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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살이 _해당되는 글 6건
2010.04.08   귀농일기 지게로 지어나르자!!! 
2010.01.06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효재처럼 
2009.06.16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2009.01.31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건물만 봐도 두근두근하는 인연 
2008.08.01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2008.08.01   귀농일기--무식한 부부-- 이 없으면 잇몸으로... 

 

귀농일기 지게로 지어나르자!!!
+   [귀농일기]   |  2010. 4. 8. 09:37  

 


 (▲ 어둠 속 산골 박씨들의 오늘 미쎤은???)


2010년 2월


폭설로 인해 명절을 정신 바짝 차리고 보냈다.
명절이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쏟아진 눈으로 인해 서울로 모시러 가려고 했던 어머니께서 산골의 아들이 위험한 운전하고 온다며 버스를 올라타시고 오셨다.


명절 장보러 가는 데에도 차가 미끄러져 트렉터로 끌어올려와야 했고 그렇게 명절을 눈속에서 보냈다.

명절이 지나면 한시름 놓을줄 알았는데 일은 계속 심심잖게 생긴다.
우리들이 사는 세상살이도 이와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고비 넘기면 다음에는 황금빛 물결이 넘실대겠지 하지만 그거 넘으면 또 고개...
그렇기 때문에 그저 대단한 무엇을 바라기 보다는 그때 주어진 상황, 그것이 고난이든 행복이든 온전히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을 터득한지 오래다.


명절 훨씬 전에 효소 병이 떨어질 것같아 주문을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당분간 병을 안만들고 2월 말이나 만든단다.
공장에서 이렇기도 하나...싶어 급한 마음에 조금 비싸지만 대리점에 몇 박스만 주문해 두었다.





그런데 택배에서 찾아 차에는 실었는데 눈이 많이 내려 차를 국도가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내리지를 못했다.
다음에 아찔아찔해가며 다리결까지 끌고는 왔는데 이젠 거기서 집까지 옮기는 일이 문제였다.


무거운 게 문제가 아니고 길이 미끄럽다는 것이다.
잘못하여 미끄러지면 병이라서 다칠 염려도 있고 말이다.


결국 아이들이랑 나섰다.
만만한 놈이 선우라고 선우는 두박스를 묶은 것을 어깨에 지어주었다.
조금 가더니 어깨가 아프다며 끌어안고 가는데 끌어안고 가면 그 언덕과 눈길을 가려면 더 고생한다고 했더니 해보겠단다.





산골살이에서 주현이라고 우린 예외는 없다.
주현이는 그대신 한박스다.
이 놈 역시 도와주는 것이 몸에 배여 박스를 들고도 벤자민이랑 놀고 있다.
그게 보기에 좋다.





선우랑 같은 무게를 들으려니 미안스럽다.
나도 선우랑 같은 무게를 들고 걸어올라가는데 선우가 고생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깨에 매준다고 하니 끈이 풀려 그냥 가겠단다. 아빠나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시라고 걱정까지 하며 나를 돌아보고 서있다. 무거운 것을 들고 말이다.





그렇게 빈병을 옮겨 놓았으니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문제는 뭐냐 하면 택배차가 국도가에서 못올라온다는 것이다.
명절 전에 주문하여 연휴로 인해 택배에서 일찍 마감하는 바람에 그때부터 기다린 분들도 계신데 오늘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발송을 해야 했다.


무슨 수로..

생각 끝에 지게에 지고 나르기로 했다.
고3인 선우가 다시 동원되었다.
인상 한번 안쓰고 농담하며 오는 선우다.




지게에 올려주고 송장이 눈에 젖지않도록 비닐로 씌웠다.
일단 한번 다녀오면 두 번째는 더 노련해진다는 선우
그러면서 한 마디 던지고 간다.
“아빠, 옛날에는 제가 아빠를 도와드리는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힘든 일을 전담하는 수준이예요.^^ "하며 웃고 간다.




선우가 두어번 왔다갔다 하고 나머지는 내가 들고 나섰다.
선우가 눈보라 속에서 벤자민이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섰다.
등에는 지게를 지고 그 위에는 고객들에게 갈 효소를 지고서...


저 놈은 아마도 눈길을 걸으면서 지가 좋아하는 카프카를 생각했을 것이다.

매번 그의 천재성 등을 말하며 감탄을 하던 녀석이고 아마도 이 엄마가 그런 선우를 위해 카프카의 책을 거의 사주었을 것이다.





