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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_해당되는 글 2건
2008.12.31   귀농풍경--새해에는... 
2008.11.28   산골풍경 -- 귀농 후, 생일잔치 

 

귀농풍경--새해에는...
+   [산골풍경]   |  2008. 12. 31. 13:4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른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커텐을 열어 밖을 봅니다.
어제의 그 세상 그대로인데 마음은 급해집니다.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신은 내일부터 또 한번의 기회를 내게 주시겠지요.
그것이 미안스럽고, 황송해집니다.
이렇게 덥석덥석 받아서 잘 살았는지를 돌아보니 마음이 급합니다.

급하나마나 오늘이 한 해를 갈무리해야 하는 날입니다.
커텐을 다시 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바람은 매섭게 내게 다구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갈무리를 제대로 못하면서도
'새해에는...'이라는 말을 자꾸 떠올립니다.
마무리도 안하고 뭘 시작하겠다는 심산이지요.

그렇습니다.
지난 날은 과거니까 없는 것이고 앞으로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국물 먼저 마실 것없고 지금 , 지금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가족끼리 촛불켜고 한 해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새해에 대한 꿈도 서로 말하고 바램도 나누면서 산골생활에 윤기를 더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시인 빅토르 위고의 <씨 뿌리는 계절>을 읽고 또 읽으며 새해를 다짐해 봅니다.

<씨 뿌리는 계절>


지금은 황혼
나는 문간에 앉아
일하는 마지막 순간을 비추는
하루의 나머지를 찬미합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미래의 수확을 한 줌 가득 뿌리는 것을
밤이슬에 젖은 이 땅에서
마음 흐뭇하게 쳐다 봅니다.

그의 높은 그림자가
이 넓은 밤을 가득 채우니
그가 세월의 소중함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우리는 알겠습니다.

농부는 넓은 들판에
오고 가며 멀리 씨를 뿌리며
별나라에까지 멀리
씨뿌리는 이의
장엄한 그림자를 드리워 줍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산골풍경 -- 귀농 후, 생일잔치
+   [산골풍경]   |  2008. 11. 28. 22:17  

오늘 부랴부랴 택배발송하고, 정리하고 들어와 오후에 아점을 먹었습니다.
영 몸이 으슬으슬...

결국은 보건소에 갔다 오는데 초보농사꾼이 답운재밭에서 트렉터 작업을 하고 이웃집에 들러 서류를 가져 와서는 방앗간에서 막거리를 먹는다고 합니다.
이웃분이 자꾸 한잔 하고 가자고 하고 안주도 부인이 만들어 오셔서 나도 함께 자리를 했습니다.

술은 못마셔도...
안주 먹으면서...

초보농사꾼에게 진종일
"오늘 내 생일"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해 주었더니 웃기만 합니다.

마을입구에서 술을 마시고 각자 차 나누어 타고 산골로 왔습니다.
밥생각이 둘다 없었습니다.
안주도 먹고 초보농사꾼은 막걸리를 마셨으니...

그래서 씻고 홈을 열었더니
"선우 엄마, 촛불꺼야지...빨랑 나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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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인줄 알고, 그리고 귀찮고 하여 싫다고 하고 안나가니 빨랑 오랍니다.
나가 보니...
크....

아니 이게 뭐야...

내가 사다놓은 빵 사이에 크림이 들어 있는 먹던 빵에 성냥을 다섯 개 꼽아 놓고, 신부님이 선물로 주신 마주앙을 두 잔 따뤄 놓고 기다리고 있네요.

씩 웃으면서
성냥 하나의 나이가 10년이랍니다.
다섯 개가 꼽혀 있습니다.

헉....

그럼 내가 50살이냐고 따졌더니 그냥 넘어가자고 하네요.
그래도 어떻게 나이를 줄여주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노인네를 만드냐고 하니 '쉽게 가자'며 웃습니다.

며칠 전에 미리 내 생일이 이번 주 금요일이라고 했을 때도 한 마디 딱 하더라구요.
"잊어" ㅜㅜ

그런 사람이 이런 준비를 했네요.
너무 기운이 없어서 안나가려다 나갔더니 이런 기쁨도 있었습니다.

성냥에 불을 당기더니 불라고 하네요.
졸지에 50세 생일 잔치를 했습니다.
이 46세 되도록 이런 생일상은 첨입니다.
성냥이 무슨 초라고...ㅋㅋ

촛불만 끄고 있으니 케익도 먹어야 한다네요.
케익은 무슨 얼어 죽을 케익...
그냥 빵이지..
그것두 내가 먹던 빵...

그래서 둘이 한 조각씩 뜯어 먹었습니다.
마주앙도 한잔 먹었구요.
근데 안주를 찾으니 영 못찾겠네요.
오징어채가 있었는데...

결국은 못찾고 마른 멸치와 한 잔 했네요.
마른 멸치에 마주앙...크....

이렇게 생일 잔치를 치렀습니다.

그러더니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선우 엄마, 내가 생일 잔칫상 차려준 거다"합니다.

속삭여 봅니다.
'선우 아빠 , 고마워. 귀농 전에 받았던 꽃다발과 케익보다도 더 훌륭하다....당신이 직접 차려주고...'

귀농하고, 이렇게 행복한 귀빠진 날이 지나고 있네요.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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