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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_해당되는 글 2건
2009.12.10   귀농일기--내 소유의 병원?? 
2008.10.13   귀농일기-- 산골소년이 존경하는 분 1

 

귀농일기--내 소유의 병원??
+   [귀농일기]   |  2009. 12. 10. 21:03  

산골로 귀농하고 와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참으로 많지만 그 중에서 한가지 소개하면 <숲의 치유 능력>이다.

귀농하고 한참을 지나도록 환장을 할만큼 숲에 대한 놀라운 치유력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대로 숲이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니 엄청 좋을 것이다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놀라운 일이 생긴 것은 2007년으로 기억하는데 아들 선우의 눈병때문이었다.
그때가 추석 연휴였는데 연휴 시작하는 날 학교다녀온 선우가 눈병을 옮아 온 것이다.


그때 눈병이 유행처럼 번져서 학교를 쉬는 아이들이 나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막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아들의 눈병.


추석 연휴가 시작되어서 병원 문도 닫았기 때문에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읍의 약국으로 갔었다.
약국에서도 처방전없이 조제는 못해주고 기성 안약은 줄수 있다고 하여 아내가 안약을 사왔다.

 

아내는 아이에게 눈에 약을 넣으면 먹는 약보다 더 안좋을 거라는 막연한 자가 판단으로 안약을 하나도 넣지 않았다.
선우의 눈병은 그날 더 악화되었다.

다음 날 아내는 좋은 방법이 있다며 눈병으로 인해서  눈뿐만 아니라 얼굴도 부은 선우를 데리고 송이산에 다녀오라는 거다.

 

 

소나무 숲이 선우의 눈병을 치유해 줄 것이라고 아내는 일장 연설을 토했다.


내 짧은 상식으로도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데리고 송이산으로 갔다.

소나무숲에서는 피톤치드 말고도 건강에 좋은 것들을 거저 얻을수 있다.
송이, 먹버섯, 싸리버섯 등도 얻을수 있다.

 

그날 송이와 먹버섯 등을 따오고 나중에 두 번 더 산에 올랐다.
물론 아이들을 데리고, 버섯 딸 일도 없는데 오로지 아이의 눈병 치유를 위해서 말이다.


다음날부터 신기하게 눈의 부기도 빠지고 벌겋던 눈의 색깔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다음날에도 산에 데리고 갔다.

 

 

 

그렇게 해서 추석 연휴가 끝날 때쯤에는 거의 다 눈병이 나았고, 다시 학교에 가자 조금 주춤하더니 이내 안약 한방울 넣지 않고 눈병이 완치되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호기심도 일어 아내가 관심있게 읽는 숲치유에 대한 책을 읽어 보았다.

 

왜 소나무 산에 몇 번 다녀왔는데 눈병이 다 나았을까.
그저 일반 상식으로도 우리는 숲이 특히나 침엽수림이 사람 몸에 좋다는 정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좀더 구체적으로 방송국 PD를 지낸 윤동혁님의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에 나오는 한 대목을 소개하려고 한다.


“소나무로 예를 들자면 솔숲의 상큼하고 알싸한 냄새도 피톤치드이고, 나무가 상처 입었을 때 나와서 그 부분을 덮고 세균 침입을 막아주는 송진도 피톤치드이다.

 

그 이름부터 풀이해 볼까. phyton(식물)+cide(죽이다)가 피톤치드이다. 식물에서 나오는 어떤 물질이 문가를 죽이더라는 것이다. 모든 고등식물은 잎이나 꽃, 줄기, 뿌리에서 휘발성 방향물질을 내뿜는다.

 

그 냄새 속에 곰팡이나 균을 죽이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토킨 박사가 실험을 통해서 알아내고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병든 이들이여, 숲으로 가시오!“ ”

 

 

 

아내는 책의 이 부분에 형광펜으로 빡빡 그어놓았다.
이렇게 아들 선우의 눈병이 아주 쉽게 나은 이후로는 친한 손님들이 오면 소나무 숲으로 내몬다.


아내나 나처럼 그 신통한 치유력을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은 따라 나서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웃기만 하고 바쁘다며 달아난다.

이 책을 몇 장 더 넘기면 이런 부분도 나온다.
“우리의 심신을 쾌적하게 해주는 식물의 휘발성 방향 물질 테르펜은, 언급했다시피 넓은 잎 나무보다 바늘잎 나무 쪽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여하튼 우리집 주위는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좋다.
그 중에 우리 소유의 산이 있으니 버섯도 얻고, 솔잎효소를 만드는 재료인 어린 솔도 얻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한번씩 무슨 치유소를 다녀온 것처럼 소나무 숲을 다녀오면 뿌듯하다.

 

이제 선우의 학기말고사가 끝나면 다시 한바퀴 다녀와야겠다.
가까이에 이런 소나무숲이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거창하게 들릴지 몰라도 내 병원이라 할만하다.

(이 사진들은 작년과 재작년의 사진이 많다. 올해는 송이가 안났다.)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일기-- 산골소년이 존경하는 분
+   [귀농일기]   |  2008. 10. 1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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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일

이번에 울진성당의 주임신부님으로 오신 분은 프랑스 외방전교회 소속이신 이영길 가롤로 신부님이시다.
프랑스에서 무지 오래 사목을 하시고 오신다고 처음 들었을 때는 오래 프랑스생활을 하셔서 조금 한국정서에는 낯설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도 사실 잠깐 했었다.

