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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_해당되는 글 3건
2010.04.17   귀농편지, 그 맛을 아는 사람이 좋다. 
2010.04.15   귀농편지-집터의 좋고 나쁨은 내가 만든다 
2010.01.06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체 게바라와 노시인의 우정 

 

귀농편지, 그 맛을 아는 사람이 좋다.
+   [산골편지]   |  2010. 4. 17. 10:20  
사람들은 내가 지금껏 커피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갸우뚱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산골로 틀어박혔다 하면 다기를 다루는 솜씨가 공기돌 놀리듯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그것은 일종에, 귀농했다 하면 남정네도 개량 한복에 고무신 신고, 머리 뒤로 묶고, 거기에 수염 정도는 액세서리로 길려줘야 하는 정도의 센쓰가 있어야 하는줄로 아는 것과 같은 ‘믿음’이다.

일단 귀농했다 하면 그렇게 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니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차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커피면 커피, 녹차, 잎차면 잎차 다 잘 마신다.
잎차를 마시더라도 다기 놀리는 것에 크게 신경 안쓴다.

다기는 요렇게 무릎을 꺾고 앉아서, 조렇게 돌리고, 몇 번 나누어 부어주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다도에 목숨거는 사람이 들으면
‘이런 무식한 인간같으니...’하겠지만 그래도 하는 수 없다.

그저 차를 우려서 부어 마시면 그만이다.
다기가 얼마짜리고 하는 등의 가치는 소용없는 일로 안다.

물론 숭늉마시듯 후후 소리내어 불고 들이키는 경우, 또 식사 후 가글을 하듯 차를 마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나나 상대방의 차 마시는 모습에 눈초리의 무게를 두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말 그대로 ‘다도’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방식이고 난 내 방식일 뿐이라는 말이다.

다만, 누구와 마시는 것을 제일로 치느냐 하는 것에는 많은 의미를 둔다.
난 혼자 마시는 차맛을 제일로 친다.

여럿이서 잡담중에 마시는 차는 목을 축이는 것이고, 들이키는 것이지 차맛과 침묵에 무게를 두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초의 선사는


<b>"차를 혼자 마시는 것은 가장 신명나게 마시는 것이고,
둘이서 마시는 것은 보통 잘 마시는 것이고,
서넛이서 마시는 것은 취미쯤인 것이고,
대여섯이 마시는 것은 덤덤하고,
칠팔인이 마시는 것은 보시하듯 나누어 마시는 것일 뿐이라고 하였다.</b>

여럿이서 를 앞에 놓고 마시는 경우는 차의 맛과 정취에 마음을 두는 것이 아니고 잡담의 중간중간에 잠시 쉬는 정도로 입을 축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혼자 마시는 차 맛을 더 자주 느끼는 복을 누리고 싶다.
그때의 차는 그저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다.

한 모금의 차를 마시며, 나의 오늘 발걸음의 속도가 어떠 했는지, 발걸음의 방향이 제대로 향해졌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때만큼 내일의 발걸음을 점검하는데 좋은 시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개구리 소리가 참견해 보라지.
매미소리와 소나기 퍼붓는 소리, 가을 낙엽 바스락거리는 소리, 어느 시인이 표현한대로 여인의 옷벗는 소리를 내는 눈이 함께 하면 그 이상의 명품차는 없다고 본다.

지금 이 새벽에 깬 것은 차 한잔을 하면서 산중의 묵직한 침묵에 동참하며 새 날을 기대해 보라는 신의 작은 신호가 아닐는지....

더 자세한 자료는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 있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편지-집터의 좋고 나쁨은 내가 만든다
+   [산골편지]   |  2010. 4. 15. 14:14  



2010년 1월

 

우리집은 마을 이장님이 마이크 부여잡고 하소연하는 '전달사항'이 전달되지 않는 먼 골짜기에 살고 있어 다행(?)이다.


안그랬으면 책읽느라고, 꼴난 글 좀 쓴다고, 고추 꼭지 딴다고 늦도록 꼼지락 거리다 자다 보니 해가 똥구멍을 치받아야 일어나는 날이 솔찮은 나로서는 고역이었을 것이다.

 

그 시간이라도 도시인들에게는 이른 시간이지만 산골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간이다.
벌써 6시만 되도 "박반장"하고 전화들을 하신다.


일단 늦게까지 야콘작업을 하고 잔 우리들은 혼수상태로 전화를 받는다.

결국 이장님의 전달사항은 박반장 몫이다.

