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커피를 끊으려고 노력중이다.
사실 커피를 끊은 경험을 딱 두 번 있었다.
선우랑 주현이를 가졌을 때,,,
직장다니는 사람이 자판기 커피를 끊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새생명을 위해 그까짓 커피쯤이야' 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두 번에 걸쳐 약 2년 동안 커피를 끊는 일은 참으로 힘들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올 때는 다들 한 손에 자판기 커피를 들고 냄새를 있는대로 풍기며 온다.
그러니 그게 사람 죽인다.
그렇게 커피를 끊었다가 선우, 주현이를 낳자마자 마시던 그 커피맛....
그리고 쭈~~~~~~~욱 마시다가 요즘 서서히 줄이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한 컵 정도로 그 고통(?)을 달랜 것이 전부다.
귀농하고는 커피를 안마실 것같았지만 이제는 초보농사꾼과 같이 행동하다보니 더 마셨다.
같이 차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오늘 일도 분담하기도 하고, 상의하기도 하고 ...
그뿐인가.
하루 농사 일이 끝나면 책읽으며 한 잔 , 그리고 홈의 사랑방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더!!!
그러다 보니 평균 하루에 4잔은 기본이었다.
답운재밭은 차를 타고 가는 밭이다.
그러니까 그 밭에 가려면 준비도 많다.
마실 물부터 시작하여...
거기에 커피를 끓여 넣어다녔는데 그것도 바쁠 때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안마실 수는 없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밭에 갈 때 들고 다니는 바구니에 커피 믹스 몇 개랑 평소에 안쓰는 종이컵을 넣어다닌다.
그런 다음 햇살이 따가운 점심때, 밥을 먹고 나서 저렇게 잔머리를 굴린다.
그냥 물도 그 시간이 되면 뜻뜻해지니까 일단 그 물에 커피를 탄다.
그런 다음 야콘이 자라고 있는 옆에 놓아둔다.
그러면 햇살이 나머지는 해결해준다.
그렇게 해서 마시는 커피 맛이란....
이렇게까지 기를 쓰며 마셨던 커피를 끊고 있는 요즘... 담배 끊는 사람들의 금단현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느끼며 살고 있다.
어제는 하도 힘들어서 주현이가 자빠지게 좋아하는 영국 아줌마가 보내주신 잎차를 마셨다.
참 좋다.
향기도 튀지 않고, 맛도 튀지 않고...
그 차를 마시며 새해에는 내 삶의 향기도 그렇기를 희망해 보았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