저 아래의 차에 싣기는 했는데 미끄러운 길 내려가는 것이 또 한번의 난코스이다.

산골에서 살면서 아내와 삶의 기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어디에서 살면 그렇게 생각 안하고 살까.
하지만 그것이 여기서의 삶에서는 절실히 실천하며 산다.




고객들이 기다리는 생각에 병을 그렇게 날라야 한다는 생각이 그냥 당연했고, 지게 아니라 하나씩 품에 안고서라도 택배를 보내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아이들을 심부름시키고, 급한 일은 같이 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 또한 거기에서 교훈을 얻고 지혜를 얻으라는 생각이 우리 부부의 기본 교육이다.


일단 도와달라고 부르면 애들은 표정이 밝다.
“아빠, 오늘의 미션은???” 하며 웃고 온다.
그게 고맙고 기특하다.


이렇게 발송을 하고 나니 이제 한시름놓은 기분이다.
당분간은 이렇게 지게에 지고 비닐로 덮고 하여 산야초 효소, 야콘효소, 솔잎 효소야콘즙을 발송해야 한다.
그게 또한 의미있고 신선한 일로 닥아오는 눈오는 밤이다.


다른 글들은 하늘마음농장 -- www.skyheart.co.kr  에서!!


귀농 주동자 초보농사꾼 박찬득


 
 
        

 

귀농아낙의 책이야기--효재처럼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10. 1. 6. 03:33  

효재처럼 상세보기
이<b>효재</b> 지음 | 중앙M&B 펴냄
교보문고 11월 북마스터 추천도서 헬렌 니어링만큼이나 친환경삶을 살고 있는 삼청동 한복집 '효재'의 주인 이효재씨의 자연살림법 자연 살림법을 담아 엮은『효재처럼』. 이 책은 한시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 바로 전에 소개한 <문호리 지똥구리네>라는 책처럼 산골소녀인 주현 낭자랑 서울로 갑자기 둘만의 여행을 가서 본 책이다.

아이들은 지들끼리 서울에 가도 광화문 교보를 꼭 들려오곤 했다.


당연히 들려야 하는 곳으로 머리에 입력된 모양이다.(내 전략이 성공한 케이스다.ㅎㅎ)

일전에 서초동에도 교보문고가 생겼다고 하기에 갔었는데 나름 좋았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주현이와 서초동 교보로 떴다.

그곳에도 한 곳에서 책을 앉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곳이 있었다.


그럴 때 읽는 책은 그냥 부담없이 읽는 책이어야 좋다.

그래서 고른 책이 이 책이다.


사실 효재님의 책을 한 권 사려고 했을 때 <효재처럼 살아요>랑 이 책이랑 갈등을 했었다.
그런데 <효재처럼 살아요>는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이고 <효재처럼>은 중앙M&A에서 나온 책이다.


두 출판사의 성격이 다르듯이 책의 편집상태나 구성 등이 전혀 다르다.
후자는 꼭 잡지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문학동네를 선택했다.
그 선택이 잘 한 거라는 것을 그 책을 몇 번 읽고 확신했었다.


그런데 지금처럼 앉아서 잠깐 다 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성북도 '효재'라는 곳도 소개되지만 주로 산골살이 하는 집과 그릇, 주위의 풍경들이 소개되고 있다.
산속 외딴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떤 집일까 생각했는데 몇 채에 상당하는 집이 모여 있었다.


그것이 여러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고 그 분과 남편 둘이 사는 집의 구성이었다.

그래서 먼저 <효재처럼 살아요>에서 느꼈던 느낌과는 왠지 거리감이 들었다.


차라리 그냥 <효재처럼 살아요>라는 책만 보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내 자신이 너무 화려하지 않고 웅장한 것을 선호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후자의 책이 더 낫다고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100박스나 넘는 그릇을 접하는 것도 그랬다.

잡지처럼 제목 하나에 내용은 짧다 보니 목차가 무지 많다.


