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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이현세만화벽화거리 _해당되는 글 1건
2018.04.09   일본여행-미즈키 시게루 로드 여행/귀농이야기/귀농 

 

일본여행-미즈키 시게루 로드 여행/귀농이야기/귀농
+   [산골편지]   |  2018. 4. 9. 00:43  


여행을 좋아해서 귀농하고 아이들과 함께 해마다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것은 귀농하면서 어린 아이들과 한 약속이기에 꼬박꼬박 지켰다.

이제 그렇게 자연으로 함께 귀농하여 책과 여행으로 키운 아이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남편이 어느 날 불쑥 말했다.

 

“우리 일본여행가자!”

여행이란 말에 고산지대에 갔을 때 귀가 막혔다가

뻥 뚫리듯 귀에 터널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여행하면 뒤로 자빠지기 때문에 그런 반응은 이상할 것이 없었다.

 

일본은 이렇게 저렇게 몇 번 가보았고,

일본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 별로이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여행에 환장을 했어도 노라고 말했다.

남편은 오랫 동안 여행할 시간은 안되니

가까운 일본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배 타고 가고 싶단다.

일본페리여행 그러니까 동해에서 배를 타는 크루즈여행이란다.

페리여행이라고 하니 더 호기심이 발동했다.

 

아이들과 온 가족이 여행은 많이 다녔어도 우리 부부만의 해외여행은 첨이다.

그러나 겨우내 유기농 야콘즙 작업을 정성껏 하는 남편이

잠시 쉬고 싶어 한 말이라 이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일본크루즈여행, 일본페리여행)

 

(크루즈 내부 모습)

일본 처음 간 것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연구원으로 있을 때, 1989년인가였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박사과정에 대한 꿈이 자꾸 마음 밑바닥에서 꿈틀거렸기 때문에

회사에 휴가를 내고 학교를 알아 보러 일본에 갔었다.

 

그러나 어디 박사과정을 위한 일본 유학이 쉬운지...

그래도 워낙 하고 싶은 일이라 계속 알아보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하느라 박사과정에 대한 꿈을 이루지 못했고,

지금도 큰 가방을 보면 국제마케팅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일렁여 현기증이 난다.

(일본크루즈여행, 일본페리여행)

 

어쨌거나 일본하면 내 꿈 생각이

먼저 떠올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우리의 여행 소식에 서울에 있는 아들은 엄마의 취향을 알기 때문에

자기가 추천하는 책을 택배로 보내왔다.

 

난 여행을 떠날 때면 여행 기간에 맞게 책을 몇 권씩 싸가지고 가기 때문에

내 책 취향을 잘 아는 아들이 보내준 것이다.

아들이 보내준 책 속에는 한 통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그것은 어느 응원가보다 힘찼으며,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번 여행을 즐겨야 하는지도

각인시켜주기에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DBS크루즈훼리를 타고 사카이 미나토항으로 가는 바닷길...

바닷길은 우리네 비포장도로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마음을 덜컹거리게 했다.

배는 인정사정 없이 앞으로 내달렸고,

그가 밀쳐내는 거센 파도들이 미쳐 소리를 다 내지르기도 전에 다른 파도가 와서 덮쳤다.

그 풍경은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우리들은 자신만의 배를 타고 앞으로 나아간다.

햇살이 비치고, 순풍이 불어와 복에 겨운 날도 있지만 거센 파도가 예고도 없이 들이닥쳐

온몸을 흔드러놓아 중심을 못잡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며

인생의 패잔병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배 방향키를 부여잡고 다시 항해를 한다.

귀농 주동자인 남편도 생각이 많은지 오랫 동안 바다를 바라다 보았다.

 

현대자동차 지점장으로 있던 그가 돌연 귀농하자고 했을 때,

그는 얼마나 많은 것을 내려놓고 자연에서 느림의 삶을 살고자 했을까.

귀농하여 최선을 다해 흙을 일구며 살았던 그가 바다만 보이는 곳을 응시하고 있다.

 

일본에 도착하여 맨 처음 들린 곳은 <미즈키 시게루 로드>였다.

사카이미나토가 고향인 미즈키 시게루는 일본만화가이며 요괴만화의 거장이다.

그의 대표작은 일본 국민만화라 할 수 있는 《게게게의 기타로》( ゲゲゲの鬼太郎 )이다.

  그의 고향에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만들었으며

이곳에 주인공 기타로요괴가 자주 등장한다.

곳곳에 139명의 요괴가 지키고 있다는

이 거리는 약800m에 이르는 길 양쪽으로 상가들이 조성되어 있고,

이 거리 끝에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세계적인 만화가의 이름을 딴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요괴만화를 모티브로 하여 조성되었으며

일년에 백만 명 이상이 다녀간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갑자기 폭설이 쏟아져

여행 망했다고 지레 겁을 먹을만도 했지만

눈이 오면 오는대로 좋은 풍경이 되어 주는 면이 있다는

나의 개똥철학이 발동하자 마음의 온도가 따사로워졌다.

  길 양쪽의 상가들 표정은 고즈넉했다.

일본의 <미즈키시게루 로드>

 

상점 하나하나마다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만화 캐릭터와 섞여

보는 이로 하여금 만화속 어딘가에 와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우리나라 어느 시골 가게들과 같은 그런 색감의 키 작고 손때 묻은듯한 편안한 가게들이라

나의 어린시절 할머니가 사탕을 사주시던 가게 생각이 나 잠시 어린 아이가 되어 있었다.

여행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나를 과거로 데려다 주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가게의 표정들이 재밌다.) 

이런 가게간판과 거리, 파는 빵 모양에도 요괴들이 등장한다.

하다못해 길바닥에도 요괴 모양을 박아 그들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었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새로 건물을 짓고, 새로 모든 것을 뜯어고치는 우리네 모습과는 달리

일본은 있는 그대로에서 자신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이질감을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요하고,

오래 만난 풍경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그 많은 사람들을 오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진, <이현세 만화 벽화마을>)

 

울진에도 작년에 이현세 만화가가 참석한 가운데 ‘이현세만화 벽화거리’ 생겼다.

이현세 작가의 고향이 이곳 울진이라 울진군 매화면에

이현세 만화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이 벽화에 재현되었다.

<공포의 외인구단>의 까치 외에도 그의 만화에 등장하는

명장면들을 고스란히 마을벽화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울진의 '이현세만화 벽화마을')

 


울진의 <이현세만화 벽화마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일본의 다음 여행지로 길을 떠났다.

하늘마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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