싶다.

가장들이여, 모두 힘내시기를...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산골편지9--까마귀야, 까마귀야~~
+   [산골편지]   |  2008. 8. 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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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여느 곳이나 비가 오면 습하고 끈적 끈적하여 군불을 지피고 싶어진다.

우리 '전설의 고향 세트장'에는 군불때는 방이 하나 있다.
4식구 오밀 조밀 누우면 다른 것은 끼어들 공간이 없는 작은 흙방
군불땔 수 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도록 고마워 이사와서 어찌나 애용을 했는지 그만 탈이 나고 말았다.

구들이 다 내려 앉은 것. 아직껏 수리를 못하니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다.

*****************************************

작년에는 못본 것 같은데 올해는 까마귀가 무척 많아졌다. 성대로 존재를 알리려 하더니 이제는 시선까지 끌려고 기를 쓴다. 관심끌고 싶어 하는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똑같은 모양이다.

옛부터 까마귀는 기분좋은 새가 아니었다기에 나의 고정관념도 같은 맥락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텃밭에 있는 새로 산 파쇄기(퇴비용 나무 파쇄하는 기계) 위에 앉아 고함을 질러대기에 오늘은 돌을 던졌다.

날아가는 까마귀 입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가까이 가보았더니 퇴비장의 음식물쓰레기를 입에 물고가다 떨어뜨린 거였다. 이내 돌 휘두른 걸 후회했다.

지도 먹고 살려고 물고가는 것을 쓸데없는 선입견이 생명의 먹이를 빼앗았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집에 있는 어린 자식에게 줄 것은 아니었는지, 늙은 어머니께 드리려고 했는데 부랴 부랴 먹이던지고 빈 손으로 간 것은 아닌지......

다음에 까마귀를 만났을 때 큰 소리로 말했다.
"까마귀야, 어서 와 먹이가져가. 오늘은 물고 가기 쉽게 잘 펴두었어"
"오늘은 왜 그리 슬피우니? 애기가 아프기라도 하니?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아니고?"
그런 후로는 까마귀가 싫지 않다. 마음 하나 돌려먹기는 어려운 게 아닌 듯하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마음을 다시 돌려 먹을 일이 생겼다.
닭사료와 개사료 올려 놓는 곳에 자꾸 사료가 쏟아져 있기에 주어담기를 며칠 했다. 그러더니 강도가 심해져 아예 새사료 봉투 3개를 다 갈기 갈기...............
그 때까지도 주범이 '까씨'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서씨'만 의심했다.
급기야 오늘 현장을 목격했다. 사료통, 봉투가 땅에 엎드려 있고 까씨는 갈길로 가고........

종자 봉투도 다 뜯어 모래알만한 각종 종자 등이 땅에 드러누워 서로 섞여 놀고 있었다.
사료담고, 흙고물 묻은 종자 주워 담는데 반나절을 반납해야 했다.

화를 삭히려 장독대에 가려니 작물에 병나면 쓰려고 계란껍질을 겨우내 모았는데 온통 땅에 조각을 내 못쓰게 만들었다.
일이 이쯤되고 보면 자연사랑이고 생명사랑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동네 어르신께 사정얘기를 했더니 덫을 놓으란다.

덫?!
그럼 잡은 놈은?
그래도 생명이 있는 것을 어찌!

결국 다 포기하고 '기습품(?)'을 단속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퇴비장도 흙으로 대충 덮었다.
그래도 몇 날을 와서 울고 일을 저지르더니 요즘은 통 보이질 않는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어디서 비를 피하는지 마음이 쓰인다.

*************************************

잠자리, 나비, 매미, 새 등 제 자리에서 산골을 지키는 것들이 비가 쏟아지면 어디로 가는지 나보다 먼저 비를 피해 산골은 쥐죽은 듯 고요하다.

비오는 소리만이 땅 위에 엎어질 뿐
그러다 반짝 비가 개이고 해님이 대지를 덮으면 그것들이 나보다 먼저 나타나 비설거지를 한다.
산골에서는 내가 제일 게으름뱅이다.

2001년 7월 8일 일요일 불영계곡따라 마음을 흔들며 성당다녀와서

배동분 소피아 (2000년 귀농, 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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