목차를 보면

*집꾸미기
*피아노 소리 가득한 산골 외딴집에 사는 즐거움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사는 산골 집구경
*피아노 치는 남편 위해 천장 높게 그려 지은 살림집
*동선을 고려하여 대출 그려 지은 살림집 내부
*남편의 마음이 담긴 살림집 사랑문
*가난한 음악가를 위해 친구가 지어준 피아노 연습실

*살면서 하나씩 만들어간 자연 닮은 삼청동 숍
*사람 자꾸 불러들이는 매력적인 공간, 거실
*도라지 밭에서 캐낸 순결한 돌로 꾸민 차실
*통 큰 할머니 사진이 있는 휴식 같은 곳, 가락지방
*어머니의 손길이 물씬 풍기는 갤러리 같은 곳, 별채
*곳곳에서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화장실
*드러내는 것보다 더 예쁜 가리기 철학
*서울 한복판에서 자연을 들여놓고 사는 마당 있는 집
*경복궁 담장 바라보며 하나씩 만들어간 마당
*마당 가득 자연을 들여놓고 사는 기쁨
*매일 서울로 출근하고 시골로 퇴근하기

*아무것도 없는 집에, 없는 게 없는 부엌 이야기
*환경을 생각한 기찻길 부엌
*자꾸 살림하고 싶어지는 창 넓은 부엌
*한 방 가득 채운 큰집 살림살이
*좋은 그릇 가족에게 먼저 쓰는 즐거움
*남편을 특별하게 '대접'하는 그릇들
*노는 햇볕에 살림살이 너는 즐거움

*시골 먹을거리
*각상에 차리는 매일 상차림
*든든한 죽밥으로 차리는 매일 아침상
*소박하게 차리는 매일 밥상
*은그릇으로 차린 남편 생일상
*재택근무하는 남편 위해 싸는 점심 도시락

*텃밭 채소로 소박하게 차리는 시골 밥상
*매일 매일 색다르게, 자연담은 건강법
*양념장에 비벼 먹는 한겨울 별미, 무밥
*손님들이 감동하는 자연 별미, 곤드레나물밥&날치알밥
*1년 내낸 담가 먹는 기본 반찬, 물김치
*앞마당, 뒤뜰에서 얻은 나물 반찬
*3~4년 만에 맛보는 도라지 무침
*손바닥만 한 텃밭에서 얻은 건강 반찬
*큰 숟가락으로 퍼먹는 즉석 콩조림
*재멋에 겨워 말리고 무쳐 먹는 녹차무말랭이

*앞마당, 뒤뜰의 자연 담은 소박한 별미
*항아리 가득 숙성된 깊은 맛 담고 있는 장독대
*질깃질깃 씹는 맛에 즐기는 우엉잡채&옻순김치
*쉽게 만들고 효과 만점인 바다 음식
*꼬막찜&해초날치알무침
*뒤뜰에 지천인 해쑥 뜯어 버무린 쑥버무리
*서울 사람 모르는 충청도 건강 별식, 말린 묵 음식
*어린 시절 추억하며 먹는 올갱이달걀찜

*모약 대신 뿌듯하게 먹는 건강 요리
*생김에 싸 먹는 청국장쌈밥
*시골에서 맛보는 소박한 간식
*마지막 국물까지 남김 없이 먹는 흑삼계탕
*우려먹었던 찻잎의 화려한 부활
*행복감에 젖는 녹차달걀찜 & 고구마녹차샐러드
*2002 월드컵 때 허구한 날 찐 녹차설기
*산속에서 누리는 호사스러운 꽃 잔치, 칡꽃녹차 샐러드
*뭐든 뒤해 버리지 못하는 마음
*한순간, 사람을 바꿔놓은 차 한잔

*기꺼운 1년의 기다림, 1년에 한 번 제철 음식 먹기
*계절감 맛보기 위한 연례행사, 석화구이
*보자기 깔고 전투적으로 먹어야 행복한 대게찜
*사치스러운 척하며 먹는 B급 송이버섯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능이버섯
*오이가 밥 되고 밥이 되는 날
*스스로에게 학위를 부여한 연잎밥

*두고두고 이야기하는 손님 초대 요리
*깨진 항아리에 담아내는 돼지고기솔잎찜
*정신적 만족감과 절제의 미, 발우 공양
*은은한 솔잎 향에 취하는 화로송이구이
*산골 외딴집에서 열리는 음악회
*주먹밥으로 차리는 산속 음악회
*별것 아닌 음식일수록 퐁생퐁사, ?은 밤 손님음식
*속에서 맛보는 애피타이저
*산속이라 더욱 맛있는 디저트
*자연이 소품 되고 배경 되는 손님상 차리기
*난생처음 경험한 여주 능현리 반상회