그러나 신부님은 그런 나의 쓸데없는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리신분이고 이제는 다른 생각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뭐냐 하며는...
사람이 자기가 오래 살다온 아니, 생활하다온 곳의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때의 생각을 말할 때도 많고, 습관이나 특별했던 일들이 사람은 많이 겪기때문에 시키지않아도 지금의 이야기를 설명하기위해서라도 그전에 있었던 곳의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많다.

나 역시 귀농 전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처럼...
귀농전에 살았던 서울이 지금 울진에서 산 기간보다 월등히 길기때문이고 그곳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학교를 나오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하였으니 말하지않을수는 없다.

그런데 신부님은 프랑스 얘기를 하시는 것을 전혀 못들었다.
재작년에 부임하신 것으로 아는데 지금껏 한번도 프랑스얘기를 하신 적이 없으시다.
그렇다고 보면 일부러 안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깊은 뜻이 있으신 것으로 알기에 그것 하나만으로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한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검소하신 것은 말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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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으로 지내는중에 산골소년이 지엄마에게 신부님은 꼭 자상하신 아버지같고 따뜻하고...한참 자랑을 늘어놓더니 거기에 나를 언급하더라는 거다.
내가 거기에 왜 등장했을까 잔뜩 기대에 찬 눈으로 아내의 말을 기다렸다.
아빠에게는 느낄 수 없는 자상함과 따뜻함이 묻어나온다나 뭐라나....

나도 자상하고 따뜻한데... ㅎㅎ
표현을 잘 못하는 거...그게 화근이다.
아내도 자주 그런 말을 하지만 남자가 일일이 말로 해야하는지...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실 자상하고 인자해 보이는 얼굴상은 아니다.
아들 놈 표현으로는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서 더러는 범접하기 어렵다나 뭐라나...말은 잘한다.
귀농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진 결과 상태(?)가 많이 좋아졌는데도 그러니 귀농 전에 어린 애들이 아빠를 얼마나 어려운 사람으로 알았을까...

아내는 아이들과 나랑의 관계가 참 부드러워지고 사춘기자식들과 대화가 술술 되는 것만으로도 귀농에 성공한 거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나보고 더 분발하라는 뜻으로 나는 안다.
하여간 아들 선우는 신부님을 정말 좋아하고 바라보면서 자신의 거울로 삼는 눈치다.
주현이가 워낙 말수가 적으니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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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중 아내가 그런 말을 한다.
우리 신부님이 공지영 작가가 쓴 <수도원기행>에 나오는 그 신부님이라는 것이다.
그래?
나도 그 책을 몇년전에 읽었는데 ...하고 책을 찾았다.
우리는 바로 확인작업에 들어가야지 궁금한 것은 못참는다.
좋게 말하면 호기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성격이 디게 급한거란다. 아내가.

하여간 그 책을 책꽂이마다 찾아 다시 보니 정말 맞다.

작가가 <아르정탱(Argentan)가는 길>이라는 제목 바로 전에 쓴 글이 눈에 들어온다.

"" ...........이제 숙소에 도착하면 수첩을 열고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이신 이영길 신부님께 전화를 드려야 했다.
이름도 처음 들었고 본 적도 없는, 하다못해 고향도 다르고 아마 만나보면 기차관도 다를 게 틀림없는-- 왜냐하면 그분의 목소리는 매우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으로 드렸기 때문이다. 첫 전화에서 내 소개를 하자 이 신부님은 물으셨던 것이다. 아이들 엄마가 그리 오래 집 비워도 돼요? 게다가 그분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안동 출신이시기까지 하다--그런데 나를 아르정탱의 수도원으로 데려다 주시겠다는 이영길 샤를르 신부님...""
이렇게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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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책을 읽을 때는 프랑스의 어느 한국 신부님이 안내를 하셨구나 하고 말았다.
아내도, 이 책을 읽은 선우도 그랬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는데 선우에게 아내가 그 얘기를 한 모양이다.
선우는 나보다 더 신기해하고, 특별한 일로 알고는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주 흥분된 목소리로 우리 신부님이 바로 책 속의 그 신부님이라는 것이 놀랍다고 말한다.
아마도 자기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신부님 얘기를 책에서 보니 아주 새로웠고 감동이엇던 것 같았다.
선우는 그렇게 신부님을 보며 자신의 영적 성장을 잘 챙기로 있는지도 모르겠다.
존경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굉장히 큰 복이라는 생각을 하는 나로서는 신부님께 다시 한번 감사한다.

그리고 이 길다란 글을 쓰면서 내심 하고 싶은 말은 나도 카리스마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움의 카리스마, 자상함의 카리스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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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그것은 처음 농사지으려고 막 산골로 내려왔을 때 보다도 힘든 일인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초보농사꾼 박찬득(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위의 사진들은 지난 9월에 산골에 오셔서 송이를 처음으로 채취해 보신다는  신부님과 수녀님과 남 루시아 자매님과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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