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59)
하늘마음농장 소개 (1)
개복숭아효소(발효액) (24)
쇠비름효소(발효액) (23)
산야초효소(발효액) (7)
천연숙성비누 (8)
유기농 야콘, 야콘즙 (12)
산야초, 약초이야기 (5)
산골편지 (132)
귀농일기 (92)
산골아이들의 책이야기 (22)
산골아낙의 책 이야기 (39)
야콘 이야기 (1)
산골풍경 (74)
산골밥상 (8)
귀농  농사  초보농사꾼  야콘  배동분  귀농아낙  하늘마음농장  산골  귀농일기  산골 다락방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 Today :
+ Yesterday :
  

 

 

 

뱃사공 _해당되는 글 1건
2009.01.09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빨리 옷을 벗어라!" 

 

귀농아낙의 산골편지--"빨리 옷을 벗어라!"
+   [산골편지]   |  2009. 1. 9. 12:5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갗을 베는 듯한 날카로운 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날이었다.
뱃사공은 고기 잡는 그물을 치기 위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강으로 갔다.
아들은 한쪽 뱃전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고, 뱃사공은 강 한가운데로 노를 저었다.

부지런히 노를 젓는 뱃사공의 얼굴에는 어느새 땀이 맺혔고 급기야는 땀이 줄 줄 흐를 정도가 되어 겉옷을 훌훌 벗었다.
그는 뱃전에 기대어 있는 아들이 무척 심심해하는 것 같아 말을 걸었다.

“무척 덥구나. 너도 어서 옷을 벗어라!”

아들은 옷을 벗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윗옷만 벗었다.
아버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냉큼 벗으라는데도!”

어쩔 수 없이 아들은 속옷만 남긴 채 겉옷을 전부 벗었다.
뱃사공은 다시 노를 저어 가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움직여 노를 젔던 뱃사공의 몸은 또 다시 온통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는 몸에 착 달라붙은 속옷마저 훌렁 벗어 던졌다.

“한겨울인데도 꽤나 덥구나, 더워!”

오들오들 떨고 있는 아들은 살피지 않고 노만 저으면서 뱃사공은 아들에게 남은 옷마저 모두 벗으라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쫌짝도 하지 않았다.

“빨리 옷을 벗어라, 이렇게 더운데 옷을 잔뜩 입고 있으면 되겠냐?”

“..........................”

아들의 대답이 없자 뱃사공능 그때서야 아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들은 뱃전에 기대 웅크리고 있었다.
뱃사공은 다시 큰 소리로 아들을 불렀다.
하지만 아들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었다.

뱃사공은 노를 놓고 아들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랬더니 아들이 그만 옆으로 쓰러지는 게 아닌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아들이 그만 얼어 죽어 버린 것이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는 도서관에 갔었다.
책을 읽는데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
감기가 걸리려는 신호였던 것이다.

그리 신호가 오면 제일 먼저 머리가 반응을 한다.
지끈지끈...

그러다 보니 책내용도 머리에 잘 안들어 오고, 눈은 점점 감기고... 그러면서도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워 빌린 책을 계속 보았다.
반은 머리에 들어 왔다 나가고 반은 아예 들어오지 않고...

그러다 정신이 화들짝...들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이 글이었다.

자식이란 내 소유물이 아니라 잠시 동안 신이 맡기신 보물을 잘 간수해야 하는 것...
그 간수라는 것이 의무와 책임,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음을 말할 필요도 없다.

머리로는 아는데 난 곧잘 그 본문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귀농 전에는 욕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관계로 소홀했을 것이며, 귀농 후에는 그저 낯선 이곳에 뿌리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그 의무를 소홀히 했을 것이다.
처녀가 애를 배도 할말이 있다고 할 이유는 있다.
그러나 저러나 결론은 피해가지 못한다.

나에게 인연이 되어 온 아이들에게 사랑과 행복, 기쁨의 씨를 심어주어 싹을 틔우게 했어야 했지만 밥먹듯 그 의무를 소홀히 했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글에서처럼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느라 아이들 입장을 잊고 산 것은 아닌지...

날이 차다.
마당에 나섰는데 겨울바람까지 등을 돌려 울적한 마음을 더 얼리고 있다.

바다는 하루에 70만번이나 파도를 쳐서 새로워진다고 하는데 난 몇 번이나 죽비로 내 등을 쳐야 새로워지려는지....

산골 다락방에서 배동분 소피아(하늘마음농장--www.skyheart.co.kr)


 
 
        
<<이전 | 1 | 다음>>

하늘마음농장's Blog is powered by Daum