*퍼줄수록 두터워지는 情 음식 선물
*슬픔안에 상주를 위해 초상집에 보내는 연잎밥
*따뜻한 마음까지 놋합에 담아 보내는 갈비찜
*주는 이 받는 이 부담 없는 충청도 별미, 말린 묵
*낭만적인 추석을 위한 선물, 조선솔잎
*더위날려 보내고 건강 기원하는 여름 선물, 수상&부채
*살림하는 여자끼리 통하는 선물, 설로차와 행주

*생활소품
*꼼지락꼼지락 손 움직여 만드는 즐거움
*한땀 한땀 손 움직여 만드는 생활소품
*명상하는 마음으로 뜬 생활 속 뜨개 소품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바구니들
*두루두루 쓰임새 많은 바구니의 활약
*생모시 짜치모아 조각조각 이어 만든 어머니의 선물

*넘치는 아이디어로 더해만 가는 살림재미
*아무도 못 말리는 예측 불허 아이디어

*살림도구
*남편의 두 번째 선물, 신칸센 나무젓가락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선물로 받은 살림도구

*나이듦과 함께 하는 아끼는 살림도구^


만약 잡지처럼 짧은 설명에 사진이 잔뜩 들어 있는 그래서 여러 꼭지가 소개되어 있는 책을 좋아한다면 <효재처럼>을, 글의 여백이나 생각이 여백이 있어 몇 번이고 읽으면 생각의 샘이 깊어지는 것을 좋아한다면 <효재처럼 살아요>가 나을 것같다는 생각이다.
둘다 정가가 12,800원으로 동일하니까...


나는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 책을 고를 때 주의사항을 말해달라고 하면, 혹여 책의 선택을 잘 못하겠거든 출판사를 먼저 보라는 말을 한다.
특히 고전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 출판사마다 유명한 고전을 번역하는데 그러다 보니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럴 경우는 거의 출판사로 판단해야 한다.

어쨌거나 효재님과 같이 솜씨가 좋고, 아이디어도 많고, 부지런한 사람 흔치 않다는 생각이다.


그는 밖으로, 밖으로 정신없이 바쁜 사람들에게 안에서, 안에서 차분하게 나를 돌아보며 하는 일들이 얼마나 귀하고, 고상하며, 가족을 위한 시간인지 알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늘마음농장-- www.skyheart.co.kr 에서 만나요!!!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효재처럼 손으로 상세보기
이&lt;b&gt;효재&lt;/b&gt; 지음 | 중앙M&B 펴냄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효재가 그동안 책과 방송으로 보여주기만 했던 자신의 살림법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DIY 책으로 소개한다. 어려서부터 유별나게 만들기를 좋아했고, 예쁘지 않은 것은 보고 참지를...

 
 
        

 

귀농일기--형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   [귀농일기]   |  2009. 6. 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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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4일

어제는 인혜네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셔서 달밭의 골을 지어주시고 비닐도 펴주셨다.
처음엔 호수밭, 그리고 다음엔 그 넓은 답운재밭 다시 달밭의 일을 도와주셨다.
어제 늦도록 비닐을 폈는데 다 못폈다.

지칠대로 지쳐서도 다 펴자고 하셨지만 그건 무리였다.
조금 남겨두면 내일 우리끼지 할수 있다고 하고는 일을 끝냈다.
그리고 오늘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차 한잔마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낯선 차 한대가 오두막 앞으로 들어온다.
누굴까??

"앗, 요셉 형님이다"

요셉형님이 일을 도와주시려고 소리소문도 없이 오신 것이다.
형님은 늘 그랬다.


성당에서 만나면 늘 못도와줘서 미안한 얼굴로 우리를 대하셨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회사가 쉬기때문에 오신 것이다.
나도 직장다녀봤지만 직장인에게 휴일은 그냥 휴일이 아니다.
금쪽같은 시간인데...


비닐을 펴러 올라가 비닐을 먼저 폈다.
형님이 땀도 많이 흘리셨고 숨소리도 아주 힘든 소리다.
어제 술을 많이 하셨다며 씩 웃으신다.


술을 마시고 푹 쉬셔야 하는데 부랴부랴 이 먼 산골까지 달려오신 것이다.
몸도 소금에 저려 놓은 것처럼 보이던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렇게 비닐을 펴고 그리고 내일 고추와 야콘을 심기 위해 비닐의 구멍을 뚫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일기예보가 맞느냐 안맞느냐이다.
맞으면 아주 좋고, 아니면 비닐이 다 날아갈수 있으니 여간 고민스러운 결정이 아니었다.
구멍을 미리 뚫으면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다 보니 일손을 줄일수 있어서 좋다.
그뿐인가.