 

다행히 귀농 10년차가 지나도록 단 한번도 그 스피커 알람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감사할 일이다.
오늘은 뜬금 없이 그 생각에 이르자, 초보농사꾼이 이 터를 귀농지로 점찍은 것이 나를 반려자로 점찍은 것 다음으로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참에 한번 물어볼 생각이다.
내가 예를 들어도 나랑 견주는 예를 들었으니 답이야 빤하다.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야?"

 

"귀농하잘 때 나더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 말라더니 당신이 까먹는 거야?"

"오늘 당신이 야콘씻는 일을 무리하더니... 결국은... 쯔쯔,  일찍 자는 게 낫것네."

"안그래도 가끔 혈압이 높다더니 혈압 한번 재봐."

.... 그 중 하나다.

 

난 이 집터가 좋다.
국도에서 멀리 떨어지지도 않았으면서도 완전 산골 모습 그대로 이다.

이곳은 독가촌이면서도 조금만 내려오면 이웃의 할아버지댁이 보인다.


움푹 들어간 곳에 우리집만 위치해 있으니 여간 좋은 위치가 아니다.

또 이웃집이랑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아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자든, 안하고 자든, 숟가락짝이 몇 개든 참견할 사람 없으니 좋다.


내가 필요하면 몇 발자욱 발품만 팔면 이웃을 보러 갈 수 있으니 아쉬울 것이란 없다.

손님들이 와서 너 죽고 나 살기로 악을 쓰고 놀아도 시끄럽다고 할 사람은 없다.


다만 새들에게, 노루에게 주위 자연 도반에게 미안해서 그렇지...

내가 침묵하고 묵상하고 싶을 때, 바로 그 버전으로 돌입하면 그곳이 바로 피정의 집이고 절간이다.
내가 좋다고 믿는 곳이 바로 명당이다.

 

남이 명당이라고 해서 들뜨고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
남의 말에 솔깃한 것이라 그럴 것이다.


또 집 구조 중에 뭐가 나쁘다던데...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되면 거기에 매이게 된다.

세상이 복잡하다 보니 내 말, 즉, 내 확신에 살지 못하고 남의 말에 의지해서 산다.
내 의지는 없고, 남의 의지, 남의 입김에 휩쓸려 살아간다.

그러나 명당이고 뭐고 내가 좋으면 거기가 천국부지다.


내 좋아하는 기가 흘러넘치면 어떤 곳도 다 명당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거 풍수가들이 들으면 무식한 소리한다고 하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영국의 시인인 진 잉겔로가 쓴 시 중 이런  시가 있다.

 

"기쁨을 집으로 데리고 가라.
그리고 당신 마음에 기쁨을 위한 자리를 만들고
자라날 시간을 주고 아껴 주어라.
그러면 기쁨이 당신에게 찾아와 노래를 부러 줄 것이다.
당신이 밭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신성한 시간인 새벽에 잡초를 뽑고 있을 때,
만족스러운 느낌이 조용히 찾아온다.
기쁨은 우리가 신에게 드리는 기도다.

 

 

귀농하기 위해 이 터를 살 때도 우린 그냥 우리 눈에 뒤집히도록 좋은 위치라는 생각에 바로 계약을 했고, 일부 이삿짐을 처음 들여오는 날에도 아무 날잡아 성모님상만 앞세우고 들어왔다.

내 마음이 어디로 가 있느냐에 따라 거기에 천국과 지옥이 있을 뿐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에 있습니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귀농아낙의 산골편지--체 게바라와 노시인의 우정
+   [산골편지]   |  2010. 1. 6. 04:00  
 

옷을 재단할 때는 골무와 실, 바늘, 가위가 필요하다.
그럼 이 지는 가을에 마음을 재단할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난 책과 공책, 펜이 필요하다.


책이라는 것이 꼭 가을에만 폼잡고 읽어야 제맛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눈부시게 파란 하늘에 눈을 씻고 읽으면 활자들은 어느 새 개울에서 물고기 튀어나오듯 파르르 튀어나와 빠른 속도로 가슴 깊숙이에 있는 옹달샘에 몸을 던진다.


또 작은 공책에 지나온 일들을 이 때만큼은 좀 껄쩍지근한 일, 뒤통수가 켕기는 일이라 하더라도 거침 없이 쏟아내고, 자신의 엉덩이를 두드려 주고 싶을 정도로 이쁜 짓을 한 일도 부끄럼 없이 끄집어내고 싶다.

가을은 마음을 죄다 까발려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게 한숨 쉬고 앞으로의 작디 작은 꿈도 공책에 또박또박 새겨보며 제풀에 나가 떨어질 때까지 진지하게 마음을 재단하고 싶다.

그리고 거기에 ‘영혼의 벗’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


이 가을 끝자락에 소개하고 싶은 두 통의 편지글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체 게바라가 시인 레온 펠리뻬에게 보낸 편지와 그 답장으로 쓴 노시인의 편지이다.