저 꼭대기 호수밭은 워낙 경사가 심해 물주는 기계를 설치하고 왔다갔다 몇번 하면 하루의 모든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마는 곳이다.

그러니 비닐을 뚫어놓고 비가 오면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그러나 알수가 있나, 하늘의 일을...
결국 비닐을 뚫기로 결정하고 뚫기 시작하는데 비가 온다.
비를 맞고 했다.
요한도 나중에 와서 도와주고...

호수밭과 달밭의 구멍을 다 뚫었다.
비가 쏟아진다.
주룩주룩!!!


요셉 형님!!


많이 힘드셨지요?
그 피곤한 몸으로 도와주러 늘 오시고 ...

이 빗길에 피곤한 몸으로 운전하고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가셨을텐데 ...고맙습니다.
몇년전의 일 생각나세요?


그때는 관리기도 없어서 아내와 인쟁기로 끌고 밀고 힘겨운 골을 지을 때도 오셨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오셔서 무리를 해서 다리를 절며 돌아가시는 모습을 전 그냥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 달려오셔서 해결해주시고...
올해는 제가 양쪽 팔이 아파 많이 안타까우셨겠지요.


그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산골로 오셨을 것입니다.

그냥 바라보면 편안한 모습의 형님...


이제 걱정마세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제가 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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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를 맞으며 그 많은 구멍 다 뚫고 돌아가시는 모습이 지금 그려집니다.
빗소리는 더 세게 내리는데 지금쯤은 집에 도착하셨는지...

산골로 와서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힘든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러나 고마운 분들이 더 깊이 가슴이 자리하기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산골살이를 하는 것같아요.

말주변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쏘주 좀 마셨습니다.


일단 호수밭과 달밭의 비닐 작업을 끝내서 기분이 홀가분해서 마셨고, 형님 생각에 마음이 그래서 좀 마셨습니다.

형님,
늘 건강하세요.


초보농사꾼 박찬득(www.skyheart.co.kr--하늘마음농장)


 
 
        

 

귀농아낙의 산골편지--건물만 봐도 두근두근하는 인연
+   [산골편지]   |  2009. 1. 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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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31일

서울에 갔었다.
어머님이 명절 쇠시러 산골에 오셨다가 가시는 날이고, 아이들도 방학마다 서울에 가서 며칠 보내다 오기때문에 겸사겸사 모두 같이 나섰다.

연례행사대로라면 올 초에 아이들과 귀농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해외여행을 가야 하지만 선우가 이제 고2라서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는 잠깐 쉬는 것이 옳다는 가장의 말에 모두 수긍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고2정도 되었으면 마음자세, 정신자세라도 거기에 맞추어야 한다고 덧붙여 주었다. 자상하지도 않은 가장이...

그러니 이번에는 서울행으로 여행을 땡쳐야 한다.
해외여행과 상관없이 방학마다 서울엔 보냈었다.
핏줄들도 만나고 나름대로 가보고 싶은 곳도 경험하고...

산골에서 아침을 손님들과 먹고 손님들이 먼저 떠나시고 우린 집단속과 짐정리를 하고 바로 길을 나섰다.
오랫만에 5식구가 한 차로 이동하다보니 모두가 기분좋아한다.

서울가는 날은 3시 30분에 수원의 아주대병원에서 어머님의 MRI결과를 봐야 했기때문에 아침에 서둘렀었다.
병원에서 결과가 좋게 나와 가벼운 마음으로 본가로 가려고 하는데 초보농사꾼이 병원 대기실의 누군가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린 시누이랑 멀리에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온 초보농사꾼의 얼굴에 그늘이 짙다.
현대자동차 동기란다.
그렇게 착할수가 없는 동기녀석이 회식하고 나오다 잠깐 부딪쳤는데 머리를 다친 모양이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우리가 귀농하고 TV에 나온 것을 보았다며 반갑게 메일을 보내주던 친구였다고...
머리를 다쳐서인지 조금 어눌하고 그렇다고...

나중에 산골에 와서서 또 친구가 걱정되었는지 전화를 해서는 답답할텐데 산골에 며칠 다녀가라고 하니까 지금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수준이라 가기가 어렵다고 하며 웃더란다.

아마도 어느 기능 하나가 고장이 나서 제 구실을 못하는 모양이다.
글과 숫자를 보는 수준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래도 공기좋은 곳에 다녀가라며 몇번이나 말하고는 힘없이 전화를 끊는 초보농사꾼.
전화를 끊고도 초보농사꾼 마음이 많이 아픈지 서성인다.

무엇이 이리 돌아가는지...

하여간 다시 서울이야기로 돌아가면,,,,
병원을 나와 아이들은 분당의 큰이모네로 보내고 어머님을 본가로 모셔다 드렸다.
어머님과 이른 저녁을 먹고는 분당의 큰언니네 집으로 출발했다.
큰언니네 다니러 친정 엄마가 거기에 와 계신다는 정보를 접수했기때문이다.

그렇게 마천동에서 분당으로 달리는데 여기가 문정동 로데오 거리라며 우리 홈에 오시는 김태경 형님 건물이 나올 거란다.
그 소리를 듣는데 왜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난 카메라를 꺼내 흔들리는 차안에서 건물을 찍었다.
그렇게 인연의 건물을 담고서라도 산골로 가려고...

그런데 초보농사꾼이 형님께 들려 차 한잔 얻어 마시고 가잔다.
안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퇴근 시간이 9시로 들었는데 그리 바쁜 분에게 불쑥 가는 거 아니라고...

그런데도  서운했는지 그래도 딱 차 한잔만 하고 가야지 어떻게 코앞을 지나가냐며 차를 길가 주차장에 세우고 주차료를 지불하고 있다.
초보농사꾼 전화에 건물 현관까지 나오시는 태경 오라버님....

처음 뵙는 얼굴이지만 낯설지 않고 푸근하다.
정말 친오빠처럼 다정한 향기에 끌려 그 분 건물에 있는 사무실로 올라갔다.

일전에 삼성동 벙개때에도 함께 오셨던 이준봉 사장님 사무실에서 들렀는데  농사로 아픈 몸에 테이핑을 해주시는며 이런 저런 주의사항과 함께 테이프를 또 한아름 선물로 주시는 마음이 따사로워 거절도 못하고 덥석 받았다.

그렇게 헤어져 분당으로 가려는데 아쉬우신지 생맥주 한 잔을 권하신다.(이거 초보농사꾼에게는 마약인디....)
생맥주야 초보농사꾼이 거절할 이유가 없지만 술을 마시면 운전하고 분당으로 가는 일이 어려워진다며 가야한다고 말하는 초보농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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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짐이 서운한건 나도 마찬가지라 모두 모즈21 건물 지하에 있는 '샤갈...'로 내려갔다.

생맥주에 아픔과 즐거움을 토해내다 보니 한 잔이, 두 잔되고, 두 잔이 석잔되고, 그렇게 맥주잔을 정신없이 들락거리다 그만 분당으로 가는 것을 포기한 다음에는 편하게 마셨다.
일단 나도 큰언니에게 전화를 하여 오늘은 못가고 내일 산골로 가면서 들리겠다고 연락을 취해 놓았다.

사람의 인연은 어떤 모습일까...
그 완전한 모습을 본 사람이 있을까...
내가 경험하고 상상하는 인연의 깊이는 늘 새로운 인연 앞에서 그 기록이 깨지기 일쑤였다.

진정한 깊이와 향기는 어디까지일까를 분간하기 어렵다.
태경 오라버님과 만난 자리에서, 난 끊임없이  인연의 신비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자리의 사람을 둘러보니  인연의 깊이와 향기의 끝이 어디까지일까 더 의아해지고, 궁금해졌다.

핏줄이고 아니고의 구별이 필요없다.
초보농사꾼은 외아들이라 든든한 형님이 생겨 더더욱 따사로웠을 것이고, 나야 달랑 한 명 있는 오빠가 있을 뿐이다 보니 그 친오빠와 구별이 안되긴 마찬가지다.
산골의 앓이를 토해낼 때는  함께 눈을 찌푸리며 맥주를 들이켰고,  산골의 좋은 일을  언급할 때는 모두 산골살이를 함께 한듯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셨다.

그때 이 두 줄짜리 시가 떠올랐다.
나 태주 시인의 '자운영꽃'

자운영꽃

잃어버린 옛날 이야기가
모두 여기 와 꽃으로 피었을줄이야.