체 게바라는 그 살벌한 전장에서도 자신이 존경하는 시인들(파블로 네루다, 세사르 바예흐, 니콜라스 기옌, 레온 펠리뻬 등)의 시를 필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긴장의 연속이고, 잠시도 경계를 게을리할 수 없는 와중에 그가 점 하나, 쉼표 하나 빠뜨리지 않고 그대로 시를 적어내려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멋진 그리고 커피향과 같은 혁명가였다.

다음은 그가 그렇게 존경했던 시인 중 레온 펠리뻬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거장이신 시인께--

 

몇 해 전 혁명 전쟁에서 승리하고 당신의 칠필 서명이 적힌 막 출간된 당신의 시집 한 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지금까지 전하지 못했지만 항상 그 책만은 들고 다녔습니다.


곁에 두고 읽는 몇 권의 책들 중 하나가 바로 당신의 시집 <사슴>입니다.
비록 그 시집을 읽을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왜냐하면 쿠바에서는 잠자는 것과 시간이 남아돌아 쉰다는 것은 수뇌부 모욕죄처럼 취급받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큰 의미가 있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나 자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열정적인 노동자들과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좌절한 시인>이 떠올랐고, 그 순간 전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멀리 있기에 당신의 시를 인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이 말은 당신에게 대한 찬사이오니 부디 액면 그래도 받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도전이 당신을 유혹한다면 그것은 반겨야 할 초대입니다.’

 

                                        진정 경의를 표하며
                                        1964년 8월 21일 사령관 체

 


전장통에서 이런 편지를 보낸 36살의 체 게바라에게 노시인 펠리뻬는 다음과 같은 답장 형식의 편지를 보냅니다.


--경애하는 내 친구 체 게바라에게--

 

지금 난 아주 느릿한 늙은이가 되어 자네에게 편지를 쓴다네.
하지만 자넬 힘껏 껴안아주고 싶네. 내 이런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고선 결코 작별을 고할 수 없을 것 같네.
그래서 자넬 무척 존경하는 사람이자 친구인, 내 아내 베르타를 통해 내 마음을 전하네.
얼마 전 쓴 마지막 시의 사본에 서명을 해 보내니 추억거리로 삼으시게나.

                                           행복을 빌며


                                           1965년 3월 27일 멕시코에서
                                           오랜 친구 레온 펠리뻬



이 두 통의 편지를 책에서 읽고 얼굴이 달아올랐었다.
그리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편지글을 읽었다.
내가 편지를 보내고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을 받은 것처럼 가슴이 뜨거웠었다.


이 바쁜 농사철에 꼴값을 떨고 있다고 입을 씰룩거리는 사람이 있더라도 상관없다.

과연 난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이런 영혼의 도반이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편지라 그렇듯 읽고 또 읽었다.

피가 끓는 젊디 젊은 혁명가와 노시인.


시인의 펜은 혁명가의 총알과 동질의 효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이번에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이라는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 펜에서 흘러 나오는 언어가 총알도 되고, 부상병을 치유해 주고, 우울증을 치유해 주는 약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온 삭신이 들쑤시는 날에는 통증을 잊게 해주는 핫 팩이 되어 준다는 것을,
상실감에 젖어 있는 이에게는 용기를,
상처받은 영혼에게는 아까징끼와 맞먹는 효력을 준다는 것도 덤으로 알았다.
나의 언행이 누군가에게 좋게 작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벌렁이는 일이다.


이 가을에 묻고 싶다.

당신은 이 가을끄트머리에 이와 같은 벗이 있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신생아 정수리처럼 말랑말랑해지는지...


그리하여 내가 나를 봐도 그저 흐뭇한 영광의 삶을 살고 있는지...

사실 고개 빳빳이 쳐들고 남에게 물을 일이 아니다.
내 자신에게 질문을 퍼부으니

아까 먹은 빵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기도를 막고 있는지 숨쉬기가 버겁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이 날 이때까지 그런 사람이 되어 주지 못했다고 치더라도 올 해가 가기 전에, 나를 둘러보고 나를 단속하다 보면 어느 새 내 곁에도 이들과 같은 영혼의 도반이 내 어깨에 자신의 팔을 얹으리라 믿으니까....


가을이 물러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가르마처럼 난 오솔길을 걷고 싶다.


내 신발코를 보고 걸으며 내 지나온 걸음의 무게도 달아보고, 그 발자욱의 색깔이 어땠는지도 뚫어지게 들여다 보며 한 해를 갈무리하고 싶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아래 사진의 출처는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입니다. ))


산골 다락방에서 귀농아낙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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