이것 말고 뭘 바라겠는지....
내 아픔과 기쁨을 정녕 머리카락 빠져나갈 구멍 하나 없이 온전히 함께 느끼는데 무엇이 더 필요한지...

태경 오라버님은 내가 대학때 한창 방송에서 난리가 났던 '이산가족찾기'에서 잃어버렸던 막내 여동생을 찾은 사람처럼 그렇게 반가워하시고 좋아하셨다. 손을 잡고 우린 놓지 않았으니까...

과연 난 저렇듯 맑으신 태경 오라버님에게 그 분과 같은 맑은 영혼을 유지하며 기쁨을 드릴 수 있을까....
수없이 자신에게 물어 보았는데 내 안의 난 대답을 신통하게 못한다.

초보농사꾼도 기분이 좋아서 생맥주를 연거푸 마시며 지난일을 토해내고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드린다.
그 모습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아주 늦은 시간...
이제 헤어져야 한다.

서울에서는 운전을 못하고 울진 신호등 없는 곳에서나 운전을 하는 들떨어진 나는 인연의 힘을 얻어 용기가 났는지 문정동에서 본가까지 초보농사꾼이 시키는대로 운전을 해서 잘 왔다.

늦은 시간, 오늘의 일을 영상으로 떠올리니  잠이 안온다.
인연의 홍역을 앓고 있는중이다.
인연을 떠올릴수록 정신이 맑아지고 자꾸 걷고 싶어진다.

산골살이,
귀농살이,
이제는 나홀로 걸어가는 길이 아니다.

우리 홈에 오시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 관심, 사랑 그리고 기도로 난 밭을 갈고, 씨를 뿌릴 것이며, 풀을 뽑고, 화단에 물을 줄 것이다.
그 자양분으로 난 산골살이를 해나가는 거다.

그러니 어떤 어려움, 힘듬이 있어도 오뚜기처럼 일어나야 한다.
그 응원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가 아무리 까막정신이라도 그것만은 잊어서는 안된다.

산골에 비가 온다.
봄비처럼 주룩주룩 비가 온다.
엊그제 내 어깨를 두들겨주던 그 인연의 손길이 느껴지는듯 난 서서 통창으로 그 소리처럼 들린다.
소리는 귀로 듣는데 어깨가 따사로워진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www.skyheart.co.kr)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  2008. 8. 1. 17:45  
책을 읽으면서 읽기에 아까운 책들이 있다.
재미면에서, 지식면에서,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 차원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아까운 책이 있다.

이 책이 거기에 속한다.
사람의 관심이란 그런 거다.
이 책을 모두 읽으면 나와 같을 거라는 생각은 절대로 안한다.

내 관심이 이 쪽 방면이다보니 그런 것이지 모두가 그렇다고는 생각 않는다.
관심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심은 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숲이 좋다, 걷는 게 좋다는 일색이 아니다.
방송 PD가 쓴 책이고 방송에서 다루었던 전문 지식과 인터뷰, 상세한 데이터 등이 뒷받침 되다 보니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숲과 피톤치드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스톤치드는 phyton(식물) + cide(죽이다)로 풀이되는데 식물에서 나오는 그 어
떤 물질이 뭔가를 죽이더라는 것으로 1938년 구소련의 V.P. 토킨 박사가 실험을 통해서 발견했고 1943년  S.A. 왁스먼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무와 숲의 신기한 힘에 대한 설명이 놀랍도록 자세히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열거되어 있다.
간혹 아토피 아이들의 치유 사례와 다른 병을 가진 사람들이 숲에서 어떤 놀라운 효과를 보았는지도 소개되어 있다.

내가 이 책을 재미나게 읽으니 초보농사꾼도 들여다 보더니 괜찮은 책이네 한다.
우리는 누구도 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정한 사람만이 걸리는 것 또한 아니고, 그 원인을 모르는 병들이 더 많아지는 요즘 세상에 긴 가뭄 끝에 단비 처럼 시원한 물을 뿌려주는듯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한 권의 책이었다.

물론 자연에서 산다고 하여 모두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마을 어르신 중에서도 암에 걸리신 분이 몇 분 계시다.
이 청정지역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의사가 아닌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자연에 산다고 안심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확률이 적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자연에 의지할 때에만이 인간이 그나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시설의 헬스장... 최첨단 어떤 운동기구도 나무 한 그루만 못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자연의 작은 움직임...
나무의 움직임, 개울물 소리, 새소리, 꽃이 피어나는 소리, 그리고 꽃향기.... 모두가 인간에게 이로운 자연의 선물이 아닌가...

혹여 가정에 아토피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참고하면 좋을 그런 책이다.
아토피뿐만 아니라 병에 노출될대로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참고로 읽으면 좋다는 생각이고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여름방학이 되면 아이들에게도 읽히려고 한다.
더 심각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야말로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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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무식한 부부-- 이 없으면 잇몸으로...
+   [귀농일기]   |  2008. 8. 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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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6일

지금 며칠째 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 이젠 온몸이 제정신이 아니다.
한 일주일 전부터 풀뽑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러니까 풀뽑기는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몇번에 걸쳐 해대야 하루 농사가 끝난다.

한번 뽑고 돌아서서 보면 정말 풀이 줄줄이 도로 달라붙는지 어느새 자라있다.
달밭의 야콘밭을 이틀 뽑고 나서 호수밭을 이틀, 다시 이동하여 답운재밭을 이틀째 하고 있다.
오늘이면 다 끝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결국 하루분의 일을 남겨두고 끝을 냈다.
사실 풀뽑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난 쭈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은 잘 못한다.
일을 하고 안하고는 떠나서 앉는 자체가 무릎이 많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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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태로 며칠 같은 일을 하다보니 일은 진도가 안나가고 몸만 아프다.
아내는 손이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쭉쭉 나가는데 난 나가지도 못하면서 온몸이 아프니 어디다 대고 말도 못하고 끙끙 거리다 애궂은 담배만 축낸다.

그러면 어느새 내 감시원(?)이 쉬면 그냥 쉬지못하고 꼭 담배를 핀다고 한마디 던진다.
뒤통수에도 눈이 있나 앞으로 풀을 뽑으며 행진을 잘 하고 있다가도 그냥 못넘어간다.
아내나 나나 똑같이 아프겠지만 아내 역시 한번 일을 시작하면 빨리 끝장을 보려고 한다.
특히나 밭일은 더하다.

사실 품을 사려고 했다.
이 많은 밭을 아무리 모종 옆에 난 풀이라고 해도 엄청난데 둘이서는 물론 무리다.
아니, 무식한 발상이다.
그런데 품을 살수가 없었다.

<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3983park.jpg">

지금은 너도나도 품을 사는 시기라 그렇다.
우린 부부가 맘이 딱딱 맞는 구석중 하나가 아님 말구다.
그러니까 품이 없으면 둘이 하면 되지 하고 쉽게 생각한다.
생각만 쉽게 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 해치운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이젠 끝이 모이려고 한다.
이 일이 끝이 아니고 이젠 헛골의 저 풀밭을 해결해야 한다.
난 며칠 예초기작업을 하고 아내는 고추밭의 고추줄을 매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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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앞서 나가는 아내도 힘이 많이 드는지 밭가에 그냥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허리가 시원찮아서 제일 먼저 허리가 아픈 모양이다.
그러다 소리가 없어 보니 밭가의 딸기를 따고 있다.
쪼그만한 딸기를 한손에 따와서 먹으란다.

당신이나 먹으라니 담배를 물고 사는 사람이나 먹으란다.
 폐를 청소해줄 거라나...
요즘들어 부쩍 담배잔소리를 하는 아내.

아내도 따먹고 나도 얻어먹고..
빨간 것이 시큼달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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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skyheart.co.kr/po/S8003984bae.jpg">

이제 날도 어두워지고 배도 고프고 가자고 하니 아내가 낫을 챙겨일어난다.
낫으로 베는 것이 아니고 낫을 풀에 넣은 다음 적당한 힘을 주어 같이 잡아당기면 훨씬 손가락 끝이 덜 아프단다.
그때 적당한 힘이 안되면 풀도 뽑는 게 아니라 베고, 야콘까지 벨수 있다며 자세히 설명하지만 난 성격이 적당히가 안되니 아예 낫으로 대들지도 않는다.

아내가 아니었으면 풀은 반도 못뽑고 뒤로 자빠졌을 것이다.
품을 못사서 처음엔 난감해 했는데 이젠 해결되어 간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땀냄새도 질세라 저를 알리니 그 냄새 또한 싫지않다.

지금 시간이 제일 기분 좋다.
하루 일을 끝낸 시간이...

초보농사꾼 박찬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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